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80일 / 비
뤽상부르-독일 트리어
뤽상부르를 둘러보고 독일의 국경을 넘어 트리어로 향한다.


이동거리
63Km
누적거리
22,904Km
이동시간
6시간 32분
누적시간
1,738시간

 
1도로
 
49도로
 
 
 
 
 
 
 
42Km / 4시간 00분
 
23Km / 2시간 46분
 
뤽상부르
 
와서블링
 
트리어
 
 
147Km
 
 

・국가정보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2-476-45-7506

 

프랑스가 따듯했던 것인지, 흐린 날씨 탓에 기온이 내려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쌀쌀한 아침이다. 뭔가 건조하고 따듯한 그런 느낌이 그립다.

잔뜩 흐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룩셈부르크를 지나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경로를 잡기가 어렵다. 산맥을 넘어가는 경로처럼 보이는데 심플하게 이어지는 도로의 경로가 없다.

"아, 몰라. 아침을 먹으면서 결정하자."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물기가 묻은 텐트를 정리하느라 손이 시려온다. 다시 겨울로 들어선 기분이다.

뤽상부르 시내의 맥도널드로 경로를 잡고 출발한다.

5km 정도의 거리, 뤽상부르의 모습은 정말 독특하다. 아돌프 다리, 헌법광장 등 뤽상부르의 관광지의 전경사진을 보면 높은 지대에서 시내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풍경들인데 도로는 언덕이나 산을 향해 올라가지 않는다.

거대한 협곡의 다리처럼 생긴 아돌프의 다리를 지나 구시가지 중심으로 들어간다. 구시가지의 모습은 평범하다.

"뤽상부르, 별게 없는데."

10시에 오픈을 하는 맥도널드의 영업시간을 기다리고, 오픈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니 난방기의 따듯함이 너무나 좋다.

매장을 두리번거리며 콘센트를 찾고 있으니 먼저 자리에 앉은 남자가 자리를 양보하며 콘센트의 위치를 알려준다.

비와 함께 눈이 섞여 진눈깨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프랑크푸르트까지의 경로를 정할 수가 없다.

"몰라. 뤽상부르를 둘러보고 국경 근처의 트리어까지만 가자."

60km 정도 떨어진 독일의 트리어, 칼 마르크스가 태어난 작은 소도시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뤽상부르의 구시가지, 헌법광장으로 이동한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작은 슈퍼에 들러 자석을 고른다.

"제일 작은 것으로 딱이네!"

병뚜껑에 룩셈부르크의 문장이 들어간 자석의 가격은 5유로, 다시 전시대에 살포시 붙여놓고 가게를 나온다. 숙박 요금만큼 모든 것이 비싼 룩셈부르크인가 보다.

도시의 풍경을 잠시 둘러보기도 힘든 날씨다. 헌법광장으로 나가니 기념탑이 보이고.

뒤편으로 묘한 뤽상부르의 지형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이런 거군!"

 

정말 독특한 도시의 지형이다. 뤽상부르의 구시가지는 거대한 협곡에 둘러싸인 요새의 성이다.

"내가 높이 올라왔던 거야, 절벽 밑에 마을이 있는 거야?"

파스텔톤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협곡의 강을 따라 예쁘게 들어서 있고, 성을 쌓아 올린 협곡의 절벽 위로 구시가지의 도시가 들어서 있는 모양이다.

"추워!"

기욤 2세의 광장과 그랜드 두칼 궁전의 모습은 실망스러울 만큼 그저 그렇다. 궁전 앞에 있는 가게에서 룩셈부르크의 자석 하나를 산다.

"뤽상부르 별거 없다. 그냥 가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둘러볼 성곽으로 이동한다. 경사도가 가파른 작은 골목들을 구경하고 싶지만 비와 바람의 추위에 포기를 한다.

오래된 성곽에서 바라본 뤽상부르의 풍경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보물이 여기에 있었구나."

 

협곡을 따라 들어선 집들과 협곡 위 도시의 풍경이 너무나 예쁘다.

"비바람 때문에 각도를 잡을 수가 없네."

사진을 포기하고 눈에 담는 것으로 만족한다. 반대편의 풍경도 너무나 좋다. 날씨가 좋은 날 산책을 하며 걷기에 정말 매력적일 것 같은 풍경이다.

"뤽상부르, 유니크하네."

도시의 풍경, 산책을 하거나 야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은 뤽상부르의 모습이다.

"가자. 춥다!"

독일의 트리어로 향하는 길의 안내는 뤽상부르의 북쪽에 놓인 다리를 건너라고 한다.

