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일 : 2018.11.01 / 화창함・18도

강릉항-울릉도 저동항-울릉도 도동항-독도-울릉도 도동항-사동리

강릉항에서 울릉도에 들어간다. 굳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곳을 왜 가느냐고 물어본다면 "그저, 가보고 싶었다"고 말하겠다.

이동거리

416.55Km

누적거리

732.64Km

이동시간

9시간 46분

누적시간

31시간 55분


울릉 저동항
울릉 도동항
297Km/6시간 14분
120Km/3시간 32분
강릉항
독도
사동리
 
 
734Km

 

30분 간격으로 촘촘하게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기 전 잠에서 깨었다. 울릉도를 향하는 배편을 구하지 못할까 하는 조바심이 이른 아침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시원하게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모래사장의 푹신함에 첫 번째 와일드 캠핑은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아직은 익숙지 않은 침낭과 텐트를 정리하느라 꽤 애를 먹었지만 붉게 피어오르는 동해의 일출을 만끽하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6시 반, 이른 시각 한산한 강릉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였을 때 여행의 즐거움을 서두르는 한두 명의 여행객들이 빈 터미널 안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머지않아 터미널의 직원들이 출근하여 여행객들의 간단한 질문들에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날씨가 좋아 독도까지 가려는 한 여행객의 독도행 여객선을 예매하는 것을 보고 잠시 고민하였다. "독도..?"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꽤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시간의 소요에 대한 망설임이었다. "잠깐 내렸다 오는 건데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매표소 옆에 위치한 작은 터미널 매점에 들러 멀미약과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셔 두었다. 내가 뱃멀미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간간이 짧은 거리를 가는 여객선은 타봤지만 3시간 가까이 배를 타본 것은 처음이었다.


뱃멀미를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모를 일이니 미리 마셔둔다. 감기약 드링크제처럼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맛이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들에 대해 게으른 나는 대부분 안 하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일에 대해서는 해놓는 쪽을 택하는 편이다.  무엇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적 확신에 대해서는 게으른 선택을 하지만, 미경험의 불확실에 대해서는 예상치 않은 상황의 돌발성을 끔찍이 싫어하는 것 같다. 


 

7시가 되었을 때 터미널 안은 울릉도를 여행하는 단체 관광객들로 가득 채워졌다. 한산했던 터미널이 5일 장날의 번잡스러움으로 바뀌면서 여객선의 잔여석이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유분의 표가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 여객터미널의 응대에 조금 불만이었고, 20분이 다가왔을 때 미리 대기줄의 첫 번째에 서서 기다렸다.


몇 석 정도의 잔여석이 남아있는지 정도는 알려줄 수 있는 것 아닌가 투덜거렸다.


 

첫 번째로 울릉도행 표를 사들고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승선까지 20여 분의 자투리 시간, 작은 터미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었다. 잠시 기다리던 사이 울릉도를 향할 씨스타 5호가 항으로 들어섰다.


 

 

 

"울릉도에 가는데, 독도도 가봐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독도에 대한 특별한 생각은 없지만 상징성이라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매표소 옆 안내소 문틀에 기대어 독도행 배편의 잔여석이 있는지 문의하여 임시 예매를 해두었다.


"1시 출발입니다. 12시 반까지 도동항에 도착하셔서 수속 절차를 하셔야 합니다." 울릉도에 도착하는 저동항에서 도동항까지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는 안내에 1시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자전거로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이 늦어 갈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일단 독도행 예약을 해두었다. 잔여석은 겨우 5석 정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밖에 묶어두었던 자전거를 미리 승선을 할 위치에 옮겨놓았을 때, 자전거를 유심히 살피던 배낭 여행객이 말을 걸어왔다. 큰 배낭을 지고 전국을 걸어 다니며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8시 20분 울릉도행 여객선에 승선 시작, 자전거나 화물을 따라 싣는 이동로는 없었고 일반객과 함께 객실로 이동 후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배의 후미 쪽 화물칸에 자전거와 함께 패니어를 넣어두었다.


 

 

자리를 잡고 앉은 사이, 커다란 겨울용 이불 백을 든 현지인처럼 보이는 아주머니께서 옆자리에 자리하였다. 좌석 통로에 놓아둔 이불 백을 치워달라는 여행객의 요청에 "자리가 텅텅 빌 텐데, 아무곳에나 앉으면 되는데.."하며 불만을 표시하였다.


여객선은 깔끔하였고 아주머니의 말처럼 많은 자리들이 공석으로 비어있었다. 어제 저녁부터 매표를 하기까지 조바심을 내었던 마음이 허탈하게 느껴졌다. "잔여석 정도만 알려주었어도 불필요한 걱정 따위는 안 했을텐데" 생각하였다.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2시간 40여분 정도 소요된다는 안내와 함께 천천히 배는 출항하였다. 큰 출렁거림 없이 어느새 푸른빛의 바다만이 눈에 들어왔고 3일간의 여행의 사진들과 글을 정리하는 사이 11시가 조금 넘어 배는 울릉도의 주변을 돌고 있었다.


 

저동항에 입항하기 전, 옆자리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말을 걸어왔다. 몸이 불편하여 이곳에서 요양을 하는 중이라 말하며 "이곳이 처음이냐? 생각보다 울릉도가 꽤 크죠?" 하였다. 관음도의 전망에 대해, 일주터널이 뚫려 곧 개통된다는 설명들과 함께 좋은 것들을 많이 구경하라 알려주었다.


"울릉도에는 세 가지가 없어요. 뱀이 없고, 멧돼지 등 산짐승도 없고, 공해도 없고, 도둑이 없어서 여자 혼자 살기에도 무섭지가 않아요."


 

저동항에 입항하여 다시 패니어를 장착한 후 더운 날씨에 옷가지들을 갖춰 입고 나니 11시 30분이 되었다. 독도행 여객선을 타기 위해 도동항까지 이동하기에 여유가 없었다.



순식간에 많은 여행객들이 빠져나간 저동항에서 바라본 하늘과 구름은 이색적이었고 육지의 분위기와 사뭇 다른 느낌의 것이었다.



서둘러 소박한 저동항의 여객터미널을 지나칠 때 갑작스레 풍겨오는 오징어 냄새. "울릉도에 왔나보다"


작은 어촌의 복잡한 길처럼 꼬여있는 저동항의 입구에서 도동항으로 가는 길을 묻고 이동을 시작하였다. 출발과 함께 시작되는 고갯길, 구불길로 이어진 저동재를 넘는 사이 뜨거운 땀방울이 고글을 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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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저동항과 도동항 사이의 고갯길 저동재



 

시간에 쫓기듯 저동재를 넘어 차량과 사람들로 복잡한 좁을 길을 따라 내려오니 작은 항구가 보였다. 여행객들과 호객을 하는 상인들의 틈 사이를 지나 저동항의 안쪽 여객선 터미널에 12시 30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도착하였다.


