D+304일 / 맑음
닉코르나-예테보리
스웨덴의 대도시 예테보리로 들어간다. 축축하게 젖어 얼어있는 몸을 녹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따듯한 샤워가 하고 싶다."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19,749Km
이동시간
6시간 12분
누적시간
1,446시간

 
추워
 
춥다고
 
 
 
 
 
 
 
54Km / 3시간 50분
 
21Km / 4시간 22분
 
닉코르나
 
쿤갤프
 
예테보리
 
 
1,13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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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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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새벽의 한기에 잠이 깬다. 젖은 침낭이지만 체온으로 덥혀지면 따듯하게 보온이 되는 침낭인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춥지?"

텐트를 열고 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쌓여있다. 어젯밤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뀌어 내렸나 보다. 비에 젖은 텐트는 얼어붙어 눈으로 덮여있다.

"완전히 얼었네."

얼어붙은 자물쇠와 텐트의 폴대를 라이터로 녹여 정리를 하느라 꽤나 애를 먹는다.

눈이 내리고 하늘이 열려있다.

"정말 해가 뜬 거니?"

아침의 태양을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기온은 떨어졌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정말 상쾌한 기분이다.

눈이 쌓인 차가운 도로를 달린다. 비에 젖은 것들이 얼어버리며 변속기와 브레이크마저 제어가 안된다.

"괜찮아. 비를 맞는 것보다 낫잖아!"

습기가 차오르는 비닐봉지를 버리고 시린 발에 양말 한 켤레를 덧신는다. 어쨌든 추위는 해결할 수 있지만 비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다.

예테보리를 향해 달려간다.

"왜 이렇게 지치지?"

가능하다면 잠시 시간을 두고 머무를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예테보리가 가까워지며 마을들의 모습도 조금씩 커져가고.

길을 헤매는 빈도도 늘어간다.

예테보리의 실루엣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오래된 이면 도로를 따라 시내로 진입한다.

강을 건너는 자전거 도로가 막혀있다.

"뭐냐?"

주위를 살펴보니 새로 생긴듯한 다리가 보이고, 다리의 측면으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다행이네."

도시의 실루엣 너머로 저녁노을이 피어오른다.

"정말 오랜만이네. 좋다!"

초원을 달리며 매일처럼 마주하던 붉은 석양빛을 이렇게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

"가까이 있어 좋은 것들은 늘 이렇다. 없어지고 나면 너무나 사무치거든. 너처럼.."

잠시 복잡한 시내 한가운데에서 방향감을 잃었지만 숙소에 도착한다. 꽤나 깔끔하고 괜찮은 호스텔이라 숙소의 간판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분위기가 좋은 호스텔이다. 젊은 여행자들은 없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

숙소의 직원에게 텐트를 말리고 싶다고 하니 텐트를 물로 씻어내 주고 건조대에 말려준다.

짧은 만남이지만 이런 만남의 즐거움이 좋다. 기숙사식의 대형 호스텔이나 어린 친구들이 복잡한 호스텔은 너무 삭막하고 재미가 없다.

미리 검색해둔 중국식 뷔페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한다.

90크로나의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들지만 고기 요리가 많은 중국 메뉴라 더 좋다.

야무지게 한 접시를 채워 순식간에 비워내고.

크게 세 접시를 비우고서야 콜라를 집어 든다.

"역시 중국 음식이 배불러!"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사람들이 가득 찬 뷔페에서 한식은 세계적인 메뉴가 될 수 없는지 아쉽고, 터무니없이 비싼지 의문이 든다.

숙소로 돌아와 짐들을 정리하고.

앞 침대의 노신사는 숙소 관리를 하는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지 텐트를 말리는 것과 함께 자전거를 숙소 내부로 넣어두라며 도움을 준다.

오슬로를 출발하여 꽤나 힘들게 지나온 것 같은데 헬싱보리까지 260km나 남아있다.

"왜 거리가 안 줄어드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북유럽 여행도 몽골처럼 시간이 지난 후에 더 여운이 남는 그런 여정일 것 같다.

"북유럽의 숲은 정말 좋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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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03일 / 흐림
나베르스타드-닉코르나
스웨덴의 두 번째 여행, 예테보리를 지나 헬싱보리로 갈 생각이다. "제발, 비 좀 그만와라."


이동거리
83Km
누적거리
19,674Km
이동시간
6시간 01분
누적시간
1,440시간

 
165도로
 
E6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나베르
 
우데발라
 
릭코르나
 
 
1,0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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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숲은 너무나 좋다. 조용하고 편안하고 싱그럽다.

싸늘한 비는 계속되지만 상쾌한 굿모닝을 거를 순 없고.

여름철 북유럽의 숲이 궁금하다.

"얼마나 좋을까?"

숲에서 나오니 비의 양이 제법 많다. 양말과 장갑 위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출발을 한다.

예테보리까지 150km 정도의 거리, 오늘 최대한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싶다.

"80km는 가야 할 텐데."

여전히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도로를 따라 20km를 달리고 어제의 목적지였던 마을의 슈퍼에서 빵을 사 들었다.

"10개는 먹을 수 있는데."

비에 젖은 몸에서 냉랭한 한기가 시작된다.

지쳐가는 페달링과 함께 체인 트러블도 심각해지고, 어쩔 수 없이 1단으로 떨어뜨리고 길을 이어간다.

40km 정도를 지났을 때 폴란드 자전거 커플을 만났다. 여행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진다.

"부럽네."

춥고 지쳐있으니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비닐봉지를 씌운 양말이 땀에 젖어들며 발끝이 시려온다. 비에 젖나 땀에 젖나 똑같지만 비에 젖어 첨벙거리는 것보다는 낫다.

"정말 지겹게도 오르내리는구나."

2시 반, 오늘의 일차 야영지로 생각했던 작은 도시에 들어선다.

"좀 더 가도 되겠는데."

