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6일 / 맑음 ・ 24도
바르나울
바르나울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는 하루, 시내를 둘러보고 보드엘에 들러 자전거를 정비 해야겠다.


이동거리
17Km
누적거리
11,844Km
이동시간
2시간 52분
누적시간
855시간

시내구경
나탈리아의집
12Km / 2시간 16분
5Km / 36분
숙소
보드엘
숙소
 
 
938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무제한, 8,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60일/180일내 최대 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어제 새벽 늦게 잠든 탓에 세상모르게 잠들었다. 묵직함이 느껴지는 컨디션이다.

"아고, 어린 녀석을 따라다니려니 힘드네."

잠시, 쑤니터우기에 있는 파박님과 영상 통화를 하며 오랜만에 지아오강강의 얼굴을 보고, 파박님은 오늘 얼롄하오터로 들어간다고 한다.

시내를 둘러보고 어제 만난 보드엘에 놀러 갈 생각이다.

숙소의 아저씨는 퇴근을 하고 예쁜 크리스티나가 숙소를 지키고 있다. 숙박을 연장하고 짐들을 잘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건 뭐니?"

밤새 주저앉아 있는 타이어, 튜브를 교체하기도 귀찮고 해서 펌프로 바람을 넣은 후 시내 구경을 나간다.

"여기는 기차역인가?"

숙소 근처 전쟁공원의 뒤편으로 바르나울의 기차역이 있다.

"가깝네. 월터가 떠날 때 배웅을 나와야겠다."

잠시 기차역을 구경하는 사이 타이어의 바람은 모두 빠져버린다. 펑크 패치를 붙인 곳에서 조금씩 빠지던 바람이 아닌 것 같다.

"펑크가 새로 났나 보네. 이번에 튜브를 교체해야겠다."

자전거를 끌고 레닌 광장 방향을 걸어가며 시내 풍경을 구경한다.

예쁜 길거리 카페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거리는 한산하다. 그리고 모기나 하루살이 같은 것들이 아주 많아 귀찮게 만든다.

레닌 광장에 도착하고.

레닌의 동상의 뒤로 관공서들이 들어서 있고, 광장의 건너편은 전쟁 박물관이 있는 분수 공원이 있다.

귀찮지만 펌프를 꺼내어 바람을 넣고 큰 길을 따라 오비강의 방향으로 내려간다.

대학교 같은 건물들이 계속 들어서 있고.

공사 중인 도로 사이로 러시아 정교회가 보인다.

붉은 벽돌의 오래된 교회, Nikol'skiy Khram.

교회 안에서는 부드러운 찬송가 소리가 작은 울림으로 퍼지고, 몇몇의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계속해서 오비강의 방향으로 길을 따라가며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에 연신 펌프질을 한다.

"아무래도 먼저 자전거 가게로 가야겠다."

도로 중앙의 산책로를 따라 레닌의 동상과 러시아 정교회의 구조물들이 세워져 있다.

"아, 귀찮아. 자전거 가게부터 가자."

인스타그램에 적혀있는 가게를 찾아 시내를 가로질러 간다.

게스트하우스 이즈바에서 멀지 않은 곳의 도로변에 보드엘의 간판이 보인다.

"문이 닫혔나?"

"나 가게에 왔어. 어디야?"

"오, 15분 정도 후에 도착할 것 같아. 기다려 줄래?"

슈퍼에 들러 시원한 콜라를 사서 마시고.

러시아의 모든 가게에서는 현금을 계산할 때 노란색의 받침대 같은 것을 사용한다. 동전이 많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손과 손이 접촉하는 것이 싫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습관적으로 돈을 주려고 하면 받침대에 놓으라고 한다. 중국이나 몽골처럼 돈을 테이블 위로 아무렇게나 던지는 것보다는 좋기는 한데. 하여튼 재미있다.

배가 출출하여 주변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오호, 여기 주문 시스템은.."

