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1일 / 흐림
엥엘홀름-헬싱보리-헬싱괴르
다사다난,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듯 꼬이고 꼬인 스웨덴의 여행이 끝나고 덴마크로 떠난다. "어려운 것은 이제 그만, 비도 이제 그만!"


이동거리
44Km
누적거리
20,028Km
이동시간
4시간 59분
누적시간
1,468시간

 
폴대찾기
 
페리
 
 
 
 
 
 
 
34Km / 3시간 30분
 
10Km / 1시간 29분
 
엥엘홀름
 
헬싱보리
 
헹싱괴르
 
 
1,41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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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부터 계속되는 빗줄기는 아침까지 이어진다. 북유럽 여행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흐린 날씨는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오늘도 바람이 여지없네."

30km 정도가 남은 헬싱보리, 스웨덴 여행의 마지막 라이딩을 출발한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탓에 페달링이 힘들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30분을 달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자전거를 세운다. 어제 슈퍼에서 사놓은 빵을 찾는 사이 검은 승용차 한 대가 정차를 한다.

"혹시 한국분이세요?"

"네."

운전석에 앉은 중년의 여성은 필요한 것이 없는지를 묻는다.

"김치나 밥 같은 것 필요 없어요?"

한겨울 스웨덴의 국도변에서 뜻하지 않게 태극기를 본 여자는 자전거 여행자의 모습에 조금은 의아하고 당황스러워한다.

"감사합니다. 필요한 것 없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조심히 다니세요."

여러 차례 김치와 밥을 얘기하던 여자는 당부의 말을 전하고 떠난다.

"김치를 어떻게 주신다는 말이지? 이 근처에 사시나?"

잠시 집으로 초대를 해서 따듯한 커피를 권했다면 따라갔을 것 같다.

"어쨌든 빵들이 참 맛있어. 라트비아의 빵이 더 맛있지만."

잠시 비는 그쳤지만 하늘빛은 하루 종일 흐릴 것 같은 느낌이다.

한겨울 북유럽의 들녘을 짙푸르게 만드는 배추과의 채소가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열무 잎사귀랑 비슷한 게, 샐러드용 채소인가?"

도로 바닥에 껌딱지가 붙은 듯이 굴러가지 않는 자전거, 억지스럽게 페달을 밟아가며 길을 따라간다.

스웨덴의 마지막 도시 헬싱보리의 경계를 지나고.


항상 마지막 도시에 도착하면 아쉬운 기분이 든다.

징그럽게 불어오는 바람 앞에 1단의 저단 기어의 페달링도 버겁게 느껴진다.

"그래도 간다. 몽골의 바람도 견뎌내고 여기까지 왔다."

12시, 헬싱보리의 외곽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단지에 도착한다.

"이쯤에 스포츠몰이 하나 있었는데."

대형 스포츠용품 매장으로 찾아간다.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용품들이 진열된 매장에서 텐트의 폴대를 문의하고, 친절한 직원은 텐트 코너에서 폴대를 찾아보지만 폴대는 없다.

"왜 폴대만 없어?"

애꿎은 진열대를 뒤적이고 있으니 직원이 다가와 근처 다른 매장에 폴대가 있다며 컴퓨터 화면을 보여준다.

직원이 알려준 거대한 복합 쇼핑몰을 찾아가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쇼핑몰에 도착하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긴데."

매장에 들어가 폴대를 문의하니 재고가 없다며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를 한다.

"힝. 오늘 덴마크로 떠나는데."

직원은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스포츠용품 매장들의 이름을 적어주며 가보라고 알려준다.

직원 적어준 다른 매장에 들어갔지만 이곳에도 재고가 없다고 한다. 함께 아쉬운 표정을 지어주는 직원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슈퍼마켓에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북유럽의 서비스 마인드는 가식적이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참 편하고 좋다.

다른 매장을 더 둘러보고 폴대 구매를 포기한다.

"아, 오늘은 여기까지."

비가 내리는 징그러운 바람 속으로 들어가기가 싫다. 쇼핑몰의 맥도날드로 들어가 자료들을 업로드하며 점심을 해결한다.

"날씨가 쌀쌀하니까 러시아의 수프가 그립네."

폴대를 찾느라 한 시간 반이 지나버리고, 2시가 되어 헬싱보리의 시내로 들어선다.

"여유를 너무 부렸나?"

여객선이 있는 항구로 찾아가고, 시내의 풍경은 클래식한 모습으로 바뀐다.

"아쉽네. 날씨만 좋았어도 조금 둘러보고 갈 텐데."

3시가 가까워지자 마음이 조금 급해진다.

"해가 지기 전에 덴마크로 넘어가야 하는데."

도로변의 건물들과 풍경들이 바쁜 여행자의 발길을 자꾸만 멈추게 만들고.

항구에는 덴마크로 가는 여객선에 차량들이 승선을 하고 있다.

"저기구나."

덴마크의 헬싱괴르로 가는 여객선 포씨(FORSEA) 사무실을 찾기 위해 길을 헤맨다.

항구와 사무실은 보이는데 사무실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을 수가 없다.

"뭐지? 승선 시스템이 다른가?"

화물차량들이 들어가는 입구로 들어가 표를 어디서 구매하는지 문의하자 승용차들이 들어가는 입구를 알려준다.

여객선의 티켓은 대합실 같은 터미널에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고 승선을 위해 출입하는 입구에서 바로 구매하는 모양이다.

"헤이 헤이. 헬싱괴르로 갈 거야?"

입구의 남자는 유쾌한 목소리로 56크로나를 안내한다. 기본적인 최저임금이 우리의 두 배가 넘고, 사회적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이곳의 사람들은 직업의 직종과 상관없이 밝고 즐겁게 보인다.

며칠째 기계적인 답변만을 반복하는 카카오톡의 고객센터의 상담원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씁쓸한 기분이 든다.

"기본 소득이 바탕이 되면 직업이라는 것이 노동의 본질적 즐거움이 될 수 있을 텐데."

티켓에 펀칭 구멍을 뚫은 남자는 2번 라인이라며 즐겁게 안내를 한다.

차종별로 나뉜 대기라인를 따라가고.

여객선에서 나오는 차량들의 하차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첫 번째로 여객선에 승선을 하고.

여객선의 반대편 출구에 자전거를 세워놓는다.

"터미널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네. 스웨덴, 즐거웠다. 굿바이!"

3층에 있는 실내로 들어가니 카페처럼 구성이 되어있다.

천천히 여객선이 출발을 한다.

"얼마나 걸리지?"

지도를 확인하니 헬싱보리에서 헬싱괴르까지는 6km 정도의 거리다.

"엄청 가깝네!"

출발과 함께 멀리 헬싱괴르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하고.

20분 정도의 항해로 덴마크의 헬싱괴르에 도착한다.

