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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나뉴-바르샤바-인천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 코로나로 인해 멈춰버린 여행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곧 돌아올게요." 


이동거리
8,143Km
누적거리
26,076Km
이동시간
20시간 43분
누적시간
1,94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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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다. 알렉스가 방문을 열며 들어온다.

새벽 시간으로 설정해 놓은 알람 소리를 전혀 듣지를 못했다.

"늦잠을 잔 건가?"

프세모 아저씨와 포즈나뉴역으로 출발하기로 시간이 8시 반이라 시간이 많질 않다.

"알람이 어떻게 된 거야?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핸드폰을 확인하니 포즈나뉴로 오는 날 기차에서 잠시 잠이 들며 설정을 한 알람의 설정대로 오후 시간에 알람이 맞춰져 있다.

"바보짓을 했네."

여행기간 동안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은 새 옷들을 꺼내고.

울라가 선물해 준 짝짜기 양말을 신는다.

근무 시간에 짬을 내어 집으로 온 알렉스와 간단히 아침을 함께 하고, 카시아는 슈퍼에서 사 온 많은 간식거리들과 마스크, 위생장갑을 따로 챙겨준다.

"너무 많아요."

"기차에서 먹어!"

8시 반, 항상 똑같은 모습의 자넥에게 인사를 하고 출발을 서두르는 프세모 아저씨의 재촉에 알렉스, 카시아와 짧은 포옹의 인사를 나눈다.

"곧 돌아올게. 모든 것에 고마워!"

 

여권과 핸드폰, 기차표를 재확인하며 포즈나뉴역으로 간다. 점잖고 유머러스한 아저씨도 운전대를 잡으면 터프해지는 것이 만국의 공통된 운전모습인가 보다.

20일 가까이 보내는 사이 주변의 풍경과 분위기가 봄날의 모습으로 많이 달라져 있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작별인사를 했던 카시아가 알렉스의 차를 타고 왔는지 깜짝 등장을 하며 웃는다.

패니어를 장착하고 이동 테스트, 어설프지만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자, 기념사진!"

 

바르샤바로 향하는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온다.

 

자전거 화물칸이 없는 기차라 자전거를 싣고, 자전거 박스를 놓을 자리가 없다.

 

승무원과 자전거와 박스를 싣는 과정에서 약간의 실랑이 있었지만 터프한 프세모는 승무원과 무언가 대화를 나눈 후 자전거 박스를 기차의 통로에 세워둔다.

 

"잘 있어요. 감사합니다."

 

함께 있던 폴란드 승객이 나간 후.

 

박스를 객실로 옮겨놓고.

 

편하게 자리를 잡는다.

 

"아,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후련하고 씁쓸한, 시큼한 레몬맛이 나네!"

 

멍하게 스쳐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보는 사이 기차는 바르샤바에 가까워진다.

 

바르샤바 외곽의 자코드니아역에 도착한다.

 

자코드니아역에서 쇼팽 국제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쇼팽국제공항으로 가는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자코드니아역은 현대식 기차역이 아니다. 지하통로로 내려가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승무원에게 엘리베이터가 없는지 물어보니 없다고 한다.

 

"미친다!"

 

무거운 자전거를 끌며 들며 낑낑거리며 계단을 내려온 후 쇼팽공항으로 가는 플랫폼을 확인한다. 프세모는 자코드니아역에서 쇼팽공항으로 가는 기차편의 시간텀이 없다고 했다. 알 수 없는 기차 시간 때문에 뭔가 조급함이 느껴진다.

 

패니어들은 분리하고 하나씩 6번 플랫폼으로 옮긴다.

 

"아놔. 폴란드!"

 

여러 차례 쇼팽 공항으로 가는 기차 시간과 플랫품이 맞는지 확인한다.

 

이내 쇼팽 공항으로 가는 기차가 들어오고.

 

자전거 화물칸이 있는 마지막 칸까지 자전거를 끌고 뛰어간다.

 

"쉬운 것이 없네."

 

쇼팽공항으로 가는 마지막 미션이 끝나고, 문득 여행이 끝나가는 허탈한 빈 감정이 찾아든다. 

 

"이제 비행기만 타면 끝이구나."

 

모든 비행기가 결항인 쇼팽공항은 적막할 만큼 조용하다.

 

헤매지 않고 공항에 도착한 덕에 시간의 여유가 많아서 좋다.

