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2일 / 흐림
사릅스보르그-할렌-스웨덴 나베르스타드
짧은 노르웨이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스웨덴으로 넘어간다. 생각하지 못한 극야현상과 계속되는 비로 인해 유럽의 체류기간인 쉥겐기간을 많이 소모하고 만다. "햇볕이 그립다!"


이동거리
66Km
누적거리
19,591Km
이동시간
5시간 23분
누적시간
1,434시간

 
22도로
 
165도로
 
 
 
 
 
 
 
52Km / 3시간 40분
 
14Km / 1시간 43분
 
사릅스
 
국경
 
나베르
 
 
28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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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싸늘한 아침이지만 고요한 숲은 너무나 좋다. 출발을 서둘러야 하지만 체온으로 따듯하게 덥혀진 침낭에서 벗어나고 싶지가 않다.

시간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몸을 일으킨다.

"아, 오늘도 비!"

한적한 118 도로를 따라가고 15km를 달려 스웨덴 국경으로 가는 갈림길을 마주한다.

"바로 국경이기는 한데, 이후 도로가 명확하지가 않아!"

작은 도로들을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좋지만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압박이 있다. 쉥겐기간 때문이다.

경로를 바꿔 국경의 도시 할렌으로 향한다. 해안선의 도로들이라 산을 넘어가는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는 편안함이 있지만 체인 트러블이 갈수록 심해져 언덕을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

작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동안 너무나 조용한 맵스미, 지도를 확인하니 길을 지나쳐 가고 있다.

"너 수줍음 타냐? 왜 말을 안 해?"

잠시 길을 돌아 할렌시청 앞에서 쉬어 간다. 강변의 높은 산 위로 오래된 성곽의 모습이 보인다.

"어쩐다니,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기 시작하네."

자작나무를 깎아 만들어 놓은 루돌프와 눈사람 모형이 친근하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좋아!"

"자식, 스키를 타네."

국경으로 항하는 22 도로로 가기 위해 작은 다리를 천천히 건너는 동안 뒤편에서 여자 한 명이 따라붙는다.

"하이."

할렌시의 신문자 기자라며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한다.

"시간은 괜찮은데, 내가 영어가 짧은데."

여기자는 여행에 대해 질문들을 한다.


"왜 여행을 하죠?"

이 질문은 한국어로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냥 삶이 지루해서.."

다리 위에 서서 30분가량 질문에 대답을 한다. 원활한 회화가 안되니 알아서 잘 듣고, 알아서 기사를 쓸 것이라 생각한다.

"Xavi fra Sør-Korea skal sykle jorda rundt – la inn et stopp i Halden" -Halden Arbeiderblad


어쨌든 부지런한 기자와 즐거운 인터뷰를 끝내고 22번 도로를 찾아간다. 길은 산 위의 성벽을 돌아 올라간다.

"설마 이곳을 올라올 줄이야."

산과 고개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이런 느낌 오랜만이네."

산을 오르고 오른다. 그리 경사도가 가파른 산들은 아니지만 조금씩 지쳐간다.

국경까지 12km 정도를 남기고 천천히 내리막길이 시작되지만 페달링은 경쾌하지 않고, 비에 젖은 몸은 피곤함이 시작된다.

"다 온 것 같은데."

나무향이 좋은 작은 버스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기 바쁘다.

"배도 고프고."

스웨덴의 국경까지 4km 정도가 남았다.

국경으로 가는 도로변에 작은 폭포가 있는 공원을 지난다. 계속해서 비가 오는 날씨에 폭포에서 떨어지는 유수량이 풍부하고 거칠다.

아주 작은 다리를 사이에 두고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국경이 나타난다.

"다시 왔다. 스웨덴."

국경과 함께 노르웨이 22번 도로의 노란 중앙선이 사라지고, 밋밋한 스웨덴의 165번 도로가 이어진다.

비슷한 모습이지만 스웨덴의 숲이 노르웨이의 숲보다 더 풍성하고 비밀스럽게 느껴진다.

작은 호수를 따라 조용한 도로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천천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이 못 왔네."

산들과 고개를 넘어오느라 60km 정도의 거리만을 달려왔다.

"쉬자. 오늘은 정말 피곤하다."

3시, 도로변 첫 번째 슈퍼마켓까지 이동을 하고.

"통닭 없나?"

작은 규모의 시골 슈퍼마켓이라 기대는 없었는데, ICA 체인점이라 그런지 통닭이 있다.

"따듯한 건 없나?"

