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5일 / 맑음
고르데예브스키-바르나울
카자흐스탄으로 넘어가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도시 바르나울로 들어간다. 카자흐스탄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노보시비르스크로 갈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이동거리
91Km
누적거리
11,827Km
이동시간
5시간 02분
누적시간
852시간

 
P256도로
 
P256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고르데예
 
폴코브니
 
바르나울
 
 
921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새벽까지 잠을 못 잔 탓에 피곤한 아침이다.

아침 이슬이 내려앉아 텐트가 젖어있고, 간밤에 피난을 왔던 마르코 커플은 아침 일찍 일어나 있다.

"하이."

강가를 잠시 산책하는 동안 월터도 잠에서 깨어난다.

"사비, 바르나울 호스트의 집으로 갈 거야?"

"아니, 게스트하우스에서 쉬고 싶어. 호스트의 집이 좋은데 편하지가 않아. 영어도 피곤하고."

"응. 여기 좋은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350루블."


월터가 마르코 커플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의 정보와 현금을 교환하는 동안 빠르게 짐들을 정리한다.

"사비가 지금 담배가 필요해. 우리는 이제 가야 해."

마르코 커플과 헤어지고 슈퍼를 찾아 마을로 들어간다.

흙길과 비포장 길이 이어지는 시골의 작은 마을이다.

동네의 작은 슈퍼에서 콜라와 요거트를 고르는 사이 월터는 조용히 빵과 과일 같은 것을 산다.

작은 요거트에 월터의 시리얼을 넣어, 빵과 함께 아침을 해결한다. 슈퍼 앞에 앉아 아침을 먹는 동안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친절하게 말을 걸며 인사를 한다.

11시 반이 넘어 바르나울을 향해 출발한다.

작은 마을을 빠져나와.

다시 P256 도로에 접어들고 내가 선두에 서서 길을 이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업다운이 반복되며 다시 월터가 길을 이끈다.

계속 이어지는 메밀밭을 배경으로 빠르게 거리가 줄어들고.

바르나울까지의 거리가 반으로 줄어든다.

언덕을 오르면 시야에서 사라져버리는 월터.

"월터, 오르막이 영어로 뭐야?"

"스팁."

"스팁?"

"프, 프."

"스팁프"

"프, 프."

"우쒸 적어 봐."

"steep."

"그럼 내리막은?"

"down steep."

"아하 그런 거야?"

"인클라인, 디클라인."

"인클라임?"

"라인, 화이트라인. 라인!"

"아하 라인! 인클라인, 디클라인!"

"응. 비지니스 토킹이야."

다시 긴 오르막이 나타나고 월터는 완전히 사라진다. 천천히 나의 속도대로 길을 이어가고.

휴게소 같은 곳에서 월터가 기다리고 있다.

"밥 먹고 갈까? 저기엔 고기가 있을 거야."

바르나울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를 앞두고 길 건너편 휴게소에서 허기를 달래기로 한다.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쉬는 사이 한 여성이 다가와 월터에게 말을 걸며 뭔가 이야기를 한다.

"사비, 리포터야."

러시아 기자는 여행의 경로 같은 것을 묻고 월터와 나의 사진을 찍어간다. 월터가 대화를 하는 동안 중국 내몽골 쑤이터우기에 도착하여 머물고 있는 파박님의 소식을 쑤니터우기의 친구들이 위챗으로 보내온다.

"너의 친구는 우리와 점심을 먹고 있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는데 월터가 나를 부르며 시원한 맥주병을 건네준다.

"뭐야?"

"그들이 주고 갔어."

"예!!!"

"저기에 고기가 있을 거야. 쇼핑하고 와."

"넌?"

자신은 괜찮다는 월터를 대신해 휴게소의 식당으로 들어간다.

"유레카!"

갈비와 닭고기 꼬치를 월터의 몫까지 사든다.

"한국 사람은 혼자는 안 먹지."

휴게소의 직원에게 비닐봉지를 얻어 음식을 포장해서 월터와 하나씩 나눠먹는다.

고기를 들고 흔들며 웃자 월터는 가격을 물어본다.

"몰라."

맛있게 고기를 먹고 조금의 돈을 보태려는 월터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손사래를 치니 월터는 한국어로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인터체인지에서 바르나울까지 20km 정도의 거리다. 조금 넓어진 갓길을 따라 바르나울을 향해서 간다.

"인증샷 좀 찍자."

사진을 찍는 사이 월터는 다시 시야에서 사라진다.

잠시 후 도로변에서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월터를 지나쳐 천천히 길을 따라간다.

바르나울로 들어가는 다리를 앞두고 월터가 나를 불러 세운다.

"사비, 나 호스트를 바꿔야 해.

"왜?"

"호스트가 지금 다른 도시에 있데. 80km나 떨어진 곳에."

도착일과 시간을 알려주며 호스트의 집으로 가는데 호스트가 다른 도시로 외출을 나간 것이다.

