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96일 / 흐림
아르비카-노르웨이 비요르켈란겐
내심 기다렸던 늑대는 나타나지 않고 기다리지 않던 비는 다시 시작된다. 노르웨이의 국경을 넘어간다. 


이동거리
58Km
누적거리
19,309Km
이동시간
5시간 18분
누적시간
1,408시간

 
산길
 
21도로
 
 
 
 
 
 
 
51Km / 4시간 40분
 
7Km / 0시간 38분
 
아르비카
 
국경
 
비요르켈
 
 
5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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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만에 모든 것들이 젖어든다. 따듯한 햇볕이 정말 그립다.

내심 기다렸던 늑대는 보이질 않았고, 멀리서 들려오는 우렁찬 계곡물소리와 텐트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전부였다.

몽골에도 늑대는 있고, 러시아에도 곰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야생동물들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 시끄러운 동네까지 내려올 것 같지도 않고, 인간의 환경에서 먹이를 뒤적이며 생존하려는 놈이라면 그리 무서울 것 같지도 않다.

"뒷처리는 깔끔하게."

오슬로까지 130km, 노르웨이의 국경까지는 50km 정도가 남았다.

"국경만 넘자."

계속되는 비와 짧은 일조시간이 60km의 거리도 부담스럽게 만든다.

숲을 벗어나자 빗줄기가 제법 굵고 세차다. 바지와 양말 한 겹을 벗고, 레인팬츠로 갈아입는다.

오늘과 내일, 길게는 모레까지 빗속을 달려야 하니 조금 쌀쌀하더라도 비에 젖지 않은 옷들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길은 산들을 향해 이어진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스칸디나반도의 좌우를 나누는 산맥의 끝자락이니 높지는 않겠지만 여러 고개를 넘아야 할 것이다.

크고 작은 계곡과 호수를 지나치는 사이.

이미 온몸은 땀과 비로 젖어버렸다. 정말 싫은 축축하고 냉한 느낌이다.

부지런히 고개를 넘고, 구글맵은 기어코 비포장도로로 길을 안내한다.

"아, 오늘은 이 느낌 아닌데."

지도를 확인하니 포장도로는 멀리 우회를 하는 것 같고, 비포장도로는 길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다.

"마을만 지나면 포장도로가 나오겠지. 설마?"

쓸데없는 바람은 언제나 여지없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로 몇 개의 산을 넘는 동안 몽골 이후 오랜만에 끌바를 하며 몸부림을 친다.

풍성한 이끼가 뒤덮은 산골의 집과.

호숫가의 한적한 집과.

작은 강변의 고요한 집들을 삐걱거리는 체인소리와 삑삑거리는 브레이크 소음으로 요란스레 지나친다.

어제 윤활을 하여 부드럽게 움직이던 자전거는 흙길의 모래흙들이 묻으며 기괴한 마찰음과 함께 변속의 움직임을 포기한다.

10km 정도의 산길이 마지막 끌바와 함께 끝나고.

냉랭해진 몸으로 한기가 시작될 때 도로변 작은 마을의 슈퍼가 보인다.

빵과 콜라 그리고 바나나를 집어 들고.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눅눅한 장갑을 벗고, 예비 장갑으로 교체한다.

"넌 내일도 사용해야 해."

비닐봉지와 노란 고무줄로 방수커버를 만든다.

"중국의 기모 고무장갑이 아쉽다."

국경까지 15km 정도는 편할까 싶었는데, 마지막은 다시 숲을 향해 들어간다.

빗물에 젖은 축축한 흙길의 끈적임이 느껴진다. 하지만 싱그러운 침엽수의 숲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의 상쾌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숲속의 간소한 이정표 하나,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국경이다.

"노르지?"

이정표의 뜻을 알아보려 번역기를 실행시키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야! 나 아직 국경 안 넘었다."

"몰라. 너 노르웨이 국경!"

노르웨이의 첫 번째 지역은 가재다.

"뭐라고 읽는 거야? 아우르스콕 홀랜드? 아놔, 넌 가재!"

노르웨이의 산길을 마저 내려오고 21번 도로를 마주한다. 4시가 가까워지며 이미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21번 도로를 벗어나 야영을 하려던 생각을 포기한다. 갓길이 없는 도로, 비 그리고 어둠 속에서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아무리 춥고, 물가가 비싸 배고파도 아무 곳에서나 캠핑을 해도 편안한 느낌은 마음에 든다.

"그런데 이 축축함은 어떻게 할 거냐!"

오슬로까지 75km가 남았다. 몽골만큼이나 힘든 여정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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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5일 / 맑음
프릭스타-아르비카
프릭스타에서의 달콤한 휴식, 쉥겐기간의 짧은 체류기간이 아쉽다. "노르웨이로 가자."


이동거리
70Km
누적거리
19,251Km
이동시간
5시간 11분
누적시간
1,402시간

 
61도로
 
61도로
 
 
 
 
 
 
 
40Km / 2시간 30분
 
30Km / 2시간 41분
 
프릭스타
 
비케네
 
아르비카
 
 
4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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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거리며 귀를 간지럽히는 새소리, 고요하고 맑은 아침이다.

"참 멋진 동네다."

시간의 흐름이 느리고 모든 것이 편안한 호숫가의 마을 프릭스타, 푸른빛 하늘이 열린다.

"언제 보았던 하늘이냐?"

최근 들어 회색빛 구름이 없는 하늘을 언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침 산책을 한 후 짐들을 정리하고, 숙소의 게스트북에 감사의 글을 적는다.

"정말 힐링의 시간이었다."

잠시 머물러도 전혀 아까울 것 같지 않은 프릭스타를 떠난다. 쉥겐의 여행 기간이 아쉽다.

강열하게 떠오르던 아침의 해는 이내 구름 사이로 그 모습을 감추고, 지면에서 피어오르는 것처럼 하얀 안개로 뒤덮인다.

노르웨이의 국경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60km 떨어진 아르비카까지 길을 안내해 줄 61 메인도로에 들어선다.

"여기도 갓길이 전혀 없구나."

고속도로로 사용되는 E45 도로는 교차로를 지나며 61 일반도로로 바뀐다. 차량의 통행이 줄어들어 라이딩이 편해진다.

하지만 계속해서 고개를 넘는 도로가 이어지고.

아리비카의 경계를 지나.

오르내리막의 도로는 계속 이어진다.

"갓길의 여유가 조금만 더 있어도 편안할 텐데."

다행히 계속해서 불편한 느낌을 주던 왼쪽 관절 부분이 편해졌다.

