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95일 / 맑음 ・ -2도
독일 네다부르크-드레스덴-피르나-체코 페트로비체-나클레로프
다시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듯이 춥다. 독일 여행의 마지막 날, 드레스덴을 지나 체로로 향한다.


이동거리
78Km
누적거리
24,030Km
이동시간
7시간 35분
누적시간
1,827시간

 
S96도로
 
엘베강
 
 
 
 
 
 
 
24Km / 2시간 40분
 
54Km / 4시간 55분
 
라데부뤀
 
드레스덴
 
니클레롭
 
 
78Km
 
 

・국가정보 
체코, 프라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체코어, 코루나(1즈워티=50원)
・예방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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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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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20-725-352-420

 

비가 오는 소리에 텐트를 젖히니 눈이 내리고 있다. -1도, 마치 계절을 거꾸로 달려가는 기분이다.

"아, 움직이기 싫다."

7시에 잠이 깨었지만 눈이 내리는 쌀쌀한 아침의 기운에 모든 것이 얼어붙는 느낌이다.

"갈 길이 먼데, 게으름 피우면 안 되는데."

멍하게 침낭 속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드레스덴까지 20km, 체코의 국경까지 60km의 거리다.

드레스덴으로 가는 경로를 확인한다. 드레스덴으로 가는 경로에 신데렐라 동화와 관련된 호숫가 모리츠부르크 궁전이 있어서 잠시 고민을 한다.

호숫가 가운데 오렌지색의 궁전이 예쁜데, 조금 돌아가야 하는 경로다.

"신데렐라, 관심 없다."

날씨가 좋다면 성의 모습을 둘러보겠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는 날씨 때문에 그냥 드레스덴으로 향한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며 드레스덴으로 향한다. 어제와 같은 측면의 바람이 페달링을 무겁게 만드는 날이다.

한 시간을 달려 드레스덴의 초입에 들어서고.

시내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엘베강을 건너는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찾아간다. 평범했던 시내의 모습은 구시가지로 들어서며 극적으로 변한다.

골든 라이더, 황금빛 동상이 세워진 공원의 가로수길이 인상적이다.

"여름에 참 시원하겠다. 가을엔 멋지고."

엘베강 방향의 끝에 황금빛 동상이 화려하다.

아우구스투스 1, 2세의 황금동상이다.

광장에서 바라본 궁전들이 모여있는 엘베강 건너편의 모습은 아쉽다. 아우구스투스 다리를 비롯하여 많은 곳이 공사 중이라 높은 크레인들이 세워져 있다.

아름다운 아우구스투스 다리와 궁전들의 모습이 크레인에 가려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

다리를 건너 드레스덴 궁전이 있는 곳으로 간다.

광장의 중앙에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우측에 궁전 교회, 좌측에 법원 그리고 정면에 군주의 행렬 벽화가 그려진 드레스덴 궁전이 들어서 있다.

"화려하네!"

"드레스덴이 어떤 도시였던 거야?"

독일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사치스럽기까지 한 건물들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구글링을 한다. 작센왕조의 수도, 욕심 많은 아우구스투스, 세계대전 폭격으로 폐허, 독일의 피렌체 등등의 내용이 검색된다.

"샹트 페테르부르크만큼 헛던 욕망이 여기에 있었군!"

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눈을 뗄 수 없는 석조건물들의 화려함이다.

궁전 교회를 돌아 챔버 오페라하우스로 간다.

넓은 광장의 중앙에 요한왕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챔버 오페라 하우스와.

츠뷩거.

드레스덴 궁전과 궁전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사각형의 츠뷩거, 내부의 정원과 공간을 보고 싶지만 자전거를 끌고 들어갈 수가 없다.

주변을 돌아 내부로 잠시 들어가 스캔을 하듯이 둘러보고 나온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쉽다.

반대편으로 돌아가 왕관의 문을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드레스덴은 흥미로운 도시다. 하루, 이틀 정도 머물고 싶은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파박과의 약속이 없었다면 드레스덴에서 며칠 머물렀을 것 같다.

"시간이 아쉽다."

독일 도시들의 스토리와 역사는 정말 흥미롭다.

잠시 구경을 한 것 같은데 12시가 되어간다. 떠나기 전 맥도널드에 들러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한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국경까지 40km의 거리, 20km 떨어진 피르나까지 엘베강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갈 생각이다.

"아, 엽서!"

엽서를 보내야 하는데 강변을 따라가면 우체국에 들릴 수가 없다. 아무래도 프라하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무슨 화장실을 이렇게까지."

맥도널드 매장의 유료 화장실 입구가 쇠창살 회전문이다. 정말 화장실 인심이 박한 유럽이다.

엘베 강변으로 가는 중 재건된 교회의 모습을 구경하고.

강변으로 간다.

"뭔 정부청사 건물이 저렇게 멋지냐!"

프르나까지 이어진 자전거 도로가 시작되고.

엘베강을 따라간다.

강변의 산 위로 들어선 집들의 모습이 예쁘다.

자연스러운 엘베강의 풍경을 감상하며 피르나까지 편하게 도착한다.

"하늘이 왜 이래!"

프르나의 구시가지를 지나고 빠르게 마을을 벗어난다. 몇몇 케밥집을 지나치며 고민을 하다 결국 케밥을 사지를 못하고,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한다. 딱히 살 것이 없다.

20km가 남은 국경, 넉넉히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할 것 같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던 도로는 차츰 경사를 높여가며 산으로 향한다.

"예상 못했다. 짧게 끝내주라!"

계속해서 올라간다.

10km 정도를 오르고 땀으로 젖은 몸을 식힌다. 좌회전을 알리는 내비게이션 안내지만 공사 중이라 도로가 폐쇄되어 있다.

산길의 오르막에서 난감하다. 지도를 확인하니 3km 정도 마을을 돌아 국경으로 가야 한다.

"어쩔 수가 없네."

3km를 돌아 국경으로 가는 도로를 찾았지만 국경과의 거리는 변화가 없다.

오르고.

오르고.

오른다.

산의 정상에 다다른 것 같으면 도로는 다시 산을 향해 이어진다.

눈이 쌓인 산으로 오르고.

오르고.

다시 오른다.

"언제 내려갈 거야?"

정상에 오른 듯 내리막 길이 보인다.

"아직도 4km가 남았어?"

두 시간을 올라왔는데 급경사의 내리막은 3분도 안 돼 끝나버리고 다시 오른다.

"왔다!"

