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9일 / 맑음 ・ 10도
상트 페테르부르크
보바와 함께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동거리
19Km
누적거리
18,089Km
이동시간
3시간 50분
누적시간
1,303시간

성 이사악 성당
카잔 성당
5Km / 1시간 15분
14Km / 2시간 35분
숙소
중앙구
숙소
 
 
4,214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60일/180일내 최대 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좋은 아침이다. 보바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며 숙소를 연장한다. 사용하던 룸은 스케줄이 예약되어 8인실 2층 침대로 이동해야 한다.

31일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떠날 것이다. 조금 쉬고 싶다.

짐들은 보관창고로 옮기자 보바가 도착한다.

해군본부 앞의 공원길을 걸어 성 이사악 성강으로 간다.

보바 역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처음이라 두 사람 모두 초행길이다.

성 이사악 성당, 어젯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을 때 처음 시선을 사로잡은 건물이다.

"사비, 안에 들어가고 싶어?"

"응."

도로변의 출구를 돌아 입구로 이동하고.

자동화 기기에서 표를 예매한다. 첨탑의 전망대와 성당의 내부를 둘러보는 입장료가 별도다.

"550루블, 되게 비싸네."

오른쪽 입구로 들어가 첨탑 전망대로 올라간다.

계단에 숫자가 적혀있지만 쓸데없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첨탑으로 오르는 철계단을 다시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야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넓은 시내 풍경은 그다지 특별하지는 않다.

"바람이 시원하네."

"도시가 참 평평하다."

출구의 계단으로 내려가 성당 내부로 이동한다.

첨탑의 계단은 성당의 출구로 연결된다.

"성당 안쪽은 어떻게 들어가?"

보바가 직원에게 길을 묻고, 정문의 왼쪽 게이트로 다시 들어간다.

성당의 내부에 들어오자 발이 아프다며 보바는 주저앉는다. 신발의 볼이 좁아 불편한 모양이다.

"그래, 넌 좀 앉아있어."

화려하기 그지없는 성 이사악 대성당의 내부 모습이다.

"사치스럽도록 화려하구나."

금빛 조각들과 화려한 벽화들이 모두 작품이다.

하루 종일 관람을 할 수도 있지만 보바는 신발이 너무 불편한 모양이다.

처음 만났을 때 숙소 주변을 구경하고 신발을 사러 가고 싶다며 말했는데, 아무래도 신발부터 사야 할 모양이다.

"보, 신발을 사러 가자."

"다시 보고 싶어지면 나중에 혼자 올게."

많은 정교회와 모스크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관광지의 화려한 성당들은 뭔가 소비되는 느낌이다.

기도를 하는 사람들 속에서 조용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작은 교회나 모스크의 시간이 더 좋다.

"자꾸 보니까 뭔가 불량식품 같네."

천장을 촬영하느라 서너 바퀴 회전을 하니 머리가 빙빙 돈다.

지하철을 타고 신발을 사러 가자니 보바는 팰리스 광장을 둘러보고 가자고 한다.

"보바, 이글은 자꾸만 번역기를 달라며 말을 해서 구경을 못 하게 했는데, 너는 발이 아프다고 하면서 구경을 못 하게 하니?"

겨울궁전이 있는 팰리스 광장에는 예르미타시 미술관이 있다.

광장의 중앙에는 알렉산드르의 원주가 세워져 있고.

세계 3대 미술관, 지적 호기심도 많지만 사람에게 치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싫다.

"비 오는 날 심심할 때나 와야지."

"보바, 브이!"

건너편은 예르미타시 미술관의 신관이 있는 건물이다.

"사비, 파노라마 촬영 어때?"

"오, 좋은데. 나도 해볼까."

보바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역을 찾아간다. 러시아의 지하철을 처음 타 본다.

공항의 체온 검사대 같은 것이 있고.

보바가 지하철 표를 구매해준다.

"뭐야? 이거."

개찰구에 코인을 넣으면 들어갈 수 있는데, 리턴이 안 되는 것을 보니 지하철의 출구는 별도의 체크 과정 없이 그냥 통과하면 되는가 보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깊다."

꽤나 깊게 들어가는 지하철이다 대략 서울의 가장 깊은 지하철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비, 지하철이 들어오는 사진을 찍어."

"싫어, 서울에도 지하철은 많아."

보바는 5개 정도 노선이 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에서 여러 차례 노선을 확인한다.

"넌 서울에 가면 복잡해서 못 살겠다."

보바가 찾고 있는 운동화를 파는 상점이 있는 쇼핑몰에 도착했지만 보바는 쉽게 건물을 찾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가게의 위치를 묻는 동안 구글맵을 확인하니 바로 옆의 건물이다.

"보바, 이리 와."

아무래도 이글처럼 보바도 아날로그형 인간인 듯싶다. 이글처럼 도시의 삶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림들에게 길을 물어 4층의 매장을 찾고, 보바가 사고 싶어 하던 운동화를 산다.

생각해보니 조선일보의 구독 거절을 시작했던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농심, 남양, 삼성, 조중동, 종편 등등의 안티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동안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를 꼭 사고 싶다는 마음 같은 것도 함께 사라졌나 보다.

"운동화 하나, 바르간 하나를 사기 위해 이렇게 정성이라니. 귀여운 녀석들!"

신발을 사서 기분이 좋아진 보바와 주변 한식당으로 간다.

"보바, 한식당에서 밤을 먹고 옆에 빅토르 초이 벽화를 보러 가자."

첼니를 떠나 니즈니노브도로드에서 비빔밥을 먹으며 보바나 이글, 안드레에게 한 번쯤 한국 음식을 사주고 싶었는데 다행이다.

근처의 한국 식당은 러시아 스타일로 현지화가 된 느낌이라 보바가 먹기에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조금 빈약해 보이는 구성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식당 근처에 있는 초이의 벽화를 보고, 벽화에 낙서 흔적들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고 보바가 더 화를 낸다.

"멍청이들!"

"그러게, 러시아 젊은이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을 뮤지션인데."

"사비, 데니스에게 사진을 보내서 보정을 하자. 데니스는 사진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어."

"어, 그런 것은 나도 할 수 있어."

러시아에 대해, 초이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고 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 된다.

"사비, 이제 어디를 가?"

지도를 보니 근처에 카잔 성당이 있다. 보바의 신발을 샀던 곳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중앙구 지역인데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처람 느껴진다.

"보, 버스 타고 가자."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두 번의 환승을 하던 지하철보다 버스가 편할 것 같은데, 보바는 지하철이 좋다고 한다.

"버스, 타!"

버스 요금을 받는 승무원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미있다.

카잔 상당이 있는 곳에서 하차하고.

성당의 외부를 구경한다.

타원 형태로 넓게 돌아가는 성당의 모습이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 동안 보바는 신발을 샀던 곳 근처의 은행에 가야 한다고 한다.

"아들에게 돈을 보내줘야 해."

"그래."

다시 버스를 타고 중앙구로 되돌아간다. 구글맵으로 은행을 찾아 보바를 안내하고, 타타르스탄의 지방은행에서 보바는 필요한 일을 본다.

"핸드폰 앱으로 몇 초면 가능한 은행 업무인데."

은행에서 송금을 끝내고 보바는 아이폰의 부품들을 사러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건 어디에 있는데?"

보바가 보여준 지도는 카잔성당 근처다.

"야!"

