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6일 / 흐림
파리-모
몽마르뜨 언덕을 구경하고 파리를 떠날 계획이다.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부디 뒷바람이길!"


이동거리
63Km
누적거리
22,549Km
이동시간
6시간 05분
누적시간
1,710시간

 
몽마르뜨
 
도로
 
 
 
 
 
 
 
31Km / 3시간 20분
 
32Km / 2시간 45분
 
파리
 
빌파리지
 
 
 
536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남미의 친구들은 시끄럽고 매너가 없어 보이지만 자신들만의 기준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서적 차이를 이해하면 꽤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남미에 가서 제대로 만나 봐야지."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남다른 아침이다. 뒤에서 불어주는 바람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숙소의 조식을 아침을 해결하고 짐들을 정리한다.

숙소 직원이 꼬마 아이가 호기심의 관심을 보인다. 정말 귀여운 녀석이다.

왠지 외로워 보였는데, 둘이 있으니 행복해 보이는 피에로들이다.

"우리 즐겁게 여행하자."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10시가 되어서야 출발 준비가 끝난다. 체크아웃을 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던 여직원과 매니저가 없어서 아쉽다.

자유의 여신상이 세느강변으로 이동해서, 강변을 따라 콩코르드 광장으로 간다.

"레오니 안녕."

"굿바이 파리"

알렉상드르 3세의 다리를 지나 콩코르드 광장으로 간다.

바다의 분수대에 자전거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 사이 바람에 자전거가 넘어진다.

"레오니가 태풍이 분다고 걱정하더니, 그 바람인가?"

몽마르뜨 언덕을 가기 위해 마들렌 사원을 지나 오페라극장 가르니에를 지나친다. 일요일 오전, 거리는 한산하고 거의 모든 가게들은 닫혀있다.

"자석과 엽서를 사야 하는데."

몽마르뜨 언덕은 정말 언덕 위에 있나 보다. 골목을 따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작은 골목이 끝나고 도로의 교차로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자석과 엽서부터."

"뭘 찍는 거야?"

사람들의 카메라가 향한 곳을 보니 붉은 풍차가 세워진 붉은 건물이 보인다.

"아, 물랑루즈 극장이구나. OST 정말 좋았는데."

물랑루즈 극장을 지나 도로의 경사도는 더 해진다. 처음 찾아간 곳은 공동묘지 공원 같은 곳이다. 카페들과 함께 파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다.

"별거 없는데,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가자."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가는 길, 언덕을 향해 오르는 동안 골목 주변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분주하고, 예쁜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다.

"여기가 몽마르뜨 언덕이구나."

사크레쾨르 성당은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언덕의 정상을 향해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언덕의 아래 작은 골목의 식료품 가게, 영화 아밀리에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블루, 레드, 그린 원색의 빛과 컬러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럽던 아밀리에의 모습이 떠오른다.

"잊고 살았네. 다시 보고 싶다. 아밀리에!"

다시 언덕을 향해 오른다. 여기저기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좁은 골목은 걷기조차 불편하다.

선물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을 벗어나니 작은 공터가 나오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다.

"다 왔다."

백색의 사크레쾨르 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객들이 없는 성당의 뒤편을 구경하고 정면으로 간다.

성당의 모습보다 언덕 아래로 펼쳐진 파리 시내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바람에 자전거가 쓰러진다.

"제발 뒷바람이어야 한다. 제발!"

"시간만 있었으면 다 풀어놓고 갈 텐데."

 

몽마르뜨 언덕을 내려온다.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과 모노레일이 운영되는 것 같다.

경사가 가파른 골목을 따라 언덕을 내려온대.

골목을 빠져나와 독일 방향으로 향하는 도로, 지하철역 주변의 분위기가 어둡고 무질서하다. 레오니의 말처럼 파리 북부의 분위기는 숙소가 있던 15구역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주변 맥도널드에 들러 점심을 해결한다. 앞서 주문을 하는 가족,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는 10분 가까이 카운터에서 메뉴를 고르고 취소하기를 반복한다. 뭔가 체념한 듯한 표정의 남자 직원의 인내심이 대단하고, 옆에서 그 관경을 바라보는 다른 여직원의 시선에는 불만이 가득 담겨 있다.

자전거를 바라보며 햄버거를 먹는 동안 약간 정신이 나간듯한 허름한 중년의 남자가 자전거에 올라타는 행동으로 장난을 치더니, 뭐가 좋은지 희번덕 한 웃음을 보이며 지나간다.

남자의 행동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동작을 멈추고 그냥 웃고 만다.

"빨리 벗어나자. 동네가 이상하다."

더욱 지저분하고 허름한 파리 북부의 시내를 지나간다. 작은 하천의 강변도로로 자전거길이 이어지고.

하천을 따라 편하게 파리 시내를 벗어난다.

아침부터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뒷바람이다.

천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뒷바람의 도움으로 너무나 편한 라이딩이 이어진다.

"몽마르뜨에서 보낸 시간을 모두 만회하겠는데.'

1시 반이 넘어서야 언덕의 지하철역을 벗어난 늦은 출발인데, 생각보다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

풍경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시선과 경쾌한 페달링은 공원으로 들어가는 도로의 길이 막히며 어이없이 끝나버린다.

"뭐야!"

내비게이션은 하천을 따라가라고 안내하지만 하천의 벗어나는 양쪽의 입구는 모두 잠겨있다.

"왔던 길로 한참을 되돌아 가야 하는 거야?"

