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9일 / 흐림
암스테르담
5개월 전, 러시아에서 헤어진 월터를 다시 만난다. "여행이란 참 알 수 없다!"


이동거리
65Km
누적거리
21,016Km
이동시간
4시간 11분
누적시간
1,557시간

 
산책
 
게임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암스텔담
 
암스텔담
 
암스텔담
 
 
311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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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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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일찍 잠이 들어 오랜만에 푹 잠들었다. 간만에 마신 맥주가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만들어준 것 같다.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월터를 만나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간다.

암스테르담과 15km 정도 떨어져있는 보르메르부르는 아주 조용한 동네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월터의 아파트에 도착하고.

 

아주 오래된 암스테르담 빌딩들의 내부가 궁금했는데, 건물 안쪽으로 아주 좁은 회전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러시아의 바르나올에서 헤어진 월터를 5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고르노 알타이스크에서 만난 안드레와 월터를 만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 싶다.

 

월터는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와 2개월 정도 일을 하고 다시 두바이로 떠난다고 한다.

 

월터, 미첼과 함께 암스테르담의 거리를 걷는다.

 

많은 수로들을 건너고, 암스테르담의 풍경은 많은 자전거와 함께 아주 오래된 작은 빌딩들이 촘촘하게 세워져 있고, 북유럽의 도시들과 조금은 다른 분위기가 난다.

 

촘촘하게 세워진 작고 좁은 빌딩들은 삐뚤삐뚤 제각각의 모습으로 세워져있다. 

 

"집을 왜 이렇게 지어놓은 거야?"

 

"암스테르담은 지반이 약해서 빌딩들이 기울어진 거야!"

 

"바닥에 구슬을 놓으면 굴러가는 거 아냐?"

 

"설마."

 

삐뚤삐뚤 기울어진 집들의 모습이 재미있고 인상적인 암스테르담의 풍경이다. 좁은 골목과 수로를 따라 들어선 골목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기차다.

 

월터와 미첼은 암스테르담의 거리를 안내한다. 유럽에서도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나라 네덜란드는 매춘이나 마리화나가 합법적인 나라다. 카페나 거리에서 마리화나를 태우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고, 암스테르담의 골목에는 매춘업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빌딩과 골목들을 구경하는 사이 갑자기 나타난 붉은 조명과 옷을 벗고 리듬을 타고있는 여성의 모습에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모르겠다.

 

"야! 여기 뭐야?"

 

"네덜란드 워먼!"

 

"에쉬, 부끄러워!"

 

순간 당황하는 모습에 미첼과 월터가 깔깔거리며 웃는다.

 

감자튀김을 파는 작은 가게에서 출출함을 달래고.

 

암스테르담의 중앙역으로 이동하여 트램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코펜하겐보다 더 하잖아!"

 

암스테르담은 자동차의 통행보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자동차 보다 자전거가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저렴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편한 모양이다.

 

날씨와 상관없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중앙역으로 들어가고 화장실의 입구에는 요금을 받는 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유럽에 비해 한국이 정말 좋은 것 중에 하나는 공공시설이나 화장실이 정말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월터는 트램을 타기 위해 트램의 승차권을 사주고, 스웨덴과 달리 네덜란드의 트램의 출입구에서 승객의 요금을 체크한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월터는 자전거 가게에 들어가 니플 2개를 구해서 건네준다. 생활자전거가 일반적이다 보니 덴마크처럼 자전거 수리점들의 모습이 우리와 비슷하니 정감이 간다.

 

내일 가족들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들 음식의 재료들을 사기 위해 마트에 들린다. 간단히 살 수 있는 재료들을 사고, 당면을 구하려니 딱히 잡채를 만들만한 당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을 만드는 면인지 모르겠지만 당면 느낌이 나는 면을 집어 들었다.

 

"이상하긴 하지만 괜찮겠지 뭐."

 

월터는 여자 친구의 집으로 가고, 미첼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유튜브를 통해 유럽의 음악 페스티벌의 영상들을 보며 음악을 듣는다. 한국의 클럽 음악과 같은 비트가 있는 리듬을 DJ가 믹싱하는 음악들이다.

 

"한국의 음악 페스티벌 영상은 없어?"

