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8일 / 맑음
라임스-부지에-쓰떼네
어제의 폭우로 인해 컨디션과 장비들이 엉망으로 변해있다. 라임스의 랭스성당을 구경하고 룩셈부르크로 향해서 간다.


이동거리
110Km
누적거리
22,757Km
이동시간
7시간 20분
누적시간
1,725시간

 
랭스성당
 
도로
 
 
 
 
 
 
 
70Km / 4시간 30분
 
40Km / 2시간 50분
 
라임스
 
부지에
 
쓰떼네
 
 
744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저녁 일찍 잠든 탓에 7시가 되어 잠이 깬다.

"12시간을 잔 건가?"

텐트를 열어 보니 아직 어둠이 남아있다. 축축하게 변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바지와 옷은 말랐지만 뽀송했던 침낭은 하루 만에 엉망이다.

8시 반, 아침 해가 떠오른다.

바나나로 간단히 허기만을 채우고, 15km 정도 남은 랭스로 향한다.

큰 언덕을 오르고 라임스 시내의 모습이 산 아래로 펼쳐진다.

시내 중심으로 트램이 지나가는 라임스의 거리는 한산하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간다. 다행히 아침 메뉴가 아니라 일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오늘도 100km 정도는 이동해야 하는데."

4일 정도 남은 쉥겐기간,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빠르게 독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00km 떨어진 룩셈부르크 방향의 작은 마을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랭스 성당으로 간다.

 

 

대로변의 건물을 돌아가자 랭스 성당의 고고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 멋지다."

프랑스 왕들의 대관식이 열린다는 랭스 성당은 파리에 있는 로틀담 성당과 비슷한 모양이다.

양쪽으로 세워진 첨탑과 중앙의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 세 개의 아치형 입구가 화려하다.

10여 명의 관광객들만이 있어 편하게 성당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입장료도 없어서 좋다.

"내부도 궁금한데, 자전거를 어쩐다."

성당 앞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잠시 내부를 둘러본다. 자꾸만 신경이 자전거로 가니 마음이 불편하다.

성당의 내부는 심플한 모습이다. 정면에서 보이던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의 내부 모습이 예쁘다.

십자가가 놓인 단상의 위치가 조금 색다르고, 스테인드글라스 밑으로 공간마다 기도를 올리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천천히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역시나 불편하다. 성당 내부를 빠르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온다.

성당의 측면을 돌아 후면까지 구경을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다.

"아쉬워!"

라임스의 시내를 벗어난다. 작은 도시라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고고 룩셈부르크!"

시내를 벗어나자 길은 바로 산으로 향한다. 라임스에서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뒷바람이 불어오니 100km 거리의 이동에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산을 오르고 펼쳐지는 포도밭의 풍경, 옷가지들을 추스르고 경로를 재확인한다.

"오늘도 내비게이션은 무시!"

프랑스의 도로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도로들이 잘 연결되어 있고, 차량들의 통행도 많지 않아 국도의 라이딩이 편안하다.

운전자들의 매너도 꽤 좋다. 차로를 넘어 역주행해오는 차량도 보기 힘들고, 커다란 화물차들은 거칠게 지나치기보다 속도를 줄여 뒤따라 오다 안전하게 지나쳐 간다.

그냥 속도만 줄여 지나쳐도 고마운 일인데, 도로의 여유가 있음에도 오랫동안 뒤에서 따라오니 미안한 마음이 생길 정도다.

오늘도 산과 언덕을 오르내린다. 바람이 등을 밀어주는 느낌이 느껴질 만큼 제법 강한 바람이 계속되는 날들이다.

언덕의 정상의 오래된 고목의 밑에서 잠시 쉬어간다.

"구름이 예쁘네."

고목에 기대어 잠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자전거가 쓰러진다.

"청승 떨지 말고 가라는 말이지!"

13시 반, 룩셈부르크 163km.

"바람개비들이 날 바라보고 있어. 너무 좋아!"

우크라이나까지 동쪽을 향하는 여정, 맞바람을 맞으며 서쪽으로 달려온 보상의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시골 마을들과.

산과 언덕을 오르내리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쓸데없는 잡념도 사라지고 지나쳐가는 풍경과 하늘의 구름들, 길게 뻗은 국도의 곡선들만을 멍하니 응시하며 달려간다.

갈림길의 교차로에서 잠시 쉬어간다. 크루아상으로 허기를 달래는 동안 한기가 밀려온다.

"바람이 좋긴 한데, 다 좋은 건 아니네."

벗었던 장갑을 다시 꺼내고, 길을 출발한다.

"몽골이네. 몽골!"

시골 마을의 집들은 르아브르가 있는 노르망디 지역의 집들이 유독 독특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이곳의 집들은 뭔가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

3시 20분, 룩셈부르크 135km.

조금씩 지쳐간다.

"프랑스 시골 풍경 참 좋다."

특별히 대단한 풍경은 없지만 한적한 프랑스의 도로를 달리는 것은 너무나 편하고 마음에 든다.

천천히 페달링의 속도가 떨어져 간다.

"저건 무슨 컨셉이냐?"

2~3단으로 꺾여 올라가는 오르막 위로 숲을 갈라놓은 듯한 도로가 이어진다.

"이것만 넘고 마무리해야겠다."

이미 100km 넘게 달려온 거리, 목적지로 정했던 작은 마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야영지를 찾으며 도로를 따라가고, 하루의 태양이 저물어 간다.

"비가 안 내렸으니까, 오늘은 좋은 하루!"

산 위의 숲인데도 이상할 만큼 습기가 많고, 가끔은 습지처럼 물들이 고여있다. 바람이 부는 날이라 평야보다 나무나 잡목이 있는 곳에 텐트를 펼치고 싶은데 물과 습지가 문제다.

6시가 되기 전, 차단기가 내려진 숲의 임도를 찾고 안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마른땅의 임도는 매우 매력적인데 바람을 막을 수가 없다. 노루가 뛰어다니는 숲으로 들어간다.

그럭저럭 물기가 없는 장소를 찾아 텐트를 펼친다. 라면에 소시지를 넣어 저녁을 해결하고, 넉넉한 저녁 시간에 자료들을 정리하려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정말 싼 게 비지떡이군."

100기가의 데이터가 있지만 프리 모바일의 네트워크는 시골에서 잘 잡히지 않는다.

"어제 푹 자서 잠도 안 오는데."

룩셈부르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 내일이면 프랑스의 첫 번째 여행을 마치고 16번째 나라 룩셈부르크로 간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7일 / 폭우
모-샤토티에리-라임스
레오니가 말했던 태풍은 조용히 지나갔다.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길, 프랑스의 포도밭을 지나 라임스로 간다.


이동거리
98Km
누적거리
22,647Km
이동시간
7시간 24분
누적시간
1,717시간

 
포도밭
 
폭우
 
 
 
 
 
 
 
50Km / 3시간 30분
 
48Km / 3시간 54분
 
 
샤토티에
 
라임스
 
 
634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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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기가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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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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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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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내리던 비는 멈췄지만 바람은 계속된다. 삐그덕거리며 이내 부러질 것 같은 나뭇가지의 흔들림이 요란하다.

1,000km 정도가 남은 베를린까지의 거리, 슁겐 기간과 프라하에서 만나기로 한 파박과의 만남을 위해 조금 부지런히 달려가야 한다.

아침 일찍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공원 숲 속으로 물이 차오른다.

"뭐야?"

서둘러 텐트를 정리한다. 비가 내렸지만 바람이 불어 뽀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텐트를 젖게 하고 싶지 않다.

바람 때문에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일단, 밥 먹고 가자."

작은 타운 모의 풍경은 조금 무겁게 느껴지던 어제와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다.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100km 거리의 랭스 성당으로 출발한다.

