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40일 / 흐림
커호브-이에페르-콕세이더
카드복제로 인한 인출사고의 스트레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잊어야 한다. 잊어야 해!"


이동거리
97Km
누적거리
21,456Km
이동시간
7시간 40분
누적시간
1,595시간

 
N8도로
 
N8도로
 
 
 
 
 
 
 
57Km / 4시간 20분
 
40Km / 3시간 20분
 
커호브
 
이에페르
 
콕세이더
 
 
25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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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뷔르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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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프랑스어, 유로(1파운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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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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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675-5777

 

새벽, 평상시와 다른 한기가 느껴져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잠에서 깬다.

"왜 이렇게 춥지?"

비에 젖었던 텐트가 낮아진 기온으로 모두 얼어있다.

카드가 복제되어 결제액 인출이 된 금액들을 확인하니 월터의 한 달치 급여 정도가 빠져나갔다.

"아, 빌어먹을 너무 많이 빠져나갔다."

스웨덴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의 영향이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핸드폰 본인인증이 필요한 금융권의 결제 알람 서비스와 부정 사용이 의심되는 해외 결제를 알려주는 카드사의 카카오톡 알림을 받을 수 없으니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빌어먹을 유럽!"

복제된 카드의 해외결제을 정지하고, 큰 의미는 없겠지만 부정사용 이의제기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틀 동안 누나와 연락이 닿질 않는다.

"모든 것이 귀찮아 진다."

아침도 거르고 침낭 속에서 허망스러운 마음을 추스른다.

"갈 길도 먼데, 힘 빠지네."

억지스럽게 몸을 일으키고 짐들을 정리한다. 싸늘한 날씨에 얼어붙은 장비들을 정리하려니 손가락이 찢어질 듯이 시리다.

"아, 씨@#&₩#@₩₩_###@@!"

어젯밤 목초지로 들어오며 진흙밭에 빠진 앞바퀴에 진흙이 엉겨 붙어 엉망이고, 패니어에도 진흙들이 범벅이다.

얼어붙은 텐트와 엉망이 된 패니어들을 대충 자전거에 장착하고 출발을 한다.

에스꼬강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20km 거리의 코르트레이크로 향한다.

"이럴 땐 고기가 필요해. 고기!"

화를 풀어줄 고기도 없다. 생각해 보면 러시아는 유럽에 비해 화려하지는 않을지 모르겠지만 여행을 하기에 정말 매력적인 나라인 것 같다.

"웃자. 웃어!"

"경험은 대머리가 된 다음에 선물로 받은 빗처럼 때늦은 선물이다." -벨기에 속담 중에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몰두해봐야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저것들은 왜 항상 반대 방향이야. 쌍!"

됭케르크까지 120km 정도의 거리, 페달링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이런 날에 뒷바람이라도 불어주면 좋으련만 아침부터 차가운 바람이 가난해진 마음을 더 시리게 만든다.

아침을 거른 탓에 허기가 밀려오며 페달링이 힘들다. 바나나를 꺼내어 먹어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11시 반, 힘겨운 페달링으로 겨우 맥도널드에 도착하고 자동주문을 하려니 카드 결제만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 카드까지 복제되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유럽에 들어와 두 장의 여행용 카드가 무용지물이 됐다. 남은 한 장의 카드와 비상용 카드만이 남아있어 한 장의 카드마저 정지를 시키면 더 여행을 할 수가 없다.

길거리에 설치된 ATM 기기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유럽의 관광도시에서 사용하는 카드들은 어디서 복제가 되는지 피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앞으로 은행에서 현금인출 외엔 카드는 절대 안 쓴다."

떨리는 손으로 카드결제를 하니 결제 용지와 함께 출력되어야 할 오더지가 출력이 되질 않는다.

"에잇, 신발 깔창!"

카운터로 가서 오더지가 안 나왔다고 말하니 주문기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했으면 됐다며 테이블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

안경 렌즈에 스크래치가 났는지 시야가 흐렸는데, 확인해 보니 눈동자 위치의 부분에 스크래치가 나있다.

"아,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거야!"

카드가 없는 통장으로 모든 현금을 이체하려니 핸드폰 본인인증을 하라고 한다.

"아, 쌍!"

수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마르지 않은 신발 속의 양말이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싫다.

"잊자. 잊어!"

벤치에 앉아 마음을 다스린다.

"아무래도 정신 승리가 필요해.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멋진 풍경들을 보며 건강하게 다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운이야. 액땜이다 생각하자!"

뭔가 많이 부족하다.

"큰 출혈의 댓가로 모니카 벨루치나 샤를리즈 테론과 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그리고.

"이 도둑놈들아! 너희들에게 피의 저주가 죽을 때까지.. 가난한 여행자의 한이 서린 저주다!"

 

수로의 길이 끝나고 작은 타운 메넨을 지나간다.

"오늘 됭케르크까지 갈 수는 없고, 어디까지 갈까?"

어제의 비로 인해 이동거리가 짧아지고, 힘이 들어가지 않던 오전의 페달링으로 120km를 오늘 이동하기는 불가능하다.

지도를 검색하고 프랑스 국경 근처의 해수욕장으로 목적지를 변경한다.

"그래도 100km네. 부지런히 가야겠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네."

오후 들어 하늘은 맑아지고, 비가 내리며 떨어졌던 기온도 다시 회복이 된다.

정신승리 후, 조금은 마음이 안정되었지만 가끔씩 불편한 무언가가 머릿속을 한 번씩 뒤집어 놓고.

길은 계속해서 작은 마을들과 타운들을 지나친다.

"오늘따라 사람이 많이 그립네."

"그립다. 잠시 기댈 수 있는 어깨와 따듯한 체온이."

4시, 국경의 마을까지 30km가 남았다.

"일몰까지 길어야 한 시간 반인데, 빠듯하다."

어두워지기 전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속도를 내어보지만 이내 허기가 지며 지쳐가고, 하늘에서는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정말 싫다. 비.."

최대한 거리를 줄이기 위해 페달을 밟는 사이 왼쪽 하늘이 눈부시게 밝아진다.

"뭐냐! 여기는 비 오는데."

낮게 깔린 구름 밑으로 해가 떨어지며 지평선을 사이에 두고 일몰의 붉은빛이 물든다.

마지막 석양빛만이 남은 시각, 해변의 마을까지 5km 정도가 남았다.

작은 타운의 하늘에는 박쥐인지 철새인지 알 수 없는 새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닌다. 바닷속 작은 물고기 떼들의 움직임처럼 방향성 없이 이리저리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것이 철새들의 움직임은 아닌 것 같다.

라디오를 들으니 올해의 컬러가 클래식 블루라고 한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을 때 볼 수 있는 짙푸른 하늘빛이 클래식 블루이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천천히 이동을 하던 중 목적지 마을을 5미터 정도 남기고 차량 한 대가 황급하게 옆으로 다가온다.

"뭐야?"

조수석에 앉은 남자가 손짓을 하며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

"뭐? 왜? 뭔대?"

건드리면 터져버릴 듯한 눈빛으로 차량을 확인하니 경찰차다.

"왜 그러세요?"

"자전거 라이트 없어?"

암스테르담에서는 라이트가 없으면 벌금을 문다는 월터의 설명이 떠오른다. 최대한 공손하고 어리숙하게 라이트가 없다고 대답하자 라이트가 없으면 도로에서 위험하다며 다그치듯 말을 한다.

