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01일 / 맑음 ・ 3도
체코 오드르제스시-흐라데츠크 랄로베-나호트-폴란드 크도바 즈드로이
체코 여행의 마지막 날, 폴란드를 향해서 떠난다.


이동거리
94Km
누적거리
24,341Km
이동시간
6시간 58분
누적시간
1,850시간

 
11도로
 
34도로
 
 
 
 
 
 
 
47Km / 3시간 10분
 
47Km / 3시간 48분
 
오드르
 
흐라데츠
 
크도바
 
 
389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체코어, 코루나(1즈워티=5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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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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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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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725-352-420

 

환하게 텐트를 밝히는 아침의 햇살이다. 7시 반이면 해가 떠오르는 아침, 해가 길어졌다.

"이게 얼마만의 느낌이야. 좋다!"

100km 정도가 남은 폴란드 국경, 어느 방향으로 폴란드로 향할지 고민을 한다. 어느 쪽이든 수데티 산맥을 넘어가야 하는 경로지만 되도록 산길을 피하고 싶은 게으름이 든다.

폴란드의 국경선으로 둘러싸인 자연보호 지역의 Broumovsko Protected Landscape Area, 이 산을 두고 좌우로 돌아가는 두 개의 경로다.

흐라데츠 크랄로베에서 갈라지는 경로, 일단 소도시 흐라데츠 크랄로베까지 가서 결정을 하기로 한다.

두바이로 간 월터는 혼자라서 외롭다고 메시지를 보낸다.

"여자 친구랑 여행한다며?"

"찰리는 3월 21일에 오만으로 와서 9일 동안 함께 있고, 나는 루마니아로 가. 다시 혼자야."

"이 녀석이 아침부터 염장질이야!"

월터는 비행기로 루마니아로 가서 이스탄불로 갈 생각인가 보다.

10시, 따듯한 아침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40km 거리의 흐라데츠 크랄로베로 출발한다.

어제와 달리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낮은 언덕들이 이어진다.

한 시간을 달리고 밀밭에서 잠시 쉬어간다.

"새참이다. 고급지네."

길은 언덕으로, 주변의 풍경은 작은 숲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작은 타운을 지나치고, 딱히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다.

"아, 날씨 ZONA 좋다."

잠시 쉬어가며 과자로 허기를 달래고.

특별할 것 없는 평야를 달린다. 한국의 시골 국도와 비슷한 도로, 차량 흐름, 주변 풍경들이다.

2시, 첫 번째 목적지인 흐라데츠 크랄로베의 초입에 도착한다.

시내로 들어가 점심을 해결할까 생각하다 그냥 도로를 타고 지나치기로 한다.

시 외곽의 인터체인지 주변에 맥도널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없다.

뭔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느낌의 도로가 계속 이어지고, 차량들의 통행량도 많아진다.

조금씩 페달링에 힘이 떨어져 간다.

"하늘 참 좋네."

공사 구간에 차도 막히고.

오르막 언덕들은 이어진다.

체코 국경의 마지막 타운 나호트를 앞두고 넓은 후수가 보인다.

호수를 빙돌아 연이은 오르막, 나호트까지 9km의 거리다.

긴 오르막의 고개를 넘고 나호트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타운이다. 국경의 산골에 큰 타운의 모습은 조금 의아하다.

"과거 국경이 있던 시절에 상업이 활성화된 마을인가?"

국경을 넘기 전, 가지고 있는 체코의 코루나를 쓰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240크루나 정도가 남아있다. 햄버거를 사 먹기 위해 남겨둔 것인데, 오는 도중 맥도널드가 없어 그대로 남아있다.

"뭘 사지?"

사람들이 골라 담는 아주 저렴한 빵들도 사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세일 중인 훈제고기를 사고 나니 38코루나가 남는다.

34코루나의 커피를 마실까 고민하다 식품코너의 햄을 사기로 한다.

30코루나의 동전을 보여주며 가격만큼만 달라고 하니 저울에 올려놓고 가격을 맞춰주며 웃는다.

"깔끔하게 썼네."

작은 하천을 넘으면 폴란드의 국경이다.

 

"왔다. 폴란드, 폴스카!"

황금 왕관을 쓴 흰 독수리 문장이 예쁘다.

국경을 지나 5km 정도 떨어진 첫 번째 마을에 도착, 해가 떨어진다.

"여기까지."

주변에 해골성당이 있어 내일 아침 들러볼 생각으로 도로변 수풀에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아늑하고 좋네."

훈제 돼지고기와 맥주로 폴란드의 입성을 축하한다.

여행 400일, 동유럽의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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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00일 / 맑음 ・ 4도
프라하-오드르제프시
너무나 좋았던 프라하의 시간을 뒤로하고 독일로 향하는 파박과 헤어진 후 폴란드를 향해서 떠난다.


이동거리
66Km
누적거리
24,247Km
이동시간
4시간 56분
누적시간
1,843시간

 
611도로
 
611도로
 
 
 
 
 
 
 
36Km / 3시간 10분
 
30Km / 1시간 46분
 
프라하
 
모호프
 
오드르
 
 
2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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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피곤함, 이른 체크인 시간에 맞춰 몸을 일으킨다. 창밖의 하늘을 보니 좋은 날씨다.

방에 흩어진 짐들을 정리하고, 삼겹살로 파박과 아침을 먹는다. 든든하게 먹어야 종일 먹지 않아도 된다는 파박이다.

파박은 식사 도중 유튜브 영상을 플레이시킨다. 패널들이 시사토크를 하는 모양인데, 그들이 떠드는 대화가 귀에 거슬린다.

"일베 방송이니?"

"일베 방송 아니에요."

핸드폰을 확인하고 얼핏 방송의 내용을 보니 귀에 거슬리던 발언의 패널은 이준석과 김태현이다.

"꺼줄래?"

"이준석 싫어하시는구나."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등등의 생각을 할 하등의 가치가 없는 그런 부류들이다. 그저 할 수만 있다면 구역질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을 뿐이다.

 

악독한 지주보다 더 악랄한 것이 소작농의 피까지 빨아먹는 마름이라고 했던가. 사람들의 마음을 찌들게 하는 세치혀의 놀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 현실 생활과 멀어져있지만, 한국의 코로나19의 상황은 여러모로 신경이 쓰인다.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담당자들과 투명하게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려는 정부의 노력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힘들겠지만 지금의 어려움도 잘 극복하고, 지금의 경험이 더 나은 사회 시스템 구축의 계기가 되기를, 그리고 위선적이고 비열한 집단의 허울을 깨달을 수 있는 인식 변화의 변곡점이 되었으면 한다.

파리에서 레오니의 친구들과 저녁을 먹을 때 실비와 레미는 프랑스 정치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이어갔다. 그 모습은 사회에 대한 투정처럼 보이지 않았고 진지하고 깊은 고민의 모습이 느껴졌다.