천천히 국경으로 이동한다. 산길의 오르막으로 예상보다 한 시간이나 늦어진 시간이다.

"즐거웠어. 독일, 바이 바이!"

정말 집처럼 마음이 편했던 독일의 두 번째 여행이었다.

체코의 국경을 넘는다.

아무것도 없는 독일 쪽과는 달리 나무인형들을 파는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고무 타는 냄새 같은 묘한 냄새가 난다.

"이 동네 왜 이렇게 추워!"

유럽의 국경을 넘을 때마다 순식간에 바뀌는 분위기들은 정말 신기하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나무로 만든 버스 정류장에 화로가 놓여있다.

자전거 경로가 잡히지 않는 체코, 프라하까지 경로를 잡으려니 국경이라 네트워크가 잡히질 않는다.

"뭐, 조금 더 가면 잡히겠지."

체코의 국경마을 페트로비치, 면세품을 파는 작은 가게들과 기념품 가게들이 이어진다. 특이한 것은 이상할 정도로 미용실과 뷰티샵이 많이 들어서 있다.

좁은 산길을 따라 가게들이 이어지고 네트워크가 잡히며 연속되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체코의 로밍 서비스가 연결된다.

체코의 로밍은 보다폰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독일에 잡히던 O2의 네트워크보다 안정적인 것 같다.

프라하까지 자동차 경로로 경로를 잡는다. 107km의 거리다.

페트로비치를 벗어나자 다시 시작된 오르막.

"아니, 왜 안 떨어지는 거야?"

국경을 지나면 내리막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길은 계속해서 산을 향해 올라간다. 지치고 무뎌진 페달링,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수북하게 눈이 쌓인 숲으로 오르고.

오른다.

"다 왔나?"

숲이 끝나고 시원하게 열린 하늘, 석양빛으로 물든 언덕과 구름, 하얗게 내려앉은 설산의 풍경이 예쁘다.

"이렇게 높이 올라온 거야?"

멀리 보이는 산들의 모습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아득하다.

"대관령이냐!"

급경사로 떨어지는 내리막, 도로는 눈이 녹아 빙판이 되기 전의 상황이다. 한쪽 발을 도로로 내리고 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간다.

휘어지는 도로의 숲 사이로 마을의 불빛이 보이고.

지친 몸은 야영지를 찾아 자전거를 세운다.

도로변 임도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오늘은 어쩔 수 없네. 눈밭에서 보낼 수밖에."

아침에 젖은 텐트를 눈밭에 펼치니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얼어붙은 내외피를 뜯어내고 겨우 텐트를 설치한다.

"이글루와 다를 게 없겠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텐드 속으로 들어가 바로 커피를 끓이고, 버너의 열기에 녹은 텐트의 지퍼를 잠근다.

라면과 오트밀을 끓여 저녁을 한다. 오랜만에 먹는 오트밀 맛이 좋다.

눈밭에 텐트를 치니 바닥의 냉기가 올라온다. 어제부터 젖어있는 침낭이라 패니어에서 겨울 바지와 이글의 양말을 꺼내어 보온을 한다.

프라하까지 100km,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저녁때쯤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발 좋은 날씨와 바람 그리고 산을 내려가는 좋은 길과 도로이기를 바란다.

프라하, 카프카를 만나러 간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4일 / 눈
카젤-루카우-라드부르크
독일 여행의 마지막 도시 드레스덴을 향해서 간다. 파박과 만나기로 한 29일까지 체코 프라하로 가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이동거리
97Km
누적거리
23,952Km
이동시간
7시간 23분
누적시간
1,820시간

 
96도로
 
도로
 
 
 
 
 
 
 
47Km / 3시간 40분
 
50Km / 3시간 45분
 
카젤
 
핀스터
 
라드부뤀
 
 
1,476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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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잠에서 깬다. 춥고 불편하지만 캠핑을 하면 숙면에 빠져드는 평안함이 좋다.

밤부터 시작된 비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멍하게 침낭 속에 누워 비가 멈추기를 소원한다.

"춥잖아."

방을 꺼내어 조금 남은 딸기잼을 모두 먹고, 무거운 병의 짐을 덜어낸다. 패니어를 자전거에 장착하고 난 후 다시 침낭 속으로 들어가 시간을 보낸다.

"봄이 오긴 오는 걸까?"

9시, 아무것도 하질 않았는데 2시간이나 흘러갔다는 것이 뭔가 억울하다. 아침 시간의 게으름, 피곤한 채 눈 떠있는 새벽 시간의 적막감만큼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시간이다.

체온이 남은 따듯한 이불의 포근함과 체면의 껍데기를 벗어버린 살결의 부드러움,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의 유한함에 반항하듯 게으름을 피우는 시간이 좋다. 무례하게 파고들고 싶은 충동의 욕망에 내 전부를 담고 싶다.

9시 반, 드레스덴까지 120km의 거리다.

잠시 비가 멈춘 사이 출발한다.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도로의 방향에 따라 맞바람이 되어 페달링을 무겁게 만든다.

"며칠 좋았잖아. 오늘은 꽤나 힘들겠네."

숲으로 향하는 불확실한 길을 포기하고, 96번 도로를 따라 조금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한다.

한 시간의 라이딩을 하고 잠시 쉬며 어제 사놓은 케밥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식어도 맛있네."

바람을 이기며 숲과 마을을 지나치고.

40km 거리의 첫 번째 경유지에 도착한다. 밋밋하고 재미없는 마을이다.

슈퍼마켓을 찾다가 그냥 마을을 빠져나간다. 좁쌀만 한 우박이 떨어진다.

96번 도로를 벗어나 쉼 없이 소나무 숲과 평야, 마을들을 지나쳐 가는 동안 계속되는 바람에 지쳐간다.

"100km 정도는 가야 하는데."

"아고, 힘들다."

오늘도 비구름이 수상한 날이다.

맥도널드가 있는 두 번째 경유지를 10km 정도 남기고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린다.

5분 정도 미친 듯이 쏟아진 우박은 바로 멈춘다. 정말 이상한 날씨다.

맥도널드가 있는 마을로 지친 페달을 밟아간다.

"왜 오르막만 있는 거야!"

어느 순간부터 내비게이션이 음성안내를 하지 않고 알람음만 울려댄다.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아 재설정을 할 수도 없다.

"뭐 하자는 거야!"

자신의 안내를 계속 무시해서 삐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도를 확인하며 길을 찾아가는 것이 너무나 번거롭다.

