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94일 / 눈
카젤-루카우-라드부르크
독일 여행의 마지막 도시 드레스덴을 향해서 간다. 파박과 만나기로 한 29일까지 체코 프라하로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이동거리
97Km
누적거리
23,952Km
이동시간
7시간 23분
누적시간
1,820시간

 
96도로
 
도로
 
 
 
 
 
 
 
47Km / 3시간 40분
 
50Km / 3시간 45분
 
카젤
 
핀스터
 
라드부뤀
 
 
1,476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아침 7시, 잠에서 깬다. 춥고 불편하지만 캠핑을 하면 숙면에 빠져드는 평안함이 좋다.

밤부터 시작된 비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멍하게 침낭 속에 누워 비가 멈추기를 소원한다.

"춥잖아."

방을 꺼내어 조금 남은 딸기잼을 모두 먹고, 무거운 병의 짐을 덜어낸다. 패니어를 자전거에 장착하고 난 후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

9시, 아무것도 하질 않았는데 2시간이나 흘러갔다는 것이 뭔가 억울하다. 아침 시간의 게으름, 피곤한 채 눈 떠있는 새벽 시간의 적막감만큼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이다.

체온이 남은 따듯한 이불의 포근함과 체면의 껍데기를 벗어버린 살결의 부드러움,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의 유한함에 반항하듯 게으름을 피우는 시간이 좋다. 무례하게 파고들고 싶은 충동의 욕망에 내 전부를 담고 싶다.

9시 반, 드레스덴까지 120km의 거리다.

잠시 비가 멈춘 사이 출발한다.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도로의 방향에 따라 맞바람이 되어 페달링을 무겁게 만든다.

"며칠 좋았잖아. 오늘은 꽤나 힘들겠네."

숲으로 향하는 불확실한 길을 포기하고, 96번 도로를 따라 조금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한다.

한 시간의 라이딩을 하고 잠시 쉬며 어제 사놓은 케밥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식어도 맛있네."

바람을 이기며 숲과 마을을 지나치고.

40km 거리의 첫 번째 경유지에 도착한다. 밋밋하고 재미없는 마을이다.

슈퍼마켓을 찾다가 그냥 마을을 빠져나간다. 좁쌀만 한 우박이 떨어진다.

96번 도로를 벗어나 쉼 없이 소나무 숲과 평야, 마을들을 지나쳐 가는 동안 계속되는 바람에 지쳐간다.

"100km 정도는 가야 하는데."

"아고, 힘들다."

오늘도 비구름이 수상한 날이다.

맥도널드가 있는 두 번째 경유지를 10km 정도 남기고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린다.

5분 정도 미친 듯이 쏟아진 우박은 바로 멈춘다. 정말 이상한 날씨다.

맥도널드가 있는 마을로 지친 페달을 밟아간다.

"왜 오르막만 있는 거야!"

어느 순간부터 내비게이션이 음성안내를 하지 않고 알람음만 울려댄다.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아 재설정을 할 수도 없다.

"뭐 하자는 거야!"

자신의 안내를 계속 무시해서 삐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도를 확인하며 길을 찾아가는 것이 너무나 번거롭다.

목적지인 마을이 나타난다. 평범한 시골 마을의 모습인데 맥도널드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

갈림길마다 지도를 확인하며 맥도널드로 향한다. 맥도널드는 고속도로변 휴게실처럼 인터체인지 바로 옆에 들어서 있다.

"대박! 버거킹에 맥도널드까지."

맥도널드에서 와이파이로 내비게이션을 재설정하니 안내 멘트가 나온다.

"왜 그런 거니?"

우박 때문에 핸드폰에 습기가 차서 오류가 난 것인지 모르겠다. 허구한 날 비를 맞고 다니니 성한 물건들이 없다.

이틀 동안 숲길에 들어선 이후로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

맥도널드 바로 옆에 있는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빈 병들을 환불하고 빵과 물을 보충한다.

"오늘은 맥주 생각이 없네."

5시가 넘어간다. 30km 정도가 남은 드레스덴까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좀 더 길을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고 내비게이션은 저수지가 있는 흙길로 안내를 한다.

"꼭 한 번씩 이래야만 하는 거지?"

다른 경로가 없어 선택의 여지도 없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터라 시간도 없다.

저수지의 끝은 전기가 통하는 전선으로 막혀있다.

"진짜 전깃줄일까?"

옆으로 빠져나갈 공간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어떻게 선을 넘을지 고민을 하다 끝부분의 고무 손잡이를 발견한다.

"이건 안전한가?"

장갑을 끼고 살짝 건드려 보니 괜찮다. 고무 손잡이를 잡고 선을 제거한 후 자전거를 끌고 통과한다.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길은 포장 도로로 바뀐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계속해서 길을 따라간다.

고가다리를 따라 고속도로를 넘자 바로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난감!"

마을 가까이 수풀이 자란 공간으로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니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행운!"

텐트를 펼치고, 약하게 네트워크도 잡힌다.

"대박!"

프라하까지 170km 정도의 거리, 체코의 도로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자전거 경로가 잡히질 않는다. 이틀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내일 되도록 많은 거리를 줄여놓고 싶다.

드레스덴을 잠시 구경하고 체코의 국경을 넘을 생각이다.

"내일은 정말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지!"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3일 / 비 ・ 2도
베를린-카젤
멋진 도시 베를린을 떠나 체코로 향한다. 드레스덴을 지나 체코의 프라하로 갈 것이다.


이동거리
81Km
누적거리
23,855Km
이동시간
6시간 11분
누적시간
1,812시간

 
96도로
 
96도로
 
 
 
 
 
 
 
40Km / 3시간 30분
 
41Km / 2시간 41분
 
베를린
 
조슨
 
카젤
 
 
1,37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8시, 잠에서 깨어 하늘을 쳐다보고 기온을 확인한다. 2도, 오늘의 기온을 잘못 본 것인가 싶어 재차 확인을 한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이다.

"비, 정말!"

멍하게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한 시간이 지나가고, 패니어들을 꺼내어 출발 준비를 한다.

자전거에 패니어를 장착하는 동안 중년의 여자가 다가와 여행에 대해 말을 건넨다.

"나의 꿈이야. 하지만 가족들에게 말하면 미쳤냐고 할거야."

"지금 나랑 같이 가자!"

여자는 방긋 웃으며 좋은 여행을 하라며 응원한다고 한다.

10시, 모든 준비를 마치자 빗방울이 굵어진다.

"정말 왜 이러는 거니?"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베를린 시내를 빠져나가는 경로를 확인한다. 체크포인트 찰리를 지나 시내를 벗어나는 경로다.

눈과 비가 섞여 떨어지는 싸늘하고 축축한 빗 속으로 들어간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고.

체크포인트 찰리로 향한다.

체크포인트 찰리에 있는 맥도널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며 오랜만에 엽서를 쓴다. 파리에서 산 엽서, 비에 젖은 손이 굳어 글씨가 더 엉망이다.

체코의 프라하까지의 경로를 확인한다. 드레스덴을 거쳐가는 350km 정도의 거리, 파박과 프라하에서 만나기로 한 29일까지 도착해야 한다.

"날씨가 문제네."