 

이착륙을 안내하는 정보판에는 유일하게 한국으로 가는 특별기의 운항정보만이 열려있다.

 

"뭔가 특별한데."

 

자전거를 분해하여 박스에 패킹하고.

 

"깔끔하게 두 덩어리!"

 

자전거는 특수화물로 등록하고 비용을 지불했고, 기본 수화물은 전날 프세모 아저씨와 무게를 측정한 후라 수화물의 중량 초과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입구가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국 터미널로 올라간다. 여행의 첫날,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하여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공항을 헤매던 기억이 떠오른다.

 

"좀 널직 널찍하게 만들어!" 

 

공항의 이용객도, 근무자도 보이지 않는 터미널을 빙돌아 인천행 항공편이 출발하는 터미널로 이동한다.

 

발열체크를 하는 터미널의 입구를 통화하자 한국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다가 나온 거야?"

 

대부분 어린 유학생들처럼 보이고 해외근로자들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의 대화로 오가는 한국말이 낯설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을 많이 보니까 어색하네."

 

수화물을 체크와 탑승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는 별도의 장소에서 수화물 체크를 한다. 

 

"끝났네."

 

탑승 대기실로 올라간다.

 

카시아에게 공항에 잘 도착했음을 알리고,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이동한다.

 

"쉥겐기간이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별 문제는 없겠지?"

 

한가한 출국심사대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인사를 한다. 역시나 한참 동안 여권을 살펴보고 뭔가를 확인하던 여직원은 쉽게 출국 스탬프를 찍지 않는다.

 

"언제 폴란드에 들어온 거야?"

 

육로로 폴란드로 입국한 탓에 입국 스탬프가 없는 여권을 뒤적이며 여직원의 질문이 이어진다.

 

"육로로 자전거를 타고 체코에서 들어왔어."

 

국경을 넘을 때마다 그랬듯이 다른 직원을 불러 뭔가를 상의하더니 다시 질문을 한다.

 

"봐. 자전거로 세계여행 중이야. 자전거를 타고 폴란드에 입국을 했다고."

 

친절한 여직원들은 웃으면서 스탬프를 찍어준다. 평상 시라면 폴란드로 입국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좀 더 복잡한 과정이 있었겠지만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이고, 일반적인 상황이라도 쉥겐협정보다 우리와의 무사증 협정이 우선인 폴란드라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다.

 

유럽의 쉥겐협정 체류기간을 넘겨서 오랫동안 유럽의 국가들을 여행하기 위해 쉥겐협정 우선국과 무사증협정 우선국의 경로를 만드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다.  생각하지 못한 북유럽의 극야 현상으로 여행기간이 길어지며 쉥겐협정 우선국들을 조금 더 여유롭게 여행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체코에서의 하루 정도를 제외하면 쉥겐기간을 넘기지는 않은 것 같다.

 

"유럽을 6개월이나 돌아다녔네."

 

탑승 대기실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속이 울렁거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말과 너무나 익숙한 생김새와 행동 패턴에 난데없이 속이 울렁거린다.

 

"벗어나고 싶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에 대한 공간의 부담스러움보다 뭔지 모를 답답한 심리적 거북함이 밀려든다.

 

"피에로, 한국은 처음이지?"

 

따듯한 오후의 햇살, 인천행 비행기의 탑승구가 열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탑승했지만 한 칸씩 떨어져서 배치된 좌석으로 인해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비어있는 좌석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옮기며 더욱 넉넉해진 공간, 앞뒤로 자리 잡은 승객들이 자리를 옮기며 편안한 공간이 생긴다.

 

"영화나 보면서."

 

"가자. 한국으로."

 

지난 500일의 여행, 바람과 비를 맞으며 태양을 바라보며 달리고, 많은 사람들과 웃으며 만나고 헤어지며 홀로 시간을 보낸 수많은 길들 중 그 어느 한 자락의 하늘 위를 날아가고 있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중에서

 

그 모든 시간들이 아련하다.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시간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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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48일 / 맑음 ・ 16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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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을 하기위해 프세모 아저씨와 함께 짐정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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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날들이 계속된다. 오늘은 귀국을 위해 짐들을 정리해야 한다.

비행기의 체크인을 하고.

"정리해 볼까."

그 동안 사용했던 겨울옷들과 장비들을 버리고.

텐트를 정리하여 오랜만에 텐트백에 넣어둔다.

간단한 소모품들은 프세모 아저씨에게 선물하고.