전자렌지로 덥혀야 하는 제품이지만 식은 통닭도 괜찮다.

어릴 적 어머니는 가끔씩 읍내의 시장에서 기름에 튀긴 통닭을 사다 주시곤 했다. 노란 종이에 싸여 담긴 치킨 조각들은 대부분 따듯하게 먹기보다 고방에 넣어두고 기름이 밴 종이가 갈색으로 변하는 동안 조금씩 꺼내어 여러 날이 지나도록 나누어 먹었었다.

서울로 전학을 오고 기름에 갓 튀긴 따듯한 통닭과 달콤시큼한 무, 마요네즈 케찹에 버무려진 양배추 샐러드의 맛에 반하기도 하고, 달콤한 양념통닭의 환상적인 맛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었고.

대학에 들어갈 때쯤 KFC를 먹기 위해 종로의 매장까지 친구들과 걸어가 색다른 인테리어와 주문 방식에 수줍은 주문을 하고, 두툼하고 바삭한 치킨의 첫 맛과 향에 충격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통닭은 크게 조각내어 튀겨진 시골 장터의 치킨, 반 건조되는 동안 꺼내 먹던 식은 통닭의 맛은 지금까지 나에게 최고의 맛이다.

가끔씩 통닭을 먹다 일부러 남긴 후 하루나 이틀 뒤에 먹어보기도 하지만 요즘의 통닭들은 그냥 눅눅해지거나 메말라버려 그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동전 지갑에서 10크로나를 찾아 따듯한 커피로 몸을 녹인다.

"역시 스웨덴이 훨씬 저렴하네."

스웨덴의 물가도 비싼 편이지만 무지막지한 노르웨이에서 넘어오니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진다.

"여기 로또나 사 볼까? 여행 중에 로또에 당첨된 여행자의 뉴스 토픽을 본 것도 같고."

슈퍼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가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숲으로 들어간다.

"정말 좋은 숲들이야!"

푹신한 숲에 텐트를 펼치고 통닭으로 저녁을 한다.

"무.. 통닭은 무맛인데."

덴마크로 가는 일정이 계속 늦어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일은 또 어디까지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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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01일 / 흐림
베스트비-사릅스보르그
계속해서 축축한 비가 내린다. 비에 젖어있는 모든 것이 힘들다. "북유럽의 겨울은 정말 힘들어!"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19,525Km
이동시간
5시간 51분
누적시간
1,428시간

 
151도로
 
112도로
 
 
 
 
 
 
 
20Km / 1시간 30분
 
55Km / 4시간 21분
 
베스트비
 
모스
 
사릅스
 
 
2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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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고 또 내린다. 정말 지치지도 않고 매일처럼 비가 내린다.

다행히 상온의 기온이라 얼지는 않지만 젖은 몸으로 파고드는 한기는 정말 어렵다.

여명과 함께 출발을 해보려 했지만 아침 침낭의 따듯함에 쉽게 벗어나기가 힘들다.

10시가 되기 전 오늘의 라이딩을 출발한다.

118 메인도로의 측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모스까지 복잡하지 않고 편하게 이어진다.

"국경까지 90km, 부지런히 가자."

어제의 목적지였던 모스에 도착한다.

주변의 호숫가를 따라 예쁜 집들이 들어서 있다.

생각보다 쉽게 모스의 시내를 벗어나고 출출함이 밀려온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하며 국경까지의 경로를 재확인한다. 잠시 방심하며 흙길에서 몸부림을 쳤던 어제의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아, 비 정말 그만 왔으면 좋겠다."

작은 마을들을 들어서면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회전 교차로로 이어지는 북유럽의 도로에서 방향을 잡기가 꽤 어렵다. 좌우 회전을 무한 반복하는 몹쓸 구글맵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켜면 지도를 보며 따가가면 쉽지만 배터리를 아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도로의 좌우로 바뀌며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 오히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의 라이딩이 더 편하다.

국경 근처의 마지막 도시 사릅스보르그에 도착하기 전 시내를 가로지르는 118 도로를 벗어나 외곽으로 돌아가는 112 도로를 따라간다.

커다란 호수 주변으로 조용한 마을들이 이어진다.

호숫가 마을들의 풍경도 아늑하고 아기자기하다.

사릅스보르그의 외곽을 따라 시내를 쉽게 벗어나는듯싶었지만 오늘도 길을 헤매고 만다.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저 높은 교각 위의 다리를 어떻게 올라가라는 말이지?"

주변을 둘러봐도 강을 건너는 다리는 높은 교각의 다리뿐이다.