"뭔가 대단히 싱겁게 끝난 느낌이다!"

여행의 10번째 국가, 북유럽 마지막 여행지 동화의 나라 덴마크에 도착했다.

"덴마크!"

스웨덴의 네트워크는 칼같이 끓어지고, 로밍을 안내하는 문자가 바쁘게 수신이 된다.

어디로 향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인데 빠르게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일단, 유심카드부터 해결하자."

헬싱괴르의 기차역으로 이동했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던 헬싱보리의 번화가와 달리 이곳은 아무것도 없고 어둡다.

주유소나 편의점을 찾아 주변을 검색하다 기차역에 편의점이 있을까 싶어 다시 길을 건너 기차역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처럼 느껴지는 오래된 기차역에 들어가니 2층에 세븐일레븐이 있다.

"빙고!"

Lycamobile과 Lebara 유심카드가 있다.

편의점 와이파이를 사용해 유심카드를 검색하니 Lebara 유심카드가 괜찮은 것 같다.

"100기가에 99크로나? 덴마크는 엄청 싸네!"

여행 기간이 짧은 덴마크에서는 필요가 없는 100기가 데이터다. 기본 4기가에 유럽지역 2기가가 지원되는 49크로나 상품이면 충분할 것 같다.

유럽지역 추가 2기가를 받기 위해 편의점에서 49크로나의 유심카드만을 구매한다.

"온라인에서 충전하라고?"

Mylebara 어플을 설치하고 전화번호를 입력하여 가입을 하고 4기가 데이터를 충전한다.

"깔끔 클리어!"

유심카드를 사고 나오니 완전히 어두워졌다. 북유럽의 4시~5시는 달이 뜨는 저녁이 되기 전까지 가장 어두운 것 같다.

"덴마크의 슈퍼마켓도 구경해 볼까?"

헬싱보리의 가장 큰 슈퍼마켓으로 찾아간다. 덴마크는 스웨덴보다 조금 비싸거나 비슷한 느낌이고, 상품의 구성은 노르웨이처럼 딱히 먹을 것이 없다.

북유럽의 슈퍼마켓은 스웨덴의 ICA가 가장 다양하고 좋은 것 같다.

콜라만을 사들고 슈퍼마켓을 나온다. 스웨덴에서 사 놓은 소시지와 커피가 있어 저녁은 그것으로 해결하면 된다.

헬싱괴르 시내를 벗어나기 위해 주변을 확인하고 근처의 공원으로 이동한다.

다시 비가 시작되고 옷이 젖어든다.

"정말, 그만 와라!"

다행히 공원은 야영을 해도 괜찮을 만큼 한적하다.

텐트의 가로 부분을 지탱하는 폴대를 분해해서 부러진 세로 부분의 폴대로 교체한다. 출입구 쪽이 약간 찌그러졌지만 훨씬 안정감이 있는 것 같다.

"부러진 부분도 잘 하면 임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45km 정도 떨어진 코펜하겐의 숙소를 예약하고, 소시지와 빵으로 저녁을 한다. 오랜만에 끓인 커피맛이 아주 좋다.

코펜하겐에서 이틀을 보내고 독일을 향해 떠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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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10일 / 맑음
할름스타드-엥엘홀름
핸드폰의 도난과 함께 시작되어 스웨덴의 두 번째 여행은 모든 것이 엉망이다. "모든 것이 여행이다." 


이동거리
70Km
누적거리
19,984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463시간

 
도로
 
도로
 
 
 
 
 
 
 
40Km / 3시간 10분
 
3Km / 2시간 40분
 
할름
 
스카름
 
엥엘홀름
 
 
1,36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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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텐트가 날아갈 듯이 바람이 불어온다. 폴대가 부러져 찌그러진 텐트가 요동을 친다.

"참나."

강한 바람과 함께 무섭게 부서지는 파도의 출렁임이 시원하다.

패니어를 정리하는 사이 아침해가 떠오른다.

"얼마 만에 일출이냐? 너무 좋다!"

"9시에 뜨는 해라니."

언덕 위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너무 춥고, 오늘 가야 할 거리가 멀다.

"아쉽다. 멋진 해안의 모래언덕인데."

헬싱보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가 남았다. 스웨덴 여행의 마지막 여정이다.

"오늘 안으로 도착할 수 있겠지."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라이딩을 시작한다. 부지런히 가면 헬싱보리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10km 거리의 할름스타드 시내에 접어든다.

"아침을 먹었으면 좋겠는데."

주변을 검색해도 맥도날드가 보이질 않는다.

"그냥 고!"

작은 강이 가로지르는 할름스타드의 시내는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른 도시에 비해 자전거 도로도 복잡하지 않고.

길게 뻗은 도로를 따라 쉽게 시내를 벗어난다. 하지만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도로는 메인도로와 멀어지며 한적한 시골 동네와 평야를 지나치고, 거친 맞바람은 자전거의 속도를 완전히 줄여놓는다.

"아, 오늘은 바람이냐?"

"비가 올 것 같네."

맑은 하늘에서 생뚱맞게 비가 내리고 옷과 장갑을 적셔놓는다.

"제발, 한 가지만 하라니까!"

자전거를 붙잡는 것 같은 바람이 힘들다.

"바닷 바람이라 그런가. 마치 몽골의 바람처럼 불어오네."

11시 반, 메인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만나는 지점의 주유소 카페에 들어간다.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 겸 점심을 하고 나오니 비는 멈추었다.

숲속의 산책로를 달리고.

짙푸른 평야를 지나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는 동안에도 지독한 맞바람은 계속해서 불어온다.

"헬싱보리까지는 틀렸네."

겨우겨우 바람을 이기며 기어가는 사이 도로는 멀리 장벽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향해 이어진다.

"눈만 내리면 완벽한 날이네."

30분 동안 오르막길을 오른다.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평지와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속도가 비슷하다. 뜨거운 땀방울이 가슴팍을 타고 흘러내린다.

"간만의 업힐이네."

산의 정상에는 여지없이 주유소와 휴게소가 들어서 있다.

바로 떨어지지 않던 도로는 시원한 내리막 갈로 이어진다. 크랭크 2단을 올려놓고 속도를 즐겨보려 해도 완전히 마모가 된 체인링의 톱니는 계속해서 트러블이 일어나 사용할 수가 없다.

"독일까지는 가야 하는데."

모든 것이 비싼 북유럽을 어떻게든 지나치고 독일에 도착하여 체인링과 스프라켓, 체인을 교환할 생각이고, 나머지 변속선과 렉들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헝가리에서 점검을 하려고 한다.

내리막길을 내려오자 다시 시작된 바람 때문에 속도는커녕 페달을 밟기도 힘이 든다.

"정말, 징그럽게 불어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도로변에 앉아 주유소에서 산 빵으로 허기를 채우는 동안 석양빛이 물들기 시작한다.