 

미첼은 한국의 음악들을 찾더니 소녀시대나 FX 같은 걸그룹의 영상을 플레이시킨다.

 

"아, 부끄럽다!"

 

생각해 보니 유럽과 같은 음악 페스티벌의 모습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에는 이런 페스티벌이 없는 것 같아. 그냥 다 걸그룹뿐이야."

 

"없어? 한국은 지루하네!"

 

"그렇네!"

 

온통 똑같은 걸그룹들의 값싸 보이는 안무들만 떠올라 난감하지만, 쿵쿵거리는 비트에 맞춰 하루 종일 똑같은 리듬을 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의 모습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다.

 

미첼이 꺼내온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호스텔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조금 유치하다 싶었는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제법 괜찮은 방법인 듯싶기도 하고 괜찮다.

 

"한두 게임하다 보면 정들겠다!"

 

밤늦게까지 음악을 들으며 미첼과 게임을 하고 시간을 보낸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28일 / 비
올데브룩-알메르-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까지 100Km의 거리, 첫 번째 알람에 잠이 깨어 서둘러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한다. "기다려! 월터."


이동거리
99Km
누적거리
21,016Km
이동시간
7시간 42분
누적시간
1,553시간

 
N706도로
 
배고파
 
 
 
 
 
 
 
48Km / 3시간 40분
 
41Km / 4시간 00분
 
올데브룩
 
알메르
 
암스텔담
 
 
246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여행경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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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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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내리던 비는 다행히 멈췄지만 비가 내린 후 바람과 함께 싸늘한 기온이 느껴진다.

"100km 정도 가야하네."

청명한 하늘의 날보다 흐린 날의 하늘이 많아 해가 떠오르는 아침의 분위기는 마치 저녁 석양빛의 느낌이 난다.

"북유럽에 비하면 이런 하늘과 날씨도 감지덕지다."

아침을 거르고 서둘러 암스테르담으로 출발한다.

"오늘은 정말 부지런히 가야 해."

카자흐스탄만큼이나 평평한 평야에는 풍력발전기가 끝없이 세워져 있다.

거센 바람에 페달링을 느리게 만들지만.

오르막이 없고, 잘 갖춰진 네덜란드의 자전거 도로 때문에 조금은 힘듬이 덜하다.

"재미있는 나라다."

쉬어갈 곳이 없어 한 농가의 집 앞에 마련된 가건물에서 잠시 쉬어간다.

"무인 판매대네."

농가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무인자판기로 판매하고 있다.

빵으로 허기를 달래는 동안 소나기처럼 빗방울이 떨어진다. 몽골, 카자흐스탄의 초원처럼 순식간에 변하는 날씨다.

몇 분만에 옷들이 젖어들고.

짙푸르고 한가로운 평야의 풍경은 짓궂은 날씨와 상관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월터, 네덜란드의 바람도 장난이 아니네."

"맞아. 너에게는 좋지 않은 바람일 거야!"

"이 길에 끝은 있는 거야?"

"네덜란드에는 산이 없는 건가?"

평야와 도로, 수로의 모습으로 풍경이 달라질 뿐 모든 곳이 평평하다.

"유럽 얘들이 유난스럽게 산으로 올라가는 이유가 설마?"

나에게 유럽 도시나 사람들의 모습이 흥미로운 풍경이라면 유럽의 여행자들은 산과 계곡의 모습이 흥미로운 풍경이 아닐까도 싶다.

알메르에 들어서고 자전거 도로는 넓은 강변을 따라 이어진다.

"이건 바다인데."

마음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강변의 풍경이지만 더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다.

바람을 이기며 강변을 따라가는 동안 다시 소나기가 내리며 모든 것이 완전히 젖어버린다.

"판타스틱하네."

암스테르담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넌다.

"사비, 어디야?"

"40km 정도 남았어. 배고파 죽겠다!"

"친구의 집에 고기와 맥주가 있어. 빨리 와."

"고기, 맥주!!!!!"

복잡한 수로들로 이루어진 암스테르담의 외곽을 지나는 길은 미로처럼 복잡하고 어지럽다. 바람과 날씨에 지친 몸은 허기가 찾아들며 축축 쳐져간다.

"더는 못 가겠다."