도로변의 슈퍼에 들어가 시원한 캔 맥주의 유혹에 충동구매를 했지만 역시나 겨울에는 맥주가 별로다.

"몽골과 러시아의 맥주가 최고였어."

강아지들을 잠시 묶어둘 수 있는 시설이 세심하다.

20km 정도 남은 거리를 한달음에 삭제하고 아르비카에 들어선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의 시원한 공기의 느낌이 좋다.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느라 한 시간을 써버렸다. 두 군데의 슈퍼에 들러 끝내 통닭 한 마리를 사 들고 시내를 빠져나간다.

"잔디가 남다른 것인지, 잔디를 깎는 정성이 남다른 것인지?"

시골이나 도시, 어느 곳이든 집의 정원과 마당들이 깔끔하다. 녹색의 잔디와 나무들 그리고 자주빛 붉은 집들과 검은 지붕, 하얀 창틀 밖으로 새어 나오는 은은한 스탠드 불빛은 정말 매력적이다.

주변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많은 지역인데, 뜻하지 않게 거대한 급류를 보게 된다.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급류의 우렁찬 물소리가 무서울 정도다.

깊은 계곡을 따라 흐르는 급류보다 우거진 나무숲에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신기하다.

"와, 강변이라고 텐트를 쳤다가는 그냥 가겠네."

아르비카의 슈퍼에서 쓸데없이 시간을 소비하여 해가 질 때까지 거리를 조금 줄여놓는다.

밤이 되자 이슬비가 안개처럼 내려앉는다. 이면 도로의 숲에 텐트를 펼친다. 어두운 탓에 도로에서 가까운 자리에 텐트를 치려고 하니 지나가던 차량 한 대가 정차를 한다.

"뭐야?"

자세히 보니 경찰차다. 잠시 후 여경이 순찰차에서 내리고 라이트를 비추며 다가온다.

"헤이."

"헤이, 여기서 자려고 하는 거야?"

"응. 여기서 오늘 캠핑할 거야."

"괜찮아? 여기 늑대가 있어."

"오, 늑대!"

"괜찮겠어?"

"어, 나 배고파."

"그래, 별문제는 없을 거야. 좋은 하루 보내."

"고마워!"

뭔가 영화에서 본 것 같은 쿨하고 친절한 경찰의 모습이다.

"내일은 노르웨이로 넘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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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4일 / 흐림
칼스타드-프릭스타
계속되는 비와 날씨에 지친 몸, 호수마을 프릭스타의 호스텔에서 쉬어간다.


이동거리
22Km
누적거리
19,181Km
이동시간
1시간 55분
누적시간
1,397시간

 
강변도로
 
소나무숲
 
 
 
 
 
 
 
7Km / 0시간 30분
 
15Km / 1시간 25분
 
킬스타드
 
스카레
 
프릭스타
 
 
38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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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지치지도 않고 내린다.

"빗소리, 빗방울 소리."

시간이 느긋하고 가까운 곳에 들어가 쉴 숙소가 있으니 지겨운 빗소리도 운치가 있게 느껴진다.

"비 오는데 시내 구경은 틀렸고, 늘어지게 게으름이나 펴 보자."

1시에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시간을 보낸다.

11시, 20km 떨어진 킬의 숙소로 향한다. 밤새 내리던 비는 모든 것을 적신 후 멈추기 시작한다.

"시원하네."

작은 강변을 따라 여유로운 라이딩을 하고, 어제 비비를 교체한 자전거는 트러블이 많이 줄었다.

소박한 강변을 지나고.

풍성한 소나무 숲도 지난다.

겨울의 들녘에는 처음 보는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다닌다.

"미운 오리새끼? 백조들인가?"

킬의 숙소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 나무 이름이 뭘까?"

호수 근처의 숙소 주변은 소나무 숲이다. 곳곳에 차를 주차하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숲은 반대편에는 작은 스키장이 있다. 요란스럽지 않게 자연을 이용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

숲을 배경으로 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여기가 호텔인가?"

우리의 펜션 같은 숙소인데, 집이 참 예쁘다.

문을 열고 벨을 누르자 인상 좋은 중년의 여자가 따듯한 미소로 숙소의 방문을 환영해 준다. 따듯한 미소다.

어디서 왔는지, 여행은 어땠는지 천천히 묻고 말해주는 여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묻어 나온다.

별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 하얀 꽃망울의 이름 모를 꽃이 피어있다. 스웨덴에서 가끔 보던 나무인데 눈꽃송이처럼 생겼다.

네 개의 게스트룸이 있는 숙소는 아기자기하게 정성껏 꾸며져있다.

여자는 나를 위해 미리 침대의 세팅을 끝낸 방을 안내해 준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 편하게 쉬어라."

샤워를 하고, 비에 젖은 것들을 펼쳐 말리고, 양말과 장갑을 빨아 라지에이터에 널어둔다.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끓이고 잠시 시간을 보낸다.

"호수를 둘러보고 싶은데, 지금은 너무 피곤하다."

호수를 산책하고 주변에 슈퍼나 식당이 있을까 싶어 둘러본다.

"참, 이 분위기!"

프리크스타, 이곳은 기차역의 종점이었던 모양이다. 과거의 기차역은 카페로 운영되는데 영업이 끝났는지 불이 꺼져있다.

"4신데, 왜 5시로 되어있지?"

예전의 기차도 전시되어 있고.

푸르게 변해가는 밤하늘과.

호숫가 주변 집들은 은은한 불빛들.

푸른 호수와 푸른 하늘의 경계가 사라진다.

누군가와 함께 걷고 싶은 풍경과 분위기다.

"좋다."

숙소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냄새가 나냐."

패니어에 들어있던 음식들로 저녁을 하고.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할래."

가끔씩 지쳐있을 때 찾아오는 이유 모를 편안함의 시간이다.

"왜 이런 피안의 느낌은 이런 시간에만 찾아들까?"

내일의 일정은 유럽의 일정으로, 그리고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일정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쉥겐기간을 어떻게 하지? 아프리카는 어떻게 종단하나? 미국 비자는 어떻게 하지?"

정말 모든 게 쉽지가 않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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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3일 / 흐림
칼스코가-칼스타드
유격이 발생한 비비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교체를 해야 한다. 자전거샵이 있는 칼스타드까지 무사히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동거리
67Km
누적거리
19,159Km
이동시간
5시간 21분
누적시간
1,395시간

 
E18도로
 
E18도로
 
 
 
 
 
 
 
20Km / 1시간 30분
 
47Km / 3시간 51분
 
칼스코가
 
크리스틴
 
칼스타드
 
 
36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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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타드까지 65km, 고장 난 비비를 교체해야 하는 시간까지 하루가 빠듯하다.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다.