2층에 위치한 터미널을 찾아 계단을 오르는 동안 무거워진 허벅지의 근육이 "왜 하필 2층이냐"며 따져 묻는듯하였다.


예매한 표를 구매하고 독도행 여객선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승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자전거를 묶어둘 곳을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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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 여객선터미널은 도동항의 안쪽 선착장의 2층에 위치해있다.


 

패니어들과 침구류들을 모두 제거하고 자전거는 여객터미널 주변에 묶어두었다. 그때서야 다시 한번 독도행 시간에 늦지 않았음을 안도하였고, 울릉도의 색다른 하늘과 구름이 눈에 들어왔다.


청명한 하늘 아래 내 눈 가까이 솜털처럼 가볍게 떠다니는 구름떼들.


 

 

 


목과 어깨, 양손에 패니어와 침구류들을 메고 들고 많은 사람들의 틈 사이에 끼어 독도행 배에 승선하였다. 배의 입구에 짐들을 놓을 수 있는 선반이 갖춰져 있었다. 


노트북만을 챙겨들고 짐들을 선반 위에 올려놓고, 매점에 들려 맥주 한 캔과 빵을 사들고 우등석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일반석보다 조금 넓은 우등석은 그것 이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울릉도행 여객선의 선내와 달리 독도행 선내는 굉장히 시끄러웠다. 단체로 여행을 온 것 같은 학생들과 나이 지긋한 여행객들의 수다와 잡음 소리들.


열심히 핸드폰 게임을 하는 여학생과 지정석을 벗어나 직원들의 지적을 받는 어르신들의 실랑이 속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게 되었음에 대한 만족과 밀려오는 배고픔의 허기짐을 캔맥주의 시원함으로 달래였다.


 

독도로 항하는 길, 잠깐의 단잠에 빠져들었다. 독도 입항 30여 분을 남기고 잠에서 깨어났다. 깊고 고요한 단잠 속을 벗어나 여전히 시끄러운 소음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어르신들의 움직임들은 살짝 짜증스러웠다.


 

독도에 내려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30여 분 남짓이었다. 패니어에서 빼낸 노트북을 다시 넣어두기 위해 1층 입구로 내려갔다. 독도에 들어가는 흥분감에 이미 나와 하선을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패니어에 노트북을 집어넣는 사이 독도 정박을 앞둔 배의 입구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다.


"모두들 독도에 가는 것이 흥분되는가 보다." 생각하는 사이, 배의 정박과 함께 문이 열렸다. 순간, 하선을 하려는 사람들이 일시에 입구로 향하며 2초간 사람들이 문에 끼어 멈춤 상태가 되는 것을 보았다.


독도에 내려 아무데도 갈 수 없고, 좁은 공간에서 30여 분의 시간은 주변을 둘러보기에 너무나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 사람들과 혹여 무슨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겠다" 생각하였다. 


 

 

독도라고 해서 상징적인 의미 외에 특별한 감회 같은 것은 없었다. 360도 몸을 한바퀴 돌리면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는 작은 섬이었다.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섬답게 독특한 형질과 형상의 섬모양이 인상적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 탓에 차분하게 독도를 구경하기에는 무리였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 만세를 부르는 단체객들 사이를 분주하게 이동하며 최대한 방해받지 않기 위해 움직였다.


 

 

 

 

30여 분의 짧지 않은 시간 독도를 둘러보고 남들보다 서둘러 승선하여 휴식을 취하였다. 승선을 알리는 안내와 함께 여행객들이 하나, 둘 승선하여 선내는 다시 시끄러운 시장 바닥이 되었다.


 

 

 

 

 

 

 

 

 

 

 

 

 

독도 관람에 대한 자신들의 소회를 나름의 방식대로 떠드는 동안 다시 짧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5시 30분. 일몰이 시작되는 시간 여객선은 도동항에 도착하였다. 여전히 배의 정박을 앞둔 여객선의 입구를 향해 서둘러 몰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모두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


"무엇이 저리도 바쁘고 급할까? 이 작은 섬에서 딱히 서둘러 할 무엇도 없을 것 같은데.."


 

자전거를 놓아두었던 곳에서 패니어와 침구류들을 다시 장착하고, 붉게 떨어지고 있는 울릉도의 일몰을 감상하였다. 구름과 하늘이 참 인상적인 곳이다.


 

 

 

낚시객의 행위 하나하나에 민첩하게 반응하던 검은 냥이들. "너희들을 줄 것 같지는 않은데.."


해가 떨어지기 전에 어딘가로 이동하여야 했다. 좁은 도동항 주변에 마땅히 야영을 할 곳이 없었고, 복잡한 여행객들 사이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싶지 않았다.


울릉도에 도착하기 전에 야영지로 생각해두었던 사동해수욕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고갯길을 넘어가야 했다. 좁은 골목길을 오르며 도동항 주변이 울릉도의 군청 소재지가 있는 중심지라는 것에 조금 의아해했다. 생각보다 협소했다. 


 

사동리로 가기 위해 힘들게 오르막을 오르고 울릉터미널을 지날 때쯤 해는 완전히 떨어져 육지보다 더 짙은 어둠이 찾아왔고, 울릉도의 도로의 상태는 좋지가 못했다. 시멘트 포장길은 여기저기 파여있었고 비가 내린 것처럼 젖어있었다.


조심스레 내리막길을 내려와 사동리해수욕장을 찾았다. 여러번 지도앱을 확인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해변이나 해수욕장처럼 보이는 장소는 없었다. 다시 한번 좁은 마을길을 돌아 해수욕장을 찾았을 때 내가 생각했던 해수욕장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양의 장소가 보였다.


해수욕장이라는 작은 안내간판이 없었다면 그저 작은 마을앞 해안가 정도라 생각했을 것이다. 몽돌들이 깔려있는 곳에 바닷물이 출렁이는 작은 해안가 정도.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고 몽돌을 깔고 누워 잠을 잘 수는 없다.


마을을 돌아 나와 중국집과 홍합밥을 파는 음식점에서 저녁을 해결할까 생각하다 좀 더 이동을 해보기로 하였다. 식사보다 야영을 할 곳을 찾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식사를 하고 주변에 야영을 할만한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조금 더 길을 따라 이동하였으나 오히려 도로 주변의 빛들은 더 어둡게 변하였다. "이게 아닌가 본데.. 돌아가야 하나?"