아저씨는 태극기를 다림질하여 집안에 놓아둔다.

"이 문양들의 의미가 뭐야?"

"아, 건곤감리.."

"자넥, 한국에 안 갈래?"

프세모 아저씨와 은행에 가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먼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에 들러 자전거 바스를 고정할 테이프를 산다.

인테리어 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프세모 아저씨는 박스테이프를 한가득 사들고 나온다. 집에서 사용할 여분의 테이프가 필요한가 싶었는데 구매한 모든 테이프를 가져가라고 한다.

"너무 많은데요!"

집으로 돌아오자 알렉스의 친구가 자전거 박스를 가져다준다.

"자전거 패킹을 어디서 할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커다란 박스와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박스가 차 안에 들어가요?"

아저씨는 줄자를 가져와 박스의 너비를 재고,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럼, 공항에 가서 자전거를 패킹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요."

카시아가 끓여놓은 야채 수프로 점심을 하고.

큰 가방에 모아놓은 짐들을 다시 패니어에 나눠 담는다.

"박스는 어떻게 들고 갈 거야?"

"글쎄요."

아저씨는 바르샤바와 공항로 가는 기차표를 확인하고 예매를 하러 포즈나뉴역으로 가자고 한다.

아저씨와 함께 다시 밖으로 나온다.

매표소에서 직원과 오랫동안 대화를 하고.

자전거 화물과 함께 기차표를 예매한다. 뭔가 설명할 것이 있는지 아저씨는 집에 가서 알려주겠다고 한다.

예매한 기차표는 그전에 아저씨가 설명한 노선과 약간 다른 경로다. 아마도 기차역 매표소의 직원이 더 편한 경로의 노선을 알려주었나 보다.

바르샤바의 중앙역까지 들어가지 않고, 바르샤바 외곽의 작은 기차역에서 환승하여 쇼팽 공항까지 가면 된다고 한다.

자전거와 박스를 들고 환승을 위해 많은 거리를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 훨씬 편해졌다.

"자코드니아역에서 내린 다음 쇼팽 공항으로 가는 KM 기차를 갈아타면 돼."

"네."

"그럼, 마지막 맥주를 마셔볼까!"

아저씨와 마지막 저녁을 먹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간다.

"떠날려니까 이런 게 보이네."

자넥에게 만들어 줄 소시지의 재료인 닭가슴살이 없어서 포기하고, 넓적다리 하나를 사서 돌아온다.

이전에 준비해 둔 한 조각과 함께 치킨 스테이크를 만든다.

한국 식료품 가게에서 산 진간장이 모두 떨어져서 집에 있던 진한 간장으로 소스를 만들고.

스테이크를 굽는다.

진한 간장이라 달콤한 소스 맛이 덜하지만 나쁘지 않다.

"중국 간장인가?"

월터의 집에서 잡채를 만들었을 때 사용했던 간장과 같은 것인데, 우리의 진간장보다 맛이 강한 것을 모르고 사용하다 짠 잡채가 돼버린 원인이었다.

진간장을 사용할 때의 양보다 조금 적은 양을 사용하고 물과 설탕의 양을 더했는데도 살짝 짠맛이 남아있다.

"여기가 내 주방 같네."

아저씨는 자전거 박스에 줄을 매달아 가져 가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그럼, 나도 월터처럼."

월터처럼 자전거 박스의 상단 부분을 알리는 메시지를 적어놓는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알람을 설정해 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이 떠올라 쉽게 잠이 오질 않는 밤이다.

"한국이라.."

아쉬움과 그리움이 뒤섞인 이상한 기분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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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가 자가격리를 해야 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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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아침, 누이에게서 전화가 온다. 해외입국 자가 격리자의 가족을 위한 임시숙소의 비용이 만만치 않아 외부에서 지낼 수가 없다고 한다.

비용이 저렴하더라도 직장 생활을 하는 두 명이 2주 동안 외부 숙소에서 생활하는 것은 역시 무리다.

"어떻게 해야 하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자가격리 시설은 하루 10만원의 비용이 부담스럽다.

"차라리 원룸을 단기임대 하는 것이 확실하고 저렴하겠다."

일산과 평촌에서 단기임대를 할 수 있는 오피스텔들을 검색한다. 되도록이면 일산에서 머물다 2~3개월 후 여행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백석동 근처의 단기임대 오피스텔들의 임대료를 알아본다.