어제부터 불어오는 뒷바람으로 페달링은 가볍지만 라임스로 향하는 길은 산과 고개를 넘어가는 험난한 길이다.

언덕과 산을 넘어가는 동안 숨이 차오른다.

"일단, 올라오니 좋네."


맑은 하늘과 산 위에 펼쳐지는 평야의 풍경은 너무나 시원하고 좋다.

바람에 밀려 길을 따라가는 동안 이면도로를 안내하는 구글맵의 안내를 무시하고, 작은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산등성이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계속 반복된다.

잠시 쉬는 동안 레오니가 준비해준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랜다. 강한 바람 탓에 빠르게 땀이 식고 차가운 한기가 찾아든다.

작은 시골의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하늘이 어두워진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상치 않다.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고.

프랑스의 작은 시골의 마을들은 우리의 시골처럼 적막한 느낌이 든다. 평화로운 평야의 풍경과 달리 생동감을 느낄 수 없다.

"이렇게 예쁜 카페가 그냥 버려지네."

평탄한 산등성이들, 숲이 사라진 자리에는 포도밭이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숲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었을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 대형 슈퍼마켓을 찾아 결정장애의 면모를 드러내는 동안 비는 멈춘다.

슈퍼마켓을 찾느라 경로를 재설정했던 내비게이션은 비에 젖은 강변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한 순간도 방심을 못하게 만드네. 그 틈을 안 놓치고 이런다니!"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길을 되돌아간다. 프랑스의 강변은 작은 강수량에도 강이 범람하는 모양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적피해가 없다면 자연은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도로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라이딩이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조금씩 지쳐간다.

"봄이나 가을의 풍경이 궁금하네."

4시 반, 라임스까지 40km 정도가 남았다. 라임스 가까운 곳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아침 랭스 성당을 구경하고 아침을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

"20km? 30km만 더 가 볼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몽골의 초원 같잖아!"

작은 마을의 갈림길, 바람을 타고 계속해서 국도를 따라간다.

갑작스레 굵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레인 팬츠를 갈아입지만 이미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야! 말 좀 하고 내려라! 당황스럽잖아."

좀 더 라임스에 가까이 가고 싶지만 야영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산 위의 침엽수들을 보고 언덕을 올랐지만 군인 묘지인지 펜스로 가로막혀 있고, 다른 나라의 의미 있는 시설에 무례하게 침범하고 싶지는 않다.

넓은 밭의 끝이나 중간중간 작은 숲이 보이지만 질척거리는 흙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찌 이렇게 깔끔하게 밭을 만들었다니!"

야영지를 찾는 동안 오르막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다시 소나기가 굵어진다.

도로변 언덕의 밭으로 들어간다. 조금 시끄럽겠지만 잡목들이 있어 텐트를 펼치기에 적당할 것 같다.

텐트 자리를 마련하는 사이 10여 분 동안 비와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뭐야? 우박이야!"

뭔가 이물질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빗방울들을 받아보니 투명한 얼음 알갱이가 바닥에 떨어진다. 이내 녹아버리고 말지만 바람과 우박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순식간에 빗물들이 옷과 신발 속으로 스며든다.

"에쉬, 다 젖었다!"

겨우 텐트를 펼치고, 완전히 젖어버린 몸이 차갑게 식어간다.

"어, 추워!"

옷과 양말을 벗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슈퍼에서 산 크루아상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저녁 일찍 잠들고 만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6일 / 흐림
파리-모
몽마르뜨 언덕을 구경하고 파리를 떠날 계획이다.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부디 뒷바람이길!"


이동거리
63Km
누적거리
22,549Km
이동시간
6시간 05분
누적시간
1,710시간

 
몽마르뜨
 
도로
 
 
 
 
 
 
 
31Km / 3시간 20분
 
32Km / 2시간 45분
 
파리
 
빌파리지
 
 
 
536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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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기가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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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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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친구들은 시끄럽고 매너가 없어 보이지만 자신들만의 기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서적 차이를 이해하면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남미에 가서 제대로 만나 봐야지."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남다른 아침이다.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숙소의 조식을 아침을 해결하고 짐들을 정리한다.

숙소 직원이 꼬마 아이가 호기심의 관심을 보인다. 정말 귀여운 녀석이다.

왠지 외로워 보였는데, 둘이 있으니 행복해 보이는 피에로들이다.

"우리 즐겁게 여행하자."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10시가 되어서야 출발 준비가 끝난다. 체크아웃을 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던 여직원과 매니저가 없어서 아쉽다.

자유의 여신상이 세느강변으로 이동해서, 강변을 따라 콩코르드 광장으로 간다.

"레오니 안녕."

"굿바이 파리"

알렉상드르 3세의 다리를 지나 콩코르드 광장으로 간다.

바다의 분수대에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사이 바람에 자전거가 넘어진다.

"레오니가 태풍이 분다고 걱정하더니, 그 바람인가?"

몽마르뜨 언덕을 가기 위해 마들렌 사원을 지나 오페라극장 가르니에를 지나친다. 일요일 오전, 거리는 한산하고 거의 모든 가게들은 닫혀있다.

"자석과 엽서를 사야 하는데."

몽마르뜨 언덕은 정말 언덕 위에 있나 보다. 골목을 따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작은 골목이 끝나고 도로의 교차로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자석과 엽서부터."

"뭘 찍는 거야?"

사람들의 카메라가 향한 곳을 보니 붉은 풍차가 세워진 붉은 건물이 보인다.

"아, 물랑루즈 극장이구나. OST 정말 좋았는데."

물랑루즈 극장을 지나 도로의 경사도는 더 해진다. 처음 찾아간 곳은 공동묘지 공원 같은 곳이다. 카페들과 함께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다.

"별거 없는데,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가자."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가는 길, 언덕을 향해 오르는 동안 골목 주변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고, 예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여기가 몽마르뜨 언덕이구나."

사크레쾨르 성당은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언덕의 정상을 향해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언덕의 아래 작은 골목의 식료품 가게, 영화 아밀리에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블루, 레드, 그린 원색의 빛과 컬러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럽던 아밀리에의 모습이 떠오른다.

"잊고 살았네. 다시 보고 싶다. 아밀리에!"

다시 언덕을 향해 오른다. 여기저기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좁은 골목은 걷기조차 불편하다.

선물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벗어나니 작은 공터가 나오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다.

"다 왔다."

백색의 사크레쾨르 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객들이 없는 성당의 뒤편을 구경하고 정면으로 간다.

성당의 모습보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파리 시내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바람에 자전거가 쓰러진다.

"제발 뒷바람이어야 한다. 제발!"

"시간만 있었으면 다 풀어놓고 갈 텐데."

 

몽마르뜨 언덕을 내려온다.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과 모노레일이 운영되는 것 같다.

경사가 가파른 골목을 따라 언덕을 내려온대.

골목을 빠져나와 독일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지하철역 주변의 분위기가 어둡고 무질서하다. 레오니의 말처럼 파리 북부의 분위기는 숙소가 있던 15구역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주변 맥도널드에 들러 점심을 해결한다. 앞서 주문을 하는 가족,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는 10분 가까이 카운터에서 메뉴를 고르고 취소하기를 반복한다. 뭔가 체념한 듯한 표정의 남자 직원의 인내심이 대단하고, 옆에서 그 관경을 바라보는 다른 여직원의 시선에는 불만이 가득 담겨 있다.

자전거를 바라보며 햄버거를 먹는 동안 약간 정신이 나간듯한 허름한 중년의 남자가 자전거에 올라타는 행동으로 장난을 치더니, 뭐가 좋은지 희번덕 한 웃음을 보이며 지나간다.

남자의 행동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동작을 멈추고 그냥 웃고 만다.

"빨리 벗어나자. 동네가 이상하다."

