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78일 / 맑음
라임스-부지에-쓰떼네
어제의 폭우로 인해 컨디션과 장비들이 엉망으로 변해있다. 라임스의 랭스성당을 구경하고 룩셈부르크로 향해서 간다.


이동거리
110Km
누적거리
22,757Km
이동시간
7시간 20분
누적시간
1,725시간

 
랭스성당
 
도로
 
 
 
 
 
 
 
70Km / 4시간 30분
 
40Km / 2시간 50분
 
라임스
 
부지에
 
쓰떼네
 
 
744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저녁 일찍 잠든 탓에 7시가 되어 잠이 깬다.

"12시간을 잔 건가?"

텐트를 열어 보니 아직 어둠이 남아있다. 축축하게 변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바지와 옷은 말랐지만 뽀송했던 침낭은 하루 만에 엉망이다.

8시 반, 아침 해가 떠오른다.

바나나로 간단히 허기만을 채우고, 15km 정도 남은 랭스로 향한다.

큰 언덕을 오르고 라임스 시내의 모습이 산 아래로 펼쳐진다.

시내 중심으로 트램이 지나가는 라임스의 거리는 한산하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간다. 다행히 아침 메뉴가 아니라 일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오늘도 100km 정도는 이동해야 하는데."

4일 정도 남은 쉥겐기간,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빠르게 독일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00km 떨어진 룩셈부르크 방향의 작은 마을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랭스 성당으로 간다.

 

 

대로변의 건물을 돌아가자 랭스 성당의 고고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 멋지다."

프랑스 왕들의 대관식이 열린다는 랭스 성당은 파리에 있는 로틀담 성당과 비슷한 모양이다.

양쪽으로 세워진 첨탑과 중앙의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 세 개의 아치형 입구가 화려하다.

10여 명의 관광객들만이 있어 편하게 성당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입장료도 없어서 좋다.

"내부도 궁금한데, 자전거를 어쩐다."

성당 앞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잠시 내부를 둘러본다. 자꾸만 신경이 자전거로 가니 마음이 불편하다.

성당의 내부는 심플한 모습이다. 정면에서 보이던 커다란 스테인드글라스의 내부 모습이 예쁘다.

십자가가 놓인 단상의 위치가 조금 색다르고, 스테인드글라스 밑으로 공간마다 기도를 올리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천천히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역시나 불편하다. 성당 내부를 빠르게 둘러보고 밖으로 나온다.

성당의 측면을 돌아 후면까지 구경을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다.

"아쉬워!"

라임스의 시내를 벗어난다. 작은 도시라 시내를 빠져나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고고 룩셈부르크!"

시내를 벗어나자 길은 바로 산으로 향한다. 라임스에서 시간이 지체되었지만 뒷바람이 불어오니 100km 거리의 이동에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산을 오르고 펼쳐지는 포도밭의 풍경, 옷가지들을 추스르고 경로를 재확인한다.

"오늘도 내비게이션은 무시!"

프랑스의 도로는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도로들이 잘 연결되어 있고, 차량들의 통행도 많지 않아 국도의 라이딩이 편안하다.

운전자들의 매너도 꽤 좋다. 차로를 넘어 역주행해오는 차량도 보기 힘들고, 커다란 화물차들은 거칠게 지나치기보다 속도를 줄여 뒤따라 오다 안전하게 지나쳐 간다.

그냥 속도만 줄여 지나쳐도 고마운 일인데, 도로의 여유가 있음에도 오랫동안 뒤에서 따라오니 미안한 마음이 생길 정도다.

오늘도 산과 언덕을 오르내린다. 바람이 등을 밀어주는 느낌이 느껴질 만큼 제법 강한 바람이 계속되는 날들이다.

언덕의 정상의 오래된 고목의 밑에서 잠시 쉬어간다.

"구름이 예쁘네."

고목에 기대어 잠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자전거가 쓰러진다.

"청승 떨지 말고 가라는 말이지!"

13시 반, 룩셈부르크 163km.

"바람개비들이 날 바라보고 있어. 너무 좋아!"

우크라이나까지 동쪽을 향하는 여정, 맞바람을 맞으며 서쪽으로 달려온 보상의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시골 마을들과.

산과 언덕을 오르내리는 동안.

불어오는 바람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쓸데없는 잡념도 사라지고 지나쳐가는 풍경과 하늘의 구름들, 길게 뻗은 국도의 곡선들만을 멍하니 응시하며 달려간다.

갈림길의 교차로에서 잠시 쉬어간다. 크루아상으로 허기를 달래는 동안 한기가 밀려온다.

"바람이 좋긴 한데, 다 좋은 건 아니네."

벗었던 장갑을 다시 꺼내고, 길을 출발한다.

"몽골이네. 몽골!"

시골 마을의 집들은 르아브르가 있는 노르망디 지역의 집들이 유독 독특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다시 든다. 이곳의 집들은 뭔가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

3시 20분, 룩셈부르크 135km.

