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2일 / 맑음 ・ 10도
쑤니터우이치-얼롄하오터
3일동안 강한 서풍의 바람예보, 초속 7, 10, 8 미터의 강풍. 즐겁게 보낸 쑤니터우이치의 시간을 뒤로하고 중국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 얼롄하오터로 향한다.

이동거리
120Km
누적거리
8,167Km
이동시간
8시간 51분
누적시간
572시간

G208
G208
50Km / 4시간 00분
70Km / 4시간 51분
쑤니터우
얼롄시계
얼례하터
 
 
5,417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8시,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잠이 깬다. 황급히 옷을 챙겨 입고 나가니 아침을 먹자며 우창정이 웃고 있다.

세수와 양치만을 하고 프런트로 나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맑은 하늘에 바람에 불어온다.

아무리 봐도 중국 몽골어는 비슷하니 구분이 잘 안된다.

따뜻하게 몸을 덥혀주는 우유차와 양고기만두 그리고 계란으로 아침을 먹는다.

"오늘 몇 시에 얼롄하우터로 갈 거야?"

식사를 마칠 때쯤 얼롄하우터로 몇 시에 떠날 것인지를 물어 10시에 떠나겠다고 알려준다.

"우리가 너와 함께 조금은 같이 가줄게."

대구에 사는 딸의 전화번호를 물어 카카오톡 친구 등록을 해둔다. 간간이 소식들을 전하고, 몽골어를 하면 몽골 여행 중 도움을 받을까 싶었는데 몽골어는 못한다고 한다.

지아오강강은 오늘 갈 길이 멀고 오르락내리락 한다며 힘들다는 제스처를 한다.

"오르락내리락은 메이콴시. 펑 헌 난!"

"진티엔 시펑!"

"뚜이! 오늘 난 죽었다."

8시 30분, 식사 후 10시에 주점에서 다시 만나자며 모두들 돌아가고, 방으로 돌아와 펑크가 난 튜브를 정비하고 짐들을 정리하고 나니 10시가 되어간다.

"아, 떠나기가 아쉽네."

준비를 마치고 프런트에 앉아 있으니 다른 사람들은 보이질 않고, 처음 보는 동호회분과 함께 출발을 하자고 한다. 10시에 오겠다며 돌아간 지아오강강도 보이질 않고 주점의 사장도 보이질 않는다.

"아직 인사를 못 드렸어요!"

대구 아저씨는 괜찮다고 하며 어서 떠나자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늦은 출발 시간으로 120km가 넘는 얼롄하오터까지 일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아저씨의 안내를 받으며 쑤니터우이치의 시내를 벗어나고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길을 따라간다. 아저씨들의 뒷모습이 천천히 사라져간다.

1시간을 겨우 달려 10km에 있는 톨게이트에 도착한다.

작별 인사를 못해 못내 마음에 걸렸던 우창정은 차량으로 이동해 톨게이트 앞에서 박수를 치며 맞아준다.

"다행이네. 보고 갈 수 있어서."

톨게이트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서로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아쉬운 마음들을 달랜다.

"바빠서 돌아다니느라 대접을 제대로 못하고 미안하다."

젠틀하고 친절한 우창정은 못내 아쉬운 마음을 전하며 특유의 유쾌한 웃음을 짓는다.

"너무 많은 신세를 지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떠나려는 나에게 자신의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코코넛 사탕들을 모두 꺼내어 전해주는 대구 아저씨와 아무것도 없다며 농담을 하는 우창정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얼롄하오터로 향한다.

"위챗으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쑤니터우이치의 사람들과 헤어지고 톨게이트를 바로 지나치자 길은 G208 국도로 접어든다. 무섭게 불어오는 서풍의 바람 소리와는 달리 어린이 동화책에서나 그려져 있을법한 뭉게구름들이 하늘 가득 퍼져있다.

"하늘은 이렇게 좋은데."

자전거를 세우고 하늘을 바라보며 쑤니터우이치에서 보낸 3일간의 시간을 정리해 본다.

하우촌 사람들, 청여요의 식구, 우바이주, 리즈훼이, 제임스 커피텔의 직원들 그리고 쑤니터우이치의 사람들까지. 중국 여행 중 만났던 그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작별의 아쉬움이 크지만 그 감정의 깊이만큼 내 안에 무언가가 채워져있을 것이다.

"가자. 중국 여행의 마지막 얼롄하오터로!"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의 길과 끊임없이 불어오는 오는 바람, 시속 10km의 속도조차 나질 않고 불어오는 바람에 휘청거리며 길을 기어간다.

간간이 지나쳐가는 화물트럭의 소용돌이에 자전거가 빨려 들어가지 않게 조향을 하느라 더욱더 힘이 든다.

"10시, 이 속도라면 10시가 돼야 얼롄하오터에 도착할 수 있겠는데."

30분에 채 5km의 전진도 힘들어지며 야영을 할 것인지, 얼롄하오터까지 야간 라이딩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오히려 편할 수도 있겠지만 바람이 너무나 거세게 불어 그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도로는 좋으니 얼롄하오터까지 최대한 가보자."

초원지대를 지나고 사막 지대에 가까워지며 바람과 함께 사막의 모래까지 휩쓸려 날아든다.

"아 정말 대단한 바람이다.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이 불어올 수 있을까?"

땅바닥만 쳐다보며 페달링을 하는 사이 나를 지나치던 오토바이 한 대가 도로변에 정차를 한다.

"저 멋진 머신은 무엇이지?"

인사를 하며 선뜻 물 한 병을 건네주며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는 바이크 라이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전거와 패니어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핸드폰으로 촬영을 해댄다.

"통화를 하는 거야? 실시간 방송을 하는 거야?"

몸을 휘청이게 하는 바람 속에서 핸드폰을 갖다 대며 인사를 하라는 바이크 라이더.

"니 하오!"

창시에서 출발하여 동쪽으로 중국을 한 바퀴 돌겠다는 라이더의 여행루트가 보인다.

"다른 건 모르겠고 막혀있지 않은 대륙이라 너희들이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의 폭이 부럽긴 하다."

남북이 나누어져 단절되고 막혀있는 우리의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우리도 지도를 보며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취 나리?"

