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5일 / 맑음
올덴부르크-허번
독일의 첫 번째 여행이 끝나간다. 바람이 부는 날, 독일과 네덜란드의 국경을 향해 달려간다.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20,705Km
이동시간
5시간 23분
누적시간
1,534시간

 
바람
 
바람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올덴부룩
 
Garrel
 
허번
 
 
428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바람이 불지만 어제처럼 상쾌한 아침이다.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여 피곤함이 남아있다.

패니어에 넣어둔 사과로 아침을 하고 바로 출발을 준비한다.

암스테르담까지의 전체 경로를 확인하고, 100km 정도 떨어진 메펜을 오늘의 목적지로 설정한다.

"23일 정도 암스테르담에 도착하겠네."

유채꽃 같은 배추꽃의 향기가 좋은 들녘,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의 움직임과 불어오는 바람의 느낌이 심상치 않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빵집에 들러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 들고, 한 시간여를 달린 후 벤치에 앉아 허기를 달랜다. 치즈 같은 것이 올려진 빵인데 짭조름한 맛이 마음에 들어, 자주 사서 먹는 빵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들녘에는 계속해서 풍력 발전기가 몇 기씩 무리를 지어 세워져 있다. 아마도 바람이 많은 동네인가 보다.

"한 번쯤 머리를 돌리고 있을 법도 한데."

방심한 사이 구글맵은 들녘 사이로 난 흙길로 길을 안내하고.

"아침인데 하늘빛이 저녁처럼 느껴지네."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속도가 나질않고, 피곤함 때문인지 쉽게 지쳐간다.

"몸이 안 좋은가? 요즘 왜 이러지?"

버스 정류장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유럽 사람들의 생활자전거들은 참 정감이 간다. 저렴해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모두 짐을 싣는 바구니나 패이어들이 달려있다.

자전거에 대한 인식도 달라 보이고, 차량들은 자전거가 지나가면 우선적으로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다. 도로나 인도에서 자전거를 타기 힘든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독일의 가로수나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는 도토리 나무인 참나무들이다. 나뭇잎과 도토리가 떨어져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수명이 오래된 나무들의 모습도 너무 멋지다. 탈린과 리가에서도 가을의 황금빛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 주던 나무들도 참나무였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참나무를 가로수로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낙엽이나 토도리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가?"

중국의 월계수, 카자흐스탄의 소나무, 러시아의 자작나무, 발트해의 참나무, 북유럽의 침엽수가 떠오르는데 우리의 공원에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었는지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첫 번째 들어선 타운에서 슈퍼마켓으로 간다.

"너를 사용해 볼 테다!"

며칠 동안 마시고 버리지 않은 콜라와 생수병을 꺼내어.

재활용 병을 수거하는 기기에 넣는다. 찌그러진 페트병을 넣으니 빙빙 돌아가는 롤러는 페트병을 뱉어낸다.

"오호!"

찌그러진 페트병을 바람을 불어 본래의 모습으로 만들고 다시 기기에 넣으니 페트병이 안쪽으로 사라지고 모니터에 25센트가 찍힌다.

세 개의 빈 페트병을 반환하고 75센트가 찍힌 영주증을 받는다.

"어떻게 사용하는 거지? 계산할 때 계산원에게 줘 봐야지."

어제 슈퍼마켓에 들리지 않아 모두 떨어진 비상식들을 다시 채우고, 계산을 하려니 계산원이 재활용 영수증을 자연스럽게 받은 후 포스기로 스캔을 한다.

"정말 멋진 시스템이다."

빈 페트병 4개가 1유로이니 꽤 쏠쏠한 금액이다. 그 동안 그냥 버린 페트병들이 아깝게 느껴진다.

"앞으로 잘 모아야겠다."

타운을 벗어나는 동안 하교를 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책가방을 자전거에 싣고 집으로 간다. 헬멧을 쓰고 바구니에 책가방을 넣은 모습들이 너무나 보기 좋다.

작은 꼬마 아가씨도 작은 책가방을 작은 자전거에 싣고 부지런히 페달을 밟는다.

"네덜란드에 가까워지는데 풍차는 없고, 하루 종일 바람개비만 보이네."

타운을 벗어나면서부터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아침부터 불어오던 바람은 등을 돌리고 서있는 커다란 바람개비만 신나게 돌리고 있다.

"바람의 동네다."

바람이 불어오는 들판, 작은 마을과 타운을 번갈아 가며 지나치는 동안 바람 때문에 지치고, 마을과 타운의 인도 위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자전거 도로에 힘이 빠진다.

다시 작은 타운을 지나친다.

"메펜, 아직도 40km나 남았어?"

"쉬자. 쉬자."

"왜 이렇게 힘든 거야? 어제 고기도 먹었는데!"

조금 괜찮아진 것 같았던 허리도 아파오고, 다리도 뻐근한 것이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바람 앞에 장사 없어!"

타운을 벗어나고.

천천히 하루가 마무리되어간다.

거대한 바람개비들을 지나고 나면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바람개비들이 서 있다.

"정말 징그럽다!"

속도가 나질 않는 자전거를 억지스레 페달을 밟으며 도로를 따라간다.

커다란 닭농장이 나온다. 철조망이 쳐진 넓은 들판 가운데 커다란 축사가 있고, 수없이 많은 닭들이 들판을 돌아다니고 있다.

"닭을 사육해야 한다면 최소한 이런 시스템이어야 하는데."

동물복지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사육시스템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아주 줄을 지어 떼로 서 있구나."

타들어 가는 듯 유난히 붉은 석양빛이 물든다.

"더는 못 가겠다. 몸살 나겠어!"

5시가 되기 전, 도로변 오래된 참나무 아래 텐트를 펼친다.

"정말 힘든 날이었다!"

암스테르담까지 250km 정도가 남았고, 내일이면 네덜란드의 국경을 넘어간다.

이글, 안드레에게서 영상통화가 와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월터와 함께 25일 다시 통화를 하자고 약속을 한다.

"어쨌든 조금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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