"미안해요. 저기까지만 가면 돼."

"조심해서 가고, 좋은 여행 해."

경찰은 회전 신호등 건너는 것을 에스코트해주고 떠나간다.

"쉥겐 기간이 초과될 유럽에서 메뚜기를 할 때는 라이트하고 후미등을 챙겨야겠군."

도착한 해변 마을은 작지만 생각 외로 불빛이 화려하고 쇼핑몰과 레스토랑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넓고 긴 백사장이 있는 해변이라 아마도 여름철 휴양지가 아닌가 싶다.

백사장에도 레스토랑의 야외 테이블이 놓인 모습이 신기하다. 슈퍼마켓에서 소시지를 사고 야영지를 찾아 해변을 따라간다.

너무나 깔끔하고 잘 정비된 해변이라 텐트를 칠 공간이 없고, 바닷바람이 거세어 해변에 텐트를 칠 수가 없다.

프랑스 국경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 마을의 외곽에서 텐트를 칠만한 장소를 겨우 찾았다.

너무 허기가 지고 진이 빠진 탓에 음식을 먹지 못하고, 침낭에 누워 몸의 컨디션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심신이 모두 지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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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39일 / 비
브뤼셀-커호브
뒤늦게 확인한 카드복제의 인출 문제로 맥이 빠지는 하루, 지겨운 겨울비가 내린다. 영국으로 가기 위해 프랑스의 됭케르크로 가야 한다.


이동거리
77Km
누적거리
21,359Km
이동시간
5시간 52분
누적시간
1,587시간

 
N9도로
 
N46도로
 
 
 
 
 
 
 
29Km / 2시간 00분
 
48Km / 3시간 52분
 
브뤼셀
 
알스트
 
커호브
 
 
156Km
 
 

・국가정보 
벨기에, 뷔르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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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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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일찍 잠들어 오랜만에 단잠에 빠져들었다.

"잠이 부족했던 건가?"

첫 번째 알람에 잠이 깨고 바로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한다.

"비가 내리겠다."

암스테르담부터 며칠 동안 좋았던 날씨가 다시 흐리기 시작한다.

"비가 끝난 줄 알았더니."

싸늘한 아침,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씨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출발과 함께 레인 팬츠를 꺼내 입고 브뤼셀의 시내를 벗어난다. 복잡한 골목길의 구시가지를 벗어나자 도로는 심플해지고, 자전거 도로를 따라 쉽게 시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어젯밤 상담문의를 남겼던 은행으로부터 답변이 왔지만 카드사가 분사가 되어 카드사로 다시 문의를 하라는 답변이다.

하나카드의 어플을 설치하고 카드의 결제 내역을 확인하니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빠져나간 것 같다. 상담시간이 끝나 문의글을 남기고 됭케르크를 향해 출발한다.

"이미 벌어진 일, 고민해봐야 힘만 빠진다."

"겨울비는 정말 익숙해지지가 않네."

초여름의 비처럼 내리는 날씨에 천천히 젖어 들어 간다.

축축해지는 신발과 함께 손등이 시려온다.

다행히 네덜란드 국경의 자전거 도로보다 프랑스 방향의 자전거 도로는 상태가 괜찮은 편이다.

"오늘도 다 젖어버렸다."

영국의 더버로 향하는 길은 프랑스의 국경을 조금 넘어 됭케르크에서 페리를 타고 도버해협을 넘는 것이다.

도버해협을 넘는 페리는 됭케르크와 칼레 두 곳의 항구가 있는데, 서로 멀지 않은 거리지만 브뤼셀에서는 됭케르크가 조금 가깝다.

브뤼셀에서 됭케르크까지 200km 정도의 거리, 이틀 동안의 라이딩으로 도착하여 저녁에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널 생각이다.

"내일까지 도착할 수 있으려나?"

됭케르크까지의 일정이 불확실하여 페리 예약은 하지 않고 항구에 도착해서 표를 구할 것이다.

오늘의 목적지로 생각했던 코르트레이크를 20km 정도 남기고 흐린 날씨의 어둠이 일찍 내려앉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빗물에 젖어 첨벙거리는 신발 속의 발이 얼어붙은 느낌이다.

도로변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저녁거리를 사고.

언 몸을 녹이며 주변의 야영지를 검색한다.

다행히 가까운 곳에 작은 에스꼬강이 있어 강변에 텐트를 치면 좋을 것 같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다 수로와 같은 강변에는 텐트를 칠 공간이 없다.

주변의 목초지로 들어가려다 자전거와 신발이 진흙밭에 빠져 고생을 하고, 길을 돌아가 목초지에 텐트를 펼친다.

바로 침낭을 꺼내어 한기가 시작된 몸을 녹인다.

조용한 밤, 밝은 반달이 떠있다.

"내일은 맑았으면 좋겠다."

120km 정도가 남은 됭케르크까지 내일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카카오톡도, 카드복제의 문제도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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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38일 / 흐림
브뤼셀
무겁게 느껴졌던 브뤼셀의 첫 인상은 시청광장의 화려한 야경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구시가지의 풍경으로 사라졌다. "브뤼셀의 보물들을 찾아보자!"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282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581시간

 
산책
 
이불킥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브뤼셀
 
브뤼셀
 
브뤼셀
 
 
7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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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고 늦게 잠들었다. 아침 알람들을 패스하고 이불을 끌어당겨 다시 잠이 들고, 조식을 먹어야 한다는 무의식의 집념으로 피곤한 잠자리를 털고 침대를 벗어난다.

"조식!"

1층 식당에는 나처럼 게으른 사람들이 북적인다.

조식의 메뉴는 특별한 것이 없다. 빵들과 잼들, 시리얼, 계란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게으름을 피운다.

"산책을 하고 올까."

브뤼셀 궁전과 대성당 그리고 구시가지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숙소 가까이에 있는 노트르담 뒤 사블롱 성당으로 걸어간다. 브뤼셀의 아침 거리는 한산한 편이다.

대리석빛의 첨탑들의 모양이 특이한 성당이 나온다.

성당의 내부는 어둡고 외관의 화려함에 비해 평범하다. 이상한 일이지만 이런 고요함이 좋다.

여러 조각상들이 세워진 교회의 내부를 구경하고.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좋다."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성당으로 들어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성당의 도로 건너편 청동상의 분수대가 있는 작은 공원이 있어 걸어간다.

Square of Petit Sablon, 공원의 정면에 청동상의 예쁜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고.

주변으로 1,500년대 사람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옷들이 불편하지 않았나?"

작지만 참 예쁜 공간이다.

벨기에 궁전으로 걸어가던 중 넓은 광장이 나온다.

후와얄르 광장, 생쟈크 교회 앞의 광장은 트램과 자동차들이 움직이고, 중앙에는 깃발을 든 멋진 청동상이 세워져 있다.

언덕 위에 위치한 광장에서는 브뤼셀시청의 첨탑과 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돌아가니 넓은 공원과 함께 건너편으로 벨기에 궁전이 보인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아한 정원과 어울리는 멋진 건물이다.

브뤼셀의 중앙공원을 걸어간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특별함이 없는 공원의 분위기는 일상의 편안함이다.