여행을 하며 느끼는 점들 중 하나는 나라마다 정치나 사회에 대한 관심의 정도는 각기 다르지만 그것을 바꾸려는 의지나 노력들은 소극적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경험, 짧은 민주주의의 역사지만 수많은 실패와 좌절의 시행착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쟁취한 성공의 경험들은 자긍심을 갖어도 충분할 만큼 훌륭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행 중 불이익을 받거나 불편함이 생길지라도 상관없다. 투명하고 진실되게 모든 것들을 극복해 갈 정부와 한국인들의 의지를 믿는다.

"이번은 정말 한일전이야!!!!"

 

10시 반, 패니어들의 정리가 끝나갈 때쯤 체크아웃을 확인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서둘러 패니어와 자전거를 옮기고 출발 준비를 마친다.

뭔가가 맞지 않는지 출발 준비가 늦는 파박이다.

뮌헨으로 향하는 파박과는 길이 반대방향이다. 까를교에서 헤어지기로 하고 출발을 한다.

까를교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블타바 강으로 나가는 관광보트의 홍보를 하는 마린 복장의 남자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을 하고.

파박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은 남자와 여행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하며 웃는다.

"한국에 가면 너에게 전화할게."

여행자 명함을 보며 기니가 고향이라던 남자는 즐거운 농담을 하며 인사를 한다.

"파박아, 이제 집에 가야지!"

오늘 까를교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노년의 할아버지들이 많다.

"요일마다 컨셉이 다른가?"

먼저 우체국을 검색하고 찾아간다. 파리에서 사고, 독일에서 쓴 엽서를 체코에서 보낸다.

우체국에서 우표를 사고, 풀을 찾을 수 없어 다른 사람들이 하듯이 침을 발라 붙인다.

"잘 도착해라."

시내를 빠져나갈 경로를 검색한다. 시외곽에 있는 카프카의 묘지에 들러 시내를 빠져나갈 생각이다.

"화약탑을 보고 가면 좋겠네."

올드타운 광장을 지나 가보지 못했던 골목들을 지나 화약탑으로 간다.

화약탑에 도착할 무렵 파박에게 전화가 온다.

가는 도중 넘어져 패니어의 연결 브라켓이 파손되었다며 내게 주었던 패니어의 브라켓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 같고, 올드타운 광장에서 만나기로 하고 되돌아 간다.

올드타운 광장으로 간다.

벤치에 앉아 파박을 기다리고, 하늘의 구름이 바쁘게 흘러간다.

"날씨가 수상하네."

도착한 파박은 패니어의 브라켓을 교체하고, 브레이크를 점검한다.

시간이 늦어져 시내를 빠져나가 멀리 가기는 틀린 것 같다.

파박과 화약탑으로 이동해서 각자의 경로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도로를 따라 함께 이동하고, 갈림길의 교차로에서 파박과 헤어진다.

독일과 영국으로 가는 파박, 한번 더 맨체스터에서 조심하라고 당부의 말을 전한다.

"건강하게 좋은 여행해."

카프카의 묘지는 언덕을 올라 텔레비전 타워가 세워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아니 가로등을 이렇게 세워놓으면 어쩌란 말이지?"

언덕 위의 공동묘지 공원에 도착하여 공원의 담을 따라간다.

사르트르의 묘지처럼 공원의 측면 입구가 있지만 닫혀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못 들어 가는가?"

그냥 출발을 하려는데 작은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카프카의 가족 묘지, 역시나 문이 닫혀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출입문 밖에서 묘를 구경한다.

"Anything that has real and lasting value is always a gift from within. Franz Kafka"

알베르토 까뮈, 카프카의 글 읽기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주 독한 독주를 마시는 것처럼 타들어가는 뜨거움이 있다.

"형, 나 왔다 가!"

"가자. 폴란드로!"

프라하는 올드타운과 신시가지를 제외하면 도시는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다.

시내를 빠져나가기 전 비상식을 보충한다.

"체코에도 있네."

숙소에서 사용한 페트병들을 버린 것이 아깝다.

언덕을 오른 후 도로는 평평하게 이어진다.

남서풍,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으로 편안한 페달링이 이어지고.

체코의 풍경은 한국의 시골 마을처럼 익숙한 느낌이다. 서유럽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고 사람들의 분위기도 유럽보다는 러시아와 가깝다.

늦은, 아주 늦은 출발이었지만 프라하를 벗어나며 이어진 평평한 도로 덕에 60km 이상을 지나온다.

작은 소도시 포데브라디에 들어선다.

"할배, 같이가요."

도로변 광장에서 잠시 쉬며 이후 경로와 야영지를 검색한다.

7km, 15km 정도에 도로변 작은 숲이 보이고, 대부분은 밀밭과 목초지로 보인다.

도로를 따라 7km 정도의 도로변 숲, 목초지 평야지대라 그냥 밀밭의 경계를 나누는 수풀 정도다.

아직 석양의 빛이 남아있지만 갓길이 없는 체코의 도로라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도로를 벗어나 밀밭에 텐트를 펼친다.

"깔끔한 라이딩이네."

러시아의 이사벨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내니 수업 중 선생님이 자신에게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너처럼 예쁜 소녀에게 화를 낼 수가 있어?"

화가 난 사춘기 소녀를 달래주고, 바로 잠자리에 든다.

푹 자지 못한 피곤함에 졸음이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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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99일 / 비 ・ 3도
프라하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다음 여행을 위해 하루를 쉬어간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18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38시간

 
한국식료품
 
뒹굴뒹굴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프라하
 
프라하
 
프라하
 
 
229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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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를 떠나는 날, 비가 내린다. 11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일어나 짐들을 정리하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빗 속으로 들어가기가 싫다.

"하루 더 쉬고 싶다."

아침을 먹기 전 소파에 누워 다른 호스텔이 있는지 검색을 하다 파박에게 아파트를 하루 더 연장할 수 있는지 주인에게 문의해 달라고 부탁한다.

파박도 하루 더 머물겠다며 주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20유로에 숙소를 하루 더 연장하고 쉬기로 한다.

"굿.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안 하련다."

오전 시간을 보내고, 한국 식품을 파는 가게를 찾아간다.

12시까지 예보된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1km 정도 떨어진 가게 코리아마트에 도착한다. 친절한 인사의 젊은 남자, 어찌 됐든 한국의 환영 인사 모습은 정겹고 살가운 문화다.

딱히 한국음식이 그립거나 필요한 것이 없어 진라면 두 개와 소주 한 병을 사 들고, 파박은 자신이 필요한 제품들을 고른다.

저녁에 먹을 총각김치를 하나 더 사서 가게를 나온다. 친절한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파박은 한국의 아이스크림을 선물로 받아온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에 빠져든다.

레인 팬츠가 필요한 파박과 쇼핑몰에 들렀지만 브랜드 매장들에는 레인 팬츠가 없고 가격도 비싸다. 테스코 매장에서 저녁거리를 사서 돌아온다.