"뭐가 이리도 은은하게 물드냐."

너무나 강렬하던 몽골, 카자흐스탄의 석양과 달리 이곳의 석양빛은 파스텔톤이다.

푸른 들녘과 붉은 나무집의 풍경과 너무나 어울리는 따듯한 빛이다.

6km 정도 거리의 엥엘홀름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오늘은 엥엘홀름까지만 가야겠다."

시내에 들어서 대형 소핑몰의 스포츠샵으로 들어간다. 직원에게 텐트 폴대를 문의하니 길이가 다른 두 개의 세트를 보여준다.

길이를 재어보니 1~2cm 정도 길지만 임시적으로 사용할만하지만 199크로나의 세트는 필요가 없다. 낱개 제품이 있는지 묻자 재고가 없다고 한다.

"오늘은 그냥 부러진 폴대를 쓰고, 헬싱보리에 가서 구해보자."

근처의 ICA 슈퍼마켓에 가서 통닭 반 마리를 사들고 나온다. 하루 종일 맞바람에 시달리다 보니 속까지 부대끼는 느낌이다.

어두워진 도로를 달려 시내를 빠져나오고, 가로등이 끝나는 지점에서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의 초입에 텐트를 펼친다.

페이스북 메시지로 생일 축하 메시지와 연락처를 보내온 이글과 영상통화를 한다. 보바에게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는데 연락이 없고, 역시 꼼꼼한 것은 이글이 최고다.

"이틀 후에 안드레와 함께 영상통화 하자!"

월터와 함께 한동안 여행을 함께한 현기님에게 월터의 전화번호를 받아 와츠앱을 연결한다.

정말 여행 중 만나게 되는 인연이란 예측할 수도 없고 신기하기도 하다.

"어쨌든 다행이야!"

힘들었던 스웨덴의 여행이 끝나간다. 생각보다 긴 여정 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톡홀름과 킬에서 보낸 피안의 시간들과 풍성한 숲속에서의 많은 캠핑 그리고 바다. 너무나 좋았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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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09일 / 맑음
바르베리-할름스타드
바르베르 중세시대 건물의 포트리스호스텔에서 보낸 밤은 정말 독특한 경험이다.  "어쨌든 잘 쉬었다. 헬싱보리로 가자!"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19,914Km
이동시간
5시간 36분
누적시간
1,458시간

 
펑크
 
괜찮아!
 
 
 
 
 
 
 
32Km / 2시간 10분
 
44Km / 3시간 26분
 
바르베리
 
팔켄베리
 
할름
 
 
1,29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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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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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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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강하게 불어오지만 괜찮은 하늘의 모습이다.

"비만 안 오면 정말 좋은데."

카카오톡의 인증 메일이 오지 않던 이유는 다음 고객센터의 메일을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차단을 풀고 인증 메일의 인증번호를 입력하며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음 절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전화인증이다.

"왜 이렇게 나를 특별 관리해 주는 거야?"

고객센터의 답변은 역시나 자신들의 센터이다. 변경 전의 핸드폰과 변경 후의 핸드폰의 가입서류를 팩스로 보내주라고 하고, 카카오뱅크의 연결 문제는 카카오뱅크에 문의를 하라고 한다.

"똥이다!"

소비자를 호구로 생각하는 서비스 마인드, 개인정보를 활용해 온갖 마케팅에 이용하면서도 정작 서비스의 애로사항이나 자료의 백업, 탈퇴 등은 소비자가 모든 것을 챙겨줘야 가능한 참으로 거지 같은 시스템이다.

"진심으로 망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외국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몰라."

숙박을 한 호스텔은 정말 특별한 장소 같다.

"확실히 예전의 감옥 같아."

"1856년이라. 정말 아득하다."

짐들을 정리하고 평소보다 일찍 출발을 한다.

"성 안 중세의 호스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성을 벗어나 주변을 돌자 바로 바닷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바다. 아니 쉬어갈 수가 없지."

잠시 바위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너를 잃고 해매이던 시간의 아픔에 비하면 길 위에서 헤매이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바다의 바람이다.

"괜찮아. 이제 모두 괜찮다."

아침 일찍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함께 해안길을 달린다.

해안길이 끝나고 뒷바퀴의 느낌이 이상하다.

"설마?"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을 하니 바람이 빠지고 있다.

"왜? 왜 이러는 거야?"

바퀴를 탈착하고 타이어 안쪽을 세심하게 살핀다. 튜브의 같은 자리가 비슷한 모양으로 펑크가 나있다. 이틀 동안 여러 번 손으로 훑으며 확인을 했지만 타이어에 박힌 철심은 없었다.

펑크가 난 튜브를 확인하며 타이어를 살펴보니 날카로운 돌조각이 박혀있다.

"이놈이었군!"

삼일째 나를 괴롭히던 녀석을 타이어에서 빼내고 튜브를 정비한다. 어제 새로 산 펑크패치의 본드는 접착력이 아주 좋다.

"이것으로 끝내자. 제발!"

새로 산 휴대용 펌프로 바람을 넣는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인사를 한다. 역시나 어느 나라를 가든 시골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여행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

넓은 폭의 튜브라서 충분한 공기압까지 바람을 넣기가 힘들다.

"가다가 조금씩 넣자."

패니어의 무게로 조금 말랑거리는 타어어가 도로에 달라붙는 것처럼 힘들지만 펑크정비는 잘 된 것 같다.

작은 소도로를 따라 팔켄베리로 향한다.

"팔켄베리에서 점심을 먹자."

팔켄베리에 도착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타운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도 검색이 안 되고, 마을 초입의 슈퍼마켓에 들러 빵과 땅콩잼, 소시지 등으로 비상식을 채워 넣는다.

"점심은 틀렸고, 할름스타드 근처에 슈퍼가 있나?"


할름스타드의 바닷가 근처의 ICA 슈퍼를 검색하고 바로 출발한다.

40km 정도의 거리, 4시 정도에 도착하여 저녁거리를 사고,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도로를 벗어나 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차량의 소음에서 벗어난 라이딩이 너무나 좋고 한가롭지만 공원의 산책로는 여지없이 숲으로 이어진다.

"오늘 이 느낌 아냐. 갈 길이 멀다."

다시 들어선 한적한 자전거 도로는 시골의 풍경 속을 가로지르고.

작은 마을들과 집들을 지나친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아."

500년의 수명을 자랑하는 오크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고 슈퍼에서 사 온 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둘레가 5미터가 넘는 정말 오래되고 멋진 나무다.

자전거 도로는 해안길로 다시 접어들고.

바닷가의 풍경과 농촌의 푸른 평야의 풍경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풍성한 침엽수의 숲길과는 다르게 넓게 트인 풍경들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3시가 넘어가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오후 3시가 되면 시작되는 어둠은 적응이 안 된다.