길 주변 어둠 속 환한 불빛의 음식점을 찾았다. "아, 돼지국밥.." 음식점 앞 낮은 곳에 넓은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는 것만을 확인하고 좀 더 이동해보았다. 하루의 허기를 그것도 처음 찾은 울릉도의 첫 끼를 돼지국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


"좀 더 가보고 없으면 돌아와서 돼지국밥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양해를 구해 주차장에서 야영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사동항을 지나칠 때까지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사동항 앞 사동 관광호텔만 덩그러니 서있었다. 다시 몽돌식당으로 돌아와 식당 문을 열었다. 


 

몇몇 주민들로 보이는 이들이 오리고기와 함께 반주를 하고 있었다. 늦은 밤 7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의 외지 여행객이 만들어낸 공간의 이질감은 나마저도 어색하게 만들었다.


따듯한 방 안에서 마을의 일들에 대해 얘기하는 그들 사이에서 저녁을 먹은 후, 주인에게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보낼 수 있는지를 물었다.


고갯길의 시작점에 위치한 식당의 주차장은 언덕의 아래쪽 도로와 식당의 가운데에 위치해서 바람이 심하게 불고, 시끄럽다고 말하며, 사동항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오른쪽으로 작은 길을 따라 오르면 작은 공원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여기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워요. 저기 동네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하는 공원이 있는데 잔디밭에 정자도 있고 해서 여기보다 좋을 거예요."


 

사동 관광호텔 뒤편의 길을 오르니 마을길 사이로 농업센터 건물과 식물원 같은 곳이 나왔다. 정자를 찾았지만 어둠 속에서 찾기가 쉽지 않았고 식물원 한구석 커다란 편백나무 아래 자리를 잡았다.


식물원을 정비하는 것인지 곳곳에 땅을 고르는 작업의 흔적들이 있었다. 마을 안쪽에 위치하여 조용했고 바람 또한 없어 아늑하고 그만이었다.



내일 울릉도를 일주할 경로들을 확인하고, 후포항으로 나가는 여객선의 배편을 확인하였다. 후포항으로 나가는 배는 다행히 사동항에서 출발하였다. 저동항에서 출발하였다면 그곳으로 가기 위해 다시 넘어야할 사동리의 고개와 저동재가 끔찍하였다.


"내일 아침 사동항에 들려 배편을 예약하고 일주를 시작하면 되겠다. 하루종일 배편 때문에 시간에 쫓기였는데.. 나가는 것도 이렇구나.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은 어쨌든 다했네. 다행이야. 그거면 된 거지.."





GPS 정보

 


D+3일:2018.10.31 / 맑음・16도

속초해변-대포항-양양 낙산사-하조대-남애항-주문진-경포대-안목해변-강릉항

7시 알람을 뒤로하고 따듯한 침대에 누워 늦잠을 청하였으나 8시가 조금넘어 깨고말았다. 화사한 햇살이 큰 유리창 너머로 넓은 방안을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오늘은 천천히 동해해변길을 달리며 바다의 소리를 들어야지.

이동거리

71.55Km

누적거리

316.72Km

이동시간

5시간 29분

누적시간

22시간 09분


양양
주문진
42Km/3시간 05분
30Km/2시간 24분
속초
남애항
강릉항
 
 
317Km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온몸이 무거웠고, 허벅지와 종아리의 뻐근함으로 묵직하였다. 상급 모텔의 따듯한 방과 적당히 내 몸을 덥히고 있는 전기장판의 온도, 바스락거리는 깨끗한 이불에 파묻혀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매일 이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지난 저녁 보지 못한 바다의 풍경을 보기 위해 속초해변으로 나갔다. 따듯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속초해변, 동해안의 여러 해변 중 나는 이곳을 가장 좋아한다. 언제 오든 마음속 무게를 순간의 가벼움으로 날려버리는 상쾌함이 좋다.


그 마법 같은 해답을 바라며 지난시절 이유 없이, 계획 없이, 동행 없이 이곳을 향하곤 했었다.  


 


 

"언제나처럼 응어리진 나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겠니? 다음 너를 마주하면 네가 덜어내어준 지난 모든 것들이 지나갔음을 확인하며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랜 후에 다시 보자."


 


오늘 이동거리는 독도로 들어가는 여객선이 있는 강릉항까지 80Km 정도. 동해안 해안 자전거도를 따라 이동하면 된다. 예전 해안도로가 주문진에서 끊기어 양양을 거쳐 속초로 향하는 7번 국도를 타고 이동해야 했었다. 최근의 해안도로는 자전거 도로로 정비되어 고성까지 연결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어제의 미시령을 넘는 조금 무리한 라이딩은 약간의 시간의 여유로움을 갖게 해주었다. 살며 수많은 선택을 하여야 한다. 어제의 미시령을 넘을지에 대한 선택또한 그러한 선택 중에 하나였다. 


나는 어떠한 삶의 선택에도 잘못된 선택 또는 잘한 선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자신의 선택에 의해 뒤따르는 과정에 충실하면 된다. 그것이 아무리 고단하고 아플지라도 삶에 있어 그때의 선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선택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만약이라는 가정이 담겨있는 나약한 현실 부정과 다를 바 없고, 공허한 후회라는 감정만을 남겨놓는다. 결국 어떤 선택에 의한 결과는 선택의 순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 이후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의 문제일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놓여진 현실에서 또 다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른 과정에 다시 충실하면 되는 것이다. 


 

제법 익숙하게 패니어의 무게들을 균등하게 만들고, 자전거의 장착에 시간이 줄어들었다. 겨울의 초입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따듯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동해의 여행을 시작한다.



속초해변에서 설악해변까지의 해안 자전거도로는 한적한 해안길과 국도변 나무 테크로 전용도로를 만들어 바다 가까이 풍경과 함께 달릴 수 있었다. 아름다운 동해의 바다와 파도소리가 그 어떤 잡념의 개입을 가로막았다. 



7번 국도와 잠깐의 조우 후 낙산사에서부터 시작되는 양양의 도로는 해변 이면의 2차선 구도로로 이어지고 있었다. 몇 개의 업힐이 이어지고 아침해를 정면에 두고 달리는 라이딩은 약간의 지겨움을 느끼게 하였다. 


 


 

하조대를 지나 7번 국도를 타고 이동한다. 자전거를 타기에 넉넉한 갓길을 확보하고 있지만 언제나 통행량이 많은 이 길이 유쾌하지는 않다. 동해해변의 풍경에 심취해서 그리고 양양을 넘은 구도로의 나른함에 시간을 지체한 것을 국도를 달리는 시간에 줄이고자 속도를 내었다. 