"왜 쓸쓸한 느낌이 들지?"

피곤한 여행길에서 맞이한 한가로운 시간의 여유는 이유모를 쓸쓸함을 불러일으킨다.

공원을 가로질러 성 미카엘과 성녀 구둘라 대성당으로 간다. 아름다운 느낌보다 웅장한 느낌의 베이지색 성당의 모습이다.

휴일 아침 한적한 공원의 모습은 밤의 풍경과 다른 느낌이다.

넓고 높은 성당의 내부는 심플하고, 기둥마다 세워진 다양한 조각상들과 가지런히 놓여있는 나무의자들이 인상적이다.

"조용하고 좋다."

성당의 벽면을 따라 예수 탄생의 미니어처들이 나라별로 전시가 되어있고, 한지로 만든 우리나라의 작품도 놓여있다.

"조금 어색하네."

심플하지만 편안함이 느껴지는 좋은 공간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샹트 페테르부르크의 이사악 성당처럼 화려한 성당의 내부를 감상하는 것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더 좋다.

한 시간 정도 성당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구시가지를 걷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오줌싸개들을 찾아볼까."

어제 찾지 못했던 오줌싸개 동상들을 찾기 위해 구시가지로 들어간다.

"이 음식점은 맛집인가?"

어제부터 길게 대기줄이 이어진 레스토랑을 지나.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모여 벽면의 철창을 향해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역시, 이렇게 숨겨놨군."

짓궂은 아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그럼, 남자아이를 찾아볼까."

이리저리 사람들을 따라 걷다 보니 어젯밤 저녁을 먹었던 맥도널드와 시청의 첨탑이 보인다. 브뤼셀의 구시가지는 정말 좁다.

케밥집으로 들어가 점심을 해결한다. 여행을 하며 케밥이라는 것을 처음 먹어보지만 꽤 괜찮은 음식이다.

시청이 있는 그랑플라스 광장으로 걸어가니 감자튀김을 파는 가게에 길게 대기줄이 이어진다.

"여기가 원조집이구나."

암스테르담에서 월터와 함께 먹었던 감자튀김의 원조집이지만 줄을 서며 먹는 것은 취향이 아니라 그냥 지나친다.

그랑플라스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하다.

광장 주변의 선물가게들을 구경하며 냉장고 자석을 사려해도 딱히 인상적인 것이 없다.

"건물들이 참 인상적이야."

넓지 않은 광장에서 시청의 첨탑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 정도로 시청의 첨탑은 꽤 높게 치솟아 있다.

높은 첨탑의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건물 전체에 새겨진 작은 조각상들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하나하나 어떻게 새긴 거야?"

시청 건너편의 검은 톤의 건물도 눈에 띄는 건물이다.

광장의 건물들은 암스테르담의 건물들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좀 더 화려한 외관이고, 반듯하게 세워진 건물들이다.

구시가지의 곳곳에 보물찾기처럼 오래된 조각상들이 숨어있다.

"1,388년?"

광장의 주변에는 초콜릿 상점들이 많고 선물가게의 아이템들은 특별함이 없다.

생크림이 올려진 와퍼, 감자튀김, 초콜릿 그리고 다양한 맥주가 브뤼셀의 명물인가 보다.

"정말 보물 찾기다."

작은, 아주 작은 오줌싸개 동상이 왜 브뤼셀의 상징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구시가지를 모두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간다.

"좀 쉬었다 조명쇼를 보러 나와야지."

도시 전체가 작은 오줌싸개 동상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그대는 뉘신지?"

숙소에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핸드폰을 잃어버리며 하지 못한 통장을 정리한다.

"뭐지?"

생각보다 잔고의 금액이 적어 확인을 하니 이상한 출금 내역들이 많다.

"에쉬, 사고 났네."

카드가 복제되었는지 미사용 결제액들이 여러 차례 빠져나갔다. 황당하고 힘이 빠진다. 통장에 남은 잔액을 다른 계좌로 모두 이체하고 은행에 문의글을 남긴다.

카카오톡으로 이상 알람을 받지 못하고, 본인인증을 할 수 없어 입출금 알람을 받지 못하여 그동안 감지를 할 수 없었다.

"젠장할, 더 가난해졌네."

하염없는 분노의 이불킥을 반복하다 밖으로 나가 감자튀김과 맥주 한 캔을 사서 숙소로 돌아온다.

맥주 한 캔에 모든 것이 싫고 나른해진다.

"빌어먹을 놈들, 훔쳐가려면 내 안에 슬픔이나 가져가지."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36일 / 맑음
로테르담-로센달-벨기에 에센
2019년의 마지막 날의 아침이 황홀하다. "멋진 1년이었어. 또 다른 멋진 1년을 부탁해!"


이동거리
86Km
누적거리
21,203Km
이동시간
6시간 29분
누적시간
1,575시간

 
볼리에볼
 
벨기에국경
 
 
 
 
 
 
 
70Km / 5시간 00분
 
16Km / 1시간 29분
 
로테르담
 
로덴달
 
에센
 
 
498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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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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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까지 끊이지 않고 폭죽이 터지고, 울퉁불퉁한 풀밭에 텐트를 펼친 탓에 불편한 새우잠을 자야만 했다.

"어, 이 하늘빛은 뭐야?"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아침,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빛이 세상을 감싸고 있다.

패니어를 정리하고 세안을 하는 사이 떠오르는 태양은 황홀한 아침의 빛을 만들어낸다.

"너무 예쁜 빛이다."

계속해서 변하는 하늘을 바라보느라 출발 시간이 늦어진다.

"와이파이를 써야 하는데."

로테르담의 위성도시인 작은 타운의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하며 배터리들을 충전을 한다.

핸드폰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통신사의 대리점으로 간다는 누이는 연락이 되질 않는다. 통신사의 직영점에서는 서류를 발급하기 위해서는 본인과의 통화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한다.

카카오톡의 계정을 살리는 일이 갈수록 산으로 가고 있다.

"이제 가야 하는데, 연락이 안 돼!"

엽서를 보내기 위해 이동경로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린다.

"엽서를 보내고 싶은데?"

"밖에 있는 우체통에 넣으면 되는데, 당분간 일을 하지 않는다."

여직원은 'fire work'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확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다.

"해고됐다는 거야, 일을 그만뒀다는 거야. 불꽃놀이 하러 간 건가."

여직원의 말대로 우체통의 입구는 열리지 않는다.

"우표도 붙여서 네덜란드에서 보내야 하는데."

이동 경로에 있는 다른 우체통도 입구가 열리지 않고 닫혀있다.

"도시에서는 보낼 수 있겠지 뭐."

나우어마스강을 건너며 로테르담의 경계를 벗어난다.

암스테르담과 달리 공업이나 운송업의 중심지 같은 도시의 풍경이다.

큰 고속도로와 강을 건너며 약간의 길 헤매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드르드레흐트라는 도시의 외곽을 지나쳐간다.

도시의 초입에서 입구가 열려있는 우체통을 발견하고.

"잘 도착해라."

드르드레흐트를 벗어나 국경의 마지막 소도시 로센달을 향해서 페달을 밟는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조금은 지루한 풍경이 이어진다.

드르드레흐트를 지난 후 어느새 그림 같은 풍경들은 사라지고, 네덜란드에 처음 들어섰던 독일 국경의 모습과 비슷한 평야의 풍경이 이어진다.

