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8일 / 흐림
린도메-쿵스바카-바르베르
당황스러울 정도로 갑자기 추워진 날씨, 펑크가 난 타이어와 고장이 난 펌프를 정비하기 위해 자전거샵이 있는 쿵스바카까지 기차로 이동해야 한다. "쿵스바카에 정비샵이 있어야 하는데."


이동거리
64Km
누적거리
19,838Km
이동시간
3시간 02분
누적시간
1,452시간

 
기차
 
자전거정비
 
 
 
 
 
 
 
12Km / 0시간 30분
 
42Km / 2시간 32분
 
린도메
 
쿵스바카
 
바르베르
 
 
1,222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COMVIQ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2-2-3210-0404

 
정말 차가운 아침이다. 하얀 서리가 눈처럼 얼어붙은 풍경이다.

"오호, 대박!"

모든 것이 꽁꽁 얼어있다. 눈이나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다.

"서리꽃이 하얗게 피었구나."

어젯밤 텅 비어있던 주차장은 차들이 가득 주차되어 있다. 아무도 텐트 주변을 서성이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안전하기는 최고네."

짐들을 챙기고 기차역으로 간다. 스웨덴의 기차역들은 승차장이 그냥 오픈되어 있다. 별도로 표를 파는 판매소도 없고, 출입구의 개찰구 같은 것도 없다.

"표는 어디서 사는 거야? 트램처럼 안에 있나?"

승차장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남자에게 기차에 대해 물어본다.

"쿵스바카 가는 기차 여기서 타지?"

"응. 10분 후에 기차가 올 거야."

"기차표는 얼마야? 기차 안에서 살 수 있어?"

"30크로나. 기차 안에서 살 수 있는데 그냥 타는 사람들도 많아!"

"아니, 이런 꿀팁을!"

기차가 들어오고.

처음으로 기차도 타 본다.

객실 출입구 쪽의 접이식 좌석이 있는 공간이 자전거와 유모차를 놓는 공간이다.

어제 식당에서 만난 부부가 준 펌프로 끌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바람을 채워 넣은 자전거.

기차 안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를 찾지 못했다.

서너 군데 자전거샵이나 정비샵이 있는 스몰 타운인 쿵스바카에서 펌프나 튜브를 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좀 더 큰 바리베르까지 갈까?"

옆좌석에 앉은 할아버지에게 기차가 바리베르까지 가는지 물어보니 바리베르는 다른 기차를 타야 한다고 한다.

"이 기차 종점이 쿵스바카예요?"

"응."

짧은 대화를 하는 사이 세 정거장의 쿵스바카에 도착한다. 기차에서 내리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아, 또 비야?"

비를 맞고 정비가 불확실한 쿵스바카의 자전거샵까지 자전거를 끌며 가고 싶지 않다.

기차역에 있는 프레스뷔런 편의점에서 커피와 작은 빵 세트를 먹으며 바리베르까지 기차가 있는지 검색을 한다.

"오, 있다!"

쿵스바카에서 바리베르로 가는 기차가 15분 후에 출발을 한다.

편의점의 직원에게 기차에 대해 다시 확인을 한다.

"건너편 2번 승차장에서 기차를 타면 돼!"

편의점 옆에 있는 티켓구매기를 확인하고 다시 여직원에게 티켓구매에 대해 묻는다.

"저기 기기에서 티켓을 사면되지?"

"응. 쿵스바카에서 바리베르로 가는 표를 사!"

바르베리까지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기차표가 비싸다. 89크로나.

기차표를 사고 나니 10분 정도밖에 시간이 없다. 자전거를 끌고 건너편 승차장으로 서둘러 이동을 한다.

비가 내려서 도로와 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지하도로 내려가는 길에서 거의 스케이팅을 타듯이 자전거에 끌고 미끄리며 내려간다.

"위험해!"

얼어붙은 길 위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모두 똑같다. 길을 가던 여자가 자전거를 붙잡아 도움을 주고,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은 급하고 길은 미끄러워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길에서 넘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위험해 보인다.

"아, 죽겠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고."

겨우 승차 시간에 맞춰 기차에 탑승하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기차가 참 깔끔하다."

바리베르의 지도를 확인하는 사이 기차의 직원이 인사를 하며 티켓을 확인한다.

"하하. 이번엔 확실하게 티켓을 구매했지."

큰 요동 없이 빠르게 달리던 기차는 이내 바리베르에 도착한다. 비는 아침보다 더 굵어졌다.

자전거샵으로 가지 못하고 기차역의 대합실에서 비를 피한다.

"정말이지. 오늘은 비를 맞고 싶지 않다."

한참 후 비가 주춤해지고, 자전거샵을 찾아간다.

오래된 교회를 중심으로 예쁜 광장이 나오고, 도시의 풍경을 구경하는 사이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자전거 여행? 한국에서 온 거야?"

"응. 세계여행 중이야!"

"나도 자전거 여행을 했어. 유럽의 일부지만. 허리가 안 좋아서 리컴번트 자전거를 타거든."

"오호!"

"어딜 가는 거야?"