주변 선물가게에 들러 자석을 사려해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베를린곰 자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베를린곰 캐릭터들은 작은 모형이나 열쇠고리로 판매하고 가격도 비싸다.

두세 군데의 선물가게를 돌아다니고, 결국 첫 번째 가게로 다시 찾아가 그라피티 그림의 자석을 산다. 4유로의 가격인데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벽의 시멘트 조각들만 파냐."

자석을 고르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비는 변함이 없다. 체크포인트 찰리를 벗어나자 눈에 익은 장소가 나온다.

"어라, 여기를 지나가는구나."

어제 아희와 줄을 서서 먹었던 무스타파 야채 케밥집, 날씨가 안 좋은 날이라 그런지 대기줄이 짧다.

"포장하자!"

급히 자전거를 세우고 케밥 하나를 포장한다. 저녁이나 내일 아침으로 먹으면 될 것 같다.

"잘 있어. 아희!"

올망졸망 예쁘게 피어오른 작은 소국처럼 밝고 은은한 향기가 나는 사람, 할 수 있다면 패니어에 넣고 다녔으면 좋겠다.

 

레오니와 아희, 서로 다르지만 웃는 얼굴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행운 같은 일이다.

"울랄라. 레오니의 미소가 생각난다."

아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고무장갑을 꺼내어 장갑과 함께 착용한 후 출발을 한다. 정말 쌀쌀한 날씨다.

시내를 벗어나는 동안 인도와 도로를 따라 연결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고 도시의 풍경도 조금씩 변해간다.

한 시간 반, 베를린시를 완전히 벗어난 도로는 고속도로로 바뀐다. 도로의 측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92번 국도를 찾아간다.

92번 도로로 들어서기 전 슈퍼마켓에 들어가 비상식을 보충한다. 빵과 맥주, 치킨 조각을 사서 패니어에 넣고 빵가게에 커피와 빵으로 출출함을 채운다.

"브런치 같잖아."

갈 길이 바쁜 시간,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는 사이 파박에게 메시지가 온다. 프라하의 아파트형 숙소를 예약한 모양이다. 호스텔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함께 편하게 보낼 수 있으니 그만이다.

마을과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40km 정도의 첫 번째 목적지 Zossen에 도착한다.

갈림길의 선택, 지도상 녹색의 숲을 지나치는 경로와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평평한 시야 위로 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숲을 관통하는 빠른 경로를 선택한다.

오늘의 야영지가 될 Luckau까지 40km 정도의 거리, 소나무 숲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 숲과 평야를 달려간다. 다행히 계속되던 비는 잠시 멈춘 것 같다.

가끔씩 자전거 도로가 사라지는 구간마다 샛길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92번 국도를 따라간다. 차량의 통행이 적은 도로라 편안한 라이딩이다.

Luckau 부근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간다. 숲은 더욱 울창하게 풍성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조금씩 빗방울이 다시 시작되더니 5시가 되자 하늘은 일몰의 붉은빛을 잠시 들어낸다.

길게 이어지던 숲이 끝나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친다.

"뭔가 시간이 애매하네."

조금씩 어두워지는 시간인데 계속해서 마을과 평야의 풍경이 이어진다.

서쪽 하늘에서는 비구름과 은은한 석양빛이 멋진 콜라보를 만들어 내고.

"예쁘네."

길은 다시 마을로 이어진다.

서둘러 마을을 벗어나고 야영지를 찾는다. 멀리 보이는 숲의 모습을 보며 페달링을 이어간다.

"저기 좋다."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도로변 소나무 숲이 좋다. 푹신한 이끼류가 자라 있는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적당한 위치에 텐트를 펼치고, 치킨과 빵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냉한 한기가 느껴지고, 잠잠했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드레스덴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아침의 게으름을 줄이면 내일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네트워크도 불안정하고, 어젯밤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던 피곤함이 밀려온다.

"자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2일 / 맑음
베를린
베를린의 마지막 날, 트램을 타고 베를린의 둘러본 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38Km
누적거리
23,774Km
이동시간
3시간 01분
누적시간
1,806시간

 
짬뽕
 
기생충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9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오늘도 흐린 날씨다. 푹 잠든 탓인지, 미련스럽게 먹은 고기 탓인지 감기 기운은 조금 덜하다.

체코에서 만날 파박과 일정을 조율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1층에 있는 술집은 파티의 컨셉이 매번 다른 모양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많은 책들 중 함께 여행을 하고 싶었던 책으로 전혜린의 일기를 선택했다.

"언제쯤이었을까?"

그녀의 책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었던 시간이 언제였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하다. 카릴 지브란의 예언서와 함께 학생 가방이 노트북 가방으로, 서류 가방으로 바뀌는 동안에도 늘 담겨있던 그녀의 책이다.

"이 책의 주인이 아희인가 보다."

뮌헨, 그녀가 좋아했던 뮌헨으로 향하던 일정은 핀란드에서 웃는 얼굴의 아희를 만나며 베를린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그녀의 삶이 느껴질 뮌헨에 가고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20년 가까이 담고 다녔던 책, 그녀의 일기를 베를린에서 읽는다.

"모든 평범한 것, 사소한 것, 게으른 것, 목적 없는 것, 무기력한 것, 비굴한 것을 나는 증오한다! 자기 성장에 대해 아무 사고도 지출하지 않는 나무를 나는 증오한다. 경멸한다. 모든 유동하지 않는 것, 정지한 것은 퇴폐다. 저열한 충동으로만 살고 거기에도 만족하지 않는 여자를 나는 증오한다. 나무는 하늘 높이높이 치솟고자 발돋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별에까지 닿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그것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모든 전달 불가능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인간은 서로 만나도록 운명지워져 있는 것일까? 만남의 짧은 매혹 끝에는 기나긴 상처의 길밖에 남겨져 있지 않음에도 왜 인간은 만남에 황홀해 하는 것일까? 인간은 거의 만남에 의해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속 불가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다.

언제나 가능한 것은 독백뿐이다. 대화의 메아리는 언제나 독백으로 공허하게 울린다. 언제나 '너'를 찾으려던 우리의 시도는 '나'를 다시 찾은 것으로 끝나고 만다. 그러나 우리의 영혼은 몹시도 목말라 있다. 한 개의 자매혼에, 이해하는 마음에, 눈에 그것은 떨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영혼과 영혼이 부딪칠 때, 그 찰나에 우리는 영원을 본다. 시간성을 느낄 수 없게 꽉 찬 순간,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감득될 수 있는 유일한 영원이다. 그 영원의 순간을 위해서 우리의 영혼은 언제나 목말라 있는 것이다."

베를린을 떠나기 전인 오늘 저녁에 아희를 만나기로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아희가 추천한 짬뽕집을 찾아간다. 우선 교통티켓을 구매하고.

아희가 설명했던 AB구간의 티켓 4장을 구매하니 첫날 아희가 사줬던 티켓과 다른 모양의 티켓이 4장이나 나온다.

"뭐야? 잘못 산 거야?"

짐짓 당황하고 있으니 뒤에 서있던 독일 부부가 웃으며 티켓을 검표기에 넣고 전철을 탈 수 있다며 설명을 한다.