벨기에에 가까워지며 짙은 안개가 내려앉고.

이전보다 차갑게 느껴지는 공기다.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천상의 다리 같네."

가시거리가 짧아진 안갯속에 파묻힌 긴 대교의 모습이 아득하다.

"가자!"

다시 길을 따라 농촌의 작은 시골 길들을 따라가고.

작은 마을들도 계속 지나친다.

아침에 슈퍼마켓에서 산 도넛으로 허기를 달랜다. 어제 먹었던 것인데 건포도가 들어간 도넛은 쫄깃하고 맛이 좋다.

농로의 도로와.

작은 다리들.

수로와.

평야의 길을 달리며 벨기에로 향한다.

"네덜란드의 풍경은 정말 좋다."

국경을 8km 정도 남기고 네덜란드의 마지막 소도시 로센달에 들어선다.

국경을 넘기 전 슈퍼에 들러 비상식을 채워둔다.

이상하게 네덜란드 슈퍼마켓에는 소시지 종류가 별로 없다.

"역시 소시지는 독일이군!"

어제부터 슈퍼의 임시 판매대에서 팔고 있는 도넛이 여기에도 있고, 사람들이 한 봉지씩 손에 들고 사간다.

여려 차례 반복이 되는 것들은 너무나 궁금하다.

"이게 뭐야?"

"응?"

"이름이 뭐냐고?"

"볼리에볼."

이상한 질문을 하느냐는 듯 쳐다보던 여자는 이내 도넛의 이름을 알려주더니 네덜란드에서 새해를 맞이하며 먹는 음식이라고 알려준다.

"오호, 그런 거였군!"

4개를 달라고 하니 다른 곳과 달리 달콤한 슈가파우더를 넣어주며 밝게 새해 인사를 한다.

"해피 뉴 이어!"

"올리에볼!"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국경을 넘어간다.

"굿바이, 홀랜드!"

국경을 넘고 바로 작은 마을의 초입에 벨기에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13번째 나라 벨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선이지만 마을의 분위기는 네덜란드와 다르게 느껴진다.

"멀리 못 가겠다."

근처의 공원을 지도로 확인하고 7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다.

"자전거 도로가 이상해."

해가 떨어지고 네덜란드만큼 좋지 않은 자전거 도로는 어둠 속에서 길을 이어가기가 힘들다.

지도로 확인했던 곳은 작은 호수가 있는 공원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 속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츠를 펼친다.

"2020년이구나."

부엉이 소리가 울리던 숲 속에 갑자기 요란한 폭죽 소리가 울려 퍼진다. 자정에 맞춰 일제히 터지는 폭죽 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이한다.

"항상 건강하고, 웃는 날들이 많기를 바란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35일 / 맑음
암스테르담-알스메이르-로테르담
개구진 사춘기 소년과 같은 도시 암스테르담을 떠난다는 것이 아쉽다. "꼭 다시 올게!"


이동거리
67Km
누적거리
21,117Km
이동시간
6시간 14분
누적시간
1,568시간

 
엽서보내기
 
수로길
 
 
 
 
 
 
 
20Km / 1시간 40분
 
47Km / 4시간 33분
 
암스텔담
 
알스메일
 
로테르담
 
 
412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여행경보 
-
・언어/통화 
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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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폰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1-70-740-0214

 

맑은 하늘이다. 10시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조식을 먹고 짐들을 정리한다. 하루 더 머물며 월터의 얼굴을 보고 싶지만 쉥겐 기간의 부담이 적지 않다.

"90일은 너무 짧아. 6개월 정도로 해주지!"

"날씨 좋네. 아쉬움을 남겨두는 것도 좋지. 가자!"

 

선물가게에 들러 우편엽서의 우표를 산다.

 

"이번에도 잘 도착하기를."

 

"기회가 되면 다시 올게. 암스테르담 굿바이!"

 

시내 공원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쉽게 암스테르담을 빠져나가고, 길게 뻗은 길을 따라 80km 정도 떨어진 로테르담을 향한다.

조정 경기장에서 잠시 쉬며 월터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월터, 항상 건강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자!"

"이건 호수야? 바다야?"

 

바람에 찰랑이는 물결이 마치 바다처럼 느껴지지만 커다란 호수다.

 

호숫가의 작은 타운을 지난다. 도시보다 작은 타운에서 느낄 수 있는 한가로운 여유로움은 정말 좋다.

 

작은 슈퍼에 들러 콜라와 도넛처럼 생긴 동그란 빵을 사 든다.

 

확실히 네덜란드의 양은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 못생긴 것이 아주 귀엽게 보인다.

 

호숫가 마을을 지나치며 자전거 도로는 수로길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사이클을 타는 사람들과 함께 라이딩이 이어진다.

 

수로를 건너는 다리들은 작은 개도교들이 많은데, 모양이나 다리를 올리는 방식들이 천차만별하여 다리의 구조를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쉬었다 가자."

 

어제 점심에 사놓고 먹지 못한 햄버거로 점심을 대신한다.

 

길게 이어지는 수로길은 주변의 풍경이 다채로워 지겹지 않고.

 

일정 너비로 끝없는 수로가 격자모양으로 만들어진 마을을 지나친다.

네덜란드의 수많은 수로와 평야의 풍경은 정말 이채롭다.

구글 지도를 보면 빗살무늬처럼 수만은 선들이 그어진 지형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처음 지도를 보았을 때 어떤 지형인지 몰라 그 모습이 너무나 이상했는데, 여행을 하며 수로들로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해가 된다.

마치 수경 농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로와 수로 사이의 공간은 비옥한 평야들이다.

 

"야! 네덜란드 양!"

몽골의 풍경에 비해 색의 다양함이 참 좋은 곳이다.

로테르담까지 30km 정도, 네덜란드 제2의 도시 로테르담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시간의 여유가 없어 외곽으로 빠지는 길로 경로를 변경한다.

네덜란드 집 정원에 가끔씩 갈대가 심어져 있는데 줄기도 굵고 풍성한 모양이 꽤 멋이 있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고, 길은 다시 수로를 따라 이어진다.

4시 반, 붉은 태양이 지평선으로 떨어진다.

"정말 붉다!"

 

넓은 수로변의 공원 Rottemeren에 들어서고, 확 트인 자연공원의 바람과 석양빛으로 물드는 풍경이 아름답다.

 

"야! 여기 좀 봐!"

겁이 많아 다가서면 도망가 버리던 몽골의 양과 달리 네덜란드 양들은 뻔뻔하고 시크하다.

오렌지빛 석양이 너무나 좋다.

"반하겠다야!"

갈대가 흔들거리는 강처럼 넓은 수로변의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수로변을 따라 간간히 세워져 있는 풍차의 모습도 멋지고.

 

해는 떨어져 어두워지기 시작하지만 괜한 여유로움이 찾아들어 나루터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멀리 도시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오고, 넓은 수로의 수면에는 흰색 철새들이 하얗게 내려앉아 있다.

"백조겠지?"

유럽을 1개월 동안 여행했다는 아저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야영지를 찾아 길을 이어간다.

 

붉게 더 붉게 물드는 하늘, 황홀한 색감이다.

"이곳에 있으면 나도 고흐가 될 것 같네."