더욱 지저분하고 허름한 파리 북부의 시내를 지나간다. 작은 하천의 강변도로로 자전거길이 이어지고.

하천을 따라 편하게 파리 시내를 벗어난다.

아침부터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뒷바람이다.

천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뒷바람의 도움으로 너무나 편한 라이딩이 이어진다.

"몽마르뜨에서 보낸 시간을 모두 만회하겠는데.'

1시 반이 넘어서야 언덕의 지하철역을 벗어난 늦은 출발인데, 생각보다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시선과 경쾌한 페달링은 공원으로 들어가는 도로의 길이 막히며 어이없이 끝나버린다.

"뭐야!"

내비게이션은 하천을 따라가라고 안내하지만 하천의 벗어나는 양쪽의 입구는 모두 잠겨있다.

"왔던 길로 한참을 되돌아 가야 하는 거야?"

지도를 확인하니 맞바람을 맞으며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은 미친거나 다름없다. 자전거를 끌고 낑낑거리며 하천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내려간다.

흙길의 산책로는 갈수록 엉망으로 변해가고, 더 큰 문제는 다시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다.

다행히 산책로의 끝부분이 자전거길과 연결되어 있다.

"아, 살았다."

식료품을 사려고 들른 마을은 일요일이라 가게들이 휴업 중이다.

"배고픈 하루가 될 것인가?"

하천을 따라 이어지던 길이 끝나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려간다.

잠시 서 있기가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어온다. 맞바람이라 생각하면 정말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작은 마을들과 평야를 지나치고, 작은 마을을 빠져나오며 구글맵은 난데없이 평야를 가로지르라고 안내한다.

"싫다!"

길을 돌아가 버스 정류장에서 바람을 피하며 쉬어간다. 갈증으로 물을 마시려고 하니 생수통이 보이질 않는다. 라이딩을 하며 빠져나간 느낌이 없었는데 알 수가 없다.

"어이가 없네."

언제부터 생수병이 없었는지 사진을 뒤적여 보니 파리 시내를 벗어날 때부터 생수병이 없다. 맥도널드에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확인했으니, 아마도 약간 정신이 나간듯한 남자가 가져간 것이 아닌가도 싶다.

"야, 그거 수돗물이야. 바보야!"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며 수돗물을 채워놓은 것이다. 생수는 보통 취사를 하거나 양치를 할 때 사용하는 물이라 수돗물도 상관이 없고, 네덜란드나 북유럽의 수돗물은 깨끗해서 그냥 사용하던 버릇이 남아있던 것이다.

"일요일이라 생수 구하기도 힘든데."

자전거 여행자의 소지품들은 대부분 볼품없는 것들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쓸데도 없는 그런 것들을 훔쳐가서 여행자가 얼마나 난처한지를 알면 그들도 정말 어이가 없을 것이다.

"장난치지 마라. 개구리는 맞아서 죽는다. 촤식들아!"

어쨌든 생수를 구해야 한다.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물이 없이 돌아다닐 수는 없다.

바람이 더 강해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마을을 빠져나오며 길을 헤매고 구글맵도 정신을 잃었는지 앞으로 가도 '유턴', 뒤로 가도 '유턴'을 하라며 안내를 한다.

"어쩌라는 거냐? 좀 전에 안내를 무시했다고 삐쳤냐?"

평야를 가로지르라던 안내를 무시한 댓가는 무시무시한 측면 바람으로 돌아온다. 옆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을 이기며 현실 부정의 나약함을 드러내고야 만다.

"아닐 거야. 이 길은 곧 끝날 거야!"

측면 바람으로 바뀐 도로의 방향은 계속 직진으로 이어지고, 반가운 교차로를 만나자 무의식적으로 좌회전을 하고야 만다.

"어떻게든 길이 이어지겠지. 설마!"

측면 바람의 도로로 돌아가라고 안내하는 구글맵이 정말 얄밉게 느껴진다.

"삐친거네. 삐쳤어!"

마을 안쪽의 도로는 건물들로 인해 조금은 바람으로부터 수월하지만 도로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마을을 벗어나고 다시 강풍을 마주한다. 도로의 곳곳에는 부러진 나뭇가지들과 겨우살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진 가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열매도 있네."

"와, 이거 얻어맞으면 골로 가겠는데."

어둠이 시작될 무렵 오늘의 목적지인 작은 타운 모에 들어선다.

슈퍼마켓을 찾던 중 문이 열려있는 중식당을 발견하고 들어간다. 식당에 들어서니 식사를 하고 있던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묶으라며 불어로 알려준다.

"묶었어요."

밥과 고기반찬을 포장한다. 파리 시내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예쁜 점원은 뻥튀기처럼 하얀 중국 과자를 서비스로 담아준다.

몇 군데의 슈퍼들은 모두 닫혀있고, 타운의 중심가도 적막할 정도로 열린 가게들이 없다.

조금은 어둡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을의 분위기다. 어렵게 영업을 하는 슈퍼를 찾고 물과 콜라를 사서 나온다.

"어디서 캠핑을 하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서둘러 주변의 공원을 검색하고 이동한다.

위성지도로 확인했을 때 작은 숲이 보이던 강변의 공원으로 가는 길은 침수가 되어있다.

"아놔. 50미터만 가면 되는데."

물길을 건널지 말지 고민을 하다 길을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도로를 빙돌아 침수가 된 지역을 건너고, 공원으로 들어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 가 적당한 자리에 텐트를 펼친다. 주변에 산책로가 있는지 확인하니 작은 습지가 있는 지역이라 산책로 같은 것은 없다.

무서운 바람 소리에 나뭇가지가 삐그덕거린다. 잔가지들이 떨어지며 텐트를 두들긴다.

숲의 나무들로 바람을 막을 수 있으니 괜찮은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레오니의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하고, 태풍이 온다며 호텔로 가라는 레오니의 걱정을 받으며 잠자리에 든다.

프리 모바일의 네트워크가 그다지 좋지 않다.

"어거 로밍은 되는 거야?"

이슬비가 시작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일도 100km를 달려 랭스 성당이 있는 라임스로 갈 생각이다.

"바람, 내일도 부탁해. 비는 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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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75일 / 비
파리
파리에서 보내는 마직막 하루, 파리를 떠나기 전 레오니의 초대로 브런치를 먹기로 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2,486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704시간

 
레오니브런치
 
꼬메흑쓰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파리
 
파리
 
파리
 
 
47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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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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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하늘이 흐리다.

11시에 브런치를 먹기로 한 레오니와의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자료들을 정리한다.

레오니와 브런치를 먹고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파리의 여행을 마칠 생각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 길을 잘못 들어섰음을 깨닫는다. 지도를 보고 다시 레오니의 집에 도착한다.

언제 봐도 밝은 레오니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미소를 갖은 아이다.

성인 두 명이 타기에도 조금 비좁은 프랑스의 전통 아파트, 기존의 구조에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하다 보니 공간의 여유가 없는 모양이다.

"프랑스 전통의 브런치예요."

접시들과 다양한 재료들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일단 빵과 차를 먹고 햄, 치즈, 잼과 빵을 먹고, 과일을 먹어요. 어렵지 않아요."

"다 모였다!"

크루아상을 차와 함께 먹는다. 네덜란드 월터의 집에서는 크루아상을 반으로 갈라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었는데 프랑스에서는 그냥 먹는 모양이다.

"차에 적셔 먹어도 괜찮아요."

유럽 여행에서 처음 먹어 본 크루아상은 그냥 먹어도 파삭파삭 달콤 고소한 맛이 좋은 빵이다.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로 간단한 프랑스 음식과 예쁜 계란 프라이, 햄과 치즈, 콩 그리고 식빵에 버터를 발라 두 번째 접시를 비운다.