서둘러 짐들을 챙겨 칼스타드로 향한다. 일찍 도착하면 20km 정도 떨어진 곳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E18 메인도로는 아침부터 빠르게 달려가는 차량들이 많다.

흔들거리며 체인 트러블을 일으키는 페달을 달래듯 조심스럽게 밟아간다.

노르웨이에 가까워질수록 산을 넘는 오르막의 경사들이 많아진다. 힘이 가해질수록 삐거덕 거리는 체인과 스프라켓이 불안하다.

"이러다 드레일러까지 고장 나는 거 아냐?"

몇 개의 고개를 넘고 어제의 목적지였던 크리스티네함에 도착한다. 작은 시내를 지나치며 E18 도로는 고속도로로 제한이 되고, 시내를 관통하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시내 초입에 들어선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유혹을 뿌리친다.

"아쉽지만 오늘 갈 길이 멀다."

산의 능선을 따라 파스텔톤의 집들이 알록달록 들어선 크리스티네함.

그리고 정신을 잃고 좌우회전을 알리느라 바쁜 구글맵이다. 여러 차례 지도를 확인하며 시내를 빠져나간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빵으로 늦은 아침을 한다.

"40km가 남았는데, 자전거샵에 들리면 시간이 애매하겠다."

칼스타드에서 자전거를 정비하고 킬에 위치한 저렴한 숙소까지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햇님이 귀한 얼굴 한 번 보여주나요?"

맑은 날은 아니지만 평상시보다 조금은 밝은 날,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다시 일반도로로 바뀐 E18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칼스타드를 26km 정도 남기고 메인도로를 빠져나와 작은 소도로를 이어간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도로는 고속도로 외의 도로들은 반듯한 직선로가 거의 없다. 호수와 숲이 많아서인지 불규칙한 거미줄처럼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들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고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친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고 도로의 상태는 고속도로 보다 못하지만 조용하고 편안한 소도로들이 좋다.

스웨덴의 말들은 겨울옷을 입고 있다. 날씨가 추워서 보온을 위해 겉옷을 입히는 모양이다.

요란하게 흔들리는 크랭크, 흔들림이 적은 저단을 놓고 천천히 진행을 한다.

12시, 많은 거리를 E18 고속도로를 따라 달려온 덕에 칼스타드에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칼스타드에서 야영을 해야 하나, 킬까지 욕심을 내서 가 볼까?"

시 외곽의 공원길을 따라 칼스타드의 시내로 들어간다.

이리저리 복잡한 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언제 봐도 이곳의 공원들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불필요한 나무테크 같은 것도 없고 가장 기본적인 포장도로와 숲의 산책로만이 갖춰져 있다.

검색해둔 자전거샵 근처의 작은 호수, 이곳의 사람들은 여름철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양이다. 수심이 낮아 아이들과 함께 수영을 즐기기에 좋다고 한다.

"정비 시간이 길어지면 여기서 야영을 하자."

검색해둔 자전거샵에 도착하고.

"비비가 망가졌어,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아."

패니어를 떼어내고 능숙하게 자전거를 정비한다.

"완전히 나갔군."

이렇게 빨리 비비가 망가질 것이라 생각 못 했는데, 패니어를 단 자전거의 무게와 몽골에서의 데미지들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게 스파이크 타이어군."

겨울을 끝으로 여행이 끝난다면 한 번쯤 장착을 해보고 싶지만 나에게는 짐일 뿐이다.

비비를 교체하고 변속을 점검하던 미케닉은 변속 트러블에 대해 뭐라 설명을 한다. 트러블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지금 교체를 한다 해도 큰 의미가 없다.

겨울이 지나고 아프리카로 넘어가기 전이나 남아공에 도착하여 정비를 할 생각이다. 매일 비를 맞고, 모래들이 쌓이고, 눈과 추위에 얼다 보면 정비를 해도 금세 트러블이 일어날 것이다.

어쨌든 미케닉은 간단한 조치로 변속이 가능하도록 점검을 해준다.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킬의 숙소까지 가기에 충분한 시간인데 부킹닷컴으로 검색을 하니 당일 예약을 할 수가 없다.

"에쉬, 똥!"

일단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호수변과 숲 중에서 숲을 야영지로 선택한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호수보다는 아늑한 숲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산책을 하는 외곽의 숲으로 들어가 야영지를 찾고.

조금씩 마르고 있는 텐트를 펼친다.

부킹닷컴으로 킬에 있는 숙소를 예약하려니 체크인 시간이 오후 5시다. 숙소에 오후 1시에 체크인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고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이렉트로 노르웨이를 향해 갈 수도 있지만 하루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습기를 먹은 침낭과 비에 젖은 양말, 장갑 등을 말려야 하고, 배터리들도 충전을 해야 한다.

"23일까지 오슬로에 가고 싶었는데. 쉬자."

스칸디나비아 산맥의 끝자락이지만 많은 산들도 넘어야 하고, 추위에 지친 몸도 녹여야 할 것 같다.

"영어 공부는 왜 이렇게 하기가 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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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2일 / 흐림
외레브로-칼스코가
러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흐린 날씨는 2달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런 날씨는 대체 무엇이냐고?"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19,092Km
이동시간
4시간 57분
누적시간
1,390시간

 
멋진성
 
E18도로
 
 
 
 
 
 
 
30Km / 2시간 30분
 
31Km / 2시간 27분
 
외레브로
 
란나
 
칼스코가
 
 
29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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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한 이틀만 비 좀 어떻게 해주세요."

생각해 보니 러시아의 첼니를 벗어나며 시작되었던 비가 지금까지 내리고 있는 것이다. 무려 두 달이 되도록 비를 맞고 다닌다.

마치 늪 위에 텐트를 친 기분이다. 양말 위로 비닐봉지를 덧신고 저벅저벅 소리가 나는 풀밭을 벗어난다.

비에 젖은 것들을 정리하느라 생각보다 출발시간이 지체된다.

"아고, 이 동네는 해가 없는 거야?"

외레브로의 시내로 들어간다.

러시아에서부터 보이던 빨간 열매의 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이글이 나무의 이름을 알려줬는데 생각이 안 난다.

"가로수로 심어 놓으니 더 예쁘네."