왼쪽 새끼손가락이 어제부터 저리기 시작하더니 찌릿찌릿 신경을 건드린다. 


 

남애항 삼거리에 이르러 다시 해안도로를 타기위해 7번 국도를 빠져나왔다. 이곳의 등대횟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오후 2시가 넘도록 밥을 먹지 않았다. 남애항의 안내판을 보는 순간 지난 오래전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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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삼거리. 남애항에서부터 강릉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를 즐길수 있다.


 

 

오래전 짱구형과 함께 강릉에서 여름휴가를 보냈었다. 강릉 경포대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또다른 날 이곳 남애항까지 초등학교를 다니던 짱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와 점심을 먹었었다. 이모님이 운영하시는 음식점 등대횟집, 8년전 전국일주 때에도 잠시들려 식사를 하고 갔었다. 


어딘가 낯선 곳이 이런 인연들이 하나, 둘 있다면 좋겠다 생각하였다. 집앞 단골집에도 인연을 만들지 못하는 나의 게으름으로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소박하고 조용한 남애항. 근처 조그마한 남애해수욕장이 있어 휴가철 북적이는 유명 해안보다 이런 곳이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기에 좋은 것 같다. 


 

방긋이 맞이하는 이모님, 나를 몰라보지만 어쩔 수 없는 일. 물회를 주문하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은 식당의 내부를 눈여겨본다. "어디 달라진 데가 없나?"


 

회가 따로 담겨 나오는 물회. 매콤 새콤한 그 맛있는 맛이 그대로였다. 늦은 점심의 허기로 순식간에 큰 그릇을 비우고 자리를 일어서자 믹스커피 한 잔을 내어 주셨다. "이모님, 건강하시네요. 저 예전에 윤기랑 자전거 타고 왔었잖아요." 하였다.


"윤기, 오윤기. 그래 오윤기" 하셨다. "네, 잘 먹었습니다. 이모님, 건강하세요!" 인사를 드리고, 남애항의 든든한 점심의 만족감과 함께 강릉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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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등대횟집. 맛있는 회따로 물회를 먹을 수 있다.



 

남애항에서 강릉까지는 여러 해수욕장을 따라 해안길이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주문진의 비린 짠내음을 지나 해변가 해송의 솔향기가 은은하게 이어지는 연곡해변, 사천해변 그리고 강릉의 경포대로 이어지는 길. 지난 그때 체력이 지친 짱구가 투덜거리며 페달을 밟던 기억이 떠올라 피식하였다.


생각해보면 한가롭고 여유롭던 시절이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같이 갔으면 한다." 그의 마음을 받는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함께 즐겁게 여행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해안길 촘촘히 자전거길의 안내가 도로에 프린트되어있고, 자전거 전용길이 도로변 옆으로 2미터 정도 넉넉히 확보되어 있었다. 


 


다섯시가 넘어서야 경포대에 도착하였다. 속초 해변에서의 한가로움이 생각보다 늦은 라이딩 시간을 갖게 하였다. 충분히 아름다웠고, 마음속 시원함이 작은 행복감을 주었다. 



속초해변과 경포해변을 보면 놀랍다.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사장의 규모와 너무나 경쾌한 파도의 소리와 바다 빛. 조금더 머물고 싶지만 마저 가야 할 길이 있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약간은 외져 보이는 도로 길을 달려 GPS는 강릉항을 가리켰다. 좁은 골목을 돌아서야 눈에 들어오는 등대. 넓은 주차장을 돌며 터미널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다시 주차장을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향했을 때 생각지 못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잠시 의아해하는 순간 해변과 도로길을 따라 커피숍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오, 카페거리..!" 


일몰을 보기위해 방파제로 향하는 사람들 사이로 여객선 터미널을 찾았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두어 번 제자리를 돌고서야 강릉항 여객터미널을 알리는 길 안내판을 발견하고 주차장과 해변 사이의 작은 소로를 따라 들어갔다. 등대의 방파제 밑 너무나 작은 여객터미널.


배의 승선을 기다리는 사람들, 표를 예매하는 사람들, 시간과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터미널의 안은 사람 한 명 보이지않고 텅 비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어색한 상황에 잠시 멍하게 블라인드가 내려진 매표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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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항 여객터미널은 방파제와 주차장 사이의 길을 따라 안쪽에 위치해있다.


"독도행 8시 20분 정상 출항, 발권 7시 20분부터" 안내 문구를 보며 불안감이 밀려들었다. "표가 없으면 난감한데."


 

내일 새벽 일찍 와서 대기할 생각으로 터미널을 빠져나왔다. 미미한 석양빛이 남아있는 해변에서 젊은 청춘들이 셀카봉과 삼각대 그리고 갖가지의 모양들로 그들의 시간을 남기고 있었다. 


약간은 후미진 길가의 뒤편에 이런 화려한 거리와 생동감이 있을 줄 생각지 못하였다. 그들의 웃음이 경쾌하게 느껴졌고 강릉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플레이스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첫 번째 야영을 할 장소가 필요하였다. 첫날의 우중 라이딩으로, 둘째날의 찬바람을 맞은 피로로 핑계하며 야영을 하지 않았다. 생에 첫 번째 와일드 캠핑이라 조금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했으면 하는 우려의 심정이었다.


어둠이 찾아오는 해변가에서 조급함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카페거리의 끝자락, 해변가의 사람들이 오지 않는 모레 사장 위를 선택하였다. 바다와 가까이 위치해 있었지만 언덕처럼 높게 위치하여 파도가 밀려올 걱정도 없었다. "여기로 정했어!"


 

텐트를 칠 장소를 결정해 놓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급격한 허기가 밀려들었다. 남애항의 물회 한 그릇이 오늘 식사의 전부였다. 


 

간단히 요기할 식당을 찾았지만 횟집 한두 곳을 제외하고 온통 커피숍뿐이였다. 해변가를 한 바퀴 돌고서 오늘은 편의점표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나저나 해변이 참 좋네"


 

근처 GS 편의점에 들렸다. 머릿속에 짭조름한 스팸 한조각과 따듯한 햇반이 떠다녔다. 햇반과 컵라면, 스팸 작은 것 하나를 골라들고 가격을 보는 순간 "어. 이거 식당밥 한끼 보다 더 비싼데.."


8평 남짓의 작은 편의점을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진열된 상품을 집었다 넣어다를 반복하였다. 부스터를 켜고 음식을 조리하고 싶지 않은 게으름. 결국 삼겹살 도시락과 닭다리 하나를 사들고 전자렌즈에 데운 후 편의점을 나왔다.