목적지인 마을이 나타난다. 평범한 시골 마을의 모습인데 맥도널드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

갈림길마다 지도를 확인하며 맥도널드로 향한다. 맥도널드는 고속도로변 휴게실처럼 인터체인지 바로 옆에 들어서 있다.

"대박! 버거킹에 맥도널드까지."

맥도널드에서 와이파이로 내비게이션을 재설정하니 안내 멘트가 나온다.

"왜 그런 거니?"

우박 때문에 핸드폰에 습기가 차서 오류가 난 것인지 모르겠다. 허구한 날 비를 맞고 다니니 성한 물건들이 없다.

이틀 동안 숲길에 들어선 이후로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

맥도널드 바로 옆에 있는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빈 병들을 환불하고 빵과 물을 보충한다.

"오늘은 맥주 생각이 없네."

5시가 넘어간다. 30km 정도가 남은 드레스덴까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좀 더 길을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고 내비게이션은 저수지가 있는 흙길로 안내를 한다.

"꼭 한 번씩 이래야만 하는 거지?"

다른 경로가 없어 선택의 여지도 없고,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터라 시간도 없다.

저수지의 끝은 전기가 통하는 전선으로 막혀있다.

"진짜 전깃줄일까?"

옆으로 빠져나갈 공간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다.

어떻게 선을 넘을지 고민을 하다 끝부분의 고무 손잡이를 발견한다.

"이건 안전한가?"

장갑을 끼고 살짝 건드려 보니 괜찮다. 고무 손잡이를 잡고 선을 제거한 후 자전거를 끌고 통과한다.

숲길이 계속 이어지고, 길은 포장 도로로 바뀐다.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계속해서 길을 따라간다.

고가다리를 따라 고속도로를 넘자 바로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난감!"

마을 가까이 수풀이 자란 공간으로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니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행운!"

텐트를 펼치고, 약하게 네트워크도 잡힌다.

"대박!"

프라하까지 170km 정도의 거리, 체코의 도로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자전거 경로가 잡히질 않는다. 이틀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지만 내일 되도록 많은 거리를 줄여놓고 싶다.

드레스덴을 잠시 구경하고 체코의 국경을 넘을 생각이다.

"내일은 정말 게으름을 피우지 말아야지!"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93일 / 비 ・ 2도
베를린-카젤
멋진 도시 베를린을 떠나 체코로 향한다. 드레스덴을 지나 체코의 프라하로 갈 것이다.


이동거리
81Km
누적거리
23,855Km
이동시간
6시간 11분
누적시간
1,812시간

 
96도로
 
96도로
 
 
 
 
 
 
 
40Km / 3시간 30분
 
41Km / 2시간 41분
 
베를린
 
조슨
 
카젤
 
 
1,37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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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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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73-407-6943

 

8시, 잠에서 깨어 하늘을 쳐다보고 기온을 확인한다. 2도, 오늘의 기온을 잘못 본 것인가 싶어 재차 확인을 한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이다.

"비, 정말!"

멍하게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한 시간이 지나가고, 패니어들을 꺼내어 출발 준비를 한다.

자전거에 패니어를 장착하는 동안 중년의 여자가 다가와 여행에 대해 말을 건넨다.

"나의 꿈이야. 하지만 가족들에게 말하면 미쳤냐고 할거야."

"지금 나랑 같이 가자!"

여자는 방긋 웃으며 좋은 여행을 하라며 응원한다고 한다.

10시, 모든 준비를 마치자 빗방울이 굵어진다.

"정말 왜 이러는 거니?"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베를린 시내를 빠져나가는 경로를 확인한다. 체크포인트 찰리를 지나 시내를 벗어나는 경로다.

눈과 비가 섞여 떨어지는 싸늘하고 축축한 빗 속으로 들어간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고.

체크포인트 찰리로 향한다.

체크포인트 찰리에 있는 맥도널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며 오랜만에 엽서를 쓴다. 파리에서 산 엽서, 비에 젖은 손이 굳어 글씨가 더 엉망이다.

체코의 프라하까지의 경로를 확인한다. 드레스덴을 거쳐가는 350km 정도의 거리, 파박과 프라하에서 만나기로 한 29일까지 도착해야 한다.

"날씨가 문제네."

주변 선물가게에 들러 자석을 사려해도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베를린곰 자석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베를린곰 캐릭터들은 작은 모형이나 열쇠고리로 판매하고 가격도 비싸다.

두세 군데의 선물가게를 돌아다니고, 결국 첫 번째 가게로 다시 찾아가 그라피티 그림의 자석을 산다. 4유로의 가격인데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벽의 시멘트 조각들만 파냐."

자석을 고르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비는 변함이 없다. 체크포인트 찰리를 벗어나자 눈에 익은 장소가 나온다.

"어라, 여기를 지나가는구나."

어제 아희와 줄을 서서 먹었던 무스타파 야채 케밥집, 날씨가 안 좋은 날이라 그런지 대기줄이 짧다.

"포장하자!"

급히 자전거를 세우고 케밥 하나를 포장한다. 저녁이나 내일 아침으로 먹으면 될 것 같다.

"잘 있어. 아희!"

올망졸망 예쁘게 피어오른 작은 소국처럼 밝고 은은한 향기가 나는 사람, 할 수 있다면 패니어에 넣고 다녔으면 좋겠다.

 

레오니와 아희, 서로 다르지만 웃는 얼굴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행운 같은 일이다.

"울랄라. 레오니의 미소가 생각난다."

아희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고무장갑을 꺼내어 장갑과 함께 착용한 후 출발을 한다. 정말 쌀쌀한 날씨다.

시내를 벗어나는 동안 인도와 도로를 따라 연결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고 도시의 풍경도 조금씩 변해간다.

한 시간 반, 베를린시를 완전히 벗어난 도로는 고속도로로 바뀐다. 도로의 측면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92번 국도를 찾아간다.

92번 도로로 들어서기 전 슈퍼마켓에 들어가 비상식을 보충한다. 빵과 맥주, 치킨 조각을 사서 패니어에 넣고 빵가게에 커피와 빵으로 출출함을 채운다.

"브런치 같잖아."

갈 길이 바쁜 시간,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는 사이 파박에게 메시지가 온다. 프라하의 아파트형 숙소를 예약한 모양이다. 호스텔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함께 편하게 보낼 수 있으니 그만이다.

마을과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40km 정도의 첫 번째 목적지 Zossen에 도착한다.

갈림길의 선택, 지도상 녹색의 숲을 지나치는 경로와 돌아가는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평평한 시야 위로 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숲을 관통하는 빠른 경로를 선택한다.

