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5일 / 비
파리
파리에서 보내는 마직막 하루, 파리를 떠나기 전 레오니의 초대로 브런치를 먹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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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브런치
 
꼬메흑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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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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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하늘이 흐리다.

11시에 브런치를 먹기로 한 레오니와의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자료들을 정리한다.

레오니와 브런치를 먹고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으로 파리의 여행을 마칠 생각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 길을 잘못 들어섰음을 깨닫는다. 지도를 보고 다시 레오니의 집에 도착한다.

언제 봐도 밝은 레오니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미소를 갖은 아이다.

성인 두 명이 타기에도 조금 비좁은 프랑스의 전통 아파트, 기존의 구조에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하다 보니 공간의 여유가 없는 모양이다.

"프랑스 전통의 브런치예요."

접시들과 다양한 재료들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일단 빵과 차를 먹고 햄, 치즈, 잼과 빵을 먹고, 과일을 먹어요. 어렵지 않아요."

"다 모였다!"

크루아상을 차와 함께 먹는다. 네덜란드 월터의 집에서는 크루아상을 반으로 갈라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었는데 프랑스에서는 그냥 먹는 모양이다.

"차에 적셔 먹어도 괜찮아요."

유럽 여행에서 처음 먹어 본 크루아상은 그냥 먹어도 파삭파삭 달콤 고소한 맛이 좋은 빵이다.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로 간단한 프랑스 음식과 예쁜 계란 프라이, 햄과 치즈, 콩 그리고 식빵에 버터를 발라 두 번째 접시를 비운다.

계란 흰자처럼 두툼하고 부드러운 모차렐라 치즈는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지만 부드러운 식감이 좋다.

레오니와 많은 대화를 하며 식사를 하고, 레오니의 어머니, 안나와 영상 통화를 한다.

한국 발음이 정말 귀엽고 미소가 밝은 레오니의 엄마다. 아마도 레오니와 안나의 미소는 엄마를 닮았나 보다.

"그럼, 레오니 엄마의 미소는 예쁜 할머니의 미소를 닮았을까?"

6년 전, 그녀의 가족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생소하고 낯선 가족의 분위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가족이라는 의미의 깊이는 세대와 세대로 전해지며 자연스럽게 체화된 몸짓, 감정의 공유 같은 것이었다.

결핍과 결여의 삶,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낯선 감정에 대한 이질감은 스스로를 안달하며 모든 것들을 불안하게 만들어버렸다.

핀란드에서 만난 태요의 가족,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 월터의 가족, 그리고 프랑스에서 만난 레오니의 가족을 보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레오니는 빵과 치즈, 빵과 햄, 빵과 잼으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작은 찬통에 과일과 차들을 담아준다.

"내일 저녁까지는 괜찮을 거예요."

"룩셈부르크까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레오니와의 대화는 3시까지 이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어요. 레오니의 10년 후 모습이 궁금해요. 항상 지금 같은 미소를 잃지 말아요."

파리에는 에펠탑도 있고, 루브르 박물관도 있고, 세느강도 있고, 더 멋진 것들도 많지만 파리는 예쁜 미소의 레오니가 사는 도시다.

레오니의 숙모 마리는 영국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리며 피에로를 함께 잃어버린 줄 알고, 나에게 줄 새 피에로를 만들었나 보다.

"그럼 이 피에로도 함께 여행할게."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진다.

"다시 자전거를 탈 때가 됐나 보다."

레오니와 대화가 이어지며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루브르 박물관 구경을 패스하고 숙소로 돌아가 파리를 떠날 준비를 할 생각이다.

"웃는 얼굴, 밝은 미소의 레오니가 모나리자 보다 훨씬 예쁘잖아!"

숙소 옆 작은 성당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조용한 시간, 시간의 흐름이 좋다.

"이 골목 참 마음에 든다."

 

2020년 2월, 나는 비가 내리는 파리 15구역 꼬메흑쓰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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