북유럽의 겨울 색깔은 생각과 너무 다르다. 무채색의 차가운 겨울 풍경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리 다채롭고 풍성하다. 파스텔톤의 건물들과 너무 어울리는 색감이다.

"하늘이 우울해서 그런가."

회색 하늘이 아니라면 더 예쁠 것 같기도 하고, 회색빛의 하늘이라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흙탕물 같은 강물의 흐름이 시원하다.

"저건 뭐야?"

수로와 같은 강의 중심에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오, 성!"

강 한가운데 견고해 보이는 성이 세워져 있다.

"듬직해 보이네."

내부의 모습이 궁금한데, 시간이 없다.

다른 각도에서 봐도 네 면의 모습이 동일하다.

"재미있는 성이군."

비보르크에서 보았던 핀란드의 성처럼 강과 수로 가운데 성만 덩그러니 들어서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외레브로는 흥미를 끄는 도시지만 바로 떠나야 한다.

"숙박비만 저렴했으면, 날씨만 좋았으면 머물다 가는 건데."

시내를 벗어나기 전 맥도날드에 들린다.

"비싼 너도 과분하다만, 이러다 말라죽겠다."

조용한 소도로를 따라 페달링을 밟는다. 이틀 전부터 시작된 종아리의 불편함은 계속해서 느껴진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이네."

스웨덴의 숲속 집이나 평야 위의 집들을 보면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대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희미한 촛불이 켜진 집을 향해 촛불을 켠 마차를 몰고 적막한 길을 달리는 느낌은 어땠을까 궁금하다.

러시아의 평야에 나무가 자라는 곳은 나무숲을 그대로 놔두는 반면 스웨덴에는 그곳에 집이 들어서 있다.

"하늘이 열리려나?"

소도로는 E18 메인도로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로 바뀐다.

"오슬로가 있기는 한 거야?"

"쨍하고 해가 비치면 감동할 것 같다."

E18 메인도로는 역시나 정신이 없다. 여유가 없는 갓길, 빠르게 달리는 차량들, 아침부터 시작된 오르막들이 계속된다.

지면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페달링을 하다 넘어진 나뭇가지가 도로변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급하게 핸들을 돌려 피했지만 손등이 부딪힌다. 부딪힌 중지가 아프지만 위험한 도로의 갓길에서 운이 좋았다.

메인도로 옆으로 난 비포장도로가 나타나지만 몇 미터 가지 않고 다시 메인도로로 이어진다.

"에쉬, 이럴 거면 그냥 메인도로로 가는 것이 좋지. 네비야!"

다시 메인도로로 들어간다. 핀란드에서 시작된 자전거 도로, 처음에는 불편했던 자전거 도로에 익숙해졌나 보다. 더 힘든 러시아의 도로도 수없이 달려왔는데 차량들이 쉴 새 없이 지나치는 도로가 끔찍하게 느껴진다.

도로를 이동하는 중 크랭크의 회전감이 이상하다. 넓은 갓길에 들어서 확인을 하니 비비의 상태가 베어링이 튀어나올 것처럼 엉망이다.

"유격이 너무 심해졌다. 큰일이네."

3시가 가까워지지만 오늘의 목적지는 30km나 남았다. 늦은 출발과 외레브로에서 보낸 시간 때문에 겨우 50km만을 이동했다.

대형마트에 들아가 주변의 자전거샵을 검색했지만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 젠장."

슈파에서 통닭 한 마리를 사 들었다. 50크로나 정도의 전기구이 통닭은 다른 것에 비하면 싸서 좋다.

"그나저나 비비를 교체해야 하는데."

내일 칼스타드까지 이동해서 정비를 해야겠다. 하루의 일정이 더 딜레이가 될 것 같다.

"어째 몽골처럼 진행이 힘드냐!"

매일 계속되던 차가운 강풍과 먹을 것이 없었던 배고픔의 몽골 여행, 그와 달리 스웨덴 여행은 매일 계속되는 차가운 비와 먹을 것은 풍족하지만 비싸서 못 먹는 배고픔이다.

"여행이란 쉬운 것이 없구나. 중국은 천국이었어!"

가로등이 있는 도로를 달려 마을을 벗어난다. 가로등이 끊긴 곳에서 작은 소도로로 빠져나와 야영 자리를 잡는다.

해가 떨어지고, 물이 찬 숲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도로변 이동통로 근처에 텐트를 설치한다.

"힘든 여정이지만 길을 잃은 느낌은 아니야."

하루가 딜레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비비는 내일 교체를 하면 되고, 다친 손가락은 곧 괜찮아질 테고, 비에 젖은 것들은 다시 말리면 된다. 그리고 딜레이 된 시간은 넉넉하게 칼스타드를 구경하면 그만이다.

"빌어먹을 쉥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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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1일 / 흐림
에스킬스투나-외레브로
노르웨이로 향하는 여정이 축축하게 비를 내리는 날씨로 쉽지가 않다. "그만.. 그만 내려!"


이동거리
84Km
누적거리
19,031Km
이동시간
5시간 15분
누적시간
1,385시간

 
E20도로
 
비그만와라
 
 
 
 
 
 
 
47Km / 3시간 00분
 
37Km / 2시간 15분
 
에스킬스
 
아르보가
 
외레브로
 
 
2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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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비 예보, 한겨울 쌓인 눈으로 인해 험난할 것 같았던 북유럽의 여행은 매일 내리는 비와 짧은 일조시간이라는 생각지 못한 난제를 만났다.

5~6도의 기온이지만 차가운 공기 그리고 습한 날씨로 인해 춥게 느껴진다.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에 텐트는 흠뻑 젖어있다. 젖은 텐트와 침낭은 정말 끔찍하다.

아침 일찍 출발을 준비한다. 축구장의 구석진 곳이지만 사람들이 오기 전에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분다.

"하루하루가 쉽지가 않네."

출발과 함께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시내를 빨리 벗어나야 할 텐데."

스웨덴의 도시는 어딜 가나 깔끔하다.

두 개의 시계탑이 올라가 있는 클로스터스 교회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타고 쉽게 에스킬스투나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조금씩 굵어지는 빗줄기에 레인팬츠를 꺼내 입고, 마른 양말을 젖은 양말로 갈아 신는다. 축축한 양말의 느낌이 싫다.

오늘의 목적지 외레브로까지 80km 정도의 거리다.

소도로에 진입하여 아침을 해결한다.

"시간만 넉넉하면 숲에서 캠핑하고 싶다."

빵과 바나나로 간단히 아침을 한다.

"정말 배고픈 여행이다."