부품 가게가 7시에 영업을 끝내는지 서둘러 가야 한다며 미안해하는 보바, 두 개의 버스 정류장 거리를 걸어 가게를 찾아가고 핸드폰과 잡화들을 파는 커다란 상가 골목에서 보바는 서둘러 뛰어간다.

"그래, 먼저 가."

조금씩 피곤함이 물려와 천천히 걷다 보니 상가들이 이어지는 곳에서 보바는 보이질 않는다.

한참 후 전화를 한 보바는 어디에 있는지 계속 물어본다.

"어디인지 내가 알겠니? 너의 현재 위치 지도를 보내줘."

내가 보바를 찾는 것이 쉬울 것 같아 현재 위치를 보내달라고 하니, 위도와 경도를 나타내는 좌표를 보내준다.

"고맙다. 모스부호가 아닌 게 어디냐!"

보바가 알러준 좌표는 엉뚱한 곳이다. 재래 시장의 한가운데로 길을 안내하고, 영업이 끝난 재래시장에는 쥐들이 돌아다니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복잡한 시장 골목을 따라 좌표에 도착했지만 아무것도 없다. 보바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 보바는 어디인지를 계속 묻는다. 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끊기는 통화음에 말을 알아들을 수도 없다.

"끊어줘. 내가 찾아갈게."

골목들을 되돌아와 상가의 도로변에 도착하자 보바는 그제서야 지도의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준다.

"아, 이 올드맨들!"

저녁이 되고, 8시가 가까워지니 피로와 졸음이 밀려온다.

"보바, 지도로 위치를 알려줘야지."

연신 미안하다는 보바, 보바에게 짜증이나 화가 나지는 않았다. 단지 피곤함 때문에 지쳐간다.

저렴한 맥주집에서 맥주를 마시자는 보바는 중앙구에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20분 정도를 더 걸을 수는 없다.

"거기는 너무 멀어."

주변의 카페를 몇 군데 찾아보다 숙소 근처로 돌아가자고 보바에게 말한다.

"보바, 버스 타고 가자."
 
이상하게 러시아 친구를 데리고, 러시아 시내를 돌아다니는 기분이다.

숙소 근처에 내린 보바는 친구 알렉산드르가 곧 도착한다며, 저렴한 카페를 찾는다.

"그래, 난 맥주가 먹고 싶네. 자전거를 100km 타는 것보다 더 힘든 하루야."

카페에서 나는 맥주를 마시고, 보바는 새로 사온 부품으로 핸드폰을 수리한다.

"보바, 러시아에는 맥주도 있고, 신발도 있고, 아이폰도 있는데 예쁜 여자는 어디에 있니?"

조금 후 알렉산드르가 오고, 맥주 두 잔과 알렉산드르의 휴대용 술을 몇 모금 마시니 취기가 올라온다.

내일 알렉산드르가 푸시킨의 공원들을 안내해 준다며 함께 자전거를 타자고 한다. 내일 근무를 해야 하는 보바는 아침 8시에 만나자고 하고, 너무 피곤하여 나는 10시쯤 보자고 하니 알렉산드르가 오후에는 아이를 돌봐야 해서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래, 8시에 봐."

"아, 이 녀석들을 만나면 좋기는 한데, 왜 이렇게 피곤해지는 거야."

나의 슬픔을 대신 짊어지고 가는 것이 친구라고 하던가.

"보바, 넌 참 복도 없다. 나와 같은 친구를 만났으니 말이다."

피곤함과 함께 텅 빈 공허감이 밀려온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64일 / 흐림
탈린
탈린의 구시가지와 항구를 산책한다. 과거의 화려함보다는 아늑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이동거리
7Km
누적거리
17,684Km
이동시간
1시간 43분
누적시간
1,274시간

 
올드타운
 
야경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탈린
 
탈린
 
탈린
 
 
24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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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가, 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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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연락처 
+358-40-903-1021

 
침대 밖이 위험하다.

식당으로 내려가 계란으로 아침을 한다.

"하루에 계란 한 알 먹기가 이렇게 힘들다."

"대충 아메리칸 스타일로는 세 접시쯤 비워야 하나보다."

오후가 되어 산책을 나간다.

"오늘은 이쪽으로 가 볼까?"

주머니 속에 있던 육포로 녀석을 유혹하고.

"도도한 녀석이군. 거래를 알아."

탈린 시청의 광장으로 내려간다.

광장을 둘러싸고 카페들의 테이블이 놓여있다.

"골목으로."

작은 교회가 보이고.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 입구에서 엽서 세 장을 사고 예배당으로 들어간다.

유료인지 무료인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제재를 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된 교회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졸음이 밀려온다.

"확실히 교회하고는 뭔가가 안 맞나 봐."

골목을 돌다 보니 다시 시청 광장이 나온다.

방향을 잡고 작은 건물들의 사잇길로 들어가.

"손 놔라."

성벽 사이 촘촘하고 좁은 골목을 지난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 보지만 내 머릿속에는 중세 유럽의 풍경이 없다.

발길이 닿는 대로 항구 쪽을 향해서 걷는다.

리가의 삼형제 건물처럼 뭔가 비대칭적이고 심플하면서 매력이 있는 건물이다.

골목의 지하에는 선물가게들이 많다. 괜히 계단을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북쪽 끝의 성벽으로 나온다.

성의 모습이 온전하게 남아있었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항구를 향해 공원을 걸어가고.

낡은 항구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새로 들어선 신항에는 커다란 여객선이 정박해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헬싱키로 가는 페리를 탔을 것이다.

"트램을 타봐야 하는데."

구시가지를 걸어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간다.

지하로 내려가 아낀 트램의 차비로 자석도 하나 사고.

맥도날드, 역시 라트비아보다 비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네트워크가 끊긴다.

"벌써 1기가를 다 쓴 거야?"

혹시나 데이터를 열고 업로드나 다운로드를 할까 봐 확인하며 사용을 했는데, 문제는 CBS 라디오가 제법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다.

국경까지 200km가 남았는데, 내일 충전을 해야겠다.

"야경은 틀렸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봐야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보바와 메시지를 교환하고.

"그래도 한 번 가 볼까?"

비가 내리는 밖으로 걸어나간다.

정교회를 지나.

코투오차 전망대로 간다.

"에이, 어젯밤에 올 것을 그랬다."

회색빛의 구름과 굵게 내리는 빗줄기가 은은한 조명의 빛들을 모두 흡수해 바리는 것 같다.

"비만 안 내려도 멋지겠네."

전망대를 구경하고.


교회를 되돌아.

숙소로 돌아온다. 길지 않은 산책길인데 옷이 흠뻑 젖어버린다.

"실패!"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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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63일 / 흐림
아스마에-탈린
발트해의 두 번째 국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간다. 리가와 탈린 발트해 작은 국가들의 아담한 도시 모습들이 좋다.


이동거리
38Km
누적거리
17,677Km
이동시간
5시간 04분
누적시간
1,273시간

 
E67도로
 
E67도로
 
 
 
 
 
 
 
14Km / 0시간 40분
 
24Km / 4시간 24분
 
아스마에
 
라그리
 
탈린
 
 
24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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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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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가, 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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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새벽녘에 잠이 깨고 다시 잠들었다. 여전히 안개비가 내려앉은 아침, 이상한 일이지만 이곳은 러시아의 내륙 지역보다 10도 이상 따듯하다.

"대서양의 따듯한 바람 때문일까?"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하고, 유럽의 빵은 식빵까지 부드럽고 맛이 좋다.

