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0일 / 맑음
레브뢰-베르사유-파리
프랑스 파리로 들어간다. 많은 국가의 도시들을 지나쳐왔지만 파리로 향하는 마음은 남다르다."


이동거리
105Km
누적거리
22,436Km
이동시간
8시간 08분
누적시간
1,695시간

 
D11도로
 
세느강
 
 
 
 
 
 
 
85Km / 5시간 55분
 
20Km / 2시간 13분
 
에브뢰
 
베르사유
 
파리
 
 
423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첫 번째 알람, 잠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가끔씩 오가는 기차소리가 시끄러웠지만 드라이한 잠자리는 나름 쾌적하고 좋았다.

레오니는 아침부터 여러 가지 계획들을 알려준다. 자신의 한국어 선생님도 만나자 하고, 친구들도 만나자며 제안을 하고, 집으로 초대까지 한다.

"뭐든 좋아!"

파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다. 유럽에 들어서 일조시간과 흐린 날씨 때문에 한동안 달리지 못한 100km의 라이딩 거리다.

9시 반, 파리로 향한다.

"오늘은 펑크만 나지 마라!"

도로를 따라 이어지던 무난한 길, 구글맵은 오늘도 평야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시간 없다."

구글맵을 무시하고 도로를 따라가는 동안 내비게이션은 끝도없이 유턴과 좌회전을 안내한다.

"고만해. 안 갈 거야!"

작은 시골 마을을 지나며 구글맵은 느닷없이 산을 향해 우회전을 안내한다.

"싫다!"

이리저리 도로를 벗어나는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때문에 방향감을 잃고, 새로 잡은 경로를 따라가니 평야의 흙길이 나온다.

200미터쯤 자전거를 끌고 가다 길을 되돌아온다.

"지뢰 찾기도 아니고."

지도를 확인하고,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완전히 무시하고 이정표를 따라 도로를 따라간다.

마을을 벗어나자 하늘이 열린다. 넓은 평야와 하늘, 시야의 밑으로 마을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제 이렇게 높이 올라왔지?"

언덕과 산을 오르내리며 길은 이어진다. 밋밋한 평지의 라이딩보다 무료하지 않지만 쉬운 라이딩은 아니다.

땀이 차오르고, 페달을 밟는 힘이 떨어져 간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마을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형형색색의 집들은 돌과 흙으로 지어진 집들로 변해간다.

오르막과 오르막, 허기가 밀려든다.

"콜라도 떨어지고."

월요일이지만 작은 시골마을들을 지나쳐가는 도로변에는 쉬어갈 곳이나 음식점이 없다.

패니어에 남은 빵과 비스킷으로 허기를 달래고,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차량용 경로로 설정을 한다. 차량 통행이 많지않고, 자전거 도로가 있어 위험하지 않을 것 같고, 쓸데없이 흙길로 안내하는 엉뚱한 짓도 하지않을 것이다.

오르막의 숲길을 넘어간다.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베르사유의 궁전을 지나치는 경로다.

"베르사유 궁전?"

휴무일을 알리는 네비게이션의 안내가 못내 아쉽지만 궁전의 외곽이라도 바라볼 생각을 베르사유로 향한다.

4시, 좀처럼 줄어들 것 같지 않던 100km의 거리도 베르사유의 궁전에 도착하며 파리까지 20km 정도만을 남겨놓고 있다.

"아직 살아있네."

베르사유의 궁전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그 모습도 예사롭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처럼 휴무일인지 드문드문 출입구를 나서는 사람들의 모습뿐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

 

베르사유를 시작으로 거리는 도시의 풍경으로 바뀐다. 차량들의 흐름이 복잡하지만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한 시간 정도의 라이딩, 파리 시내의 좁은 도로는 뭔가 혼란스럽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는 듯하다.

"이런 무질서의 질서가 좋아!"

다시 만난 세느강의 모습은 조금 황량한 느낌이지만 영국의 템즈강에서 경험으로 크게 실망스럽지는 않다.

"어떻게 강변에서 피크닉을 한다는 거지?"

여유롭게 햇볕을 즐기는 사진이나 그림 속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4개월 동안 경함 한 유럽의 날씨를 생각하면 강변에서의 피크닉이 그저 한가로운 시간의 여유만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따듯한, 청명한, 부드러운 계절의 햇볕이 귀한 동네다."

세느강을 건넌 후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 에펠탑을 향해간다. 낯선 도시의 풍경 속, 기분 좋은 호기심의 흥분감이 느껴진다.

멋진 조각의 다리들을 하나, 둘 지나치고 멀리 에펠탑의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

에펠탑을 향해 페달을 밟는 동안 작은 공원 위로 파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내일 보는 것으로!"

"드디어 왔다!"

10년이나 늦어버렸지만 파리에 도착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흘러버린 10년의 시간이 마음 한구석으로 아리게 전해진다.

"야, 사실은 너무 아픈 시간이었어!"

강변에 앉아 버리지 못했던 지난 시간의 찌꺼기들을 흘려보낸다.

 

삶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 어떠한 선택의 과정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부를 담지 못하는 시간의 무력감과 괴리된 자신과의 거리, 나에게서 분리되어 가는 나를 바라보는 시간은 너무나 참혹했다.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너무 늦어버렸지만, 그때의 열망도 이제는 사라져 버렸지만 괜찮다.

"이렇게 왔잖아, 그럼 된 거야!"

에펠탑은 생각보다 작고 단순하다. 숙소로 향한다.

파리의 느낌은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자신만의 고집을 갖은 자유주의자처럼 보인다.

"마음에 들어. 게으른 나에게 딱이야!"

에펠탑에서 멀지 않은 호스텔을 찾아간다. 어려움 없이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를 보관할 장소를 문의한다.

"안 돼. 안쪽에 보관하고 싶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힘들었어."

매니저와 상의를 한 직원은 호스텔의 안쪽에 공간을 만들어준다.

샤워를 하고, 세탁을 할 수 있는지 묻자 호스텔 근처의 빨래방을 알려준다.

"빨래방이라."

저녁을 먹기 위해 맥도널드로 향하다 중국음식을 파는 식당에 들러 밥과 고기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맥도날드 보다 약간 비싸지만 나름 괜찮은 식당이다.

"추운데 왜 밖에서."

숙소에 돌아와 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맥주 한 잔에 8유로나 한다. 달콤한 호가든의 맛이 좋다.

숙소의 와이파이가 거의 사용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약하다.

"다 좋았는데, 아쉽네."

레오니는 비가 예보된 내일의 산책을 미루고, 저녁에 만나 식사를 하자고 한다. 파리의 모습이 궁금하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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