가끔씩 좌우 회전을 거꾸로 안내하는 구글맵 때문에 길이 더 헤깔린다.

"닥쳐!"

안내 볼륨을 꺼버리고 지도를 확인하며 교각의 밑으로 이동하니 거대한 교각의 측면으로 자전거 도로가 나타난다.

"설마 이런 방법으로 이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을 넘는 높은 다리의 하부 측면에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다.

강을 건너자 강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로 길이 이어진다. 강을 넘으며 잠시 길을 헤매는 사이 3시가 가까워진다.

3시, 저녁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오늘도 모든 것이 젖어들었다. 차가운 비, 축축히 젖은 몸, 길 찾기가 쉽지 않은 자전거 도로, 비싼 물가, 너무 일찍 찾아드는 어둠.

"북유럽의 여정, 정말 어렵다."

3시 반, 국경에서 15km 정도 떨어진 마을에 들어선다. 어두워진 하늘에서 조금 더 많은 빗줄기가 내린다.

슈퍼에서 2개에 99크로네로 할인을 하는 초밥세트를 큰맘 먹고 집어 든다.

"밥 좀 먹자."

조리식품을 팔지 않는 노르웨이의 슈퍼마켓은 고소한 빵 냄새만 좋다.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 마을을 벗어나 도로변 숲에 텐트를 펼친다.

비 내리는 어두운 숲의 바닥은 풍성한 이끼들로 푹신푹신하다. 비에 젖은 풀숲이나 물이 고인 밀밭에 비하면 습기가 덜 올라와서 좋다.

비에 젖은 손등에서 하얀 김이 연기처럼 피어올라 사진조차 찍을 수 없다.

비에 젖은 바지와 양말을 벗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축축함이 적은 침낭이라 다행이지만 예테보리까지 2~3일이 소요될 텐데 걱정이다.

"장갑과 바지가 문제네."

슈퍼에서 사 온 초밥은 냉장보관을 한 것이라 쌀알들이 제각각 입안을 돌아다닌다. 괜히 할인을 하는 것은 없나 보다. 고추냉이와 간장 맛으로 그럭저럭 만족한다.

"비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노르웨이의 여행이 끝나간다. 눈이 쌓인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따듯한 날씨에 비에 푹 젖은 여정이었다.

흐린 날씨 탓에 멋진 풍경을 마음껏 보지 못한 짧은 여정이었지만 잠시 머물다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시간이 다시 주어진다면 북부 지역의 숲을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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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0일 / 흐림
오슬로-오페고르-베스트비
평범했지만 편안했던 오슬로를 떠나 다시 스웨덴을 향해서 출발한다. "왜 해가 안 뜨는 거야?"


이동거리
49Km
누적거리
19,450Km
이동시간
5시간 08분
누적시간
1,422시간

 
152도로
 
152도로
 
 
 
 
 
 
 
22Km / 2시간 10분
 
27Km / 2시간 58분
 
오슬로
 
오페고르
 
베스트비
 
 
14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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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넘은 시각, 어두운 아침 하늘은 시간이 갈수록 늦어진다.

"극야라고?"

해가지지 않는 백야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하루 종일 해가 뜨지 않는 극야의 모습도 궁금하다.

"하루 종일 밤이라, 술맛은 좋겠네."

짐들을 정리하고 숙소를 떠난다. 쾌적하고 넓은 호스텔이지만 정말 재미없는 숙소이다. 유럽의 숙소들은 친절하지만 재미가 없다.

덴마크의 쾨펜하겐까지 650km의 여정이다. 계속해서 내릴 겨울비와 짧은 라이딩 시간, 길 찾기가 쉽지 않은 자전거길을 생각하면 어려운 날들이 예상된다.

"아, 오늘이 300일째구나."

시내로 들어가는 익숙한 도로를 따라가고, 생각보다 쉽게 오슬로의 시내를 빠져나온다.

바닷가 방향으로 이어지던 도로는 난데없이 고개를 넘어간다.

오슬로의 해안가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왜 이렇게 자전거가 무겁지?"

아침부터 삐걱거리는 페달의 느낌도 불편하고, 마모가 심해진 스프라켓과 체인의 트러블도 심해진다.

오슬로의 해안가 풍경은 우리의 여수나 통영의 모습과 비슷하다. 잠시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여행 300일째, 무엇이 달라졌는지 지금은 모르겠다. 그저 달리고 싶은 바람 때문에 시작된 여행이기에 다른 특별함을 바라지는 않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가끔씩 찾아드는 피안의 시간들을 놓치지 않고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 외곽의 작은 마을을 지나며 버거킹에 들린다.

