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6일 / 맑음 ・ 16도
쉬안화구-장자커우시-장베이현
자전거를 정비하고 몽골을 향해 길을 이어간다. 거센 바람이 잦아들기만을 바란다.

이동거리
91Km
누적거리
4,793Km
이동시간
6시간 49분
누적시간
370시간 16분

G110
G207
34Km / 2시간 04분
57Km / 4시간 45분
쉬안화구
장자커우
장베이현
 
 
4,793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숙소의 아침 조식은 모든 음식이 조금씩 짜고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 볶음밥으로 그럭저럭 배를 채우고 출발을 준비한다.

숙소의 주차장에 세워두었던 자전거는 아저씨의 말처럼 이상 없이 그대로 잘 있다. 패니어들을 장착하는 준비 시간이 소요되어 10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한다.

숙소의 정문에서 패니어들을 장착하고 출발을 하기 위해 지도를 확인하고 있으니 사이클을 탄 아저씨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엄지를 세우며 사진을 찍자며 기분 좋게 반겨준다.

"멋쟁이 아저씨 같으니라고."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이다. 패니어에 넣어 두었던 바람막이를 꺼내어 입고 쉬안화구의 시내를 빠져나간다.

시내의 외곽에 위치한 성곽을 빠져나와 장자커우시까지 이어질 한적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라이딩을 이어간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 길이네. 오늘은 펑크날 일이 없겠어."

한 시간여를 달려 거대한 항아리 굴뚝을 보며 중국에서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이 생각난다. 흐린 비안개 너머로 거대한 기둥이 하늘을 향해 벽처럼 올라가 있던 생경함 광경이었다.

사진을 찍고 출발을 하려는데 체인이 투둑거리며 튕겨져 나간다.

"뭐지?"

어제 체인의 한마디를 제거하고 임시로 이어놓았던 부분이 끊어져 버린 것이다.

"체인링크를 걸어놓을 걸, 정말 게을러터졌어!"

패니어 어딘가에 체인링크와 체인핀이 잔뜩 들어있는데 문제는 어디에 놓어두었는지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패니어들의 내용물들을 목록으로 정리해 두면 편할 텐데 역시나 그 정도의 부지런함은 나에겐 없다.

첫 번째 패니어에서는 체인링크가 없고 손톱깎이가 나온다.

"어, 잘 됐다. 손톱이나 좀 깎자!"

길가에 앉아 웃자란 손톱들을 정리하고.

다행히 두 번째 패니어에서 체인링크가 들어있는 비닐팩이 나온다.

끊어진 체인을 마저 제거하고.

체인 링크를 걸어 정비 끝.

"아, 오늘도 손이 검뎅이로 변해버렸네."

화력 발전소 같은데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중국의 도시 곳곳에 거대한 항아리 모양의 굴뚝들이 솟아있다.

길은 장자커우시의 외곽으로 이어지고, 쓸데없이 친절한 고덕지도의 최단거리 안내로 인해 시내로 들어가는 길과 외곽으로 빠지는 길에서 잠시 헤맨다.

"곧 헤어질 테니 참는 거야. 고덕양!"

대도시 장자커우시의 복잡함을 피해 시내도 진입하지 않고 외곽의 G110 국도를 따라 장베이로 이동할 생각이다. 고덕지도가 안내하는 작은 소도로를 따라 이동하는데 스프라켓의 9단에서 체인 트러블을 일으킨다.

잠시 도로변에 자전거를 세워 드레일러와 체인의 상태를 살펴보았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고 마모 상태가 심한 9단의 스프라켓에서 트러블이 일어나는 것 같다.

"9단은 이제 못쓰겠네."

장자커우시의 서쪽 외곽을 돌아가던 길은 흙산의 절개지들을 따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황토빛 황량한 풍경들 너머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들만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는 북쪽의 산을 향해 길게 이어지고 도로변의 건물들은 완전히 사라진다.

붉은 오성홍기와 산불조심을 알리는 깃발만이 바람을 따라 요란하게 춤을 추고.

피곤함 탓인지, 자전거가 무거운 것인지 조금씩 페달링이 느려져만 간다.

"잠시 쉬었다 가야겠다."

