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7일 / 맑음
바르나울
카자흐스탄으로 가기 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바르나울, 자전거를 타고 바르나울의 시내를 둘러볼 생각이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11,869Km
이동시간
0시간 00분
누적시간
858시간

 
오비강
 
스카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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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나울
 
바르나울
 
바르나울
 
 
963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정신없이 기절을 하고 8시에 잠에서 깬다. 자연스럽게 8시에 기상시간이 맞춰진 것 같다.

아침을 먹기 위해 슈퍼에 들러 요거트와 음료를 사 들고.

"아니, 왜 동전은 하나를 쓰면 두 개가 느는 거야?"

"이런 소스들을 먹는단 말이지."

"못생겼지만 과일들도 신선하고."

자료들을 정리하고 어제 문이 닫혀 가지 못한 숙소 옆 식당에 들어간다.

러시아의 식당은 주로 배식창구에서 메뉴를 고르는 형태인가 보다.

닭다리와 보리밥 같은 이상한 곡류를 선택하고 180루블.

아침에 사온 맥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동안 월터에게 메시지가 온다. 나탈리아와 함께 시내를 구경할 것이라고 한다.

북쪽에 있는 동방교회를 구경하고 오비강으로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

"시내 구경을 하고 올게요. 짐 좀 잘 보관해 주세요."

크리스타나는 퇴근을 하고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숙소를 지키고 있다.

6km 정도 떨어진 정교회를 찾아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을 따라간다.

도로의 중앙으로 트램이 지나다니는 탓에 도로의 폭이 좁고 차량의 통행이 제법 혼잡하지만 도로 위의 운전자들은 매너가 좋은 편이다.

큰 대성당을 배경으로 들어선 작은 성당,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에 도착한다.

빨간 벽돌로 지어지고 볼록한 지붕과 십자가의 첨탑이 이색적이다.

성당을 들어가며 나오며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쓰고 성호를 그리며 머리를 조아리는 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마음속 신앙의 깊이가 느껴지는 정성스러운 동작이다.

사람들을 따라 조심스레 교회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서너 사람들들의 신도와 수녀들이 기도를 하거나 촛대를 닦고 있다.

작은 교회의 내부는 벽화와 촛불 그리고 여러 가지 기도의 장식물들이 놓여있어 아담하고 아름답다.

작은 천들을 가위로 자르고 있는 수녀의 옆에 앉아 교회의 내부와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낸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커다란 대성당은 공사 중인지 내부를 구경할 수 없다.

러시아의 회전 교차로는 중앙으로 트램이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교차로의 크기가 굉장히 넓다.

러시아에서 느낀 것이지만 도로의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건너면 차량들이 안전하게 정차를 하며 기다려준다.

복잡한 회전 교차로에는 차량의 통행이 복잡했지만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안전하게 건널 수가 있다.

굉장히 성숙된 교통 문화이다.

오비강 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무슬림의 모스크도 보이고.

레닌 광장을 지나 오비강변을 향해 이동한다.

"사비, 어디야? 우리는 강변에 있는 교회에 있어."

월터와 왓츠앱으로 실시간 위치를 주고받으며 그들이 있는 장소로 이동한다.

오비강의 잠망킨 수녀원(Znamensky nunnery) 근처에서 월터가 손을 흔든다.

수녀원의 근처 공원에서 월터와 나탈리아는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시 수녀원을 둘러보고.

알렉산더 넵스키 대성당보다 조금 더 커 보이는 수녀원은 직선의 석조건물이 너무나 심플하고 예쁘다.

높은 아치형 천장과 밝은 톤의 벽화들, 그리고 검은 수녀복을 입은 수녀들이 무언가를 정성스럽게 하고 있다.

잠시 내부를 구경하고 입구로 나오자 여성 두 명이 입구의 의류함에서 스커트와 스카프를 꺼내어 착용을 한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월터와 나탈리아 때문에 오래 구경을 못하고 그들에게 돌아간다.

"나탈리아, 혹시 여자들이.."

의류함의 사진을 보여주자 나탈리아는 알았다는 듯 설명을 한다.

"여자들은 스커트와 스카프를 하고 교회에 들어가야 해."

월터와 함께 수도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월터, 재미없어."

"그럼 이렇게."

"너네들 어제 싸웠니?"

"그럼 셋이서."

"코리안 스타일, 셀카봉."

"월터, 나 맥주가 필요해. 강으로 가자."

"예, 리버타임!"

오비강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까 생각했지만.

작은 강변의 노점에는 음료들만 판매하고, 삼각 팬츠를 입은 풍만한 몸매의 할아버지들이 모여있을 뿐이다.

