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7일 / 폭우
모-샤토티에리-라임스
레오니가 말했던 태풍은 조용히 지나갔다.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길, 프랑스의 포도밭을 지나 라임스로 간다.


이동거리
98Km
누적거리
22,647Km
이동시간
7시간 24분
누적시간
1,717시간

 
포도밭
 
폭우
 
 
 
 
 
 
 
50Km / 3시간 30분
 
48Km / 3시간 54분
 
 
샤토티에
 
라임스
 
 
634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새벽까지 내리던 비는 멈췄지만 바람은 계속된다. 삐그덕거리며 이내 부러질 것 같은 나뭇가지의 흔들림이 요란하다.

1,000km 정도가 남은 베를린까지의 거리, 슁겐 기간과 프라하에서 만나기로 한 파박과의 만남을 위해 조금 부지런히 달려가야 한다.

아침 일찍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공원 숲 속으로 물이 차오른다.

"뭐야?"

서둘러 텐트를 정리한다. 비가 내렸지만 바람이 불어 뽀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텐트를 젖게 하고 싶지 않다.

바람 때문에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일단, 밥 먹고 가자."

작은 타운 모의 풍경은 조금 무겁게 느껴지던 어제와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다.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100km 거리의 랭스 성당으로 출발한다.

어제부터 불어오는 뒷바람으로 페달링은 가볍지만 라임스로 향하는 길은 산과 고개를 넘어가는 험난한 길이다.

언덕과 산을 넘어가는 동안 숨이 차오른다.

"일단, 올라오니 좋네."


맑은 하늘과 산 위에 펼쳐지는 평야의 풍경은 너무나 시원하고 좋다.

바람에 밀려 길을 따라가는 동안 이면도로를 안내하는 구글맵의 안내를 무시하고, 작은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산등성이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계속 반복된다.

잠시 쉬는 동안 레오니가 준비해준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랜다. 강한 바람 탓에 빠르게 땀이 식고 차가운 한기가 찾아든다.

작은 시골의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하늘이 어두워진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상치 않다.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고.

프랑스의 작은 시골의 마을들은 우리의 시골처럼 적막한 느낌이 든다. 평화로운 평야의 풍경과 달리 생동감을 느낄 수 없다.

"이렇게 예쁜 카페가 그냥 버려지네."

평탄한 산등성이들, 숲이 사라진 자리에는 포도밭이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숲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었을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 대형 슈퍼마켓을 찾아 결정장애의 면모를 드러내는 동안 비는 멈춘다.

슈퍼마켓을 찾느라 경로를 재설정했던 내비게이션은 비에 젖은 강변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한 순간도 방심을 못하게 만드네. 그 틈을 안 놓치고 이런다니!"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길을 되돌아간다. 프랑스의 강변은 작은 강수량에도 강이 범람하는 모양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적피해가 없다면 자연은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도로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라이딩이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조금씩 지쳐간다.

"봄이나 가을의 풍경이 궁금하네."

4시 반, 라임스까지 40km 정도가 남았다. 라임스 가까운 곳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아침 랭스 성당을 구경하고 아침을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

"20km? 30km만 더 가 볼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몽골의 초원 같잖아!"

작은 마을의 갈림길, 바람을 타고 계속해서 국도를 따라간다.

갑작스레 굵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레인 팬츠를 갈아입지만 이미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야! 말 좀 하고 내려라! 당황스럽잖아."

좀 더 라임스에 가까이 가고 싶지만 야영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산 위의 침엽수들을 보고 언덕을 올랐지만 군인 묘지인지 펜스로 가로막혀 있고, 다른 나라의 의미 있는 시설에 무례하게 침범하고 싶지는 않다.

넓은 밭의 끝이나 중간중간 작은 숲이 보이지만 질척거리는 흙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찌 이렇게 깔끔하게 밭을 만들었다니!"

야영지를 찾는 동안 오르막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다시 소나기가 굵어진다.

도로변 언덕의 밭으로 들어간다. 조금 시끄럽겠지만 잡목들이 있어 텐트를 펼치기에 적당할 것 같다.

텐트 자리를 마련하는 사이 10여 분 동안 비와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뭐야? 우박이야!"

뭔가 이물질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빗방울들을 받아보니 투명한 얼음 알갱이가 바닥에 떨어진다. 이내 녹아버리고 말지만 바람과 우박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순식간에 빗물들이 옷과 신발 속으로 스며든다.

"에쉬, 다 젖었다!"

겨우 텐트를 펼치고, 완전히 젖어버린 몸이 차갑게 식어간다.

"어, 추워!"

옷과 양말을 벗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슈퍼에서 산 크루아상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저녁 일찍 잠들고 만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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