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7일 / 맑음
예테보리-린도메
핸드폰을 잃어버린 대신 좋은 친구들을 만난 예테보리를 떠나 덴마크를 향해서 출발한다. "헬싱보리로 가자!"


이동거리
25Km
누적거리
19,774Km
이동시간
3시간 11분
누적시간
1,449시간

 
펑크
 
도와줘!
 
 
 
 
 
 
 
12Km / 1시간 05분
 
11Km / 2시간 06분
 
예테보리
 
몬달
 
린도메
 
 
1,15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COMVIQ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2-2-3210-0404

 
북유럽의 여행 중 처음으로 보는 맑은 하늘이다.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가 너무나 좋다.

스포레 아저씨는 어제부터 떠날 때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여러 번 확인을 한다.

"네. 당연하죠."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정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알렉산드라 할머니가 잘 말려준 텐트도 정리하고.

"이런 하늘을 왜 숨기고 있었어?"

떠나기 전 꼭 사진을 찍자던 스포레 아저씨와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잃어버려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저씨가 있어 편안하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예쁜 소녀 같은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도 인사를 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낸 숙소의 사람들과 헤어짐의 인사들을 나눈다.

알렉산드라 할머니와 따듯한 포옹을 마지막으로 예테보리를 떠난다.

"핸드폰은 잃어버렸지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트램을 타고 건넜던 강을 건너고.

과거 볼보 자동차를 생산하고, 조선소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예테보리는 공업 중심의 항구도시다.

도시 전체가 복잡해 보이고 분주하다.

시내 중심의 광장에는 예테보리를 세웠다는 아돌프 국왕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예타강을 중심으로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수로의 모습도 운치가 있고, 거리의 사람들의 움직임도 활기차게 느껴진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맥도날드로 들어간다.

시내를 빠져나가는 경로를 다시 확인한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만족하자."

시내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시내를 벗어나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쿵스바카를 향해서 간다.

쿵스바카를 15km 정도를 남기고 갑자기 체인이 꼬이며 페달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하니 체인 꼬임과 함께 바퀴도 펑크가 나있다.

"더블 콤보냐?"

펑크 패치가 나쁜 것인지, 본드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펑크 정비가 잘 안되던 것이 걱정스럽다.

일단 유격이 심해진 체인을 두 마디 끊어내어 임시 조치를 하고, 펑크 패치로 튜브를 정비해 보지만 역시나 잘 붙지를 않는다. 스티커형 패치로 다시 정비를 했지만 정비가 되었는지 불확실하다.

타이어에 바람을 넣던 중 휴대용 펌프의 느낌이 이상하다.

"뭐야?"

여행을 위해 새 펌프로 챙겨 왔지만 펌프마저 고장이 나버리고, 펑크가 난 타이어는 공기압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큰일 났다!"

펑크 정비가 안 된 튜브는 어떻게라도 해볼 수 있지만 바람을 넣을 수 없다면 정말 난감한 문제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로 자전거 수리점이 있는 쿵스바카까지 가야 한다. 불안하게 도로를 따라가던 중 시 외곽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 봤지만 생활용품 외에 필요한 자전거 펌프는 없다.

천천히 말랑거리며 주저앉던 자전거는 쿵스바카를 10km 정도 남기고 더는 갈 수가 없다.

차가워지는 날씨와 함께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펌프를 만져봐도 도저히 답이 없다.

"아, 어떻게 하지?"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에 손을 흔들어도 그냥 지나쳐가고, 몸에 한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아, 위기 상황이다. 헬프미!"

유모차를 끌고 집에서 나오는 여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전거가 고장 났어. 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여자는 쿵스바카까지 기차를 타고 가라며 알려주고, 먼저 따듯한 곳에서 몸을 녹이라며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9km 정도의 쿵스바카까지는 기차로 한 정거장이다.

여자는 기차역을 안내해 주고, 기차역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해 준다.

"여기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로 가면 돼."

기차역 카페의 여자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따듯한 커피를 마시라고 하고, 먹을 것이 필요하냐며 묻는다.

"아니.."

나를 카페로 안내한 여자는 길 건너편 자동차 정비소로 가서 도움을 청하겠다며 카페를 나간다.

그 사이 카페의 여자는 소시지와 으깬 감자를 내어준다.

"와! 땡큐."

정말 맛이 좋은 음식이다. 정비소의 남자가 왔지만 차량에 사용하는 밸브 타입은 슈레더 타입이라 프레스타 타입의 자전거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없다고 한다.

"괜찮아. 오늘 이 근처에서 캠핑을 하고 내일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에 갈게."

여자는 날씨가 춥다며 예테보리 방향에 저렴한 모텔과 쇼핑몰이 있다고 알려준다.

"아, 그 쇼핑몰에 갔었어. 거기에 펌프나 튜브는 없어."

여자가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말하는 동안 카페에 손님들이 들어오고, 한 부부가 자신들의 휴대용 펌프를 주겠다며 말한다.

아이와 함께 나를 도와주던 여자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간다.

"정말 고마워!"

식사를 마친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 펌프를 가지고 돌아왔다. 자전거 펌프가 아니지만 임시로 바람을 넣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부부는 여행에 대해 행운을 빌어주며 카페를 나간다.

"고마워요!"

카페에서 튜브를 다시 정비해 본다. 역시나 그동안 펑크 패치가 잘 붙지 않던 이유는 몽골에서 산 본드의 문제 같다. 튜브패치 전용이 아니다 보니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중국에서 산 본드를 영혼까지 쥐어짜서 펑크 패치를 붙이고, 스티커형 패치로 보강을 한다.

"제발 끌고 갈 수만 있게 해줘."

튜브와 펌프를 들고 씨름을 하는 동안 카페의 여자는 저녁에 먹으라며 음식을 포장해 준다.

"우와!"

"튜브 고쳤어?"

"아니. 하지만 끌고 갈 수는 있을 것 같아."

"굿!"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완전히 어두워졌다. 카페를 나서며 계산을 해야 하는지 묻자 여자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고 답한다.

"너무너무 고마워!"

마을 주변에 텐트의 칠만한 장소를 찾다 불빛이 있는 주차장에 텐트를 펼친다. 저녁이 되며 급속하게 기온이 내려가며 습기가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얼어버린다.

"오, 북유럽 추위!"

핀란드에 들어서면서 날씨 외에 여행의 어려움이 없었고, 북유럽의 사람들도 자전거 여행자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서 사람들과 스킨십이 없었다.

가끔씩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타인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삶은 다르지 않다."

300일이 넘어가는 여행 동안 가장 어려운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지만 힘든 느낌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이다.

얼어붙은 차가운 잔디 위에 텐트의 치고도 기분이 좋은 하루다.

카페에서 포장해 준 음식으로 맛있게 저녁을 해결하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1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지만 보온에는 큰 문제가 없다.

보바에게 러시아 친구들의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모르는 여자의 메시지 요청이 있어 스팸처리를 하려니 이사벨의 메시지다.

언니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남긴 것인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겨놨다.

"귀여운 녀석, 그렇게 항상 웃어라 이사벨."

"언제 전화기를 또 잃어버릴지 모르니 모든 사진은 일단 업로드!"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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