조용했던 소도로는 얼마 가지 않아 E20 메인도로와 다시 만난다. 에스킬스투나를 벗어나며 자동차 전용도로였던 E20 메인도로는 일반도로로 바뀐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소도로 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갓길의 여유가 없고, 차량들의 속도가 빨라 그리 편하지는 않다.

간만에 차량들과 함께 달리니 정신이 없지만 빠르게 거리는 줄어든다.

아르보가를 지나며 메인도로를 벗어난다.

다시 편해진 한적해진 도로, 비에 젖은 신발과 장갑으로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작은 아르보가 마을을 구경하고.

외레브로를 향해 지치고 힘든 페달링을 이어간다.

"아, 뭐가 이렇게 힘들지?"

축 젖은 싸늘한 차가움, 쉬고 싶은 생각뿐이다. 외레브로의 숙소를 검색해 봐도 의미가 없다.

15~20만원 정도의 호텔비, 답이 안 나오는 금값 호텔들이다.

스웨덴의 골목에는 우체통이 나란히 놓여있다. 집집마다 대문 앞까지 배달이 되는 우리와는 달리 재미있는 모습이다.

미리 검색을 해둔 슈퍼마켓에서 저녁거리를 사고.

숲으로 생각했던 곳들은 모두 물이 차 있거나 집 주변이라 캠핑을 할 수 없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 도로변 풀밭에 텐트를 친다.

물기가 차오른 풀밭,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많은 좋은 숲들을 지나치지만 야영지를 찾을 때가 되면 항상 이렇다.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텐트 뚫어지겠다. 그만 내려라."

텐트, 침낭, 옷과 몸도 푹 젖어버린 하루다.

"오슬로는 어기에 있는 거니?"

노르웨이로 넘어가기 전에 숙박을 하며, 젖은 장비를 정비하고 배터리들도 충전해야 한다. 칼스타드 외곽에 가장 저렴한 350크로나의 호스텔이 있다.

"350크로나가 제일 싼 호텔이라니, 정말 환장하겠다."

아무리 물가가 비싸다지만 2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숙박료는 정말 이해불가다.

"그리고 비, 그만 와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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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0일 / 흐림
쇠데르텔리에-에스킬스투나
어젯밤부터 시작된 안개는 온세상을 뿌옇게 만들어 놓는다. "와, 지독한 안개다."


이동거리
80Km
누적거리
18,947Km
이동시간
5시간 51분
누적시간
1,380시간

 
지독한안개
 
안개숲
 
 
 
 
 
 
 
35Km / 2시간 30분
 
45Km / 3시간 21분
 
쇠데르텔
 
오커스
 
에스킬스
 
 
15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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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4시의 저녁보다 자정이 되면 더 밝아지는 하늘이다.

비는 그쳤지만 자욱한 안개가 내려앉는다.

"해를 언제 마지막으로 봤지?"

하루가 너무나 짧은 탓에 시간에 대한 압박이 느껴진다. 서둘러 짐들을 정리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면 바로 해가 떨어지니 정말 난감한 계절이다.

"안개, 대단한 안개네."

가시거리가 짧은 안갯속으로 들어간다.

"비가 안 내리는 것으로 감지덕지다."

스웨덴의 시골 풍경은 참 예쁘다.

기회가 있다면 북유럽의 방식으로 집을 짓고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호수의 나라 핀란드에서 보지 못한 작은 호수들이 스웨덴도 많다.

"갈수록 사진들이 삐딱하네."

작은 호수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지던 도로는 갈림길에서 나누어진다.

"음, 더 작은 길을 가 볼까?"

차량들의 소음을 피해 작은 소로를 따라가니 길은 숲을 향해 비포장도로로 변한다.

"비포장.. 안개숲이 유혹을 하는구나."

안개가 내려앉은 숲은 더 고요하고 비밀스러움을 품고 있다.

숲의 갈림길들이 난감하기는 하지만.

싱그러운 소나무 숲은 너무나 깨끗하고 좋다.

조용한 숲속 마을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숲 가운데 들어선 예쁜 시골집들을 구경하며 길을 따라간다.

오래된 창고와.

작은 집들.

"정말 멋지다."

산길은 계속 이어진다.

작고 예쁜 집의 정원에는 소박한 조명들이 켜지고.

지난 할로윈의 호박들도 놓여있다.

한 시간 반 동안의 숲속 여행은 아스팔트 도로와 함께 끝이 난다.

"딱, 적당했어!"

숲을 벗어나자 안개는 더 자욱하다.

"무슨 안개가 하루 종일 피어있냐!"

영국이나 유럽이 배경인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짙은 안개숲의 풍경이 이해가 된다.

깔끔한 집들이 이어지는 조용한 마을을 지나고, 오늘의 도착지 에스킬스투나까지 17km 정도가 남았다.

"아고, 힘드네."

조금 속도를 내어 도로를 따라가던 중, 내비게이션은 다시 숲으로 향하는 비포장도로를 안내한다.

일몰까지 한 시간의 여유밖에 남지 않아 숲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이리저리 구불구불 젖은 흙길을 따라간다.

이상하게 왼쪽 종아리가 불편한 느낌이다. 연일 비를 맞은 컨디션 때문인지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다.

"정말 좋다."

"엠티비를 타고 라이딩을 해도 정말 좋겠다."

러시아 그리고 북유럽의 숲은 정말 보석 같다.

"완전 베스트 캠핑 자린데. 아쉽다."

에스킬스투나 초입의 대형 슈퍼로 들어간다.

슈퍼 입구에 빈 병과 페트병을 수거하고 환불해 주는 기기가 있다.

"굿! 아이디어."

"이건 뭐냐?"

슈퍼에서 사람들이 물건을 들고 휴대용 포스기로 바코드를 찍는다.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을 보니 스마트폰 앱과 연동이 된 간편결제 시스템 같다.

물건을 들고 무인 계산대에서 결제를 하려니 뭔가 시스템이 다르다. 아마도 휴대용 포스를 사용한 사람들이 결제를 하는 것인가 보다.

정말 편리한 시스템처럼 보이는데, 휴대용 포스기 없이 휴대폰에서 바로 바코드를 인식하면 더 편할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앞으로 밭은 누가 멜까?"

슈퍼를 나오니 역시나 어두워졌다.

"아, 도시에서 저녁은 난감한데."

안전한 나라이지만 캠핑 자리를 정하지 못한 도시, 그리고 도시 어느 곳이든 캠핑을 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다.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슈퍼마켓 주변을 둘러보고, 축구장 갈대숲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아무도 오지 마라."