규모가 큰 테스코 매장은 제품의 종류가 더 다양하고 저렴하다. 제대로 된 마늘을 사서 고기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자료들을 백업하며 시간을 보낸다. 핸드폰에 들어있던 사진을 옮기는데도 시간이 꽤 소요된다.

비예보가 없는 내일은 프라하를 떠나 폴란드로 떠나야 한다.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는 프라하의 시간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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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98일 / 맑음 ・ 4도
프라하
파박과 함께 프라하를 구경하고 콜레뇨을 먹고, 프라하의 야경을 보기로 한다. "왜 하필 프라하에서 이런 것을 너랑 해야 하니? 파박아!"


이동거리
8Km
누적거리
24,818Km
이동시간
2시간 36분
누적시간
1,838시간

 
콜레뇨
 
프라하야경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프라하
 
프라하
 
프라하
 
 
22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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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몇 시간 잠들지 못하고 피곤한 잠에서 깨어난다.

파박은 첫날 산 조금 질겼던 소고기를 잘게 잘라 굽는다.

이글의 시골집에서 반야를 한다는 이글, 안드레와 영상 통화를 하고, 아침을 먹은 후 프라하 시내를 산책하기로 한다.

"프라하에서 꼴레뇨를 먹어야 해요."

"꼴레뇨?"

체코에서 유명한 돼지다리 요리라는 파박의 설명을 들으니 아마도 독일의 학센과 비슷한 요리가 아닐까 싶다.

"미슐랭 인증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격도 저렴해요."

"이상하네. 타이어 잡지 맛집들은 쓸데없이 비싼데."

꼴레뇨에 대해 검색하니 모양은 학센과 거의 비슷하다. 꼴레뇨와 함께 소고기 육회와 비슷한 타르타르를 함께 먹은 블로그 소개글이 있다.

"우리도 이렇게 먹자."

까를교를 건너 시계탑이 있는 올드타운 광장을 둘러본 후 꼴레뇨를 파는 레스토랑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트램을 타고 까를교 근처의 역에서 내린다.

발트슈타인 궁전과 카프카 뮤지엄을 지나 까를교로 간다.

1400년대 만들어졌다는 현재의 까를교에 대해 검색을 한 후 설명을 하는 파박, 특별히 인상적인 건축물이나 인물이 아니면 크게 관심이 없다.

"어, 아주 오래된 돌다리네."

까를교의 역사보다 체코와 프라하의 상점에서 흔하게 보이는 꼭두각시 인형이 더 인상적이다.

"마리오네트? 체코가 원조인가?"

까를교 밑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남자, 뒤편으로 보이는 붉은 원피스 여인의 벽화는 여행 전 내가 생각한 프라하의 이미지이다.

"저게 프라하인데."

 

"이게 프라하 대표 길거리 음식인가 봐."

동그란 빵 같은데, 아이스크림을 토핑하기도 하고, 다른 것을 토핑하여 먹기도 하는 모양이다. 하나를 사 먹으려고 하니 100크루나 정도다. 패쓰다.

까를교를 건너며 사진을 찍는 구도에 대해 파박에게 조언을 해준다.

"막 찍지 말고 이렇게 구도를 좀 잡아서 이렇게."

 

"파박아, 바닥이 너무 길지 않니? 포토샵으로 잘라!"

 

까를교를 건넌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적어 보인다.

까를교 위에 세워진 올드타운 브릿지 타워, 주변 전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입장료를 확인한다. 50크루나.

"저녁에 프라하성 방향의 야경이 좋겠는데. 지금 볼래, 저녁에 야경을 볼까?"

야경을 보기로 결정하고, 올드타운으로 걸어간다.

사탕가게와.

선물가게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와 카페들의 골목을 지나.

 

시계탑이 있는 올드타운 광장에 도착한다.

시계탑의 전망대에 올라가고 싶다던 파박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시계탑 주변에서 두리번거리더니 한참 후에야 시계탑임을 인식하고 카메라를 들고 강아지처럼 돌아다닌다.

"대체 이 녀석은?"

뭔가 빈틈이 많은 허술한 녀석이다.

"저 천문시계는요....."

시계탑에 대한 파박의 장황한 설명은 내 귀에 닿으며 90%는 튕겨나가고, 9%는 흘러간다.

"어, 그냥 못생긴 시계네."

광장 주변을 둘러보기도 전인데 파박은 꼴레뇨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벌써? 다 봤어?"

"애매한 시간에 가야 사람들이 없어요."

"그.. 그래."

명품 브랜드들의 샵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걷는다. 다른 도시들과 달리 프라하의 명품 브랜드샵들의 거리는 너무나 한산하다.

올드타운 명품 브랜드샵들이 들어선 거리의 건물들의 모습은 올드타운의 상점 골목이나 숙소가 있는 뉴타운의 건물들과는 또 다른 양식들의 건물들이다.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등등의 다양한 건축양식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프라하 건물들은 따듯한 색감들만큼 모양들도 다양하다. 그것이 올드타운의 크기는 탈린이나 리가만큼 작지만 쉽게 질리지 않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프라하가 다른 도시들보다 예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양식이 다른 다양한 건물들이 뒤섞여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파박아, 관심 없니?"

결혼을 하게 되면 신혼여행으로 프라하에 다시 오고 싶다는 파박은 프라하의 모든 것은 그때에 느끼겠다는 사람처럼 웃으며 넘어간다. 정말 재미있는 녀석이다.

 

"그래, 신혼여행 때 몰빵 해라." 

 
교회의 모양이 약간 다른 유대인 교회가 있는 회전 교차로, 가장 먼저 카프카의 기념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파박은 오늘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자 목적인 건너편 식당이 미슐랭 레스토랑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미슐랭 마크가 어디에 있어요?"

"저기 붙어있네."

작게 붙여있는 미슐랭의 로고를 확인하고 세상 행복하게 웃는 파박이다.

 

한산한 레스토랑에 들어가 메뉴판을 스캔하고, 꼴레뇨와 타르타르 그리고 필스너 생맥주를 주문한다.

내가 웨이터에게 메뉴를 주문하는 사이, 파박은 연습한 짧은 체코어를 써먹는다.

"그런 거 말고 '우리는 거지라서 팁은 드릴 수 없어요' 같은 것을 연습해 봐."

필스너의 생맥주는 병맥주보다 조금 더 맛이 좋은 것 같다.

 

잠시 후, 체코 족발 꼴레뇨와 체코 육회 타르타르가 빵들과 함께 내어진다.

삶은 감자와 함께 묽은 소스가 깔려있던 독일의 튀긴 족발 학센과 달리 꼴레뇨는 훈제된 족발에 겨자소스 같은 것이 곁들여 나온다.

부드럽게 훈제된 꼴레뇨, 껍질 부위를 제외하면 학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훈제 방식이라 향이 조금 더 풍부하다. 삶은 학센과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함께 나온 튀겨진 빵에 생마늘 한쪽을 열심히 문질러 타르타르를 곁들여 먹는 파박은 마늘향이 좋다며 나에게도 해보라고 한다.