54크로네의 저렴한 메뉴를 주문하니 깜찍하게 귀여운 햄버거가 나온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오네."

구불구불한 언덕길들이 계속 이어지고, 1시가 되자 하늘이 더욱 어두워지며 이슬비가 시작된다.

갈수록 자전거가 무겁다. 브레이크가 닿는지 확인해 보려 자전거에서 내리니 뒷바퀴가 주저앉아 있다.

"헐."

우파에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문제가 없었는데 오랜만의 펑크다.

빡빡한 타이어를 탈착하고 확인하니 철심이나 유리조각이 아닌 돌조각이 박혀있다. 굵은 트레이드의 틈 사이로 파고든 돌파편이다.

"구멍이 꽤 큰데 튜브패치로 될까?"

튜브패치를 붙이고 공기를 넣어보지만 역시나 실패다. 스페어 튜브를 꺼내어 교체를 하고 나니 40여 분의 시간이 지나버린다.

"안 그래도 라이딩 시간이 짧은데."

152번 도로를 따라가는 7번 자전거 도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 자전거 도로보다 차라리 일반도로의 갓길로 이동하고 싶은데 도로에는 갓길의 여유가 없다.

자욱한 안개처럼 이슬비는 계속된다. 축축하게 젖어드는 느낌이 정말 싫다.

다시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도로변의 대형마트에 들어간다.

저녁으로 먹을 식료품을 사고 싶은데 매장의 대부분 상품은 생활용품들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는구나."

마을을 지나며 길은 심플해진다. 도로에서 벗어난 자전거 도로를 여유롭게 따라간다.

편안했던 자전거 도로는 어느새 비포장 흙길로 변하고.

다시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길은 언덕과 언덕을 계속해서 넘어간다.

"뭔가 느낌이 안 좋다."

미끄러운 흙길의 언덕들이 이어지지만 나름 괜찮은 풍경과 한적함이다.

하지만 조용한 시골 풍경 속으로 이어지던 흙길은 난데없이 진흙밭의 숲길로 이어진다.

"이건 아니잖아. 구글양!"

물이 고인 진흙밭의 오솔길에서 바퀴가 빠져드는 자전거와 온몸으로 씨름을 하고 나니 진이 빠진다.

오솔길을 벗어나 가축을 기르는 것 같은 축사와 시골집들을 지나고, 비에 젖은 비포장도로가 아스팔트로 변할 때쯤 멀리 언덕들 사이로 작은 마을이 나온다.

"해 떨어졌다. 힝."

마을의 슈퍼에 들러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통닭을 찾아보지만 스웨덴과 달리 노르웨이 슈퍼에는 조리된 식료품 코너가 없다.

대부분 냉동식품들이거나 오븐으로 조리를 해야 하는 것들이다. 간단한 샐러드를 파는 공간이 있지만 풀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빨리 스웨덴으로 가야지."

3켤레에 76크로네로 할인을 하고 있는 양말이 있어 구매를 한다. 고약한 냄새가 밴 양말은 참을 수 있지만 비에 젖은 양말은 이제 정말 싫다.

슈퍼 옆에 위치한 스시집의 메뉴에 마른침을 꼴딱꼴딱 삼키며 허벅지를 꼬집는다.

"저거 5개 먹어봐야 입맛만 버릴 거야!"

채 50km도 이동하지 못한 거리, 자전거 도로를 따라 60km까지 가보려 하지만 비가 굵어지는 컴컴한 밤에 쓸데없는 욕심이다.

도로변 숲으로 들어가 젖은 바닥에 텐트를 펼친다. 이쯤 되면 마른 바닥의 흙냄새와 풀내음이 그리워질 지경이다.

"내일부터는 아침 시간을 서둘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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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99일 / 흐림
오슬로
유럽 사람들이 휴식을 보내고 싶어하는 도시 오슬로, 오슬로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9,40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417시간

 
산책
 
고기뷔페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오슬로
 
오슬로
 
오슬로
 
 
9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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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이런 하늘을 보며 사는 것도 즐겁지는 않을 것 같다. 풍성한 숲과 자연을 만들어주는 날씨겠지만 매일처럼 반복되는 회색빛 하늘은 우울하다.

충분하게 잠을 자고 일어나니 무거웠던 몸이 조금은 가볍다. 마저 남은 오전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오슬로의 거리를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24시간 교통권을 사용할까 생각하다 108크로네의 가격도 그렇고, 많은 곳을 움직이며 다닐 생각이 없다.