4시가 조금 넘자 어둠은 완전히 내려앉고, 목적지였던 슈퍼마켓에 도착한다.

슈퍼를 이리저리 돌며 어렵게 통닭을 발견하고 작은 환호성을 지른다.

크리스마스 장식용 나뭇가지를 사던 할머니는 추운데 캠핑을 할 것인지 물으며 걱정을 하시고, 여행에 대해 설명을 하니 안전하게 다니라며 기도를 해주겠다고 한다.

"할머니, 고마워요."

따듯한 통닭을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어두워진 마을길을 따라 해안가로 접어들고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언덕을 향해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백사장이 펼쳐진 해안가의 언덕 위에 텐트를 펼친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서둘러 텐트를 설치하는 사이 텐트의 폴대 하나가 부러진다.

"에쉬, 오늘은 너냐? 하루에 사고가 하나씩 벌어지네."

폴대가 부러진 텐트는 모양새가 영 이상하지만 하룻밤 보내는 데는 별문제는 없다.

"폴대는 또 어디서 사야 하는가?"

내일 도착할 헬싱보리 근처의 스포츠 매장을 검색하니 텐트의 액세서리 부품들이 있다.

"좋아. 내일 가 보자."

강한 바람에 밀려드는 파도 소리가 너무나 좋다.

"바다. 바다 위에 누워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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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8일 / 흐림
린도메-쿵스바카-바르베르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 펑크가 난 타이어와 고장이 난 펌프를 정비하기 위해 자전거샵이 있는 쿵스바카까지 기차로 이동해야 한다. "쿵스바카에 정비샵이 있어야 하는데."


이동거리
64Km
누적거리
19,838Km
이동시간
3시간 02분
누적시간
1,452시간

 
기차
 
자전거정비
 
 
 
 
 
 
 
12Km / 0시간 30분
 
42Km / 2시간 32분
 
린도메
 
쿵스바카
 
바르베르
 
 
1,22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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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차가운 아침이다. 하얀 서리가 눈처럼 얼어붙은 풍경이다.

"오호, 대박!"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다.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서리꽃이 하얗게 피었구나."

어젯밤 텅 비어있던 주차장은 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다. 아무도 텐트 주변을 서성이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안전하기는 최고네."

짐들을 챙기고 기차역으로 간다. 스웨덴의 기차역들은 승차장이 그냥 오픈되어 있다. 별도로 표를 파는 판매소도 없고, 출입구의 개찰구 같은 것도 없다.

"표는 어디서 사는 거야? 트램처럼 안에 있나?"

승차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남자에게 기차에 대해 물어본다.

"쿵스바카 가는 기차 여기서 타지?"

"응. 10분 후에 기차가 올 거야."

"기차표는 얼마야? 기차 안에서 살 수 있어?"

"30크로나. 기차 안에서 살 수 있는데 그냥 타는 사람들도 많아!"

"아니, 이런 꿀팁을!"

기차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기차도 타 본다.

객실 출입구 쪽의 접이식 좌석이 있는 공간이 자전거와 유모차를 놓는 공간이다.

어제 식당에서 만난 부부가 준 펌프로 끌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바람을 채워 넣은 자전거.

기차 안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를 찾지 못했다.

서너 군데 자전거샵이나 정비샵이 있는 스몰 타운인 쿵스바카에서 펌프나 튜브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좀 더 큰 바리베르까지 갈까?"

옆좌석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기차가 바리베르까지 가는지 물어보니 바리베르는 다른 기차를 타야 한다고 한다.

"이 기차 종점이 쿵스바카예요?"

"응."

짧은 대화를 하는 사이 세 정거장의 쿵스바카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리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아, 또 비야?"

비를 맞고 정비가 불확실한 쿵스바카의 자전거샵까지 자전거를 끌며 가고 싶지 않다.

기차역에 있는 프레스뷔런 편의점에서 커피와 작은 빵 세트를 먹으며 바리베르까지 기차가 있는지 검색을 한다.

"오, 있다!"

쿵스바카에서 바리베르로 가는 기차가 15분 후에 출발을 한다.

편의점의 직원에게 기차에 대해 다시 확인을 한다.

"건너편 2번 승차장에서 기차를 타면 돼!"

편의점 옆에 있는 티켓구매기를 확인하고 다시 여직원에게 티켓구매에 대해 묻는다.

"저기 기기에서 티켓을 사면되지?"

"응. 쿵스바카에서 바리베르로 가는 표를 사!"

바르베리까지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기차표가 비싸다. 89크로나.

기차표를 사고 나니 10분 정도밖에 시간이 없다. 자전거를 끌고 건너편 승차장으로 서둘러 이동을 한다.

비가 내려서 도로와 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지하도로 내려가는 길에서 거의 스케이팅을 타듯이 자전거에 끌고 미끄리며 내려간다.

"위험해!"

얼어붙은 길 위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모두 똑같다. 길을 가던 여자가 자전거를 붙잡아 도움을 주고,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은 급하고 길은 미끄러워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길에서 넘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위험해 보인다.

"아, 죽겠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고."

겨우 승차 시간에 맞춰 기차에 탑승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기차가 참 깔끔하다."

바리베르의 지도를 확인하는 사이 기차의 직원이 인사를 하며 티켓을 확인한다.

"하하. 이번엔 확실하게 티켓을 구매했지."

큰 요동 없이 빠르게 달리던 기차는 이내 바리베르에 도착한다. 비는 아침보다 더 굵어졌다.

자전거샵으로 가지 못하고 기차역의 대합실에서 비를 피한다.

"정말이지. 오늘은 비를 맞고 싶지 않다."

한참 후 비가 주춤해지고, 자전거샵을 찾아간다.

오래된 교회를 중심으로 예쁜 광장이 나오고, 도시의 풍경을 구경하는 사이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자전거 여행? 한국에서 온 거야?"

"응. 세계여행 중이야!"

"나도 자전거 여행을 했어. 유럽의 일부지만. 허리가 안 좋아서 리컴번트 자전거를 타거든."

"오호!"

"어딜 가는 거야?"

"펌프가 망가져서 자전거샵에 가야 해. 펑크도 수리해야 하고."

"내가 안내해 줄게. 여기 자전거샵이 딱 두 개뿐이라서."

남자를 따라 광장에 있는 자전거샵으로 들어간다. 깨끗한 분위기의 제법 잘 갖춰진 자전거샵이다.

"종류가 너무 많네."

펌프를 고르는 동안 남자는 배가 고프다며 밥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고마웠어!"

남자는 여행에 대해 덕담을 하고 웃으며 떠난다.

펌프를 들고 결정 장애의 고민을 하는 동안 인상이 너무나 편하고 좋은 중년의 여자가 다가와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느낌상으로 가게의 주인인가 싶고, 정말 편안한 미소를 갖은 여자다.