넓은 수로와 공원은 조금씩 좁아들더니 수로변으로 집들이 계속 이어진다.

"야영지가 마땅치 않네."

넓은 녹지나 공원을 찾아 계속 수로를 따라가도 도시가 가까워지며 집들이 계속된다.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고, 구글 지도를 검색해 도시 주변의 공원으로 찾아간다.

"석양빛에 반해 너무 여유를 부렸네."

공원에 텐트를 펼치고 아영을 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서 폭죽이 3시간 넘도록 산발적으로 터진다.

"뭐지? 연말은 하루 더 남았는데."

 

브뤼셀까지 150km 정도의 거리, 내일 조금 부지런히 달려 새해 첫날은 벨기에의 맛있는 맥주를 먹고 싶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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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34일 / 맑음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의 마지막 날,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을 관람하고 암스테르담의 시내를 걸어볼 생각이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050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562시간

 
고흐미술관
 
담광장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암스텔담
 
암스텔담
 
암스텔담
 
 
345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여행경보 
-
・언어/통화 
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보다폰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1-70-740-0214

 

어젯밤에 룸에 들어온 커플이 아침부터 어수선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난다. 밤늦도록 소리를 지르는 숙소의 게스트들과 마리화나 냄새는 익숙해지기가 힘들다.

때론 자유롭고 직설적인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지만 어느 경계를 넘어서면 매너 없는 망나니들처럼 보인다.

숙소에서 제공하는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반 고흐 뮤지엄으로 향한다.

어젯밤 입장권을 구매하고 관람시간을 예약하기 위해 박물관의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31일까지의 입장권이 모두 매진으로 나왔다.

암스테르담 시내에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비수기라는 단어가 무색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 구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표가 없으면 어쩔 수 없고."

런던을 거쳐 프랑스의 파리로 향하는 길에 고흐가 마지막으로 삶을 살았던 장소와 묘지가 있는 오베르쉬즈우아즈가 있다. 그곳에 들러볼 생각이기 때문에 고흐의 그림들을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겠지만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10시,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반 고흐 뮤지엄에 도착한다. 웅장하고 고전적인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을 지나 넓은 공원의 초입에 티켓 판매소가 보이고 몇몇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입장권을 살 수 있나?"

티켓 판매소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앞서 서있던 사람들이 표를 구매한다.

"럭키!"

 

바로 관람을 하겠다고 말하고 미술관의 입장권을 구매한다. 19유로의 가격이지만 아깝지 않다.

공원을 가로질러 3분 정도 걸어가면 투명 유리의 원형 건물로 들어선 반 고흐 박물관이 보인다.

아침 시간이지만 제법 사람들이 많다. 티켓을 확인하고 미술관의 지하로 이동한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구성된 5층 구조의 전시관이다. 한국어 오디오북을 5유로로 대여하고, 겉옷을 벗어 보관대에 보관한다.

"빈센트 반 고흐, 만나 볼까."

0층에는 밀짚 모자를 쓴 초상화를 포함하여 많은 초상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나의 그림을 통해 내가 갖은 다른 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층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과 '해바라기', 2층의 '아를의 침실', 3층의 '까마귀가 나는 밀밭', 귀를 자른 후 그린 자화상 등 고흐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아쉽지만 '별이 빛나는 밤'이나 몇몇 작품은 이곳에서 볼 수가 없다.

지하에서 전시되고 있는 밀레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 '이삭 줍는 여인들'까지 관람을 하니 12시가 훌쩍 넘어가고 허리가 아파온다.

오전 시간이라 덜 복잡하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아 조금은 힘든 관람이다. 중요 작품들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 만족한다.

밖으로 나오니 미술관 입구는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고, 주변은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배고프지는 않은데 갈증이 나네."

공원에는 여기저기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물방울을 날리며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사람들로 화기애애하다.

"별 것도 아닌데 분위기가 좋다."

다른 도시들처럼 공원에 만들어진 작은 스케이트장은 인기가 많고.

한산했던 오전과 달리 모든 곳에 사람들의 대기줄을 길게 이어지고 있다.

언제 봐도 신기한 암스테르담의 집들이다. 미첼에게 '왜 이렇게 집들을 좁게 만드는지' 물어봤을 때 미첼은 자신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리고 자료를 검색하더니 이유를 설명했다.

"도로변 집을 가로로 넓게 지으면 세금이 엄청나게 많았데, 그래서 세로로 좁고 길게 만든 거야."

어쨌든 건물과 건물의 틈새처럼 보이는 공간에 한 칸짜리 집들이 들어선 모양은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비좁고 가파른 회전 계단으로 위층을 오르내릴 것을 생각하면 답답함부터 밀려온다.

암스테르담의 건물들에는 지붕 부분에 철제빔과 함께 갈고리들이 달려있다. 좁은 계단으로 물건을 올릴 수 없으니 도르래를 사용하여 물건들을 올리고 내리는 것이다.

"근데, 창문에 나무 문짝은 왜 만든 거지?"

갈증을 해소할 겸 만만한 맥도널드로 간다. 어제 맥도날드 근처에 케밥집을 봐 두었지만 지금은 배가 고프지는 않다.

러시아의 슈퍼마켓에서 계산대의 직원들과 동전을 세고 있는 손님들의 느긋함에 답답했다면 암스테르담은 자동 주문기 앞에서 토론을 하며 늦장을 부리는 사람들의 속도에 답답해 미치겠다.

뒤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러 메뉴들을 클릭하며 서로 토론을 하는 모양새다.

"대충 먹어!"

콜라와 감자칩만을 먹고 햄버거는 그냥 들고 나온다.

대부분 소형 전기차를 많이 이용하는 유럽이라 곳곳에 차량용 충전기들을 볼 수 있다.

숙소에 들어와 잠시 쉰다. 암스테르담 궁전이 있는 담광장 주변을 둘러보고 싶은데 피곤이 밀려온다.

숙소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간다.

비뚤어진 건물들을 보면 뭔가 불편하면서도 재미있다.

선물가게 들러 엽서와 냉장고 자석을 구경하고, 네덜란드의 전통신발인 나무신은 이상하고 귀엽다.

저녁이 되면 암스테르담의 거리는 더욱 정신이 없다. 좁은 일차선 도로에 트램과 자전거 그리고 많은 관광객들이 뒤섞이며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길래 뒤를 돌아보니 석양빛이 예쁘다.

"아, 빨리 도시를 벗어나고 싶다."

사람들을 따라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들어간다. 밀려오는 인파 속에서 유명 브랜드와 쇼핑샵들이 이어지는 거리를 밀려가듯 걸어가고.

네덜란드 궁전이 있는 담광장에 도착한다.

여기저기 사람들로 가득한 암스테르담의 저녁 풍경은 혼란스러움이다.

"다 좋은데, 너무 복잡하다."

거리를 걷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수로길을 따라 숙소로 되돌아간다.

"정말 이상한 도시다. 좋으면서도 싫고, 시끄러우면서도 조용한 이상한 도시."

다시 선물가게에 들러 나무신발의 자석과 엽서를 사고.

 

"꽤 무겁다."

케밥집으로 가려니 귀찮고, 출출함이 느껴져 숙소 근처의 생선 전문 음식점으로 들어간다.

6~8유로 정도의 메뉴 가격이 저렴하고 좋다.

"오, 해물 볶음밥!"

