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20일 / 맑음
반드스벡-함부르크
독일의 첫번째 대도시 함부르크로 간다. 독일 도시의 모습이 궁금하다. "이넘의 날씨는 어떻게 안 되나?"


이동거리
23Km
누적거리
20,459Km
이동시간
3시간 29분
누적시간
1,512시간

 
타이신공
 
시청
 
 
 
 
 
 
 
13Km / 1시간 15분
 
10Km / 2시간 14분
 
반드스벡
 
알스터
 
함부르크
 
 
182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불어오는 바람에 뽀송하게 말라가던 텐트는 새벽녘부터 시작된 비에 다시 축축하게 젖어버린다.

"아, 일어나기 싫다."

함부르크까지 남은 15km 정도의 거리가 여유로움과 함께 게으름을 피우게 만든다.

"아, 렉이 부러졌지."

덜덜거리던 리어렉의 한쪽마저 완전히 부러져 있다. 다행히 케이블 타이로 임시조치가 가능하지만 렉을 교체해야 한다.

"짐이 무거운 것인지, 자전거가 부실한 것인지."

"빨리 가서 쉬자."

어제부터 시작된 강한 바람은 오늘까지 계속된다.

"비가 안 내리는 것으로 만족."

함부르크에 가까워지며 도시의 풍경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시골의 작은 마을들은 나름 생경한 풍경의 멋이 느껴지지만 독일의 전체적인 느낌은 조금 무미건조하다.

휴일이라 그런지 도시 외곽의 거리는 너무나 한산하고.

조금씩 변해가던 도로변의 건물들은 현대식 빌딩으로 바뀐다.

"참 신호등 많네."

함부르크의 중심으로 들어서고, 시청으로 향하던 중 커다란 호수공원이 나타난다.

몸을 휘청이게 만드는 바람이 불어온다.

"왔다. 함부르크!"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날씨지만 호수공원에는 런닝을 하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각기 독특한 모양새들이 재미있다.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면 편할 것 같기도 한데, 야외에서 런닝을 하는 모습을 보면 꽤 괜찮은 문화인 것 같기도 하다.

호수 공원에 앉아 시청과 숙소의 경로를 확인하고, 시청으로 이동한다. 시내 곳곳에는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들어서 사람들로 가득하다.

뾰족하게 하늘로 치솟아 있는 함부르크 시청의 첨탑이 보이고, 약간의 흥분감이 일어난다.

"그냥 교회 같은데?"

수로의 측면을 바라보니 에메랄드빛 지붕의 짙은 아이보리색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와!"

"아니, 시청 건물 맞아?"

정교한 외부 조각들과 은은한 색의 조합, 깨끗하고 품격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궁전 같잖아!"

산뜻한 느낌의 시청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 있어 들어갈 수가 없다.

"이것들 때문에 구경을 할 수가 없네."

시선을 사로잡고 매료시키는 건물이다.

"숙소로 가기 전에 근처를 좀 둘러보고."

시청에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검은색이 감도는 오래된 첨탑이 세워져 있다.

"뭐지?"

높은 첨탑과 불에 그을린 것 같은 검은색의 건물은 기괴한 느낌이 들 정도다.

"뭐지?"

웅장함이나 아름다움보다는 뭔가 아픈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첨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운영되는 것으로 보아 함부르크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모양이다.

"박물관인가? 정말 강한 느낌이네."

함부르크의 수로들은 독일스럽다.

"독일스러운 것이 뭔지 모르겠지만."

비를 맞았던 어제의 피로감 때문인지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숙소로 가는 길에 맥도널드에 들러 허기를 채우고.

"도시 구조는 심플하네."

시청을 중심의 함부르크 거리는 오래된 구시가지의 모습보다는 도시의 느낌이고, 현대적인 느낌보다는 오래된 도시처럼 느껴진다.

함부르크 중앙역에 위치한 제너레이션 호스텔을 찾기 위해 도로를 따라간다. 시청과 중앙역은 버스 한 정거장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주변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산뜻한 느낌의 시청 주변과 달리 조금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고, 어수선한 거리에는 노숙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마치 완전히 다른 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청 주변 사람들의 여유로운 움직임과 달리 바쁘고 혼란스러운 중앙역 주변의 움직임들은 이유모를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숙소 앞 노점의 남자에게 자전거를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하고 숙소로 들어간다.

간단히 체크인을 하고, 여러 겹의 문들을 거쳐 방으로 들어간다. 기숙사형 숙소의 답답함이 밀려온다.

패니어들을 옮기고,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있어 수월하다.

자전거를 부탁했던 노점에서 핫도그 하나를 사 먹는다.

3.5유로 정도의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지지만 역시 독일의 소시지는 맛이 좋다.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내고, 출출함이 느껴져 밖으로 나간다. 중앙역에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붐비고, 역 주변의 식당들은 마땅한 곳이 없다.

흑인들의 모습이 유독 많고, 허름한 옷차림과 술에 취해있는 것 같은 백인들의 모습도 많다.

"저쪽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한창인데, 이곳은 삶의 비루함으로 가득하네."

작은 케밥집으로 들어가 접시에 담긴 메뉴를 선택하고 매콤한 소스로 주문한다.

아희에게 독일의 한 끼 식사비를 물으니 10유로 정도를 생각하라고 한다. 저렴한 케밥집은 햄버거 가격에 양도 많고 맛이 좋다. 고수를 잔뜩 담아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줄어든다.

"다른 것들도 많네."

시청과 호수공원에서 느꼈던 함부르크의 모습은 사라지고 각박한 도시와 타향살이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함부르크의 모습이다.

"왜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지 못할까?"

자본의 이기와 인간의 욕망, 고단한 도시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1그램 정도의 용기만 있다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단 1그램 정도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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