이리저리 사라지는 자전거 도로를 찾아가며 시내를 벗어난다.

여러 갈래로 나뉘지는 갈림길, 어느 길을 선택할지 잠시 고민을 하고.

"조금 돌더라도 큰 도로를 타고 갈까, 해안을 따라서 가 볼까?"

바다도 구경할 겸 해안가의 길을 선택한다.

평평한 해안 도로를 기대했는데 예쁘게 꾸며진 작은 공원의 산책로가 나온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나무테크의 산책로가 이어지고.

아주 작은 모래사장의 해수욕장도 나온다.

"캠핑 자리로 딱인데."

길은 계속해서 산책로를 따라간다.

"10km나 남았는데, 너무 한가롭네."

다시 숲속의 작은 길이 이어지고, 오르막도 계속된다.

"그만. 오늘은 그만!"

4시가 되고 해는 떨어진다. 어두운 자전거 도로를 달려 이차 목적지인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마을을 벗어난다.

"분위기 참 좋네."

마을을 벗어나자 가로등이 없는 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도로변의 공터로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젖은 텐트를 치고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네."

오늘 하루 80km를 이동해서 예테보리까지 70km 정도가 남았다.

예테보리의 숙소를 예약하고 젖은 침낭을 끌어당긴다.

"내일은 뽀송뽀송하게 잘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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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2일 / 흐림
사릅스보르그-할렌-스웨덴 나베르스타드
짧은 노르웨이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스웨덴으로 넘어간다. 생각하지 못한 극야현상과 계속되는 비로 인해 유럽의 체류기간인 쉥겐기간을 많이 소모하고 만다. "햇볕이 그립다!"


이동거리
66Km
누적거리
19,591Km
이동시간
5시간 23분
누적시간
1,434시간

 
22도로
 
165도로
 
 
 
 
 
 
 
52Km / 3시간 40분
 
14Km / 1시간 43분
 
사릅스
 
국경
 
나베르
 
 
28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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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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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싸늘한 아침이지만 고요한 숲은 너무나 좋다. 출발을 서둘러야 하지만 체온으로 따듯하게 덥혀진 침낭에서 벗어나고 싶지가 않다.

시간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킨다.

"아, 오늘도 비!"

한적한 118 도로를 따라가고 15km를 달려 스웨덴 국경으로 가는 갈림길을 마주한다.

"바로 국경이기는 한데, 이후 도로가 명확하지가 않아!"

작은 도로들을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좋지만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압박이 있다. 쉥겐기간 때문이다.

경로를 바꿔 국경의 도시 할렌으로 향한다. 해안선의 도로들이라 산을 넘어가는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는 편안함이 있지만 체인 트러블이 갈수록 심해져 언덕을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

작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동안 너무나 조용한 맵스미, 지도를 확인하니 길을 지나쳐 가고 있다.

"너 수줍음 타냐? 왜 말을 안 해?"

잠시 길을 돌아 할렌시청 앞에서 쉬어 간다. 강변의 높은 산 위로 오래된 성곽의 모습이 보인다.

"어쩐다니,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기 시작하네."

자작나무를 깎아 만들어 놓은 루돌프와 눈사람 모형이 친근하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좋아!"

"자식, 스키를 타네."

국경으로 항하는 22 도로로 가기 위해 작은 다리를 천천히 건너는 동안 뒤편에서 여자 한 명이 따라붙는다.

"하이."

할렌시의 신문자 기자라며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시간은 괜찮은데, 내가 영어가 짧은데."

여기자는 여행에 대해 질문들을 한다.


"왜 여행을 하죠?"

이 질문은 한국어로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냥 삶이 지루해서.."

다리 위에 서서 30분가량 질문에 대답을 한다. 원활한 회화가 안되니 알아서 잘 듣고, 알아서 기사를 쓸 것이라 생각한다.

"Xavi fra Sør-Korea skal sykle jorda rundt – la inn et stopp i Halden" -Halden Arbeiderblad


어쨌든 부지런한 기자와 즐거운 인터뷰를 끝내고 22번 도로를 찾아간다. 길은 산 위의 성벽을 돌아 올라간다.

"설마 이곳을 올라올 줄이야."

산과 고개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런 느낌 오랜만이네."

산을 오르고 오른다. 그리 경사도가 가파른 산들은 아니지만 조금씩 지쳐간다.

국경까지 12km 정도를 남기고 천천히 내리막길이 시작되지만 페달링은 경쾌하지 않고, 비에 젖은 몸은 피곤함이 시작된다.

"다 온 것 같은데."

나무향이 좋은 작은 버스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기 바쁘다.

"배도 고프고."

스웨덴의 국경까지 4km 정도가 남았다.

국경으로 가는 도로변에 작은 폭포가 있는 공원을 지난다. 계속해서 비가 오는 날씨에 폭포에서 떨어지는 유수량이 풍부하고 거칠다.

아주 작은 다리를 사이에 두고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국경이 나타난다.

"다시 왔다. 스웨덴."

국경과 함께 노르웨이 22번 도로의 노란 중앙선이 사라지고, 밋밋한 스웨덴의 165번 도로가 이어진다.

비슷한 모습이지만 스웨덴의 숲이 노르웨이의 숲보다 더 풍성하고 비밀스럽게 느껴진다.

작은 호수를 따라 조용한 도로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천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이 못 왔네."

산들과 고개를 넘어오느라 60km 정도의 거리만을 달려왔다.

"쉬자. 오늘은 정말 피곤하다."

3시, 도로변 첫 번째 슈퍼마켓까지 이동을 하고.

"통닭 없나?"

작은 규모의 시골 슈퍼마켓이라 기대는 없었는데, ICA 체인점이라 그런지 통닭이 있다.

"따듯한 건 없나?"

전자렌지로 덥혀야 하는 제품이지만 식은 통닭도 괜찮다.