"자전거로 시내까지 가서 도보로 구경하지 뭐."

3km 정도의 거리, 오슬로 성당 주변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칼 요한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오슬로 성당의 맞은편에 자전거를 잘 묶어둔다.

잠시 성당에 들린다. 일요일이라 오전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성당의 내부는 심플하고 특별한 것은 없어 보인다.

성당을 나와 칼 요한 거리로 걸어간다.

"대체 무엇이 있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을까?"

유명 브랜드들의 샵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특별히 눈에 띄는 석조 건물이나 고건물도 없고, 서울의 명동 거리처럼 그냥 사람들의 움직임만 분주할 뿐이다.

왜 이 거리를 반드시 구경해야 한다고 했는지 따져보고 싶어진다.

"이유가 뭡니까?"

오직 특별한 것은 동전이 든 종이컵을 흔들며 밝은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 거지들이다.

"헤이, 헤이!"

젊은 여자 거지의 거침없는 인사에 놀라고, 웃는 얼굴이지만 사람을 가늠하는 듯 쳐다보는 불쾌한 눈빛에 소름이 끼친다.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사람, 벽에 기대에 퍼질러 앉아있는 사람, 무언가 안내 책자 같은 것들 들고 있는 사람 등 거지들의 모습도 참 다양하다.

"나도 거지야!"

많은 마을을 지나치며 대형 슈퍼마켓의 입구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꼭 한 명씩은 보았고, 슈퍼에서 산 식료품들을 건네주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어쩔 수 없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빈곤한 사람들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지지만 기본적으로 나이가 젊은 거지들에게는 동정심 같은 것은 없다.

"러시아의 할머니들도 추운 날씨에 감자나 채소 같은 것을 가지고 나와 파는데."

멀리 스웨덴 궁전의 모습이 보인다. 칼 요한 거리는 스웨덴 궁전에서 오슬로 중앙역까지 직산으로 뻗은 거리다.

스웨덴 의회의 건물 앞으로 공원이 시작된다.

어제부터 시끌벅적한 공원의 모습이다.

회전목마와 관람차 그리고 작은 스케이트장이 공원에 들어서 있다.

대단한 놀이시설도 아닌데 아이들을 데리고 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 밝고 재미있어 보인다.

놀이시설 주변에 작은 노점들에도 사람들이 많고,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작은 모닥불과 의자들이 갖춰져 있다.

"대단한 것도 없는데, 무척이나 즐거워 보이네."

공원을 지나 궁전으로 걸어간다.

곳곳에 산책을 하듯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오슬로, 이런 느낌의 공간이구나."

대단히 특별한 것은 없지만 사람들의 움직임과 표정은 마치 커다란 공원에 산책을 나온듯한 느낌이다.

심플 그 자체의 스웨덴 궁전이다.

내부의 모습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궁전이라는 사치스러운 단어와 어울리지 않을 만큼 소박하다.

21세기에 왕가가 존재하는 국가들의 모습이 바보스럽게 느껴지지만 남의 나라의 전통이니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많은 유럽의 왕가 중에 스웨덴의 왕가는 국민들에게 얼마나 사랑과 존경을 받는가?"

궁전 뒤편의 정원도 소박하고, 궁전의 모습이라기 보다 시민들의 공원에 궁전이 들어서 있는 모양이다.

12시가 되자 근위병들의 교대식이 이뤄진다.

"하하하, 귀엽네."

형식적인 행위이겠지만 간소하고 유치할 정도의 근무 교대식의 모습을 사람들은 즐겁게 구경을 한다.

"가끔 보면 유럽 사람들은 유치스럽게 귀엽다."

일직선으로 뻗은 칼 요한의 거리가 보이는 궁전에서 풍경이 좋다.

국민들과 눈 높이가 맞춰진 왕가의 모습이 아닐까 느껴지는 풍경이다.

"노르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 같네."

"편안한 친근감, 자연스러운 여유 같은."

우리의 청와대로 이런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싶다.

시내 곳곳에 조각상이 정말 많고,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 가치가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정말 평범한 도시다."

시청을 지나 오슬로항으로 걸어간다.

오슬로 근처 섬들을 유람하는 배들이 움직이고, 유람선이나 페리를 타고 오슬로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아케르스후스 요새를 둘러보기 위해 공원을 걷는다.