펌프와 휴대용 패치, 본드를 고르고 튜브도 새것으로 교체를 한다. 정비사의 곁에서 튜브를 교체해도 크게 의식을 하지 않고, 타이어 스틱도 말없이 빌려주고 공기주입 호스도 건네준다.

"펌프질을 안 하니 이렇게 좋다."

펑크가 난 튜브를 정비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정비사는 자꾸 튜브 패치를 가리킨다.

"설마, 여기서는 펑크수리는 안 해?"

"응."

"아, 미안! 한국에서는 자전거샵에서 펑크수리를 해주거든."

주인 여자는 왜 본드를 사는지 울어보며 휴대용 패치툴에 본드가 들어있다고 한다.

"알아요. 몽골에서 본드를 샀는데 잘 붙지가 않아서요. 아마도 중국제인가 봐요."

중국 제품이라는 농담에 여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동의의 고갯짓을 한다.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여행에 대해 여자와 대화를 하고, 잠시 의자에 앉아 주변에 숙소가 있는지 검색을 한다.

여주인은 물통을 선물해 준다. 그리고는 음료수가 필요한지 묻는다.

"어떤?"

"음. 물에 약간의 과일주스와 설탕을 넣은 물."

"네. 주세요."

여자는 베리류의 과일주스를 물통에 담아 건네준다.

자전거샵을 나와 광장의 교회를 구경하고.

주변의 식당을 검색한다. 뷔페식당을 검색하니 5~6 곳의 식당이 검색되고 그중에는 중국 식당도 한 군데가 있다.

"1.5km 조금 머네."

비가 내리니 약간의 거리도 멀게 느껴진다.

광장 바로 옆에 있는 평점이 좋은 카페로 들어간다.

"채식뷔페?"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뷔페는 채식 전문 뷔페다.

"아, 이건 나와 전혀 맞지 않는 컨셉인데."

차갑게 유지가 되는 메뉴들은 다양한 소스와 함께 괜찮은 맛이지만 나에게는 그저 그런 음식일 뿐이다.

세 접시를 비우고 배가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 식사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근처 숙소에서 쉬자. 텐트와 침낭도 말리고, 오늘은 정말 비를 맞고 싶지 않다."

주변의 숙소를 검색하니 포트리스 요새에 저렴한 호스텔의 나온다. 숙소를 예약하고 성도 구경하며 하룻밤 보낼 수 있는 숙소로 이동한다.

"저기가 스포레 아저씨가 말한 오래된 요새군."

내비게이션은 숙소를 찾아 요새의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한다.

"호스텔의 요새 안에 있다고?"

찬송가가 울러퍼지는 요새의 성문을 지나 요새의 내부로 들어간다.

"여기가 호스텔인데."

리셉션의 안내판이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년의 여자가 반갑게 맞이해주며 열쇠가 담긴 봉투를 건네준다.

"저기 건물의 14번 셀, 룸이야."

여자가 알려준 건물로 들어가니 건물의 내부가 황당하다.

"이 건물은 뭐지?"

14번의 숫자가 적힌 방의 두꺼운 나무문을 열자 작은 공간에 침대가 하나 놓여있다.

"이거 감옥이야?"

병사들의 숙소인지 아니면 감옥인지 모르겠지만 중세시대의 건물을 호스텔로 운영하는 모양이다.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좁은 공간의 방이 답답하기는 하다.

"특별한 경험이네. 어쨌든 독방이잖아."

잠시 성의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바닷바람이 강해서 바다의 풍경은 볼 수가 없다.

"아쉽네. 풍경 좋은데."

성의 위쪽 건물로 올라간다.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듯한 집들을 지나.

성의 위쪽 공간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물이 있어 들어갔지만 입장료가 있어 그냥 되돌아 나온다.

"굳이 비싼 입장료까지 내면서 볼 생각은 없다."

젖은 텐트와 침낭을 말려두고, 침대에 누워 시체놀이를 한다.

피로가 밀려든다.

"기차를 타고 헬싱보리로 갈까?"

궂은 날씨와 트러블이 일어나는 자전거 때문에 계속 일정이 늦어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몰라. 비 오면 기차, 안 오면 자전거!"

작은방에 누워있으니 예전 이곳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행복했을까 아니면 각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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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7일 / 맑음
예테보리-린도메
핸드폰을 잃어버린 대신 좋은 친구들을 만난 예테보리를 떠나 덴마크를 향해서 출발한다. "헬싱보리로 가자!"


이동거리
25Km
누적거리
19,774Km
이동시간
3시간 11분
누적시간
1,449시간

 
펑크
 
도와줘!
 
 
 
 
 
 
 
12Km / 1시간 05분
 
11Km / 2시간 06분
 
예테보리
 
몬달
 
린도메
 
 
1,158Km
 
 

・국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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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여행 중 처음으로 보는 맑은 하늘이다.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가 너무나 좋다.

스포레 아저씨는 어제부터 떠날 때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여러 번 확인을 한다.

"네. 당연하죠."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정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알렉산드라 할머니가 잘 말려준 텐트도 정리하고.

"이런 하늘을 왜 숨기고 있었어?"

떠나기 전 꼭 사진을 찍자던 스포레 아저씨와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잃어버려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저씨가 있어 편안하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예쁜 소녀 같은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도 인사를 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낸 숙소의 사람들과 헤어짐의 인사들을 나눈다.

알렉산드라 할머니와 따듯한 포옹을 마지막으로 예테보리를 떠난다.

"핸드폰은 잃어버렸지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트램을 타고 건넜던 강을 건너고.

과거 볼보 자동차를 생산하고, 조선소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예테보리는 공업 중심의 항구도시다.

도시 전체가 복잡해 보이고 분주하다.

시내 중심의 광장에는 예테보리를 세웠다는 아돌프 국왕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예타강을 중심으로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수로의 모습도 운치가 있고, 거리의 사람들의 움직임도 활기차게 느껴진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맥도날드로 들어간다.

시내를 빠져나가는 경로를 다시 확인한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만족하자."

시내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시내를 벗어나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쿵스바카를 향해서 간다.

쿵스바카를 15km 정도를 남기고 갑자기 체인이 꼬이며 페달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하니 체인 꼬임과 함께 바퀴도 펑크가 나있다.

"더블 콤보냐?"

펑크 패치가 나쁜 것인지, 본드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펑크 정비가 잘 안되던 것이 걱정스럽다.

일단 유격이 심해진 체인을 두 마디 끊어내어 임시 조치를 하고, 펑크 패치로 튜브를 정비해 보지만 역시나 잘 붙지를 않는다. 스티커형 패치로 다시 정비를 했지만 정비가 되었는지 불확실하다.