패니어에 든 식빵을 꺼내어 풀밭에 앉아 허기를 달랜다.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다양한 풍경과 자전거 도로를 지나친다.

수로변의 지나고.

뚝방길을 달리고.

운하의 관문도 건너고.

빼곡하게 주차가 된 좁고 오래된 골목도 지나치고.

암스테르담의 외곽의 멋진 자전거 도로와.

수많은 다리를 건너고.

공원길과.

산책로를 돌아.

"이건 아니지! 구글양!"

쉴 새 없이 변하는 도로변의 풍경을 달리는 동안 어둠이 내려앉는다.

"아고, 힘들다."

미첼의 집까지 7km 정도가 남아있다.

수로의 도시 암스테르담으로 푸른 어둠이 내려앉고.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의 여유가 생겨난다.

"여기도 길을 잃어버린 멍멍이들이 많네."

철로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가 생활 자전거인데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이 자동으로 켜지는 자전거들이고, 짐을 실을 수 있는 패니어들이 장착되어 있다.

코펜하겐처럼 생활 자전거의 이용이 많은 도시처럼 느껴진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는 사람들을 따라 천천히 어둠 속을 달려 미첼이 알려준 주소에 도착한다.

"미첼 나 도착했어!"

"집으로 들어와."

잠시 후 미첼이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든다.

미첼과 인사를 하고, 자전거와 패니어는 1층 계단의 옆에 보관해 둔다. 부동산 사무실의 2, 3층에 있는 미첼의 집은 좁은 회전 계단을 올라간다. 마치 다락방에 오르는 것처럼 재미있고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첼은 저녁으로 마카로니 파스타를 요리하고, 냉장고를 열어 보이며 마음껏 마시라고 말한다.

"예! 하이네켄!!!"

가장 좋아하고 즐겨마시던 하이네켄의 나라에 온 것이 실감 난다.

시원하게 하이네켄 한 병을 들이마신다.

"최고야, 미첼!"

"왜 이렇게 작아. 한 병 더!"

월터에게 도착 메시지를 보낸다.

"미쳤다. 너를 만나기 위해 러시아에서부터 10,000km를 달려왔다고!"

"어서 와. 내일 암스테르담을 함께 구경하자."

미첼이 만들어 준 스파게티로 저녁을 하고, 미첼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미첼은 유쾌하고 편안한 친구다.

미첼은 운동을 하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로 가고, 미첼이 마련해둔 3층의 작은 방에 바로 쓰러진다.

"100km가 이렇게 힘들었나?"

오랜만에 마신 맥주에 따듯한 열기가 올라온다.

"굿나잇, 암스테르담!"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25일 / 맑음
올덴부르크-허번
독일의 첫 번째 여행이 끝나간다. 바람이 부는 날, 독일과 네덜란드의 국경을 향해 달려간다.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20,705Km
이동시간
5시간 23분
누적시간
1,534시간

 
바람
 
바람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올덴부룩
 
Garrel
 
허번
 
 
42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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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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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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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73-407-6943

 

바람이 불지만 어제처럼 상쾌한 아침이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여 피곤함이 남아있다.

패니어에 넣어둔 사과로 아침을 하고 바로 출발을 준비한다.

암스테르담까지의 전체 경로를 확인하고, 100km 정도 떨어진 메펜을 오늘의 목적지로 설정한다.

"23일 정도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겠네."

유채꽃 같은 배추꽃의 향기가 좋은 들녘,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과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심상치 않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빵집에 들러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 들고, 한 시간여를 달린 후 벤치에 앉아 허기를 달랜다. 치즈 같은 것이 올려진 빵인데 짭조름한 맛이 마음에 들어, 자주 사서 먹는 빵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들녘에는 계속해서 풍력 발전기가 몇 기씩 무리를 지어 세워져 있다. 아마도 바람이 많은 동네인가 보다.

"한 번쯤 머리를 돌리고 있을 법도 한데."

방심한 사이 구글맵은 들녘 사이로 난 흙길로 길을 안내하고.

"아침인데 하늘빛이 저녁처럼 느껴지네."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속도가 나질않고, 피곤함 때문인지 쉽게 지쳐간다.

"몸이 안 좋은가? 요즘 왜 이러지?"