촬영을 끝낸 라이더에게 어디로 가는지 묻자 얼롄하오터로 간다고 한다. 얼롄하오터에서 얼마 정도 머무를 것인지 물으니 하루를 보낼 계획이라 말한다. 이틀 정도 머물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잠은 어떻게 자니?"

"호텔과 캠핑을 한다."

"캠핑? 좋겠다! 한궈렌, 자이 중궈 부커능 캠핑."

중국에서 여행한 경로를 보여주니 자신에게 여행 루트를 보내달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중국의 여행 루트와 네임카드를 건네준다.

"형은 요렇게 갈 거다!"

위챗으로 친구등록을 하고 사진을 찍을 후 바이크 라이더와 헤어진다.

"오늘만큼은 네가 부럽다. 엄청 빨리 가네!"

멋진 바이크 라이더와 얘기를 하느라 30분을 잡아먹고 겨우 엘롄하오터의 시계에 도착한다.

"이제 겨우 1/3 온 거야?"

패니어에 들어있는 유일한 비상식 '나의 친구' 초코파이를 꺼내어 먹는다.

"어떻게 120km가 넘는 도로 구간에 주유소 한곳이 없냐고!"

씽씽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소리 대신 음악을 듣기 위해 GPS용 핸드폰을 꺼내보니 배터리가 모두 떨어져 꺼져있다.

"뭥미? 언제부터 꺼져있었던 거야?"

세찬 바람과 함께 40여 분의 GPS 기록도 날아가 버리고 오른쪽 어깨가 조금씩 아파온다.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바람을 맞으며 길을 이어가는 중 바이크 라이더에게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리는 위챗 메시지가 날아온다.

"현재 나의 위치. 얼롄하오터 숙소!"

"..."

바이크 라이더에게 답장을 하려니 네트워크가 불안정하여 인터넷 연결조차 되질 않는다.

오후 4, 6시간 동안 55Km를 겨우 이동하여 첫 번째 마을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4~5채의 집만이 들어서 있고 아무것도 없다.

오후 5시 65km 이동. 일몰까지 2시간 30분 정도 남아있는데 남은 거리는 50km.

"1시간에 10km 정도면 10시에 도착하겠네. 뭐 나쁘진 않다. 초원의 일몰을 보며 달려보는 거야."

6시 30분, 천천히 일몰이 시작되며 끊임없이 불어오던 바람이 거짓말처럼 잦아들기 시작한다. 속도를 내어 보지만 이미 체력은 바닥이 나있고 오늘은 콜라 파워조차 낼 수 없다.

6시 40분, 얼롄하오터까지 30km를 남겨두고 톨게이트가 나온다.

"일몰시간 7시 30분이면 대략 8시까지는 석양이 남아있을 텐데. 1시간 반 동안 20km는 달려야겠네. 아이구!"

마지막 체력으로 속도를 내어 달려야 하는데 초원의 붉은 노을이 바쁜 여행자의 발목을 잡고.

오후부터 침침하고 어두워지던 시야, 흙먼지로 인해 고글이 더럽혀졌나 생각했는데 고글을 벗고 일몰을 쳐다봐도 그리 선명하지가 않다.

하루 종일 정면으로 맞아온 바람으로 눈이 충혈되어 백내장이 온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변해버린 것이다.

"곧 어두워질 텐데. 라이트를 꺼내야 하나?"

이내 태양은 사라지고 붉은 석양만이 남아있다. 라이트를 꺼내어 장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아까워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길을 따라 달리기로 한다.

석양의 남은 불빛과 간간이 지나치는 차량의 헤드라이트에 의존하며 천천히 페달을 밟아간다. 저 멀리 거대한 풍력발전기의 모습과 함께 도시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7시 50분. 거대한 공룡 조각상이 세워진 얼롄하오터시에 도착한다.

"드디어 도착했네. 정말 징하다. 바람!"

가로등이 켜져 있는 얼롄하오터의 외곽에 도착했지만 도심까지는 10km가 더 남아있다. 눈이 충혈되어 뿌옇게 보이는 시야는 더욱 흐려져 속도조차 낼 수가 없다.

8시 30분, 얼롄하오터의 시내에 들어서 내비게이션을 끄고 트립닷컴으로 숙소를 검색한다. 생각보다 많은 숙소들이 검색되고 여러 가지 따질 것 없이 저렴한 4성급 호텔을 선택한다.

천천히 한기가 밀려오고 충혈된 눈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을씨년스러운 외곽의 풍경과 달리 얼롄하오터의 시내는 화려하고 사람들로 북적인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와 단체로 춤을 추며 운동을 하고.

9시, 숙소에 도착하여 무리 없이 체크인을 마치자 얼롄하오터까지 무사히 도착했는지를 묻는 쑤니터우이치의 사람들에게 도착 메시지를 보낸다. 하루 종일 도착 소식이 궁금하여 걱정들을 하고 있었나 보다.

숙소의 관리 아저씨가 방까지 짐을 올려다 주고 자전거는 프런트의 옆에 놓아두었다.

"나 2~3일 여기에 더 머무를지도 몰라."

영업 종료를 하려는 식당에서 양고기와 덮밥을 시켜 먹으니 테이블과 식당의 청소를 하느라 바쁘다. 남은 양고기를 포장하여 숙소로 돌아온다.

샤워를 하며 따듯한 물에 하루의 피로를 풀어도 하얀 이물질이 낀 것처럼 눈은 잘 보이지 않고 어른쪽 어깨까지 잘 들리지 않는다.

"정말 대단한 바람이었다. 어쨌든 도착했으니 됐고!"

위챗과 인스타에 얼롄하오터에 도착했다는 피드를 남기고.

12시, 남은 양고기와 슈퍼에서 사온 작은 백주 한 병을 마시고 기절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71일 / 맑음 ・ 10도
쑤니터우이치-홍산다카르
바람이 불지 않는 쑤니터우이치의 아침, 쑤니터우이치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막으로 간다.

이동거리
181Km
누적거리
8,047Km
이동시간
4시간 21분
누적시간
563시간

S101
S101
93Km / 1시간 21분
88Km / 3시간 00분
쑤니터우
홍산
쑤니터우
 
 
5,297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푹 자고 일어난 아침이다. 8시가 되기 전 잠에서 깨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바람이 불지 않는 깨끗하고 맑은 하늘이다.