"사비, 우리는 약간의 음식을 먹고, 다른 교회를 구경하고, 저녁에 스카이바에 갈 거야."

"그래, 난 들어가서 쉴래."

크게 불편한 것은 없지만 나탈리아의 성격이나 움직임이 편하지 않고, 조금 쉬고 싶다.

돌아오는 길에 KFC에서 치킨과 햄버거를 사 먹는다.

"있을 때 많이 먹어두자."

숙소로 돌아오니 피곤함이 밀려든다. 자료도 정리하기가 힘들고 나른해진다.

게스트하우스에 러시아 친구 로만이 들어온다. 41살의 로만과 번역기를 사용해 어렵게 대화를 하는 동안 월터에게 연락이 온다.

"우리는 이 교회에 왔어. 한 시간 후에 스카이 바에 갈 건데 올래?"

쉬고 싶었지만 월터를 만날 시간이 얼마 없어서 함께 맥주를 먹기로 한다.

"내가 가도 돼? 맥주는 있어?"

"물론!"

로만과 얘기를 나누고 시간에 맞춰 스카이바가 있는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스카이바는 자전거를 정비해 줬던 보드엘의 로만의 자전거 가게 옆의 높은 건물이다.

13층 밖에 안되지만 바르나울에 고층 빌딩이 없어서 그 정도면 시내의 스카이뷰를 감상하기에 충분한 높이인가 보다.

쇼핑몰의 내부에서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스카이바 Loft에 먼저 도착한다.

마지막 남은 창가 자리를 잡고, 흥겨운 음악 속에서 맥주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본다.

"월터, 나 왔어."

"나탈리아는 너무 느려.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리는 것에 지쳤어."

약간 독특한 성격의 나탈리아는 사람을 조금 편치 않게 만든다. 술도, 음식도 잘 먹지 않고 뭔가 느리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종업원이 다가와 주문을 요청하고 되돌아갈 동안 월터와 나탈리아는 도착하지 않고, 꽤 오랫동안 그들을 기다린다.

월터와 나탈리아가 도착하고 독일 맥주에, 닭날개 구이를 안주로 이야기를 나눈다.

"한 잔 더 할까?"

몇 모금 만에 500cc의 맥주잔을 비워지고, 월터에게 한 잔씩 더 하자고 하니 비싸서 싫다고 한다.

한 잔에 207루블의 메뉴판을 가리키는 월터에게 애원하듯 '내가 살게' 했더니 손사래를 친다.

"딱! 한 잔만 살게. 같이 먹자. 응?"

마지못해 수락을 한 월터와 맥주를 마시고, 나탈리아는 사과 주스를 마신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니 돈을 아껴야 하는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다 보니 4,000원 정도의 맥주를 사는 것조차 쉽지가 않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니 뭔가 짠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지금 4,000원이 너와 함께할 마지막 시간의 비용일지도 모르잖아. 그 댓가의 4,000원이라면 아끼지 말자."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월터, 알타이에서 여자친구를 만나지?"

"응, 겨우 한 달 남았어. 한 달이라고!"

여자친구를 만나는 기대감에 신이 난 월터.

"염장질이냐. 한 달은 롱롱롱롱롱 롱타임이야!"

"어. 그래도 겨우 한 달이야!"

월터가 아이슬란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쉥겐협약 때문에 아이슬란드에 갈 수 없다고 하자 월터는 핸드폰을 무언가를 찾더니 소리를 친다.

"사비, 이것 봐. 토론토에서 아이슬란드에 갈 수 있어! 비행기표도 엄청 싸."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검색한 항공권은 50만원 정도의 금액이다.

"왕복?"

"아마도."

월터는 캐나다 사람들이 아이슬란드에 많이 살고, 여행을 간다며 정보를 알려준다.

"빙고, 나도 아이슬란드에 갈 수 있어."

토론토에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방법을 알게 돼서 캐나다에 도착하면 아이슬란드로 가는 경로를 생각해봐야겠다.

음식값을 분할한 계산서로 각자 계산을 하고 스카이 바를 나온다. 내가 계산한 돈은 8,000원 정도의 가격이다.

10시가 넘어 두 사람은 트램을 타고 가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른다. 트램보다 빠르게 언덕을 오르는 나를 보더니 월터가 메시지를 보낸다.

"You are right. Steep."

"스티ㅍ...."

숙소에 돌아오니 로만은 잠들어 있다. 월터의 염장질 탓인지, 약간의 맥주 탓인지 아니면 편치 않은 나탈리아의 모습 때문인지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것이 밀려온다.

"잠이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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