"난 게을러서 그런 것 안 해. 그냥 마늘빵을 주면 돼지, 굳이 마늘을 그렇게 문질러야 해?"

"향이 달라요. 향이!"

"향이 남다른 마늘빵을 주면 돼지!"

타르타르의 맛은 우리의 육회와 다를 것이 없다.

식사를 하는 동안 중년의 웨이터는 맥주를 더 마시겠냐며 두 번이나 더 물어본다. 부담스럽다.

한국의 늦은 시각, 한국으로 되돌아간 준현과 영상통화를 한다. 항상 싱글싱글 웃는 녀석의 얼굴을 보니 다행이다 싶고 좋다.

"우리만 맛있는 것 먹어서 미안하다. 그냥 장충당 족발보다 못해!"

태양열 충전 배터리 등을 선물한 파박에게 고마움으로 꼴레뇨는 내가 계산을 한다. 영수증을 가지고 온 웨이터는 팁을 줄 것인지 묻더니 100크루나를 팁으로 포함시킨다.

가뭄에 콩 나듯 고기를 잘 구워주며 서빙을 친절하게 해주는 식당의 종업원들에게 감사의 팁을 사장 몰래 쥐어준 적은 있지만 팁을 주는 문화는 어색하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이 문화라면 요금에 포함된 금액이라고 속 편하게 생각하고 만다.

"다 그런 거야!"

 

담당자의 당연한 업무인데 왜 팁을 주는지 모르겠다 말해도 호텔의 침대 위에 항상 1달러의 팁을 올려놓으며 '다 그런 거야'라며 웃던 사람은 가끔씩 이해할 수 없는 그것을 따라 하며 싱겁게 웃고 마는 짧은 시간만을 내어준다. 기억이라는 것은 물에 불려진 미역줄기처럼 매끈하고 부드럽지만 한없이 싱거울 때가 있다.

 

배가 부르니 잠을 자지 못한 피곤함이 밀려온다.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고 야경을 보러 나오기로 한다.

 

선물가게에서 작은 냉장고 자석을 하나 사고, 숙소로 걸어온 탓에 피곤함이 더해진다. 소파에 누워 이내 단잠에 빠져든다.

야경을 보러 가자는 파박의 목소리에 어렵게 잠을 떨쳐내고, 오랜만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트램을 타고 프라하의 야경을 보러 간다. 까를교의 올드타운 브릿지 타워로 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파박은 산 위에 있는 페트린 타워로 가자고 한다.

프라하성의 주변 야경을 보고 싶은데, 파박은 도시 전체의 야경을 보고 싶은 모양이다.

페트린힐로 오르는 레일카를 탄다. 유럽의 종이티켓을 처음 사용하는 파박은 이미 승차 스탬프가 찍힌 티켓을 환승시마다 검표기에 넣어본다.

"의미 없다. 하지 마라!"

레일카는 별도의 티켓 없이 교통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양이다.

 

승무원이 운전을 하는 고전적 방식의 레일카다.

무인시스템이나 통제실에서 조정을 해도 될 것 같은데, 클래식한 방식이 마음에 든다.

조용한 페트린 공원에는 쌀쌀한 저녁 날씨 탓인지, 마감 시간이 임박해서 그런 것인지 사람이 없다.

예쁜 조명으로 불을 밝힌 페트린 타워, 내부로 들어가 인당 150크루나의 티켓을 구매하고, 타워를 오르기 위해 리프트가 있는지 물으니 엘리베이터는 60크루나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인심 박하네."

좁은 계단을 빙빙 돌아 전망대에 오르니 할머니 안내원이 타워의 높이를 알려준다.

불빛으로 물든 프라하의 시내는 생각보다 넓고 예쁘다.

모스크바의 야경이 제일 좋았다는 파박, 나는 고층 빌딩이 없는 도시의 은은한 야경이 더 좋다.

유리창으로 막혀있어 선명한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야경을 보고 있으니 할머니 안내원은 시내의 주요 건물들이 무엇인지 설명해 준다.

계단을 내려오며 야경들 카메라에 담아본다. 삼각대를 사용할 수 없어서 흔들림을 잡느라 고생이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파박은 내일 떠나기 전 비상식을 보충한다며 슈퍼마켓에 들린다.

숙소로 돌아와 어제와 같은 고기들로 저녁을 해결하고.

"피곤한데, 하루 더 쉬었으면 좋겠다."

시간이 늦어 아파트의 주인에게 숙소의 연장 여부를 문의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든다.

"뭔가가 아쉽다."

프라하, 할 수 있다면 아카시아 꽃향기가 좋았던 어느 봄날처럼 따듯하고 작은 너의 손을 잡고 마냥 걷고 싶었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7일 / 맑음 ・ 8도
프라하
프라하의 첫 날, 바람과 햇살이 좋다. 프라하성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이동거리
7Km
누적거리
24,173Km
이동시간
2시간 29분
누적시간
1,835시간

 
뒹굴뒹굴
 
프라하성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프라하
 
프라하성
 
프라하
 
 
221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여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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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어, 코루나(1즈워티=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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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숙취, 어지러운 컨디션과 달리 창 밖으로 밀려 들어오는 밝은 햇살이 좋다.

편안한 침대와 사각거리는 따듯한 이불,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과 햇살.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아침을 먹자는 파박의 말에 생각이 없음을 말했지만 고기를 구워놓고 재차 아침을 청하는 그의 정성에 항복을 한다.

"그래, 아침엔 삼겹살이지."

아침을 먹은 후 파박은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가고, 침대로 들어가 노곤한 몸을 파묻는다.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얼마만이지?"

넓고 쾌적한 아파트의 공간, 마냥 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눈밭에서 얼어붙은 텐트를 꺼내어 말리는 도중 폴대 하나가 다시 부러진다. 이제는 얼고 나면 하나씩 부러지는 폴대, 여분의 폴대가 있어 문제는 없다.

베를린에서 새 폴대를 사며 2세트를 샀으면 좋았겠다 싶다. 가격이 비싸 한 세트만을 구매한 것이 조금 아쉬워진다.

"쉬고 싶은데, 게으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날씨네."

피로와 게으름을 털고 밖으로 나간다.

"걷기는 싫고."

프라하 교통티켓을 파는 기기에서 트램의 표를 산다.

30분, 90분, 24시간 등등의 종류 중에서 30분 티켓을 고르고.

결제를 하니 한참 후에 종이티켓이 나온다. 베를린과 비슷한 시스템이라 어렵지 않다.

며칠 동안 사용할 현금을 찾기 위해 KB ATM 기기를 찾아 근처 쇼핑몰로 간다.

어제 숙소에 도착하자 파박은 체코에서 현금인출을 했는지부터 묻더니 ATM 기기에서 현금을 찾지 말라며 씩씩거렸다. 체코의 유명 은행 ATM에서 현금을 찾으니 기기 수수료 10,000원 가까이 추가로 빠져나갔고 한다.