"아니, 그건 아는데요."

"몰라, 일단 고!"

U반을 S반으로 환승도 하고.

"U와 S는 뭐가 다른 걸까?"

베를린의 동쪽으로 간다.

환승을 했던 순환열차는 목적지를 한 정거장 앞두고 오래 정차를 하더니 지나왔던 역으로 되돌아 간다.

"이 시추에이션은 뭐야?"

한 정거장을 뒤로 되돌아간 라인의 번호가 S42에서 S41로 바뀌어 있다. 건너편 방향의 전철로 환승하고 샤를로텐부르크성이 있는 역으로 간다.

신설동 역처럼 막다른 역도 아닌데 순환노선의 전철이 갑자기 역주행을 하는 신기한 경험이다.

샤를로텐부르크성 주변의 역에서 내려.

성이 있는 공원으로 걸어간다.

짬뽕집을 찾아 걷고.

"아희가 말하던 LA 갈비집이군!"

 

짬뽕을 주문한다. 감기 기운 때문에 얼큰한 것이 당기는 모양이다.

달콤한 느낌의 국물은 꽤 괜찮지만 면발이 조금 아쉽다. 밥을 한 공기 주문해서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다.

서글서글 인상이 좋은 아저씨는 추가로 주문한 것들은 별도로 요금을 받지않는다며 짬뽕값만을 받는다.

주문할 때 조금 얼큰하게 만들어 달라 부탁하면 좋을 것 같다.

"저리 가라, 감기야!"

밥을 다 먹어갈 때 아희에게서 메세지가 온다. 점심 약속이 취소됐다며 2시에 점심을 먹자고 한다.

"콜!!"

아침으로 짬뽕을 먹었으니 점심도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오후에 둘러볼 생각이었던 체크포인트 찰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동한다.

거리를 걷고.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이동한 후.

U반으로 환승을 한다.

가로로 된 좌석도 있다.

체크포인트 찰리로 가는 역에서 하차하고.

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책은 꽃과 함께지!"

핀란드에서부터 만날 때마다 우연찮게 꽃을 들고 있던 아희를 위해 꽃을 선물하기로 한다.

 

도로변 꽃집의 마른 장미가 전혜린의 책과 너무나 어울리지만 웃는 얼굴의 사람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주황색이 좋다.

"아, 꽃 냄새!"

체크포인트 찰리는 미군이 관리하던 동서독의 경계 초소였던 모양이다.

 

아희를 만나 주변 기념품 가게에서 장벽의 조각들로 만든 기념품도 구경하고, 줄을 서서 먹는다는 케밥을 먹기 위해 전철을 타고 이동한다.

아희는 이어폰과 함께 여행 중 먹을 수 있는 간식거리들을 선물하고, 나는 책과 함께 꽃을 선물한다.

 

평소보다 줄을 선 사람들이 많이 적다며 아희는 좋아했지만.

대기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기다리면서 카레 소세지 드실래요?"

베를린의 또 다른 먹거리 카레 소세지를 먹고 가야한다며 아희는 소세지를 사 온다. 벨기에의 감자튀김과는 조금 다른 바삭한 감자튀김과 걸쭉한 케찹소스가 독특한 맛이다.

"어디서 먹어?"

"밖에서요. 안에서 먹을 생각은 마세요."

어쨌든 길었던 줄도 사라지고 닭고기 케밥을 사 들고.

주변 벤치에 자리를 잡는다.

아희는 꽃을 들고.

나는 맥주를 든다.

바싹한 도우, 치즈가 뿌려지고 구은 야채가 들어간 케밥은 소스맛으로 먹던 다른 케밥보다 부드럽고 건강한 맛이다.

"줄을 서서 먹을만 하네. 인정!"

4시에 약속이 있는 아희는 서둘러 약속 장소인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알렉산더 광장으로 가야한다.

전철을 타고 알렉산더 광장으로 이동하고.

"정말 안 보이는 곳이 없다. 베를린에서 길을 잃어버릴 일은 없을 것 같아!"

4시가 훌쩍 넘은 시간, 아희와 헤어짐의 포옹을 한다.

항상 웃는 그녀가 건강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삶과 마주하며 언제나 지금처럼 밝게 웃기를 바란다.

기생충을 보기 위해 아희가 검색해준 극장으로 간다.

베를린 AB구역의 외곽에 위치한 작은 극장이다. 독일의 영화관은 독일어로 더빙을 하여 상영을 하기 때문에 자막 번역의 극장이 많지 않은가 보다.

프랑스나 유럽의 극장들은 왜 더빙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 더빙을 아무리 잘 한다하더라도 배우의 언어와 대사전달도 스토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소일 텐데 말이다.

"아, 이놈의 낙서들!"

정말 작은 영화관이다. 서울로 전학을 와 처음 극장이라는 곳을 접했던 화양리 동부극장이 생각난다. 하지만 나름 깨끗하고 정성스레 관리된 오래된 극장의 클래식한 멋이 잔뜩 느껴진다.

"설마, 더빙판은 아니겠지?"

맥주와 팝콘을 파는 카운터에서 영화표를 구매하고, 맥주 한 병을 산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작고 오래된 영화관이다.

한 쌍의 커플, 한 명의 중년여성, 한 명의 젊은여자와 한 명의 자전거 여행자가 관객의 전부이다.

언제인지 천호동 극장에서 김기덕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를 두세 명의 관객들과 함께 본 이후로 영화관을 독차지하고 관람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독일, 베를린에서 말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늘 봐왔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고 생각된다. 오스카를 받음으로서 해외에서 더 많은 찬사가 이어지겠지만 그것이 의아스럽고 새삼스럽다 생각된다.

김연아의 경기를 보았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것이다.

"너희와 상관없이 그들은 항상 유니크했어!"

영화관을 나와 숙소로 돌아간다.

다시 U반을 타고.

트램으로 환승을 하고.

숙소가 있는 역에서 내린다.

하루 종일 택시를 제외한 교통수단을 모두 이용한 느낌이다. 뭔가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촘촘하게 연결된 U반, S반, 트램, 버스 노선은 큰 불편함이 없는 것 같다.

숙소 앞 슈퍼에서 콜라를 하나 사 들고.

"정말 맥주 천국!"

베를린 여행의 여운을 가라앉힌다.

 

"좀 멋졌다. 베를린!"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1일 / 흐림
베를린
흐리지만 비가 멈춘 베를린, 자전거를 타고 베를린 시내를 둘러본다. 


이동거리
22Km
누적거리
23,736Km
이동시간
4시간 55분
누적시간
1,803시간

 
베를린돔
 
뷔페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60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비가 멈춘 하루, 푹 잠들어 깨어난다.

"자전거를 타 볼까?"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간다.

"베를린, 어디로 갈까?"

베를린 장벽 공원으로 가기 전, 애용하는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독일은 다른 유럽에 비해 식료품 가격이 저렴한 탓인지 맥도널드에 비싸다는 가격표의 등급이 표시된다.

"저렴하면 뭐하나, 아침 일찍 열린 식당이 없는데."

그라피티 낙서의 벽들과 빌딩들, 독일의 도시와 베를린의 상징적인 모습들이다.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을 지나 베를린돔으로 간다.