부킹닷컴으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비에 젖은 바지와 이너웨어, 양말은 세탁을 위해 비닐봉지에 담고, 탈린으로 출발한다.

10시, 30km 정도가 남았다.

"페달질 두 번이면 가겠네."

탈린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갓길의 여유가 있어 편안하다.

갓길이 없는 라트비아와 러시아에 비하면 비행기 활주로처럼 느껴진다.

탈린에 가까워질수록 안개비는 더욱 짙어지고, 자동차 대리점들을 시작으로 도시의 모습이 천천히 시작된다.

10시 40분, 탈린시의 경계에 도착한다.

구시가지까지 10km 정도가 남았고.

시 외곽의 풍경은 너무나 차분하고 조용하다.

소나무 숲에 들어선 집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높게 자란 오래된 소나무 숲 한가운데 예쁘게 자리 잡은 집들은 도심 속의 집이라고는 생각 들지 않을 만큼 좋아 보인다. 한 채, 한 채가 마치 소나무 숲의 팬션처럼 예쁘다.

천천히 시가지로 진입하며 도로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다.

갓길에 정차되어 있는 차량도 없고, 좁은 유럽의 도로에서 눈치를 보며 이동할 필요도 없으니 좋다.

버스 전용차로의 측면이라 공간의 여유가 더 넓게 느껴진다.

"에스토니아 마음에 들어."

조금씩 오래된 건물들이 나타나고.

숙소의 근처에 도착한다.

"일단 구시가지를 살짝 구경하고 들어가자."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코너에서 잠시 쉬어간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어제 저녁 슈파에서 사 들었던 것은 요거트다. 사람들이 하나씩 챙겨들기에 우유인 줄 알았는데, 비닐팩에 들어있는 1kg이 1유로가 살짝 넘는 가격이다.

"다른 물가는 비싼데, 유제품은 싸고 맛있다."

"자, 흥분할 준비됐다. 네 모습을 보여줘."

처음으로 비루게이트(Viru Gate)를 지나 구시가지를 가로지른 후, 자유광장 근처의 숙소로 되돌아갈 것이다.

구시가지의 골목으로 들어가는 도로 건너편의 기념비에서 주변을 살핀다. 라트비아의 구시가지보다 한산한 느낌이다.

길을 건너 비루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성문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두 개의 성탑이 나오고, 거리는 관광객들이 제법 북적인다.

"어디서들 나타난 거야?"

성문을 시작으로 구시가지의 골목이 이어진다. 리가에 비해 넓고 현대식 건물들이 많다.

장인의 마당으로 이어지는 성벽길도 나오고.

"이곳은 내일!"

길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건물 위로 보이는 첨탑을 향해 걸어간다.

중세풍의 레스토랑들이 들어선 거리는 뭔가 밋밋하고 아쉽다.

미로처럼 좁은 골목들이 이어지던 리가만큼의 재미가 없다.

성 니콜라스 교회 앞에서 잠시 쉬고.

"뭔가 아쉽네."

우선 숙소로 들어가 젖은 옷과 양말을 벗고 싶다.

자유광장의 기념비도 너무나 평범하고.

"저기 언덕 위에 뭔가가 있나?"

도로변의 게스트하우스는 찾기가 쉽고.

"탈린의 쓰레기통은 또 이렇게 생겼네."

쉽게 체크인을 하고, 열쇠 보증금으로 10유로를 받는 것이 특이하다.

유럽의 구시가지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 보관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공간이 전혀 없는 아주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면 오히려 더 편하다.

모든 곳이 현관을 잠그기 때문에 안쪽 공간에 넣어두면 되고,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이런 여행자에 대한 노하우들이 많아 아주 자연스럽게 안내를 해준다.

이젠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낯설음도 없고.

그냥 편하다.

패니어들을 옮기고.

샤워를 하며 옷들을 씻어내고.

텐트와 옷들을 말린다.

"조금만 쉬자."

"배고프다."

언제나 허기가 심해지면 밥이 먹고 싶어진다. 한국식당을 검색하니 두 곳이 검색되고, 아리랑 식당이라는 곳은 고려인 2세대가 운영하는 곳인가 보다.

"좋아. 여기로 결정."

회색빛의 하늘이 맑게 개며, 밖으로 나가라며 안달을 한다.

구글맵으로 대충 이동 경로를 잡고, 프런트에서 시내 지도 한 장을 들고 밖으로 나온다.

"언덕 위에 정방교회로 가서.."

유럽의 매력은 오래된 고성이나 건물보다 주변의 공원에 있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들어선 공원들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양 편으로 성탑들이 세워져있고.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러시아 정교회 모습이다.

사람들을 따라 교회의 내부도 둘러보고.

러시아를 여행하며 크고 작은 교회들을 구경한 터라 내부의 모습은 특별함은 없었다.

카자흐스탄의 모스크, 러시아의 정교회의 아름답고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편안함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유럽을 여행하며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아름다움이 아니라면 관광지의 교회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언덕 위의 골목들은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건 아래의 길보다 나름 재미가 있다.

하늘로 솟은 첨탑들을 따라간다.

탈린시의 서쪽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근처에 전망대가 있던데?"

구글맵을 보며 코트오차 전망대로 찾아간다. 건물 위의 전망대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시야가 뜨인 언덕 위의 공간이다.

"여기구나."

탈린시의 동쪽 모습이 펼쳐진다.

교회의 첨탑들과 붉은 지붕들 그리고 발트해의 모습이 아름답다.

"멋지네."

코투오차 전망대에서 탈린시의 모습을 구경하고, 다시 골목길을 따라간다.

"여기로 가 볼까?"

선물가게의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예쁘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나타난다.

"여기는 뭐야?"

탈린의 북쪽, 바다의 전경이 보이는 Patkuli viewing platform이다.

"이곳의 구조가 이렇구나."


크렘린, 높은 연덕 위의 오래된 성곽 위에 있는 것 같다.

"예쁘다."

전망대 입구에 선물가게에 들어가.


기념품들을 구경하고.

좁은 골목들을 걸어 다닌다.

선물가게에 들어가 냉장고 자석도 사고.

우편엽서도 고른다.

"일단 두 장만."

다시 교회와.

동방교회로 돌아와.

성벽이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성벽의 안쪽에 수도승들의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다.

Danish King's Garden.

전망대의 측면에 있는 좁은 계단으로 내려간다.

성 니콜라스 교회가 나온다.

골목들을 따라 걷는다.

외곽의 성벽이 나오고.

코투오차 전망대가 올려다 보인다.

공원을 따라 걸으면 Patkuli viewing platform의 모습도 보이고.

구시가지의 형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음, 이런 구조야."

아리랑 식당을 찾아 기차역을 지나자, 탈린 시민들의 생활 공간이 나온다.

큰 쇼핑몰에 과일 등을 파는 노점시장도 열려있고.

조금은 어둡고 캘리그래피의 낙서들이 어지러운 곳이 나타난다.

허름한 공장지대처럼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여있는 거리다.

"도시의 재생 공간인가?"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모든 건물들은 각자의 컨셉으로 꾸며져있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된 거리처럼 보인다.

"멋지다!"

개성 있는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모여있다.

신기하게 참 잘 돌아다닌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부터 방학 때면 혼자 서울을 왔다 갔다 했으니, 그 시절에 비하면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

거리를 빠져나와 아리랑 식당으로 간다.