8시, 여행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으니 주점의 사장과 쑤니터우이치의 사람들이 방문을 두드린다.

"밥 먹으러 가자!"

4명의 사람들과 주점의 식당에서 아침을 함께 한다. 이른 아침 주점의 식당은 제법 사람들로 붐빈다.

테이블에 앉아 따듯한 우유차로 속을 달래고, 평상시에 우유를 전혀 먹지 않는데 거부감 없이 고소하고 맛이 좋다.

삶은 계란과 함께 작은 밀가루 과자 같은 것도 나오고.

딱딱한 밀가루 과자를 우유차에 넣어서 먹으면 된다.

일단 삶은 계란을 하나씩 나눠먹고.

예쁘게 빚은 커다란 양고기 만두도 나오고.

얇은 밀가루 피에 양고기를 넣은 물만두 같은 만두도 나오고.

이것은 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으라고 한다.

동그란 만두는 다진 양고기가 들어있는 찐만두 스타일이라면, 꽃처럼 빚어놓은 만두는 조금 더 굵은 양고기가 들어가 있어 육즙이 풍부하고 물만두처럼 느껴진다.

붉은 젓갈처럼 생긴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두부라고 한다.

요우티아오에 살짝 발라며 먹으니 짭조름한 맛이 요우티아오의 기름맛을 잡아주어 썩 괜찮다.

마지막으로 하얀 두유를 따듯하게 마시고 식사를 마친다.

"나는 오늘 바빠서 일을 봐야 해. 세 사람과 사막을 구경하고 우리는 내일 만나자."

언제나 유쾌한 웃음을 보이는 우창정은 바쁘게 자리를 일어나며 사막 구경을 잘하고 오라고 말한다.

옷을 갈아입고 선글라스를 챙겨 숙소 밖으로 나오니 흰색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막에서 오토바이를 멋지게 타던 남자가 오늘의 가이드인 모양이다.

앙증맞은 바이크의 미니어처가 놓여있는 차를 타고 사막으로 향한다.

얼롄하오터의 동쪽 방향으로 끝없이 뻗어있는 초원의 도로를 따라 1시간을 달려간다.

"이 땅들에 주인이 있나요?"

"있다!"

"이렇게 넓은데요?"

"이 넓은 땅들은 모두 개인들의 것이고, 수천만 평이다."

"와, 땅부자네. 땅부자!"

한 시간 넘게 달리던 차는 작은 마을로 들어가 정차를 한다.

작은 시골집의 창고가 열리고 4륜 구동의 짚차와 오토바이가 놓여있다.

"아, 이걸 타는구나! 멋지다!"

오토바이에 별 관심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그 모양이나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고 처음 보는 바이크의 형태이다.

그리고 제법 포스가 느껴지는 사막용 짚차.

짚차로 갈아타고 앞자리의 조수석을 나에게 내어준다.

"오, 상남자 스타일!"

짚차를 타고 포장된 도로를 조금 달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흙길로 어떤 망설임도 없이 와일드하게 들어간다.

좌우상하로 요동을 치며 달리던 차의 정면으로 사막의 모래 산들이 나타나고 모래 언덕을 향해 차량이 달려간다.

"부릉부릉. "

한차례 모래 언덕을 오르던 차량이 멈춰서더니 후진을 한 후 더 강한 엔진음을 배출하며 가볍게 산을 올라간다. 한 바퀴 크게 언덕의 둘레는 돌더니 정면으로 보이는 높은 언덕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짧은 내리막을 타며 속도를 붙이더니 높은 오르막을 올라탄다.

"와우! 와!"

잠시 하늘에 붕 뜬듯한 느낌이 들더니 시야가 확 트인 높은 언덕에 올라와 있다.

"황산 다카르!"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탄다는 제스처를 하며 넓은 사막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킨다.

"멋지다!"

잠시 부드러운 모래의 사막을 구경하고.

괜한 사진도 찍어보고.

발자국도 찍어보고.

"해변의 모래사장과는 조금 다르네."

"저 녀석, 모래사막을 처음 보는 거야?"

이리저리 차량으로 돌아다니고.

글자 놀이도 해보고.

"땡큐! 멋진 남자!"

짧은 시간, 광활한 아프리카의 사막은 아니지만 처음 보는 사막의 풍경이고 사막을 달려보는 경험이었다.

"사막이 초원과 섞여있으니 너무 아름답잖아!"

다시 한 시간을 넘게 달려 쑤니터우이치로 돌아간다.

12시 30분, 쑤니터우이치로 돌아와 점심을 먹기 위해 양고기 훠궈 식당으로 들어간다. 세련된 분위기의 깨끗하고 커다란 식당에서 뭔가를 주문하더니.

달달하고 시원한 차가 나오고.

"이 차 너무 맛있다. 시원해서 정말 좋다!"

조그마한 백주가 두 병이 나오고.

"빠질 수 없지!"

각각의 작은 냄비에 훠궈 육수가 담겨 나온다.

내 육수는 빨간색 매운 국물을 시켜주고.

고수와 함께 여러 가지 양념들을 담아 건네준다.

"이것을 섞어라!"

보글보글 육수가 끓어오르고.

커다란 양꼬치가 에피타이저로 나온다.

"이건 한국에서 먹던 것과 사이즈와 맛이 완전히 틀려요."

그리고 얇게 손질이 된 빛깔조차 고운 양고기가 나오고.

야채와 버섯들을 함께 곁들여 냄비에 넣고.

소스를 찍어 한입 먹으면.

"와! 이런 맛은 한국에 없어. 나 여기에 살고 싶어!"

다시 양고기 한 접시가 크게 나오고.

맛있게, 더욱 맛있게 양고기 훠궈를 즐긴다.

"내가 사위라면 이곳에서 살 텐데!"

두 번째 접시가 반쯤 남았을 때, 마치 늘 먹는 김치찌개를 남기듯 이쑤시개를 들고 식사를 마무리하는 사람들이다.

"아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고기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더구나 이렇게 맛있는 양고기를!"

