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1일 / 흐림
베스트비-사릅스보르그
계속해서 축축한 비가 내린다. 비에 젖어있는 모든 것이 힘들다. "북유럽의 겨울은 정말 힘들어!"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19,525Km
이동시간
5시간 51분
누적시간
1,428시간

 
151도로
 
112도로
 
 
 
 
 
 
 
20Km / 1시간 30분
 
55Km / 4시간 21분
 
베스트비
 
모스
 
사릅스
 
 
216Km
 
 

・국가정보 
노르웨이, 오슬로
・여행경보 
-
・언어/통화 
노르웨이어, 크로네(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마이콜, 1기가 75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7-9026-3544

 
내리고 또 내린다. 정말 지치지도 않고 매일처럼 비가 내린다.

다행히 상온의 기온이라 얼지는 않지만 젖은 몸으로 파고드는 한기는 정말 어렵다.

여명과 함께 출발을 해보려 했지만 아침 침낭의 따듯함에 쉽게 벗어나기가 힘들다.

10시가 되기 전 오늘의 라이딩을 출발한다.

118 메인도로의 측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모스까지 복잡하지 않고 편하게 이어진다.

"국경까지 90km, 부지런히 가자."

어제의 목적지였던 모스에 도착한다.

주변의 호숫가를 따라 예쁜 집들이 들어서 있다.

생각보다 쉽게 모스의 시내를 벗어나고 출출함이 밀려온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하며 국경까지의 경로를 재확인한다. 잠시 방심하며 흙길에서 몸부림을 쳤던 어제의 경험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아, 비 정말 그만 왔으면 좋겠다."

작은 마을들을 들어서면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회전 교차로로 이어지는 북유럽의 도로에서 방향을 잡기가 꽤 어렵다. 좌우 회전을 무한 반복하는 몹쓸 구글맵이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켜면 지도를 보며 따가가면 쉽지만 배터리를 아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도로의 좌우로 바뀌며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 오히려 자전거 도로가 없는 구간의 라이딩이 더 편하다.

국경 근처의 마지막 도시 사릅스보르그에 도착하기 전 시내를 가로지르는 118 도로를 벗어나 외곽으로 돌아가는 112 도로를 따라간다.

커다란 호수 주변으로 조용한 마을들이 이어진다.

호숫가 마을들의 풍경도 아늑하고 아기자기하다.

사릅스보르그의 외곽을 따라 시내를 쉽게 벗어나는듯싶었지만 오늘도 길을 헤매고 만다.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저 높은 교각 위의 다리를 어떻게 올라가라는 말이지?"

주변을 둘러봐도 강을 건너는 다리는 높은 교각의 다리뿐이다.

가끔씩 좌우 회전을 거꾸로 안내하는 구글맵 때문에 길이 더 헤깔린다.

"닥쳐!"

안내 볼륨을 꺼버리고 지도를 확인하며 교각의 밑으로 이동하니 거대한 교각의 측면으로 자전거 도로가 나타난다.

"설마 이런 방법으로 이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강을 넘는 높은 다리의 하부 측면에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다.

강을 건너자 강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로 길이 이어진다. 강을 넘으며 잠시 길을 헤매는 사이 3시가 가까워진다.

3시, 저녁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오늘도 모든 것이 젖어들었다. 차가운 비, 축축히 젖은 몸, 길 찾기가 쉽지 않은 자전거 도로, 비싼 물가, 너무 일찍 찾아드는 어둠.

"북유럽의 여정, 정말 어렵다."

3시 반, 국경에서 15km 정도 떨어진 마을에 들어선다. 어두워진 하늘에서 조금 더 많은 빗줄기가 내린다.

슈퍼에서 2개에 99크로네로 할인을 하는 초밥세트를 큰맘 먹고 집어 든다.

"밥 좀 먹자."

조리식품을 팔지 않는 노르웨이의 슈퍼마켓은 고소한 빵 냄새만 좋다.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 마을을 벗어나 도로변 숲에 텐트를 펼친다.

비 내리는 어두운 숲의 바닥은 풍성한 이끼들로 푹신푹신하다. 비에 젖은 풀숲이나 물이 고인 밀밭에 비하면 습기가 덜 올라와서 좋다.

비에 젖은 손등에서 하얀 김이 연기처럼 피어올라 사진조차 찍을 수 없다.

비에 젖은 바지와 양말을 벗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아직은 축축함이 적은 침낭이라 다행이지만 예테보리까지 2~3일이 소요될 텐데 걱정이다.

"장갑과 바지가 문제네."

슈퍼에서 사 온 초밥은 냉장보관을 한 것이라 쌀알들이 제각각 입안을 돌아다닌다. 괜히 할인을 하는 것은 없나 보다. 고추냉이와 간장 맛으로 그럭저럭 만족한다.

"비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노르웨이의 여행이 끝나간다. 눈이 쌓인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따듯한 날씨에 비에 푹 젖은 여정이었다.

흐린 날씨 탓에 멋진 풍경을 마음껏 보지 못한 짧은 여정이었지만 잠시 머물다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시간이 다시 주어진다면 북부 지역의 숲을 여행하고 싶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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