타이어에 바람을 넣던 중 휴대용 펌프의 느낌이 이상하다.

"뭐야?"

여행을 위해 새 펌프로 챙겨 왔지만 펌프마저 고장이 나버리고, 펑크가 난 타이어는 공기압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큰일 났다!"

펑크 정비가 안 된 튜브는 어떻게라도 해볼 수 있지만 바람을 넣을 수 없다면 정말 난감한 문제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로 자전거 수리점이 있는 쿵스바카까지 가야 한다. 불안하게 도로를 따라가던 중 시 외곽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 봤지만 생활용품 외에 필요한 자전거 펌프는 없다.

천천히 말랑거리며 주저앉던 자전거는 쿵스바카를 10km 정도 남기고 더는 갈 수가 없다.

차가워지는 날씨와 함께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펌프를 만져봐도 도저히 답이 없다.

"아, 어떻게 하지?"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에 손을 흔들어도 그냥 지나쳐가고, 몸에 한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아, 위기 상황이다. 헬프미!"

유모차를 끌고 집에서 나오는 여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전거가 고장 났어. 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여자는 쿵스바카까지 기차를 타고 가라며 알려주고, 먼저 따듯한 곳에서 몸을 녹이라며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9km 정도의 쿵스바카까지는 기차로 한 정거장이다.

여자는 기차역을 안내해 주고, 기차역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해 준다.

"여기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로 가면 돼."

기차역 카페의 여자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따듯한 커피를 마시라고 하고, 먹을 것이 필요하냐며 묻는다.

"아니.."

나를 카페로 안내한 여자는 길 건너편 자동차 정비소로 가서 도움을 청하겠다며 카페를 나간다.

그 사이 카페의 여자는 소시지와 으깬 감자를 내어준다.

"와! 땡큐."

정말 맛이 좋은 음식이다. 정비소의 남자가 왔지만 차량에 사용하는 밸브 타입은 슈레더 타입이라 프레스타 타입의 자전거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없다고 한다.

"괜찮아. 오늘 이 근처에서 캠핑을 하고 내일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에 갈게."

여자는 날씨가 춥다며 예테보리 방향에 저렴한 모텔과 쇼핑몰이 있다고 알려준다.

"아, 그 쇼핑몰에 갔었어. 거기에 펌프나 튜브는 없어."

여자가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말하는 동안 카페에 손님들이 들어오고, 한 부부가 자신들의 휴대용 펌프를 주겠다며 말한다.

아이와 함께 나를 도와주던 여자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간다.

"정말 고마워!"

식사를 마친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 펌프를 가지고 돌아왔다. 자전거 펌프가 아니지만 임시로 바람을 넣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부부는 여행에 대해 행운을 빌어주며 카페를 나간다.

"고마워요!"

카페에서 튜브를 다시 정비해 본다. 역시나 그동안 펑크 패치가 잘 붙지 않던 이유는 몽골에서 산 본드의 문제 같다. 튜브패치 전용이 아니다 보니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중국에서 산 본드를 영혼까지 쥐어짜서 펑크 패치를 붙이고, 스티커형 패치로 보강을 한다.

"제발 끌고 갈 수만 있게 해줘."

튜브와 펌프를 들고 씨름을 하는 동안 카페의 여자는 저녁에 먹으라며 음식을 포장해 준다.

"우와!"

"튜브 고쳤어?"

"아니. 하지만 끌고 갈 수는 있을 것 같아."

"굿!"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완전히 어두워졌다. 카페를 나서며 계산을 해야 하는지 묻자 여자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고 답한다.

"너무너무 고마워!"

마을 주변에 텐트의 칠만한 장소를 찾다 불빛이 있는 주차장에 텐트를 펼친다. 저녁이 되며 급속하게 기온이 내려가며 습기가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얼어버린다.

"오, 북유럽 추위!"

핀란드에 들어서면서 날씨 외에 여행의 어려움이 없었고, 북유럽의 사람들도 자전거 여행자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서 사람들과 스킨십이 없었다.

가끔씩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타인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삶은 다르지 않다."

300일이 넘어가는 여행 동안 가장 어려운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지만 힘든 느낌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이다.

얼어붙은 차가운 잔디 위에 텐트의 치고도 기분이 좋은 하루다.

카페에서 포장해 준 음식으로 맛있게 저녁을 해결하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1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지만 보온에는 큰 문제가 없다.

보바에게 러시아 친구들의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모르는 여자의 메시지 요청이 있어 스팸처리를 하려니 이사벨의 메시지다.

언니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남긴 것인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겨놨다.

"귀여운 녀석, 그렇게 항상 웃어라 이사벨."

"언제 전화기를 또 잃어버릴지 모르니 모든 사진은 일단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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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6일 / 맑음
예테보리
호스텔의 친구들과 함께 핸드폰을 사기로 한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주간이라 저렴하게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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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Km
누적거리
19,74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44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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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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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로 떨어진 날씨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좋다.

스포레 아저씨와 함께 핸드폰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안장 위에 서리꽃이 피었다.

"갑자기 추워지니까 무섭다야."

"사고 싶은 브랜드가 있어?"

"아니. 그냥 배터리가 오래가고, 듀얼소켓 그리고 싼 것!"

중국식 뷔페식당 옆에 전자 쇼핑몰이 있다.

"그 유명한 블랙프라이데이군."

쇼핑몰에는 각종 전자제품들과 사람들이 많다.

"5만원 갤러시S."

20~30만원대의 핸드폰을 둘러보고 배터리가 좋은 모토로라의 1,490크로나 제품을 선택한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 뭐."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 가격들은 평소보다 저렴하게 느껴지기는 하다.

"어때? 핸드폰 마음에 들어?"

"응. 충분해!"

핸드폰 인증 등에 필요한 전화번호가 필요해서 프레스뷔런에 들러 콤빅 유심카드도 다시 구매한다.

숙소로 돌아와 어플들을 설치하고 계정들의 비밀번호 변경과 함께 계정을 활성화시킨다.

한국 은행들의 어플을 설치하고 카카오톡을 연결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핸드폰을 인증하고 이전 계정에 접속하니 계정이 임시 보호조치가 되었다는 메시지가 안내된다.

비밀번호 재설정을 해야 한다는 안내를 따라 스텝을 진행하는데 가입 이메일로 인증 메일이 발송되었다고 한다.

다음 메일을 로그인하려니 해외 로그인이 차단된 상태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한국에서 계정 로그인을 한 후 이메일을 확인했지만 인증 메일이 없다.

"왜 이래!"

여러 차례 같은 작업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다. 고객센터에 문의글을 남기고 카카오톡 연결을 포기한다.

핸드폰을 세팅하느라 중국식 뷔페식당의 영업시간이 지나버렸다. 일요일이라 5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한다.

오전에 스포레 아저씨가 길을 가며 말을 했던 케밥 가게로 간다.