사람들은 남은 양고기를 몽땅 내 냄비에 집어넣는다.

"일어나 90도 각인사를 해야 하나, 예의 있게 젓가락을 물려야 하나."

고기를 거부할 용기나 체면 같은 것은 나에게 전혀 없다. 부지런히, 열심히 먹는 것이 주는 사람에 대한 예의이자 고기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이것 먹고 오늘은 푹 자! 원샷!"

철없는 여행자의 바람으로 200km 정도의 거리는 아무 말 없이 함께 해주고 맛있는 식사까지 대접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 술잔을 비워낸다.

숙소로 돌아와 창문으로 스며드는 따듯한 햇볕을 받으며 노곤한 낮잠 속으로 빠져든다.

너무나 편하게 침대를 뒹굴며 잠들다 7가 넘어 잠에서 깨어난다. 잠시 밖으로 나와 조용한 쑤니터우이치의 밤거리를 산책하고.

숙소로 돌아와 중국의 여행들을 정리한다.

"하루 정도 더 머무를까?"

충분하게 남은 시간과 쑤니터우이치의 시간이 너무나 편하고 좋다. 얼롄하오터까지의 경로들을 확인하고 며칠간의 날씨를 확인한다.

내일부터 시작되어 강한 바람의 날씨가 계속된다. 내일 7m/s 서풍, 금요일 10m/s 서풍, 토요일 8m/s 서풍, 일요일 맑음.

"초당 10미터 서풍이 분다고? 이 정도면 거의 태풍이잖아!"

10미터, 8미터의 바람보다는 7미터짜리 맞바람을 맞는 것이 낫겠다 싶다.

"내일 얼렌하오터로 출발하자."

너무 많은 친절과 환대를 받고 조용한 쑤니터우이치의 시간이 좋지만 더 오래 머무는 것도 민폐, 그리고 날씨 또한 좋지 않아 아쉽지만 내일 얼롄하오터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여행 기록들을 정리하며 5시가 되어서야 잠이 든다.

내일이면 중국에서의 마지막 라이딩을 하게 된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70일 / 맑음 ・ 10도
쑤니터우이치
몽골의 국경 엘런하오터시까지 100km가 남았다. 하루면 닿을 거리, 중국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를 향해 달린다.

이동거리
39Km
누적거리
7,865Km
이동시간
2시간 00분
누적시간
559시간

X246
X246
21Km / 1시간 03분
18Km / 57분
쑤니터우
초원
쑤니터우
 
 
5,116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9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12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온 피곤함과 여전히 남아있는 감기 기운으로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쉴까? 작은 도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얼롄하오터까지 가서 쉬는 게 낫겠어."

패니어와 짐들을 챙겨들고 자전거가 놓은 주차장으로 내려가 패니어들을 하나씩 장착한다.

"한국인이냐?"

자전거 복장을 한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걸었으나 너무나 피곤한 탓에 짧은 대답만을 하고 짐들을 정리한다. 자전거에 패니어들을 모두 장착하고 남자의 얼굴을 보며 자전거 여행과 일정들에 대해 대화를 시작한다.

"나는 여기에서 사람들과 자전거를 탄다. 어디로 가느냐?"

"나는 오늘 얼롄하오터에 가야 한다."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진을 보여주는 남자에게 멋있다며 말을 건네니 자신의 친구들이 있는 자전거 가게에 잠시 들렀다 가라고 한다.

"쯔싱쳐 띠엔? 여기에 자전거샵이 있어?"

"요!"

늦은 출발 시간과 피곤함이 트러블을 일으키던 스프라켓을 교환하고 하루를 쉬라며 유혹의 손길을 던진다.

"하오 취!"

10여 분 정도 남자를 따라 시내를 이동하여 자전거 가게로 이동한다. 후지 브랜드를 단 작은 자전거샵이다.

몇몇의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왔다며 소개를 하고, 그들과 인사를 나눈다.

우선 패니어들을 모두 떼어내고 자전거 가게의 주인에게 스프라켓이 마모되어 교환을 해달라고 요청한 후 사람들이 건네주는 차와 담배를 하며 쏟아지는 질문들에 대답을 한다.

"나의 큰 딸이 시집을 가 대구에 산다. 10년이 됐다."

큰 딸이 대구에 산다며 사진들을 보여주는 아저씨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으니 동호회 사람들로 보이는 이들이 하나둘씩 가게로 모여든다.

모두들 자전거를 살펴보고 나를 보며 담배를 건네고 차를 따라주고 질문들을 한다. 모두들 호기심 가득한 재미있는 표정을 하며 반갑게 대해주며 이야기를 한다.

"오늘 얼롄하오터에 언제 갈 거냐?"

"오늘은 못 갈 것 같다. 얼롄하오터로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나를 자전거샵으로 안내한 남자에게 하루를 머물러야 한다고 하니 오후에 함께 식사를 하자며 초대를 한다.

"너의 오늘 호텔비는 무료다."

"응?"

"호텔비는 무료!"

호텔비가 무료라는 말에 뜻을 알지 못해 의아해하며 '왜'라는 표정을 하고 있으니 모두들 크게 웃는다.

"너 주점을 하는 거야?"

한 번 더 사람들이 크게 웃어댄다. 젊은 남자는 내가 묵었던 루저우쌍우주띠엔(绿洲商务酒店, 녹주상무주점)의 사장이다.

자전거의 스프라켓을 교환하고 자전거샵의 남자는 교환상태를 체크하라고 말한다. 밖으로 나가 변속을 하며 주행을 하니 트러블 없이 잘 변속이 이루어진다.

크랭크 2단을 가리키며 마저 교환을 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자전거 가게를 구경한다.

스프라켓을 교환하는 남자의 움직임을 보았을 때 손이 꼼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가지런히 놓여있는 정비 공구들에서 그의 성격을 알 것도 같다.

32T 체인링를 들고 34T가 없다고 하여 2단 크랭크는 교체하지 않고 그냥 놔둔다. 32T 체인링을 교체해도 상관없지만 32T는 나에게 가벼운 체인비라 2단이 마모되기 전에 교환하면 될 것 같고, 크랭크를 분해하느라 소요될 시간이 부담스럽다.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와 자전거를 세차해 주겠다는 자전거샵의 남자에게 괜찮다고 했지만 물걸레를 들고 열심히 닦아낸다.