항구에서 바라본 요새는 거친 암벽 위에 세워진 철옹성처럼 보였는데 성 내부의 모습은 공원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성벽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오슬로항이 보이는 성벽으로 걸어가 풍경을 보지만 역시나 오슬로의 해안가 풍경은 큰 특색이 없다.

많은 기대를 했다면 정말 실망스러울 법한 풍경이다.

요새의 주변을 걷고 .

내부의 모습이 궁금하여 들어가 보니 입장료를 받는다. 100크로네가 넘는 금액이다.

"참 각박하다."

무료로 개방되는 박물관이 많던 스톡홀름과 달리 오슬로의 박물관들은 대부분 유료입장이다. 오슬로패쓰를 구매하고 관광을 하면 편하겠지만 교통권과 오슬로패쓰를 구매하려면 500크로네가 넘어간다.

"3박 4일 정도의 일정이라면 모를까. 뭉크 미술관 정도 외에 딱히 보고 싶은 것도 없는데."

일요일이라 2시에 오픈을 하는 식당, 한 시간 반의 여유가 있지만 딱히 둘러볼 곳도 더는 없다.

기념품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엽서와 자석을 사려 해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오슬로는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그저 그런 도시인듯싶다.

그저 편안해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평범한 일상의 시간들이 느껴진다.

특별하지 않지만.

특별하지 않은 것이 특별한 도시다.

사람들은 이런 평범한 일상의 시간, 그 흐름의 여유를 찾아 오슬로를 여행하는가 싶다.

어제의 식당으로 찾아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야무지게 밥을 먹는다.

여러 접시를 비우고 찾아온 포만감이지만 역시나 아쉽다.

오슬로 성당으로 돌아가기 전 냉장고 자석 하나를 사 들었다.

"그런데 소포는 한국에 도착한 건가? 실패인가?"

"꼭 도착했으면 좋겠는데."

숙소에 돌아와 자료들을 정리하고, 슈퍼에서 빵을 사 먹고, 출출하여 패니어에 든 식빵까지 먹어치운다.

"아, 왜 계속 배가 고프지? 죽겠네."

덴마크의 코펜하겐까지의 경로를 살펴보다 다시 시작될 축축한 빗속의 여정이 끔찍하다.

"정말 벗어나고 싶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98일 / 흐림
릴레스트룀-오슬로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로 들어간다. 오슬로의 멋진 모습보다는 고기와 따듯한 샤워와 침대가 필요하다. "고기 먹으러 오슬로에 가자!"


이동거리
24Km
누적거리
19,401Km
이동시간
4시간 27분
누적시간
1,417시간

 
왔다!
 
고기뷔페
 
 
 
 
 
 
 
8Km / 0시간 40분
 
16Km / 3시간 47분
 
릴레스트
 
알나
 
오슬로
 
 
92Km
 
 

・국가정보 
노르웨이, 오슬로
・여행경보 
-
・언어/통화 
노르웨이어, 크로네(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마이콜, 1기가 75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7-9026-3544

 
아침 알람이 다 지나가기 전 잠에서 깨어난다. 눅눅한 잠자리의 불편함이 게으름을 이겨낸다.

"하루 정도는 비가 안 와도 좋을 텐데."

깨끗한 자연이 좋기는 하지만 매일 이런 날씨라면 정말 싫을 것 같다. 햇볕도, 하늘도, 별도 구경하기가 너무 어렵다.

15km 정도의 거리라 아침을 거르고 오슬로 시내로 출발한다. 3시 체크인 시간까지 거리를 둘러보고 점심을 먹은 후 숙소로 들어갈 생각이다.

체크인 시간이 빠르면 바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시내로 이동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도로변 맥도널드의 유혹을 몇 차례 넘기며 지친 페달링을 이어간다.

250크로네의 점심 뷔페를 먹을 생각이다. 엄청나게 비싼 한 끼의 밥값이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를 수밖에.

햄버거 하나에 150크로네 정도이니 차라리 좀 더 비싸더라도 양껏 먹는 것이 좋다.

알록달록 붙어있는 시내의 주택가들이 나온다. 지금까지 지나왔던 다른 도시에 비해 크게 흥미롭지는 않다.

시내 중심으로 들어서며 사람들의 움직임이 부쩍 많아진다. 소란스러운 느낌은 없지만 뭔가 정신이 없다.

"주말이긴 한데 무슨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니 오슬로 중앙역의 광장이 나온다.

"아, 여기가 칼 요한스 거리구나."

오슬로에 오면 구경해야 한다는 칼 요한스 거리에는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냥 명동인데.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일 걸어보고."

아케르스후스 요새가 있는 항구로 방향을 바꿔 이동한다.