계란 흰자처럼 두툼하고 부드러운 모차렐라 치즈는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레오니와 많은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고, 레오니의 어머니, 안나와 영상 통화를 한다.

한국 발음이 정말 귀엽고 미소가 밝은 레오니의 엄마다. 아마도 레오니와 안나의 미소는 엄마를 닮았나 보다.

"그럼, 레오니 엄마의 미소는 예쁜 할머니의 미소를 닮았을까?"

6년 전, 그녀의 가족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생소하고 낯선 가족의 분위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가족이라는 의미의 깊이는 세대와 세대로 전해지며 자연스럽게 체화된 몸짓, 감정의 공유 같은 것이었다.

결핍과 결여의 삶,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낯선 감정에 대한 이질감은 스스로를 안달하며 모든 것들을 불안하게 만들어버렸다.

핀란드에서 만난 태요의 가족,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 월터의 가족, 그리고 프랑스에서 만난 레오니의 가족을 보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레오니는 빵과 치즈, 빵과 햄, 빵과 잼으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작은 찬통에 과일과 차들을 담아준다.

"내일 저녁까지는 괜찮을 거예요."

"룩셈부르크까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레오니와의 대화는 3시까지 이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어요. 레오니의 10년 후 모습이 궁금해요. 항상 지금 같은 미소를 잃지 말아요."

파리에는 에펠탑도 있고, 루브르 박물관도 있고, 세느강도 있고, 더 멋진 것들도 많지만 파리는 예쁜 미소의 레오니가 사는 도시다.

레오니의 숙모 마리는 영국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리며 피에로를 함께 잃어버린 줄 알고, 나에게 줄 새 피에로를 만들었나 보다.

"그럼 이 피에로도 함께 여행할게."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다시 자전거를 탈 때가 됐나 보다."

레오니와 대화가 이어지며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루브르 박물관 구경을 패스하고 숙소로 돌아가 파리를 떠날 준비를 할 생각이다.

"웃는 얼굴, 밝은 미소의 레오니가 모나리자 보다 훨씬 예쁘잖아!"

숙소 옆 작은 성당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조용한 시간, 시간의 흐름이 좋다.

"이 골목 참 마음에 든다."

 

2020년 2월, 나는 비가 내리는 파리 15구역 꼬메흑쓰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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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74일 / 맑음&
파리
계속해서 화창한 봄날의 날씨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자전거를 타고 파리를 달린다.


이동거리
24Km
누적거리
22,486Km
이동시간
3시간 19분
누적시간
1,704시간

 
팡테옹
 
자유여신상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파리
 
파리
 
파리
 
 
0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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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요란하게 흔들리는 침대의 움직임에 잠에서 깬다.

"에쉬!"

침대에서 일어나 이층 남자의 자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불을 뒤집어쓴 남자는 조용하다.

"잠꼬대를 하는 건가?"

다시 침대에 누으니 다시 움직임이 시작된다. 침대에서 일어나 남자를 깨운다.

"너 어디서 왔니?"

"한국이요."

"Why... 어, 왜 잠을 안 자는 거야?"

한국의 어린 남자에게 매정하게 따질 수도 없고, 타이르듯 말하니 문자가 와서 잠이 깼다고 한다. 여행 중이라 시차가 안 바뀐 것인지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양이다.

"참자. 참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은 남녀노소를 떠나 매력이 없다.

남자 아이는 새벽 일찍 숙소를 빠져나가느라 소란을 피운 뒤 사라지고, 러시아 남자와 젊은 여자는 8시가 되기 전 외출을 하려고 요란스럽다.

"정말 힘든 녀석들이다."

피곤함이 몰려드는 아침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가지들을 챙겨 입고 있으니 독일에서 온 중년의 여성이 인사를 하며 외출을 한다.

조용해진 방, 다시 침대에 들어가 잠을 청하지만 이미 틀렸다.

"젠장할!"

카페로 내려가 조식을 먹고, 다시 잠을 청하지만 의미가 없다. 10시 반, 방을 옮기기 위해 짐들을 보관 창고에 넣어둔다.

"자전거 타고 바람이나 쐬자."

"거지님, 일어나셔요."

도로를 달려 팡테옹으로 향한다.

커다란 돔이 인산적인 팡테옹의 모습이 눈에 들러온다.

"배고프다."

맥도널드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팡테옹 부근에 대학교가 있는지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학생들로 붐빈다.

프랑스 문학가들의 묘가 있다는 팡테옹의 광장에는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바닥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햇볕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오늘도 햇볕이 좋은 날이다.

"다음엔 어디로 가지?"

지도를 검색하고 바스티유 광장으로 향한다.

세느강을 따라 바스티유 광장으로 가는 길, 자전거 도로의 신호등을 건너던 남자가 우회전을 하는 택시와 부딪쳐 넘어진다.

먼지를 털고 일어난 남자는 별다른 행동 없이 택시의 보닛을 손바닥으로 내리친 후 몇 마디의 말을 내뱉으며 가던 길을 간다.

"오호!"

파리에서 차량들과 자전거는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관계라고 말했던 실비의 말이 떠오른다.

마음대로 차도를 드나드는 자전거와 차량들의 신경전은 도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서로 몇 마디의 말과 제스처를 하면서 지나치는 모습이 재미있다.

청동의 원형 기둥이 세워진 바스티유 광장에 도착한다.

회전 교차로의 광장에는 탑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빅토르 위고의 대저택?"

근처에 빅토르 위고의 저택이 있어 이동한다.

고저택이 사방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원, 빅토르 위고의 저택은 내부로 들어갈 수 없다.

"공원 아담하니 예쁘다."

모양을 위해 가지런히 다듬은 나무들은 붉은빛의 나뭇가지가 돋아나 색다른 느낌을 준다.

"다음은 노틀담 성당으로."

세느강을 건너 시테섬으로 간다. 시테섬의 서쪽에 위치한 노틀담 성당은 2019년 4월 화재가 나서 지금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성당의 측면 길은 사람들이 많아, 골목을 돌아간다.

성당 주변의 선물가게를 구경하고, 딱히 특별한 것이 없다.

아쉽지만 공사 중인 성당의 모습을 쳐다보고 시테섬의 동쪽으로 이동한다.

샹샤펠 성당으로 간다.

시테섬의 중앙에 위치한 샹샤펠 성당은 도로변에 있는 규모가 크지 않은 성당이다. 화려한 금색의 철문의 입구가 관공서가 아닌가 생각될 만큼 화려하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가 화려하다는데, 오늘은 패쓰다.

시테섬의 동쪽 끝자락으로 간다.

주택가 작은 놀이터에서 테니스공 만한 쇠구슬을 굴리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아무렇게나 던지는 것 같은데 절묘하게 굴러가 목표한 위치에서 구슬이 멈춘다.

어제 살로메, 정원과 함께 걸었던 세느강이 나온다.

"오늘은 강변 자전거 도로를 달려 볼까?"

강변의 도로는 짧게 끝나고.

긴 터널이 나온다.

그리고 터널의 끝은 콩코르드 광장이다.

"개선문으로."

개선문에서 콩코르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도로를 달린다.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있지만 돌바닥과 많은 신호등 때문에 천천히 샤를 드 골 광장으로 향한다.

"다음은 트로카데로 광장."

 

파리 시내에서 라이딩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딱히 불편한 것도 없다. 하교를 하는 아이들, 대부분 비슷한 포즈의 관광객들, 거리의 사람들의 모습을 지나쳐간다.

트로카데로 광장에 들어서자 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에펠탑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에펠탑의 모습을 광장 편하게 볼 수 있는 광장인 듯싶다.

"마지막 자유의 여신상으로."

언덕을 내려와 세느강을 건넌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다리에서 다리 밑에 위치한 공원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찾지 못해 조금 헤맨다.

"빌딩 디자인들 참 좋다."