아저씨들과 담배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중국을 여행하며 엉망진창 흙먼지가 묻었던 자전거는 중국의 마지막 여행을 앞두고 깨끗해졌다.

생글생글 웃으며 조용하게 말하는 자전거샵 남자의 성격은 내 성격의 대척점 정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친절하고 부지런하다.

12시 되어 식사를 하자며 대구에 사는 큰 딸을 둔 아저씨가 식당으로 안내한다. 가게 주인에게 스프라켓의 가격을 물으니 식당으로 가자며 옷을 챙겨 입는다.

흙벽돌의 담길들을 돌아 빈관의 식당으로 들어가고.

동그란 식탁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자리는 잡고 있으니 자전거샵에서 보았던 아저씨들이 하나둘 식당으로 모여든다.

"중국에서 가장 좋은 것은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것뿐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주점의 젊은 남자가 농담을 하며 유쾌하게 웃는다.

"하하하, 맞다! 한국에서는 식당에서 담배를 못 피운다."

가장 나이가 많은 회원이 65세인 쑤니터우이치의 자전거 회원들, 주점의 남자와 자전거샵의 남자가 막내들이라고 소개를 한다.

차가 나오더니 두 병의 중국 술이 먼저 나온다.

테이블을 빙빙 돌려 나에게 한 잔을 집으라 알려주고.

두유를 먹는 자전거샵 남자의 아들에게 젓가락으로 술을 찍어 먹이며 장난을 치는 아저씨와 몇 입 받아먹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는 아이, 모두가 즐겁고 유쾌하게 웃으며 말을 한다.

하나둘 음식들이 나오고.

말린 쇠고기와 국수.

고기와 야채를 넣은 볶음면.

냉채처럼 시원한 맛이 나고 고수와 파, 오이와 양파들을 넣어 먹는 요리.

고소한 맛이 일품인 콩요리.

아이가 마시는 것은 요쿠르트 같은 것이다.

하나하나 음식들을 먹어가는 동안 담배들도 하나씩 테이블에 쌓여만 가고.

자전거샵의 남자는 지아오강강(叫刚刚, 규강강) 35세, 차분한 성격으로 항상 웃으면서 나긋나긋하게 말을 한다.

울란바토르에서 일을 했었다는 지아오강강은 몽골 여행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준다. 몽골의 치안이 좋지 않아 여행 시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과 몽골의 서북부를 여행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여행의 루트를 변경할 것이 좋겠다고 한다.

"울란바토르에서 다르항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몽골을 여행할 때는 귀중품을 잘 챙겨야 합니다."

쇠고기 완자가 들어간 탕과 함께 양의 내장 무침 요리도 나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가 나온다.

"이게 뭐야?"

"양의 지지!"

"지지? 설마 그거야?"

오번역이 된 핸드폰을 보며 손사래를 치며 지아오강강이 다시 천천히 핸드폰에 발음을 한다.

"양의 꼬리!"

"하하하하. 그렇지!"

모든 음식은 맛이 좋고 풍미가 넘치며, 특히 양꼬리의 맛은 그 맛이 정말 예술이다.

"넌 이름이 뭐야?"

"卞且燮"

번역기에 한자로 이름을 적어서 보여주니 섭(燮)자가 중국에서 흔하지 않은지, 아니면 정자로 써서 익숙하지 않은지 잘 읽지를 못한다.

"비엔치에씨에!"

중국어로 이름을 발음해 주니 따라서 내 이름을 부르며 크게 웃던 사람들은 돌아가며 내 이름을 부르고 건배를 권한다.

재미있는 것은 술을 마신 후 탁자를 두드리고 건배를 한 사람에게 빈 잔을 보여준다. 우리가 소주를 마시고 잔을 머리 위로 거꾸로 들어 올리는 것이 '나는 다 마셨다. 너도 다 마셔라.'하는 느낌이라면 이곳의 느낌은 '너를 위해 술잔을 비웠다.'라는 느낌 같은 것이다.

조금 후 지아오강강의 아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아저씨들과 즐거운 대화와 함께 술잔을 주고받는다. 그녀의 성격은 지아오강강과 달리 호쾌하고 대범해 보인다.

술을 마시는 그녀를 보며 술꾼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지아오강강. 그의 말처럼 나에게도 잔을 들어 원샷을 보여주며 여행을 잘하라며 건배를 권한다.

즐거운 식사 자리가 끝나갈 때쯤 색깔이 예쁜 마늘 한 접을 건네주며 먹으라고 한다.

"이걸 먹으라고?"

모두들 웃으며 마늘이 피부에 좋다느니, 중국인들은 열정이 많다느니 농담들을 주고받는다.

옆에 있던 지아오강강이 마늘 하나를 떼어내어 먹으며 '그냥 먹으라'며 웃는다.

마늘 하나를 떼어내어 껍질을 벗기려고 하니 지아오강강이 그냥 먹으라고 한다.

"아니 생마늘을 왜 먹어?"

처음엔 단맛이 약간 나던 마늘은 그냥 맵다.

"매워!"

다시 한번 테이블이 웃음바다가 되고 점심 식사가 끝이 난다.

대구 아저씨와 함께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에서 쉴 것이냐 아니면 우리와 함께 초원으로 자전거를 탈래?"

"자전거를 타러 가자!"

아저씨는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가자고 한다.

"패니어를 떼고 자전거를 타야지요!"

어려운 말은 번역기가 전혀 번역을 하지 못한다. 아저씨와 자전거를 두고 설왕설래를 하고 있으니 주점의 남자가 나타난다.

주점의 남자는 자전거를 주점 안으로 끌고 들어가 1층에 있는 넓은 방에 자전거를 넣어두고 방 키를 건네준다. 그리고 도로변에 나가 지나가던 승합차를 잡아 나를 자전거샵까지 태워달라고 부탁을 하고 사라진다.

"아무리 작은 도시라지만 뭐가 이리 친밀도가 높지? 서로 집집마다 숟가락 개수까지 알고 있는 거야?"