"어, 이런 도시구조!"

베를린에 처음 들어섰던 전승기념탑에서부터 브란덴부르크 문과 텔레비전 타워의 광장까지 직선상의 하나 도로로 이어진 구조다.

베를린 돔의 주변에 야바위꾼 아저씨가 매우 바쁜 손놀림으로 주사위를 감추며 배팅을 유도한다. 내 눈에는 주사위가 든 컵이 너무나 잘 보이는데 한 중년의 여자는 계속 빈 컵을 선택하며 돈을 잃고 있다.

재미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나에게 주사위를 찾으라며 흥정을 한다. 주사위가 든 컵을 지목하고 컵을 뒤집으려 하니 배팅을 하라고 한다.

"돈 없어!"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남자가 돈을 걸고 내가 지목한 컵을 뒤집는다. 그리고 50유로를 받는다.

집중력만 있으면 되는 너무나 쉬운 야바위꾼의 손놀림인데 약간 수상하다.

"50유로가 가짜일까?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을까?"

잠시 후 길을 지나가던 젊은 남자가 50유로를 잃고, 그 전부터 있던 남자가 50유로를 획득한다. 싱거운 게임이다.

멋진 베를린돔의 모습이지만 한쪽의 돔이 공사 중이라 너무나 아쉽다.

 

"눈에 걸리네."

"요렇게."

비수기인 겨울철이라 공사 중인 건물들이 많다.

박물관처럼 보이는 검은빛의 대리석 건물.

양편에 세워진 청동상이 인상적이다.

"한꺼번에 잡을 방법이."

"아쉽지만 이렇게."

베를린 돔의 주변을 둘러보고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으로 간다.

"자전거 샷!"

알렉산더 광장을 지나.

 

텐트 폴대를 사기 위해 아웃도어 매장으로 간다.

"제발!?"

등산, 트래킹, 클라이밍 등의 많은 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지만.

폴대는 고작, 너무나 큰 대형 텐트의 폴대들 뿐이다.

아쉬운 마음에 매장을 돌다 낡고 찢어진 은박매트를 대신할 고급형 매트를 구매한다.

"너무 고급진가?"

첫날 아희와 둘러본 매장으로 가서.

폴대를 사고.

"너무 추운데."

비가 내리지 않아 이너웨어들을 챙겨입지 않았더니 바람이 꽤 차갑다.

"감기 걸리겠는데."

숙소로 돌아간다. 찬바람을 맞은 탓에 컨디션이 수상하다.

따듯한 물로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고기가 필요하다!"

주변을 검색하고 중식뷔페 식당으로 간다.

5시 반부터 시작하는 식당의 영업시간을 기다리고.

따듯한 식당으로 들어가 맥주 한 잔을 주문한다. 주문을 받던 여직원은 뷔페 준비가 끝났다며 식사를 하라며 웃는다.

"괜찮은데."

"감기야 물러가라!"

느긋하게 앉아 접시들을 비우고 맥주로 마무리를 한다. 배부른 피로감이 밀려온다.

너무 많이 먹은 것인지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힘들다.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천천히 속을 달래며 걷는다.

"너무 비이성적인가?"

여전히 숙소는 텅 비어있다. 감기 기운에 이른 저녁부터 침대시트를 끌어안고 잠이 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0일 / 비
베를린
베를린의 둘째 날, 아쉽게도 아침부터 차가운 비가 내린다. "쉴까, 나갈까?"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798시간

 
사랑의불시착
 
베를린데이트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3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밤부터 시작된 비바람은 아침까지 계속된다.

"얄궂은 날씨다."

아희는 아침 예배와 모임이 있고, 중국의 리즈훼이는 한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의 소식을 알려준다.

"신천지를 어떻게 설명하지?"

한 달 가까이 집에서만 머물고 있는 리즈훼이에게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 준다.

"최신 드라마래!"

사물함의 열쇠를 보증금을 주고 받는다.

그동안 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밀려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독일, 베를린은 여행지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느낌이다. 그 편안함이 좋다.

"배 고픈데."

12시가 지나고 밖으로 나간다. 자전거는 안녕하고.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자연사 박물관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2km가 안 되는 중앙역까지 걷는 동안 비에 젖는다.

"유럽 스타일은 조금 춥네."

출출해서 햄버거 하나를 먹고, 고장 난 1파운드 이어폰을 대신할 새 이어폰을 찾는 사이 아희가 한 송이 꽃을 들고 도착한다. 

 

"뭐 하세요?"

 

"응. 싸구려 이어폰을 찾고 있어."

 

"저한테 안 쓰는 이어폰이 있어요. 줄게요!"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고 비가 내리는 베를린 시내로 걸어간다. 국회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유대인의 기념물이 세워진 공원으로 간다.

 

울퉁불퉁한 사각 대리석들의 숲이다. 사방으로 이어진 좁은 길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미로와 같은 아득함,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타나고 사라진다. 시간과 공간의 숲, 아주 어린 그와 불온한 그와 슬픔에 빠진 그가 숲 사이로 스쳐가는 것처럼 안타깝다.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찾는다.

 

나타났다 사라진고 나타난다.

 

할 수 있다면 그를 붙잡아 말해주고 싶다.

 

"그토록 슬프게 삶을 느끼지 않아도, 힘겹게 삶을 이끌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는 언젠가 그와 나를 찾아낼 것이다.

"오늘은 삼겹살의 기름 맛과 소주!"

버스를 타고 동베를린의 식당으로 간다.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내려 걸어간다.

허물어진 장벽으로 무수한 그라피티가 낙서된 모습이다.

자메이카 레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철사를 꼬아 자전거 모형을 만들고 있는 노숙인의 모습이 보인다.

"하나 선물할게요!"

"패니어에 달아야 하나?"

2유로의 가격인데, 깔끔하게 잔돈을 지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걷는다.

삼겹살을 파는 한식당에 도착하고.

삼겹살과 된장찌개, 그리고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알싸한 소주와 삼겹살의 기름 맛, 좋다.

 

"비 내리는 베를린. 소주도 있고, 고기도 있고, 예쁜 사람도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네!"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의 방은 텅 비어있다. 불편한 적막감이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푹 자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9일 / 맑음
부란데부르크-포츠담-베를린
독일의 두 번째 여행, 목적지인 베를린으로 들어간다. "베를린 멋진 모습을 보여줘. 뮌헨을 포기하고 왔단 말이야!"


이동거리
69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5시간 15분
누적시간
1,798시간

 
2도로
 
자전거길
 
 
 
 
 
 
 
34Km / 2시간 15분
 
35Km / 3시간 00분
 
부란데
 
포츠담
 
베를린
 
 
1,23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어제저녁 바로 잠든 탓에 첫 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깬다.

"날씨 좋다!!"

베를린까지 60km 정도의 거리, 피곤함이 없이 깨인 이른 아침과 좋은 날씨, 모든 것이 완벽하다.

8시가 되기 전, 포츠담으로 향한다.

아침 일출이 시작되고.

환하게 밝아온다.

"상쾌해!"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점점 가까워지는 포츠담.

30km의 거리가 빠르게 삭제된다.

"체크인이 3시인데, 너무 이른데!"