칼 요한스 거리 이외의 거리는 한산한 편이고, 딱히 특별한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수 없어 요새의 주변을 돌아 항구로 나간다.

"너도 내일."

스톡홀름의 항구에 비하면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다.

"별 매력이 없는데."

"춥다."

거리 곳곳에 크고 작은 조각상들이 굉장히 많다.

"이게 시청이군."

딱히 상징적인 랜드마크도 찾기가 힘들고, 산책이나 운동을 하고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 이외엔 흥미로운 것이 없다.

궁전이 있는 공원에도 사람들이 많고, 스웨덴의 궁전에서 국립극장, 칼 요한스 거리로 이어지는 공원과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무것도 없는데."

추운 날씨와 엉망이 된 컨디션 탓인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무언가가 없다.

"사람 말고는 아무것도 없네. 뭐가 좋다는 건지."

"밥이나 먹으러 가자."

뷔페메뉴가 있는 중식당으로 들어간다.

아주 소박한 뷔페 메뉴들이지만 약간의 해산물과 고기들이 놓여있고, 재료를 담아 주방에 건네주면 재료들을 철판에서 볶아준다.

"참나!"

스시와 딤섬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모든 것이 빈약해 보인다.

"250크로네라.."

나는 질보다 양이 중요하니 해산물과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으면 최고지만 일반 여행객들이 왜 이런 식당에 별점을 주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뷔페 말고 일반 요리가 특별한가?"

내가 일반 여행자라면 여행 중 뷔페식당은 안 올 것 같다.

어쨌든 나에게는 좋은 식당이고, 비싼 만큼 많이 먹으면 그만이다.

"뭐든 기름에 튀기거나 철판에 볶으면 맛있지."

두세 차례 접시를 비우고, 배가 넉넉하게 차기보다는 뭔가 컨디션이 좋질 않다. 어젯밤부터 찾아든 한기 때문인지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너도 내일 다시, 오늘은 맛보기였어!"

2시 반, 숙소를 찾아간다. 시내 중심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시내를 구경하며 길을 따라가도 그다지 볼 것이 없다.

"스톡홀름이 훨씬 매력적인데, 뭐지?"

기숙사형 호스텔에 도착하고.

아파트 형태라 자전거를 세워둘 장소가 있어 이곳을 선택했다.

"기숙사형이 아니고 공장형이네."

엄청나게 넓은 호스텔의 로비와 수많은 방들, 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쾌적하다.

넓은 룸에는 3시부터 잠을 자고 있는 이상한 놈들도 보이고, 샤워를 하고 빨래들을 정리한다.

"공간은 넓은데 텐트를 말릴 장소가 없네."

넓고 쾌적한 것을 제외하면 별 재미가 없는 호스텔이다.

내일은 궁전 주변을 산책하고 쉬어야겠다. 첫인상이지만 오슬로는 나에게 큰 매력이 없는 도시처럼 느껴진다.

"여정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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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97일 / 흐림
비요르켈라겐-릴레스트룀
스웨덴에서 노르웨이로 산길을 넘어온 피곤함이 있지만 문제는 정말 지치지도 않고 내리는 차가운 겨울비다. "오슬로로 가자. 춥다!" 


이동거리
68Km
누적거리
19,377Km
이동시간
4시간 59분
누적시간
1,413시간

마이콜유심
나는누구
30Km / 2시간 10분
38Km / 2시간 49분
비요르켈
월스모언
릴레스트
68Km

・국가정보
노르웨이, 오슬로
・여행경보
-
・언어/통화
노르웨이어, 크로네(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마이콜, 1기가 75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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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026-3544

정말 끝임 없이 내린다. 징그러운 비와 습기다.

6시 반부터 시작된 알람 소리에 항복을 하고 침낭 밖으로 기어 나온다.

"오슬로까지 그냥 오늘 갈까?"

비에 젖어있는 모든 것이 싫지만 숙소를 예약하려면 먼저 유심카드를 사야 한다. 와이파이를 찾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검색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저녁이 되고 말 것이다.

"3시부터 시작되는 저녁은 여행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아침 일찍 깨었지만 여명이 시작되고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니 어차피 9시가 되기 전 시간이다.

"일단, 첫 번째 마을에 가서 유심칩을 사자."

15km 정도의 거리를 달려 노르웨이의 첫 번째 마을에 들어선다.

"동네 이름 참.."

스웨덴처럼 편의점에서 유심카드를 판매할 것 같아 첫 번째 매장으로 들어간다.