버스 정류장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유럽 사람들의 생활자전거들은 참 정감이 간다. 저렴해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모두 짐을 싣는 바구니나 패이어들이 달려있다.

자전거에 대한 인식도 달라 보이고, 차량들은 자전거가 지나가면 우선적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다. 도로나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기 힘든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독일의 가로수나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는 도토리 나무인 참나무들이다. 나뭇잎과 도토리가 떨어져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수명이 오래된 나무들의 모습도 너무 멋지다. 탈린과 리가에서도 가을의 황금빛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 주던 나무들도 참나무였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참나무를 가로수로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낙엽이나 토도리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가?"

중국의 월계수, 카자흐스탄의 소나무, 러시아의 자작나무, 발트해의 참나무, 북유럽의 침엽수가 떠오르는데 우리의 공원에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지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첫 번째 들어선 타운에서 슈퍼마켓으로 간다.

"너를 사용해 볼 테다!"

며칠 동안 마시고 버리지 않은 콜라와 생수병을 꺼내어.

재활용 병을 수거하는 기기에 넣는다. 찌그러진 페트병을 넣으니 빙빙 돌아가는 롤러는 페트병을 뱉어낸다.

"오호!"

찌그러진 페트병을 바람을 불어 본래의 모습으로 만들고 다시 기기에 넣으니 페트병이 안쪽으로 사라지고 모니터에 25센트가 찍힌다.

세 개의 빈 페트병을 반환하고 75센트가 찍힌 영주증을 받는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계산할 때 계산원에게 줘 봐야지."

어제 슈퍼마켓에 들리지 않아 모두 떨어진 비상식들을 다시 채우고, 계산을 하려니 계산원이 재활용 영수증을 자연스럽게 받은 후 포스기로 스캔을 한다.

"정말 멋진 시스템이다."

빈 페트병 4개가 1유로이니 꽤 쏠쏠한 금액이다. 그 동안 그냥 버린 페트병들이 아깝게 느껴진다.

"앞으로 잘 모아야겠다."

타운을 벗어나는 동안 하교를 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책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집으로 간다. 헬멧을 쓰고 바구니에 책가방을 넣은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다.

작은 꼬마 아가씨도 작은 책가방을 작은 자전거에 싣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네덜란드에 가까워지는데 풍차는 없고, 하루 종일 바람개비만 보이네."

타운을 벗어나면서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아침부터 불어오던 바람은 등을 돌리고 서있는 커다란 바람개비만 신나게 돌리고 있다.

"바람의 동네다."

바람이 불어오는 들판, 작은 마을과 타운을 번갈아 가며 지나치는 동안 바람 때문에 지치고, 마을과 타운의 인도 위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자전거 도로에 힘이 빠진다.

다시 작은 타운을 지나친다.

"메펜, 아직도 40km나 남았어?"

"쉬자. 쉬자."

"왜 이렇게 힘든 거야? 어제 고기도 먹었는데!"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았던 허리도 아파오고, 다리도 뻐근한 것이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바람 앞에 장사 없어!"

타운을 벗어나고.

천천히 하루가 마무리되어간다.

거대한 바람개비들을 지나고 나면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바람개비들이 서 있다.

"정말 징그럽다!"

속도가 나질 않는 자전거를 억지스레 페달을 밟으며 도로를 따라간다.

커다란 닭농장이 나온다. 철조망이 쳐진 넓은 들판 가운데 커다란 축사가 있고, 수없이 많은 닭들이 들판을 돌아다니고 있다.

"닭을 사육해야 한다면 최소한 이런 시스템이어야 하는데."

동물복지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사육시스템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아주 줄을 지어 떼로 서 있구나."

타들어 가는 듯 유난히 붉은 석양빛이 물든다.

"더는 못 가겠다. 몸살 나겠어!"

5시가 되기 전, 도로변 오래된 참나무 아래 텐트를 펼친다.

"정말 힘든 날이었다!"

암스테르담까지 250km 정도가 남았고, 내일이면 네덜란드의 국경을 넘어간다.

이글, 안드레에게서 영상통화가 와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월터와 함께 25일 다시 통화를 하자고 약속을 한다.

"어쨌든 조금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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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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