"저걸?"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올라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다리로 가니 잘 생긴 자전거 도로가 길을 안내한다.

"여기서 풍경을!"

알제트강과 협곡의 절벽 위로 세워진 1천년 역사의 룩셈부르크 성, 그로 인해 천혜의 요새 도시는 수많은 외세의 점령과 지배가 되풀이되었다는 역사가 아이러니하다.

 

1천년 전 계곡 위에 돌성을 쌓아올린 지그프리드 백작과 뤽상부르를 점령했던 많은 지배자들에 헛된 욕망들은 시간속에 사라지고 미니어쳐의 장난감처럼 앙증맞은 도시의 풍경만이 남아있다.  

 

"뤽상부르, 멋지네!"

 

다리를 건너고 펼쳐지는 도시의 모습은 구시가지와는 전혀 다른 현대 도시의 모습이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빌딩들이 이어지고, 최신식 트램과 함께 시민들의 모습도 활기차게 느껴진다.

작지만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룩셈부르크다.

시내를 벗어나고 한참 동안 공원의 숲길을 가로지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 런닝을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대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궂은 날씨에."

숲길을 빠져나와 잠시 쉬는 동안 비는 더 거세진다. 눈이 섞여 내리기도 하고, 우박처럼 얼음 알갱이가 떨어지기도 하고 제멋대로인 날씨다.

오늘도 구글맵은 쓸데없는 흙길로 안내를 한다.

"싫다고! 너 지금부터 무시!"

고집스럽게 유턴과 우회전, 좌회전을 반복하는 구글맵의 안내를 무시하고 국경으로 향하는 1번 국도를 따라간다.

넓은 갓길을 따라 시원하게 질주를 하는 사이 다시 빗줄기가 강해진다.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며 레오니가 챙겨준 과자들로 출출함을 달랜다. 30여 분의 시간이 지나고 하늘이 조금씩 맑아진다.

"춥다 추워!"

젖어버린 옷과 장갑, 질퍽거리는 신발. 정말 익숙해지기 싫은 느낌이다.

"얼마 안 남았다. 가자!"

계속해서 구글맵의 안내를 무시하고 1번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독일의 국경에 가까워질수록 차츰 맑은 하늘이 열리고, 강의 건너편으로 독일 마을의 모습이 펼쳐진다.

"독일 집들이 이렇게 예뻤었나?"

돼지 삼형제의 벽돌집처럼 튼튼하고 딱딱한 느낌의 북쪽 집들과 달리 이곳의 집들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감과 모양이 예쁘다.

"독일스럽지 않게 왜 이래!"

강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국경을 넘는 다리로 향한다.

넓어진 강변의 풍경, 멀리 강을 넘는 다리가 보인다.

낚시를 하는 남자와 잡은 물고기를 탐내는 고양이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아이의 조각상이 강변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여기에 왜 국경 안내판이 있지?"

국경을 넘는 다리는 1km 정도 남았는데 독일의 국경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강을 건너오는 한 척의 배가 보인다.

 

"오호, 저쪽 독일 마을로 가는 선착장이구나."

배를 타고 국경을 넘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누르고 다리로 향한다.

국경을 넘는 다리, 독일의 경찰들이 검문을 하고 있다. 국경을 넘는 절차는 아니고 교통단속을 하는지 몇 대의 차량들은 검문에 걸려 도로변에 정차를 하고 있다.

이미 룩셈부르크의 국경을 넘었으므로 쉥겐 기간의 압박에서 자유로운 상태, 유유자적 경찰들의 사이를 지나친다.

"할로!"

특별히 쉥겐 기간을 체크하기 위한 검문도 없지만 복잡한 쉥겐 기간의 계산법을 알고 있는 경찰도 없을 것 같다. 독일과 폴란드는 우리와의 협정 우선 국가라 쉥겐 기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국경을 넘어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트리어로 향한다.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북유럽처럼 멋지진 않지만 기본은 갖춰져 있다.

한적한 강변을 따라 마을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강을 건너 트리어의 시내로 들어간다. 첫 번째 경로로 잡은 칼 마르크스의 생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맑스의 집으로 간다.

"레닌 형님도 만나고 왔는데, 맑스 형님도 만나 뵈야지!"

대학 신입생, 필수교양 과목인 철학입문 강좌의 첫 번째 레포트 과제는 '나의 세계관, 가치관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였다.