검색을 해보니 체코에서는 ATM 사용 수수료가 별도로 있고, 유명 은행의 ATM 기기가 아니면 황당할 정도의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모양이다.

파박의 말처럼 달러를 코루나로 환전할까 생각했지만 환전소도 사기가 많고, 믿을만한 환전소는 구시가지의 우체국 옆에 있어서 너무 멀다.

다른 여행자들의 글을 검색하니 KB은행의 ATM 사용 후기에는 특별히 추가 수수료의 불만 글들이 없다.

"뭐 경험상으로 한 번!"

1,000크루나를 찾고 영수증을 받아보니 별도의 수수료에 대한 내역이 없다.

현금을 찾고, 프라하성으로 가는 트램을 검색하고 정류장으로 간다.

프라하성으로 가는 트램을 타고.

독일처럼 트램 안에 티켓 검표기가 있다.

"이젠 익숙하지!"

프라하성 근처의 역에서 내리자 파박에게서 전화가 온다. 시내의 전망이 보인다는 장소를 찾아간 파박은 프라하성으로 이동해서 그곳에 있는 모양이다.

"거기 있어. 내가 올라갈게."

성으로 오르는 경사진 골목을 오른다.

골목의 끝에 여러 개의 계단이 나오고.

계단을 오를수록 뒤편으로 프라하 시내의 모습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쁘네. 시야가 뜨인 곳이 없나?"

프라하성의 모습보다 시내의 전경을 보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담장으로 가니 시내의 모습을 보기가 편하다.

더 좋은 전망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으며 주위를 둘러보니 파박이 길 위에 앉아있다.

"어디서 온 거지지요?"

만족스러운 프라하의 인증샷을 찍었는지 환하게 웃는 파박이다.

주변을 모두 둘러봤다는 파박, 잠시 프라하성을 구경할 생각이지만 입장료가 있고, 프라하성의 입구 광장에서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어떤 집회가 열리고 있다.

"환영 인파인 줄"

아쉽지만 성의 대문만을 쳐다보고 다시 성곽으로 나온다.

"날씨도, 분위기도 좋은데."

시내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성곽 위의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인다.

"별다방이네."

숙소로 가자는 파박에게 커피를 한 잔 마시자고 말한다. 관광지의 별다방, 브랜드 카페라 정말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둘이 있으니 기분만이라도 느껴보고 싶다.

"우리도 이런 곳에서 멋지게! 거, 있잖아!"

성곽 위 테라스로 들어가니 한국어가 달팽이관을 타고 요동을 친다. 여기저기 모두 한국의 젊은 관광객들이다.

익숙한, 어디선가 흔하게 본 것 같은 사진 속 구도다. 사이드 쪽에 자리가 생기면 자리를 잡으라 파박에게 말하고, 커피를 사러 매장으로 내려간다.

역시나 매장 안에도 한국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유독 한국어로만 번역이 된 카운터의 안내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짐작이 된다. 한국어가 없는 안내문은 많이 봤지만 한국어만 있는 안내문은 처음 본다.

아메리카노의 맛은 누룽지 숭늉처럼 맛이 없다.

테라스 위에서 시내의 풍경을 찍으려니 파박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찍으라고 한다.

"아, 네!"

갤럭시 S10의 카메라, 정말 놀랍도록 디테일하다.

"그런 것으로 어떻게 사진을 찍어요!"

"맞아! 하지만 좋은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못 찍는 것보다는 낫다!"

여행 전, 저렴한 샤오미 핸드폰을 고집하는 나에게 갤럭시 S10를 사 주려던 모습이 떠오른다. 너무나 비싼 가격과 분실에 대한 부담스러움으로 샤오미를 고집하자 설득을 포기하고 끝내 샤오미를 선물해 주었다.

 
"프라하에서는 자꾸 생각이 난다. 이상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사진을 찍으려는 나에게 파박은 자신의 핸드폰을 맡긴다.

"이걸로!"

프라하성을 내려오며 선물가게에서 자석을 하나 산다. 프라하에는 예쁜 그림 자석들이 많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동전만을 받는다며 돈통을 흔드는 못된 인상의 할머니가 마음에 안 들지만 자석의 그림이 마음에 들어 그냥 참는다.

파박과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고.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의 장을 본다.

"오늘은 밥을 좀 해 먹자."

작은 베트남쌀과 쌈에 곁들일 야채들을 추가로 사고, 파박은 닭고기 꼬치를 새롭게 골라 든다.

삼겹살과 닭꼬치, 필스너 맥주 그리고 너무 빨리 익어서 당황스럽게 만든 베트남쌀밥으로 저녁을 한다.

고기와 맥주는 좋았으나 푸석하게 지어진 밥은 엉망이다. 하지만 고기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으니 만족이다.

저녁을 먹은 후 겨울 외투를 세탁한다. 프랑스에서 세탁을 했지만 지퍼와 소매 부분의 찌든 때가 빠지지 않았던 옷이다.

파박의 신발 세탁용 칫솔과 세제를 빌려 거뭇하게 찌든 부분을 닦아내니 까만 땟물이 빠진다. 속이 다 시원해진다.

"진작에 이렇게 할 것을."

파리와 베를린, 유럽 호스텔의 좁은 샤워시설을 이용하다 보니 정성껏 세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고, 백업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의 뒤척거림은 새벽 5시까지 이어진다.

"꼭 이렇게 편해지면 불편한 네가 찾아온다니."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6일 / 흐림뒤 맑음 ・ 2도
나클레로프-프라하
2월 29일, 2월의 하루가 선물처럼 주어진 날이다. 간밤에 내린 폭설로 인해 체코 국경의 산속에 갇혀버렸다. "오늘까지 프라하로 가야 하는데."


이동거리
136Km
누적거리
24,166Km
이동시간
5시간 24분
누적시간
1,833시간

 
빙판길
 
기차
 
 
 
 
 
 
 
13Km / 1시간 20분
 
123Km / 4시간 04분
 
나클레롭
 
우스티나
 
프라하
 
 
214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체코어, 코루나(1즈워티=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20-725-352-420

 

밤새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 눈밭의 한기와 젖은 채 얼어붙은 텐트 안의 냉기에 불편한 잠자리다.

"왜 계속 비만 와?"

7시, 첫 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깨어난다. 우둑한 텐트 안의 느낌이 이상하다. 거뭇하게 텐트를 뒤덮고 있는 물체와 뭔가 기형적인 텐트의 모양이 이상하다.

"비가 아니고 눈이야?"

얼어붙은 텐트의 지퍼를 끌어올리자 후드득 텐트에 쌓인 눈이 흘러내린다.

싸릿눈처럼 작은 눈들이 밤새 내려 텐트를 뒤덮고 있다.

"이건 아니지!"

경사진 산길을 내려가야 하는데, 쌓인 눈이 높이가 만만찮다. 도로로 걸어 나가 도로의 상태를 확인한다.