어릴 적 어머니는 가끔씩 읍내의 시장에서 기름에 튀긴 통닭을 사다 주시곤 했다. 노란 종이에 싸여 담긴 치킨 조각들은 대부분 따듯하게 먹기보다 고방에 넣어두고 기름이 밴 종이가 갈색으로 변하는 동안 조금씩 꺼내어 여러 날이 지나도록 나누어 먹었었다.

서울로 전학을 오고 기름에 갓 튀긴 따듯한 통닭과 달콤시큼한 무, 마요네즈 케찹에 버무려진 양배추 샐러드의 맛에 반하기도 하고, 달콤한 양념통닭의 환상적인 맛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었고.

대학에 들어갈 때쯤 KFC를 먹기 위해 종로의 매장까지 친구들과 걸어가 색다른 인테리어와 주문 방식에 수줍은 주문을 하고, 두툼하고 바삭한 치킨의 첫 맛과 향에 충격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통닭은 크게 조각내어 튀겨진 시골 장터의 치킨, 반 건조되는 동안 꺼내 먹던 식은 통닭의 맛은 지금까지 나에게 최고의 맛이다.

가끔씩 통닭을 먹다 일부러 남긴 후 하루나 이틀 뒤에 먹어보기도 하지만 요즘의 통닭들은 그냥 눅눅해지거나 메말라버려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동전 지갑에서 10크로나를 찾아 따듯한 커피로 몸을 녹인다.

"역시 스웨덴이 훨씬 저렴하네."

스웨덴의 물가도 비싼 편이지만 무지막지한 노르웨이에서 넘어오니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진다.

"여기 로또나 사 볼까? 여행 중에 로또에 당첨된 여행자의 뉴스 토픽을 본 것도 같고."

슈퍼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가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숲으로 들어간다.

"정말 좋은 숲들이야!"

푹신한 숲에 텐트를 펼치고 통닭으로 저녁을 한다.

"무.. 통닭은 무맛인데."

덴마크로 가는 일정이 계속 늦어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일은 또 어디까지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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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7일 / 흐림
비요르켈라겐-릴레스트룀
스웨덴에서 노르웨이로 산길을 넘어온 피곤함이 있지만 문제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내리는 차가운 겨울비다. "오슬로로 가자. 춥다!" 


이동거리
68Km
누적거리
19,377Km
이동시간
4시간 59분
누적시간
1,413시간

마이콜유심
나는누구
30Km / 2시간 10분
38Km / 2시간 49분
비요르켈
월스모언
릴레스트
68Km

・국가정보
노르웨이, 오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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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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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끝임 없이 내린다. 징그러운 비와 습기다.

6시 반부터 시작된 알람 소리에 항복을 하고 침낭 밖으로 기어 나온다.

"오슬로까지 그냥 오늘 갈까?"

비에 젖어있는 모든 것이 싫지만 숙소를 예약하려면 먼저 유심카드를 사야 한다. 와이파이를 찾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검색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저녁이 되고 말 것이다.

"3시부터 시작되는 저녁은 여행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아침 일찍 깨었지만 여명이 시작되고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니 어차피 9시가 되기 전 시간이다.

"일단, 첫 번째 마을에 가서 유심칩을 사자."

15km 정도의 거리를 달려 노르웨이의 첫 번째 마을에 들어선다.

"동네 이름 참.."

스웨덴처럼 편의점에서 유심카드를 판매할 것 같아 첫 번째 매장으로 들어간다.

"어, 여긴 슈퍼마켓이네."

카운터의 여직원에게 어디서 유심칩을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모른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와이파이를 검색하니 하나가 잡힌다.

"빙고!"

생일 메시지를 먼저 보내고 안도한다.

노르웨이의 유심카드를 검색하니 Telia와 Mycall이 검색되고, Mycall 유심카드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주변을 검색하니 마을을 벗어나기 전 주유소에 편의점이 있다.

"오케이."

주유소의 편의점에 도착.

따듯한 매장으로 들어가니 맛있는 냄새가 난다.

"찬국이네."

"유심카드 있어요?"

"네, 마이콜을 찾으시나요?"

"네!"

유심카드 49크로네, 데이터 1기가 75크로네다.

"와, 진짜 비싸다."

유심카드를 교체하고 세팅을 하려니 뭔가 방법이 특이하다.

Til 06160으로 이름과 퍼스널 넘버를 보내라고 적혀있다.

"이름은 알겠는데 퍼스널 넘버가 뭐야?"

이리저리 두 번의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다. 경험상 유심카드가 활성화되면 통신사에서 줄기차게 안내 문자가 수신되는데 말이다.

카운터의 직원에게 퍼스널 넘버 뭐냐고 묻자 유심카드의 코드를 가리킨다.

"이게 아닌데, 너네도 모르는구나!"

아무리 봐도 퍼스널 넘버는 노르웨이 아이디 번호를 말하는 것 같다.

유심카드의 포장에 퍼스널 넘버가 없는 사람들이 작성하는 양식이 한 장 첨부되어 있고, 내용을 작성하여 샵에 제출하라고 적혀있다.

"이거군!"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을 적고 카운터의 직원들에게 설명서를 보여주니 잠시 상의를 하더니 서류를 들고 사라진다.

잠시 후 서류를 들고 갔던 여직원은 방긋 웃으며 서류를 건네준다.

"조금만 기다리면 돼."

문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주문한 햄버거의 가격을 물어보니 159크로네라고 대답한다.

"159? 아니 뭔 햄버거가 2만원이나 해!"

핀란드에 들어서며 높은 물가에 억 소리가 났는데, 노르웨이에 오니 턱이 빠질 지경이다.

통신사 메시지가 오고,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한 후 유심카드의 활성화를 확인한다.

"일단, 오케이."

유심카드를 사느라 1시간 반을 소모했다. 따듯한 매장 안에 있으니 비 내리는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배도 고프다.

작은 햄버거를 99크로네에 주문하고, 어이없게 비싼 햄버거로 아침 겸 점심을 한다.