"근데 겨울에 잔디들이 이렇게 좋냐. 부럽네."

푹신푹신한 잔디, 밝은 조명시설이 갖춰진 체육시설이 참 좋다.

"8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지도 못한 짧은 일조시간에 오슬로로 향하는 길이 길게 느껴진다.

"이 계절 이곳은 차가 아니면 여행이 힘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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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89일 / 흐림
스톡홀름-봇쉬르카-쇠데르텔리에
비오는 스톡홀름은 그마저도 분위기가 있지만 여행자를 힘들게 한다. 스톡홀름을 떠나 노르웨이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생일에는 고기지!"


이동거리
45Km
누적거리
18,867Km
이동시간
4시간 24분
누적시간
1,374시간

 
생일축하
 
통닭!
 
 
 
 
 
 
 
23Km / 2시간 20분
 
22Km / 2시간 04분
 
스톡홀름
 
봇쉬르카
 
쇠데르텔
 
 
7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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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일찍 잠에서 깨었지만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에 움직이기가 싫다.

"생일이라.."

이상한 일이지만 생일에 대한 우울함이 있다. 특별히 기억하고 싶지 않고, 특별히 지내고 싶은 날도 아니다.

"막둥이, 맛있는 것 사 먹어라."

언제부터인지 어머니의 생일 안부 메시지마저 사라진 후로 더욱 그렇다. 그녀의 기억과 함께 사라진 나의 생일이다.

무심결에 확인한 카톡에 많은 축하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뭐지?"

짐들을 정리하고 스톡홀름을 떠난다. 더 머물고 싶지만 쉥겐기간의 압박이 느껴진다.

"생일엔 햄버거지."

치킨버거는 버거킹보다 맥도날드, 맥도날드보다 KFC가 맛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잘 먹지도 않던 햄버거를 나라별 빅맥지수를 체크하듯 먹고 있다.

"중국의 맛이 가장 독특했고, 몽골의 맛이 최고였어."

핀란드도 그랬지만 스웨덴의 시내길도 너무 복잡하다.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있고, 도로 자체가 거미줄처럼 복잡하니 길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며 길들을 따라가지만 비가 내리고, 손이 시려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리즈훼이가 짧은 화상통화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낸다.

"헤이, 리!"

인사를 하자마자 통화가 끊겨버린다. 작은 케익에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 메시지를 말하다 케익이 쓰러졌나 보다.

"귀여운 녀석!"

여행을 하다 보니 우울한 생일에 축하를 해주는 외국 친구도 생기고, 기분이 묘하다.

복잡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교차로에 들어서면 방향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 오늘은 스톡홀름을 벗어나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신발이 젖어든다. 고무장갑으로 해결을 한 손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발이 시려온다.

좌회전, 우회전을 번갈아 가며 외쳐대는 내비게이션은 복잡한 시내에 들어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길이 있어야 우회전을 하지!"

방향감만으로 보이는 길들을 따라가고, 이리저리 헤매지만 어쩔 수 없다.

스톡홀름의 근교 도시 보쉬르카시를 지나며 복잡한 도로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도로변의 버거킹에 들어간다. 출출함보다는 축축하게 젖은 발을 녹이고 싶은 마음이다.

"스웨덴에는 러시아처럼 값싼 카페가 없을까?"

보쉬르카를 빠져나오고 도로는 심플해졌다.

2시 반, 천천히 일몰이 시작되어 간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이다. 핀란드나 스웨덴의 겨울 풍경은 생각과 달리 짙푸르다. 숲에는 풍성한 침엽수와 소나무, 푸른 이끼류들이 깔려있고, 들녘에는 밀로 보이는 새싹들과 배추과의 작물들이 자라나 있어 싱그러운 느낌을 준다.

"쇠데르텔리에에 가까이 온 것 같은데."

핀란드 특히 스웨덴의 도시 지명들은 정말 어렵다. 초행길의 도로에서 내비게이션보다 도로의 이정표를 보며 따라가는 것이 확실한데 지명들이 눈에 안 들어오니 쉽지가 않다.

소도시의 초입에 위치한 대형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우울해도 생일인데 고기는 먹어야지!"

스웨덴의 우편 시스템은 약간 독특한 것 같다.

큰 슈퍼마켓이지만 음식 코너가 닫혀있어 딱히 살만한 것이 없다.

간식용 빵을 사 들고, 이리저리 매장을 둘러보다 치킨을 발견한다.

"와, 50크로나!"

하나 남은 치킨을 먼저 집어 들려는 남자의 망설임에 간절한 기도의 염원을 보낸다.

"제발, 아저씨!"

남자는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집어 든 치킨을 내려놓는다. 싱긋 웃으며 재빠르게 치킨을 집어 든다.

슈퍼를 나오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시내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어두워진 하늘, 어두운 조명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다행히 시내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길은 복잡하지 않다. 물론 여러 차례 헤매임은 어쩔 수 없었지만 스톡홀름에 비하면 수월한 편이고, 자전거 도로가 있어 안전한 편이다.

시내를 벗어나 도로변 숲에 자리를 잡는다. 4시 반, 완전히 어두워진 저녁이다.

"4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비는 멈추고, 짙은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한 조용한 밤이다.

"오늘 하루 수고했다. 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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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88일 / 흐림
스톡홀름
여전히 날씨는 나쁘지만 스톡홀름에서 보내는 느린 시간의 흐름이 좋다. "스톡홀름이 너무 좋아!"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8,822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370시간

 
소포보내기
 
산팩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스톡홀름
 
스톡홀름
 
스톡홀름
 
 
2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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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당분간 계속해서 내릴 것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골목이다."

작은 공원과 나무들이 많던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소도시의 마음에 들었지만 스톡홀름도 마음에 드는 도시다.

숙소를 하루 더 연장하고, 하루를 푹 쉴 생각이다.

"여기는 우체국이 어디에 있어?"

숙소의 직원은 어제 잠시 들렀던 슈퍼마켓을 알려준다.

"슈퍼에서 우편 서비스를 한다고?"

스톡홀름의 우체국을 검색해도 잘 보이질 않고, 우리 편의점처럼 우편 서비스를 슈퍼마켓에서 주로 처리하는 모양이다. 핸드폰 매장이 있지만 유심침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비슷하게 느껴진다.

"오, 이런 마크가 있었네."

슈퍼의 계산대 옆에 우편물을 취급하는 공간이 있다. 2kg 한도의 소포 박스를 크기에 따라 99크로나에서 115크로나에 판매하고 있다.