다리의 중앙에서 공원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찾고, 자유의 여신상으로 간다.

"아주 작네."

파리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괜찮은 하루였어!"

숙소로 돌아가는 경로를 확인하니 자유의 여신상에서 꽤 가까운 거리다.

숙소로 돌아오니 중년의 매니저가 좋은 하루였는지 물어본다.

"네. 멋진 하루였어요."

새로 옮긴 방에는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친구들이 모여있다.

짧은 인사를 나누고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 앞의 다른 중식당을 찾아간다.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이틀 동안 편히 잠들지 못한 피곤함이 밀려든다.

칠레에서 온 친구들도 조용한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기를."

내일은 파리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 레오니와 브런치를 먹고, 루브르 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이다.

"파리, 프랑스.. 다양성을 갖은 여러 얼굴의 도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3일 / 맑음
파리
날씨가 좋은 파리의 하루, 파리의 시내를 걷는다.


이동거리
18Km
누적거리
22,462Km
이동시간
4시간 40분
누적시간
1,701시간

 
샹젤리제
 
마들렌사원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파리
 
파리
 
파리
 
 
449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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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온 2층 침대의 젊은 남자, 밤새 뒤척이는 움직임에 깊이 잠들지 못하여 피곤한 아침이다.

동양인 외모의 남자를 한번 째려주고,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온다.

"유심카드를 구매하고, 그냥 걷자."

숙소를 이틀 연장하고, 밖으로 나와 에펠탑이 있는 공원으로 걸어간다.

에펠탑이 보이는 어느 곳을 가든 몸을 베베꼬고 있는 여자들을 볼 수 있다. 왜 몸을 꼬고 서서 사진을 찍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스꽝스럽다.

에펠탑을 지나 앵발라드로 걸어간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전쟁박물관으로 크게 흥미롭지는 않지만 세느강변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그냥 지나간다.

둥근 돔의 첨탑과 넓은 건물의 앵발라드의 외부 모습은 웅장해 보인다.

건너편으로 세느강을 건너는 멋진 다리가 보인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대리석 기둥의 조각들과 작은 조각상들이 화려한 다리다.

세느강을 건넌다. 산책을 하며 걷기에 좋은 날씨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건너 그랑팔레 박물관을 지나친다.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한 동남아시아 남자는 요란한 포즈를 취한다.

멀리 왼쪽으로 개선문의 모습이 보여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린다.

"걷자, 걸어서 남주나."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 지하철역이 보여 내려간다.

"교통카드가 뭐더라. 나비고!"

파리의 교통카드인 나비고를 사고 싶다고 문의하니 사진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니 무슨 교통카드에 얼굴을?"

영국도 그렇지만 뭔가 귀찮은 시스템들이 하나씩 있다.

눈으로 보이는 거리의 개선문은 꽤나 멀다. 샹젤리제 거리는 생각했던 분위기와 조금 다르지만 별 관심이 없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샤를 드 골 광장에 도착한다.

"뭐, 독립문보다 쪼끔 크네."

"내일 자전거 타고 올 걸."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점심을 해결하며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속도가 느려 사용을 할 수가 없다.

아주 느린 속도로 네트워크가 잡히는 보다폰의 데이터 연결이 더 빠르게 느껴질 정도다.

"유심카드를 사야겠어."

프랑스의 통신사 프리 모바일은 레오니와 실비가 추천한 통신사인데,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체라 오프라인 매장을 찾기가 힘들다.

마들렌 사원 주변에 메인 매장이 있어 찾아간다.

작은 공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햇볕이 좋은 날이라 공원에 앉아 햇볕을 쬐는 사람들의 포즈가 재미있다.

대사관들이 모여있는 거리는 여러 곳이 통제를 하는 탓에 길을 멀리 돌아간다.

마들렌 사원 근처의 프리 모바일 매장에 도착한다.

 

깨끗한 매장 안에는 여러 대의 자동판매기가 놓여있다.

"대충 눌러보까."

1개월, 100기가, 전화나 문자 무제한, 유럽 로밍 25기가에 19.99유로이니 유럽에서 덴마크 다음으로 싼 요금이다.

"좋아, 이걸로!"

"이건 뭐지?"

카메라 번역기로 보니 1개월 한정이 아래 버튼이다.

아무 번호나 고르고.

마지막 결제를 하려니 카드만 가능하고, 요금에 유심카드 비용 10유로가 추가된다.

"잠깐!"

카드에 잔액을 확인하니 잔고가 없고, 선택한 유심카드가 정확한지 알 수가 없다.

밖으로 나와 카페의 와이파이로 어렵게 은행이체를 하고 다시 매장에 방문하여 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1개월 동안 유럽에서 사용할 건데, 이렇게 하면 돼?"

마지막 단계의 주소 입력에서 직원은 매장의 주소를 입력해주고 결제를 진행시킨다. 그리고 들고 다니던 태블릿 PC로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끝났다고 한다.

"뭐가 끝나? 유심칩 어딨어?"

 

직원은 깜박했다는 듯 판매기 하단에서 유심칩을 꺼내 준다.

"나 참!"

"유심카드는 샀는데."

매장에는 유심 소켓을 오픈할 수 있는 흔한 핀 하나가 없다.

매장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유심칩을 교체하고 있는 여자의 귀걸이를 빌려 유심 카드를 삽입한다.

"됐다. 데이터 만수르!"
 

한국의 네트워크만큼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네트워크가 연결되니 속이 시원하다.
"역시, 한국이 최고다."

거리로 나와 마들렌 사원으로 걸어간다.

마들렌 사원의 모습은 이젠 흔해 보이는 유럽의 건물들처럼 보인다.

여러 곳이 공사 중인 사원의 모습보다 계단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편해 보인다.

"햇볕이나 쬐자."

따듯한 햇볕이 좋다.

유럽에서 4개월을 지내다 보니 햇볕을 쬐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오랜만에 사진들을 업로드한다. 여전히 오류 투성이인 티스토리 어플은 사람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멀쩡한 어플을 업데이트하여 오류 투성이로 만드는 것도 기술인가 싶다.

해가 기울어지고 그늘이 생기며 쌀쌀함이 느껴진다.

"이제 집에 가자."

거리를 걷는 동안 재채기와 함께 목이 간지럽다.

"살마, 감기는 아니겠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민감한 시기에 재채기를 하며 지내고 싶지는 않다.

"지금은 절대 안 돼!"

루브르 박물관 방향으로 내려오니 넓은 콩코르드 광장이 나온다. 광장의 양편으로 들어선 멋진 분수대가 정지된 상태라 아쉽다.

광장의 중심에는 이집트의 람세스 2세의 사원에서 뽑아왔다는 룩소르 오벨리스크가 솟아있다.

"영국은 관과 벽, 기둥뿌리를 뜯어오고, 프랑스는 탑을 뽑아온 거야?"

광장의 옆으로 뛸르히 가든이 이어진다. 루브르 박물관과 콩코르드 광장을 잇는 커다란 공원이다.

공원에 들어서자 넓은 공원의 중심에 커다란 분수대와 햇볕을 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이 프랑스적인 삶인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숙소까지 걷기가 힘들어 지하철을 타고 갈 생각이다.

영국의 지하철은 마치 지하 건널목처럼 계단이 좁고 허름하다.

자동판매기에서 숙소 근처의 역을 누르니 1.9유로의 요금이 나온다.

일회용 표를 구매하고.

승차장으로 내려간다. 생각보다 작은 플랫폼, 퇴근시간인지 5량 정도의 지하철은 사람들로 가득하고 비좁은 지하철의 내부는 조금 답답하다.

숙소 근처의 역으로 가기 위해 환승을 한다.

5~6분 정도의 운행 텀, 첫 번째 열차는 사람들로 가득하여 승차를 할 수가 없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들이 출입문 쪽에만 가득 들어차 있고 가운데 부분은 비어있다.

