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1일 / 맑음
함부르크
자전거를 타고 함부르크 시내를 둘러볼 생각이다. "함부르크, 너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 봐."


이동거리
12Km
누적거리
20,471Km
이동시간
2시간 38분
누적시간
1,515시간

 
고기뷔페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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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
 
함부르크
 
함부르크
 
 
194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10시까지 늦잠을 잔다. 회색 하늘이지만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은 하늘이다.

함부르크 시내에 위치한 자전거샵과 뷔페식당을 검색하고, 비에 젖은 장갑과 양말을 빨아놓고 밖으로 나간다.

밖에 묶어둔 자전거는 핸들 쉬프트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다. 숙소가 있는 함부르크의 중앙역 부근에는 옷차림이 허름하거나 흑인들의 움직임이 많은 장소로, 분위기가 어둡고 슬럼가 느낌까지 드는 곳이다.

렉의 양쪽 받침부분이 부러져서 덜거덕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간다.

"윈터 브레이크? 아놔!"

시내 중심가에서 찾기 쉽지 않은 자전거 수리점은 겨울 비수기라 문이 닫혀있다. 네덜란드로 가는 길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근처에 10유로 정도의 한식당이 있지만 중국식 뷔페로 점심을 결정한다. 김찌치개 한 그릇으로는 양이 부족하고 11유로의 중국식 뷔페가 좋을 것 같다.

코펜하겐에서 저녁을 먹었던 벚꽃(사꾸라) 한식당의 기억 때문에 당분간 한식을 먹을 생각이 없을 것 같다.

중국식당의 점심뷔페는 10.90유로, 스시와 함께 중국 요리들이 메뉴로 갖춰져 있다. 스시와 중식은 생각보다 궁합이 좋다.

"양만 많으면 돼!"

"자, 시작!"

스시는 특별하지 않지만 숙주볶음과 함께 먹는 중식의 고기 요리들이 정말 마음에 든다.

"내일 한번 더 막을까? 허리가 아픈 건 혹시 최근에 고기가 끊겨서 아닐까?"

다섯 접시를 비우고, 과일로 디저트까지 마무리 한다.

일 년 가까이 여행을 하며 김치나 매운 음식들이 생각난 적은 없지만 가끔씩 기름진 삼겹살에 마늘과 고추, 파채를 올리고 따듯한 쌀밥 한 점을 올린 상추쌈 그리고 소주 한 잔은 생각이 난다.

어제 가보지 못한 함부르크의 항구 쪽을 구경하기로 결정하고, 수로들로 이루어진 블록들을 지나간다.

썰물 때인지 물이 빠져있는 것이 아쉽지만 수로를 따라 들어선 붉은 벽돌 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수로를 중심으로 생활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좀처럼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아 그때의 모습들이 궁금하기도 하다.

시청 건물과 함께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성 니콜라이 기념관이 보인다.

함부르크의 항구는 아무것도 없다. 많은 크레인들이 어지럽게 세워져 있는 풍경뿐이다.

항구 근처에 있는 성 미첼 성당으로 간다. 성당의 모습이 궁금하지는 않고, 잠시 성당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고 위너님의 회복을 위해 작은 바람들을 말하고 싶은 생각이다.

성당의 정문 위로 세워진 청동상이 인상적이다. 악마의 날개를 단 사탄을 천사의 날개를 단 구원자가 십자가 지팡이로 벌하려는 모습이고, 양 옆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간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마틴 루터의 청동상이 세워진 성당의 외관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좋은 건물이다.

성당의 내부에는 어떤 행사가 있는지 나이가 든 어르신들로 가득 차있고, 성당의 첨탑에 오르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사야 한다.

"그렇다면 노!"

편하게 시간을 보냈던 러시아의 교회와 카자흐스탄의 모스크가 그리워진다.

성당을 지나 오래된 범선이 있는 항구로 이동한다.

리크머 리크머스호, 백 년 전 항해를 했다는 범선의 모습은 흥미롭기도 하고 생각보다 작은 크기에 놀랍기도 하다.

"저런 것을 타고 침략과 약탈을 했다는 말이지!"

북해로 흘러가는 엘바강, 함부르크의 항구는 큰 매력이 없다.

숙소로 돌아가기 전, 성 니콜라이 기념관과 시청의 모습을 한번 더 보기 위해 이동을 한다.

하늘 위로 솟아있는 검고 어두운 첨탑, 전쟁 중 폭격을 맞아 첨탑만이 남아있는 성당이라고 한다.

"그랬구나."

엘리베이터로 첨탑의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데, 입장료가 5유로라서 포기한다. 어제와 오늘 함부르크를 둘러보니 시내의 전경이 아름다울 것 같지는 않다.

시청이 있는 광장으로 간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있어 사람들이 음식을 사 먹느라 여전히 바쁘고, 거리 곳곳에는 개와 함께 앉아있는 거지들도 많다.

"참 멋진 건물이다."

시청의 광장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주변은 고급 쇼핑몰들이 들어선 거리로, 그리고 호숫가는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활기차다.

"맛을 보고 싶은데, 배가 너무 빵빵하다."

시청에서 중앙역으로 이어지는 거리는 음식을 파는 노점들이 줄지어 있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연주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몇몇 모습이 보인다.

자전거를 끌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천천히 거리를 걷는다.

소시지를 파는 가게와 함께 달콤한 향기가 나는 초콜릿 가게가 제일 인기가 좋은가 보다.

중앙역 내부를 지나 숙소로 돌아온다. 중앙역을 중심으로 철로에 의해 세상이 나눠진 것처럼 분위기도, 사람들의 표정도 달라진다.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많이 받아들여서 그런가?"

그렇다고 하기엔 독일 본토의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더 빈곤해 보인다.

콜라를 사기 위해 들린 대형 슈퍼마켓의 분위기는 영화에서나 봐왔던 슬럼가의 모습이다. 술에 취한듯한 사람들의 모습과 길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듯한 차가운 눈동자들이 흔들린다.

함부르크, 축구팀의 도시로 익숙한 이름의 이 도시는 내 생각과는 벗어나 있는 모습이다.

"어쩌면 이것이 현실적일지 모르겠다."

 

북유럽의 도시를 지나치며 느꼈던 특별하지 않던 특별함이 무엇인지, 그 도시들이 주었던 편안함이 무엇인지, 왜 유럽인들이 오슬로나 헬싱키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지 알 것 같다.

몽골을 지나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작은 소도시들과 북유럽의 도시에서 보냈던 평범한 시간들이 어쩌면 유럽에서 마주할 수 없는 피안의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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