"이거 한국으로 보낼 수 있죠?"

첼니의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선물 받았던 타타르스탄의 전통 모자를 담기 위해 큰 박스를 구매한다.

숙소로 돌아와 엽서를 쓰고, 몽골에서부터 받았던 선물들과 냉장고 자석들, 기념품들을 박스에 넣는다.

"이건 몽골의 툴가가 줬던 선물, 너무나 친절했던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모형, 러시아 공화국들의 냉장고 자석과 이글의 어머니가 준 첼니의 자랑 카마즈 자석, 리가, 탈린.."

여행의 기억들이 하나씩 스쳐간다.

소포의 송장을 적는 곳에 국외로 보내는 입력란이 너무 어려워 숙소의 직원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

"슈퍼에 가면 도와주지 않을까?"

슈퍼에 가기 전, 작은 겨울 모자를 사 들었다.

"생일 선물이야!"

슈파에서 직원에게 입력란에 무엇을 쓰는지 묻고, 해외 발송 추가요금 95크로나를 결제한다.

"부디, 잘 도착해라."

소포를 보내고 점심을 먹기 위해 어제 들렀던 뷔페로 간다. 스톡홀름의 점심 타임의 메뉴들은 100~150크로나 정도의 가격인가 보다.

맥도날드의 햄버거가 85크로나 정도이니 120크로나로 양껏 먹을 수 있는 뷔페가 훨씬 괜찮은 것 같다. 무엇보다 중식이지만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산책을 하듯 올드타운의 거리를 걷고, 스톡홀름의 지도도 머릿속에 완전히 그려졌다.

"생각보다 작은 도시다."

식당으로 가는 중, 카드사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온다. 어제 현금을 찾았던 ATM에서 인출 시도가 있었다며 카드 복제로 추정되어 해외 사용을 차단했다고 한다.

"현금 인출용 카드를 막으면 어쩌란 말이지?"

다른 여분의 카드가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스웨덴에서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귀찮아도 은행을 갔어야 했는데."

은행을 찾기가 힘들어, 애써 은행 전용의 ATM을 찾아가 출금을 했는데도 인도변의 ATM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가난한 여행자의 잔고를 털려고 하냐! 기생충들아!"

어제 도움을 줬던 직원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눈썰미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내 모습이 독특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친절한 미소다.

배부르게 식사를 한다. 자꾸만 빈 접시를 치우는 바람에 새 접시를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배가 부르니 너무나 좋다.

"여기가 구도가 좋네."

하루 종일 비가 와도 사람들은 우산을 안 쓰고 다닌다. 참으로 괴팍한 날씨지만 익숙해지면 또 그런대로 재미있는 날씨다.

숙소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니 달달한 졸음이 밀려든다.

"생일 축하해."

"생일, 내 생일인가?"

14일, 내일이 생일인 모양이다. 이곳은 아직 13일 오후 4시인데, 기분이 묘하다.

"오늘 너의 생일 선물을 샀는데, 생일 축하는 내가 받는구나."

우울해진다. 달콤한 낮잠에 빠져든다.

짐들을 정리해 놓고, 멍한 시간을 보낸다.

"생일이라..."

내일부터 스톡홀름을 떠나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향해 출발할 것이다. 비와 눈, 추위로 인해 아주 어려운 여행이 될 것 같다.

"생일엔 고기반찬이지!"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87일 / 흐림
스톡홀름
조용한 스톡홀름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스톡홀름을 걸으며 시내를 둘러볼 생각이다. "뷔페도 먹자!"


이동거리
9Km
누적거리
18,822Km
이동시간
2시간 41분
누적시간
1,370시간

 
산팩
 
고기뷔페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스톡홀름
 
스톡홀름
 
스톡홀름
 
 
29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COMVIQ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6-8-5458-9400

 
푹 잠들었다. 피곤함이 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날이다.

"9시인데, 이렇게 어둡냐?"

아침을 먹을까 생각하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을 생각으로 밖으로 나간다. 어제보다는 포근한 날씨다.

"일단, 유심카드를 사러 가자."

헬싱키의 올드타운의 골목은 폭이 좁은 편이다.

"돌바닥이 얼면 어떻게 될까?"

스웨덴 궁전의 후면 광장에는 스톡홀름 대성당과 노벨 박물관 등이 모여있다. 이곳의 박물관이나 관광 시설들은 오픈 시간이 모두 11시나 12시 정도다.

숙소로 돌아올 때 다시 둘러볼 생각으로 외부 모습만을 구경하며 지나친다.

"어제부터 시간이 이상한데."

스톡홀름에 도착하여 추위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변경된 느낌이었지만 그리니치 표준시보다 1시간이 빠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성당의 시계탑은 1시간이 느리다.

"그래서 더 피곤한 것인가?"

스웨덴에서 사용할 크로나 현금을 찾고, 대략 10크로나가 1유로 정도 하는 것 같다.

의회 건물을 지나 스톡홀름의 중심 시가지로 걸어간다.

대형 쇼핑몰들이 몰려있는 거리를 구경하고.

쇼핑몰 지하로 내려간다.

"되게 깔끔하고 조용하네."

이 도시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딜 가든 쾌적한 느낌이다.

핀란드에서 사용했던 텔리아 매장으로 갔지만 이상하게 유심 카드가 보이질 않는다. 다른 손님의 상담이 길어져 그냥 검색을 해두었던 Tele2 매장을 찾아간다.

텔레2 매장에서 유심카드를 사고 싶다고 하니 여직원의 영어가 너무 빠르다.

"천천히, 쉽게 말해줘요."

여행자인지를 묻고는 뒤편에 있는 노란 간판의 편의점으로 가서 유심카드를 사라고 알려준다.

"프레스뷔란? 런?"

편의점의 남자는 영어가 더 빠르고, 너무나 친절한 나머지 설명이 너무 길다. Comviq 유심을 보여주고, 데이터를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뭐라는 거야? 이거 말고 3심은 없어?"

유럽 전체에서 사용 가능한 영국의 쓰리심을 사고 싶은데, 편의점에는 재고가 없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인터넷만 쓸 거야. 패키지 요금이 어떻게..?"

기가 단위의 요금표를 모니터로 보여주는데 엄청 비싸다. 노르웨이를 거쳐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와야 하는 경로이니 넉넉하게 15기가를 구매한다. 유심카드 45크로나, 데이터 255크로나다.

유심카드를 해결하면 뭔가가 뿌듯하다.

유심을 교체하고 *110*코드#를 누르고 활성화를 시킨다.

"아, 코드번호 엄청 길다."

