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0일 / 맑음
페도로브카-카예라크
친절하고 친절했던 카자흐스탄 여행의 마지막 여정, 러시아의 국경으로 향한다.


이동거리
98Km
누적거리
14,252Km
이동시간
7시간 11분
누적시간
1,034시간

 
M36도로
 
M36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페도로브
 
카라발리
 
카예라크
 
 
2,070Km
 
 

・국가정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텡게(1텡게=3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9,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705-757-9922

 
새벽까지 거세게 텐트를 뒤흔들던 바람이 조금씩 사그라든다. 다행이다.

여전히 두꺼운 구름에 뒤덮여있는 하늘은 일출인지, 일몰인지 알 수가 없는 분위기다.

텐트 밖을 나가기가 싫을 정도의 한기가 느껴지는 아침이다. 

"춥다."

요거트와 시리얼로 간단히 속을 달래고, 가까운 거리의 카페에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을 생각이다.

손이 시려 패니어 깊숙이 들어있던 장갑을 꺼낸다.

어제 야영을 한 곳이 페도로브카의 경계라 5km 정도의 이동으로 페도로브카에 도착한다.

도로변 마을의 카페 중 화물차들이 많이 정차되어 있는 곳을 들어간다. 우리의 기사식당처럼 화물차 운전자들이 가는 곳이 저렴하고 맛이 좋다.

"오, 깔끔."

주문을 받는 카운터의 여직원과 웃음을 주고받으며 메뉴를 고르고.

"나 저기 사람들이 먹는 것을 줘."

사람들이 먹는 계란 후라이와 햄을 가리키며 말을 하자 여직원이 걸어 나와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음식을 가리키며 확인한다.

"그래, 그것을 줘. 수프하고 커피도."

여직원이 추천한 수프는 카자흐스탄의 대표 음식이라던 고기국수다.

수프를 내어주고 기본 식빵 이외에 동그랗게 튀긴 빵 3개를 접시에 담아 내어준다.

"?"

"네가 원하는 게 정확히 뭐야?"

주문을 받았던 여직원이 웃으며 다시 메뉴를 물어본다.

"계란 후라이하고 햄!"

"수프는 아니고?"

"아니 이것도 먹고, 계란도 먹을 거야."

그제서야 주문을 정확히 이해했다는 듯이 빙그레 웃고는 카운터로 돌아간다.

"730텡게에 계란 후라이 가격은 안 들어간 건가?"

수프, 계란 후라이에 커피까지 해서 730텅게는 정말 싸다.

"동그랑땡 같은 빵은 서비스 같은데."

아마도 번역기에 저장되어 있던 자전거 세계 여행 중이라는 번역 기록을 얼핏 보고서 동그랑땡 빵 3개를 더 내어준 것 같다.

식사 후 친절하고 푸짐하게 서비스해 준 식당에서 빵과 음료수를 추가로 사들고 국경을 향해서 출발한다. 남은 거리 95km.

"북서쪽으로 가니 북서풍이 부네."

이상한 일이지만 초원에서 서풍은 기본이고, 남쪽으로 가면 서남풍이 불고, 북쪽으로 가면 북서풍이 불어온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의 움직임을 감상하며 늦은 굿모닝도 알려주고.

조금씩 사그라드는 바람을 느끼며 달려간다. 조금 힘들었던 어제보다 수월한 라이딩이다.

러시아로 향하는 도로가 지나치는 마지막 마을 카라발리크의 모습이 나타난다.

마을 초입에 철퇴를 든 멋진 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마을로 들어가서 마지막 쇼핑을 하자."

카자흐스탄 현금이 남아있어 비상식을 추가로 사둘 생각이다. 아침을 먹고, 오는 도중 빵들을 먹어서 출출함은 전혀 없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물, 음료수, 캔맥주, 빵, 요거트 등을 구매하고 1,500텡게만을 남겨 둔다. 혹시 국경 근처에 식당이 있으면 내일 아침으로 간단한 음식을 먹을 생각이다.

국경이 있는 카예라크까지 40km 정도의 거리라 7시 정도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가도 가도 40km냐? 트로잇스크?"

국경까지 25km 정도가 남았고, 이정표는 러시아의 첫 번째 마을 트로잇스크까지의 거리를 안내하고 있다.

4시 반, 넉넉하게 6시면 국경까지 도착할 거리다.

페달링은 여유로워지고.

쉬엄쉬엄 천천히 구경을 향해간다.

6시 30분, 추수가 끝난 노란 들녘 너머로 국경 검문소의 구조물들이 나타난다.

"다 왔네."

화물차들이 길게 줄지어 정차를 하고 있고.

카자흐스탄으로 들어오는 차량의 행렬도 쉴 새 없다.

잠시 국경 부근에서 쉬는 동안 사람들이 호기심의 질문들을 건넨다.

"내일 아침 9시에 국경이 열리나요?"

"24시간 열려있어."

몽골-러시아의 국경과 달리 24시간 오픈되어 있다고 한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여 국경은 내일 아침에 넘어갈 생각이다.

근처에 캠핑을 할 장소를 찾으며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고 큰 군용 트럭을 타고 있던 군인이 적당한 자리를 알려준다.

화물차들이 길게 정차되어 있는 밀밭 주변에 대놓고 텐트를 설치하고.

오후에 슈퍼에서 사놓은 맥주로 카자흐스탄 여행의 마무리를 자축한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친절과 미소는 잊지 못할 거야."

코스타나이에서 사놓은 버거킹은 여전히 맛이 좋다.

9시가 넘어도 밝은 것을 보니 시간 변경선이 멀지 않았나 보다.

일기도, 자료도 미뤄두고 잠이 든다.

"카자흐스탄, 내년에 알마티에서 보자."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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