오늘의 야영지가 될 Luckau까지 40km 정도의 거리, 소나무 숲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 숲과 평야를 달려간다. 다행히 계속되던 비는 잠시 멈춘 것 같다.

가끔씩 자전거 도로가 사라지는 구간마다 샛길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92번 국도를 따라간다. 차량의 통행이 적은 도로라 편안한 라이딩이다.

Luckau 부근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페달을 밟아간다. 숲은 더욱 울창하게 풍성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조금씩 빗방울이 다시 시작되더니 5시가 되자 하늘은 일몰의 붉은빛을 잠시 들어낸다.

길게 이어지던 숲이 끝나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친다.

"뭔가 시간이 애매하네."

조금씩 어두워지는 시간인데 계속해서 마을과 평야의 풍경이 이어진다.

서쪽 하늘에서는 비구름과 은은한 석양빛이 멋진 콜라보를 만들어 내고.

"예쁘네."

길은 다시 마을로 이어진다.

서둘러 마을을 벗어나고 야영지를 찾는다. 멀리 보이는 숲의 모습을 보며 페달링을 이어간다.

"저기 좋다."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도로변 소나무 숲이 좋다. 푹신한 이끼류가 자라 있는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적당한 위치에 텐트를 펼치고, 치킨과 빵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냉한 한기가 느껴지고, 잠잠했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드레스덴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아침의 게으름을 줄이면 내일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네트워크도 불안정하고, 어젯밤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던 피곤함이 밀려온다.

"자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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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90일 / 비
베를린
베를린의 둘째 날, 아쉽게도 아침부터 차가운 비가 내린다. "쉴까, 나갈까?"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798시간

 
사랑의불시착
 
베를린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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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베를린
 
베를린
 
 
1,23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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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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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부터 시작된 비바람은 아침까지 계속된다.

"얄궂은 날씨다."

아희는 아침 예배와 모임이 있고, 중국의 리즈훼이는 한국의 코로나19 환자들의 소식을 알려준다.

"신천지를 어떻게 설명하지?"

한 달 가까이 집에서만 머물고 있는 리즈훼이에게 한국 드라마를 추천해 준다.

"최신 드라마래!"

사물함의 열쇠를 보증금을 주고 받는다.

그동안 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밀려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독일, 베를린은 여행지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느낌이다. 그 편안함이 좋다.

"배 고픈데."

12시가 지나고 밖으로 나간다. 자전거는 안녕하고.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자연사 박물관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고.

2km가 안 되는 중앙역까지 걷는 동안 비에 젖는다.

"유럽 스타일은 조금 춥네."

출출해서 햄버거 하나를 먹고, 고장 난 1파운드 이어폰을 대신할 새 이어폰을 찾는 사이 아희가 한 송이 꽃을 들고 도착한다. 

 

"뭐 하세요?"

 

"응. 싸구려 이어폰을 찾고 있어."

 

"저한테 안 쓰는 이어폰이 있어요. 줄게요!"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고 비가 내리는 베를린 시내로 걸어간다. 국회 의사당과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유대인의 기념물이 세워진 공원으로 간다.

 

울퉁불퉁한 사각 대리석들의 숲이다. 사방으로 이어진 좁은 길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미로와 같은 아득함,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타나고 사라진다. 시간과 공간의 숲, 아주 어린 그와 불온한 그와 슬픔에 빠진 그가 숲 사이로 스쳐가는 것처럼 안타깝다. 고개를 돌려 그의 모습을 찾는다.

 

나타났다 사라진고 나타난다.

 

할 수 있다면 그를 붙잡아 말해주고 싶다.

 

"그토록 슬프게 삶을 느끼지 않아도, 힘겹게 삶을 이끌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그는 언젠가 그와 나를 찾아낼 것이다.

"오늘은 삼겹살의 기름 맛과 소주!"

버스를 타고 동베를린의 식당으로 간다.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 내려 걸어간다.

허물어진 장벽으로 무수한 그라피티가 낙서된 모습이다.

자메이카 레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철사를 꼬아 자전거 모형을 만들고 있는 노숙인의 모습이 보인다.

"하나 선물할게요!"

"패니어에 달아야 하나?"

2유로의 가격인데, 깔끔하게 잔돈을 지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베를린 장벽을 따라 걷는다.

삼겹살을 파는 한식당에 도착하고.

삼겹살과 된장찌개, 그리고 소주 한 병을 주문한다.

알싸한 소주와 삼겹살의 기름 맛, 좋다.

 

"비 내리는 베를린. 소주도 있고, 고기도 있고, 예쁜 사람도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네!"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의 방은 텅 비어있다. 불편한 적막감이지만 익숙한 느낌이다.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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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9일 / 맑음
부란데부르크-포츠담-베를린
독일의 두 번째 여행, 목적지인 베를린으로 들어간다. "베를린 멋진 모습을 보여줘. 뮌헨을 포기하고 왔단 말이야!"


이동거리
69Km
누적거리
23,714Km
이동시간
5시간 15분
누적시간
1,798시간

 
2도로
 
자전거길
 
 
 
 
 
 
 
34Km / 2시간 15분
 
35Km / 3시간 00분
 
부란데
 
포츠담
 
베를린
 
 
1,23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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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바로 잠든 탓에 첫 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잠에서 깬다.

"날씨 좋다!!"

베를린까지 60km 정도의 거리, 피곤함이 없이 깨인 이른 아침과 좋은 날씨, 모든 것이 완벽하다.

8시가 되기 전, 포츠담으로 향한다.

아침 일출이 시작되고.

환하게 밝아온다.

"상쾌해!"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점점 가까워지는 포츠담.

30km의 거리가 빠르게 삭제된다.

"체크인이 3시인데, 너무 이른데!"

상수시 궁전이라는 낯익은 이름의 궁전이 포츠담 중심에 있지만 들어가기가 싫다.

포츠담 외곽의 맥도널드로 찾아가 베를린 시내를 검색한다.

"어디로 갈까?"

포츠담을 지나며 독일 도시의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그리고 오늘도 무난한 길을 거부하는 구글 내비게이션이다.

베를린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아주 심플하다. 고속도로변으로 이어지는 공원길을 따라 직진.

주말이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베를린 시내로 향한다.

"한강이 참 좋은 곳이야!"

서베를린 시내가 시작된다.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달리 넓은 도로, 높지 않은 건물들이 이어지는 도시의 풍경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합기도!"

