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9일 / 비
뤼벡-반드스벡
흐린 날씨와 상관없이 아침 일찍 공원을 산책하거나 런닝을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 여유롭고 편안해 보인다. 독일의 첫번째 대도시 함부르크를 향해서 출발한다.


이동거리
52Km
누적거리
20,436Km
이동시간
5시간 10분
누적시간
1,508시간

 
75도로
 
비는그만
 
 
 
 
 
 
 
25Km / 2시간 20분
 
27Km / 2시간 50분
 
뤼벡
 
바드올드
 
반드스벡
 
 
159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아침이 되며 비는 멈췄다. 흐린 날씨와 상관없이 며칠째 상쾌하지 않은 아침이다.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몸이 무거워."

60km 정도가 남은 함부르크, 커피를 끓여 눅눅한 몸을 녹이고 출발을 준비한다.

"쉬고 싶다."

3개월이 넘도록 차가운 빗속에서 생활을 한 탓인지, 잠시 쉬어 가고 싶은 생각이 찾아든다.

몽골의 헙드에서 지친 몸을 추슬렀던 것처럼 어딘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지만 쉥겐의 기간도 남아있질 않고, 유나 선생님과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도 싶다.

"할 수 있으면 첼니에 가서 이글이나 안드레하고 있고 싶네."

이른 아침부터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으로 둘러싸인 도시라 그런지 카누를 타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일단, 맥도날드에 가서 와이파이 좀 쓰자."

아침도 해결하고, 와이파이를 쓰기 위해 기차역에 있는 맥도널드로 간다.

어제 보았던 홀스텐 문을 지나간다.

"참 독특한 동네다."

강으로 둘러싸인 복숭아씨처럼 생긴 뤼벡의 모양도 재미있지만, 도시 전체에 뾰족뾰족하게 솟아있는 첨탑들이 인상적인 도시다.

오래된 클래식 자전거를 타고 가방을 둘러멘 젊은 여자가 눈웃음을 지으며 쳐다본다. 구두를 신고 평상복을 입은 모습이 자전거와 너무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 온 거야?"

"아니, 한국에서 왔어."

"오 미안, 국기를 잘못 봤어."

"괜찮아."

"좋은 여행해."

맥도널드는 기차역의 내부에 있다.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기차역 외부에 자전거를 묶어두는 것이 약 간 거슬리지만 어쩔 수 없다.

햄버거로 아침을 하며 와이파이로 자료들을 업로드하려는데 여전히 오류가 난다.

"아, 빌어먹을 카카오!"

어플의 업데이트 초기에 일어나는 오류들은 이해할 수 있지만 카카오톡의 인증 문제로 불만이 쌓인 상태라 모든 것이 불만이다.

"네이버를 사용했어야 하나?"

네이버의 서비스가 좋고 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카카오 다음의 서비스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카카오의 서비스 마인드도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와이파이로 아무것도 못하고 구글맵의 GPS만을 설정하니 기차역을 관통해서 지나가라고 안내한다.

"뭐야? 자전거를 끌고 들어올 수 있는 거야!"

기차역은 자전거를 끌고 건너편으로 지나갈 수 있는 구조다. 자전거를 끌고 지하철이나 실내로 들어가면 눈치가 보이는 우리와 달리 유럽의 공공시설들은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60km, 가 볼까!"

 나라들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단추들의 모양도 각각 다르다.

"왠지 독일제라 튼튼해 보인다."

바람이 여전히 심하게 줄어오는 날,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함부르크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4시까지는 갈 수 있겠네."

가끔씩 신호등에서 마주치는 차량들은 자전거를 기다려주며 정차를 해주고,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조금씩 페달링의 즐거움이 찾아들 때 빗줄기가 강하게 바뀌며 모든 것을 적셔놓는다.

도로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길 건너편 슈퍼마켓으로 이동한다. 레인 팬츠를 갈아입고,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다 따듯한 슈파마켓으로 들어간다.

비가 와도 아무렇지 않은 듯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슈퍼에 오는 사람들이 많다.

"함부르크까지 못 가겠네."

저녁으로 먹을 소시지와 빵을 사 든다. 욕심을 내면 오늘 내 함부르크에 갈 수 있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씨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이제는 지겹다 생각이 든다.

"가다가 힘들면 아무 곳에나 캠핑을 하지 뭐."

대형 슈퍼마켓에서도 선불 유심카드를 팔고 있다. 카카오톡 인증을 위해 전화와 문자가 되는 보다폰을 선택했지만 슈퍼마켓에서 파는 선불 유심카드가 훨씬 저렴한 것 같다.

조금씩 비가 그치는 길을 따라가다 기차 건널목을 건너는 약간의 오르막에서 '툭' 소리와 함께 체인이 끊겨나간다.

"왜 이러는 거야!"

체인 트러블이 심해지더니 결국에 뒤틀림을 이기지 못하고 체링 링크가 끊어져 나간다.

새로운 체인링크로 교체하고.

"함부르크까지만 부탁하자!"

함부르크에 도착하면 자전거의 구동계를 모두 교체를 해야 한다. 따듯한 날씨라면 하루 이틀 캠핑을 하며 자전거를 정비할 수 있을 텐데, 매일처럼 비가 내리니 정비는커녕 오일을 바르는 것도 하기가 싫다.

자전거를 정비하는 동안 비가 그치고 해가 떠오른다.

"참 얄궂다!"

손을 붙잡고 산책을 하는 노부부의 뒷모습이 좋다. 조용하게 부부의 걸음을 따라 속도를 맞춰간다.

"내게도 저런 시간이 주어질까?"

 자전거 도로는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친다.

갈대로 지붕을 올린 지붕에는 이끼류가 자연스럽게 자라나 너무나 예쁘다.

핀란드나 러시아의 나무집들이 훨씬 예쁘긴 하지만.

짙푸른 들녘 너머로 석양빛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오늘 함부르크까지는 못 가겠다."

천천히 풍경을 즐기며 시간의 여유를 누려본다.

식료품을 사기 위해 도로변 마을까지 길을 이어가던 중 크리스마스에 사용하는 나무를 팔고 있는 농장을 지난다.

작은 묘목 한 그루를 두고 조용하게 의견을 나누는 부부의 모습에는 즐거운 고민의 미소가 가득하다.

사람들은 묘목의 밑둥을 자른 뒤 포장을 해서 차에 싣고 간다.

신호등의 턱을 지날 때마다 이상한 느낌으로 덜거덕거리던 리어렉을 확인하니 러시아에서 부러진 렉의 반대편마저 부러져 있다.

"아놔, 완전히 부러졌네."

2km 정도 남은 거리를 조심스럽게 라이딩을 하고, 슈퍼에 들러 통닭 같은 조리식품을 찾았지만, 두 곳의 슈퍼마켓 모두 조리식품은 팔지 않는다.

"빵만 먹고 사는가?"

도로변에 보이는 공원을 찾아 길을 이동하고.

공원으로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멋진 숲은 아니지만 꽤 조용하고 괜찮다.

힘들고 지친 하루다. 하지만 소소한 독일 사람들의 일상을 보며 삶이란 것이 대단히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함부르크가 15km 정도 남아있다. 따듯한 샤워와 침대가 간절하다.

"함부르크가 궁금한데.."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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