 

해물 볶음밥과 함께 가게의 특별 메뉴 생선 샌드위치를 주문해 본다.

부드러운 빵 위에 야채와 함께 저린 생선을 두 토막 올려준다.

"오호, 무슨 맛일까?"

기분 나쁘지 않은 비린맛이 입맛을 자극하는 오묘한 샌드위치다.

 

해물 볶음밥은 신선하고 맛이 좋다. 약간 심심한 느낌이라 볶음밥의 짜장 소스를 부어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오묘한 맛들이다."

테이블이 없는 가게에서 서서 음식을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나름 재미있다.

 

숙소로 돌아와 엽서를 쓰고 월터와 간단히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내일부터 출근을 하는 월터는 바빠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고 한다. 월터는 계획을 바꿔 두 달간 일을 하고 다시 두바이로 간다고 한다.

암스테르담의 건물들에는 주차 견인을 하는 경고 스티커와 함께 자전거를 세우지 말라는 스티커가 함께 붙어있다.

"정말 징그럽게 많은 자전거가 있는 자전거 도시다."

월터의 얼굴을 한번 더 보고 떠나고 싶지만 쉥겐기간의 여유가 없다. 아마도 프랑스를 지나 우리와의 협정 우선국인 독일과 폴란드는 괜찮겠지만 체코나 오스트리아를 간다면 경찰들을 피해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아, 몰라.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33일 / 맑음
암스테르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 미첼의 집을 떠나 암스테르담의 시내로 들어간다. 그냥 떠나기에 암스테르담은 너무 매력적인 도시다.


이동거리
25Km
누적거리
21,050Km
이동시간
3시간 05분
누적시간
1,562시간

 
암스테르담
 
산책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암스텔담
 
암스텔담
 
암스텔담
 
 
345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여행경보 
-
・언어/통화 
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보다폰
・전력전압 
◦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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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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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0-740-0214

 

화창했던 어제의 날씨와 갑작스레 내려간 쌀쌀한 기온의 아침이다. 어제 하루를 푹 쉰 덕에 피곤함은 많이 사라졌다.

"이제 또 가야지."

고양이에게 아침을 챙겨주고, 정말 순한 녀석이다.

미첼의 집에 머물며 사용했던 베드린네를 세탁해주고, 뒷정리를 한다.

암스테르담에서 머무를 숙소를 찾느라 꽤나 애를 먹는다. 북유럽의 물가만큼 비싼 암스테르담의 물가, 엘리베이터가 있는 저렴한 숙소, 그리고 술집이나 마리화나를 태우는 젊은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곳을 찾다 보니 마땅한 곳이 없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숙소, 예약이 마감되었던 숙소의 룸이 다시 확인되어 바로 1박을 예약하고 암스테르담으로 출발을 한다.

미첼이 알려준 1층 집의 우편함에 열쇠를 넣어두려다 1층의 벨을 누른다. 다행히 잠시 후 주인 여자가 나와 그녀에게 미첼의 열쇠를 맡긴다.

"다시, 여행을 시작해 볼까."

18km 정도 거리의 암스테르담, 첫날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암스테르담에 가까워지며,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정신없이 섞이기 시작한다. 정말 자전거가 많은 도시다.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길을 찾아가던 중, 구글맵은 갑자기 페리를 타라고 안내한다.

"페리?"

강이라기보다는 운하처럼 보이는 강을 건너는 페리가 도착과 동시에 출발을 한다.

"아, 이런 거!"

 

바로 옆 포트에 페리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페리를 타기 위해 모여든다. 자전거와 사람들이 뒤섞여 배에 오르지만 혼잡하거나 정신이 없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각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천천히 배가 출발한다. 꽤 매력적인 이런 시스템이 서울 한강공원에서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빌딩의 옥상, 스카이라운지에 그네를 만들어 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짜릿한 스릴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배가 출발하고, 자전거를 끌고 옆에 있던 가족이 호기심의 대화를 건넨다. 여행에 대해 답변을 하다 보니 주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 집중된다.

함께 페리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인사를 하거나 응원의 메시지를 던진다.

"부끄럽잖아!"

페리는 월터와 함께 암스테르담을 둘러봤던 날의 중앙역으로 연결이 된다.

사람들과 인사를 하는 사이 한국말이 들린다. 한국 여행객이 나에게 인사를 하며 웃는다. 오랜만에 듣는 한국어가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땡큐!"

응원의 손짓을 하는 남자에게 나도 모르게 땡큐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와, 정말 산처럼 쌓여있네."

중앙역 부근은 사람들로 인해 자전거를 타기도 힘들 만큼 복잡하다. 주변의 풍경을 감상할 조금의 공간이나 여유가 없다.

미첼에게 좁은 암스테르담의 건물들에 대해 물어봤을 때, 미첼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리고 중앙역 앞의 빅토리아 호텔을 보여주며 더 이상한 암스테르담의 빌딩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처음에 좁은 한 칸짜리 빌딩과 2층의 카페가 세워진 자리에 빅토리아 호텔이 나중에 세워졌다고 한다.

몽골에서 보았던 아파트처럼 기존에 세워진 건물에 새로운 건물을 기대어 세운 것인데, 과거의 빌딩 건축 기술이 부족한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암스테르담에는 유독 좁은 너비의 빌딩들이 촘촘하게 세워져 있어 다른 도시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거리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하다.

암스테르담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다. 북유럽의 도시들처럼 편안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 궁전이 있는 담광장은 사진조차 찍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중국보다 더 하네."

내일 다시 담광장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숙소로 향한다. 패니어를 단 자전거를 끌면서 둘러볼 수 있는 암스테르담이 아니다.

시내에 있는 가장 저렴한 숙소인데, 평가를 보면 꽤 괜찮은 것 같다. 체크인을 하며 숙소를 하루 더 연장을 하고.

4만원이 넘는 가격에 비해 실망스러운 룸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배고프다."

시내의 뷔페식당을 검색해도 가격들이 억 소리가 난다. 주말 저녁 뷔페식당들의 가격이 25~30유로의 금액이다. 더 놀라운 것은 뷔페식당들은 무한리필도 아닌 5회 정도의 횟수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만만한 게 햄버거다."

10유로 정도의 맥도널드의 햄버거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철물점으로 들어가.

호스텔의 사물함을 잠가두기 위해 작은 자물쇠를 하나 산다. 유럽의 호스텔은 대부분 아주 작은 것들도 모두 요금을 받는다. 사물함 열쇠를 보증금을 받고 빌려주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요금을 받는다.

"하나 사자. 유럽은 믿을 수가 없다!"

작은 열쇠 하나가 라트비아의 햄버거 세트 가격이다.

"참 매력적인 도시인데, 사람이 너무 많다. 너무 많아!"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암스테르담의 수로들과 골목들은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지만 어딜 가나 사람들이 붐비지 않은 곳이 없다.

"여름에는 움직이지도 못하겠네."

내일은 고흐의 미술관을 관람하고, 시내를 산책할 생각이다. 암스테르담 시내에는 그림을 파는 갤러들이 유독 많이 들어서 있다.

"암스테르담도 참 좋네."

"할 수 있다면 다시 오고 싶은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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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32일 / 맑음
암스테르담
미첼의 집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시간, 미첼이 알려준 암스테르담의 풍차마을 잔서스 한스를 구경할 생각이다.