상수시 궁전이라는 낯익은 이름의 궁전이 포츠담 중심에 있지만 들어가기가 싫다.

포츠담 외곽의 맥도널드로 찾아가 베를린 시내를 검색한다.

"어디로 갈까?"

포츠담을 지나며 독일 도시의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그리고 오늘도 무난한 길을 거부하는 구글 내비게이션이다.

베를린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아주 심플하다. 고속도로변으로 이어지는 공원길을 따라 직진.

주말이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베를린 시내로 향한다.

"한강이 참 좋은 곳이야!"

서베를린 시내가 시작된다.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달리 넓은 도로, 높지 않은 건물들이 이어지는 도시의 풍경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합기도!"

베를린 시내의 모습은 건물의 구조와 사람들의 모습이 다를 뿐, 전체적으로 한국 도시의 느낌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첫 번째 목적지 베를린 전승 기념탑이 회전 교차로의 중앙에 세워져 있다.

 

"왔다, 베를린!"

아희에게 도착 메시지를 보내니 한 시간 후 호스텔에서 만나자고 한다. 1시간의 여유가 있어 잠시 길을 돌아 숙소로 갈 생각이다.

포츠다머 플라츠, 무너진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다는 광장으로 갔지만 장벽의 흔적만이 기념물로 세워진 모양이다.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려던 계획은 엉뚱한 방향을 따라 가느라 방향감을 잃고 헤맨다. 일직선으로 심플하게 연결된 베를린의 도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기술이다.

도착한 브란덴부르크 광장에는 집회가 있는지 요란하다.

 

"환영 인파인 줄!"

바로 옆에 있는 국회 의사당의 모습을 살펴보고.

"상하이의 못생긴 탑이 저걸 따라 했군!"

중앙역 부근의 숙소로 향한다.

모든 관심은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있는지 하는 것이다.

"일단 마당 같은 곳은 있고."

묘한 술집들이 호스텔 1층에 있다.

"이래서 조금 시끄러울 거라고 했구나."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묻자 고민하던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로 도로변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두라고 한다.

"싫어!"

하나씩 짐들을 옮기는 사이 아희가 숙소로 찾아온다.

"여기가 좋겠어!"

핀란드에서 만난 아희와 반갑게 재회를 하고, 아희가 직원들에게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다시 물어도 내부에는 보관할 수 없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모든 열쇠로 자전거를 묶어두고.

아희와 함께 시내로 나간다.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일단, 시원한 맥주와 족발!"

S반이라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표를 끊고.

개찰구가 별도로 없는 독일의 정류장, 표를 찍는 작은 기기에 표를 넣고 승차 정보를 찍는다.

"심플한데 뭔가 이상한 시스템이다."

한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 탑승 방법이고, 가끔씩 검표를 하는 직원이 있는 모양이다.

"무임승차하면?"

"60유로!"

"잘못 타서 거꾸로 가면?"

"안 돼요!"

도착한 곳은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이다.

 

베를린 곰, 도시 곳곳에 세워져 있는 형형색색의 곰 모형은 베를린시의 상징인가 보다.

"전 이 타워가 정말 좋아요. 제가 베를린에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거든요."

광장의 주변으로 교회와 분수대 그리고 붉은색의 시청 건물이 들어서 있다.

"멋진 분수대네. 포세이돈?"

"저기 서 보세요!"

"어색 어색."

"타워, 분수대, 교회 세 곳이 모두 나와야 해요."

광장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오래되보이는 레스토랑에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남자들이 예의를 갖춰 서빙을 한다.

"오, 독일 레스토랑."

아희가 메뉴를 고르는 사이 보고만 있어도 시원할 것 같은 맥주 한 잔이 나오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

잠시 후 독일의 족발 학센과 송아지 고기로 만든 독일 돈가스가 나온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행복함.

"이게 독일 족발이라는 말이지."

"어떻게 먹는 거야?"

바싹하게 겉이 튀겨진 학센의 속살은 육즙이 흘러내릴 만큼 부드럽다.

베를린의 입성을 축하하며 아희가 사준 맛있는 독일식 족발과 돈가스 그리고 전통 레스토랑에서의 즐거운 시간이다.

 

스포츠 매장에 들러 텐트 폴대를 살펴보고.

저녁이 되며 시작된 비바람 때문에 시내를 산책할 수가 없다.

아희가 좋아하는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책 냄새."

깔끔한 매장, 조도가 조금 낮은 서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숙소까지 안내를 해준 아희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오니 내 침대에 작은 동양인 여자아이가 누워있다.

다른 침대에 자리를 잡고, 자료들을 정리한다. 오후부터 침대에 누워있던 중국인 여자는 10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삼선 슬리퍼를 사용하는 한국 여자아이는 무뚝뚝한 표정이다.

피곤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잠이 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8일 / 맑음
할레잘레-비텐버르그-브란덴부르크
베를린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순풍이다. "오늘도 달려!"


이동거리
111Km
누적거리
23,645Km
이동시간
7시간 14분
누적시간
1,793시간

 
달려!
 
2도로
 
 
 
 
 
 
 
73Km / 4시간 40분
 
38Km / 3시간 14분
 
할레잘레
 
비텐버룩
 
브라덴
 
 
1,16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저녁 무렵 시작된 비바람,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차고 강하게 불어온다.

"어디로 부는 거야? 대충 빙고!!"

아침으로 먹을 케밥을 그대로 패니어에 넣고 바로 출발 준비를 한다. 쌀쌀한 날씨라 한 시간 정도 라이딩을 한 후 아침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이딩은 공복이지!!"

텐트를 정리하는 손등이 시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괜찮다.

"뒷바람이잖아. 각도가 조금 아쉽지만!"

한 시간을 달린 후 버스 정류장에서 쉬어가며 케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어제의 케밥은 김밥처럼 길쭉한 모양이라 먹기가 편하다.

"나쁘지 않은 날씨다."

지도상 녹색 지대로 보이는 비텐버르그과 포츠담의 지형은 산인지, 숲인지, 목초지인지 잘 모르겠다.

오르내리막의 경사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기만을 바라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간다.

언덕을 오르고 작은 마을의 골목을 구불구불 따라가던 중, 도로변에 정차를 하고 서 있던 작업복의 남자가 나를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넨다.

인사를 전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 자전거를 세우니 천천히 내게 다가와 독일어로 앞쪽의 방향을 가리키며 계속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비텐버르그로 가는 거야?"

"비텐버르그."

계속되는 남자의 독일어와 제스처는 앞쪽에 다리가 끊겨있다는 뜻인 것 같다. 지도를 보여주니 강을 건너는 다리가 끊겨있다며 다른 곳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구글맵으로는 자신이 말하는 경로를 찾을 수 없는지 한참을 살피더니 핸드폰을 내게 건네준다. 그리고 자신이 길을 알려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자동차 경로로 재검색을 하니 멀리 돌아가는 경로가 잡힌다.

남자가 차량을 몰고 앞장을 서는 동안 바람을 이기며 농로길들을 따라간다.

작은 다리를 앞에 두고 차량은 정차를 한다. 남자는 종이 위에 다음 경로를 그리며 가야 할 길을 설명하고, 고마움의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자 차량에서 남색 캡모자를 꺼내어 선물을 한다.