지도를 확인하니 맞바람을 맞으며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은 미친거나 다름없다. 자전거를 끌고 낑낑거리며 하천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로 내려간다.

흙길의 산책로는 갈수록 엉망으로 변해가고, 더 큰 문제는 다시 언덕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다.

다행히 산책로의 끝부분이 자전거길과 연결되어 있다.

"아, 살았다."

식료품을 사려고 들른 마을은 일요일이라 가게들이 휴업 중이다.

"배고픈 하루가 될 것인가?"

하천을 따라 이어지던 길이 끝나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려간다.

잠시 서 있기가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어온다. 맞바람이라 생각하면 정말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작은 마을들과 평야를 지나치고, 작은 마을을 빠져나오며 구글맵은 난데없이 평야를 가로지르라고 안내한다.

"싫다!"

길을 돌아가 버스 정류장에서 바람을 피하며 쉬어간다. 갈증으로 물을 마시려고 하니 생수통이 보이질 않는다. 라이딩을 하며 빠져나간 느낌이 없었는데 알 수가 없다.

"어이가 없네."

언제부터 생수병이 없었는지 사진을 뒤적여 보니 파리 시내를 벗어날 때부터 생수병이 없다. 맥도널드에 들어가며 마지막으로 확인했으니, 아마도 약간 정신이 나간듯한 남자가 가져간 것이 아닌가도 싶다.

"야, 그거 수돗물이야. 바보야!"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며 수돗물을 채워놓은 것이다. 생수는 보통 취사를 하거나 양치를 할 때 사용하는 물이라 수돗물도 상관이 없고, 네덜란드나 북유럽의 수돗물은 깨끗해서 그냥 사용하던 버릇이 남아있던 것이다.

"일요일이라 생수 구하기도 힘든데."

자전거 여행자의 소지품들은 대부분 볼품없는 것들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쓸데도 없는 그런 것들을 훔쳐가서 여행자가 얼마나 난처한지를 알면 그들도 정말 어이가 없을 것이다.

"장난치지 마라. 개구리는 맞아서 죽는다. 촤식들아!"

어쨌든 생수를 구해야 한다. 물을 마시지 않더라도 물이 없이 돌아다닐 수는 없다.

바람이 더 강해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마을을 빠져나오며 길을 헤매고 구글맵도 정신을 잃었는지 앞으로 가도 '유턴', 뒤로 가도 '유턴'을 하라며 안내를 한다.

"어쩌라는 거냐? 좀 전에 안내를 무시했다고 삐쳤냐?"

평야를 가로지르라던 안내를 무시한 댓가는 무시무시한 측면 바람으로 돌아온다. 옆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을 이기며 현실 부정의 나약함을 드러내고야 만다.

"아닐 거야. 이 길은 곧 끝날 거야!"

측면 바람으로 바뀐 도로의 방향은 계속 직진으로 이어지고, 반가운 교차로를 만나자 무의식적으로 좌회전을 하고야 만다.

"어떻게든 길이 이어지겠지. 설마!"

측면 바람의 도로로 돌아가라고 안내하는 구글맵이 정말 얄밉게 느껴진다.

"삐친거네. 삐쳤어!"

마을 안쪽의 도로는 건물들로 인해 조금은 바람으로부터 수월하지만 도로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다.

마을을 벗어나고 다시 강풍을 마주한다. 도로의 곳곳에는 부러진 나뭇가지들과 겨우살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진 가지들이 널브러져 있다.

"열매도 있네."

"와, 이거 얻어맞으면 골로 가겠는데."

어둠이 시작될 무렵 오늘의 목적지인 작은 타운 모에 들어선다.

슈퍼마켓을 찾던 중 문이 열려있는 중식당을 발견하고 들어간다. 식당에 들어서니 식사를 하고 있던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묶으라며 불어로 알려준다.

"묶었어요."

밥과 고기반찬을 포장한다. 파리 시내보다는 가격이 저렴하고, 예쁜 점원은 뻥튀기처럼 하얀 중국 과자를 서비스로 담아준다.

몇 군데의 슈퍼들은 모두 닫혀있고, 타운의 중심가도 적막할 정도로 열린 가게들이 없다.

조금은 어둡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을의 분위기다. 어렵게 영업을 하는 슈퍼를 찾고 물과 콜라를 사서 나온다.

"어디서 캠핑을 하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서둘러 주변의 공원을 검색하고 이동한다.

위성지도로 확인했을 때 작은 숲이 보이던 강변의 공원으로 가는 길은 침수가 되어있다.

"아놔. 50미터만 가면 되는데."

물길을 건널지 말지 고민을 하다 길을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도로를 빙돌아 침수가 된 지역을 건너고, 공원으로 들어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 가 적당한 자리에 텐트를 펼친다. 주변에 산책로가 있는지 확인하니 작은 습지가 있는 지역이라 산책로 같은 것은 없다.

무서운 바람 소리에 나뭇가지가 삐그덕거린다. 잔가지들이 떨어지며 텐트를 두들긴다.

숲의 나무들로 바람을 막을 수 있으니 괜찮은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레오니의 샌드위치로 저녁을 해결하고, 태풍이 온다며 호텔로 가라는 레오니의 걱정을 받으며 잠자리에 든다.

프리 모바일의 네트워크가 그다지 좋지 않다.

"어거 로밍은 되는 거야?"

이슬비가 시작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일도 100km를 달려 랭스 성당이 있는 라임스로 갈 생각이다.

"바람, 내일도 부탁해. 비는 오지 말고!"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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