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7일 / 맑음
페마른-노이스타드
독일의 첫번째 여행, 함부르크을 지나 네덜란드로 향한다. 아희가 추천해준 독일의 소도시 뤼벡으로 간다.


이동거리
62Km
누적거리
20,339Km
이동시간
5시간 30분
누적시간
1,498시간

 
501도로
 
501도로
 
 
 
 
 
 
 
32Km / 3시간 00분
 
30Km / 2시간 30분
 
피마른
 
그루베
 
노이스탇
 
 
62Km
 
 

・국가정보 
독일, 베를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독일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9-173-407-6943

 

비가 멈췄다. 삼일째 왼쪽 허리 부위가 아프다. 지금까지 허리가 아픈 적이 없어 몰랐는데, 꽤나 불편한 느낌이고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특별히 허리에 무리가 갈 상황이 없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잠을 잘못 잔 건가?"

어젯밤 어둠 속에서 자리를 잡았던 버스 정류장 옆의 공간인데,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았다.

커피와 소세지로 아침을 해결한다. 날씨가 춥지 않을 때 누릴 수 있는 호사스러운 아침식사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의 또 다른 문제는 출발 준비가 늦어지는 것이다. 해가 짧은 겨울 여행에서 아침 일찍 라이딩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계속해서 10시가 되어서야 출발을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불면증이 다시 찾아들어 저녁 일찍 잠들지 못한 지 꽤 된 것 같다. 추위 때문이지만 8시에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따름이다.

10시, 독일 여행의 첫 번째 라이딩을 시작한다. 희뿌연 하늘, 비는 내리지 않지만 이내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처럼 느껴진다.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어떨까?"

오늘의 목적지는 딱히 정하지 않았고, 100km 정도 떨어진 뤼벡을 향해 해안의 마을들을 따라가려고 한다.

페마른섬은 풍력 발전기가 많이 세워진 넓은 평야의 풍경이다. 짙푸른 들녘이 풍경이 싱그럽다.

페마른섬의 첫 번째 마을을 지난다. 작은 섬에 위치한 마을이지만 깨끗하고 작은 상점들이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뭔가 분위기가 북유럽과는 다르네."

마을을 지나며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어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감이 간다. 여행을 하며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첫 번째 마주한 사람들의 모습이 그 나라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따듯할 것 같네. 포근하고 좋은 미소다."

마을을 벗어나 페마른섬에서 육지로 넘어가는 다리를 찾아간다.

"어째 너희들은 항상 뒤돌아 서 있냐고!"

바람이 많은 지역인지 거대한 풍력 발전기의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며칠째 계속되는 허리 통증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페달링이 무겁다. 여러 차례 쉬어가기를 반복하며 페마른섬 사운드 다리에 도착한다.

엉뚱한 길, 대교로 올라가는 높은 계단으로 길을 안내한 구글맵의 엉뚱함에 헛웃음이 나온다.

"야!"

대교를 오르기 위해 길을 돌아가던 중 시골길 옆에 자란 사과나무가 보인다.

"러시아에서부터 너를 따서 먹어보고 싶었다."

상태가 괜찮은 사과를 몇 개 따서 패니어에 넣고, 작은 사과를 베어 무니 시큼한 맛이 상큼하다.

 

대교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찾고, 길게 올라가는 좁은 길을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꽤나 높은 다리 위에 오르니 풍경이 시원하고 좋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니?"

열쇠를 묶어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면 수 천 개라도 묶을 수 있을 것이고, 한편 다시 수 천 개를 푸느라 바쁠 것 같다.

시원한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며 페마른섬의 사운드 다리를 넘고.

다시 벤치에 앉아 쉬어간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나무벤치가 마련되어 있어서 좋다.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북유럽의 자전거 도로와 달리 메인도로와 떨어져 있거나 시골길이나 이면도로를 활용한 우리의 자전거 도로와 비슷하다.

엉뚱한 곳에서 길을 헤매기도 하고.

"이게 아무리 봐도 무 같은데, 유럽 사람들이 무를 유럽 사람들이 많이 먹나?"

북유럽의 들녘에서도 많이 보아온 채소는 무 같은데 잘 모르겠다.

계속되는 맞바람에 산책을 하듯 천천히 페달을 밟아간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며 각기 다른 모습들과 분위기에 즐거운 호기심이 가득하다.

"나무들이 참 좋다."

"저 유심 카드를 살까?"

어젯밤 헬싱키에서 만난 아희와 잠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독일의 통신 데이터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

"행사해서 5기가에 13유로라니."

독일의 자전거 도로는 가끔씩 사라진다. 보통 마을을 지나칠 때 자전거 도로가 없어지는 것 같다.

"덴마크가 남달랐던 거야!"

한 곳에 서너 개 정도의 풍력 발전기가 서 있던 페마른섬을 지나왔더니, 이곳에는 풍력 발전기가 수십 개가 한 곳에 무리지어 세워져 있다.

"중국 옌칭현의 악몽이 떠오르는군."

시골길을 달리며 집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았는데, 나무 지붕으로 생각했던 집의 지붕을 갈대 같은 수풀로 얹어놓고 있었다. 도로변의 예쁜 집을 보고 가까이 다가가 확인하니 갈대같은 수풀이 두껍게 지붕으로 올려져 있다.

"아, 이렇게 지붕을 만들었구나."

마을을 지나칠 때면 언제나 자전거 도로가 사라진다.

"오늘은 저기 Neustadt까지 가야겠다. 근데, 뭐라고 읽는 거냐?"

독일의 집은 북유럽과는 다른 느낌이다. 나무집이 없고 대부분 붉은 벽돌집이고, 크기가 크지 않은 정원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이 놓여있다.

"돼지 삼 형제의 벽돌집 같네."

"오늘은 일찍 쉬고 싶네."

Neustadt에 가까워졌지만 시내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근교의 마을을 지나치며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을 찾는다.

작은 타운의 골목들과 집들의 모습이 정말 아담하고 좋다.

"독일 슈퍼마켓도 구경해 봐야지."

확실히 북유럽보다는 저렴한 것 같다. 빵과 물을 사 들고 나온다.

주변의 해안가를 검색하고 길을 출발하려는 순간, 슈퍼마켓 앞에서 장작구이 통닭을 팔고 있는 트럭일 발견한다.

통닭을 팔고 있는 남자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자전거를 세우고 남자에게 다가간다.

"카드 받아?"

"아니. 쏘리."

"하악!"

헬멧을 쥐어뜯듯 경악의 몸부림을 치고, 동전 지갑을 털어보니 죄다 크로나 잔돈들이다.

"힝, 안 돼."

도시에 가면 은행부터 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야영지를 향해서 출발한다.

"저 몹쓸 바람개비들, 다 뽑아버리고 싶다."

장작구이 통닭을 사지 못한 투정이 밀려온다.

해안가로 들어가기 위해 메인도로를 벗어난다.

"디자인감이 참 좋다."

4시가 넘어가니 어둠이 시작된다. 북유럽에서는 컴컴한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시각이다.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따라 해안가에 도착한다. 해안가의 캠핑장이 계속 이어져 야영지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캠핑장들을 지나 작은 모래사장이 있는 해안가에 텐트를 펼친다. 파도소리가 너무나 좋다.

덴마크 lebara 유심의 로밍 데이터가 거의 소진되어 간다. 내일은 독일의 유심카드를 사야 할 것 같다.

"맥도널드도 가 봐야지."

네덜란드로 가는 독일의 첫 번째 여행이 시작됐다. 페마른섬에서 만난 사람들의 편하고 정감 있는 눈웃음처럼 좋은 독일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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