이동거리
9Km
누적거리
21,025Km
이동시간
1시간 30분
누적시간
1,559시간

 
풍차마을
 
여행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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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텔담
 
암스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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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의 아침이다. 10시까지 늦잠을 자며 부족했던 수면의 피곤함을 덜어본다.

"안녕!"

여전히 나를 보면 도망을 가는 고양이에게.

아침밥을 챙겨주고.

근처에 있는 풍차마을 잔서스 한스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미첼은 미첼의 집에서 3km 정도 떨어진 잔서스 한스에 풍차들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했다.

 

잔강 주변으로 5~6기 정도의 풍차가 세워져 있다.

초입부터 사람들이 북적이고, 중국인 관광객과 아시아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이제는 전기로 사용하는 동력들이 있어 풍차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네덜란드의 풍차는 평야와 수로 그리고 네덜란드의 바람과 잘 어울리는 건축물이다.

수십 기의 풍차사 세워져 있었을 과거의 풍경을 생각하니 지금의 고즈넉한 풍경이 아쉽기는 하다.

커다란 날개가 돌아가는 5~6층 높이의 풍차다.

산책로를 따라 풍차들을 구경하고 바로 돌아 나온다.

겨울 시즌임에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원, 날씨가 좋은 봄과 여름 시즌에는 풍차를 제대로 감상할 공간이 없을 것 같다.

"월터, 중국인 한국인 맞추기 게임하기에 좋은 장소네."

월터는 길을 가다 마주치는 아시아 사람들을 보며 국적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자주 한다.

돌아오는 길, 슈퍼에 들러 빵과 치킨을 사 들고.

"미첼이 말한 소스가 이건데."

캠핑을 하며 마카로니 파스타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마카로니를 삶은 다음 소스를 섞으면 끝이란 말이지?"

미첼의 집 근처의 슈퍼마켓에도 스웨덴의 ICA처럼 휴대용 스캐너가 사용되고 있다.

어플을 설치하고, 스캐너로 물품들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계산이 되는 시스템이다.

집으로 돌아와 잘 마른 텐트를 정리하고.

뽀송하게 부풀어 오른 침낭도 정리한다.

아주 오랜만에 패니어를 정리한다. 그동안 쌓인 모래들과 빗물이 들어가 습기가 찬 패니어를 닦아내고 짐들을 다시 수납한다.

월터의 가족들이 준 크리스마스 선물을 패니어에 넣으려고 내용을 확인하니.

어머니가 준 작은 봉투에 20유로가 들어있다.

"어머니, 맛있는 것 사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문제를 일으켰던 튜브는 펑크정비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작은 펑크 구멍이 하나 더 나있다.

도망만 다니던 녀석과도 3일이 지나니 조금씩 곁으로 다가온다.

"친해질려니 이별이네."

패니어들을 모두 정리하고, 배터리들도 충전을 마쳤다. 내일 암스테르담 시내로 들어가 구경을 하고 벨기에의 브뤼셀로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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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31일 / 맑음
암스테르담
월터의 가족과 보낸 크리스마는 편안하고 즐겁다.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진다. "나는 외로움을 모른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016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557시간

 
월터가족
 
다시혼자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암스텔담
 
암스텔담
 
암스텔담
 
 
31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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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쯤 피곤함에 잠이 들고, 9시 반 아침을 먹는 월터네 식구들의 시간에 맞춰 잠에서 깨어난다.

조금의 피곤함이 남아있는 아침이다.

월터의 집 바로 옆에는 작은 수로가 있다. 네덜란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아침의 분위기다.

9시가 되면서 천천히 밝아지는 하늘, 유럽 가정의 조도는 매우 어둡다. 주로 간접조명을 많이 사용하고 커튼으로 창문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어둡다는 느낌이지만 익숙해지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9시부터 월터의 아버지가 아침을 준비한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생활습관이라 아침을 준비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지만 접시에 빵을 담고 테이블에 올려놓는 모습이 매우 정성스럽게 느껴진다.

유럽이라고 해서 크리스마스에 특별히 대단한 것이 있다기보다 작은 소품들과 선물들이 센스 있게 사용되는 것을 보면 즐거운 감정이 전이되는 것 같다.

무언가 잔치 준비를 해야히는 우리의 명절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고, 모든 것이 편안하다.

처음으로 접한 유럽 가정에서의 식사, 종류별로 다른 맛이 나는 빵들에 잼과 버터를 발라 먹는 것이 재미있다.

원래 나는 빵을 잘 먹지않는다. 시골에서 자란 탓이겠지만 국물과 고기 등을 좋아하고 밑반찬을 많이 먹는 밥이 좋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이후부터 식습관은 더욱 그러한 것 같다.

3개월 유럽을 여행하며 비상식으로 먹는 식빵의 부담스러움도 사라지고, 빵으로 한 끼의 식사를 대신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물론 가끔씩 햄버거를 먹어주어야 힘이 나는 것 같지만.

월터의 가족과 하루를 보내며 느낀 것이 있다면 가족간의 대화가 많고 오랫동안 편하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어로 하는 대화라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대화의 분위기는 매우 자연스럽다.

"왜 많은 이야기를 하며 살지 않았을까?"

대화, 타인에 대한 바람들을 나열하는 잔소리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공허한 잡담들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다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대화, 자신의 가치관이 담겨있는 말의 교환이나 감정의 공유 같은, 사실에 대한 관찰의 시선이나 감정의 흐름을 나누고 싶지만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야 하는 솔직함에 사람들은 인색하거나 자신의 생각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쩌면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의 모습은 대화의 방법과 의미를 잃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타인을 통해서 나의 존재를 증명받기 위한 말들은 할 생각이 없다. 언젠가 초콜릿처럼 달콤한 대화들을 끊임없이 나눌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바라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다.

긴 대화가 이어지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월터 커플과 함께 집을 나선다.

월터의 목소리 보다 더 감미로운, 너무나 친절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월터의 여동생과 인사를 나눈다.

미첼의 집으로 가던 중, 운전을 하던 찰리는 할머니가 있는 요양병원이라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해야 한다며 병원에 차를 세운다.

너무나 깨끗하고 쾌적한 요양시설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찰리의 할머니가 있는 병실은 마치 집처럼 꾸며진 공간이다. 침실과 커다란 욕실 그리고 거실의 공간에 취사시설들과 테이블이 놓여있다.

"정말 좋은 시스템이다."

우리의 값비싼 실버타운을 가본적은 없지만 일반적인 요양시설들은 보호자의 감정을 처참하게 만드는 환경들이다.

"일반적인 요양시설이 이렇게 잘 갖춰져 있다니!"

이 정도의 시설이라면 불효의 무거운 마음 없이 편하게 부모를 모실 수 있겠다 생각이 든다. 선진국의 시스템이란 높은 빌딩과 화려한 도시의 모습보다 얼마나 더 자연과 가까이 생활할 수 있는지, 생로병사의 과정을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북유럽은 선진국의 모습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미첼의 집에 도착하여 가솔린을 사는 방법을 알려준 월터는 설명으로 아쉬웠는지 직접 주유소에 들러 가솔린을 사준다.

유럽에서는 직접 기름을 넣고 주유소의 카운터에서 결제를 하면 끝이다.