"아저씨가 맛있고 가격도 좋다고 했는데."

작은 가게 안의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제법 앉아있고, 포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역시 그림 메뉴판이 최고야!"

접시에 담긴 케밥과 콜라를 주문한다. 105크로나.

"싸지는 않은데?"

잠시 후 벨이 울리고 큰 접시 가득 케밥이 나온다.

감자튀김과 샐러드 그리고 고기가 들어있는 케밥은 양이 충분히 많다.

"이래서 가격이 좋다고 했구나."

스웨덴 맥도날드의 햄버거 세트메뉴가 80크로나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좋은 가격이다 싶다.

무료로 제공되는 샐러드와 함께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숙소로 돌아와 핸드폰 세팅을 마저 끝내고, 스포레 아저씨는 커피를 마시자며 나를 부른다.

달콤한 빵과 함께 아저씨, 알렉산드라와 티타임을 하며 그들의 대화 모습을 바라본다.

항상 저녁 시간에 달콤한 빵과 함께 커피타임을 갖는다며 알려준다.

"피카."

30분 정도 함께 대화를 하며 보내는 시간인데 분위가 너무 편하고 좋다.

"그래, 이런 시간들이 필요했던 거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그리고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깨닫는다.

스포레 아저씨의 중저음과 말의 속도는 너무나 좋고, 애교가 정말 많았을 것 같은 알렉산드라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한국으로 보낸 소포는 잘 도착했다고 한다. 도착할 기간이 지났음에도 소식이 없어 스톡홀름의 숙소에 여러 차례 소포가 반송되었는지 문의를 하고, 소포가 사라져 잃어버려도 어쩔 수 없다며 생각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좋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지만 호스텔의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좋고, 여행의 추억들이 담긴 선물도 잘 도착해서 너무나 좋다. 이 정도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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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5일 / 맑음
예테보리
어젯밤 발생한 핸드폰 도난사건으로 뒤숭숭한 마음과 함께 몹시 피곤한 아침이다. "빌어먹을 도둑놈!"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9,74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446시간

 
핸드폰분실
 
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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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테보리
 
예테보리
 
예테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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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기고 피곤함에 기절하듯 잠이 들었지만 늦은 시각 방문을 열고 드나드는 사람의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뭐냐? 이 시간에 매너 없이 시끄럽게."

피곤함 탓에 검은 남자와 한차례 눈이 마주쳤지만 시트를 끌어않고 등을 돌려 잠들었다.

마지막 문이 닫히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라디오의 음악이 끊어진다. 한참 후 이내 잠들지 못한 체 라디오를 다시 켜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지만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이 보이질 않는다.

"에쉬, 뭐야?"

함께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깨어나고 핸드폰 도난 사실을 알린다.

"여기에 있던 흑인이 안 보이네. 그 녀석일 거야!"

여기저기 핸드폰을 찾아 침대를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봐도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다.

"젠장할!"

여행 중 언젠가는 핸드폰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신분증을 체크하는 북유럽의 호스텔에서 도난을 당한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새벽 늦게서야 잠이 들고, 하필 이런 날에 하늘은 전에 보지 못한 맑음이다.

8시, 숙소의 카운터가 열리고 직원에게 조용하게 핸드폰 도난을 알린다.

"아침이나 먹자."

숙소의 직원은 혹시 핸드폰을 훔쳐 간 남자가 흑인이냐며 묻고는 신분증의 사본을 보여준다.

"맞는 것 같다. 잠결에 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아침을 먹은 후 숙소의 직원은 경찰서에 가야 한다며 가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먼저 숙소를 하루 연장하고.

"이거 되게 어려운 미션이네."

"넌 자전거로 2만km를 여행한 사람이잖아. 문제없을 거야."

일단 프레스뷔런 편의점에서 1일 교통권을 산다.

"트램을 이렇게 타보게 되다니."

난생처음 트램을 타고.

예테보리의 중앙역 광장으로 간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 이게 뭐야!"

조금 쌀쌀하지만 북유럽에 와서 처음 맞는 맑은 날인데 이러고 있다.

토요일 휴일이라는 경찰서를 찾아간다.

한국에서도 갈 일이 없는 경찰서에 들어가 도난의 상황에 대해서 면담을 하고, 세 시간 후에 리포트를 받으러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는다.

"의미가 있을까?"

예테보리의 시내를 둘러볼까 생각하다 기운이 없어 그냥 숙소로 되돌아온다.

숙소의 친절한 알렉산드라 할머니는 원두커피가 좋다며 커피 메이커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한 줄 아는 게 없다."

그리고 잘 말린 텐트를 가방에 담아 건네주는 알렉산드라.

컴퓨터를 꺼내어 무엇부터 정리할 것인지 생각한다.

"은행? SNS? 막막하다."

숙소의 사람들은 너무나 편안하고 좋다. 쉥겐기간의 압박이 없다면 아주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든다.

3시, 경찰서로 다시 찾아가 사건의 리포트를 받아온다.

"힝. 다 스웨덴 말이네."

예테보리는 다른 북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항구 도시인 예테보리는 우리의 울산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뭔가 어지러운 것 같지만 이색적이다.

다시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작은 도시의 오래된 트램이 아니라서 작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탄 느낌이다.

딱히 승차권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여러 개의 단말기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가 놓여있을 뿐이다.

어제의 중국식 뷔페로 간다. 배가 많이 고픈 것은 아니지만 기운이 없을 땐 고기가 최고다.

"고기 먹고 힘내자."

자전거를 안 타니 두 접시에 배가 부른다.

"별일 아니잖아. 언젠가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도 했고."

숙소에 돌아오니 모두들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본다.

"그냥 서류 한 장 받았어. 내일 핸드폰을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요즘 유럽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라 저렴한 가격에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고, 타은행 인증서도 모두 등록을 다시 한다. 핸드폰 인증이 안되어 걱정을 했지만 해외체류 확인 메뉴가 있어 휴대폰 인증 없이 쉽게 해결을 한다. 다행이다.

"내일 핸드폰을 사고, 유심카드를 사서 카카오톡을 연결한 다음 왓츠앱, 위챗, 카카오뱅크를 해결하고 모레 떠나자."

중저음의 목소리가 너무나 멋진 스포레(Sporre) 아저씨가 내일 함께 핸드폰을 사러 가자고 하신다.

"예테보리의 하루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야. 그리고 Hisingen Hostel의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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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4일 / 맑음
닉코르나-예테보리
스웨덴의 대도시 예테보리로 들어간다. 축축하게 젖어 얼어있는 몸을 녹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따듯한 샤워가 하고 싶다."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19,749Km
이동시간
6시간 12분
누적시간
1,446시간

 
추워
 
춥다고
 
 
 
 
 
 
 
54Km / 3시간 50분
 
21Km / 4시간 22분
 
닉코르나
 
쿤갤프
 
예테보리
 
 
1,13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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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새벽의 한기에 잠이 깬다. 젖은 침낭이지만 체온으로 덥혀지면 따듯하게 보온이 되는 침낭인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춥지?"