인터넷을 개통하고 핸드폰의 시계를 보니 시간이 변경된 것이 맞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며칠 사이에 두 시간이 변경된 탓에 몸이 더 피곤했던 모양이다.

"헬싱키랑 한 시간, 영국이랑 한 시간."

한 시간이 생겼는데, 그로 인해 박물관들의 오픈 시간이 더 늦어진다.

"어, 한 시간 동안 어딜 가야 하나."

왕의 정원을 산책하며 걸어가고.

공원에 설치된 스케이트장, 스케이트를 못 타는 것이 아쉽다.

스톡홀름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들이 많다.

The Hallwyl Museum, 아주 오래된 저택의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12시 오픈이네."

11시에 오픈을 하는 스톡홀름 국립박물관으로 걸어간다.

"스톡홀름은 이런 구조구나."

이틀 동안 시내를 돌아다니니 시내의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국립박물관 앞에는 개장을 기다리는 연세가 많은 스웨덴 어르신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박물관으로 들어간다. 3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에는 시대별 조각품들과 미술품들 그리고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편안하고 흥미로운 시간이다.

한 시간 정도 박물관을 구경하고 밖으로 나온다.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갈까, 그냥 산책을 하고 고저택을 둘러볼까."

자연스레 항구의 모습에 이끌려 산책을 하고.

"스톡홀름의 대표 사진들의 구도가 여기군!"

항구 건너편으로 스톡홀름 궁전과 대성당의 모습이 보이는 올드타운의 전경이다.

핀란드의 헬싱키에 비해 좀 더 매력이 있는 항구 도시다.

"근데 이곳은 왜 바다 냄새가 안 나지?"

이상한 일이지만 바닷가나 항구에서 느낄 수 있는 짠냄새나 비릿한 냄새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마치 바다가 아닌 강변의 도시처럼 느껴진다.

다시, 고저택을 보기 위해 길을 되돌아간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익숙하고 좋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가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달리 선진국이 아니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문이 닫힌 고저택의 두꺼운 문을 열고 들어간다.

입구에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로 맞이해주는 중년의 남성이 있고, 기념품을 파는 공간에서 노란 스티커를 건네준다.

"무료 관람이에요."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많은 초상화가 걸려있는 2층으로 올라간다.

"귀족의 저택이란 이런 느낌이란 말이지."

약간은 어두운 실내 분위기, 갈색의 목재로 구성된 인테리어들이다.

저택의 일부만이 공개되어 있지만 화려한 내부 모습은 사치스러울 정도다.

"양초를 켜던 시대의 조도 정도 되는가?"

편안하기도 하지만 묵직한 어둠이 느껴진다.

"지나치게 화려하니 더 어둡게 느껴진다."

벽에 걸린 많은 초상화의 주인공보다 그들을 위해 일을 하였을 하인이나 노예들의 모습과 삶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참 부질없다."

3층에는 침실과 대리석 욕조의 샤워실.

그리고 두 칸으로 나눠진 좌식 화장실도 있다.

지하실에 하인들이 머물던 공간이 있을까 싶어 내려갔지만 아무것도 없다.

커다란 석조 건물의 전체가 고저택이었을 테니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방들과 공간이 있을 것이다.

"몇 사람의 사치스러운 삶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했을까?"

점심을 먹기 위해 뷔페식당으로 향한다. 빵 쪼가리만 집어도 쉽게 만원이 넘어가는 물가, 차라리 조금 더 비싸더라도 양껏 배를 채울 것이다.

카운터를 향해서 걸어가는 나를 직원이 부른다.

"점심 먹을 거야. 뷔페!"

120크로나의 점심 가격, 남자는 입구에 설치된 결제 스크린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좋고 편한데, 이러면 일은 누가 하냐고!"

쌀쌀맞은 계산원을 만날 때마다 불쾌하기는 하지만 인공지능 같은 시스템은 법을 가리는 판사나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 같은 곳에만 사용되면 좋겠다 싶다.

만들어진 규칙에 따라 가감 없이 판단하는 시스템 정도, 특히나 우리나라의 법과 질서를 관리하는 공공 집단에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사회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법전을 잘 외우고 해석하는 능력만이 필요하다면 컴퓨터가 훨씬 효율적이고 이성적이겠지 싶다.

"일을 누가 해.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노동을 나눠서 하고, 필요한 만큼의 댓가를 가져가면 행복하지."

중국인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초밥은 가장 기본적인 구성만 되어있고.

"고기다!"

샐러드 코너에는 김치까지 있다.

"자, 시작!"

초밥은 밥, 중식요리는 고기반찬 그리고 김치까지, 한 시간 반 동안 느긋하게 배를 채워간다.

"너무 비이성적인가? 알게 뭐야! 배고픈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 좋게 접시에 음식들을 담고, 대화와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침묵 속에서 바쁜 젓가락질만이 계속된다.

"으어, 잘 먹었다. 근데 아쉽다! 내일 한 번 더!"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다. 야경을 보려던 계획은 틀린 것 같다.

"이런 신발이 있으면 좋을 텐데. 얼마냐?"

2,000크로나가 넘는 어그 부츠다.

"참 의미 없네! 많이 양보해서 2만원 정도면 될 것 같은데."

엽서를 사고 숙소로 돌아갈 생각이다.

노벨 박물관을 보기 위해 다시 스톡홀름 대성당으로 간다.

비를 피하기 위해 잠시 스톡홀름 궁전의 후문 출구로 들어가니 내부가 웅장하다.

"오, 궁전!"

"지적 호기심을.."

무료인 줄 알았던 노벨 박물관은 160크로나의 입장료가 있다.

"그럼, 됐고!"

노벨 박물관의 광장 주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에서 보면 예쁘기는 한데."

"왜 건물들을 다닥다닥 붙여서 지었을까?"

"햇볕도 귀한 동네에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대단한 자연을 갖은 북유럽의 풍경을 생각하면 중세 시대에도, 근대시대에도 그리고 지금도 도시의 삶은 똑같이 각박했을 것 같다.

"이 빛이 없었을 땐 정말 어둡고 차가운 골목이었겠다."

엽서를 사기 위해 골목의 선물가게들을 다 들어가 보고.

커다란 관광엽서 두 장을 사 들고.

삐삐의 노란 엽서를 어렵게 찾아냈다.

"스웨덴은 바이킹보다 삐삐지!"

나른하고 피곤하다.

"하루 더 쉴까?"

내일 아침 날씨를 보고 결정해야겠다.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시작하고 싶지가 않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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