배식 장소에서 메뉴를 고르고 저울에 무게를 단 후 계산을 하면 된다.

샐러드와 마카로니 그리고 얇은 돼지고기로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는 동안 자전거 가게가 열리고 보드엘은 보드와 자전거 렌탈을 하는 정비 샵이다.

로만, 26살의 멋진 친구고 예쁜 여자친구가 있다.

자전거 펑크를 수리한 로만은 이곳저곳을 살피더니 중국에서부터 흔들리던 리어 허브를 정비해 주겠다고 한다.

웬만하면 분해를 해서 정비하는 것보다 그냥 부서질 때까지 타고 교체를 하려고 했는데, 그의 손놀림이 능숙하다.

허브를 분해하고 베어링들을 빼내어 다시 그리스 작업을 한다. 고급형 엠티비보다 중저가용 레포츠형 자전거를 많이 정비하다 보니 저가형 허브를 정비하는 것이 익숙해 보인다.

기름때와 상관없이 거침없이 자전거를 만지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만 작업의 수고스러움을 알기에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작업을 마치고 로만은 밀크커피까지 대접을 해준다.

겨울엔 보드, 여름엔 자전거와 롱보드를 하는 보드엘.

나이는 어리고 가게는 볼품이 없을지는 몰라도 로만은 자부심을 갖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로만은 부자네. 꿈이 있고 삶에 자긍심이 있으니 그리고 예쁜 여자친구까지."

"로만 고마워. 네가 정비를 해줘서 아프리카까지 잘 갈 수 있을 것 같아."

정비된 자전거를 타고 레닌 광장을 돌아 숙소로 돌아온다.

숙소에서 자료들을 정리하는 동안 월터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사비, 호스트와 함께 저녁을 먹고 맥주 마실래?"

"좋아. 내가 그곳으로 갈게."

자전거를 타고 월터의 호스트 집을 찾아간다. 숙소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의 오래된 아파트에는 모기가 굉장히 많다.

"월터, 나 왔어."

"사비, 오늘의 메뉴는 치킨과 감자야."

호스트 나탈리아와 함께 슈퍼에서 생닭과 감자 그리고 맥주를 산다.

나탈리아가 감자를 슈퍼에 놓고 오는 바람에 다시 슈퍼에 들러 감자를 사 오고.

월터와 각자의 맥주 한 병씩을 마시며 이야기를 한다.

"나탈리아는 술 안 마셔?"

"글쎄, 그녀는 술도 안 마시고, 음식도 잘 안 먹어."

"왜?"

"잘 모르겠어."

월터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탈리아는 방 안에서 무언가를 하는지 나오지를 않는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 그녀다.

1971년에 지어졌다는 그녀의 아파트는 20대 초중반 젊은 여자의 집처럼 보이질 않고, 좁고 낡은 외향적 모습보다 무겁게 내려앉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녀는 왜 카우치서핑을 하며 낯선 이방인과의 만남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비닐봉지에 닭과 소스를 넣고 오븐에 구운 닭고기가 준비된다.

"맛있네. 나탈리아, 한국인은 1일 1닭이야!"

나와 월터가 정신없이 닭을 해체하며 식사를 하는 동안 나탈리아는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한다.

"사비, 맥주 한 잔 더 할까?"

슈퍼에서 사온 세 병의 맥주를 모두 마시고 월터는 맥주 가게에서 1리터의 맥주를 사 오자고 한다.

맥주를 사 오고 나탈리아에게 차를 타주며 함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월터, 사람들이 나이를 물어보면 몇 살이라고 할까? 44는 너무 많잖아."

"맞아. 나탈리아, 사비가 몇 살처럼 보여?"

"29 정도."

"그럼, 32 정도라고 해."

"싫어. 30이라고 할래!"

"월터, 너 밥 로스 같잖아!"

설거지를 해주고 바르나울의 밤거리를 달려 숙소로 돌아온다.

"피곤하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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