"영국 지하철 구리네."

레오니가 서울의 지하철이 깨끗하고 좋다고 했던 말이 이해가 된다.

두 번째 지하철을 타고 숙소 근처의 역에 도착한다. 영국의 지하철은 하차를 할 때는 게이트를 별도로 통과하지 않는 모양이다.

"출출한데."

걷는 것이 귀찮아 한식당을 찾아가니 7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한다. 최근 파리에 한국음식이 인기가 있어 숙소 근처에도 한식당들이 제법 들어서 있다.

첫날 저녁을 먹었던 중식당으로 간다.

"고기 먹고 감기를 해치우자!"

숙소에 돌아와 어제 제대로 잠들지 못한 피곤함으로 초저녁 잠에 빠져든다.

조금 소란스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니, 방을 함께 쓰고 있던 여자와 러시아 남자가 시끄럽게 대화를 하고 있다.

"파리의 룸메이트들은 정말 꽝이네."

숙소의 안마당은 저녁이면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카페로 내려가 맥주라도 마시면서 떠들면 좋을 텐데 말이다.

밖으로 내려와 맥주 한 잔을 사 마시고 들어오니 두 남녀는 각각의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싱거운 아이들이네."

이층 침대의 동양인은 밤늦게 숙소로 돌아온다.

"오늘은 조용하게 자자. 형 피곤하다."

조심스럽지 않은 남자의 행동을 보니 썩 내키지 않는다. 너무 피곤하니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한참을 뒤척이다 기절하듯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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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2일 / 맑음
파리
레오니, 레오니 친구들과 점심을 먹기로 한 날, 아침 일찍 레오니를 만나 파리를 산책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2,444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96시간

 
뤽상부르공원
 
세느강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파리
 
파리
 
파리
 
 
43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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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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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레오니와의 약속 시간에 맞춰 잠에서 깨고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다.

"시계가 고장 난 거야?"

구름이 낀 흐린 날이지만 바람이나 비는 내릴 것 같지 않다. 약속 시간에 맞춰 레오니의 집으로 간다.

한적한 도시의 아침, 프랑스의 삶이 궁금해진다.

도로와 인도가 좁은 프랑스의 골목들은 걷기에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다.

레오니가 내려오는 동안 프랑스 아파트의 모습들을 구경한다.

레오니와 함께 파리의 거리를 걸어간다.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장소는 시테섬 근처의 레스토랑이다.

대화를 하며 레오니와 함께 걷는다.

"레오니, 레오니다!"

시테섬에 이르기 전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한다. 넓은 공원의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서울에는 이런 공원이 없어."

"있어요. 낙성대 공원. 전 낙성대 공원이 좋아요."

평범했던 공원은 중앙 분수대를 중심으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좋다."

공원 주변의 오래된 건물보다 분수대 주변에 놓인 철재 의자들이 재미있다.

"햇볕 쬐기용이군."

"레오니, 잠깐 앉았다 가자."

시간의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레오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레스토랑의 예약 시간에 맞춰 시테섬을 넘어간다.

노틀담 성당이 있는 시테섬의 세느강변에는 중고서적을 파는 노점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커다란 구조물이 하늘 높이 치솟아 있는 거리를 지나 레오니의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식당에 도착한다.

레오니의 친구 제시카, 살로메 그리고 한국의 교환학생 정원과 함께 점심을 한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정원이 있어 대화의 어려움은 없고, 레오니와 살로메도 한국에서 일년동안 생활한 터라 소통할 수 있을 만큼의 한국어를 구사한다.

김춘자나 펄시스터즈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살로메의 취향이 흥미롭다. 20대 초반의 상큼함들을 갖은 아이들이다.

2시에 수업이 있는 레오니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후 시간의 공백을 살로메와 정원에게 부탁을 한다.

난데없이 예쁜 여인들과 파리를 걷게 생겼다.

살로메, 정원과 함께 시테섬과 루브르박물관 그리고 콩코르드 공원을 걷기로 한다.

세느강을 따라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한다. 세느강변 중고서적을 파는 노점에는 아주 오래된 양장 서적들과 독특한 그림들이 많다.

"어쨌든 누군가와 함께 걸으니 좋네."

영어와 한국어,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는 살로메와 정원, 친절하게 대화의 내용을 설명해 주는 정원의 수고로 산책의 시간이 즐겁다.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한다. 사각형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지나 유리 피라미드가 있는 광장으로 들어선다.

"뭐가 이렇게 커?"

심플했던 대영박물관과 달리 루브르 박물관은 외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건물을 따라 세워진 인물들의 조각상들이 이채롭다.

"이게 하루만에 관람이 가능해?"

"절대 불가!"

세느강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들렀지만 어떤 행사가 있는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도서관을 쓸데없이 멋지게 지어놓고 그래"

살로메, 정원과 함께 작은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고, 수업이 있는 살로메는 손을 흔들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다.

정원과 함께 오랫동안 대화가 이어진다. 조금 무겁지만 대화의 즐거움이다.

6시가 가까워지고, 영업을 마치는 카페를 나선다. 숙소까지 안내를 하겠다는 정원과 파리의 저녁거리를 걷는다.

숙소까지 안내를 한 정원과 헤어지고, 시간이 지나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친구다.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숙소에 누워 휴식을 취하다 밖으로 나온다. 와이파이도 사용할 수 없고, 데이터도 끊겨진 상태라 답답하고 약간의 허기도 느껴진다.

숙소 주변에 있는 한식당에 찾아간다.

10시가 각가워진 시간인데, 식당은 조금 시끄러울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다. 다른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한국어가 소음처럼 느껴진다.

너무 비싸지만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왠지 약간의 취기가 필요한 느낌이 든다.

정원과의 대화가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도무지 알 수 없었던 20대의 혼란, 나는 지금 스무 살의 강을 이제서야 건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이와 현재의 시간이 너무나 좋아. 힘들었지만 고마웠다. 나의 스무 살, 안녕!"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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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71일 / 바람
파리
파리의 둘째날, 사르트르를 만나기 위해 산책을 하고 레오니와 저녁을 먹기로 한다.


이동거리
8Km
누적거리
22,444Km
이동시간
1시간 20분
누적시간
1,696시간

 
사르트르
 
레오니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파리
 
파리
 
파리
 
 
431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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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기가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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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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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함에 잠을 떨치기가 쉽지 않다. 호스텔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침대로 들어간다. 일기예보와 달리 비는 내리지 않지만 제법 쌀쌀한 느낌이다.

"뭘 하지?"

구글맵으로 파리 시내를 검색하다 선잠에 빠져든다.

자전거로 파리 시내를 구경할 생각이다. 루브르 박물관 같은 관광지는 프랑스 패스를 구매한 후 남은 이틀 동안 관람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단 빨래를 좀 하자."

숙소 근처의 빨래방으로 간다. 역시나 빨래방 이용도 처음 해보는 것이다.

천천히 사용 설명을 읽고.

"여기다 돈을 넣으란 말이지!"

세제도 하나 사고.

그동안 묵은 할아버지 냄새가 나는 옷들을 세탁한다.

세탁 시간 동안 숙소로 돌아가 자료들을 정리하다 포기한다. 와이파이가 너무 느려서 쓸 수가 없다.

세탁이 끝나고 뭔가 이상하다. 건조가 되지않은 세탁물들은 물기가 남아있어 축축하다.

"건조기가 따로 있나?"

빨래방을 둘러보고 뭔가 모양이 다른 커다란 머신을 확인하고, 세탁기를 사용했던 방법으로 건조기를 돌린다. 세탁과 건조를 하는데 8유로 정도의 가격이다.