"정말 살 떨리는 물가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고, 12시가 되어 오슬로를 향해 출발한다. 아침보다 거센 빗방울이 떨어진다.

차량들이 흩날리는 물보라와 빗방울을 콤보로 맞으며 길을 따라간다.

첨벙거리는 신발과 천천히 젖어들어 너무나 차가워진 장갑 그리고 축축한 옷과 몸, 정말 끔찍하다.

"눈을 내려라. 이놈들아!"

오슬로의 위성도시 릴레스트룀에 들어서며 도로는 고속도로로 바뀌고,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시내로 들어선다.

"이 마을은 삼지창!"

차가운 비는 하루 종일 계속해서 내린다.

"춥다. 춥다고!"

슈퍼마켓을 찾아 복잡한 시내 도로를 헤매는 사이 오늘도 어두워진다. 식빵과 콜라, 소시지만 사 들어도 2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미친다."

근처의 공원을 찾아 페달링을 서두르고, 비싼 콜라는 바닥에 떨어져 분수쇼를 펼치고, 손과 발은 너무나 시리다.

텐트를 치고 침낭을 꺼내어 덮어도 젖은 침낭은 쉽게 온기가 차오르지 않는다.

커피를 끓이기 위해 덜덜거리는 몸으로 애를 쓰고, 따듯한 커피를 마셔도 그때뿐이다. 억지스럽게 저녁을 해결하고 젖은 침낭을 끌어당긴다.

"침낭이 몸을 덥혀주는 건지, 내가 침낭을 말리고 있는 건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냐?"

숙소를 예약하고, 내일의 경로를 확인한다.

"에쉬! 값싼 스시뷔페도 없고, 뭔 뷔페가 250크로네나 하냐!"

값비싼 노르웨이 음식은 가격을 떠나 새똥만큼 주는 양이 문제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고기가 있는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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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6일 / 흐림
아르비카-노르웨이 비요르켈란겐
내심 기다렸던 늑대는 나타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던 비는 다시 시작된다. 노르웨이의 국경을 넘어간다. 


이동거리
58Km
누적거리
19,309Km
이동시간
5시간 18분
누적시간
1,408시간

 
산길
 
21도로
 
 
 
 
 
 
 
51Km / 4시간 40분
 
7Km / 0시간 38분
 
아르비카
 
국경
 
비요르켈
 
 
5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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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만에 모든 것들이 젖어든다. 따듯한 햇볕이 정말 그립다.

내심 기다렸던 늑대는 보이질 않았고, 멀리서 들려오는 우렁찬 계곡물소리와 텐트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전부였다.

몽골에도 늑대는 있고, 러시아에도 곰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야생동물들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 시끄러운 동네까지 내려올 것 같지도 않고, 인간의 환경에서 먹이를 뒤적이며 생존하려는 놈이라면 그리 무서울 것 같지도 않다.

"뒷처리는 깔끔하게."

오슬로까지 130km, 노르웨이의 국경까지는 50km 정도가 남았다.

"국경만 넘자."

계속되는 비와 짧은 일조시간이 60km의 거리도 부담스럽게 만든다.

숲을 벗어나자 빗줄기가 제법 굵고 세차다. 바지와 양말 한 겹을 벗고, 레인팬츠로 갈아입는다.

오늘과 내일, 길게는 모레까지 빗속을 달려야 하니 조금 쌀쌀하더라도 비에 젖지 않은 옷들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길은 산들을 향해 이어진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칸디나반도의 좌우를 나누는 산맥의 끝자락이니 높지는 않겠지만 여러 고개를 넘아야 할 것이다.

크고 작은 계곡과 호수를 지나치는 사이.

이미 온몸은 땀과 비로 젖어버렸다. 정말 싫은 축축하고 냉한 느낌이다.

부지런히 고개를 넘고, 구글맵은 기어코 비포장도로로 길을 안내한다.

"아, 오늘은 이 느낌 아닌데."

지도를 확인하니 포장도로는 멀리 우회를 하는 것 같고, 비포장도로는 길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다.

"마을만 지나면 포장도로가 나오겠지. 설마?"

쓸데없는 바람은 언제나 여지없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로 몇 개의 산을 넘는 동안 몽골 이후 오랜만에 끌바를 하며 몸부림을 친다.

풍성한 이끼가 뒤덮은 산골의 집과.

호숫가의 한적한 집과.

작은 강변의 고요한 집들을 삐걱거리는 체인소리와 삑삑거리는 브레이크 소음으로 요란스레 지나친다.

어제 윤활을 하여 부드럽게 움직이던 자전거는 흙길의 모래흙들이 묻으며 기괴한 마찰음과 함께 변속의 움직임을 포기한다.

10km 정도의 산길이 마지막 끌바와 함께 끝나고.

냉랭해진 몸으로 한기가 시작될 때 도로변 작은 마을의 슈퍼가 보인다.

빵과 콜라 그리고 바나나를 집어 들고.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눅눅한 장갑을 벗고, 예비 장갑으로 교체한다.

"넌 내일도 사용해야 해."

비닐봉지와 노란 고무줄로 방수커버를 만든다.

"중국의 기모 고무장갑이 아쉽다."

국경까지 15km 정도는 편할까 싶었는데, 마지막은 다시 숲을 향해 들어간다.

빗물에 젖은 축축한 흙길의 끈적임이 느껴진다. 하지만 싱그러운 침엽수의 숲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의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숲속의 간소한 이정표 하나,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국경이다.

"노르지?"

이정표의 뜻을 알아보려 번역기를 실행시키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야! 나 아직 국경 안 넘었다."

"몰라. 너 노르웨이 국경!"

노르웨이의 첫 번째 지역은 가재다.

"뭐라고 읽는 거야? 아우르스콕 홀랜드? 아놔, 넌 가재!"