 

여행을 위해 텐트를 구매하고 처음 설치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을 접하면 요리조리 제품의 설명서를 꼼꼼히 체크하고 때론 인터넷의 제품 사용기를 완전히 섭렵하는 사람들과 달리 나는 이처럼 게으른다. 


새로운 것을 구매하거나 생기더라도 그것을 사용하기 전까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별로 없고, 없던 물건처럼 내버려 둔다.   


 

텐트는 설치하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처음이라 조금 탐색의 시간이 필요한 정도였다. 텐트를 설치하고 약간의 설렘과 뿌듯함이 느껴졌다. 텐트를 잘 설치해서가 아닌 첫 번째 와일드 캠핑에 대한 즐거움이었다. 


"드디어,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구.."


 

텐트 안은 어릴 적 뛰어놀던 숲속의 비밀 아지트처럼 아늑하고 비밀스럽게 느껴졌고, 오리털 침낭은 따듯했다. 군대 이후 이런 개인용 텐트에서 자보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이 발냄새는 어쩔 거야."


야영을 준비하느라 편의점에서 데워온 도시락과 치킨 한 조각은 식어있었다. 뭐 그런 것에 연연하는 성격이 아니니 식은대로 나름 잘 먹으면 그만인 것. 



울릉도로 들어가는 배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표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면 하였고, 한 좌석 정도는 있을 테니 일찍 일어나 일순번으로 대기해야겠다 생각하였다.


바로 옆에서 밀려드는 것 같은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루의 땀을 씻어내지 못한 끈적임의 불편함, 간간이 지나가는 사람의 인기척에 긴장하며 모르는 사이 잠들어버렸다.   

 

 


GPS 정보

 


D+2일 : 2018.10.30 / 맑음・8도

용문-홍천-신남-인제-용대리-미시령-속초-속초해변

뚝떨어진 기온, 영하로 내려간 아침 기온의 전국일주 이틀째. 국도를 따라 속초로 향하였다. 미시령 고개를 넘을 수 있을지 걱정하였다.

이동거리

145.87Km

누적거리

245.17Km

이동시간

10시간 05분

누적시간

16시간 40분


홍천
미시령
70Km/5시간 01분
75.9Km/5시간 04분
용문
인제
속초
 
 
245Km

 

5시 잠이 깨였다. 이틀간 충분한 잠을 취하지 못했고 어제 비속의 라이딩으로 지쳐있을텐데 그것조차 불면증의 어려움을 이기기는 힘든가보다.


오늘 라이딩할 경로를 정하였다. 용문에서 인제 용대리까지 100Km 거리를 잡고 내일 아침 미시령을 넘을 것이다. 챙겨온 여행용품 중 불필요한 것들을 골라 비워내기로 했다.


파라형이 준 텐트 천막을 비롯하여 캠핑용 간의 의자와 여분의 겨울 옷가지들을 덜어내어 주변 CU편의점에 들려 택배로 발송하였다. 제법 묵직하게 느껴졌던 것들의 무게는 택배기의 저울에 올려놓으니 5Kg정도 나왔다.


택배를 보내고 김밥 한 줄로 아침을 해결하고 속초로 향하였다. 용문 읍내를 벗어나 44번 국도에 들어섰을 때 하얗게 서리가 내린 초겨울의 들녘에서는 아침 햇살을 받은 지열로 인해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지난 2년, 불면증과 우울증에 힘들어 했었다. 어찌해도 이길수 없는 그 마음의 병으로 인해 제대로 된 아침을 맞이해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이른 아침 붉게 떠오르는 따스한 태양을 마주하며 그 시간들의 깊이를 가늠하였다. "좋다. 이렇게 살아가보는거야." 


 

44번 국도를 달려 신당고개, 며느리재, 거니고개를 넘어 홍천에 이르렀다. 2개의 지옥같은 터널길과 힘들게 하는 고갯길들의 홍천길. 하루 250Km를 내달리던 미시령 라이딩에서도 힘든줄 몰랐는데.. 그때에 힘들어하던 이들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언젠가 이 길도 국도가 아닌 자전거길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홍천 화양강, 산과 물 그리고 소박한 시골의 풍경이 어우러져 있는 풍경에 잠시 자전거를 멈추었다. 지루한 44번 국도 라이딩에 휴식이 되어준 첫번째 풍경이였다.


 

 

화양강 휴게소의 비빔밥. 딱히 배를 채울만한 메뉴가 없어 양이 많을 것 같은 산채 비빔밥을 주문했다. 시장이 반찬이듯 맛있고 충분히 좋았다.


 

인제를 향하던 중 국도 멀리 낯익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자타고의 미시령 라이딩에서 점심을 먹었던 식당 같았다. "저 곳에서 가을친구 형이 드론을 날리다. 바람에 휩쓸려 군부대로 드론이 떨어져 버렸지."


 

"나는 지금 내 지난 기억들을 쫒아 길을 따르고 있다. 마음속 어딘가 각인되어 기억되는 빛바랜 피상이 아닌 언제나 바라보던 너의 뒷모습이 그 길위에 그려진다. 나와 너는 이 길위에 함께 있다."


 

인제 초입의 조각공원 휴게소. 조각공원이라기 보다는 성기공원이랄까. 온갖 형태의 거시기 모양의 조각들만 잔뜩 세워져 있었다.


 

단풍의 계절이 지난듯 달리는내 보였던 산들의 풍경은 빛이 바랜 오래된 액자같았지만 소양강호의 단풍은 푸른 호수와 어우러져 그저 아름다웠다.



인제 북면에 이르렀을때 설악산의 정상은 눈이 쌓여 하얗게 변해있었다. 초코바 하나를 꺼내물고 "오늘내 넘으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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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면의 민예관광단지 삼거리. 한계령을 넘는 우측의 44번 도로와 미시령을 넘는 좌측의 46번 도로로 나뉘어진다.


 

46호 옛길을 따라 용대리에 도착하였다. "이 길은 언제나 비밀스럽고 좋아. 시간을 벗어나 공간속에 들어서 담겨지는 기분이야." 


일몰시간이 다가오는데 미처 용대리의 바람을 간과하였다. 무심히도 역풍이 불어대는 용대리의 바람길, 페달링의 무거움과 시간의 압박이 찾아들었다. 용대리를 지나며 생각했던 시간보다 30여분이 넘게 늦춰지고 말았다. "5시전에는 미시령 입구에 도착해야 하는데."