"한국에서 온 거야?"

"응. 한국!"

사진 한 장을 함께 찍자는 말을 하기도 전에 정답게 웃으며 쿨하게 떠나버린다.

남자의 안내로 강의 지류를 넘는 작은 하천을 넘고, 큰 강의 다리를 넘어 비텐버르그로 향한다. 오랜만에 보는 소나무 숲이 도로변으로 시작된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강변을 따라 달리고.

농로길을 따라가고.

기찻길과.

소나무 숲을 지나.

평야를 달리고.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난다.

기찻길을 따라 비텐버르그로 들어간다.

비텐버르그 초입에 위치한 루터의 집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니 외부만을 구경하고.

"금수저인가? 대저택이네."

비텐버르그의 구시가지로 걸어 들어간다.

"어.."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케밥을 포장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다. 지도를 확인하고 이후의 경로를 보니 딱히 음식점 같은 것이 없는 일직선의 도로다.

케밥집에서 4유로의 큰 케밥을 포장한다. 주인아저씨는 듬뿍 담아준 케밥을 들고 '이 정도면 괜찮냐'는 듯 웃는다.

 

구시가지의 광장으로 간다.

광장에는 두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시청 앞 중앙에 세워진 동상이 루터다.

"이상하게 루터의 자취를 따라가는 성지순례 여행 같네."

구시가지의 끝에 묘한 원형의 첨탑이 보인다.

비텐버르그 성과 함께 연결된 성교회다.

"이건 교회 건물."

비텐버르그 성의 일부가 교회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슈퍼마켓에 들러 빈병들을 환불받고 물과 음료를 사 들고 포츠담으로 향한다. 70km 정도 거리의 포츠담으로 가는 길은 2번 도로를 따라가는 심플한 경로다.

비텐버르그을 빠져나오고.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멋진 2번 도로다.

"바람개비떼다!"

독일 여행을 하는 동안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네덜란드의 평야에서만큼 본 것 같다.

포츠담으로 가까이 갈수록 숲길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편안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소나무 향기, 오랜만이네!"

비텐버르그를 출발하여 40km 정도를 편하게 숲길을 달리고 텐트를 펼친다. 푹신한 이끼류가 덮인 솔밭의 느낌이 좋다.

"내일은 베를린으로."

파리를 떠나 베를린으로 향한 2주간의 여행이 끝나간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7일 / 맑음
에르푸르트-할레 잘레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다. "혹시 뒷바람인가? 이런 벼락같은 축복이 있나. 달려!"


이동거리
104Km
누적거리
23,534Km
이동시간
7시간 15분
누적시간
1,786시간

 
산길
 
잘레강
 
 
 
 
 
 
 
53Km / 3시간 25분
 
51Km / 3시간 50분
 
에르푸르
 
스테그라
 
할레잘레
 
 
1,05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바람,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의 가벼움은 너무나 좋다.

왠지 모르게 서둘러 길을 떠나고픈 날이다.

"어디까지 가야 하지?"

게으름을 피운 어제의 라이딩을 만회하기 위해 경로를 잡고 길을 나선다.

바람이 불어 좋은 날, 서핑을 하듯 바람을 타며 경쾌한 페달링을 이어간다.

앞을 가로막던 산과 언덕의 모습들도 사라진 평야의 풍경을 바라보며 달린다.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주황빛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들.

"환불 받아야지."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들을 보충하고, 맛있는 빵도 2+1으로 구매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가며 달콤한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3km, 7도의 경사를 갖은 언덕을 오르고.

나지막이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이런 길이 최고야!"

작은 마을, 산 위로 오래된 저택이 들어선 마을의 좁은 골목을 올라가고.

다시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 길이다. 바람도, 하늘도 모든 것이 편하고 좋은 날이다.

푸른 평야를 따라 달리고.

직선으로 뻗은 철로를 따라 달리고.

작은 마을을 관통하며 산책로를 따라 달려간다.

순식간에 삭제된 거리들, 어느새 할레 잘레의 초입에 들어선다.

"벌써 70km가 사라졌어. 근데 지명이 참 재미있네."

 

"너 자꾸 울면 그냥 확 데리고 산다!  밥먹자. 머라도 좀 먹자"

"차 세워줘요..."

"밥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차 세워 빨리!!"

"밥먹을래 나랑잘래."

"창문 열고 뛰어내린다!"

"밥먹을래 나랑 살래!

밥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미안하다 사랑한다 중에서

 

천천히 시내의 모습을 구경하며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뾰족하게 세워진 쌍둥이 첨탑의 교회 건물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의 광장이 나온다.

"시내에 뭐가 있나?"

광장에 앉아 주변 관광지를 검색하니 특별히 호기심이 가는 것이 없다.

식당들과 슈퍼마켓을 검색하다 포기를 하고, 오전에 사놓은 비상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출발과 함께 광장의 모서리에 위치한 케밥집을 발견하고 바로 자전거를 세운다.

"얄팍한 마음이라니."

케밥 2개를 포장한다. 저녁과 내일 아침으로 하나씩 먹을 생각이다.

"세상 부러울 것이 이제 없네."

교회의 뒤편으로 보이던 첨탑은 교회의 일부분이 아닌 독립된 건물이다. 슬쩍 방향을 틀어 하늘 위로 올려다 보고.

할레 잘레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도로변 곳곳에 세워진 작은 조각상들이 앙증맞은 도시다.

평범하고 조용한 할레 잘레의 시내를 벗어나.

평야의 농로길과.

산책로를 달려간다.

해가 지기 전까지 목적지 없이 달리다 적당한 밀밭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다.

뒷바람에 밀려 힘들이지 않고 도로를 따라가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각, 자전거를 세운다.

"여기까지!"

바람을 피해 잡목이 자란 곳에 텐트를 펼친다. 밀밭의 안쪽이라 차량들의 소음도 적고 조용하다. 문제는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뿐.

베를린의 아희와 메시지를 교환한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거리의 중앙역 근처 숙소를 추천받는다.

 

케밥과 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바로 쓰러진다.

"내일도 딱 오늘만큼만!"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6일 / 맑음
아이제나흐-에르푸르트
코리나의 작은 가든에서 보낸 편안한 밤, 새벽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언제쯤 맑고 상쾌한 봄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23,430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779시간

 
L1027도로
 
도로
 
 
 
 
 
 
 
35Km / 2시간 50분
 
40Km / 3시간 00분
 
아이제나
 
고타
 
에르푸르
 
 
954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새벽부터 들려오는 빗소리, 일어나기가 싫다. 세 번째 알람에 잠에서 깨었지만 뒤척임의 게으름만을 피운다.

"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의 쌀쌀함이 싫다.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산책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커피를 끓인다.

코리나에게 감사의 메모를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투박한 독일의 정원, 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하루의 이동경로를 잡기가 힘든 도로의 구조, 20km 정도 떨어진 마을 고타로 경로를 잡는다.

주택의 규모가 꽤 크다. 수많은 방들과 내부 구조가 궁금하다.

"바르트부르크, 너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비가 내리는 아이제나흐의 시내를 벗어난다.