차량들의 통행으로 도로 위에 눈이 쌓이지는 않았지만 더 위험한 녹은 눈들과 살얼음이 얼어있다. 도로가 미끄러운지 도로 위로 나가보니 경사진 도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미끄러져 내려간다.

"망했다!"

비록 젖고, 얼어있는 텐트와 침낭이지만 방한에는 문제가 없어 괜찮지만 산길을 내려갈 수 없다면 발이 묶이고 만다.

텐트로 돌아가 커피를 끓여 몸을 녹이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정오까지 눈이 내리는 것으로 나온다.

"눈은 상관없는데, 저 도로를 어쩔 거야!"

750미터의 산속, 눈과 함께 짙은 안개가 내려앉는다.

"안개까지."

프라하까지 100km, 기차편이 있는지 검색을 한다. 구글맵으로는 기차 경로가 검색되지 않고, 지도를 자세히 보니 15km 떨어진 우스티나 트라벰에 기차역이 있다.

"어떻게든 마을까지 내려가야 하는데."

마을로 내려간다 해도 프라하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늘 내에 갈 수는 없다. 차량이든 기차든 이용을 해야 하는데 체코는 온라인으로 정보를 검색하기가 어렵다.

"일단 내려가자. 배고프잖아!"

패니어와 얼어붙은 텐트를 정리하고.

"푹푹 빠지네."

얼어있는 도로보다 짙은 안개가 더 위험하다.

도로변으로 나와 자전거를 세운다. 눈밭이라 지지대 없이도 자전거가 흔들림 없이 잘 서 있다.

다시 도로의 상태를 살펴보지만 스케이트를 타듯 부드럽게 미끄러져 내려간다.

"도저히 안 되겠어!"

10분 넘게 도로변에 서서 방법을 고민하는 사이 도로를 지나치는 차량들은 무심하게 지나쳐 간다.

도로 위로 자전거를 끌고 갈 수는 없고, 반대편 차선의 갓길 눈밭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면 괜찮을 것 같다.

"도로를 어떻게 건너지?"

5미터도 안 될 것 같은 좁은 이차선 도로를 건널 방법을 생각하며 여러 차례 도로를 가로질러 본다. 역시나 미끄럽다.

망설임, 지나치는 차량을 잡아 도움을 청할까 생각하다 코너의 내리막길에서 차량을 세우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조심스레 자전거를 끌고 도로를 건너고, 눈이 쌓인 갓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내려간다.

300미터 정도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고, 완만해진 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내려간다. 한쪽 발을 바닥에 내린 채 미끄러지며 천천히 내려간다. 브레이크를 잡고 있는 손이 시려오고 경직되어 간다.

빙판으로 변한 내리막 산길보다 앞이 안 보이는 안개가 더 위험하다. 간간히 지나쳐가는 차량들은 속도를 줄여 멀리 피해서 가주지만 앞이 전혀 보이질 않는 빙판의 도로는 너무나 위험하다.

"제발, 무사히 내려가자."

40분 동안 빙판길을 내려간다. 산골 마을들을 지나치며 천천히 안개가 걷히고, 우스티나 트라벰의 초입에 도착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신발과 바지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엉망이다.

"또 올라가냐!"

젖은 옷과 경직된 근육들, 빠르게 한기가 찾아든다.

"맥도널드가 있었는데."

작은 타운 정도의 규모이지만 체코의 소도시의 느낌이 드는 곳이다. 기차역을 지나 맥도널드로 들어간다.

언 몸을 녹이고 자동 주문기로 메뉴를 고르고 있는 젊은 커플의 모습을 보니 결제 금액이 유로의 표시가 아니다.

"KC?"

남자에게 체코에서는 유로를 사용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다른 유럽처럼 영어를 아주 잘 구사한다.

"체코 코루나?"

환율기로 코루나의 화폐 금액을 확인하니 100코루나가 5,000원 정도의 가치다.

"햄버거 싼 편이네."

서유럽에 비해 물가가 조금 낮아진 느낌이 든다. 햄버거를 먹으며 프라하까지 가는 기차 경로를 검색하니 40분 후에 출발하는 기차편이 나오는데 다른 기차의 운행표가 없다.

"하루에 한 대만 운행되지는 않을 텐데?"

기차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지만 자전거를 싣고 탑승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빠르게 햄버거를 먹고 기차역으로 간다.

기차역에 도착하고.

자전거에 대한 걱정은 금새 사라진다. 자전거 탑승에 대한 안내표시가 역을 들어서자 바로 눈에 들어온다.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까지 운행되는 기차인데,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모양이다.

15분 후에 출발하는 기차라 서둘러 티켓을 구매한다.

"프라하에 갈 건데, 자전거가 있어요."

무표정하게 말을 듣던 여자는 몇 시의 기차를 탈 것인지 묻는다. 기차의 운행표가 검색은 되지 않았지만 하루에 한 대만 운행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가장 빠른 시간으로 주세요."

뭔가를 분주하게 입력하던 여자는 세 장의 표와 영수증을 주며 12시 22분 열차 시간을 알려주고, 3번 플랫폼으로 가서 자전거 전용칸에 탑승하라고 안내한다.

100km 정도 거리의 프라하까지 만원 정도의 가격이니 저렴하게 느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번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제법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우스티나 트라벰의 풍경이다.

승차를 기다리는 젊은 남자에게 프라하로 가는 승차장이 맞는지 물어보고 열차의 시간도 다시 확인한다.

"아무데서나 탑승하면 돼?"

"일반적으로 첫 번째와 마지막 칸이 자전거 전용칸인데 기차마다 조금씩 달라."

표를 확인하더니 255번 칸에 탑승을 하라고 알려준다.

12시 22분, 기차가 들어오고 가차의 맨 마지막 칸으로 자전거를 끌고 달린다. 여자 승무원이 마지막 칸을 가리키며 안내를 해준다.

계단으로 된 기차의 탑승구, 급한 마음은 무거운 자전거를 번쩍 들게 만드는 괴력을 만들어 낸다. 자전거 전용칸은 거치대가 아주 잘 갖춰져 있고, 한켠에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테이블이 있는 객실로 들어갈 필요 없이 그냥 자전거 칸의 의자에 앉아있을 생각이다.

잠시 후 열차가 출발하고, 여자 승무원이 찾아와 검표를 한다.

"펌프도 있네."

강을 따라 달리는 기차의 창 밖으로 보이는 체코의 풍경은 산과 마을들의 모습이 예쁘다.

"여기는 날씨가 좋네."

폭설 때문에 고생을 한 산속의 날씨와는 전혀 다른 화창한 날씨다.

아침 눈 속에 파묻힌 영상을 보고 걱정이 되었는지 이글이 메시지를 보낸다. 이글과 짧게 영상 통화를 하는 동안 기차는 한 번의 정차도 없이 프라하로 달려간다.

100km, 하루 종일 녹초가 되도록 달려야 하는 거리인데 기차는 고작 1시간 정도의 시간에 거리를 삭제해 버린다.

"참 얄궂다. 날씨도, 사람의 마음도."