승합차는 자전거샵에 나를 내려주고 아무렇지 않게 사라진다.

"형님, 안 자는 거 다 알아요. 일어나세요. 초원에 가야지요!"

하루 종일 각양각색의 담배가 쏟아진다. 정말 중국의 담배 인심은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지아오강강이 자신이 타는 자전거를 내놓고 자전거 회원들은 초원 라이딩을 위해 열심히 준비들을 한다.

70여 일 만에 타는 가벼운 핸들의 자전거, 좌우로 흔들리는 자전거에 이내 적응을 하고 후미에 쳐져 있는 아저씨들을 따라 달린다.

70kg이 넘는 자전거를 끌다가 15kg이 안 되는 MTB를 타니 자전거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갈 것 같다.

"난 여기서도 후미야?"

천천히 아저씨들을 따라가고 있으니 선두로 가는 대구 아저씨를 따라가라며 손짓을 한다.

멀리 앞서가던 대구 아저씨도 빠르게 따라잡고 뒤를 따라 천천히 라이딩을 즐긴다.

"300km 넘게 초원을 달려왔는데 쉬는 날에도 자전거를 타다니."

15km 정도 초원을 달려 도착한 곳은 게르 같은 것이 놓여있고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공연장 같은 곳이다.

사람들과 있으니 개도 무섭지 않고.

구름이 가득한 하늘은 참 좋다.

중간 지점에 조금 있으니 어느새 라이딩 복장을 갈아입은 주점의 남자가 사이클을 타고 나타난다.

"언제 또 나타난 거야!"

돌아가며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맞바람이 불어오는 초원길을 달려 돌아온다.

대구 아저씨의 인증샷도 찍어주고.

자전거샵에 도착하여 후미에 쳐진 아저씨들을 기다리며 잠시 쉰다.

"아직 건강하시네요!"

술을 많이 마셔서 걱정이라는 딸의 말과는 달리 아저씨는 건강하게 잘 달렸다.

아무래도 오늘 쑤니터우이치에서 중국의 모든 담배를 하나씩 건네받을 모양이다.

"저녁으로 백주를 마시고 싶어? 맥주를 마시고 싶어?"

"바이주!"

주점의 남자가 저녁 반주로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와 맥주는 한국에도 많다며 바이주를 먹고 싶다고 대답한다.

언제나 유쾌한 주점의 남자는 집에서 바이주를 가져오겠다며 자전거샵을 떠나고, 자전거샵에서 휴식을 취한 후 대구 아저씨, 지아오강강 그리고 말수가 그리 많지 않았던 남자와 함께 저녁을 먹을 음식점으로 이동한다.

양고기 요리를 하는 식당의 2층에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주점의 남자는 다시 반갑게 맞이해 준다.

"정체가 뭐야?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우창정(吴长征, 오장정), 녹주상무주점을 운영하며 언제나 유쾌하고 위트가 있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남자다.

집에서 가져온 예쁜 포장의 바이주 2병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차갑게 보관이 된 바이주는 병도 예쁘다.

"이건 김치인데?"

"파오차이, 泡菜"

"한국의 김치와 맛이 약간 다르다."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중국의 향신료 냄새가 조금 있지만 우리의 김치와 거의 비슷한 맛이 난다.

"이 동네에 한국 사람이 3명이 살고 있다."

"정말? 그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그 사람들은 오래전에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갔다."

아마도 이곳에 김치와 비슷한 것이 있는 이유가 한국 사람이 정착을 하며 이곳에 김치를 알려주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양고기를 하는 음식점이다. 한국의 불고기와 비슷하다."

우창정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번역을 하여 이것저것 친절하게 설명들을 한다. 가벼운 농담을 섞으며 위트 있게 말하고 언제나 겸손하게 표현을 하는 젠틀한 남자다.

우창정이 가져온 바이주는 차가운 물에 넣어 냉기를 유지시키고.

양파를 넣고 볶는 양고기가 먹음직스럽게 구워질 때쯤, 시원한 바이주 한 잔을 건배와 함께 마셨다.

"중국 술은 강하지만 향과 풍미가 정말 좋다!"

술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중국 술은커녕 값비싼 양주까지도 향이 진한 술은 전혀 먹지를 않는다. 도수가 높아 숙취가 조금 덜하다는 정도 이외에 특별히 맛이 좋다거나 향이 좋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뿐더러 먹는 주량이 많다 보니 숙취가 덜하다는 장점도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중국 여행을 하는 70일 동안 손에 꼽을 정도로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여행이 끝나갈 때쯤 중국 술의 맛과 향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중국의 바이주, 참 괜찮은 술이다!"

그리고 노릇하게 구워진 양고기를 맛본다.

냄새 같은 것은 전혀 나질 않는 부드럽고 기름진 양고기의 맛이다.

달짝지근한 소스와 양파, 버섯, 상추 등과 함께 쌈을 하여도 그 맛이 제격이다.

"초원은 6월에 풀이 나서 아름답다."

우창정은 풀이 자란 초원의 언덕에서 자전거와 오토바이, 4륜 바이크 등을 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정말 멋지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노는구나!"

푸른 초원에서 마음껏 달리며 즐기는 모습들이 멋지고 부럽다.

"초원에서 캠핑을 하며 하룻밤 보내고 싶은데, 중국에서는 그것을 못 하게 하니 아쉽다."

푸른 초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곳을 지나 유라시아 횡단을 준비하는 위너님이 생각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의 사진과 여행 경로들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부탁을 한다.

"아마도 6월이나 7월에 이 녀석이 이곳을 지나갈 것이다. 이 녀석이 오면 아름다운 초원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알았다!"

"나는 이 여행이 끝나면, 이곳에 다시 놀러 오겠다. 그때 푸른 초원에서 건배를 하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번째 메뉴로 소고기가 나온다. 야채들과 함께 구워진 소고기를 밀가루 전병 같은 곳에 넣은 후 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사위는 힘들겠다. 이곳 음식이 먹고 싶어서."

"하하하. 사위는 이곳에 두 번이나 다녀갔다."

"손녀들이 많이 보고 싶겠다?"

"그렇다."