자작나무의 잎들이 물어젖어 미끌거린다.

"저기 있네."

도로변의 아주 작은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하니 한국어를 알아듣는다. 약간 불편한 거동의 할아버지가 고려인 2세가 아닐까 싶다.

정식과 김치찌개를 시키고 독한 술도 한 병 마신다.

이글에게서 영상 통화가 와서 안드레와 함께 얼굴을 본다. 영어를 하는 젊은 친구를 통해 말을 전달하는데, 그동안 비를 맞으며 상태가 안 좋아진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며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어설프지만 말들을 교환하고, 웃는 얼굴들을 보니까 좋다.

"비싸지만 한잔한다."

몽골의 호르고를 갈 때 식당의 게르에서 호의로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며 얼떨결에 마시고 16,000투그릭을 뜯긴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소주 좋아를 외치던 그 녀석은 잘 있으려나?"

생각보다 밥값이 너무 비싸 놀랐지만, 소두 한 병 마셨으니 됐다 싶다.

"색깔도 예쁘다."

공원길을 따라 걷고.

정교회가 있던 반대쪽 성벽으로 올라간다.

"처음으로 돌아왔네."

자유광장의 공원을 걷고.

슈퍼마켓에서.

계란을 산다.

"계란은 싸네."

"러시아에 가면 맥커피를 사야겠다."

"이런 건 비싸고."

"잼은 싸고."

달이 밝으면 이상할 정도로 밤하늘이 파랗다.

"야경을 보러 갈까?"

"피곤하다. 내일 가자."

텐트는 아주 잘 마르고.

숙소에 돌아와 엽서를 쓰고.

푹 쉰다. 이상하게 도시만 들어오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아,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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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61일 / 흐림
살라츠그라바-패르누
일년 만에 바라 본 바다에서의 하룻밤은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발트해의 두번째 나라 에스토니아로 향한다.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7,532Km
이동시간
5시간 51분
누적시간
1,261시간

 
A1도로
 
E67도로
 
 
 
 
 
 
 
30Km / 1시간 40분
 
66Km / 4시간 11분
 
살라츠
 
국경
 
패르누
 
 
96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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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40-903-1021

 
파도 소리와 함께 밤새 빗소리가 들린다. 강한 바닷바람과 빗소리에 5시에 잠이 깬다.

텐트를 점검하고, 피곤함에 연신 하품을 하며 마늘빵으로 출출함을 달랜다.

"참, 희한한 날씨다."

뒤척이다 달콤한 여분의 잠을 자고, 8시가 조금 넘어 일어난다. 그 사이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쳤고, 바람은 여전히 불어온다.

기온이 있어 쌀쌀하기보다 시원하고 좋은 바람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하고, 해변에서 시간을 보낸다.

"날이 맑았으면 더 좋았을 건데."

"비가 그친 것만으로 어디야."

"봤지? 여기는 발트해야!"

"다음번엔 혼자 오지 않을 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이 좋다.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텐트를 정리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해변 입구의 관광 지도에는 바이커들의 스티커가 무수하게 많이 붙어있다.

"바이커들의 성지인가?"

모양들도 다양하고 개성들이 있는 스티커들이다.

스티커들을 구경하는 사이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며칠 전에 나를 보았다며 반가워한다.

도로가 많지 않다 보니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다시 마주칠 수도 있겠다 싶다.

11시, 에스토니아를 향해 출발한다.

국경이 있는 아이나지까지 25km가 남았고, 유럽 국가 간의 국경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40분 정도를 달리고 살라츠그리바를 지나간다.

약간의 출출함이 느껴져 도로변 주유소의 카페로 들어가.

커다란 더블버거를 주문하고, 역시 비싸다.

그래도 제법 큰 햄버거라 속이 든든하다.

라트비아의 국경 아이나지까지 1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고.

평평하게 쭉 뻗은 도로를 달려.

국경지역에 접어든다.

아이나지와 국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멀리 평야 사이로 두 기의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라트비아의 마지막 카운트 101km의 이정표와 함께.

작은 건물들이 도로변으로 나타난다.

"저기가 국경인가 보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국경에는 검문초소도, 이미그레이션 사무실도 없다.

라트비아의 국경 사무실이었던 곳은 주류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라트비아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앞에 있는 에스토니아의 국경을 넘는다.

"쉬워서 좋긴 한데, 뭔가 아쉽다."


"입출국 도장이 없잖아!"

바로 보이는 에스토니아의 국경 사무실도 이제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다.

입국 도장은 못 받지만 기념촬영으로 만족하고.

세계 모든 나라의 국경이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 그저 국가의 경계를 알리는 상징적인 선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에스토니아의 국경 사무실은 카페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여행이 시작된다. 수도 탈린까지 200km 정도의 거리, 오늘의 목적지인 패르누까지는 70km 정도의 거리다.

메인도로 4번(E64) 도로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갈 생각이다. 시간의 여유도 있고, 같은 방향의 이면도로가 있다면 굳이 시끄러운 메인도로를 달릴 이유는 없다.

단풍으로 물든 마을길을 따라간다.

작은 마을의 아기자기한 집들을 구경하며 한가로운 페달링을 이어간다.

차량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숲속의 길처럼 편하고 좋다.

진한 소나무의 솔향기가 느껴지고, 노란 단풍의 나무들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숲속의 작은 학교, 바다와 숲에 둘러싸인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자연의 일부처럼 들어선 묘지들도 지나고.

예쁜 펜션도 지나고.

작고 오래된 교회도 지나친다.

"예쁜 교회네."

마을의 작은 구멍가게도 구경하고.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바닷가에서 쉬어도 간다.

"정말 때묻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해변의 소나무 숲에는 캠핑 시설들이 여기저기 갖춰져 있다. 이런 시설들이 비어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한국이라면, 아휴! 생각을 말자."

간간이 작은 마을들이 나타나고, 소나무 숲 사이로 자연스러운 산책로들이 이어진다. 자전거를 세우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다.

이번 마을의 해변에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잘 생긴 개 한 마리가 나를 따라 함께 달린다.

소나무 숲과 노란 단풍,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마을들과 해변의 길은 30km 가까이 이어지고.

메인도로와 다시 만난다. 메인도로에 비해 조금 돌아온 길이지만 너무나 편안한 시간이었다.

4시, 패르누까지 34km가 남았다.

"조금 부지런히 달려볼까."

갑자기 시작된 맞바람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어 가고.

"라트비아보다 물가가 비싼가?"

더욱 울창해진 소나무 숲을 가로지르며 패르누로 향한다.

라트비아에 비해 그래도 갓길의 폭과 상태가 좋아 편안하다.

패르누를 3km 정도 남기고 버스 정류장에 쉬면서 시내의 슈퍼마켓을 검색한다. 저녁거리를 사서 시내의 강변에서 캠핑을 할 생각이다.

패르누의 경계를 지나고.

시내 초입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저녁과 아침을 해결할 음식들을 산다.

식빵과 잼 그리고 작은 바베큐를 사 들었다. 확실히 라트비아보다 모든 것이 조금씩 비싸다.

"아, 유럽. 비싸네!"

계산대에서 줄을 서는 것도 귀찮고, 그냥 셀프 계산대에서 결제를 한다.

"뭐, 대충 햄버거 주문이랑 비슷하겠지."

넓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값이 비싼 상품들에 군침만을 흘리며 돌아다니느라 해가 저물어 버렸다.