도로변에 앉아 다른 호스트에게 연락을 하고, 잠시 후 다른 호스트가 다행히 연결된다.

바르나울로 들어가는 오비강을 건너고.

"사비, 너는 이 길을 따라가다 좌회전을 하고 나는 여기서 우회전을 해야 해."

"응. 난 이틀 동안 쉬고 카자흐스탄으로 갈 거야."

"오케이. 저녁에 맥주 마실 건데. 같이 마실래?"

"알았어."

월터와 헤어지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이동한다.

비스크보다 훨씬 커 보이는 바르나울의 모습에 약간 흥분감이 느껴진다.

"천천히 둘러봐야지."

초입에 멋진 기념탑이 서있고, 트램이 바쁘게 움직이는 도시의 모습이 새롭다.

도로는 좁고 혼잡하지만 예쁜 목조 건물과 현대식 건물들이 뒤섞여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시내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월터가 찾아놓은 오래된 목조 건물의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다.

나무문을 열고, 나무 계단을 오르자 마음까지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인상이 좋은 할머니가 손주를 맞이하는 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한다.

"잠잘 수 있어요?"

"오우, 지금은 방이 없어. 내일 오후에 방이 비는데 어떻게 하지?"

"히잉."

"괜찮아. 내가 다른 호스텔을 알려줄게."

천천히 다른 게스트하우스의 위치를 자세히 설명하는데도 길이 너무 복잡하다.

"아니야. 내가 전화를 해 볼게."

할머니는 다른 곳에 전화를 해서 방을 잡아주려 했지만 그곳도 방이 없는 모양이다. 바르나울에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여러 군데 검색이 되어 이곳이 아니어도 큰 어려움 없이 다른 곳을 찾을 것 같고, 호텔도 여러 곳이 있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나는 너를 좋아해. 정말 아쉽다."

할머니는 끝까지 마음을 써주며 포근하게 웃어준다. 너무나 좋은 환대다.

호스텔의 계단에서 다른 숙소를 검색하는 동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젊은 남자가 호기심을 갖고 말을 건넨다.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중 자전거에 트러블이 없는지 묻더니 바이크 샵을 운영한다고 말한다.

"뭐 괜찮아. 나도 정비를 할 수 있어."

"바르나울에서 자전거 문제가 생기면 연락을 줘."

남자와 사진을 찍으며 인스타그램을 교환하고 헤어진다.

다른 게스트하우스를 찾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 동안 대학교처럼 보이는 석조 건물도 보이고.

작은 석조 건물들이 도로변에 들어서 있다.

바르나울 호텔의 건너편 도로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를 찾고.

작지만 깨끗한 게스트하우스, 쉽게 체크인을 하고 샤워와 세탁을 한다.

"사비, 잘 도착했어? 저녁에 내 호스트와 맥주 마실래?"

"아니, 오늘은 좀 쉴래. 내일은 괜찮아."

"나는 내일 시내를 구경하고 노보시비르스크까지 기차로 갈 거야. 그리고 카자흐스탄까지 5일 정도 자전거, 알마티까지 기차로 갈 생각이야."

"음, 나는 낼 쉬고 모레 카자흐스탄으로 갈 생각이야."

"카자흐스탄도 몽골처럼 빈약할 거야."

"맞아. 힘든 여행이 될 거야. 내일 보자."

자전거는 숙소 앞 계단 근처에 자물쇠를 걸어 잘 보관을 하고.

숙소의 아저씨가 알려준 식당으로 갔지만 문이 닫혀있다.

작은 도로를 건너 전쟁기념 공원을 산책하고.

"부모, 형제, 가족, 사랑하는 사람.."

전쟁의 포화 속에서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별, 슬픔, 그리움.. 모든 것을 주지 못한 감정의 아쉬움 같은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가족이 너무나 괴롭고 괴롭고 고통스럽다.

공원 건너편에서 KFC를 발견하고.

울란바토르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먹었던 할배네 치킨과 햄버거.

어렵지 않게 주문을 하고, 깨끗하게 해치운다.

극장이 있는 건물인지 젊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이고, 신체 비율이 이상한 예쁜 인형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정말 러시아에 왔군!"

KFC와 함께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살아있는 인형들의 모습에 잠시 가라앉았던 기분이 되살아 난다.

"여행 중이잖아. 괜찮아."

숙소에 돌아와 자료를 정리하며 휴식한다. 파박님은 쑤니터우기의 친구들이 잘 대접을 해준 것 같다.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 같은 날 함께 백주를 마시며 웃고 떠들었으면 좋겠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편하게 쉴 수 있다.

"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가게로 와 도와줄게. 무료다!"

"내일 시간이 되면 놀러 갈게."

Izbar의 앞에서 만났던 자전거샵의 친구가 인스타그램의 메시지를 보내온다.

내일 시내를 둘러보고 잠시 놀러 가야겠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