"해외 입국자라 임대를 해줄 수 없다는데."

코로나로 인해 해외 입국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임대인들도 있고, 단기 임대는 어떻게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쉽지가 않네."

자가격리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을 염두에 두고 평촌과 일산의 오피스텔의 임대문의를 해달라 부탁을 한다.

"일산으로 갈까, 평촌으로 갈까?"

어느 쪽이든 싱관은 없지만 일산이 편할 것 같다.

"이 나무가 이런 꽃이 피는구나."

벚꽃처럼도 보이고, 프리지어 꽃처럼도 보이는 나무의 하얀 꽃이 탐스럽고 예쁘다.

"아, 머리 아퍼!"

자가격리를 할 공간, 자전거와 짐들의 처리방법, 한국에서 보낼 시간과 생활에 대한 계획 등등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월터는 자전거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라 하고, 프세모 아저씨는 자전거를 놓고 가라 한다.

한국에서 보낼 기간을 생각하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무거운 짐들을 들고 공항과 집으로 이동할 생각을 하면 난감하다.

"한국에 자전거도 따로 있고, 그냥 놓고 갈까?"

카시아에게 만들어 줄 치킨 스테이크를 준비한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놓고.

"이 녀석을 어떻게 한다?"

기차표를 사러 가자던 프세모 아저씨는 내일 예매를 하고 싶다고 말하니 맥주를 마시자고 한다.

"슈퍼!"

"자넥에게 간식을 만들어 줄까?"

자넥에게 닭가슴살 소시지를 만들어 주려고 찜 받침대가 있는지 묻자 프세모 아저씨는 부엌에서 찜 냄비를 찾아준다.

"오, 좋아요."

아저씨는 38도짜리 보드카를 꺼내온다. 향이 진한 보드카는 달콤하다.

"이건 여자를 위한 술이야!"

도수가 높은 보드카는 여자들을 위한 술이라며 알려주며 한 잔을 따라준다.

"와, 이건 작업용이야?"

달콤하게 한두 잔 마시다 보면 취해서 쓰러질 것처럼 치명적인 술이다.

"포 워먼?"

맥주 한 캔과 보드카 두 잔을 마시니 어지럽다. 침대에 누워 바로 잠이 들고 만다.

오피스텔 단기 임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둥이에게 주변에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고, 잠시 후 연락이 온다.

"렉스 직원이 사용하던 빈 오피스텔이 있다는데."

오피스텔 주인에게 문의를 하고 임대 가능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한다.

내일에는 한국에서 지낼 장소를 결정해야 한다.

"집을 먼저 해결하고, 자전거 문제를 결정하자."

보드카 때문인지 컨디션이 이상하다. 감기라도 걸리면 비행기를 탈 수 없으니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컨디션 관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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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주말, 카시아와 함께 교외에 위치한 가든에 함께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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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새벽의 취침, 늦은 아침의 기상이 계속된다. 뭔가 피곤한 패턴의 사이클이다.

아침을 먹은 후 카시아는 가든에 가자고 한다.

"완전히 봄이네."

한 달이 안 되는 시간 동안 푸릇푸릇 모든 것들이 변해있다.

가든의 정원을 꾸밀 묘목을 사서 온 카시아, 유럽 사람들의 가든에 대한 애착은 정말 남다르다.

카시아는 캠핑카와 가든의 내부를 정리하고.

부러진 나무가지와 낙엽들을 쓸어 담는다.

"햇볕 좋다."

카시아가 기네스 맥주 두 캔을 내어준다.

"맥주값 해야지."

이상하게 긴 삽자루를 들고.

가든의 적당한 자리에 묘목을 심어놓는다.

"아, 햇살 어쩔 거야!"

LOT 항공사의 예약사이트는 여전히 열려있지 않다.

카시아는 샐러드와.

폴란드 슈파마켓에서 파는 라면과 즉석밥을 만들어 준다. 베트남에서 만든 라면인데 김치라는 제품명이 적혀있다.

카시아는 답답한 집보다 가든에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넥과 사이가 좋지 않은 동네의 검은 개가 놀러 오고.

경계심이 많은 녀석인데 제법 애교가 많다.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 카시아.

"맛있어?"

잠시 잉카를 데리고 가든으로 오겠다던 알렉스는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하고, 울라의 가족이 가든으로 온다고 한다.

숲길과 작은 호수를 산책하고.