노르웨이의 산길을 마저 내려오고 21번 도로를 마주한다. 4시가 가까워지며 이미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21번 도로를 벗어나 야영을 하려던 생각을 포기한다. 갓길이 없는 도로, 비 그리고 어둠 속에서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아무리 춥고, 물가가 비싸 배고파도 아무 곳에서나 캠핑을 해도 편안한 느낌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 축축함은 어떻게 할 거냐!"

오슬로까지 75km가 남았다. 몽골만큼이나 힘든 여정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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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5일 / 맑음
프릭스타-아르비카
프릭스타에서의 달콤한 휴식, 쉥겐기간의 짧은 체류기간이 아쉽다. "노르웨이로 가자."


이동거리
70Km
누적거리
19,251Km
이동시간
5시간 11분
누적시간
1,402시간

 
61도로
 
61도로
 
 
 
 
 
 
 
40Km / 2시간 30분
 
30Km / 2시간 41분
 
프릭스타
 
비케네
 
아르비카
 
 
4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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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거리며 귀를 간지럽히는 새소리, 고요하고 맑은 아침이다.

"참 멋진 동네다."

시간의 흐름이 느리고 모든 것이 편안한 호숫가의 마을 프릭스타, 푸른빛 하늘이 열린다.

"언제 보았던 하늘이냐?"

최근 들어 회색빛 구름이 없는 하늘을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침 산책을 한 후 짐들을 정리하고, 숙소의 게스트북에 감사의 글을 적는다.

"정말 힐링의 시간이었다."

잠시 머물러도 전혀 아까울 것 같지 않은 프릭스타를 떠난다. 쉥겐의 여행 기간이 아쉽다.

강열하게 떠오르던 아침의 해는 이내 구름 사이로 그 모습을 감추고, 지면에서 피어오르는 것처럼 하얀 안개로 뒤덮인다.

노르웨이의 국경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60km 떨어진 아르비카까지 길을 안내해 줄 61 메인도로에 들어선다.

"여기도 갓길이 전혀 없구나."

고속도로로 사용되는 E45 도로는 교차로를 지나며 61 일반도로로 바뀐다. 차량의 통행이 줄어들어 라이딩이 편해진다.

하지만 계속해서 고개를 넘는 도로가 이어지고.

아리비카의 경계를 지나.

오르내리막의 도로는 계속 이어진다.

"갓길의 여유가 조금만 더 있어도 편안할 텐데."

다행히 계속해서 불편한 느낌을 주던 왼쪽 관절 부분이 편해졌다.

도로변의 슈퍼에 들어가 시원한 캔 맥주의 유혹에 충동구매를 했지만 역시나 겨울에는 맥주가 별로다.

"몽골과 러시아의 맥주가 최고였어."

강아지들을 잠시 묶어둘 수 있는 시설이 세심하다.

20km 정도 남은 거리를 한달음에 삭제하고 아르비카에 들어선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의 시원한 공기의 느낌이 좋다.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느라 한 시간을 써버렸다. 두 군데의 슈퍼에 들러 끝내 통닭 한 마리를 사 들고 시내를 빠져나간다.

"잔디가 남다른 것인지, 잔디를 깎는 정성이 남다른 것인지?"

시골이나 도시, 어느 곳이든 집의 정원과 마당들이 깔끔하다. 녹색의 잔디와 나무들 그리고 자주빛 붉은 집들과 검은 지붕, 하얀 창틀 밖으로 새어 나오는 은은한 스탠드 불빛은 정말 매력적이다.

주변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은 지역인데, 뜻하지 않게 거대한 급류를 보게 된다.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급류의 우렁찬 물소리가 무서울 정도다.

깊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급류보다 우거진 나무숲에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신기하다.

"와, 강변이라고 텐트를 쳤다가는 그냥 가겠네."

아르비카의 슈퍼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소비하여 해가 질 때까지 거리를 조금 줄여놓는다.

밤이 되자 이슬비가 안개처럼 내려앉는다. 이면 도로의 숲에 텐트를 펼친다. 어두운 탓에 도로에서 가까운 자리에 텐트를 치려고 하니 지나가던 차량 한 대가 정차를 한다.

"뭐야?"

자세히 보니 경찰차다. 잠시 후 여경이 순찰차에서 내리고 라이트를 비추며 다가온다.

"헤이."

"헤이, 여기서 자려고 하는 거야?"

"응. 여기서 오늘 캠핑할 거야."

"괜찮아? 여기 늑대가 있어."

"오, 늑대!"

"괜찮겠어?"

"어, 나 배고파."

"그래, 별문제는 없을 거야. 좋은 하루 보내."

"고마워!"

뭔가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쿨하고 친절한 경찰의 모습이다.

"내일은 노르웨이로 넘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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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4일 / 흐림
칼스타드-프릭스타
계속되는 비와 날씨에 지친 몸, 호수마을 프릭스타의 호스텔에서 쉬어간다.


이동거리
22Km
누적거리
19,181Km
이동시간
1시간 55분
누적시간
1,397시간

 
강변도로
 
소나무숲
 
 
 
 
 
 
 
7Km / 0시간 30분
 
15Km / 1시간 25분
 
킬스타드
 
스카레
 
프릭스타
 
 
38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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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지치지도 않고 내린다.

"빗소리, 빗방울 소리."

시간이 느긋하고 가까운 곳에 들어가 쉴 숙소가 있으니 지겨운 빗소리도 운치가 있게 느껴진다.

"비 오는데 시내 구경은 틀렸고, 늘어지게 게으름이나 펴 보자."

1시에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시간을 보낸다.

11시, 20km 떨어진 킬의 숙소로 향한다. 밤새 내리던 비는 모든 것을 적신 후 멈추기 시작한다.

"시원하네."

작은 강변을 따라 여유로운 라이딩을 하고, 어제 비비를 교체한 자전거는 트러블이 많이 줄었다.

소박한 강변을 지나고.

