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7일 / 맑음
쿠카스-예캅필스-드젤메스
비가 내리지 않는 리가의 기온은 러시아에 비해 따듯하게 느껴진다. "날씨 좋고! 라트비아를 달려보자."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7,280Km
이동시간
6시간 39분
누적시간
1,245시간

 
E22도로
 
E22도로
 
 
 
 
 
 
 
45Km / 3시간 20분
 
51Km / 3시간19분
 
쿠카스
 
플라비나
 
드젤메스
 
 
28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라트비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주일 무제한, 3.5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6-73-330-1616

 
조용한 숲의 바람 소리, 딱따구리과의 새가 '토도독 토도독' 나무를 쪼아댄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라트비아의 기온은 러시아보다 따듯하다.

"비만 안 내리면 이렇게 상쾌한데 말이지."

슈퍼에서 산 밥은 플롭이 아니고, 콩과 버섯 등이 들어간 볶음밥 같은 것이다.


"고기가 없다!"

아침으로 반 정도를 먹고 패니어에 넣어둔다.

리가까지 170km 정도가 남았다. 아담하고 예쁜 풍경들과 달리 강한 비와 바람으로 힘든 라이딩이 계속된다.

"오늘도 맞바람이네. 왜 바람은 앞에서만 불어올까?"

작은 소도시 예캅필스에서 잠시 쉬어갈 생각이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나라여서 그런지 이곳의 하늘도 한국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깔끔하게 정리가 된 농가의 정원들과 자작나무가 없다면 한국의 어느 지방도로변의 작은 마을이라 생각될 정도이다.

한 시간을 달리고 예캅필스의 경계에 들어선다.

길은 더 좁아지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덜컹거리며 가다 보니 부러진 리어렉이 다시 스프라켓 쪽으로 파고든다.

케이블타이를 꺼내어 임시 조치를 하고.

알록달록 단풍이 든 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한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겨울에서 가을로 돌아온 느낌이다.

일시적으로 따듯해진 것인지 아니면 러시아보다 평균 기온이 높은 지역인지는 모르겠다. 러시아의 서부지역보다 5~8도 정도 기온이 높다.

예캅필스는 작은 강을 끼고 있는 소도시다. 라트비아를 관통하여 발트해로 흘러가는 다우가바강, 강을 따라 리가로 향할 것이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 슈퍼마켓에 들러 비상식을 보충한다. 아직도 땅콩잼은 찾을 수 없다.

유럽으로 넘어서며 모든 물가가 비싸졌지만 특히 담배의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난다. 100루블 정도 하던 가격이 3.5유로 정도로 비싸졌다. 담배를 끊어야 할 때가 왔나 보다.

"러시아까지만 피고 끊자!"

"저녁거리까지 마련했으니 달리기만 하면 되겠다. 출발!"

메인도로를 이동하다 작은 강변마을을 지나가는 마을길로 빠져나온다. 라트비아의 작은 마을도 구경할 겸 잠시 쉬어갈 생각이다.

자작나무와 참나무의 단풍,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은 길이다.

아주 어릴 적 시골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오래된 고목들의 가로수가 하늘 높이 자라있었고, 마을의 냇가를 따라 수양버들이 길게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도로가 확장되고 농지가 정리되며, 모두 잘려나가고 지금은 근본을 알 수 없는 열대 식물들과 단지 관리가 편하다는 은행나무가 어색하게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

라트비아의 가로수는 정말 다양하다. 구불구불 자란 사과나무, 아주 오래된 참나무, 자작나무, 이름을 알 수 없는 침엽수까지.

가을철 낙엽이 많은 참나무가 이렇게 멋지게 집과 도로, 마을과 어울리며 계절의 풍성함을 선사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정원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스카프를 둘러쓴 할머니들이 부지런히 쓸어 모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양철 지붕을 올린 오래된 집들이 많다. 낡은 지붕 위로 이끼가 자라난 모습도 세월의 흔적처럼 운치가 있다.

"관리가 힘들 텐데, 그래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 같다."

"라트비아, 라트비아에 대해 아는 것이 없네."

작은 마을이지만 강변은 공원처럼 산책로로 잘 조성되어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강의 곡선을 따라 예쁜 길을 만들어 놓았다.

"편안함 그 자체네. 좋다."


예캅필스에서 사온 빵으로 강변에 앉아 간단하게 점심을 한다. 슈퍼에서 산 빵인데 한국의 유명 제과의 빵보다 부드럽고 맛이 좋다.

"역시, 빵은 유럽빵인가?"

중국의 공갈빵과 몽골의 밋밋한 빵이 생각난다.

"보름달이 최고가 아닌가?"

작은 강변 마을을 벗어나 다시 메인도로에 진입한다.

"마르긴 마르네. 양말도 걸어 놓을걸."

쓸데없이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찾아보면 쓸데가 있나 보다.

콕크네세에 도착하며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모두 리가로 이어지지만 강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를 선택한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오늘은 강변에서 캠핑을 하고 싶다."

강변의 도로는 좀처럼 강의 모습이 보이질 않고.

거센 바람으로 조금씩 페달링을 무겁게 만든다.

천천히 해가 저물어가고.

숲과 평야 지역을 반복하며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간다.

"역시 바람을 맞는 라이딩은 지치네."

가까워진 강변에서는 더 거센 바람이 불어오고, 도로는 다시 강변과 멀어진다.

멀어진 강변은 가까워지질 않고, 지도에서 보이는 강변과 맞닿은 지역까지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 물과 음료수를 보충하고.

강변의 좋은 자리는 모구 사유지처럼 울타리사 설치되어 있고, 도로와 강이 너무 가깝다.


강으로 들어가는 오솔길이 나온다. 강으로 낚시를 하거나 보트를 타시 위한 장소가 있지 않을까 싶다.

오솔길의 끝에 다우가바 강변의 모습이 펼쳐진다.

"아, 좋다."

텐트를 설치하고, 이사벨과 리즈훼이, 타티아나와 짧은 메시지를 교환한다.

"벌써, 일요일이구나."

강변의 숲을 따라 붉은 석양빛이 물들어 간다.

점심에 슈퍼에서 사놓은 닭고기로 저녁을 해결하고.

눅눅해진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어젯밤 비에 젖은 몸으로 잠을 잔 탓에 침낭 속이 물기에 젖어 눅눅하다.

내일이면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로 들어간다. 러시아의 도시와 다른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그리고 조만간 발트해의 바다를 볼 수 있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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