샤화위안에서 사놓았던 사과를 꺼내어 심심한 입을 달래본다. 당도는 부족하지만 과즙이 풍부하고 시원하니 맛이 괜찮다.

멀리 보이던 산이 정면으로 눈앞에 놓이고.

장베이로 넘어가는 S207 도로를 만나게 된다.

"오늘은 너를 넘어가나 보구나."

베이징을 떠나 내몽골이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풍경들이 황량하게 변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따라 붉은 흙산들을 향해서 올라간다.

마치 대형 산불이 휩쓸고 간 산등성이처럼 황량하다.

풍성했던 중국 남부의 풍경들을 지나온 탓인지 눈앞에 펼쳐지는 삭막한 풍경들이 너무나 생경하다.

벽돌집으로 변한 주택들의 모습도 오래 방치된 폐가처럼 을씨년스럽다.

"춘련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면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인데."

황량한 풍경 속에 지루한 오르막이 계속되고.


3시, 장베이로 가는 마지막 마을을 지나치고 19km만이 남아있다.

"저기 보이는 산은 뭘까?"

길게 뻗은 직진길은 불안한 느낌대로 멀리 보이던 산을 향해 올라간다.

"뭔데? 왜 이렇게 힘든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산을 향해 오르다 자전거를 세우고 만다. 도로변에 앉아 고덕지도를 확대해서 살펴보니 구불거리며 올라가는 길의 모양에 작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에쉬."

"정말 이 삭막한 풍경은 적응이 안 된다."

구불거리며 올라가는 산길을 오른다.

"아, 뭔데? 왜 이렇게 힘들어?"

도무지 알 수 없는 고단함의 이유가 궁금하여 패니어에 들어있는 핸드폰을 꺼내어 GPS 정보를 확인하니 이상한 숫자의 고도 수치가 표시되어 있다.

"1,300은 뭐냐?"

구불거리는 길의 마지막을 향해 느리게 느리게 페달을 밟아가고.

3시 15분, 산을 넘는 고개의 정상 장베이의 경계에 도착한다. 다리의 근육들이 너덜거리는 기분이다.

"1,500이냐. 마음에 준비 좀 하게 미리 좀 알려주라. 느닷없이 이렇게 올라오면 어떻게 하니!"

아무것도 없는 풍경 속에 도로변에는 뜬금없는 주점들이 들어서 있다.

소와 당나귀들만이 도로 위를 어슬렁거리고.

"저도 좀 태워주시면 안 될까요?"

몽골의 게르처럼 이상하게 생긴 집들도 보이고.

언제 봐도 반갑지 않은 바람개비들만이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

"설마 이제는 내려가겠지?"

4시 50분, 좀처럼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는 내리막길을 따라 장베이현의 입구에 도착한다.

4월, 베이징으로 향하던 길에 20도가 훌쩍 넘어가던 날씨는 다시 겨울로 접어든 것처럼 장베이현의 하천은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있다. 쌀쌀한 바람과 함께 내리막을 달려온 몸에서는 빠르게 한기가 찾아든다.


트립닷컴으로 숙소를 검색한다. 몇몇 주점들이 검색되지만 이상하게 숙박비들이 비싸다. 장베이현의 외곽에 있는 저렴한 숙소의 가격도 20,000원이 수준이다. 조식이 제공되는 2만원짜리 주점을 예약하고 서둘러 숙소로 향한다.

해가 지면서 더욱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다행히 문제없이 체크인이 끝나고 허기짐을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간다.

"워 헌 어! 헌 어!"

식당의 여자와 오랫동안 토론을 하고 나온 메뉴는 달콤한 간장소스 맞에 후추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맛이 정말 좋은 음식이다.

"이게 후추인가?"

후추 크기의 동그란 열매는 알싸한 후추맛이 나는데, 고기와 함께 씹어먹으면 그 향과 맛이 일품이다.

여행 전 어떤 환경일까 궁금했던 중국 지도의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으로 들어왔다. 황량한 풍경과 낮은 기온에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중국의 여행이 끝나가고 있음을 느낀다. 내일은 중국의 몰골인 내몽골 자치구로 들어간다.

"이제 중국이 편해진 것 같은데 여행이 끝나가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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