 

미시령을 향하기전 황태촌에서 마지막 허기를 보충하였다. 어제 구리 코스모스 정원에서 사두었던 크라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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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촌 휴게소를 사이에 두고 좌측의 44번 국도는 진부령으로, 직진의 56번 국도는 미시령으로 향한다.


 

황태촌에서 바로 미시령 입구에 다다를줄 알았던 기억이 틀렸다. 다시 한참을 달려야 미시령 옛길의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용대리의 바람속에서 지쳐버린 체력은 미시령 입구까지 겨우 힘겹게 페달을 밟았다. 


"60킬로 가까운 자전거를 끌고 미시령을 오를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5시가 넘어 미시령 입구의 민박 슈퍼(미시령계곡캠핑장)에 도착하였다. 10여분간 다리근육을 풀며 미시령을 넘을 것인지 여기서 야영을 할 것인지 생각하였다. 30분 정도면 해가 떨어질 것이고 3키로가 넘는 미시령 고개를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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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계곡 캠핑장을 지나 미시령 옛길을 오른다.



1시간정도면 정상에 오를 것 같았고, 해가지면 미시령 정상의 어둠속에서 속초를 향해 긴 내리막길을 야간 다운을 해야한다.


"넘자. 그래, 넘어버리자. 까짓것.."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미시령을 올라 정상기점 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내렸다. 도저히 소진된 체력으로 페달을 밟기가 힘들었다. 



40여분의 시간. 6시에 이르렀을 때 미시령 정상에 도착하였다. 해는 저물어 옅은 석양만 남아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무서운 바람의 미시령 정상을 휘몰아 쳤고 싸늘한 찬기운이 느껴졌다.


"어쨌든, 올라왔잖아!"


 

서둘러 인증사진만을 찍고, 고글벗어 안경으로 바꿔쓰고, 헬멧에 헤드 랜턴만을 장착한 체 미시령 다운을 시작하였다. 해가 떨어진 미시령은 빠르고 무섭게 어둠이 찾아들었다.


 

무거운 짐과 자전거, 헤드랜턴의 약한 불빛, 구비져 가파른 미시령의 다운길, 간간히 몸을 휘청이게 만드는 강풍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바람소리들. 속초로 향하는 길게 늘어진 미시령길을 드롭바의 언더를 잡고 브레이킹하며 조심스레 다운하였다.


저멀리 눈에 들어오는 속초의 야경만으로 모든 것이 충분하였다.


산 속의 차가운 기운이 더해져 온몸이 떨리듯 춥게 느껴졌지만 다운의 긴장감으로 모든 것이 백지상태. 안전하게 내려가 휴게소에서 따듯한 커피로 언몸을 녹이고 싶은 마음만이 간절하였다.


"휴게소가 없잖아?" 겨우 미시령을 내려왔을 때, 생각했던 휴게소가 폐쇄되었는지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씩 떨려오는 온몸의 냉기. 마저 속초 시내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속초시내에 가까워질수록 도로의 차량의 통행은 빈번해졌다.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갓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덜덜거리는 추위를 느끼며 일단 허기부터 채워야 했다. 주변 맛집을 물어 명품해장국 집을 추천 받았으나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영업이 종료되어 그 맛을 볼 수가 없었다. 


더는 거리를 이동할 수 없어 아쉬운데로 한눈에 들어오는 아비이순대국 집으로 들어갔다.


 

따듯한 온돌방에 앉아 절로 새어나오는 "아이구.." 소리와 함께 순대국에 소주 한 잔으로 지친 추위를 달래였다.


든든히 배를 채운 나른해진 피곤한 몸은 야영을 하여야 하는 다음 행위를 지워버렸다. "사람의 깃털처럼 가벼운 간사한 마음이야. 이미 따듯함을 느껴버렸다구. 싫다."


아침부터 추위와 싸웠고, 예상에 없던 오바된 거리 145키로를 달렸고, 미시령을 넘었고, 콧물까지 훌쩍였다. 


편의점에 들려 판피린을 사들고 나올 때, "사장님, 25평, 50인치 티비, 와이파이, 침대... 25,000원"하는 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또박또박 귀속의 달팽이관을 때리고 되돌림표를 받은 울림처럼 반복되었다.


어제의 허름하기 짝이없던 군부대앞 모란장에 비하면 7성급 호텔정도로 느껴지는 곳이 무려 5천원이나 저렴하다니. 넓은 콘도식 모텔에 자전거까지 들어놓고 편하게 쉬었다.


양쪽 허벅지의 근육들이 미세하게 경련을 일으키듯 떨리고 있는 뻑뻑함을 느끼며.. "거봐, 기어이 오고 말았잖아. 좋다."


숙소내 보이는 콘센트에 온갖 전자기기의 충전기 연결해 놓은 채 온돌의 따듯함에 더해 전기장판의 온도까지 높여놓고 침대속에 몸을 집어넣었다. "이거면 돼. 충분해!"



GPS 정보

 


D+1일 : 2018.10.29 / 흐림, 비・12도

일산-한강자전거길-구리-남한강자전거길-양평-용문

두번째, 자전거 전국일주 출발하였다. 여행의 시작.. 늦춰진 일정탓에 철원, 화천, 양구를 이어 미시령으로 향하려던 길을 양평으로 이어지는 한강의 자전거길로 변경하였다.

이동거리

99.36Km

누적거리

99.36Km

이동시간

6시간 35분

누적시간

6시간 35분


한강자전거길
남한강자전거길
45Km/2시간 36분
44Km/3시간 58분
일산
구리
용문
 
 
99Km

 

"자전거로 여행을 가볼까? 전국일주 같은 거!" 난데없이 던진 바람이었다.


슬럼프-살며 누구나 겪게되는 삶의 눅눅한 시간, 부러진 어깨는 다시 붙어 일반적 생활을 하기에 무리는 없었지만 이전과 다른 불편함과 여러 행동의 부자연스러움을 만들어 내었다.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게 돼버린 어깨의 어찌할 수 없는 통증과 익숙해지는 동안 무기력해져 갔고, 지난 실패의 자괴감과 함께 마음처럼 되지않는 모든 일들에 반항조차 하지 못하는 무력함은 의미없는 과거의 후회들로 체념하였다. 


"이제는 할 수가 없다. 팔 하나 드는것조차 마음대로 되질 않잖아."     


콧바람이라도 쐬고 싶은 투정같은 바람에 언제나 그렇듯 응원의 미소를 보내었다. 너무나 쉽고 흥쾌하게 얻어낸 대답에 다녀오겠다 말하였으나 혼자서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저 현재를 투정하고 싶었던 것이고, 무엇이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이였다.   


...


그로부터 3년여의 시간, 나는 여행을 떠난다.