풍성한 소나무 숲도 지난다.

겨울의 들녘에는 처음 보는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다닌다.

"미운 오리새끼? 백조들인가?"

킬의 숙소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 나무 이름이 뭘까?"

호수 근처의 숙소 주변은 소나무 숲이다. 곳곳에 차를 주차하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숲은 반대편에는 작은 스키장이 있다. 요란스럽지 않게 자연을 이용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숲을 배경으로 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여기가 호텔인가?"

우리의 펜션 같은 숙소인데, 집이 참 예쁘다.

문을 열고 벨을 누르자 인상 좋은 중년의 여자가 따듯한 미소로 숙소의 방문을 환영해 준다. 따듯한 미소다.

어디서 왔는지, 여행은 어땠는지 천천히 묻고 말해주는 여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묻어 나온다.

별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 하얀 꽃망울의 이름 모를 꽃이 피어있다. 스웨덴에서 가끔 보던 나무인데 눈꽃송이처럼 생겼다.

네 개의 게스트룸이 있는 숙소는 아기자기하게 정성껏 꾸며져있다.

여자는 나를 위해 미리 침대의 세팅을 끝낸 방을 안내해 준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 편하게 쉬어라."

샤워를 하고, 비에 젖은 것들을 펼쳐 말리고, 양말과 장갑을 빨아 라지에이터에 널어둔다.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끓이고 잠시 시간을 보낸다.

"호수를 둘러보고 싶은데,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호수를 산책하고 주변에 슈퍼나 식당이 있을까 싶어 둘러본다.

"참, 이 분위기!"

프리크스타, 이곳은 기차역의 종점이었던 모양이다. 과거의 기차역은 카페로 운영되는데 영업이 끝났는지 불이 꺼져있다.

"4신데, 왜 5시로 되어있지?"

예전의 기차도 전시되어 있고.

푸르게 변해가는 밤하늘과.

호숫가 주변 집들은 은은한 불빛들.

푸른 호수와 푸른 하늘의 경계가 사라진다.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은 풍경과 분위기다.

"좋다."

숙소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냄새가 나냐."

패니어에 들어있던 음식들로 저녁을 하고.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할래."

가끔씩 지쳐있을 때 찾아오는 이유 모를 편안함의 시간이다.

"왜 이런 피안의 느낌은 이런 시간에만 찾아들까?"

내일의 일정은 유럽의 일정으로,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일정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쉥겐기간을 어떻게 하지? 아프리카는 어떻게 종단하나? 미국 비자는 어떻게 하지?"

정말 모든 게 쉽지가 않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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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3일 / 흐림
칼스코가-칼스타드
유격이 발생한 비비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교체를 해야 한다. 자전거샵이 있는 칼스타드까지 무사히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동거리
67Km
누적거리
19,159Km
이동시간
5시간 21분
누적시간
1,395시간

 
E18도로
 
E18도로
 
 
 
 
 
 
 
20Km / 1시간 30분
 
47Km / 3시간 51분
 
칼스코가
 
크리스틴
 
칼스타드
 
 
36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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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타드까지 65km, 고장 난 비비를 교체해야 하는 시간까지 하루가 빠듯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서둘러 짐들을 챙겨 칼스타드로 향한다. 일찍 도착하면 20km 정도 떨어진 곳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E18 메인도로는 아침부터 빠르게 달려가는 차량들이 많다.

흔들거리며 체인 트러블을 일으키는 페달을 달래듯 조심스럽게 밟아간다.

노르웨이에 가까워질수록 산을 넘는 오르막의 경사들이 많아진다. 힘이 가해질수록 삐거덕 거리는 체인과 스프라켓이 불안하다.

"이러다 드레일러까지 고장 나는 거 아냐?"

몇 개의 고개를 넘고 어제의 목적지였던 크리스티네함에 도착한다. 작은 시내를 지나치며 E18 도로는 고속도로로 제한이 되고, 시내를 관통하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시내 초입에 들어선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유혹을 뿌리친다.

"아쉽지만 오늘 갈 길이 멀다."

산의 능선을 따라 파스텔톤의 집들이 알록달록 들어선 크리스티네함.

그리고 정신을 잃고 좌우회전을 알리느라 바쁜 구글맵이다. 여러 차례 지도를 확인하며 시내를 빠져나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빵으로 늦은 아침을 한다.

"40km가 남았는데, 자전거샵에 들리면 시간이 애매하겠다."

칼스타드에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킬에 위치한 저렴한 숙소까지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햇님이 귀한 얼굴 한 번 보여주나요?"

맑은 날은 아니지만 평상시보다 조금은 밝은 날,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다시 일반도로로 바뀐 E18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칼스타드를 26km 정도 남기고 메인도로를 빠져나와 작은 소도로를 이어간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도로는 고속도로 외의 도로들은 반듯한 직선로가 거의 없다. 호수와 숲이 많아서인지 불규칙한 거미줄처럼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들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고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친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고 도로의 상태는 고속도로 보다 못하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소도로들이 좋다.

스웨덴의 말들은 겨울옷을 입고 있다. 날씨가 추워서 보온을 위해 겉옷을 입히는 모양이다.

요란하게 흔들리는 크랭크, 흔들림이 적은 저단을 놓고 천천히 진행을 한다.

12시, 많은 거리를 E18 고속도로를 따라 달려온 덕에 칼스타드에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칼스타드에서 야영을 해야 하나, 킬까지 욕심을 내서 가 볼까?"

시 외곽의 공원길을 따라 칼스타드의 시내로 들어간다.

이리저리 복잡한 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언제 봐도 이곳의 공원들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불필요한 나무테크 같은 것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포장도로와 숲의 산책로만이 갖춰져 있다.

검색해둔 자전거샵 근처의 작은 호수, 이곳의 사람들은 여름철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양이다. 수심이 낮아 아이들과 함께 수영을 즐기기에 좋다고 한다.