안개비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밤이다. 근처 강변에 있는 공원으로 가는 길을 확인하고.

"근데 공원에서 캠핑을 할 수 있나?"

공원에 도착하여 조깅과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공원 안쪽으로 들어간다.

울창한 숲과 같은 공원이라 캠핑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곳까지 들어와 텐트를 펼친다.

강변에서 캠핑을 하고 싶었지만 어두운 숲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아쉽지만 여기도 괜찮아."

부드러운 안개비가 먼지처럼 흩날린다.

여행의 여섯 번째 나라, 에스토니아에 도착했다. 탈린까지 130km 정도가 남았고, 이틀 후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일찍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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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60일 / 맑음
리가-살라츠그리바
리가를 떠나 발트해의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난다. "바다, 언제나 그 바다!"


이동거리
89Km
누적거리
17,436Km
이동시간
5시간 23분
누적시간
1,255시간

 
E67도로
 
E67도로
 
 
 
 
 
 
 
62Km / 3시간 40분
 
27Km / 1시간 43분
 
리가
 
둔테
 
살라츠
 
 
444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주일 무제한, 3.5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6-73-330-1616

 
맑은 날이다. 18도의 기온이 예보된 아침, 에스토니아, 바다로 향한다.

샤워를 하고 짐들을 챙기느라 시간이 늦어진다. 숙소 근처의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해결하며 엽서를 쓰고.

좋은 햇살이 내리는 자유의 광장을 지나친다. 군인 복장을 한 의장대가 행사 같은 것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광장 근처의 우체국에 들어간다.

리즈훼이의 주소를 다시 적고, 이달에게 보낼 엽서는 러시아어가 어려워 포기했다. 탈린에서 다시 보내야겠다. 지금까지 리즈훼이에게는 한 번도 엽서가 도착을 안 했다. 중국의 우편 시스템을 모르겠다.

"내가 악필이라 그런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번호표를 뽑고.

창구로 가니 엽서를 처리하지 않고 우표만을 건네준다.

편지통에 엽서를 넣는다.

12시 20분, 이제 비상식만 채우면 된다.

천천히 시내를 빠져나가 시 외곽의 슈퍼에서 비상식을 구매할 생각이다.

리가로 들어왔던 길보다 복잡하지 않고, 버스 전용도로가 있어 편안하다.

시 외곽의 쇼핑몰에 들어가 빵과 비상식 등을 사고 나니 1시 반이 넘어간다.

"너무 늦었나?"

국경까지 120km의 거리, 에스토니아의 탈린으로 출발한다.

넓은 갓길로 편하게 리가의 경계를 넘고.

에스토니아로 향하는 A1 메인도로로 진입한다.

2시, 에스토니아의 국경 아이나지까지 109km를 알리는 이정표와 함께 거리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가자, 바다로!"

따듯한 날씨, 평평한 도로와 넓은 갓길, 소나무 숲은 솔향기와 살랑살랑 불어오는 뒷바람까지 완벽한 날이다.

가벼운 페달링으로 소나무 숲길을 이어간다.

"바다가 보일 때가 된 것 같은데."

여러 인터체인지 교차로를 지나는 사이 바다의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지나쳐 버렸다.

"에이."

잠시 쉬며 도로와 맞닿은 다음 지역을 검색한다. 50km 정도 후에 메인도로는 해안선에 닿아있다.

"햇볕도, 바람도, 숲의 냄새도 좋은데 쉬자."

3시 40분, 40분 정도를 쉬고 다시 길을 출발한다.

"2시간 20분 동안 50km를 갈 수 있나?"

"몰라. 달려!"

계속되는 소나무 숲과.

작은 간이역의 기찻길을 따라 페달을 밝아간다.

오랜만에 달려보는 전력 질주가 이어지고.

소나무 숲의 끝이 보인다.

5시, 흥건하게 땀이 차오르고 30km 정도를 달렸다.

밀 수확이 끝난 들녘은 마치 한국의 여느 시골의 풍경처럼 느껴진다.

다시 시작된 소나무 숲을 달리고, 천천히 하늘빛이 달라진다.

왼쪽 숲의 나무 사이로 붉은 석양빛이 예쁘다.

"아, 오늘은 놓친 건가."

6시, 20km를 달리고 도착한 해변은 마지막 태양빛이 바다로 내려앉고 있다.

"왔다."

새끼 거북이가 바다를 향해 전력을 다하듯 정신없이 해변을 향해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넓은 해변에는 석양빛을 감상하는 한 쌍의 연인만이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고 있다.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석양빛이 물든다.

"발트해, 너의 색은 이렇구나."

조금 늦었지만 석양빛의 아름다움과 조용히 밀려드는 파도 소리가 좋다.


언제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바다, 네가 그리웠다.

파스텔톤의 해변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언젠가, 이 여행이 끝나더라도."

"끝나더라도."

"나는.."

"나는 후회하지 않을 거야."

"이제는 괜찮다."

"참, 좋다."


"그래서 다행이다."

"남은 조각조각들을 끌어모아."

"오늘의 하루와 맞바꾼다 할지라도."

"아쉽지 않은."

"충분히."


"멋진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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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59일 / 맑음
리가
다행이 날씨가 좋다. 리가의 거리를 산책한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7,347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1,250시간

 
리가성당
 
산책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리가
 
리가
 
리가
 
 
355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주일 무제한, 3.5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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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다. 쉬는 날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자료들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하다 산책을 나간다.

비상금으로 유로화를 조금 찾고.

무작정 구시가지의 골목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걸어간다.

첫 번째로 눈에 띈 노란색 건물벽에 라트비아 마을들의 문양들이 새겨져있다. 리가로 향하며 도로에서 보았건 문양들이 눈에 보인다.

대각선으로 성탑 같은 오래된 건물이 보이고.

입구로 가 보니 라트지아 전쟁 박물관이다.

"무료입장."

중세 시대와 1차 세계대전의 전쟁 관련 자료들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쟁의 시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죽었는지 안타까운 생각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더 참혹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너무나 많은 것들을 상실하며 살아간다.

좁은 골목들을 걸으며 보물 찾기를 하는 느낌이다.

전쟁 박물관 옆으로 옛 성터의 모습이 남아있고.

건물들의 지붕 위로 올라간 첨탑을 보며 걷는 사이 밋밋하지만 묘한 매력을 뽐내는 고건물이 나온다.

"옛 건물인데,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이네."

다시 다른 첨탑을 보며 걸어간다.

리가 캐슬, 오래된 성의 모습인데 개방이 되어있지 않다. 대통령의 집무실로 사용하는 모양이다.

리가 캐슬을 지나 다우가바 강변으로 가 본다.

성공회 성당의 모습이 보이고.

강변은 너무나 조용하다.

성공회 교회를 지나.


골목의 건물들을 구경하고.

걷다 보니 방향감을 잃어버린다.

리가성당, 한식당이 있던 성당으로 돌아온 것이다.

"정면에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네."

성당 내부는 5유로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와는 또 다른 모습이고, 한편 익숙한 모습이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창문이 인상적이다.

입구 쪽 천장에 올려진 화려한 장식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오르간 파이프 같기도 하고 딱히 호기심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성강 안쪽 마당으로 들어간다.

마당 안쪽의 모습이 좀 더 아름다운 것 같다.


마당을 돌아다니고.

내부 통로를 따라 걸어간다.

어젯밤 보았던 하우스 오브 더 블랙헤드 건물이 나온다.