"펌프가 망가져서 자전거샵에 가야 해. 펑크도 수리해야 하고."

"내가 안내해 줄게. 여기 자전거샵이 딱 두 개뿐이라서."

남자를 따라 광장에 있는 자전거샵으로 들어간다. 깨끗한 분위기의 제법 잘 갖춰진 자전거샵이다.

"종류가 너무 많네."

펌프를 고르는 동안 남자는 배가 고프다며 밥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고마웠어!"

남자는 여행에 대해 덕담을 하고 웃으며 떠난다.

펌프를 들고 결정 장애의 고민을 하는 동안 인상이 너무나 편하고 좋은 중년의 여자가 다가와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다. 느낌상으로 가게의 주인인가 싶고, 정말 편안한 미소를 갖은 여자다.

펌프와 휴대용 패치, 본드를 고르고 튜브도 새것으로 교체를 한다. 정비사의 곁에서 튜브를 교체해도 크게 의식을 하지 않고, 타이어 스틱도 말없이 빌려주고 공기주입 호스도 건네준다.

"펌프질을 안 하니 이렇게 좋다."

펑크가 난 튜브를 정비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정비사는 자꾸 튜브 패치를 가리킨다.

"설마, 여기서는 펑크수리는 안 해?"

"응."

"아, 미안! 한국에서는 자전거샵에서 펑크수리를 해주거든."

주인 여자는 왜 본드를 사는지 울어보며 휴대용 패치툴에 본드가 들어있다고 한다.

"알아요. 몽골에서 본드를 샀는데 잘 붙지가 않아서요. 아마도 중국제인가 봐요."

중국 제품이라는 농담에 여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동의의 고갯짓을 한다.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여행에 대해 여자와 대화를 하고, 잠시 의자에 앉아 주변에 숙소가 있는지 검색을 한다.

여주인은 물통을 선물해 준다. 그리고는 음료수가 필요한지 묻는다.

"어떤?"

"음. 물에 약간의 과일주스와 설탕을 넣은 물."

"네. 주세요."

여자는 베리류의 과일주스를 물통에 담아 건네준다.

자전거샵을 나와 광장의 교회를 구경하고.

주변의 식당을 검색한다. 뷔페식당을 검색하니 5~6 곳의 식당이 검색되고 그중에는 중국 식당도 한 군데가 있다.

"1.5km 조금 머네."

비가 내리니 약간의 거리도 멀게 느껴진다.

광장 바로 옆에 있는 평점이 좋은 카페로 들어간다.

"채식뷔페?"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뷔페는 채식 전문 뷔페다.

"아, 이건 나와 전혀 맞지 않는 컨셉인데."

차갑게 유지가 되는 메뉴들은 다양한 소스와 함께 괜찮은 맛이지만 나에게는 그저 그런 음식일 뿐이다.

세 접시를 비우고 배가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 식사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근처 숙소에서 쉬자. 텐트와 침낭도 말리고, 오늘은 정말 비를 맞고 싶지 않다."

주변의 숙소를 검색하니 포트리스 요새에 저렴한 호스텔의 나온다. 숙소를 예약하고 성도 구경하며 하룻밤 보낼 수 있는 숙소로 이동한다.

"저기가 스포레 아저씨가 말한 오래된 요새군."

내비게이션은 숙소를 찾아 요새의 안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한다.

"호스텔의 요새 안에 있다고?"

찬송가가 울러퍼지는 요새의 성문을 지나 요새의 내부로 들어간다.

"여기가 호스텔인데."

리셉션의 안내판이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년의 여자가 반갑게 맞이해주며 열쇠가 담긴 봉투를 건네준다.

"저기 건물의 14번 셀, 룸이야."

여자가 알려준 건물로 들어가니 건물의 내부가 황당하다.

"이 건물은 뭐지?"

14번의 숫자가 적힌 방의 두꺼운 나무문을 열자 작은 공간에 침대가 하나 놓여있다.

"이거 감옥이야?"

병사들의 숙소인지 아니면 감옥인지 모르겠지만 중세시대의 건물을 호스텔로 운영하는 모양이다.

부엌과 화장실, 샤워실 내부는 현대식으로 꾸며져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좁은 공간의 방이 답답하기는 하다.

"특별한 경험이네. 어쨌든 독방이잖아."

잠시 성의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바닷바람이 강해서 바다의 풍경은 볼 수가 없다.

"아쉽네. 풍경 좋은데."

성의 위쪽 건물로 올라간다.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듯한 집들을 지나.

성의 위쪽 공간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건물이 있어 들어갔지만 입장료가 있어 그냥 되돌아 나온다.

"굳이 비싼 입장료까지 내면서 볼 생각은 없다."

젖은 텐트와 침낭을 말려두고, 침대에 누워 시체놀이를 한다.

피로가 밀려든다.

"기차를 타고 헬싱보리로 갈까?"

궂은 날씨와 트러블이 일어나는 자전거 때문에 계속 일정이 늦어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몰라. 비 오면 기차, 안 오면 자전거!"

작은방에 누워있으니 예전 이곳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진다.

"행복했을까 아니면 각박했을까."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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