베를린 시내의 모습은 건물의 구조와 사람들의 모습이 다를 뿐, 전체적으로 한국 도시의 느낌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첫 번째 목적지 베를린 전승 기념탑이 회전 교차로의 중앙에 세워져 있다.

 

"왔다, 베를린!"

아희에게 도착 메시지를 보내니 한 시간 후 호스텔에서 만나자고 한다. 1시간의 여유가 있어 잠시 길을 돌아 숙소로 갈 생각이다.

포츠다머 플라츠, 무너진 베를린 장벽이 남아있다는 광장으로 갔지만 장벽의 흔적만이 기념물로 세워진 모양이다.

 

브란덴부르크 문으로 가려던 계획은 엉뚱한 방향을 따라 가느라 방향감을 잃고 헤맨다. 일직선으로 심플하게 연결된 베를린의 도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기술이다.

도착한 브란덴부르크 광장에는 집회가 있는지 요란하다.

 

"환영 인파인 줄!"

바로 옆에 있는 국회 의사당의 모습을 살펴보고.

"상하이의 못생긴 탑이 저걸 따라 했군!"

중앙역 부근의 숙소로 향한다.

모든 관심은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가 있는지 하는 것이다.

"일단 마당 같은 곳은 있고."

묘한 술집들이 호스텔 1층에 있다.

"이래서 조금 시끄러울 거라고 했구나."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묻자 고민하던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로 도로변 자전거 거치대에 묶어두라고 한다.

"싫어!"

하나씩 짐들을 옮기는 사이 아희가 숙소로 찾아온다.

"여기가 좋겠어!"

핀란드에서 만난 아희와 반갑게 재회를 하고, 아희가 직원들에게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다시 물어도 내부에는 보관할 수 없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모든 열쇠로 자전거를 묶어두고.

아희와 함께 시내로 나간다.

"어디를 가고 싶으세요?"

"일단, 시원한 맥주와 족발!"

S반이라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표를 끊고.

개찰구가 별도로 없는 독일의 정류장, 표를 찍는 작은 기기에 표를 넣고 승차 정보를 찍는다.

"심플한데 뭔가 이상한 시스템이다."

한 방향으로 이동을 하면 문제가 없다는 탑승 방법이고, 가끔씩 검표를 하는 직원이 있는 모양이다.

"무임승차하면?"

"60유로!"

"잘못 타서 거꾸로 가면?"

"안 돼요!"

도착한 곳은 텔레비전 타워가 있는 광장이다.

 

베를린 곰, 도시 곳곳에 세워져 있는 형형색색의 곰 모형은 베를린시의 상징인가 보다.

"전 이 타워가 정말 좋아요. 제가 베를린에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거든요."

광장의 주변으로 교회와 분수대 그리고 붉은색의 시청 건물이 들어서 있다.

"멋진 분수대네. 포세이돈?"

"저기 서 보세요!"

"어색 어색."

"타워, 분수대, 교회 세 곳이 모두 나와야 해요."

광장 근처의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오래되보이는 레스토랑에는 나이가 지긋한 중년의 남자들이 예의를 갖춰 서빙을 한다.

"오, 독일 레스토랑."

아희가 메뉴를 고르는 사이 보고만 있어도 시원할 것 같은 맥주 한 잔이 나오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맛!"

잠시 후 독일의 족발 학센과 송아지 고기로 만든 독일 돈가스가 나온다.

쓰나미처럼 밀려드는 행복함.

"이게 독일 족발이라는 말이지."

"어떻게 먹는 거야?"

바싹하게 겉이 튀겨진 학센의 속살은 육즙이 흘러내릴 만큼 부드럽다.

베를린의 입성을 축하하며 아희가 사준 맛있는 독일식 족발과 돈가스 그리고 전통 레스토랑에서의 즐거운 시간이다.

 

스포츠 매장에 들러 텐트 폴대를 살펴보고.

저녁이 되며 시작된 비바람 때문에 시내를 산책할 수가 없다.

아희가 좋아하는 서점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책 냄새."

깔끔한 매장, 조도가 조금 낮은 서점의 분위기가 마음에 든다.

숙소까지 안내를 해준 아희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오니 내 침대에 작은 동양인 여자아이가 누워있다.

다른 침대에 자리를 잡고, 자료들을 정리한다. 오후부터 침대에 누워있던 중국인 여자는 10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삼선 슬리퍼를 사용하는 한국 여자아이는 무뚝뚝한 표정이다.

피곤하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잠이 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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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일 / 맑음
할레잘레-비텐버르그-브란덴부르크
베를린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순풍이다. "오늘도 달려!"


이동거리
111Km
누적거리
23,645Km
이동시간
7시간 14분
누적시간
1,793시간

 
달려!
 
2도로
 
 
 
 
 
 
 
73Km / 4시간 40분
 
38Km / 3시간 14분
 
할레잘레
 
비텐버룩
 
브라덴
 
 
1,16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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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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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 시작된 비바람,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차고 강하게 불어온다.

"어디로 부는 거야? 대충 빙고!!"

아침으로 먹을 케밥을 그대로 패니어에 넣고 바로 출발 준비를 한다. 쌀쌀한 날씨라 한 시간 정도 라이딩을 한 후 아침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이딩은 공복이지!!"

텐트를 정리하는 손등이 시리게 느껴진다. 하지만 괜찮다.

"뒷바람이잖아. 각도가 조금 아쉽지만!"

한 시간을 달린 후 버스 정류장에서 쉬어가며 케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어제의 케밥은 김밥처럼 길쭉한 모양이라 먹기가 편하다.

"나쁘지 않은 날씨다."

지도상 녹색 지대로 보이는 비텐버르그과 포츠담의 지형은 산인지, 숲인지, 목초지인지 잘 모르겠다.

오르내리막의 경사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기만을 바라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간다.

언덕을 오르고 작은 마을의 골목을 구불구불 따라가던 중, 도로변에 정차를 하고 서 있던 작업복의 남자가 나를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넨다.

인사를 전하는 느낌이 아닌 것 같아 자전거를 세우니 천천히 내게 다가와 독일어로 앞쪽의 방향을 가리키며 계속 독일어로 설명을 한다.

"비텐버르그로 가는 거야?"

"비텐버르그."

계속되는 남자의 독일어와 제스처는 앞쪽에 다리가 끊겨있다는 뜻인 것 같다. 지도를 보여주니 강을 건너는 다리가 끊겨있다며 다른 곳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구글맵으로는 자신이 말하는 경로를 찾을 수 없는지 한참을 살피더니 핸드폰을 내게 건네준다. 그리고 자신이 길을 알려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한다.