새벽 3시 잠이 깨였다. 오늘 출발을 할 것인지 렉팩이 도착하는 화요일 또는 수요일에 출발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하다. 늦어진 일정의 부담이 밀려왔다.


"그냥. 떠나보자. 어떻게든 되겠지.."



네 개의 패니어에 짐을 각기 분류하여 크린백에 담아 수납하였다. 아쉬워서 한가지, 필요할듯 하여 한가지 하다보니 가방의 무게가 생각보다 묵직하였다.


"일단 이번은 연습삼아 이렇게.. 다음 여행에는 필요한 것으로 최소화 하자" 

 

 

월요일 아침. 한때 매일처럼 달렸던 길위에서 낯선 한가로움의 가을을 보았다.


 

패니어를 장착한 자전거는 엄청나게 무거웠고 핸들의 조향은 부담스러울만치 흔들거렸다. 이내 그 무거움에 익숙해졌지만 오르막의 버거움을 어쩔수가 없었다. 


일단 울산까지 달려보고 필요없는 것들은 바이크하우스에서 덜어내야겠다 생각하였다.


 

구리한강공원. 코스모스 정원에 들려 새참같은 점심을 하였다. 평소에는 먹지도 않는 라면과 빵이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역시 빵은 보름달 빵이지. 단식중 보름달 빵을 먹다 문익환 목사에게 들켰다는 YS가 생각났다.


팔당에 도착하였을 때부터 조금씩 시작되던 비가 양수역을 앞두고 제법 굵은 빗줄기로 변하였다. 두세차례 자전거길 옆 쉼터에서 비를 피하는 사이 조금씩 잦아들기는 하였으나 낮아진 기온과 차가운 바람이 기력을 소진케하였다.


양수역에서 비를 피하며 사라져버린 자전거길을 찾기위해 패니어를 장착한 자전거에 관심을 보이던 아저씨에게 길을 물었다. 자전거길은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것이 아닌 양수역의 좌측으로 샛길처럼 이어져있었다.


지도 크게 보기

양수역 정면의 우측으로 이어져있는 남한강 자전거길.


 


양수역을 지나 이어지는 작은 터널들. 지금의 기찻길 옆으로 쭉늘어진 남한강 자잔거길을 달리는 동안 조금전의 빗줄기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만연한 가을 햇볕이 울긋불긋 물들은 가로수의 단풍빛을 더욱 찬란하게 만들어주었다. 


 

양평을 지나 잠시 양평시내로 진입하여 길을 헤매였다. 시내를 벗어나 자전거길의 편한함과는 180도 달라진 6번국도를 따라 홍천방향으로 길을 이어갔다. 긴장의 피로가 밀려왔다.


지도 크게 보기

오빈교차로에서 주유소를 끼고 좌회전하여 6번국도를 이어 타야한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양평시내를 지나 여주로 향하게 된다. 속소를 가기위해서는 양평 시내 진입전 오빈교차로에서 6번국도를 올라타 이동하여야 한다.


 

오후 4시.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정도 더 여유가 있었지만 용문읍에서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용문읍으로 빠져나오기전 기억속을 스치는 휴게소가 눈에 들어왔다. 기억이 맞는지 한번더 생각하고 "아, 여기구나" 하였다.


자타고의 속초라이딩. 본대의 후미에서 펑크로 인하여 뒤처진 회원의 뒤처리를 하느라 멀리 떨어져버린 거리. 거칠게 밀어내는 한강의 맞바람과 몇개의 고개를 넘어 이곳에서 본대를 따라잡았었다.


고양랠리를 준비하느라 체력이 최대치까지 올라와있던 터이라 별생각없이 질주를 하였는데, 다른이들의 눈에는 그 모습이 놀라웠던 모양이였다.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용문읍에 도착하니 다시 가을의 저녁하늘이 쨍하니 볕이 들었다.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여행의 첫날 오는도중 비를 맞았고, 자전거의 핸들링에 애를 먹느라 조금 나른하였다. "오늘 숙소를 잡고 푹쉬어야 겠다. 첫날이잖아."


용문역전의 모텔에 들렸으나 1박 4만원의 요금에 놀라 잠깐 텐트를 칠까 고민을 하다 긴여행의 출발이라 오늘만큼은 편히 쉬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였다. 


군부대앞 오래되어 보이는 모란장의 낡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격을 문의하고 비슷한 가격이면 텐트를, 만원이라도 깍아주면 그런대로 일박을 하리라. 


이제는 오래된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의 잔때들이 낡은 카펫 위로 켜켜히 눌어붙은 낡은 냄새가 가득한 시골의 모텔.


너무 비싸요 하며 걸음을 돌리는 순간 "그럼 3만원 현금해" 하였다. 1층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양손과 목에 모든짐을 걸쳐메고 4층을 올랐다.


"4층이라니, 그냥 텐트를 치는 것이 편할뻔했나."


 

숙소를 잡고 작은 읍내를 둘러보며 슈퍼에 들려 "주변에 맛있는 집이 어디예요?" 물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아저씨가 숯불갈비냉면을 추천하여 들렸지만 계절이 바뀌어 냉면메뉴는 하지않는다 하였다.


자리를 일어나기 귀찮아 그냥 갈비 2인분을 시켰다. 여행의 출발을 축하는 자축의 술잔과 함께 호사스러운 저녁을 하였다. 최근 들어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게 먹은 식사였다. "첫날이니 이정도의 축하정도는 괜찮겠지"


 

달리는 동안 머뭇거리며 고민하던 여행의 출발, 흐린날씨를 마주하며 스치는 아쉬움, 잘못 들어선 길에서의 짧은 푸념, 패니어의 무게를 더했던 불필요한 물건들을 담은 욕심으로 인한 부질없는 감정들이 싱겁다 느껴졌다.


나는 나의 삶에서 얼마나 많은 의미없는 푸념들과 후회들로 스스로를 잘못하였다, 실수하였다 탓하며 살아왔는가 생각하였다. 강하게 멍치끝을 누르는 아픔같은 것이 느껴졌다. 




 

GPS 정보

 

D+24일:2018.11.21 / 흐림・12도

안양 평촌-안양천자전거길-안양천합수부-한강자전거길-행주대교-고양 능곡

집으로 향하는 길, 24일간의 자전거 전국일주가 끝나간다. 흐린 날씨의 쌀쌀함 만큼이나 여러가지 감정의 뒤섞임들이 몸을 나른하게 만들었다.