1시 20분, 프라하의 중앙역에 도착한다.

"너무 싱거워서 허탈하네."

 

마법의 기차를 타고 시간과 공간을 건너온 듯이 세상의 풍경이 완전히 바뀌어 있다.

 

쾌적하고 넓은 프라하의 중앙역이다.

"어떻게 내려가지?"

주차장으로 통하는 문으로 밖으로 나간다. 생각 못한 시간의 여유, 체크인 3시까지 어느 곳을 둘러볼지 검색을 한다.

시장, 광장, 프라하 성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결정하고.

구시가지로 이어지는 웬세스라스 광장으로 간다.

국립박물관에서 하벨시장까지 이어지는 광화문 광장처럼 길쭉한 광장이다.

동유럽 제일의 관광 도시 프라하,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재래시장 하벨시장의 노점 좌판이 이어진다. 목각인형과 각종 기념품들이 다양하다.

건물들의 모양과 색감이 남다르다.

사람들로 가득한 골목을 지나자.

프라하 천문시계가 있는 올드타운 광장이 나온다.

"와, 사람들."

비수기인 계절을 감안하면 날이 좋은 계절의 프라하는 인산인해가 아닐까도 싶다.

"어떤 매력의 도시일까?"

"다른 도시들과 특별히 다르지는 않은데."

올드타운의 광장은 일부분이 공사 중이라 조금 아쉽다.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오전의 상황과 전혀 다른 풍경,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여유롭고 바람마저 포근하게 느껴진다.

프라하성으로 가는 까를교를 건너기 위해 골목을 따라 걷는다. 사람들이 많지만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프라하의 명물인가?"

가문 전통의 비법이라는 광고 문구가 우리의 원조집 같은 느낌이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부드럽고 따듯한 색감의 건물들이 프라하의 매력인 것 같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오래된 석교 까를교, 다리 건너편 프라하성과 오렌지빛 집들의 풍경이 예쁘다.

비대칭적인 까를교의 석문은 파괴가 된 것인지 조금 기괴한 모습이다.

블타바 강변의 모습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프라하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까를교에는 장신구들을 파는 사람들과 캐리커쳐 드로잉을 하는 사람들,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느라 바쁘다.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공간을 찾기도 힘들 정도의 사람들.

"예쁘네."

관광객들로 가득한 복잡함,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그럼에도 프라하는 충분히 매력적인 것 같다.

"분위기네!"

 "프라하는 로맨틱이다!"

작은 골목을 지나 찾아간 곳은 존 레넌의 벽이다. 지도를 검색하며 '레넌의 벽'을 '레닌의 벽'으로 잘 못 인식하고 찾아온 것이다.

"레넌이야?"

비틀즈와 퀸, 너바나로 이어지던 팝 음악에 대한 애정은 어느 순간 비틀즈는 사라졌고, 비틀즈라는 밴드는 폴 매카트니의 이름이 먼저 연상된다.

반전과 평화의 키워드 존 레넌는 오노 요코의 이름만 떠오르며 신사 참배나 전범기의 키워드로 변한 지 오래다.

 

작은 골목을 지나.

카프카의 박물관으로 간다.

작은 카페처럼 소박한 박물관의 가든.

마당 가운데 소변을 보는 두 개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분수대라고 해야 하나?"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동안 파박이 숙소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한 모양이다. Kampa 공원을 지나 숙소로 간다.

구도시와 달리 주택가의 유럽식 아파트들이 들어선 거리다.

숙소에 도착해서 파박과 만난다. 함께 동행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는 여행자의 동질감은 무엇보다 반가운 감정이다.

파박이 선택한 아파트 숙소는 너무나 쾌적하고 좋다.

짐들을 풀어놓고 반가움의 소식들을 나눈 후 슈퍼마켓으로 간다.

삼겹살과 고기들 그리고 축하주를 들 주류들을 산다.

파박은 맛있다는 체코의 맥주 필스너를 고르고, 나는 체코의 전통주 베케로브카를 고른다.

삼겹살을 굽고.

"나의 관심은 오직 이것!"

여행 동안 게스트하우스에서 가끔씩 고기를 조리했다는 파박이 마련한 식탁은 썩 괜찮은 모양이다.

베케로브카의 은은한 향과 감미로움, 온몸에 달라붙어 있던 피로가 씻겨내려간다.

즐거운 수다와 이야기들이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프라하, 목소리가 그립다."

피곤함과 오랜만에 느껴보는 취기의 노곤함, 바로 쓰러져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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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95일 / 맑음 ・ -2도
독일 네다부르크-드레스덴-피르나-체코 페트로비체-나클레로프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듯이 춥다. 독일 여행의 마지막 날, 드레스덴을 지나 체로로 향한다.


이동거리
78Km
누적거리
24,030Km
이동시간
7시간 35분
누적시간
1,827시간

 
S96도로
 
엘베강
 
 
 
 
 
 
 
24Km / 2시간 40분
 
54Km / 4시간 55분
 
라데부뤀
 
드레스덴
 
니클레롭
 
 
78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체코어, 코루나(1즈워티=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20-725-352-420

 

비가 오는 소리에 텐트를 젖히니 눈이 내리고 있다. -1도, 마치 계절을 거꾸로 달려가는 기분이다.

"아, 움직이기 싫다."

7시에 잠이 깨었지만 눈이 내리는 쌀쌀한 아침의 기운에 모든 것이 얼어붙는 느낌이다.

"갈 길이 먼데, 게으름 피우면 안 되는데."

멍하게 침낭 속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드레스덴까지 20km, 체코의 국경까지 60km의 거리다.

드레스덴으로 가는 경로를 확인한다. 드레스덴으로 가는 경로에 신데렐라 동화와 관련된 호숫가 모리츠부르크 궁전이 있어서 잠시 고민을 한다.

호숫가 가운데 오렌지색의 궁전이 예쁜데, 조금 돌아가야 하는 경로다.

"신데렐라, 관심 없다."

날씨가 좋다면 성의 모습을 둘러보겠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는 날씨 때문에 그냥 드레스덴으로 향한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며 드레스덴으로 향한다. 어제와 같은 측면의 바람이 페달링을 무겁게 만드는 날이다.

한 시간을 달려 드레스덴의 초입에 들어서고.

시내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엘베강을 건너는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찾아간다. 평범했던 시내의 모습은 구시가지로 들어서며 극적으로 변한다.

골든 라이더, 황금빛 동상이 세워진 공원의 가로수길이 인상적이다.

"여름에 참 시원하겠다. 가을엔 멋지고."

엘베강 방향의 끝에 황금빛 동상이 화려하다.

아우구스투스 1, 2세의 황금동상이다.

광장에서 바라본 궁전들이 모여있는 엘베강 건너편의 모습은 아쉽다.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비롯하여 많은 곳이 공사 중이라 높은 크레인들이 세워져 있다.

아름다운 아우구스투스 다리와 궁전들의 모습이 크레인에 가려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

다리를 건너 드레스덴 궁전이 있는 곳으로 간다.