대구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저씨는 딸과 손녀가 보고 싶어졌는지 대구에 사는 딸과 영상 통화를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대구에 가서 딸에게 맛있는 것을 사줄게요."

밀쌈을 하는데 이것저것 젓가락으로 집어넣어 주는 우창정. 그리고 하루 종일 조용하게 말을 하던 중년의 남자는 핸드폰으로 자신이 타는 오토바이 사진들을 보여준다.

"와, 멋진데요. 그런데 여기에 사막이 있나요?"

"얼롄하오터로 가는 길의 중간에도 있고, 이곳에서 조금 가면 사막이 있다."

"사막도 보고 싶어요!"

"너를 데려가 줄 수 있어!"

사막에서 오토바이와 4륜 바이크를 타는 영상과 사진을 보며 사막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언제 얼롄하오터로 떠날 거니?"

"하루나 이틀쯤 더 머물고 싶네요. 몽골에 21일까지 가면 되거든요."

복잡한 이야기가 오가니 번역기는 쓸모가 없는 애물단지가 된다.

"딸의 번역!"

대구 아저씨에게 딸과 영상통화를 하여 내 의견을 전달해 달라 부탁하니 이해하고 전화 통화를 한다. 그사이 세 번째 메뉴로 양고기가 추가되고.

대구의 큰 딸에게 시간의 여유가 있어 하루나 이틀쯤 쑤니터우이치에 머물며 사막을 구경하고 싶다고 말한다. 딸의 통역으로 완벽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모두들 내일 사막으로 가자며 건배를 나눈다.

즐거운 식사가 끝나갈 때쯤 오이와 야채를 넣은 수제비처럼 생긴 죽이 나온다.

향긋하게 퍼지는 오이 향이 정말 일품이고 부드럽게 속을 감싸주는 듯 맛이 좋다.

"아, 나 정말 쑤니터우이치가 너무 좋아!"

자신들의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타지의 이방인에게 관심을 놓지 않고 배려하는 우창정, 한국으로 시집간 딸을 생각하며 여행 온 한국인이 불편하지 않을까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대구 아저씨,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이것저것 나긋나긋하게 설명을 하는 지아오강강 그리고 말 수는 적지만 은근하게 관심을 써주는 남자까지.

"오늘 아침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고 환대를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니 손사래를 치며 괜찮다고 말한다.

"숙소에 가서 편하게 쉬고 내일 보자!"

우창정은 숙소의 방까지 안내를 해주고 화장실과 침대, 커튼 등을 한 번 더 점검한 후 편하게 쉬라며 인사를 하고 떠난다.

"내일 8시에 아침을 먹자. 8시에 올게!"

"아 쓸데없이 너무 넓고 좋은 방이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뜻하지 않은 환대와 고마운 배려들을 받는다. 너무나 즐겁고 좋은 사람들과 시간들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 거칠고 야박할 것 같았던 초원의 사람들은 중국의 어느 지역의 사람들보다 여유롭고 웃는 얼굴들을 하고 있다.

"그곳은 위험해. 다른 곳을 가. 동남아 좋잖아!"

"그 사람들이 위험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위험한 사람은 너야!"

여행을 하기 전 사람들은 중국의 내몽골을 경유하는 중국 북서부 지역의 여행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네가 사는 집은 위험하지 않니?"

고개를 끄덕이며 싱거운 농담처럼 사람들의 말을 흘려보낸다. 그런 사람들과의 대화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도움도 되질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삶의 수많은 선택과 그에 따라 놓여있는 또 다른 선택들은 항상 두렵고 두렵다. 하지만 스스로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타인의 추측이나 판단 같은 것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두렵다. 타인의 시선에 갇혀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나는 더 두렵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함 그리고 불안함. 그 이유 모를 감정의 불온함들로 언제나 삶은 투박하고 실수투성이지만 스스로 경험하고 싶은 두려움들은 강한 삶의 욕구로 나를 지탱한다.

"보잘것없는 삶이지만 삶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장기를 빼내갈지 모른다던 이곳의 사람들은 언제나 웃으며 대화를 하고 그들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은 '뚜이'.

"对! 对!"

방긋 웃으며 말을 하고, 상대의 말에 '맞아, 맞아'를 먼저 말하며 상대의 말을 끊는 법도 모른다.

언제나 부정적인 표정으로 온갖 세상의 걱정과 스트레스를 쌓아가고, 가식의 웃음으로 자신의 말만을 들어달라 악다구니를 쳐가며 살아가는 것이 위험하지 않은 우리들의 현재다.

"잘 모르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잘 웃고 여유롭다. 양과 소의 장기는 좋아하는 것 같다만 나의 장기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69일 / 맑음 ・ 12도
샹황기-쑤니터우기
일찍 잠들었지만 몸이 무겁다. 옌칭현에서 시작된 바람과 오르막 길의 피곤함이 누적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동거리
123Km
누적거리
7,865Km
이동시간
6시간 30분
누적시간
559시간

S208
X508
57Km / 2시간 45분
66Km / 3시간 45분
샹황기
교차로
쑤니터우
 
 
5,077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컨디션이 좋지가 않다. 아무래도 그 녀석이 다시 찾아온듯싶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확인한다. 이곳은 평균적으로 풍속 5~10m/s 정도의 바람은 일상적인가 싶다. 창문으로 찬 공기의 쌀쌀함이 느껴진다.

"으, 추워."

오늘 가야 할 주리허진이나 쑤니터우기는 모두 100km가 훌쩍 넘는 거리이다. 20km 정도 차이가 나는 두 곳을 두고 고민하다 바람과 진행 속도를 보고 갈림길에서 목적지를 결정하기로 한다.

"바람만 없으면 내리막길이니 어렵지 않게 쑤니터우기까지 갈 수 있는데."

체크아웃을 하며 여직원에게 중국어와 몽골어를 모두 구사하는지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오, 대단해! 몽골어는 너무 어렵다."

"몽골어는 어렵지 않아!"

번역기로 몽골어를 번역하여 여직원에게 보여주니 글씨를 못 알아본다.

"이게 몽골어잖아?"

"이건 중국의 몽골어가 아니다."

"중국의 몽골어하고 몽골의 몽골어가 다른 거야?"