시청 앞 광장의 묘한 건물이다.

레고 블럭 같기도 하고, 유치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이상하고 불편하고 오묘하다.


하늘 높이 치솟은 첨탑을 찾아간다.

"너구나."

구시가지의 중심에 서 있는 녹색 첨탑은 중세 시대의 교회인데, 안쪽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첨탑에 올라가 리가 시내를 볼 수 있는 모양인데 별 관심은 없다.


교회를 돌아 골목들을 걸어가며 완전히 방향감을 잃어버린다.

"아무데나 가자."


골목의 선물 가게에서 작은 냉장고 자석과 엽서를 사고.

KFC에 들러 첫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 2009년 그때, 지금처럼 떠났다면 삶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괜찮아. 지금 여기 있잖아."

자유 기념비 옆의 공원에 들러 산책을 한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원은 정말 멋지다.

"다 풀어놓고 싶다."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온다.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딱 좋은 사이즈의 리가 구시가지다.

젖어있던 텐트는 잘 마르고.

저녁까지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낸다.

출출함에 비빔밥을 먹기 위해 설악산으로 간다.

쓸데없이 비싼 돌솥비빔밥이다.

"야채가 너무 부실한 것 아닐까?"

니즈니노브도로드의 리스푸드 비빔밥이 양도 많고 저렴하고 맛도 좋았았던 것 같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하나 더 사 먹고.

숙소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한다. 리가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 있지만 나는 바다가 더 보고 싶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58일 / 맑음
드젤메스-오그레-리가
비와 함께 러시아에서 부러진 렉이 여행을 어렵게 만든다.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주춤하는 사이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를 향해 출발한다.


이동거리
67Km
누적거리
17,347Km
이동시간
4시간 45분
누적시간
1,250시간

 
A6도로
 
A6도로
 
 
 
 
 
 
 
27Km / 1시간 40분
 
40Km / 3시간 05분
 
드젤메스
 
오그레
 
리가
 
 
355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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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시작된 빗줄기는 아침까지 계속된다. 새벽 5시 빗소리에 잠이 깨어 잠시 뒤척이다 다시 잠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잠은 이른 아침 일어나 게으름을 피우듯 다시 잠드는 여분의 잠인 것 같다.

따듯하게 껴안을, 잠든 볼을 비비며 속삭이며 차갑고 무례한 손으로 파고들 부드러운 살결과 숨결이 그립다.

눅눅해질 대로 축축해진 침낭만을 끌어당긴다.

"비야, 그만 내려라."

8시, 다시 잠에서 깨어난다. 비는 멈췄지만 강변의 바람이 거세다.

어제 남은 볶음밥과 도시락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텐트가 마르기를 기다린다. 햇볕은 없지만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텐트가 마르기 시작한다.

부러진 리어렉을 케이블타이로 꼼꼼하게 정비를 하고, 이틀 전에 부러진 것을 이제서야 제대로 정비를 한다.

"정말 천성이 게으른 거야."

리어렉을 찾을 때까지 특별하게 문제가 없을 것 같고, 아프리카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교환하면 될 것 같다.

"정말이지. 휠보다 네가 먼저 망가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몽골 비포장 도로의 데미지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10시 20분, 대충 건조가 된 텐트를 정리하고 리가로 출발한다.

"오늘도 바람이다."

라트비아의 운전자들은 굉장히 얌전한 편이고 과속을 하지 않는다. 갓길이 없지만 큰 어려움 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다.

가끔 도로변에 사과나무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배고파서 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오늘도 날씨가 따듯하네."

20km 정도 달려 리가의 위성도시 오구레를 지나간다.

오구레부터 도로는 이차선으로 넓어지며 라이딩이 조금 더 편해진다.

"33km,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겠네."

잠시 쉬며 레제크네에서 산 빵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정말 부드럽고 달콤하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도로와 바람.

리가가 가까워지며 갓길도 넓어지고, 차량들의 통행도 급격하게 늘어난다.

리가 전의 마지막 소도시 살라스필스에 들어선다. 라트비아의 마을들을 지날 때마다 보이는 마을의 문장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살라스필스를 지나면 바로 리가의 경계가 나올 것이다.

숲길을 벗어나고, 강변과 마주한 구간이 펼쳐지자 지독한 맞바람이 불어온다. 자전거는 앞으로 나가질 않고 지나치는 화물차량으로 휘청거리며 빨려 들어가는 자전거, 갓길이 없어 너무 위험하다.

"에쉬, 발!"

이리저리 방향도 없이 불어오는 바람 앞에 페달링을 멈추고 잠시 쉬어간다.

리즈훼이는 젊은 여자의 죽음을 알려주며 안타까워한다.


"누군데? 설리?"

연예인의 삶이란 것이 대중들의 관심 속에 살아가는 직업이라지만 아직은 너무 어린 나이다. 꿋꿋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세상을 비웃듯 이겨나가는 것처럼 보였고,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너무나 아쉽다.


너무나 깊고 깊이 가라앉는 심연의 시간,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고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있다. 하나, 두울, 세엣.. 작은 돌을 던져 우물의 깊이를 알아보듯 선택의 주사위를 던져 가늠해 보고픈 찰나의 시간들, 수없이 많은 그 시간들을 지나쳐왔다.

모든 것을 소진할 것이다. 현재의 삶에 전부를 다하여 남김없이 비워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공간에서 담담히 나를 마주하며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리가의 경계에 들어선다.

"왔다!"

리가로 들어가는 숲길이 이어지며 지독했던 바람은 사그라든다.

여전히 예쁜 가을날의 풍경과는 달리 차량들의 움직임은 거칠어진다. 얌전했던 라트비아인들의 운전도 도시라는 욕망의 병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도시 외곽의 자동차 단지들을 지나고.

트램의 모습과 함께 시내의 모습이 시작된다.

"뭔가 허전한데."

복잡한 구조와 좁은 도로가 시작되고.

리가의 중심 구시가지까지 6km 정도가 남았다.

더욱 복잡하고 혼잡한 강변의 도로를 따라 시내 중심으로 이동한다.

"저건 뭐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석조건물, 마치 모스크바의 외무성 건물을 보는 것 같다.

"뭐, 이쪽 동네의 트렌드야?"

라트비아 과학 아카데미 빌딩인데 전망대가 있어 리가의 시내를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5유로.

강변을 따라 구시가지로 이동한다.

시내의 도로가 좁고 협소하다 보니 일방통행의 길들이 많아 복잡하다.

구시가에 들어서며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자유기념비를 목적지로 정하고 근처 공원에서 자전거를 세운다. 만연한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공원, 단풍이 단 나무마다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즐겁다.

"만추네!"

"제법 유럽 느낌 난다."

별것도 없는데 공원의 풍경이 참 멋지다.

"일단 기념탑으로."

탁 트인 광장에 우뚝 솟은 자유 기념비와 언덕으로 된 주변 공원의 모습이 너무나 이국적이고 생경하다.

공원 벤치에 앉아 호스텔을 검색하고 광장 근처 호스텔을 찾아간다.

돌바닥으로 된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숙박을 하려는 호스텔을 찾았다. 러시아에서 아파트형 호스텔을 찾느라 애를 먹는 동안 건물 찾기에도 익숙해졌나 보다.

"찾았으니까 예약을 하고."

숙소로 들어가 체크인을 하고, 부킹닷컴으로 예약을 하고 직원들은 모두 의사소통이 되니 편하다.