"정비 시간이 길어지면 여기서 야영을 하자."

검색해둔 자전거샵에 도착하고.

"비비가 망가졌어,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아."

패니어를 떼어내고 능숙하게 자전거를 정비한다.

"완전히 나갔군."

이렇게 빨리 비비가 망가질 것이라 생각 못 했는데, 패니어를 단 자전거의 무게와 몽골에서의 데미지들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게 스파이크 타이어군."

겨울을 끝으로 여행이 끝난다면 한 번쯤 장착을 해보고 싶지만 나에게는 짐일 뿐이다.

비비를 교체하고 변속을 점검하던 미케닉은 변속 트러블에 대해 뭐라 설명을 한다. 트러블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지금 교체를 한다 해도 큰 의미가 없다.

겨울이 지나고 아프리카로 넘어가기 전이나 남아공에 도착하여 정비를 할 생각이다. 매일 비를 맞고, 모래들이 쌓이고, 눈과 추위에 얼다 보면 정비를 해도 금세 트러블이 일어날 것이다.

어쨌든 미케닉은 간단한 조치로 변속이 가능하도록 점검을 해준다.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킬의 숙소까지 가기에 충분한 시간인데 부킹닷컴으로 검색을 하니 당일 예약을 할 수가 없다.

"에쉬, 똥!"

일단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호수변과 숲 중에서 숲을 야영지로 선택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호수보다는 아늑한 숲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산책을 하는 외곽의 숲으로 들어가 야영지를 찾고.

조금씩 마르고 있는 텐트를 펼친다.

부킹닷컴으로 킬에 있는 숙소를 예약하려니 체크인 시간이 오후 5시다. 숙소에 오후 1시에 체크인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이렉트로 노르웨이를 향해 갈 수도 있지만 하루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습기를 먹은 침낭과 비에 젖은 양말, 장갑 등을 말려야 하고, 배터리들도 충전을 해야 한다.

"23일까지 오슬로에 가고 싶었는데. 쉬자."

스칸디나비아 산맥의 끝자락이지만 많은 산들도 넘어야 하고, 추위에 지친 몸도 녹여야 할 것 같다.

"영어 공부는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을까?"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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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2일 / 흐림
외레브로-칼스코가
러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흐린 날씨는 2달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런 날씨는 대체 무엇이냐고?"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19,092Km
이동시간
4시간 57분
누적시간
1,390시간

 
멋진성
 
E18도로
 
 
 
 
 
 
 
30Km / 2시간 30분
 
31Km / 2시간 27분
 
외레브로
 
란나
 
칼스코가
 
 
29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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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한 이틀만 비 좀 어떻게 해주세요."

생각해 보니 러시아의 첼니를 벗어나며 시작되었던 비가 지금까지 내리고 있는 것이다. 무려 두 달이 되도록 비를 맞고 다닌다.

마치 늪 위에 텐트를 친 기분이다. 양말 위로 비닐봉지를 덧신고 저벅저벅 소리가 나는 풀밭을 벗어난다.

비에 젖은 것들을 정리하느라 생각보다 출발시간이 지체된다.

"아고, 이 동네는 해가 없는 거야?"

외레브로의 시내로 들어간다.

러시아에서부터 보이던 빨간 열매의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이글이 나무의 이름을 알려줬는데 생각이 안 난다.

"가로수로 심어 놓으니 더 예쁘네."

북유럽의 겨울 색깔은 생각과 너무 다르다. 무채색의 차가운 겨울 풍경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다채롭고 풍성하다.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너무 어울리는 색감이다.

"하늘이 우울해서 그런가."

회색 하늘이 아니라면 더 예쁠 것 같기도 하고, 회색빛의 하늘이라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흙탕물 같은 강물의 흐름이 시원하다.

"저건 뭐야?"

수로와 같은 강의 중심에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오, 성!"

강 한가운데 견고해 보이는 성이 세워져 있다.

"듬직해 보이네."

내부의 모습이 궁금한데, 시간이 없다.

다른 각도에서 봐도 네 면의 모습이 동일하다.

"재미있는 성이군."

비보르크에서 보았던 핀란드의 성처럼 강과 수로 가운데 성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외레브로는 흥미를 끄는 도시지만 바로 떠나야 한다.

"숙박비만 저렴했으면, 날씨만 좋았으면 머물다 가는 건데."

시내를 벗어나기 전 맥도날드에 들린다.

"비싼 너도 과분하다만, 이러다 말라죽겠다."

조용한 소도로를 따라 페달링을 밟는다. 이틀 전부터 시작된 종아리의 불편함은 계속해서 느껴진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네."

스웨덴의 숲속 집이나 평야 위의 집들을 보면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대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희미한 촛불이 켜진 집을 향해 촛불을 켠 마차를 몰고 적막한 길을 달리는 느낌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러시아의 평야에 나무가 자라는 곳은 나무숲을 그대로 놔두는 반면 스웨덴에는 그곳에 집이 들어서 있다.

"하늘이 열리려나?"

소도로는 E18 메인도로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로 바뀐다.

"오슬로가 있기는 한 거야?"

"쨍하고 해가 비치면 감동할 것 같다."

E18 메인도로는 역시나 정신이 없다. 여유가 없는 갓길,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 아침부터 시작된 오르막들이 계속된다.

지면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페달링을 하다 넘어진 나뭇가지가 도로변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급하게 핸들을 돌려 피했지만 손등이 부딪힌다. 부딪힌 중지가 아프지만 위험한 도로의 갓길에서 운이 좋았다.

메인도로 옆으로 난 비포장도로가 나타나지만 몇 미터 가지 않고 다시 메인도로로 이어진다.

"에쉬, 이럴 거면 그냥 메인도로로 가는 것이 좋지. 네비야!"

다시 메인도로로 들어간다. 핀란드에서 시작된 자전거 도로, 처음에는 불편했던 자전거 도로에 익숙해졌나 보다. 더 힘든 러시아의 도로도 수없이 달려왔는데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지나치는 도로가 끔찍하게 느껴진다.