"어, 여긴 슈퍼마켓이네."

카운터의 여직원에게 어디서 유심칩을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모른다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와이파이를 검색하니 하나가 잡힌다.

"빙고!"

생일 메시지를 먼저 보내고 안도한다.

노르웨이의 유심카드를 검색하니 Telia와 Mycall이 검색되고, Mycall 유심카드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주변을 검색하니 마을을 벗어나기 전 주유소에 편의점이 있다.

"오케이."

주유소의 편의점에 도착.

따듯한 매장으로 들어가니 맛있는 냄새가 난다.

"찬국이네."

"유심카드 있어요?"

"네, 마이콜을 찾으시나요?"

"네!"

유심카드 49크로네, 데이터 1기가 75크로네다.

"와, 진짜 비싸다."

유심카드를 교체하고 세팅을 하려니 뭔가 방법이 특이하다.

Til 06160으로 이름과 퍼스널 넘버를 보내라고 적혀있다.

"이름은 알겠는데 퍼스널 넘버가 뭐야?"

이리저리 두 번의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없다. 경험상 유심카드가 활성화되면 통신사에서 줄기차게 안내 문자가 수신되는데 말이다.

카운터의 직원에게 퍼스널 넘버 뭐냐고 묻자 유심카드의 코드를 가리킨다.

"이게 아닌데, 너네도 모르는구나!"

아무리 봐도 퍼스널 넘버는 노르웨이 아이디 번호를 말하는 것 같다.

유심카드의 포장에 퍼스널 넘버가 없는 사람들이 작성하는 양식이 한 장 첨부되어 있고, 내용을 작성하여 샵에 제출하라고 적혀있다.

"이거군!"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을 적고 카운터의 직원들에게 설명서를 보여주니 잠시 상의를 하더니 서류를 들고 사라진다.

잠시 후 서류를 들고 갔던 여직원은 방긋 웃으며 서류를 건네준다.

"조금만 기다리면 돼."

문자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주문한 햄버거의 가격을 물어보니 159크로네라고 대답한다.

"159? 아니 뭔 햄버거가 2만원이나 해!"

핀란드에 들어서며 높은 물가에 억 소리가 났는데, 노르웨이에 오니 턱이 빠질 지경이다.

통신사 메시지가 오고, 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한 후 유심카드의 활성화를 확인한다.

"일단, 오케이."

유심카드를 사느라 1시간 반을 소모했다. 따듯한 매장 안에 있으니 비 내리는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배도 고프다.

작은 햄버거를 99크로네에 주문하고, 어이없게 비싼 햄버거로 아침 겸 점심을 한다.

"정말 살 떨리는 물가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고, 12시가 되어 오슬로를 향해 출발한다. 아침보다 거센 빗방울이 떨어진다.

차량들이 흩날리는 물보라와 빗방울을 콤보로 맞으며 길을 따라간다.

첨벙거리는 신발과 천천히 젖어들어 너무나 차가워진 장갑 그리고 축축한 옷과 몸, 정말 끔찍하다.

"눈을 내려라. 이놈들아!"

오슬로의 위성도시 릴레스트룀에 들어서며 도로는 고속도로로 바뀌고,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타고 시내로 들어선다.

"이 마을은 삼지창!"

차가운 비는 하루 종일 계속해서 내린다.

"춥다. 춥다고!"

슈퍼마켓을 찾아 복잡한 시내 도로를 헤매는 사이 오늘도 어두워진다. 식빵과 콜라, 소시지만 사 들어도 2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미친다."

근처의 공원을 찾아 페달링을 서두르고, 비싼 콜라는 바닥에 떨어져 분수쇼를 펼치고, 손과 발은 너무나 시리다.

텐트를 치고 침낭을 꺼내어 덮어도 젖은 침낭은 쉽게 온기가 차오르지 않는다.

커피를 끓이기 위해 덜덜거리는 몸으로 애를 쓰고, 따듯한 커피를 마셔도 그때뿐이다. 억지스럽게 저녁을 해결하고 젖은 침낭을 끌어당긴다.

"침낭이 몸을 덥혀주는 건지, 내가 침낭을 말리고 있는 건지."

"나는 누구, 여긴 어디냐?"

숙소를 예약하고, 내일의 경로를 확인한다.

"에쉬! 값싼 스시뷔페도 없고, 뭔 뷔페가 250크로네나 하냐!"

값비싼 노르웨이 음식은 가격을 떠나 새똥만큼 주는 양이 문제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고기가 있는 나라로!"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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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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