이제는 게스트하우스도 그냥 편하다. 조용하면 조용한 대로, 시끄러우면 시끄러운 대로.

샤워를 하고, 젖은 침낭과 텐트를 펼쳐놓고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심각하게 삼겹살이 먹고 싶다."

골목들을 구경하며 한국 식당을 찾아간다.


"아기자기하네."

숙소에서 가까운 한국 식당으로 들어간다.

카페나 레스토랑처럼 꾸며져 있던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한식당과는 달리 우리네와 비슷한 인테리어다.

"27유로면 얼마야? 3만 5천원. 비싸네."

"몰라. 오늘은 좀 과소비를 할 테다."

뭔가 구색은 갖춰졌지만.

"이건 목살도 아니고 어디 부위지?"

삼겹살의 기름맛이 당겼는데, 아쉬운 대로 나름 괜찮다.

고기를 불판에 올려놓자 앞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아주머니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자신도 삼겹살을 좋아한다며 웃는다.

보드카 두 잔을 시켜 입맛을 살리고, 야무지게 상추쌈을 하여 저녁을 한다.

"역시, 마늘과 고추가 없으니 밋밋하다."

식사를 마치고 메론 같은 후식을 내어주던 여직원이 웃으며 무언가를 물었지만 잘 듣지를 못했다.

고기를 좋아하는지 물었던 것 같은데, 질문을 확인하다 웃으며 돌아갔다.

"뭐,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한데."

2~3인분으로 책정된 고기를 혼자 앉아 구워 먹으니 이상했던 모양이다.

"한국에서 하단 삼겹살 혼밥을 라트비아 리가에서 하고 있네."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에 조명들이 밝혀진다.

밤이 되어 추적추적 내리는 리가의 밤거리를 혼자 걷는다.

"신기하지. 나는 지금 리가의 밤거리를 혼자 걷고 있다."

"신기하지."

I was here.

and.

I'm here.

밤거리를 걷다 숙소로 들어온다.

모스크바를 떠나 시작된 긴 여정, 비와 눈, 바람으로 많이 지쳤다. 하지만 이곳에 왔다.

"하루를 푹 쉬고 바다로 가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57일 / 맑음
쿠카스-예캅필스-드젤메스
비가 내리지 않는 리가의 기온은 러시아에 비해 따듯하게 느껴진다. "날씨 좋고! 라트비아를 달려보자."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7,280Km
이동시간
6시간 39분
누적시간
1,245시간

 
E22도로
 
E22도로
 
 
 
 
 
 
 
45Km / 3시간 20분
 
51Km / 3시간19분
 
쿠카스
 
플라비나
 
드젤메스
 
 
28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주일 무제한, 3.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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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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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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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3-330-1616

 
조용한 숲의 바람 소리, 딱따구리과의 새가 '토도독 토도독' 나무를 쪼아댄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라트비아의 기온은 러시아보다 따듯하다.

"비만 안 내리면 이렇게 상쾌한데 말이지."

슈퍼에서 산 밥은 플롭이 아니고, 콩과 버섯 등이 들어간 볶음밥 같은 것이다.


"고기가 없다!"

아침으로 반 정도를 먹고 패니어에 넣어둔다.

리가까지 170km 정도가 남았다. 아담하고 예쁜 풍경들과 달리 강한 비와 바람으로 힘든 라이딩이 계속된다.

"오늘도 맞바람이네. 왜 바람은 앞에서만 불어올까?"

작은 소도시 예캅필스에서 잠시 쉬어갈 생각이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나라여서 그런지 이곳의 하늘도 한국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깔끔하게 정리가 된 농가의 정원들과 자작나무가 없다면 한국의 어느 지방도로변의 작은 마을이라 생각될 정도이다.

한 시간을 달리고 예캅필스의 경계에 들어선다.

길은 더 좁아지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덜컹거리며 가다 보니 부러진 리어렉이 다시 스프라켓 쪽으로 파고든다.

케이블타이를 꺼내어 임시 조치를 하고.

알록달록 단풍이 든 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겨울에서 가을로 돌아온 느낌이다.

일시적으로 따듯해진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보다 평균 기온이 높은 지역인지는 모르겠다. 러시아의 서부지역보다 5~8도 정도 기온이 높다.

예캅필스는 작은 강을 끼고 있는 소도시다. 라트비아를 관통하여 발트해로 흘러가는 다우가바강, 강을 따라 리가로 향할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한다. 아직도 땅콩잼은 찾을 수 없다.

유럽으로 넘어서며 모든 물가가 비싸졌지만 특히 담배의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난다. 100루블 정도 하던 가격이 3.5유로 정도로 비싸졌다. 담배를 끊어야 할 때가 왔나 보다.

"러시아까지만 피고 끊자!"

"저녁거리까지 마련했으니 달리기만 하면 되겠다. 출발!"

메인도로를 이동하다 작은 강변마을을 지나가는 마을길로 빠져나온다. 라트비아의 작은 마을도 구경할 겸 잠시 쉬어갈 생각이다.

자작나무와 참나무의 단풍,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은 길이다.

아주 어릴 적 시골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래된 고목들의 가로수가 하늘 높이 자라있었고, 마을의 냇가를 따라 수양버들이 길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도로가 확장되고 농지가 정리되며, 모두 잘려나가고 지금은 근본을 알 수 없는 열대 식물들과 단지 관리가 편하다는 은행나무가 어색하게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라트비아의 가로수는 정말 다양하다. 구불구불 자란 사과나무, 아주 오래된 참나무, 자작나무, 이름을 알 수 없는 침엽수까지.

가을철 낙엽이 많은 참나무가 이렇게 멋지게 집과 도로, 마을과 어울리며 계절의 풍성함을 선사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정원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스카프를 둘러쓴 할머니들이 부지런히 쓸어 모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양철 지붕을 올린 오래된 집들이 많다. 낡은 지붕 위로 이끼가 자라난 모습도 세월의 흔적처럼 운치가 있다.

"관리가 힘들 텐데, 그래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 같다."

"라트비아, 라트비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네."

작은 마을이지만 강변은 공원처럼 산책로로 잘 조성되어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강의 곡선을 따라 예쁜 길을 만들어 놓았다.

"편안함 그 자체네. 좋다."


예캅필스에서 사온 빵으로 강변에 앉아 간단하게 점심을 한다. 슈퍼에서 산 빵인데 한국의 유명 제과의 빵보다 부드럽고 맛이 좋다.

"역시, 빵은 유럽빵인가?"

중국의 공갈빵과 몽골의 밋밋한 빵이 생각난다.

"보름달이 최고가 아닌가?"

작은 강변 마을을 벗어나 다시 메인도로에 진입한다.

"마르긴 마르네. 양말도 걸어 놓을걸."

쓸데없이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찾아보면 쓸데가 있나 보다.

콕크네세에 도착하며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모두 리가로 이어지지만 강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선택한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오늘은 강변에서 캠핑을 하고 싶다."

강변의 도로는 좀처럼 강의 모습이 보이질 않고.

거센 바람으로 조금씩 페달링을 무겁게 만든다.

천천히 해가 저물어가고.

숲과 평야 지역을 반복하며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간다.

"역시 바람을 맞는 라이딩은 지치네."

가까워진 강변에서는 더 거센 바람이 불어오고, 도로는 다시 강변과 멀어진다.

멀어진 강변은 가까워지질 않고, 지도에서 보이는 강변과 맞닿은 지역까지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 물과 음료수를 보충하고.