텐트를 열고 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쌓여있다. 어젯밤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뀌어 내렸나 보다. 비에 젖은 텐트는 얼어붙어 눈으로 덮여있다.

"완전히 얼었네."

얼어붙은 자물쇠와 텐트의 폴대를 라이터로 녹여 정리를 하느라 꽤나 애를 먹는다.

눈이 내리고 하늘이 열려있다.

"정말 해가 뜬 거니?"

아침의 태양을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기온은 떨어졌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정말 상쾌한 기분이다.

눈이 쌓인 차가운 도로를 달린다. 비에 젖은 것들이 얼어버리며 변속기와 브레이크마저 제어가 안된다.

"괜찮아. 비를 맞는 것보다 낫잖아!"

습기가 차오르는 비닐봉지를 버리고 시린 발에 양말 한 켤레를 덧신는다. 어쨌든 추위는 해결할 수 있지만 비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다.

예테보리를 향해 달려간다.

"왜 이렇게 지치지?"

가능하다면 잠시 시간을 두고 머무를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예테보리가 가까워지며 마을들의 모습도 조금씩 커져가고.

길을 헤매는 빈도도 늘어간다.

예테보리의 실루엣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오래된 이면 도로를 따라 시내로 진입한다.

강을 건너는 자전거 도로가 막혀있다.

"뭐냐?"

주위를 살펴보니 새로 생긴듯한 다리가 보이고, 다리의 측면으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다행이네."

도시의 실루엣 너머로 저녁노을이 피어오른다.

"정말 오랜만이네. 좋다!"

초원을 달리며 매일처럼 마주하던 붉은 석양빛을 이렇게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

"가까이 있어 좋은 것들은 늘 이렇다. 없어지고 나면 너무나 사무치거든. 너처럼.."

잠시 복잡한 시내 한가운데에서 방향감을 잃었지만 숙소에 도착한다. 꽤나 깔끔하고 괜찮은 호스텔이라 숙소의 간판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분위기가 좋은 호스텔이다. 젊은 여행자들은 없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

숙소의 직원에게 텐트를 말리고 싶다고 하니 텐트를 물로 씻어내 주고 건조대에 말려준다.

짧은 만남이지만 이런 만남의 즐거움이 좋다. 기숙사식의 대형 호스텔이나 어린 친구들이 복잡한 호스텔은 너무 삭막하고 재미가 없다.

미리 검색해둔 중국식 뷔페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한다.

90크로나의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들지만 고기 요리가 많은 중국 메뉴라 더 좋다.

야무지게 한 접시를 채워 순식간에 비워내고.

크게 세 접시를 비우고서야 콜라를 집어 든다.

"역시 중국 음식이 배불러!"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사람들이 가득 찬 뷔페에서 한식은 세계적인 메뉴가 될 수 없는지 아쉽고, 터무니없이 비싼지 의문이 든다.

숙소로 돌아와 짐들을 정리하고.

앞 침대의 노신사는 숙소 관리를 하는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지 텐트를 말리는 것과 함께 자전거를 숙소 내부로 넣어두라며 도움을 준다.

오슬로를 출발하여 꽤나 힘들게 지나온 것 같은데 헬싱보리까지 260km나 남아있다.

"왜 거리가 안 줄어드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북유럽 여행도 몽골처럼 시간이 지난 후에 더 여운이 남는 그런 여정일 것 같다.

"북유럽의 숲은 정말 좋았었지.."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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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3일 / 흐림
나베르스타드-닉코르나
스웨덴의 두 번째 여행, 예테보리를 지나 헬싱보리로 갈 생각이다. "제발, 비 좀 그만와라."


이동거리
83Km
누적거리
19,674Km
이동시간
6시간 01분
누적시간
1,440시간

 
165도로
 
E6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나베르
 
우데발라
 
릭코르나
 
 
1,0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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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숲은 너무나 좋다. 조용하고 편안하고 싱그럽다.

싸늘한 비는 계속되지만 상쾌한 굿모닝을 거를 순 없고.

여름철 북유럽의 숲이 궁금하다.

"얼마나 좋을까?"

숲에서 나오니 비의 양이 제법 많다. 양말과 장갑 위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출발을 한다.

예테보리까지 150km 정도의 거리, 오늘 최대한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싶다.

"80km는 가야 할 텐데."

여전히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도로를 따라 20km를 달리고 어제의 목적지였던 마을의 슈퍼에서 빵을 사 들었다.

"10개는 먹을 수 있는데."

비에 젖은 몸에서 냉랭한 한기가 시작된다.

지쳐가는 페달링과 함께 체인 트러블도 심각해지고, 어쩔 수 없이 1단으로 떨어뜨리고 길을 이어간다.

40km 정도를 지났을 때 폴란드 자전거 커플을 만났다. 여행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진다.

"부럽네."

춥고 지쳐있으니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비닐봉지를 씌운 양말이 땀에 젖어들며 발끝이 시려온다. 비에 젖나 땀에 젖나 똑같지만 비에 젖어 첨벙거리는 것보다는 낫다.

"정말 지겹게도 오르내리는구나."

2시 반, 오늘의 일차 야영지로 생각했던 작은 도시에 들어선다.

"좀 더 가도 되겠는데."

이리저리 사라지는 자전거 도로를 찾아가며 시내를 벗어난다.

여러 갈래로 나뉘지는 갈림길, 어느 길을 선택할지 잠시 고민을 하고.

"조금 돌더라도 큰 도로를 타고 갈까, 해안을 따라서 가 볼까?"

바다도 구경할 겸 해안가의 길을 선택한다.

평평한 해안 도로를 기대했는데 예쁘게 꾸며진 작은 공원의 산책로가 나온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나무테크의 산책로가 이어지고.

아주 작은 모래사장의 해수욕장도 나온다.

"캠핑 자리로 딱인데."

길은 계속해서 산책로를 따라간다.

"10km나 남았는데, 너무 한가롭네."

다시 숲속의 작은 길이 이어지고, 오르막도 계속된다.

"그만. 오늘은 그만!"

4시가 되고 해는 떨어진다. 어두운 자전거 도로를 달려 이차 목적지인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마을을 벗어난다.

"분위기 참 좋네."

마을을 벗어나자 가로등이 없는 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도로변의 공터로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젖은 텐트를 치고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네."

오늘 하루 80km를 이동해서 예테보리까지 70km 정도가 남았다.

예테보리의 숙소를 예약하고 젖은 침낭을 끌어당긴다.

"내일은 뽀송뽀송하게 잘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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