자동차 경로로 재검색을 하니 멀리 돌아가는 경로가 잡힌다.

남자가 차량을 몰고 앞장을 서는 동안 바람을 이기며 농로길들을 따라간다.

작은 다리를 앞에 두고 차량은 정차를 한다. 남자는 종이 위에 다음 경로를 그리며 가야 할 길을 설명하고, 고마움의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하자 차량에서 남색 캡모자를 꺼내어 선물을 한다.

"한국에서 온 거야?"

"응. 한국!"

사진 한 장을 함께 찍자는 말을 하기도 전에 정답게 웃으며 쿨하게 떠나버린다.

남자의 안내로 강의 지류를 넘는 작은 하천을 넘고, 큰 강의 다리를 넘어 비텐버르그로 향한다. 오랜만에 보는 소나무 숲이 도로변으로 시작된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강변을 따라 달리고.

농로길을 따라가고.

기찻길과.

소나무 숲을 지나.

평야를 달리고.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난다.

기찻길을 따라 비텐버르그로 들어간다.

비텐버르그 초입에 위치한 루터의 집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르니 외부만을 구경하고.

"금수저인가? 대저택이네."

비텐버르그의 구시가지로 걸어 들어간다.

"어.."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케밥을 포장하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다. 지도를 확인하고 이후의 경로를 보니 딱히 음식점 같은 것이 없는 일직선의 도로다.

케밥집에서 4유로의 큰 케밥을 포장한다. 주인아저씨는 듬뿍 담아준 케밥을 들고 '이 정도면 괜찮냐'는 듯 웃는다.

 

구시가지의 광장으로 간다.

광장에는 두 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시청 앞 중앙에 세워진 동상이 루터다.

"이상하게 루터의 자취를 따라가는 성지순례 여행 같네."

구시가지의 끝에 묘한 원형의 첨탑이 보인다.

비텐버르그 성과 함께 연결된 성교회다.

"이건 교회 건물."

비텐버르그 성의 일부가 교회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슈퍼마켓에 들러 빈병들을 환불받고 물과 음료를 사 들고 포츠담으로 향한다. 70km 정도 거리의 포츠담으로 가는 길은 2번 도로를 따라가는 심플한 경로다.

비텐버르그을 빠져나오고.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멋진 2번 도로다.

"바람개비떼다!"

독일 여행을 하는 동안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네덜란드의 평야에서만큼 본 것 같다.

포츠담으로 가까이 갈수록 숲길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편안한 라이딩을 할 수 있다.

"소나무 향기, 오랜만이네!"

비텐버르그를 출발하여 40km 정도를 편하게 숲길을 달리고 텐트를 펼친다. 푹신한 이끼류가 덮인 솔밭의 느낌이 좋다.

"내일은 베를린으로."

파리를 떠나 베를린으로 향한 2주간의 여행이 끝나간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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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7일 / 맑음
에르푸르트-할레 잘레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다. "혹시 뒷바람인가? 이런 벼락같은 축복이 있나. 달려!"


이동거리
104Km
누적거리
23,534Km
이동시간
7시간 15분
누적시간
1,786시간

 
산길
 
잘레강
 
 
 
 
 
 
 
53Km / 3시간 25분
 
51Km / 3시간 50분
 
에르푸르
 
스테그라
 
할레잘레
 
 
1,05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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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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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아침의 가벼움은 너무나 좋다.

왠지 모르게 서둘러 길을 떠나고픈 날이다.

"어디까지 가야 하지?"

게으름을 피운 어제의 라이딩을 만회하기 위해 경로를 잡고 길을 나선다.

바람이 불어 좋은 날, 서핑을 하듯 바람을 타며 경쾌한 페달링을 이어간다.

앞을 가로막던 산과 언덕의 모습들도 사라진 평야의 풍경을 바라보며 달린다. 언제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주황빛 독일의 작은 시골 마을들.

"환불 받아야지."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들을 보충하고, 맛있는 빵도 2+1으로 구매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가며 달콤한 빵으로 허기를 달랜다.

3km, 7도의 경사를 갖은 언덕을 오르고.

나지막이 이어지는 내리막 길을 시원하게 달린다.

"이런 길이 최고야!"

작은 마을, 산 위로 오래된 저택이 들어선 마을의 좁은 골목을 올라가고.

다시 길게 이어지는 내리막 길이다. 바람도, 하늘도 모든 것이 편하고 좋은 날이다.

푸른 평야를 따라 달리고.

직선으로 뻗은 철로를 따라 달리고.

작은 마을을 관통하며 산책로를 따라 달려간다.

순식간에 삭제된 거리들, 어느새 할레 잘레의 초입에 들어선다.

"벌써 70km가 사라졌어. 근데 지명이 참 재미있네."

 

"너 자꾸 울면 그냥 확 데리고 산다!  밥먹자. 머라도 좀 먹자"

"차 세워줘요..."

"밥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차 세워 빨리!!"

"밥먹을래 나랑잘래."

"창문 열고 뛰어내린다!"

"밥먹을래 나랑 살래!

밥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미안하다 사랑한다 중에서

 

천천히 시내의 모습을 구경하며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뾰족하게 세워진 쌍둥이 첨탑의 교회 건물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의 광장이 나온다.

"시내에 뭐가 있나?"

광장에 앉아 주변 관광지를 검색하니 특별히 호기심이 가는 것이 없다.

식당들과 슈퍼마켓을 검색하다 포기를 하고, 오전에 사놓은 비상식으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시내를 벗어나자."

출발과 함께 광장의 모서리에 위치한 케밥집을 발견하고 바로 자전거를 세운다.

"얄팍한 마음이라니."

케밥 2개를 포장한다. 저녁과 내일 아침으로 하나씩 먹을 생각이다.

"세상 부러울 것이 이제 없네."

교회의 뒤편으로 보이던 첨탑은 교회의 일부분이 아닌 독립된 건물이다. 슬쩍 방향을 틀어 하늘 위로 올려다 보고.

할레 잘레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도로변 곳곳에 세워진 작은 조각상들이 앙증맞은 도시다.

평범하고 조용한 할레 잘레의 시내를 벗어나.

평야의 농로길과.

산책로를 달려간다.

해가 지기 전까지 목적지 없이 달리다 적당한 밀밭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다.

뒷바람에 밀려 힘들이지 않고 도로를 따라가다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시각, 자전거를 세운다.