강변의 좋은 자리는 모구 사유지처럼 울타리사 설치되어 있고, 도로와 강이 너무 가깝다.


강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이 나온다. 강으로 낚시를 하거나 보트를 타시 위한 장소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오솔길의 끝에 다우가바 강변의 모습이 펼쳐진다.

"아, 좋다."

텐트를 설치하고, 이사벨과 리즈훼이, 타티아나와 짧은 메시지를 교환한다.

"벌써, 일요일이구나."

강변의 숲을 따라 붉은 석양빛이 물들어 간다.

점심에 슈퍼에서 사놓은 닭고기로 저녁을 해결하고.

눅눅해진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어젯밤 비에 젖은 몸으로 잠을 잔 탓에 침낭 속이 물기에 젖어 눅눅하다.

내일이면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로 들어간다. 러시아의 도시와 다른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조만간 발트해의 바다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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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56일 / 흐림
레제크네-쿠카스
라트비아의 리가로 향하는 여정, 계속해서 내리는 비의 날씨가 여행을 어렵게 만든다. "이 좋은 가을에 비만 내리면 어쩌란 말이지?"


이동거리
83Km
누적거리
17,184Km
이동시간
6시간 16분
누적시간
1,239시간

 
E22도로
 
E22도로
 
 
 
 
 
 
 
42Km / 3시간 20분
 
41Km / 2시간 56분
 
레제크네
 
바라클락
 
쿠카스
 
 
192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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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없이 비가 내리고, 커다란 자작나무의 흔들림이 심상치가 않다.

"오늘 하루도 꽤나 힘들겠네."

충전이 된 기기들을 챙기고.

"일주일은 거뜬하겠군."

텐트와 옷들이 이제야 뽀송뽀송하게 말랐는데 아깝다.

아침으로 슈퍼에서 사온 플롭을 먹고.

슈퍼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하고 출발을 한다.

"생각 같아선 하루 더 쉬고 싶다. 정말 싫다, 비!"

레제크네시를 벗어나며 신발은 이미 첨벙거리기 시작하고.

땀과 빗물로 온몸은 천천히 젖어들어 간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강한 비바람이고, 더 힘든 것은 지붕이 없는 라트비아의 버스 정류장이다.

"왜, 뚜껑이 없어!"

라트비아 시골 들녘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풍경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첫 번째 휴식 후, 도로변에 나타난 지붕이 있는 오래된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비를 피한다.

"어이가 없네."

다시 출발을 하려는 순간 리어렉에 바퀴가 걸린다. 이물질이 걸린 것도 아니고, 휠셋이 틀어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리어렉의 오른쪽 하단이 부러져 있다.

"젠장, 큰일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리어렉의 파손, 부러진 부분이 스프라켓 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임시조치를 취하고, 리어렉이 주저앉지 않기만을 바란다.

비바람으로 속도가 느려지고, 자전거를 정비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

잠시 비가 약해진 사이 출발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울 강해진 비바람이 몰아친다.

자전거를 세우고 좌우로 흔들어 대는 바람과 화물차들이 일으키는 돌풍으로 자전거가 휘청거린다.

무게 중심이 흔들리며 부러진 리어렉이 스프라켓 쪽으로 넘어가며 페달이 돌아가질 않는다.

자전거를 눕혀 리어렉을 빼내고, 다행히 스프라켓의 톱니바퀴는 이상이 없다.

휘청거리는 불안한 라이딩이 이어진다. 지붕이 있는 도로 건너편 버스 정류장으로 들어가 비와 바람을 피한다.

"와, 진퇴양난이다. 갈 수도 없고, 안 갈 수도 없고."

바람을 이기며 힘들게 거리를 줄여간다.

작은 마을의 단풍나무 숲이 쉬어가라며 유혹을 하고.

헬멧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 때문에 눈이 아파온다. 자전거를 세우고 레인자켓의 모자를 뒤집어쓴다.

고무장갑이 헬멧의 버클에 찝히며 동그란 구멍이 생겼다. 순간 나도 모르고 고함이 터져 나온다.

"아, 진짜 너무하네."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비와 지독한 맞바람, 갓길조차 없는 도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지나가는 화물차량들, 땀과 비로 젖어든 축축함과 비옷으로 인한 움직임의 불편함, 추위와 배고픔, 부러진 리어렉 때문에 생긴 심리적 불안감까지 종합 선물세트다. 그런데 소중한 나의 레어 아이템까지 구멍이 나다니.

"다른 건 다 참겠는데, 내 고무장갑 어쩔 거야!"

분노의 페달링이 이어지고, 평야지대를 벗어나 숲길로 들어서자 바람은 조금씩 사그라든다.

기찻길을 따라 이어지는 소나무와 단풍이 든 노란 자작나무 그리고 침엽수의 숲들이 이어진다.

"그냥 들어가서 캠핑을 하고 싶네."

라트비아는 러시아보다 모든 것이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비슷한 풍경이지만 웅장하거나 거친 느낌보다는 예쁘다는 느낌에 가깝다.

조금씩 변하던 하늘은 비를 멈추었다. 땀에 젖은 장갑을 갈아끼고, 레인팬츠도 벗어던진다. 모든 것이 축축하다.

라이딩이 마무리되는 시간이 다가오자 시골 농가들의 풍경이 이어진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농가들의 풍경이 그림처럼 예쁘다.

시골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길을 달려간다. 너무나 예뻤던 나무숲에서 캠핑을 하고 싶은 마음에 숲길이 나오기를 바라며 길을 따라가지만 아쉽게도 숲의 풍경은 이전과 달라졌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겨우 밥값만 했네. 오늘은 여기까지."

습지 같은 지역이 이어지다 나타난 나무숲 길,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들어간 숲은 진한 흙냄새와 굵은 나무들이 하늘로 치솟은 원시림처럼 느껴진다. 푹신푹신한 이끼들과 소복하게 쌓인 나뭇잎들.

"어, 하트가 보인다."

은밀하고 조용한 비밀의 숲처럼 아늑하다.

"멋진 숲이다."

힘든 하루지만 나쁜 날은 아니었다.

"비록 고무장갑에 구멍은 났지만 찢어지진 않았잖아."

그래도 비는 그만 내렸으면 좋겠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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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55일 / 흐림
레제크네
레제크네의 편안한 호스텔, 비싼 숙박료가 부담스럽지만 하루를 쉬어야 할 것 같다. "너무 피곤하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7,101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1,232시간

 
쇼핑
 
시체놀이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레제크네
 
레제크네
 
레제크네
 
 
109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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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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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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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1주일 무제한, 3.5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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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곤함에 기절을 한다.

8시에 습관적으로 잠에서 깨었지만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쉬어야 하나."

비싼 숙박료가 부담스럽지만 몸과 마음이 움직이질 않는다.

"이틀 굶지 뭐."

숙소를 연장하고 대형마트로 나간다. 마트 주차장에는 수제 햄과 생선 등을 파는 노점이 열려있다.

"신기한 생선들이 많다."

마트로 들어가.

한참 동안 방한장갑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구매를 한다.

"방수! 40% 세일이잖아."

숙소의 남자는 여행 기간 동안 생계는 어떻게 하냐며 묻더니 부자냐고 물어본다.

"내가 부자면 자전거 타고 다니겠니?"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남자는 자신의 귀여운 딸을 소개한다.

"네가 부자네."

자료를 정리하다 다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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