광장의 중앙에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우측에 궁전 교회, 좌측에 법원 그리고 정면에 군주의 행렬 벽화가 그려진 드레스덴 궁전이 들어서 있다.

"화려하네!"

"드레스덴이 어떤 도시였던 거야?"

독일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사치스럽기까지 한 건물들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구글링을 한다. 작센왕조의 수도, 욕심 많은 아우구스투스, 세계대전 폭격으로 폐허, 독일의 피렌체 등등의 내용이 검색된다.

"샹트 페테르부르크만큼 헛던 욕망이 여기에 있었군!"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눈을 뗄 수 없는 석조건물들의 화려함이다.

궁전 교회를 돌아 챔버 오페라하우스로 간다.

넓은 광장의 중앙에 요한왕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챔버 오페라 하우스와.

츠뷩거.

드레스덴 궁전과 궁전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사각형의 츠뷩거, 내부의 정원과 공간을 보고 싶지만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수가 없다.

주변을 돌아 내부로 잠시 들어가 스캔을 하듯이 둘러보고 나온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다.

반대편으로 돌아가 왕관의 문을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드레스덴은 흥미로운 도시다. 하루, 이틀 정도 머물고 싶은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파박과의 약속이 없었다면 드레스덴에서 며칠 머물렀을 것 같다.

"시간이 아쉽다."

독일 도시들의 스토리와 역사는 정말 흥미롭다.

잠시 구경을 한 것 같은데 12시가 되어간다. 떠나기 전 맥도널드에 들러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국경까지 40km의 거리, 20km 떨어진 피르나까지 엘베강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갈 생각이다.

"아, 엽서!"

엽서를 보내야 하는데 강변을 따라가면 우체국에 들릴 수가 없다. 아무래도 프라하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무슨 화장실을 이렇게까지."

맥도널드 매장의 유료 화장실 입구가 쇠창살 회전문이다. 정말 화장실 인심이 박한 유럽이다.

엘베 강변으로 가는 중 재건된 교회의 모습을 구경하고.

강변으로 간다.

"뭔 정부청사 건물이 저렇게 멋지냐!"

프르나까지 이어진 자전거 도로가 시작되고.

엘베강을 따라간다.

강변의 산 위로 들어선 집들의 모습이 예쁘다.

자연스러운 엘베강의 풍경을 감상하며 피르나까지 편하게 도착한다.

"하늘이 왜 이래!"

프르나의 구시가지를 지나고 빠르게 마을을 벗어난다. 몇몇 케밥집을 지나치며 고민을 하다 결국 케밥을 사지를 못하고,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한다. 딱히 살 것이 없다.

20km가 남은 국경, 넉넉히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할 것 같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던 도로는 차츰 경사를 높여가며 산으로 향한다.

"예상 못했다. 짧게 끝내주라!"

계속해서 올라간다.

10km 정도를 오르고 땀으로 젖은 몸을 식힌다. 좌회전을 알리는 내비게이션 안내지만 공사 중이라 도로가 폐쇄되어 있다.

산길의 오르막에서 난감하다. 지도를 확인하니 3km 정도 마을을 돌아 국경으로 가야 한다.

"어쩔 수가 없네."

3km를 돌아 국경으로 가는 도로를 찾았지만 국경과의 거리는 변화가 없다.

오르고.

오르고.

오른다.

산의 정상에 다다른 것 같으면 도로는 다시 산을 향해 이어진다.

눈이 쌓인 산으로 오르고.

오르고.

다시 오른다.

"언제 내려갈 거야?"

정상에 오른 듯 내리막 길이 보인다.

"아직도 4km가 남았어?"

두 시간을 올라왔는데 급경사의 내리막은 3분도 안 돼 끝나버리고 다시 오른다.

"왔다!"

천천히 국경으로 이동한다. 산길의 오르막으로 예상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진 시간이다.

"즐거웠어. 독일, 바이 바이!"

정말 집처럼 마음이 편했던 독일의 두 번째 여행이었다.

체코의 국경을 넘는다.

아무것도 없는 독일 쪽과는 달리 나무인형들을 파는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고무 타는 냄새 같은 묘한 냄새가 난다.

"이 동네 왜 이렇게 추워!"

유럽의 국경을 넘을 때마다 순식간에 바뀌는 분위기들은 정말 신기하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나무로 만든 버스 정류장에 화로가 놓여있다.

자전거 경로가 잡히지 않는 체코, 프라하까지 경로를 잡으려니 국경이라 네트워크가 잡히질 않는다.

"뭐, 조금 더 가면 잡히겠지."

체코의 국경마을 페트로비치, 면세품을 파는 작은 가게들과 기념품 가게들이 이어진다. 특이한 것은 이상할 정도로 미용실과 뷰티샵이 많이 들어서 있다.

좁은 산길을 따라 가게들이 이어지고 네트워크가 잡히며 연속되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체코의 로밍 서비스가 연결된다.

체코의 로밍은 보다폰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독일에 잡히던 O2의 네트워크보다 안정적인 것 같다.

프라하까지 자동차 경로로 경로를 잡는다. 107km의 거리다.

페트로비치를 벗어나자 다시 시작된 오르막.

"아니, 왜 안 떨어지는 거야?"

국경을 지나면 내리막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길은 계속해서 산을 향해 올라간다. 지치고 무뎌진 페달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수북하게 눈이 쌓인 숲으로 오르고.

오른다.

"다 왔나?"

숲이 끝나고 시원하게 열린 하늘, 석양빛으로 물든 언덕과 구름, 하얗게 내려앉은 설산의 풍경이 예쁘다.

"이렇게 높이 올라온 거야?"

멀리 보이는 산들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아득하다.

"대관령이냐!"

급경사로 떨어지는 내리막, 도로는 눈이 녹아 빙판이 되기 전의 상황이다. 한쪽 발을 도로로 내리고 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간다.

휘어지는 도로의 숲 사이로 마을의 불빛이 보이고.

지친 몸은 야영지를 찾아 자전거를 세운다.

도로변 임도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오늘은 어쩔 수 없네. 눈밭에서 보낼 수밖에."

아침에 젖은 텐트를 눈밭에 펼치니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얼어붙은 내외피를 뜯어내고 겨우 텐트를 설치한다.

"이글루와 다를 게 없겠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텐드 속으로 들어가 바로 커피를 끓이고, 버너의 열기에 녹은 텐트의 지퍼를 잠근다.

라면과 오트밀을 끓여 저녁을 한다. 오랜만에 먹는 오트밀 맛이 좋다.

눈밭에 텐트를 치니 바닥의 냉기가 올라온다. 어제부터 젖어있는 침낭이라 패니어에서 겨울 바지와 이글의 양말을 꺼내어 보온을 한다.

프라하까지 100km,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저녁때쯤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발 좋은 날씨와 바람 그리고 산을 내려가는 좋은 길과 도로이기를 바란다.

프라하, 카프카를 만나러 간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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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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