"뚜이!"

언어 자체가 다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하게 표기법은 다른 모양이다.

"뭐, 그렇다 치고. 이 글자를 구분하여 인식하는 게 더 신기하다."

동풍이 살살 불어오는 초원의 길을 따라 출발한다.

평형한 초원의 길은 하늘로 올라간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착시현상처럼 오르막의 경사도와 길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동풍의 뒷바람이 페달링을 가볍게 해주고, 맑은 하늘과 구름, 고산지대 초원의 아름다운 곡선들을 보면서도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어제와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겨난다.

"이틀 동안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 산을 내려가는 오늘만큼은 맘껏 즐겨보라 이거지?"

가벼운 몸풀기 라이딩으로 쌀쌀한 기운을 없애고.

"구름이 조금 많네. 하늘을 가렸어. 어쨌든 좋아!"

어제 사놓은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목적지를 120km의 쑤니터우기로 결정한다.

"그럼 달려 볼까!"

뒤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도움을 받으며 길게 뻗어 이어지는 초원의 길을 달린다.

경쾌한 페달링으로 넓은 초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달린다.

어떠한 고민도 잡념도 없이.

삶의 시간이 풍경과 함께 스쳐가는 듯.

평온하다.

저 멀리 말들을 몰고 오는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보이고.

자전거를 세우고 그에게 인사를 했다.

"멋진데!"

짧은 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핸드폰에 사진을 찍고, 멀리 달아난 말들을 쫓아 서둘러 남자는 웃으며 떠난다.

바람의 도움으로 힘들지 않게 60km 가까이 이동을 했다. 쑤니터우기로 가는 두 개의 갈림길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이고.

좌회전을 하며 살짝 방향이 바뀐 도로는 거센 바람이 완벽하게 뒷바람으로 자전거를 밀어준다.

"이런 바람이면 200km도 순식간에 갈 수 있겠는데."

주리허전(朱日和镇)과 쑤니터우기로 가는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을 한다. 70km의 거리는 남기고 완벽한 뒷바람을 맞으며 주리허전을 경유하여 쑤니터우기로 갈 것인지 아니면 약간의 측면 바람을 맞으며 쑤니터우기로 바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바람이 조금 아쉽지만 다이렉트로 가 보자. 설마 바람이 바뀌지는 않겠지."

S208 국도를 벗어나 작은 소도로를 타고 쑤니터우기로 향한다. 측면으로 바뀐 바람의 방향이 조금 불안하지만 잠시 바람을 이기며 가다 보면 도로의 방향이 바뀌어 뒷바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작은 언덕이 이어지는 길이 이어지고.

화물차의 통행마저 완전히 사라진 조용한 도로를 독차지하고 길을 이어간다.

작은 언덕을 오르고 바람을 피해 자전거를 세운다.

맛있는 벌꿀빵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주변의 풍경은 어느 순간 붉은 토양의 초원으로 바뀌어 있다.

붉은빛의 땅, 마치 화성의 일부를 떼어 놓은 것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달린다.

신비롭지만 적막한 풍경 속 라이딩의 심심함을 사진찍기 놀이로 달래보고.

쓸데없는 사진도 찍어보고.

달린다. 몇 채의 붉은 흙벽돌 집들이 들어선 마을에 들어선다.

자전거를 세우고 화물트럭에 무언가를 싣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말똥, 소똥인가?"

납작한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도 함께 펼쳐져 있다.

"똥으로 만든 것 같은데. 이것으로 집을 짓는 것은 아니겠지?"

도로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내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너무 놀면서 왔나. 조금 빨리 달려야겠어."

잘 생긴 말의 무리들에게 인사도 하고.

수십 기의 풍력발전기가 놓인 언덕을 지나간다.

"마지막 언덕인가?"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지나 쑤니터우기로 향하는 마지막 페달링을 힘차게 밟아본다.

평평한 초원의 지평선으로 쑤니터우기의 모습이 천천히 눈에 들어온다.

"하하하. 다 왔다!"

소도로에서 수직으로 만난 G208 국도로 접어들자 거센 맞바람이 자전거를 휘청이게 만든다. 주리허전을 경유하여 G208 국도를 타고 쑤니터우기로 왔다면 거센 맞바람을 맞으며 왔겠다 싶다.

국도를 벗어나 쑤니터우기로 들어선다. 내몽골 자치구의 작은 도시 쑤니터우기, 그 모습은 생각했던 대로 조금은 황량하게 느껴진다.

시내로 들어서 잠시 숙소를 확인하기 위해 사거리 교차로에 자전거를 세운다.

"KFG?"

숙소를 검색하는 동안 주변에서 장기를 두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이내 십여 명의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패니어를 단 자전거를 호기심 있게 관찰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눈다.

쑤니터우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숙소들이 검색된다. 도로를 따라 이동하던 중 찾아가던 주점 대신 녹주상무주점으로 들어간다.

"자전거만 잘 보관할 수 있으면 아무 곳이나 괜찮지 뭐."

깔끔한 주점에 들어서 주숙등록이 가능한지를 묻고,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프런트의 여직원은 엘리베이터의 위치를 알려주며 방으로 자전거를 가져가도 된다고 말한다.

여권을 주고 주숙등록을 하는 동안 몇몇의 직원들이 모여 상의를 하고 체크인이 끝난다. 그리고 시니어급의 여직원이 다가와 자전거를 주점의 뒷마당에 놓아두라고 안내를 한다.

"자전거 잃어버리면 안 돼. 여기 안전한 거지?"

괜찮다는 여직원의 안내를 두어 차례 확인한 후 자전거를 잠가두고 패니어를 풀어 방으로 올라간다. 자전거를 놓아둘 공간이 부족한 작은방이라 자전거를 밖에 묶어두라고 안내한 모양이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주점의 식당으로 내려가 어제 먹었던 곱창볶음의 사진을 보여주며 음식을 주문을 한다.

"두 번 먹어도 맛있군."

"기름진 양곱창볶음에 이것이 제격이다."

든든하게 두 공기를 해치우고 방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처럼 피곤하고 약간은 지쳐있다.

"한 번의 라이딩이면 중국의 여행이 끝나는구나."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