이동거리

40.38Km

누적거리

2,784.79Km

이동시간

3시간 22분

누적시간

173시간 06분


안양천자전거길
한강자전거길
28Km/2시간 04분
12Km/1시간 18분
평촌
합수부
능곡
 
 
2,785Km

 

 

 

 

 

 

 

 

 

 

 

 

 

 

 

 

 

 

 

 

 


 

GPS 정보

 


D+23일:2018.11.20 / 맑음・14도

공주-천안-세종-천안-평택-오산-수원-수원화성-의왕-안양-평촌

차가워진 아침의 날씨, 공주를 떠나 내륙의 국도를 따라 안양으로 향한다. 꿈같았던 여행이 끝나가고 있음이 못내 아쉽게 느껴지지만 머지않을 또다른 여행이 기다리고 있음에 아쉬움은 아쉬운데로 남겨놓는다.

이동거리

125.53Km

누적거리

2,784.79Km

이동시간

9시간 27분

누적시간

169시간 44분


천안
수원
66Km/4시간 08분
60Km/5시간 19분
공주
평택
평촌
 
 
2,785Km

 

 

 

 

 

 

 

 

 

 

 

 

 

 

 

 

 

 

 

 

 

 

 

 

 

 

 

 

 

 

 

 

 

 

 

 

 

 

 

 

 

 

 

 

 

 

 

 

 

 

 

 

 

 

 

 

 

 

 

 

 

 

 

 

천안

 

 

 

 

 

 

 

 

 

 

 

 


 

GPS 정보

 


D+22일:2018.11.19 / 맑음・14도

군산-금강자전거길-익산-성당포구-논산-부여-벽제대교-백마대교-벽제보-공주보-공주-공산성

전국 4대강 자전거길, 서해안을 따라 이동할까 생각도중 이전 해남 땅끝마을 라이딩에서 경험했던 코스라 이번에는 금강을 따라 이동하기로 결정하였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을 거쳐 4대강의 마지막 금강이 궁금하였다. 금강을 따라 이동하여 공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내륙 도로를 따라 집으로 향할 것이다.

이동거리

103.51Km

누적거리

2,659.26Km

이동시간

7시간 22분

누적시간

160시간 17분


익산
부여
46Km/3시간 10분
58Km/4시간 12분
군산
논산
공주
 
 
2,659Km

 

 

 

 

 

 

 

 

 

 

 

 

 

 

 

 

 

 

 

 

 

 

 

 

 

 

 

 

 

 

 

 

 

 

 

 

 

 

 

 

 

 

 

 

 

 

 

 

 

 

 

 

 

 

 

 

 

 

 

 

 

 

 

 

 

 

 

 

 

 

 

 

 

 

 

 

 

 

 

 

 

 

 

 

 

 

 

 

 

 

 

 

 

 

 

 

 

 

 

 

 

 

 

 

 

 

 

 

 

 

 

 

 

 

 

 

 

 

 

 

 

 

 


 

GPS 정보

 


D+21일:2018.11.18 / 흐림・14도

선운사-고창 해안문화마실길-부안-줄포면-동진대교-김제-죽산면-만경대교-군산-군산시청-이성당-초원사진관

선운사의 아침, 산기운의 영향으로 꽤 쌀쌀한 날씨 아침기온 2도.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선운사의 조용한 경내를 관람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선운사의 뒷편을 감싸고 있는 동백꽃망울이 영글기 시작한 계절, 저 붉디 붉은 동백의 꽃망울이 터져있는 관경에 눈물을 지었던 때가 생각났다. 

이동거리

88.4Km

누적거리

2,555.75Km

이동시간

6시간 21분

누적시간

152시간 55분


부안
초원사진관
50Km/3시간 20분
38Km/3시간 01분
선운사
김제
군산
 
 
2,555.76Km

 

 

 

 

 

 

 

 

 

 

 

 

 

 

 

 

 

 

 

 

 

 

 

 

 

 

 

 

 

 

 

 

 

 

 

 

 

 

 

 

 

 

 

 

 

 

 

 

 

 

 

 

 

 

 

 

 

 

 

 

 

 

 

 

 

 

 

 

 

 

 

 

 

 

 

 

 

 

 

 

 

 

 

 

 

 

 

 

 

 

 

 

 

 

 

 

 

 

 

 

 

 

 

 

 

 

 

 

 

 

 

 

 


 

GPS 정보

 


D+20일:2018.11.217 / 좋은 날・14도

담양 죽녹원-메콰세타이아길-담양댐-장성-장성호-백양사-방장산-고성-선운산

새벽 3시를 알리는 타종소리와 함께 잠깐 잠이 깨었다. 동안 느끼지 못했던 시간의 흐름을 온몸의 세포들을 곤두세운 것처럼 느끼는듯 하다. 묵직하게 텐트를 가라앉히는 아침 이슬의 무게를 원망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동거리

72.94Km

누적거리

2,467.35Km

이동시간

6시간 16분

누적시간

146시간 34분


메콰세타이아길
고창
32Km/2시간 59분
41Km/3시간 17분
담양
장성
선운사
 
 
2,467Km

 

 

 

 

 

 

 

 

 

 

 

 

 

 

 

 

 

 

 

 

 

 

 

 

 

 

 

 

 

 

 

 

 

 

 

 

 

 

 

 

 

 

 

 

 

 

 

 

 

 

 

 

 

 

 

 

 

 

 

 

 

 

 

 

 

 

 

 

 

 

 

 

 

 

 

 

 

 

 

 

 

 

 

 

 

 

 

 

 

 

 

 

 

 

 

 

 

 

 

 

 

 

 

 

 

 

 

 

 

 

 

 

 

 

 

 

 

 

 

 

 

 

 

 

 

 

 

 

 

 

 

 

 

 

 

 

 

 

 

 

 

 

 

 

 

 

 

 

 

 

 

 

 

 

 

 

 

 

 

 

 

 

 

 

 

 

 

 

 

 

 

 

 

 

 

 

 

 

 

 

 

 

 

 

 

 

 


 

GPS 정보

 


D+19일:2018.11.16 / 흐림, 비・14도

일나주역-영산강자전거길-승천보-광주-대나무숲길-담양-죽녹원

새벽 5시부터 내리던 비는 멈출줄 모르고 아침나절이 다 지나도록 내리고 있다. 잠시 나주역에 들려 오늘의 여행을 떠날지 고민하다 오후들어 그친다는 예보를 믿고 쌀쌀한 가을비를 맞으며 길을 떠났다.

이동거리

54.85Km

누적거리

2,394.41Km

이동시간

4시간 17분

누적시간

140시간 18분


승촌보
대나무숲길
22Km/1시간 48분
33Km/2시간 29분
나주역
광주
담양
 
 
2,39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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