하천과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네비게이션은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흙길로 길을 안내하고.

도로로 다시 돌아오나 싶더니 기어히 산길로 안내를 한다.

"오늘 넌 여기까지."

아침을 먹지않은 탓인지 페달링에 힘이 떨어져 간다. 12시가 다 되어 검색해 두었던 맥도날드에 도착한다.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매장이다. 쉬어갈 겸 지난 사진들을 업로드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비가 멈추고 포근한 햇살에 매장 안이 너무나 따듯하고 좋다.

"빌어먹을 티스토리!"

오류 투성이 어플 때문에 한 시간 동안 겨우 1일의 사진만을 업로드한다.

따듯한 매장과 달리 바람이 불어오는 외부는 쌀쌀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네."

비로인해 출발이 늦어지고,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낸 탓에 이동거리가 짧아질 것 같다.

뒷바람을 맞으며 경쾌하게 내달리던 페달링은 네비게이션의 엉뚱한 안내로 멈추고 만다.

"이게 길이냐?"

네비게이션의 설정을 차량경로로 변경을 한다. 엉뚱한 길로 들어선 탓에 도로를 다시 만나기 위해 비포장의 작은 산을 넘어간다.

산을 넘느라 힘이 쭉 빠지고, 다시 마주한 도로는 언덕을 향해 길게 뻗어있다.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리는 도로를 따라 업다운을 반복한다.

우박이 비로 바뀌는 사이, 첫 번째 목적지 고타에 도착한다. 마을의 광장을 지나쳐가기 위해 잠시 도로를 벗어난다.

오래된 교회가 들어서있는 고타의 광장, 독일의 광장 공간은 정말 마음에 드는 장소다.

네비게이션의 경로를 다시 잡는다. 차량과 자전거의 경로를 비교하고, 도로의 상태를 위성으로 확인한 후 3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를 목적지로 결정한다.

고타를 벗어나고 작은 언덕을 넘은 후 도로변의 풍경은 넓은 평야로 바뀐다. 아이제나흐를 지나며 산들의 높이가 낮아지고, 고타를 지나며 높은 산의 모습이 사라진다.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과 평탄한 지형에 가벼운 페달링으로 경쾌한 질주를 이어간다.

멀리 시내의 풍경이 들어온다. 독일 마을들의 주황빛 색감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시내에서 둘러볼 3군데 성과 성당 그리고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 집으로 경로를 잡고 이동을 할 생각이다.

첫 번째, 성으로 간다.

"멋진데!"

성의 모습보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시내의 풍경이 마음에 든다.

"성당이 인상적이네."

성곽을 따라 성당으로 내려간다.

성당의 외부를 돌아가자 넓은 광장이 나온다.

"외부가 독특하네!"

광장의 주변, 성당과 성의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도로변의 건물들과 트램이 지나가는 도로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예쁘다!"

작은 소도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어울어지는 소도시의 분위기는 대도시나 관광지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 도시, 정말 최고다!"

트램과 자전거, 목조건물, 교회와 성당, 작은 수로와 강. 모든 것들이 잘 어울어진 거리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예쁘신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친절한 인사를 건넨다.

"시간을 내어 걷고 싶은 도시네."

독일의 소도시, 지나쳐가는 도시들의 수만큼 갈수록 독일 소도시의 매력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다양한 스토리와 풍경을 담고 있는 멋진 공간들이다.

"독일, 멋지네!"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집, 지명부터 독특한 건물에 도착한다.

"이거구나!"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하천의 다리 위로 목조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이건 뭐, 유니크하네!"

구시가지의 어느 곳에 시선을 놓아두어도 멋진 구도가 나오는 골목과 건물들이다. 마치 암스테르담처럼 모든 건물과 골목들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여행자는 배고프다!"

시내의 음식점을 검색하고, 뷔페를 검색하고, 중식당을 검색하고, 한식당도 검색하느라 시간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사이 핸드폰이 다운된다.

"그냥 가라는 거지?"

핸드폰이 재부팅하는 사이 길을 출발한다. 어두워지기 전 도시를 벗어나 야영지를 찾아야 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케밥집!"

도로변 케밥집에서 케밥 2개를 포장한다. 하나에 4유로의 가격은 케밥의 양에 비하면 저렴하고 좋다.

"이상하게 독일 케밥이 맛있어!"

15km 정도 떨어진 마을의 숲을 향해 시내를 빠져나간다.

5시가 넘은 시간이라 적당한 장소가 보이면 야영을 할 생각이다.

목적지를 4km 정도 남기고 길은 오르막이 시작된다. 곧 6시가 되는 시각, 어두워지기 전에 밀밭에 텐트를 펼친다.

이곳은 비가 내리지 않았는지 밀밭은 젖어있지않아 좋다. 케밥과 함께 어제 사놓은 맥주 한 캔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케밥 2개를 먹으니 뷔페 3접시를 비운 것처럼 배가 부르다.

"독일은 소세지와 케밥으로 정리!"

조금 게으름을 피운 하루, 내일은 조금 멀리 가야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5일 / 맑음
허브스테인-바트 헤르 스펠트-아이제아흐
루터가 머물며 신양성서를 번역했다는 바르트부르크 성과 바흐의 생가가 있는 아이제아흐로 간다.


이동거리
140Km
누적거리
23,355Km
이동시간
7시간 51분
누적시간
1,773시간

 
점프점프
 
베라강
 
 
 
 
 
 
 
70Km / 2시간 20분
 
69Km / 5시간 33분
 
헙스테인
 
바트헤르
 
아이제나
 
 
87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원석은 학교로, 사모님은 수업으로 모두가 아침 일찍 나가야 한다. 독일의 아침은 일찍 시작되는 모양이다. 7시 반에 수련원에서 출발하기로 한 아침, 묵직한 피곤함이 느껴진다.

어젯밤 일찍 피곤함에 잠들었지만 피곤은 가시지 않은 것 같다. 6시 반부터 시작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 '10분만 더'의 게으름에 빠져든다.

7시 10분, 방문을 두드리는 목소리는 이혁 목사님의 음성이다. 세미나가 있어 바트 헤르스펠트에 갔던 목사님은 필요한 물품이 있었는지 밤늦게 되돌아온 모양이다.

간단히 당근주스로 아침을 대신하는 부부는 작은 샌드위치와 삶은 계란을 담아주신다.

"바트 헤르스펠트가 대략 50km 정도인데, 차로 같이 갈까요?"

잠시 고민을 하다 목사님과 바트 헤르스펠트까지 함께 이동하기로 한다. 어제 잠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었던 터라 짧은 거리지만 함께하며 대화를 하고 싶다.

목사님의 승합차에 자전거를 싣고 바트 헤르스펠트로 향한다. 무겁지 않은 대화, 편안한 대화가 이어지고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니 어느새 바트 헤르스펠트의 경계에 도착한다.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하는 목사님은 시의 외곽에서 짐들을 내려주고 인사를 건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인연인 것 같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맑은 날일 것 같기도 하고 알 수 없는 하늘이다. 다행히 바람의 방향은 서풍이다.

맥도널드로 들어가서 아침을 해결한다. 아침 일찍 시작된 하루라 시간의 여유가 많다.