레오니의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시간은 7시, 날씨가 좋아 자전거를 끌고 사르트르의 묘지가 있는 몽빠흐나쓰 묘지공원으로 간다.

맑은 하늘과 달리 바람이 차고 강하게 불어오는 날이다.

"다른 곳은 못가겠다."

맥도널드에 들러 점심을 먹고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하니 역시나 속도가 느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프랑스 자체의 네트워크가 좋지 않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몽빠흐나쓰 묘지공원 근처에 꽃집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동양인 여자가 한국 사람인지 조심스럽게 묻는다.

"장미꽃 한 송이를 사려고요."

3유로의 장미 한 송이, 현금이 없어 카드 결제가 어렵다는 답변에 레오니에게 줄 베고니아 화분을 함께 구매를 한다.

몽빠흐나쓰 묘지공원은 한적하다. 자전거를 묶어두고 지도를 확인하니 입구 바로 옆에 사르트르의 묘가 있다.

묘지를 방문하다 사르트르의 묘를 보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떠나기를 기다리고,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를 마주한다.

묘에는 기차표와 함께 꽃들이 올려져 있고, 묘비에는 많은 립스틱 자국들이 알록달록 찍혀있다. 아마도 인간의 삶을 기차표 없는 무임승차라고 비유했던 사르트르 말 때문인 듯싶다.

붉은 장미와 여행자 명함,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기차표 한 장을 올려놓는다.

"카뮈도 그렇고 기차표가 사연이 많네."

"어디로 가는지는 나도 몰라. 아마 우리 자신을 향해서겠지. 산과 강의 저편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오레스트와 엘렉트르가 있어. 그들을 열심히 찾아야만 해. (장 폴 사르트르-파리떼)

Je ne sais pas ; vers nous-m mes. De l'autre c t des fleuves et des montagnes il y a un Oreste et une Electre qui nous attendent. Il faudra les chercher patiemment. (Jean-Paul Sartre-Les Mouches)"

"땡큐, 사르트르! 메르시 보부아르!"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다.

레오니에게 줄 베고니아 꽃을 들고 돌아오는 길은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험난하다. 붉게 피어오른 꽃잎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길을 따라간다.

숙소에 돌아와 잠시 쉬는 사이 6시가 넘어간다. 카시아의 책과 함께 꽃을 들고 레오니의 집으로 간다.

숙소에서 10분 거리, 레오니가 알려준 주소에 도착한다.

"레오니, 나 왔어."

환하게 웃는 레오니의 웃는 얼굴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뒹케르크에서 잠시 마주친 사이지만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정겨운 인사를 하고, 레오니는 함께 입구에 있던 남자와도 인사를 한다.

"어, 누구?"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레오니의 친구 레미다.

내년에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다는 레미와 대화를 하는 동안 레오니의 학교 친구 실비가 도착한다.

한국에서 잠시 생활을 했다는 실비는 대화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국어를 한다. 귀여운 동양의 외모를 갖은 실비는 꽤나 쿨한 성격의 매력이 느껴진다.

실비의 통역으로 대화가 이어지고, 레오니는 저녁식사를 위해 시장을 봐왔다며 비빔밥과 된장국을 준비한다.

레미가 가져온 와인과 함께 레오니의 비빔밥으로 즐거운 식사를 한다.

도시건축이 아닌 도시관리를 전공하는 레오니와 실비, 법을 공부하는 레미의 대화는 길게 이어진다. 모두가 각자의 매력을 갖은 친구들이다.

여행을 하며 언어의 문제가 큰 어려움은 없지만 이럴 때는 언어의 장벽이 아쉽게 느껴진다.

11시가 넘도록 이어지던 시간을 뒤로하고 레오니, 실비, 레미와 헤어진다.

내일은 레오니와 거리를 산책하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기로 한다.

"좋은 날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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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70일 / 맑음
레브뢰-베르사유-파리
프랑스 파리로 들어간다. 많은 국가의 도시들을 지나쳐왔지만 파리로 향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이동거리
105Km
누적거리
22,436Km
이동시간
8시간 08분
누적시간
1,695시간

 
D11도로
 
세느강
 
 
 
 
 
 
 
85Km / 5시간 55분
 
20Km / 2시간 13분
 
에브뢰
 
베르사유
 
파리
 
 
423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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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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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알람,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가끔씩 오가는 기차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드라이한 잠자리는 나름 쾌적하고 좋았다.

레오니는 아침부터 여러 가지 계획들을 알려준다. 자신의 한국어 선생님도 만나자 하고, 친구들도 만나자며 제안을 하고, 집으로 초대까지 한다.

"뭐든 좋아!"

파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다. 유럽에 들어서 일조시간과 흐린 날씨 때문에 한동안 달리지 못한 100km의 라이딩 거리다.

9시 반, 파리로 향한다.

"오늘은 펑크만 나지 마라!"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무난한 길, 구글맵은 오늘도 평야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시간 없다."

구글맵을 무시하고 도로를 따라가는 동안 내비게이션은 끝도없이 유턴과 좌회전을 안내한다.

"고만해. 안 갈 거야!"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며 구글맵은 느닷없이 산을 향해 우회전을 안내한다.

"싫다!"

이리저리 도로를 벗어나는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때문에 방향감을 잃고, 새로 잡은 경로를 따라가니 평야의 흙길이 나온다.

200미터쯤 자전거를 끌고 가다 길을 되돌아온다.

"지뢰 찾기도 아니고."

지도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정표를 따라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자 하늘이 열린다. 넓은 평야와 하늘, 시야의 밑으로 마을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제 이렇게 높이 올라왔지?"

언덕과 산을 오르내리며 길은 이어진다. 밋밋한 평지의 라이딩보다 무료하지 않지만 쉬운 라이딩은 아니다.

땀이 차오르고, 페달을 밟는 힘이 떨어져 간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마을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형형색색의 집들은 돌과 흙으로 지어진 집들로 변해간다.

오르막과 오르막, 허기가 밀려든다.

"콜라도 떨어지고."

월요일이지만 작은 시골마을들을 지나쳐가는 도로변에는 쉬어갈 곳이나 음식점이 없다.

패니어에 남은 빵과 비스킷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차량용 경로로 설정을 한다. 차량 통행이 많지않고, 자전거 도로가 있어 위험하지 않을 것 같고, 쓸데없이 흙길로 안내하는 엉뚱한 짓도 하지않을 것이다.

오르막의 숲길을 넘어간다.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베르사유의 궁전을 지나치는 경로다.

"베르사유 궁전?"

휴무일을 알리는 네비게이션의 안내가 못내 아쉽지만 궁전의 외곽이라도 바라볼 생각을 베르사유로 향한다.

4시, 좀처럼 줄어들 것 같지 않던 100km의 거리도 베르사유의 궁전에 도착하며 파리까지 20km 정도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살아있네."

베르사유의 궁전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그 모습도 예사롭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처럼 휴무일인지 드문드문 출입구를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뿐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

 

베르사유를 시작으로 거리는 도시의 풍경으로 바뀐다. 차량들의 흐름이 복잡하지만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한 시간 정도의 라이딩, 파리 시내의 좁은 도로는 뭔가 혼란스럽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는 듯하다.

"이런 무질서의 질서가 좋아!"

다시 만난 세느강의 모습은 조금 황량한 느낌이지만 영국의 템즈강에서 경험으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다.

"어떻게 강변에서 피크닉을 한다는 거지?"

여유롭게 햇볕을 즐기는 사진이나 그림 속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4개월 동안 경함 한 유럽의 날씨를 생각하면 강변에서의 피크닉이 그저 한가로운 시간의 여유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따듯한, 청명한, 부드러운 계절의 햇볕이 귀한 동네다."

세느강을 건넌 후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 에펠탑을 향해간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 기분 좋은 호기심의 흥분감이 느껴진다.