"여기까지!"

바람을 피해 잡목이 자란 곳에 텐트를 펼친다. 밀밭의 안쪽이라 차량들의 소음도 적고 조용하다. 문제는 네트워크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뿐.

베를린의 아희와 메시지를 교환한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거리의 중앙역 근처 숙소를 추천받는다.

 

케밥과 맥주로 저녁을 해결하고, 바로 쓰러진다.

"내일도 딱 오늘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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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6일 / 맑음
아이제나흐-에르푸르트
코리나의 작은 가든에서 보낸 편안한 밤, 새벽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언제쯤 맑고 상쾌한 봄의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23,430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779시간

 
L1027도로
 
도로
 
 
 
 
 
 
 
35Km / 2시간 50분
 
40Km / 3시간 00분
 
아이제나
 
고타
 
에르푸르
 
 
954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즈워티=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새벽부터 들려오는 빗소리, 일어나기가 싫다. 세 번째 알람에 잠에서 깨었지만 뒤척임의 게으름만을 피운다.

"비.."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아침의 쌀쌀함이 싫다. 바르트부르크 성으로 산책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커피를 끓인다.

코리나에게 감사의 메모를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투박한 독일의 정원, 정말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하루의 이동경로를 잡기가 힘든 도로의 구조, 20km 정도 떨어진 마을 고타로 경로를 잡는다.

주택의 규모가 꽤 크다. 수많은 방들과 내부 구조가 궁금하다.

"바르트부르크, 너와는 인연이 없나 보다."

비가 내리는 아이제나흐의 시내를 벗어난다.

하천과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네비게이션은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흙길로 길을 안내하고.

도로로 다시 돌아오나 싶더니 기어히 산길로 안내를 한다.

"오늘 넌 여기까지."

아침을 먹지않은 탓인지 페달링에 힘이 떨어져 간다. 12시가 다 되어 검색해 두었던 맥도날드에 도착한다.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매장이다. 쉬어갈 겸 지난 사진들을 업로드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비가 멈추고 포근한 햇살에 매장 안이 너무나 따듯하고 좋다.

"빌어먹을 티스토리!"

오류 투성이 어플 때문에 한 시간 동안 겨우 1일의 사진만을 업로드한다.

따듯한 매장과 달리 바람이 불어오는 외부는 쌀쌀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네."

비로인해 출발이 늦어지고,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낸 탓에 이동거리가 짧아질 것 같다.

뒷바람을 맞으며 경쾌하게 내달리던 페달링은 네비게이션의 엉뚱한 안내로 멈추고 만다.

"이게 길이냐?"

네비게이션의 설정을 차량경로로 변경을 한다. 엉뚱한 길로 들어선 탓에 도로를 다시 만나기 위해 비포장의 작은 산을 넘어간다.

산을 넘느라 힘이 쭉 빠지고, 다시 마주한 도로는 언덕을 향해 길게 뻗어있다. 갑자기 우박이 쏟아져 내리는 도로를 따라 업다운을 반복한다.

우박이 비로 바뀌는 사이, 첫 번째 목적지 고타에 도착한다. 마을의 광장을 지나쳐가기 위해 잠시 도로를 벗어난다.

오래된 교회가 들어서있는 고타의 광장, 독일의 광장 공간은 정말 마음에 드는 장소다.

네비게이션의 경로를 다시 잡는다. 차량과 자전거의 경로를 비교하고, 도로의 상태를 위성으로 확인한 후 3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를 목적지로 결정한다.

고타를 벗어나고 작은 언덕을 넘은 후 도로변의 풍경은 넓은 평야로 바뀐다. 아이제나흐를 지나며 산들의 높이가 낮아지고, 고타를 지나며 높은 산의 모습이 사라진다.

뒤에서 밀어주는 바람과 평탄한 지형에 가벼운 페달링으로 경쾌한 질주를 이어간다.

멀리 시내의 풍경이 들어온다. 독일 마을들의 주황빛 색감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시내에서 둘러볼 3군데 성과 성당 그리고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 집으로 경로를 잡고 이동을 할 생각이다.

첫 번째, 성으로 간다.

"멋진데!"

성의 모습보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시내의 풍경이 마음에 든다.

"성당이 인상적이네."

성곽을 따라 성당으로 내려간다.

성당의 외부를 돌아가자 넓은 광장이 나온다.

"외부가 독특하네!"

광장의 주변, 성당과 성의 모습도 이색적이지만 도로변의 건물들과 트램이 지나가는 도로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예쁘다!"

작은 소도시,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어울어지는 소도시의 분위기는 대도시나 관광지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이 도시, 정말 최고다!"

트램과 자전거, 목조건물, 교회와 성당, 작은 수로와 강. 모든 것들이 잘 어울어진 거리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예쁘신 할머니 한 분이 다가와 친절한 인사를 건넨다.

"시간을 내어 걷고 싶은 도시네."

독일의 소도시, 지나쳐가는 도시들의 수만큼 갈수록 독일 소도시의 매력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다양한 스토리와 풍경을 담고 있는 멋진 공간들이다.

"독일, 멋지네!"

마틴루터 교회 옆 다리집, 지명부터 독특한 건물에 도착한다.

"이거구나!"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하천의 다리 위로 목조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이건 뭐, 유니크하네!"

구시가지의 어느 곳에 시선을 놓아두어도 멋진 구도가 나오는 골목과 건물들이다. 마치 암스테르담처럼 모든 건물과 골목들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여행자는 배고프다!"

시내의 음식점을 검색하고, 뷔페를 검색하고, 중식당을 검색하고, 한식당도 검색하느라 시간이 흘러간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사이 핸드폰이 다운된다.

"그냥 가라는 거지?"

핸드폰이 재부팅하는 사이 길을 출발한다. 어두워지기 전 도시를 벗어나 야영지를 찾아야 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케밥집!"

도로변 케밥집에서 케밥 2개를 포장한다. 하나에 4유로의 가격은 케밥의 양에 비하면 저렴하고 좋다.

"이상하게 독일 케밥이 맛있어!"

15km 정도 떨어진 마을의 숲을 향해 시내를 빠져나간다.

5시가 넘은 시간이라 적당한 장소가 보이면 야영을 할 생각이다.

목적지를 4km 정도 남기고 길은 오르막이 시작된다. 곧 6시가 되는 시각, 어두워지기 전에 밀밭에 텐트를 펼친다.