도로를 이동하는 중 크랭크의 회전감이 이상하다. 넓은 갓길에 들어서 확인을 하니 비비의 상태가 베어링이 튀어나올 것처럼 엉망이다.

"유격이 너무 심해졌다. 큰일이네."

3시가 가까워지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30km나 남았다. 늦은 출발과 외레브로에서 보낸 시간 때문에 겨우 50km만을 이동했다.

대형마트에 들아가 주변의 자전거샵을 검색했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 젠장."

슈파에서 통닭 한 마리를 사 들었다. 50크로나 정도의 전기구이 통닭은 다른 것에 비하면 싸서 좋다.

"그나저나 비비를 교체해야 하는데."

내일 칼스타드까지 이동해서 정비를 해야겠다. 하루의 일정이 더 딜레이가 될 것 같다.

"어째 몽골처럼 진행이 힘드냐!"

매일 계속되던 차가운 강풍과 먹을 것이 없었던 배고픔의 몽골 여행, 그와 달리 스웨덴 여행은 매일 계속되는 차가운 비와 먹을 것은 풍족하지만 비싸서 못 먹는 배고픔이다.

"여행이란 쉬운 것이 없구나. 중국은 천국이었어!"

가로등이 있는 도로를 달려 마을을 벗어난다. 가로등이 끊긴 곳에서 작은 소도로로 빠져나와 야영 자리를 잡는다.

해가 떨어지고, 물이 찬 숲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변 이동통로 근처에 텐트를 설치한다.

"힘든 여정이지만 길을 잃은 느낌은 아니야."

하루가 딜레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비비는 내일 교체를 하면 되고, 다친 손가락은 곧 괜찮아질 테고, 비에 젖은 것들은 다시 말리면 된다. 그리고 딜레이 된 시간은 넉넉하게 칼스타드를 구경하면 그만이다.

"빌어먹을 쉥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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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1일 / 흐림
에스킬스투나-외레브로
노르웨이로 향하는 여정이 축축하게 비를 내리는 날씨로 쉽지가 않다. "그만.. 그만 내려!"


이동거리
84Km
누적거리
19,031Km
이동시간
5시간 15분
누적시간
1,385시간

 
E20도로
 
비그만와라
 
 
 
 
 
 
 
47Km / 3시간 00분
 
37Km / 2시간 15분
 
에스킬스
 
아르보가
 
외레브로
 
 
2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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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비 예보, 한겨울 쌓인 눈으로 인해 험난할 것 같았던 북유럽의 여행은 매일 내리는 비와 짧은 일조시간이라는 생각지 못한 난제를 만났다.

5~6도의 기온이지만 차가운 공기 그리고 습한 날씨로 인해 춥게 느껴진다.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에 텐트는 흠뻑 젖어있다. 젖은 텐트와 침낭은 정말 끔찍하다.

아침 일찍 출발을 준비한다. 축구장의 구석진 곳이지만 사람들이 오기 전에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분다.

"하루하루가 쉽지가 않네."

출발과 함께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시내를 빨리 벗어나야 할 텐데."

스웨덴의 도시는 어딜 가나 깔끔하다.

두 개의 시계탑이 올라가 있는 클로스터스 교회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타고 쉽게 에스킬스투나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조금씩 굵어지는 빗줄기에 레인팬츠를 꺼내 입고, 마른 양말을 젖은 양말로 갈아 신는다. 축축한 양말의 느낌이 싫다.

오늘의 목적지 외레브로까지 80km 정도의 거리다.

소도로에 진입하여 아침을 해결한다.

"시간만 넉넉하면 숲에서 캠핑하고 싶다."

빵과 바나나로 간단히 아침을 한다.

"정말 배고픈 여행이다."

조용했던 소도로는 얼마 가지 않아 E20 메인도로와 다시 만난다. 에스킬스투나를 벗어나며 자동차 전용도로였던 E20 메인도로는 일반도로로 바뀐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소도로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갓길의 여유가 없고, 차량들의 속도가 빨라 그리 편하지는 않다.

간만에 차량들과 함께 달리니 정신이 없지만 빠르게 거리는 줄어든다.

아르보가를 지나며 메인도로를 벗어난다.

다시 편해진 한적해진 도로, 비에 젖은 신발과 장갑으로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작은 아르보가 마을을 구경하고.

외레브로를 향해 지치고 힘든 페달링을 이어간다.

"아, 뭐가 이렇게 힘들지?"

축 젖은 싸늘한 차가움,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외레브로의 숙소를 검색해 봐도 의미가 없다.

15~20만원 정도의 호텔비, 답이 안 나오는 금값 호텔들이다.

스웨덴의 골목에는 우체통이 나란히 놓여있다. 집집마다 대문 앞까지 배달이 되는 우리와는 달리 재미있는 모습이다.

미리 검색을 해둔 슈퍼마켓에서 저녁거리를 사고.

숲으로 생각했던 곳들은 모두 물이 차 있거나 집 주변이라 캠핑을 할 수 없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 도로변 풀밭에 텐트를 친다.

물기가 차오른 풀밭,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많은 좋은 숲들을 지나치지만 야영지를 찾을 때가 되면 항상 이렇다.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텐트 뚫어지겠다. 그만 내려라."

텐트, 침낭, 옷과 몸도 푹 젖어버린 하루다.

"오슬로는 어기에 있는 거니?"

노르웨이로 넘어가기 전에 숙박을 하며, 젖은 장비를 정비하고 배터리들도 충전해야 한다. 칼스타드 외곽에 가장 저렴한 350크로나의 호스텔이 있다.

"350크로나가 제일 싼 호텔이라니, 정말 환장하겠다."

아무리 물가가 비싸다지만 2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숙박료는 정말 이해불가다.

"그리고 비, 그만 와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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