어린 시절 안방의 문 위에 걸려있던 성실, 근면, 정직의 볼품없는 액자 속 가훈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19살, 대입을 준비하며 모든 암기과목을 만점으로 클리어했지만 나에게는 어떤 가치관도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놀라웠고, 단 한 번도 삶과 세상에 대해 고민하거나 의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해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다.

 

그의 책들과 소주, 나의 스무살은 그렇게 시작됐다.

"땡큐. 마르크스!"

마르크스의 생가의 건너편으로 트리어의 구시가지가 시작된다.

"이 산뜻함은 뭐지?"

트리어의 구시가지는 밝고 산뜻한 느낌의 컬러를 가지고 있다.

먼저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준비한다.

"독일은 소시지지!"

오랜만에 캔맥주 하나와 소시지 등을 사서 나온다.

구시가지로 걸어 들어간다.

평범한 브랜드샵들을 지나치고.

작은 광장에서 마주한 예쁜 건물들.

"독일 느낌이 이랬던가?"

꽤 매력적이고 소프트한 느낌의 건물들과 광장의 모습은 독일이라는 사실이 어색할 만큼 낯설다.

광장의 옆에 트리어시의 랜드마크인 성당이 있어 골목으로 들어간다.

"그래, 이게 독일이네!"

투박한 성당의 모습을 구경하고 다시 광장으로 나온다.

"어색해, 이상해.

트리어의 작은 광장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광장의 모습을 둘러보고 구시가지의 끝으로 걸어간다.

불에 탄 듯 어둡고 검은 건물이 나온다.

"이 분위기는 뭐지?"

산뜻한 느낌의 세련되고 편안한 구시가지의 끝에 들어서 있는 오래된 성문 같은 건물은 너무나 이질적이다.

"모르겠다. 야영지가 급하다."

의아한 호기심을 내던지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내에서 벗어날 경로를 찾는다.

"너무 한가로웠어!"

강변 근처의 위성사진을 검색하고 서둘러 이동을 한다.

강을 다시 넘어서.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묘한 분위기의 산책로를 따라간다.

큰 고목의 사이에 텐트를 펼치려는 사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축축한 텐트를 펼치고 폴대를 설치하려니 메인 폴대 하나가 없다.

"에쉬, 아침에 빠진 거야?"

급한 대로 탑의 폴대 하나를 메인 폴대로 사용하고 텐트를 설치한다.

"폴대를 어디서 구하나? 베를린?"

스웨덴에서 포기한 폴대 구하기를 다시 도전해야 한다.

네트워크도 잡히지 않고, 굵은 빗줄기만 계속되는 밤이다. 아직 결정하지 못한 프랑크푸르트까지의 경로도 확인할 수가 없다.

"그만 와라. 더 젖을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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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9일 / 비
프랑스 쓰떼네-벨기에 비흐똥-룩셈부르크
프랑스의 마지작 여정, 벨기에를 지나 유럽의 작은 도시국가 룩셈부르크로 향한다.


이동거리
84Km
누적거리
22,841Km
이동시간
6시간 32분
누적시간
1,731시간

 
N88도로
 
E44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쓰떼네
 
뻬떵쥬
 
퀵상부르
 
 
84Km
 
 

・국가정보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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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
・전력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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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76-45-7506

 

잔뜩 흐린 날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지만 축축한 침낭과 싸늘한 날씨에 몸이 움츠러든다.

"정말 따듯한 봄날이 그립다."

"침낭 밖이 위험한데."

영국과 프랑스의 숲은 정말 볼품이 없는 것 같다.

출발을 하려니 빗방울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5km 떨어진 작은 마을에 들어서고, 아침을 해결하고 비상식을 보충할 생각이다.

첫 번째 마을에서는 슈퍼마켓을 찾는데 실패하고 두 번째 마을을 향해 길을 이어간다. 어제보다 바람의 강도가 약하지만 조금 더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강이 범람하여 평야의 모습이 물에 잠겨있다. 프랑스에서 강변에 텐트를 치면 위험하겠다 싶다.

두 번째 마을에서 아무것도 찾질 못했다. 하루의 느낌이 왠지 서늘하다.

세 번째 마을, 프랑스의 도로를 따라가는 경로와 벨기에를 거쳐 룩셈부르크로 가는 갈림길을 마주한다.

프랑스의 도로를 따라가는 경로는 30km 정도 돌아가는 길이다.

"30km는 좀 심하다. 벨기에로 가자."

작은 시골마을의 언덕 위로 들어선 성벽과 성의 모습이 독특한 마을이다.

"외딴 마을의 외딴 성이라."

마을의 지도를 검색하고 빵집을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있다.