멋진 조각의 다리들을 하나, 둘 지나치고 멀리 에펠탑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에펠탑을 향해 페달을 밟는 동안 작은 공원 위로 파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내일 보는 것으로!"

"드디어 왔다!"

10년이나 늦어버렸지만 파리에 도착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흘러버린 10년의 시간이 마음 한구석으로 아리게 전해진다.

"야, 사실은 너무 아픈 시간이었어!"

강변에 앉아 버리지 못했던 지난 시간의 찌꺼기들을 흘려보낸다.

 

삶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어떠한 선택의 과정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를 담지 못하는 시간의 무력감과 괴리된 자신과의 거리, 나에게서 분리되어 가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은 너무나 참혹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너무 늦어버렸지만, 그때의 열망도 이제는 사라져 버렸지만 괜찮다.

"이렇게 왔잖아, 그럼 된 거야!"

에펠탑은 생각보다 작고 단순하다. 숙소로 향한다.

파리의 느낌은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고집을 갖은 자유주의자처럼 보인다.

"마음에 들어. 게으른 나에게 딱이야!"

에펠탑에서 멀지 않은 호스텔을 찾아간다. 어려움 없이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문의한다.

"안 돼. 안쪽에 보관하고 싶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힘들었어."

매니저와 상의를 한 직원은 호스텔의 안쪽에 공간을 만들어준다.

샤워를 하고, 세탁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호스텔 근처의 빨래방을 알려준다.

"빨래방이라."

저녁을 먹기 위해 맥도널드로 향하다 중국음식을 파는 식당에 들러 밥과 고기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맥도날드 보다 약간 비싸지만 나름 괜찮은 식당이다.

"추운데 왜 밖에서."

숙소에 돌아와 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맥주 한 잔에 8유로나 한다. 달콤한 호가든의 맛이 좋다.

숙소의 와이파이가 거의 사용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약하다.

"다 좋았는데, 아쉽네."

레오니는 비가 예보된 내일의 산책을 미루고, 저녁에 만나 식사를 하자고 한다. 파리의 모습이 궁금하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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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69일 / 비
뽕 오드메흐-르 뇌브흑-에브뢰
계속되는 비로 인해 어려움은 이어지지만, 어지럽던 영국 여행의 피로가 조금씩 사라진다.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22,331Km
이동시간
5시간 54분
누적시간
1,686시간

 
D39도로
 
D39도로
 
 
 
 
 
 
 
40Km / 2시간 54분
 
36Km / 3시간 00분
 
뽕오드메
 
르뇌브흑
 
에브뢰
 
 
318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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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반, 빗소리에 잠에서 깬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든다. 두 번째 알람에 다시 깨었지만 잠을 떨칠 수가 없다.

어젯밤 배안에서 새우잠을 잔 탓인지, 우중 라이딩의 피로까지 겹쳐 피곤한 모양이다. 오늘 100km 정도를 가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자자."

10시, 잠을 떨칠 수가 없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피곤하다. 비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힘들게 몸을 일으킨다.

"오늘 멀리까지 가야 하는데 틀렸네."

짐들을 정리하고 파리로 향한다. 측면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다. 오늘 같은 날은 뒤에서 밀어주면 좋을 텐데 아쉽다.

첫 번째 작은 마을에 도착, 비가 내리지 않으니 쉽게 땀이 차올라 겨울 져지를 벗어낸다.

"이제 하나씩 벗을 계절이구나. 좋다!"

시골 마을의 집과 골목은 여전히 마음을 끌어당긴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스웨덴의 집들처럼 프랑스 시골의 집들도 참 마음에 든다.

집을 지으라면 북유럽의 집들처럼, 가게를 꾸미라면 프랑스의 집들처럼 짓고 싶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간다.

"겨우살이가 맞는데!"

솜뭉치처럼 자라는 나뭇가지가 정말 재미있는 모양이다.

작은 마을을 벗어나자 구글맵은 숲으로 향하는 오솔길로 길을 안내한다.

"오늘은 안 속아! 멀리 가야 한다고."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국도를 따라 이동한다. 한적한 도로를 놔두고 자꾸만 좌회전과 유턴을 하라는 구글맵이다.

"싫다!"

다시 마주친 갈림길, 포장이 된 자전거 도로지만 잠시 고민을 하고 이번에도 도로를 따라간다. 자전거 도로가 계속 이어져 있을지 알 수가 없고, 한적한 국도를 따라가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독일에서부터 보이던 굵은 갈대의 정원수는 한 그루 뽑아가서 마당 한켠에 심어놓고 싶다.

언덕과 오르막이 이어지는 도로, 멀리 시작되는 작은 마을의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예쁜 집들 사이로 아주 오래된 성처럼 높이 치솟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성인가?"

예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골목, 수도원처럼 보이는 곳의 오래된 첨탑이 이색적이다.

"갈 길이 바쁜데, 마구 발길을 붙잡는구나."

 

종탑처럼 보이는 이색적인 건물은 그 용도가 궁금하다. 넓은 수도원을 산책하면 좋을 것 같지만 시간이 아쉽다.

"그림 같은 숲 속의 작은 마을이네."

오르락내리락, 마을과 평야를 지나쳐 간다.

잠시 쉬어가려던 찰나 당나귀와 작은 말이 우리 안에서 풀을 뜯고 있다.

"야, 프랑스 말!"

호기심이 많은지 당나귀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잠시 후 시크했던 말도 천천히 다가온다.

나의 발걸음을 쫒아오는 당나귀, 관심 없는 척 한참 후에 다가오는 시크한 말이다.

 

"야, 넌 성격 바꿔!"

말과 당나귀와 노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오늘 멀리 가기는 틀렸어."

다시 작은 타운을 지나치는 길에 그놈이 나를 유혹한다. 아무래도 나는 유혹에 약한 남자인가 보다.

"너 때문이 아냐! 그저 오래된 타운의 모습이 궁금해서 그런 거야."

타운의 중심에 오래된 성당이 세워진 조용한 마을이다.

맥도널드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오늘은 에브뢰까지 가야겠네."

도로를 벗어나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려간다. 뽕 오드메흐에 가까워지며 길은 숲 속 공원을 따라 이어지고,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러지 말자!"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공원길을 따라가고, 에브뢰 시내에 들어섰지만 높은 언덕 위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내려갈 방법이 없다.

"뭐야? 이 길은!"

산책로를 끝까지 돌아 마주한 출구, 에브뢰의 외곽을 한 바퀴 돌고야 말았다.

굵어지는 빗줄기 속에 시내로 들어가고, 에브뢰 대성당의 모습에 발길이 멈춘다.

입구로 들어가니 특별히 매표소 같은 것이 없다.

"그렇다면 잠시 구경!"

성당을 구경하는 사이 빗줄기는 여름 장대비처럼 내린다.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야영지를 찾아 나선다.

늦어진 라이딩 속도에 미쳐 에브뢰 근처의 야영지를 검색하지 못한 상태, 시내를 벗어나기 전 KFC에 들러 햄버거를 포장하고 야영지를 검색한다.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숲이 보이지만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간, 비를 맞으며 가기에는 왠지 싫다.

"일단, 고!"

에브뢰 외곽의 교차로, 기찻길 옆 교각 밑이 좋을 것 같다.

"시끄러워도 비보다는 낫다."

교각 위로 차량들이 지나가고, 교각 밑으로 종종 기차가 지나가지만 비를 피할 수 있으니 그 보다 좋은 곳이 없다.

"얼마만의 마른땅이냐?"

텐트를 펼치고, 파리의 레오니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파리에서의 시간을 위해 무언가를 준비하느라 정성이 가득하다.

"좋아, 내일 100km 달린다."

파리 레오니 집 근처에 숙소를 예약하고, 경로를 확인한다.

"기다려라.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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