울라의 딸 수잔나와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울라의 가족들이 알렉스를 만나고 가든으로 도착한다. 울라의 가족이 기르는 개는 활동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2시간 동안 뛰어다녀도 지치지 않는 개다."

"그렇게 보여."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개, 물방울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다가 뛰어다니는 동안 수산나와 이야기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면 개가 달려와 짖어대는 바람에 움직일 수가 없다.

가든에서 편안한 한나절을 보내고 체르보낙으로 돌아간다.

평평한 폴란드의 지평선으로 떨어지는 일몰의 석양빛이 매력적이다. 봄날의 따듯한 날, 황홀한 석양빛의 풍경 속을 여행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저녁 10시, 기다리던 예약사이트가 열려있다.

"아, 비싸다. 비싸!"

"뭐지? 왜 결제가 튕기는 거야?"

두 번의 결제가 실패하고, 카드 사용한도를 확인해 보니 일일 결제금이 1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한도를 조정하려니 휴일이라 3시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에잇, 귀찮게 다시 입력해야 되네."

한국시간 8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체크카드 사용한도를 조정한 후 항공권 예매를 한다.

"이제 돌아가면 되네. 설마 결항은 없겠지."

새벽 3시, 항공권을 구매하고 아직 잠들지 않고 있는 프세모 아저씨에게 소식을 알린다.

"예약했어요!"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은 구매했지만 준비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자전거를 두고 갈지, 자가격리를 할 공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한국에서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냥 여행하는 것이 편한데..."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44일 / 맑음 ・ 16도
포즈나뉴 체르보낙
한국으로 입국하는 LOT 항공의 항공권을 예매하는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열리기는 하는 거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6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29시간

 
항공권검색
 
치킨스테이크
 
 
 
 
 
 
 
0Km / 0시간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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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난
 
포즈난
 
포즈난
 
 
1,328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다시 따듯하게 변한 날씨, 푸릇푸릇 돋아난 새싹들의 모습이 생경하게 느껴진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LOT 항공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지만 여전히 예약시스템은 열려있지 않다.

대사관에 문의 메일을 남기고, 항공사에 메시지를 보낸다. 한 시간 정도 후 돌아온 답변은 코로나 사태로 26일까지 국제선의 운행이 중지되었다는 일반적인 답변이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문구인데."

출국과 관련된 문의를 할 때마다 주재 한국대사관들은 해당 국가의 이민국이나 관련기관에 문의를 하라고 하고, 각국의 담당기관은 주재 한국대사관에 문의를 하라는 일반적인 답변만을 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답변 문구는 LOT 항공의 공지사항을 그대로 복사한 문구이다.

"되게 성의 없네."

주폴란드 대사관의 공지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항공사의 예약사이트가 열리기를 기다린다. 며칠 전 폴란드 정부가 코로나 검진키트를 한국에 요청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아마도 검진키트를 가져오기 위해 한국으로 가는 특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제 포기한 치킨 스테이크의 재료들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으로 간다.

넓적다리 3개와 필요한 야채들을 사고.

넓적다리의 뼈를 발골하고.

"생각보다 쉽네."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놓는다.

오후 늦게까지 컴퓨터 작업을 한 후 6시가 되어 치킨 스테이크를 굽는다.

"잘 될까?"

컵데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감자와 마늘, 양파, 버섯, 당근을 함께 굽고.

중불 정도의 화력으로 천천히 껍데기 부분이 잘 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버터를 녹여 달콤한 향을 입힌다.

잘 익은 감자와 마늘 등을 걷어내고, 치킨을 뒤집어 안쪽을 천천히 굽고.

남은 기름에 버터를 녹이고, 간장과 설탕, 마늘과 양파를 다져 넣고, 식초가 없어 레몬즙으로 대신한다.

달콤 시큼한 소스가 걸쭉해지면 마무리, 소스의 맛이 매력적이다.

넉넉하게 소스를 뿌리고.

"치킨 스테이크 완성!"

"맛이 없을 수가 없네."

프세모 아저씨가 준비한 시원한 흑맥주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한다. 알렉스에게 성공적인 치킨 스테이크의 소식을 전한다.

"맛있어 보인다. 스마츠네고!"

"좋은 맥주, 좋은 치킨, 좋은 시간.. 그리고 슬픈 개. 고마워 알렉스."

"치킨 스테이크 접수!"

"자넥, 오늘도 미안해."

내일은 자넥을 위해 개 간식으로 소시지를 만들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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