"배고픈데 큰 일이다."

허기짐으로 페달링의 속도가 떨어져 가는 도중 도로변에 놓인 자판기가 눈에 들어온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1유로를 넣고 번호를 누르니 바게트빵이 나온다. 빵을 반으로 나눠 반쪽은 패니어에 넣고, 남은 반쪽으로 허기를 달랜다.

"죽으라는 법은 없군. 근데 너무 맛있는데."

빵집이 없는 시골 동네에 설치된 자판기 빵인데 바싹하고 고소한 것이 너무 맛있다.

"자판기를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네."

벨기에의 국경을 넘고.

 

국경과 함께 자전거도로가 길을 안내하고, 프리모바일의 네트워크는 버벅거리기 시작한다.

"로밍이 되는 거지?"

한참 후 프리모바일에서 문자가 날아오고, 유럽 내에서 25기가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로밍은 다른 나라의 네트워크망을 사용하기 때문인지 프랑스보다 더 안정적이다.

프랑스의 한적한 도로와 달리 자전거 도로가 이어지지만 벨기에의 도로는 차량들의 통행량이 많다.

"벨기에 집들은 참 못 생겼어."

조금 지루한 벨기에의 도로다.

국경의 마을을 앞두고 잠시 쉬는 사이 하늘빛이 수상하다. 룩셈부르크의 숙소를 검색하지만 최저가의 숙소가 13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아니 무슨 숙소들이 이래?"

호스텔이 검색되지 않아 룩셈부르크의 시내 근처에서 야영을 해야할 것 같다.

2시 반, 서둘러 룩셈부르크로 향한다.

룩셈부르크의 시내까지 20km 정도의 거리라 시내를 둘러보고, 시내를 빠져나가 야영을 하면 될 것 같다.

벨기에의 마지막 마을에 룩셈부르크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왔다. 룩.. 룩..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것은 파스텔톤의 미니어쳐처럼 단정한 집들이다.

심플한 모양의 집들은 특색이 없지만 색감이 너무나 예쁘다. 아무런 이유없이 룩셈부르크의 사람들은 순수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한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을 이내 장대비처럼 쏟아져 내린다.

고무장갑과 레인팬츠를 꺼내 입고, 차가운 빗 속으로 들어간다.

고가도로를 벗어나 이내 마주한 교차로에서 맥도널드를 발견하고, 본능적 이끌림처럼 맥도널드로 들어간다.

 

차갑게 얼어붙은 몸이 녹아내린다.

동전들을 모아 햄버거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비와 눈이 섞인 요란한 비바람이 시작된다.

"아, 매장 안에서 자고 싶다."

콘센트를 찾아 배터리들을 충전하며 와이파이로 사진들을 업로드 한다. 룩셈부르크의 와이파이는 빠르고 안정적이다.

한 시간이 넘도록 자료들을 정리하는 동안 눈비가 멈추고 하늘이 밝아진다.

여전히 20km 정도가 남은 거리, 아무래도 룩셈부르크의 시내로 들어가기 전에 라이딩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시내 중심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의 슈퍼마켓을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을 한다. 출발과 함께 눈과 비, 우박들이 정신없이 뒤섞이며 내리기 시작한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눈과 비, 퇴근을 서두르는 차량들 속에서 도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룩셈부르크의 운전자들도 나름 괜찮고 점잖다. 약간 특이한 것은 대부분 소형차들을 사용하는 프랑스와 달리 중대형 세단과 SUV들이 대부분이다.

목적지였던 슈퍼마켓에 도착하고, 일몰이 시작된다.

"정말 얄궂은 날씨다."

빵과 잼, 콜라를 사고 전자렌즈에 데워 먹을 수 있는 닭다리의 조리식품을 망설이다 집어든다. 냉장식품이라 그냥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해가 지기 전, 서둘러 야영지를 검색하고 도로변 공원처럼 보이는 곳으로 이동한다.

"숲인가?"

숲의 실루엣을 바라보며 산책로를 따라간다.

마을에서 조금 벗어난 곳의 나무숲, 산책로에서 조금 깊숙히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제법 평탄하고 나뭇잎이 쌓여있는 땅이라 나쁘지 않다.

차가운 한기에 침낭 속으로 들어가 닭고기 조리식품으로 허기를 채운다. 버너로 살짝 데워먹을 생각이었지만 춥고, 지쳐있는 상태라 귀찮다. 나름 매콤하니 맛이 좋다.

자료를 정리하다 피곤함이 밀려온다.

"굿바이 프랑스, 모든 것이 정말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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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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