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1일 / 흐림
살라츠그라바-패르누
일년 만에 바라 본 바다에서의 하룻밤은 너무나 좋은 시간이었다. 발트해의 두번째 나라 에스토니아로 향한다.


이동거리
96Km
누적거리
17,532Km
이동시간
5시간 51분
누적시간
1,261시간

 
A1도로
 
E67도로
 
 
 
 
 
 
 
30Km / 1시간 40분
 
66Km / 4시간 11분
 
살라츠
 
국경
 
패르누
 
 
96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기가, 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파도 소리와 함께 밤새 빗소리가 들린다. 강한 바닷바람과 빗소리에 5시에 잠이 깬다.

텐트를 점검하고, 피곤함에 연신 하품을 하며 마늘빵으로 출출함을 달랜다.

"참, 희한한 날씨다."

뒤척이다 달콤한 여분의 잠을 자고, 8시가 조금 넘어 일어난다. 그 사이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쳤고, 바람은 여전히 불어온다.

기온이 있어 쌀쌀하기보다 시원하고 좋은 바람이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하고, 해변에서 시간을 보낸다.

"날이 맑았으면 더 좋았을 건데."

"비가 그친 것만으로 어디야."

"봤지? 여기는 발트해야!"

"다음번엔 혼자 오지 않을 거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해변이 좋다.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텐트를 정리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

해변 입구의 관광 지도에는 바이커들의 스티커가 무수하게 많이 붙어있다.

"바이커들의 성지인가?"

모양들도 다양하고 개성들이 있는 스티커들이다.

스티커들을 구경하는 사이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며칠 전에 나를 보았다며 반가워한다.

도로가 많지 않다 보니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다시 마주칠 수도 있겠다 싶다.

11시, 에스토니아를 향해 출발한다.

국경이 있는 아이나지까지 25km가 남았고, 유럽 국가 간의 국경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40분 정도를 달리고 살라츠그리바를 지나간다.

약간의 출출함이 느껴져 도로변 주유소의 카페로 들어가.

커다란 더블버거를 주문하고, 역시 비싸다.

그래도 제법 큰 햄버거라 속이 든든하다.

라트비아의 국경 아이나지까지 1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오고.

평평하게 쭉 뻗은 도로를 달려.

국경지역에 접어든다.

아이나지와 국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멀리 평야 사이로 두 기의 풍력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라트비아의 마지막 카운트 101km의 이정표와 함께.

작은 건물들이 도로변으로 나타난다.

"저기가 국경인가 보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국경에는 검문초소도, 이미그레이션 사무실도 없다.

라트비아의 국경 사무실이었던 곳은 주류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라트비아의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앞에 있는 에스토니아의 국경을 넘는다.

"쉬워서 좋긴 한데, 뭔가 아쉽다."


"입출국 도장이 없잖아!"

바로 보이는 에스토니아의 국경 사무실도 이제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다.

입국 도장은 못 받지만 기념촬영으로 만족하고.

세계 모든 나라의 국경이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 그저 국가의 경계를 알리는 상징적인 선으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에스토니아의 국경 사무실은 카페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여행이 시작된다. 수도 탈린까지 200km 정도의 거리, 오늘의 목적지인 패르누까지는 70km 정도의 거리다.

메인도로 4번(E64) 도로를 벗어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갈 생각이다. 시간의 여유도 있고, 같은 방향의 이면도로가 있다면 굳이 시끄러운 메인도로를 달릴 이유는 없다.

단풍으로 물든 마을길을 따라간다.

작은 마을의 아기자기한 집들을 구경하며 한가로운 페달링을 이어간다.

차량들의 통행이 거의 없는 숲속의 길처럼 편하고 좋다.

진한 소나무의 솔향기가 느껴지고, 노란 단풍의 나무들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숲속의 작은 학교, 바다와 숲에 둘러싸인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자연의 일부처럼 들어선 묘지들도 지나고.

예쁜 펜션도 지나고.

작고 오래된 교회도 지나친다.

"예쁜 교회네."

마을의 작은 구멍가게도 구경하고.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바닷가에서 쉬어도 간다.

"정말 때묻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좋다."

해변의 소나무 숲에는 캠핑 시설들이 여기저기 갖춰져 있다. 이런 시설들이 비어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한국이라면, 아휴! 생각을 말자."

간간이 작은 마을들이 나타나고, 소나무 숲 사이로 자연스러운 산책로들이 이어진다. 자전거를 세우고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다.

이번 마을의 해변에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부터 잘 생긴 개 한 마리가 나를 따라 함께 달린다.

소나무 숲과 노란 단풍,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마을들과 해변의 길은 30km 가까이 이어지고.

메인도로와 다시 만난다. 메인도로에 비해 조금 돌아온 길이지만 너무나 편안한 시간이었다.

4시, 패르누까지 34km가 남았다.

"조금 부지런히 달려볼까."

갑자기 시작된 맞바람에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어 가고.

"라트비아보다 물가가 비싼가?"

더욱 울창해진 소나무 숲을 가로지르며 패르누로 향한다.

라트비아에 비해 그래도 갓길의 폭과 상태가 좋아 편안하다.

패르누를 3km 정도 남기고 버스 정류장에 쉬면서 시내의 슈퍼마켓을 검색한다. 저녁거리를 사서 시내의 강변에서 캠핑을 할 생각이다.

패르누의 경계를 지나고.

시내 초입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저녁과 아침을 해결할 음식들을 산다.

식빵과 잼 그리고 작은 바베큐를 사 들었다. 확실히 라트비아보다 모든 것이 조금씩 비싸다.

"아, 유럽. 비싸네!"

계산대에서 줄을 서는 것도 귀찮고, 그냥 셀프 계산대에서 결제를 한다.

"뭐, 대충 햄버거 주문이랑 비슷하겠지."

넓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값이 비싼 상품들에 군침만을 흘리며 돌아다니느라 해가 저물어 버렸다.

안개비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밤이다. 근처 강변에 있는 공원으로 가는 길을 확인하고.

"근데 공원에서 캠핑을 할 수 있나?"

공원에 도착하여 조깅과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인사를 하며 공원 안쪽으로 들어간다.

울창한 숲과 같은 공원이라 캠핑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난 곳까지 들어와 텐트를 펼친다.

강변에서 캠핑을 하고 싶었지만 어두운 숲에서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아쉽지만 여기도 괜찮아."

부드러운 안개비가 먼지처럼 흩날린다.

여행의 여섯 번째 나라, 에스토니아에 도착했다. 탈린까지 130km 정도가 남았고, 이틀 후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은 일찍 출발하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