이곳은 비가 내리지 않았는지 밀밭은 젖어있지않아 좋다. 케밥과 함께 어제 사놓은 맥주 한 캔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케밥 2개를 먹으니 뷔페 3접시를 비운 것처럼 배가 부르다.

"독일은 소세지와 케밥으로 정리!"

조금 게으름을 피운 하루, 내일은 조금 멀리 가야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81일 / 흐림
트리어-라이븐-모르바흐
계속되는 축축한 날씨, 너무나 마음에 드는 독일의 소도시 트리어를 한 번 더 둘러보고 길을 떠난다.


이동거리
64Km
누적거리
22,968Km
이동시간
6시간 41분
누적시간
1,745시간

 
모젤강
 
그만올라가
 
 
 
 
 
 
 
35Km / 3시간 16분
 
29Km / 3시간 25분
 
트리어
 
라이븐
 
모르바흐
 
 
492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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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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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아침까지 비가 내릴 줄은 몰랐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인기척과 개소리에 잠을 깬다.

"아, 축축해."

흐린 날씨가 게으른 사람을 더 게으르게 만든다.

"오늘은 삐뚤어질 거야. 농땡이다!"

베를린까지 빨리 가고 싶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오늘의 경로와 비 내리는 아침의 날씨, 축축하게 젖어 있는 무거운 몸이 게으름의 반항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트리어의 구시가지로 갈까?"

아침을 해결하며 경로를 잡기 위해 트리어의 구시가지로 내려간다.

트리어 시내에서는 아침부터 젊은 친구들이 모여 밴드 공연을 하고 있다. 어떤 행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소한 볼거리가 좋다. 물론 러시아 작은 마을 소녀들의 댄스공연이 훨씬 재미있다.

맥도널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하늘이 맑게 변한다. 따듯한 햇살이 내리는 시간의 여유가 좋다.

"아, 가기 싫다."

아무리 봐도 프랑크푸르트로 가기 위해서는 산악지대를 넘어가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강과 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들의 모양이 구불구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것이 수상하다.

"일단, 라이븐까지 가자."

모젤강을 따라 가는 경로의 마지막 마을까지 이동을 한 후 다음 경로를 결정하기로 한다.

"광장, 참 마음에 든다."

천천히 트리어의 시내를 벗어나고.

계속되는 갈림길에서 선택의 결정을 한다.

"어차피 복불복이야!"

모젤 강변을 만나며 선택의 번거로움은 사라진다.

한적한 강변의 풍경은 굽이진 강을 따라 작은 마을들과 산을 개간한 포도밭들이 이어진다.

"정말 좋다."

산을 깎아 만든 포도밭의 경사도가 상당히 가파른데 관리나 수확을 어떻게 할까 의구심이 생긴다.

포도밭에서 중년의 여성이 가지치기를 하던 중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한다. 포도나무의 나뭇가지를 두 개만을 남기고 하트 모양으로 묶어놓은 모양이 신기하여 바라보고 있으니 여자는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독일어와 함께 천천히 수화를 하듯이 제스처를 한다.

왜 찍는지는 모르겠지만 찍어 주겠다고 하니 사진 한 장을 찍는다.

강의 양쪽으로 모든 산이 포도밭이다.

"어떻게 수확을 하는 거지?"

모젤강에는 커다란 화물선이 가끔씩 느린 속도로 지나간다. 바지선처럼 높이가 낮은 화물선인데, 주변에 큰 도로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포도 수확물이나 와인의 수송과도 관련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강변을 따라가던 자전거 도로는 포도밭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월터네 와인 농장이네."

포도밭의 농로를 따라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간다.

강물이 굽이지며 휘어 돌아가는 물돌이 지형의 풍경으로 라이벤의 아름다운 모습이 한눈에 펼쳐진다.

"아쉽다.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면 환상적일 텐데."

잠시 와인의 포도마을 라이벤의 풍경을 감상하고 고개를 넘어간다.

긴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고, 계곡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간다.

"아무래도 오늘 쉽게 끝나지 않겠다."

작은 산골마을을 지나치고 도로는 산 정상으로 보이는 풍력발전기를 향해 올라간다.

묵직한 페달링과.

거치어지는 호흡.

그리고 온몸은 땀으로 젖어간다.

"쉬자!"

"어디가 끝인 거야?"

도로의 형태와 위성사진을 보며 짐짓 예상은 했지만 오랜만에 넘어가는 산악지형의 라이딩은 너무나 힘들다.

작은 마을을 지나고 도로의 경사도는 더욱 가팔라지고.

멀리 산 위로 보이던 바람개비들은 눈 앞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에쉬, 죽겠다!"

4시 10분, 산의 정상에 앉아 쉬는 사이 빠르게 식어가는 땀으로 한기가 찾아든다. 지도를 확인하고 오늘의 목적지를 20km 정도 떨어진 모르바흐로 정한다.

언덕 위와 아래로 들어선 산골 마을들의 풍경을 감상하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내리막을 내려온다.

뻐근해진 허벅지와 종아리는 힘이 들어가지 않고, 속도는 느려져만 간다.

5시가 넘어 모르바흐의 초입에 들어선다.

"배고파, 힘들어, 죽겠어!"

마을을 관통하고 바로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식품코너가 있는 슈퍼마켓에서 훈제로 된 고기를 사서 나온다.

그리고 건너편 다른 슈퍼마켓으로 가서 매장을 둘러보고 맥주 한 캔을 사 들었다.

패니어에 맥주를 집어넣고 출발을 하려는데 주차장 한편에 통닭을 파는 푸드트럭이 보인다.

"오예!"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허둥지둥 자전거를 끌고 가서 자전거를 내팽개친다.

"한 마리!!!!"

내 모습이 이상하고 웃겼는지 푸드트럭의 남자가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반?"

"한 마리!!!!!!!"

따듯한 통닭을 들고, 주변의 야영지를 찾는다. 멀리 가고 싶지 않다.

슈퍼마켓이 마을의 외곽에 위치해 있어, 바로 옆의 도로변 숲으로 자전거를 끌고 간다.

"숲도 귀찮다. 나 바빠!"

질척거리는 숲의 주변, 쉼터의 잔디밭에 텐트를 펼친다. 힘든 하루의 라이딩이었지만 마음이 즐겁다.

따듯한 통닭과 올리브 조림 그리고 시원한 독일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다.

"뭐, 이 정도면 최고지."

작은 마을의 도로변인데 통행량이 많은 것인지 밤늦도록 차소리가 요란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그것만으로 만족스럽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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