오늘의 경로를 결정한다. 이혁 목사님이 알려준 아이제나흐, 바흐의 고향이자 마틴 루터가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장소이며 마틴 루터의 신약성서는 현재의 독일어 체계을 정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들은 아니지만 바흐와 루터라는 시대의 인물들과 관련된 마을이라니 지나가는 길에 들러 보기로 한다.

"바흐와 루터는 무시하기엔 좀 세네!"

아이제나흐까지 90km 정도의 거리, 산악지형임을 감안하면 부지런히 달려야 할 것 같다.

"일단, 시작부터 바람개비들이네."

한 시간여를 달려 바트 헤르스펠트의 경계에 들어선다. 바쁜 걸음이라 시의 외곽을 돌아 빠르게 시내를 빠져나간다.

독일의 지형은 남고북저의 형태라고 한다. 이곳 남부의 지형들은 숲과 언덕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산을 넘어가는 도로들을 피해 작은 소도로를 따라가는 경로를 택하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은 피할 수가 없다.

산골의 작은 마을들과 능선들을 넘어간다. 이제 독일의 목조주택들도 제법 익숙해진다.

"오늘 하늘이 정말 좋네."

비가 내릴 것 같던 아침의 하늘과 달리 새하얀 구름들이 빠르게 흘러가는 멋진 하늘이다.

잠시 쉬는 사이 베를린의 아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오늘 핀란드의 대학원에 면접 인터뷰가 있는 모양이다.

마을과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아이제나흐가 가까워지고, 산 위에 위치한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올라갈 것인지, 산을 피해 멀리 돌아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오늘은 바람 덕에 쉽게 왔으니 산으로 고!"

산을 오르는 경로로 변경하고 길을 찾아가지만 점점 좁아지던 도로의 끝은 난데없이 길도 없는 언덕을 향해 이어진다.

"이럴 수는 없지. 힘들다!"

다시 이전의 경로를 따라 강변의 도로로 이동한다. 조금 멀게 돌아가는 길이지만 산을 넘는 것보다 편하고 좋다.

아이제나흐를 15km 정도 남기고 산 위로 오래된 성의 모습이 보인다.

"벌써 모습이 보일 리가 없는데."

천변의 작은 도로를 따라 오르내리막이 반복되고 시골의 마을들도 계속 이어진다. 아이제나흐로 가는 마지막 숲길을 지나고 시의 외곽에 도착한다.

"조용하니 좋네."

바르트부르크 성의로 가는 오르막길, 잠시 고민을 하다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믿어 보기로 한다. 도로를 타고 돌아가는 길보다 3km 정도 가까운 경로다.

초입부터 가파른 경사가 시작되더니, 이내 산으로 오르는 오솔길로 바뀐다.

"널 믿은 내가 바보!"

길을 되돌아 나와 아이제나흐의 광장을 찾아간다. 독일의 마을은 작은 마을에도 중심에는 항상 광장이 있고, 광장을 중심으로 구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다.

4시 반, 광장에 앉아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한다. 바흐의 생가 기념관과 바르트부르크 성의 경로는 같은 동선이다.

"배고프다!"

구시가지의 중식당을 검색하고 천천히 구경을 하며 길을 걷는다. 트리어처럼 작은 마을들의 분위기가 참 편하고 좋다.

중식당은 5시에 오픈을 한다. 자전거를 외부에 놓을 장소도 애매하여 포기하고 슈퍼마켓으로 간다.

슈퍼로 가는 길에 케밥집을 발견하고, 일단 슈퍼에 들러 캔맥주 두 개만을 사 들었다. 맥주캔을 보니 캔에도 재활 마크가 붙어있다. 독일의 재활용 수거기기는 재질과 상관없이 재활 마크가 붙어있는 제품을 수거하는 모양이다.

재활비용 25센트를 포함해서 50센트에 캔맥주가 하나니 정말 독일은 맥주가 싸다. 물론 맛도 좋다.

케밥집에 들러 4유로의 케밥을 포장한다. 양도 많고 맛도 좋을 것 같다.

"이제 야영지를 찾아서."

골목을 따라 바흐의 기념관을 구경하고,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오르는 주변 숲에서 캠핑을 하면 될 것 같다.

아이제나흐의 골목들, 목조주택들의 분위기가 좋다. 마음에 드는 마을이다. 프랑크푸르트의 뢰머광장의 풍경이 골목들마다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바흐의 생가, 기념 동상이 세워진 노란 집이다.

"G선상의 아리아, 음악의 아버지 바흐."

날이 어두워지기 전 야영지를 찾아간다.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오르는 도로변의 산책로로 들어가 작은 우물가에 텐트를 펼친다. 오늘은 숲으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다.

폴대를 조립하고 펜트를 펼치려 하자 중년의 여성이 전기톱과 공구들을 들고 지나간다.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건네니 잠시 후 독일어로 말을 걸어온다.

독일어를 모른다고 답하니 영어로 다시 말을 한다.

"오늘 여기서 자려고요?"

"여기서 캠핑하려고요!"

여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더 좋은 장소를 보여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작은 우물가를 돌아 보이는 텃밭과 작은 나무집이 있는 공간이다. 독일의 작은 도시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던 텃밭이나 주말농장 같은 공간이다.

"여기가 오늘 밤 잠자기에 더 좋을 것 같은데, 결정은 네가 해."

"정말? 너무 고맙지!"

작은 나무집에는 화로와 함께 침대와 의자가 놓여있다.

"이게 뭐야? 농장?"

"가든, 독일 스타일이야!"

펼쳐놓은 텐트를 접고 자전거를 그녀의 가든으로 끌고 온다. 그 사이 그녀는 화로에 불을 붙여놓고, 촛불을 켜놓았다.

화로의 사용법과 내일 문을 잠가달라는 설명을 하고 그녀는 돌아간다.

코리나, 서로의 이름만을 알려주고 짧은 대화를 나눈 사이지만 스스럼없이 그녀의 소중한 공간을 내어주었다.

"편하게 쉬고 좋은 여행 해. 그리고 여기 맥주 있어. 마셔도 돼!"

그녀의 정원, 농장, 별장. 어떻게 부르던 상관없이 코리나에게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이글의 시골집 반야와 같은 느낌이다.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북유럽의 집과 독일식 텃밭을 짓고 싶다는 바람이다.

"러시아 반야도 만들까?"

좋은 맥주와 맛있는 케밥, 따듯한 화로와 촛불이 켜진 아늑한 공간 그리고 라디오의 조용한 음악만이 흐르는 시간이다.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데!"

프랑스가 애달픈 첫사랑의 느낌이라면 독일은 마치 집과 같은 느낌이다. 특별하지 않고 낯설지 않은 평범함, 지극히 평범한 그 느낌이 너무나 좋고 또한 그립다.

아주 오랫동안 알 수 없던 목마른 갈증, 결여와 결핍의 허기짐은 어쩌면 돌아가고 싶은 곳, 보듬여 안길 따듯함에 대한 갈망이었나 보다. 팔을 뻗어 스스로를 안아줄 수 없다는 것이, 토닥여줄 수 없다는 것이 애잔하다.

"언젠가 나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