찰리의 집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떠나는 월터와 다시 아쉬운 작별을 한다. 월터의 말처럼 헤어짐의 감정이 늘 어색하고 싫지만, 항상 어쩔 수 없이 익숙해져야 하는 감정이다.

긴 포옹과 짧은 인사, 찰리와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땡큐, 마이 홀랜드 가이!"

미첼의 집으로 돌아와 첫 번째로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고 방으로 들어간다.

피곤함과 함께 조금은 허탈한 빈 느낌이 찾아든다.

이글에게서 메시지가 오고, 이내 영상통화가 온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글과 통화를 하고, 보바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일을 하고 있는 보바는 12월 말에 첼니로 돌아간다고 한다.

잠시 휴가를 가는 것인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일이 끝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글, 안드레와 새해를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4시가 지나고 출출함이 밀려와 미첼이 알려준 슈퍼마켓으로 간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매장의 푸드 코너에 닭날개와 다리의 튀김이 있다.

"오! 4유로. 빙고!"

그리고 신라면의 컵라면을 발견한다. 라면이라는 제품도 보기가 힘든 유럽에서 한국의 컵라면은 처음 본다.

"얼마만이야! 러시아 이후 처음인가!"

헬싱키에서 아희가 건네준 신라면을 먹고, 라면을 다시 사기는 러시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농심은 마음에 안 들지만!"

미첼의 집으로 돌아와 세탁기를 돌리고, 월터가 구해준 니플로 스포크를 정비한다.

그동안 헐거워진 스포크들도 다시 조여놓고.

고양이에게 저녁도 챙겨주고.

빨래들을 말린다.

피곤함이 밀려든다.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다행히 월터와 미첼이 있어 다른 도시에서 보내는 것보다 편하게 보낼 수 있지만 쉥겐 기간의 압박과 비싼 호스텔비가 부담스럽다.

미첼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I'm going to Amsterdam tomorrow morning. If I'm too tired, can I stay home for another day? I've been cycling in the rain for 4 months. If I can, I just want to sleep without doing anything for two days."

흔쾌히 허락을 해주는 미첼이다.

만약 피곤함이 있다면 떠나지 않고, 내일 하루 종일 잠을 잘 생각이다.

"혼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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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30일 / 맑음
암스테르담
월터의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를 보내기로 한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어떻까?"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016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557시간

 
월터가족
 
크리스마스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암스텔담
 
암스텔담
 
암스텔담
 
 
311Km
 
 

・국가정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여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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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어, 유로(1파운드=1,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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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하고 좋은 아침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스톡홀름의 집값은 서울만큼이나 비싸다.

"백 년 전에 지은 집들이 3억이라니."

미첼은 아침으로 사과 팬케이크를 만들어준다. 간단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달콤한 시럽과 함께 먹으니 아침으로 괜찮은 음식이다.

"10시 반에 월터의 부모님이 픽업하러 올 거야."

26일에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가는 미첼은 집의 열쇠를 건네주고, 고양이 밥을 주는 법을 알려준다.

"미첼! 고마워."

월터의 부모님과 함께 하를렘으로 향한다. 월터는 4형제, 두 명의 형이 있고 한 명의 여동생이 있다.

하를렘에 있는 월터 형의 집에 온 가족이 모였다. 우리와 다른 문화이지만 가족들의 모습은 어딜 가나 비슷하다.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을 순서대로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한다.

"잘 만들어야 할 텐데."

재료들이 달라서 걱정이지만 특히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당면이 문제다.

모두 테이블에 앉아 작은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주고받는다. 나에게도 선물을 챙겨주고.

맥주와 네덜란드 과자다. 어제 월터가 주었던 달콤한 맛의 과자다.

월터의 어머니도 작은 선물을 건네주신다.

월터의 남자 형제들이 각자의 음식을 만든다. 빵과 치즈로 만드는 음식이라 조리가 간편하고 맛도 제법이다.

"뭔가 간단하고 좋은데."

잡채를 만들 재료들을 준비하고, 정말 우리나라 음식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다.

"어제 미첼의 집에서 미리 만들어 왔으면 좋았겠네."

고기와 양파를 볶고 야채들을 숨이 죽을 만큼 볶는다.

간장, 설탕, 다진 마늘을 넣은 소스를 끓이고, 올리고당을 넣지 않아서 걱정이다.

당면과 볶은 야채들을 넣은 후 잘 섞어 버무렸지만 당면의 양이 부족한 탓에 조금 짜다.

"월터 짜지?"

여분의 당면과 야채를 더 넣고 볶으니 당면들이 뭉쳐서, 당면과 야채가 따로 논다.

"망했다!"

고소한 맛과 윤기가 나게 해 주는 참기름도 없고, 그릇에 조금씩 담아 가족들에게 내어준다.

"망했어요. 한국에 오면 맛있는 잡채를 사 줄게요."

"괜찮아. 모두들 즐거워!"

간단히 음식과 차를 마시고 산책을 가자고 한다.

쌍둥이들을 챙기는 건 할아버지의 몫이다.

"오늘만큼은 좋은 하늘이다."

집 주변에 있는 공원으로 걸어간다. 명절상이 차려지면 술과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우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변화가 빠른 네덜란드의 하늘에 멋진 구름들이 피어오른다.

"서커스?"

공원에는 공연장용 대형 천막 몇 동이 설치되어 있고, 사람들이 공연장처럼 보이는 곳에 북적인다.

"산타할배 안녕!"

여기저기 산타크로스의 모형들이 만들어져 있다.

"너무 사실적 아냐?"

양과 가축들의 울타리에는 먹이를 주며 동물들과 교감을 하려는 아이들이 바쁘다.

공연장의 초입에는 회전그네가 놓여있고.

감자튀김을 만드는 기계도 체험해 보고.

월터와 사진 한 방.

스톡홀름의 외곽 도시, 할를렘의 풍경은 참 좋다. 높은 빌딩에 가로막혀 있지 않고, 탁 뜨인 하늘과 풍경이 마음의 여유로움을 준다.

"좋다. 한국의 도심에는 이런 공간이 없는데."

형제들이 차례대로 만들어 주는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각자의 음식을 서로 만드는 것이 피곤하지 않고 좋은 것 같다.

"벨기에 맥주가 맛이 좋네."

정말 다양한 맥주가 있고 맛이 좋다. 부드러운 것, 강한 것, 달콤한 것, 쌉싸름한 것.

가족들간의 대화가 이어지고, 네덜란드에서는 가족들간의 대화는 독일어와 비슷한 억양의 네덜란드어를 사용한다.

가족들과 헤어지고 월터와 함께 월터의 부모님집으로 돌아간다.

네 형제의 사진과 손주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걸러있는 집이다.

가족들이 여행한 국가들의 지도와 엽서들이 한 면의 벽을 장식하고 있다. 대부분 월터의 여행지들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렇게 만들어 볼까."

월터, 여자친구 찰리와 시간을 보내는 사이 부모님과 여동생이 집으로 온다.

안드레, 이글과 영상통화를 하고, 월터가 보고 싶은 안드레와도 영상통화를 시켜준다.

"게임하자."

가족들이 테이블에 모여서 게임을 한다. 부르마블처럼 카드와 4개의 말로 하는 게임이다.

2시간 정도 가족들과 게임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메리크리스마스 인 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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