조금씩 지쳐간다.

"프랑스 시골 풍경 참 좋다."

특별히 대단한 풍경은 없지만 한적한 프랑스의 도로를 달리는 것은 너무나 편하고 마음에 든다.

천천히 페달링의 속도가 떨어져 간다.

"저건 무슨 컨셉이냐?"

2~3단으로 꺾여 올라가는 오르막 위로 숲을 갈라놓은 듯한 도로가 이어진다.

"이것만 넘고 마무리해야겠다."

이미 100km 넘게 달려온 거리, 목적지로 정했던 작은 마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야영지를 찾으며 도로를 따라가고, 하루의 태양이 저물어 간다.

"비가 안 내렸으니까, 오늘은 좋은 하루!"

산 위의 숲인데도 이상할 만큼 습기가 많고, 가끔은 습지처럼 물들이 고여있다. 바람이 부는 날이라 평야보다 나무나 잡목이 있는 곳에 텐트를 펼치고 싶은데 물과 습지가 문제다.

6시가 되기 전, 차단기가 내려진 숲의 임도를 찾고 안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마른땅의 임도는 매우 매력적인데 바람을 막을 수가 없다. 노루가 뛰어다니는 숲으로 들어간다.

그럭저럭 물기가 없는 장소를 찾아 텐트를 펼친다. 라면에 소시지를 넣어 저녁을 해결하고, 넉넉한 저녁 시간에 자료들을 정리하려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정말 싼 게 비지떡이군."

100기가의 데이터가 있지만 프리 모바일의 네트워크는 시골에서 잘 잡히지 않는다.

"어제 푹 자서 잠도 안 오는데."

룩셈부르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 내일이면 프랑스의 첫 번째 여행을 마치고 16번째 나라 룩셈부르크로 간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77일 / 폭우
모-샤토티에리-라임스
레오니가 말했던 태풍은 조용히 지나갔다.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길, 프랑스의 포도밭을 지나 라임스로 간다.


이동거리
98Km
누적거리
22,647Km
이동시간
7시간 24분
누적시간
1,717시간

 
포도밭
 
폭우
 
 
 
 
 
 
 
50Km / 3시간 30분
 
48Km / 3시간 54분
 
 
샤토티에
 
라임스
 
 
634Km
 
 

・국가정보 
프랑스, 파리
・여행경보 
-
・언어/통화 
프랑스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100기가 20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3-6-8028-5396

 

새벽까지 내리던 비는 멈췄지만 바람은 계속된다. 삐그덕거리며 이내 부러질 것 같은 나뭇가지의 흔들림이 요란하다.

1,000km 정도가 남은 베를린까지의 거리, 슁겐 기간과 프라하에서 만나기로 한 파박과의 만남을 위해 조금 부지런히 달려가야 한다.

아침 일찍 짐들을 정리하는 동안 공원 숲 속으로 물이 차오른다.

"뭐야?"

서둘러 텐트를 정리한다. 비가 내렸지만 바람이 불어 뽀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텐트를 젖게 하고 싶지 않다.

바람 때문에 조금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일단, 밥 먹고 가자."

작은 타운 모의 풍경은 조금 무겁게 느껴지던 어제와는 달리 아주 조용하고 한적하다.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100km 거리의 랭스 성당으로 출발한다.

어제부터 불어오는 뒷바람으로 페달링은 가볍지만 라임스로 향하는 길은 산과 고개를 넘어가는 험난한 길이다.

언덕과 산을 넘어가는 동안 숨이 차오른다.

"일단, 올라오니 좋네."


맑은 하늘과 산 위에 펼쳐지는 평야의 풍경은 너무나 시원하고 좋다.

바람에 밀려 길을 따라가는 동안 이면도로를 안내하는 구글맵의 안내를 무시하고, 작은 국도를 따라 달려간다. 산등성이의 오르막과 내리막은 계속 반복된다.

잠시 쉬는 동안 레오니가 준비해준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랜다. 강한 바람 탓에 빠르게 땀이 식고 차가운 한기가 찾아든다.

작은 시골의 마을을 지나치는 사이 하늘이 어두워진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상치 않다.

오르고.

내리고.

다시 오르고.

프랑스의 작은 시골의 마을들은 우리의 시골처럼 적막한 느낌이 든다. 평화로운 평야의 풍경과 달리 생동감을 느낄 수 없다.

"이렇게 예쁜 카페가 그냥 버려지네."

평탄한 산등성이들, 숲이 사라진 자리에는 포도밭이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세월 동안 숲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었을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작은 마을을 지나치며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 대형 슈퍼마켓을 찾아 결정장애의 면모를 드러내는 동안 비는 멈춘다.

슈퍼마켓을 찾느라 경로를 재설정했던 내비게이션은 비에 젖은 강변의 흙길로 길을 안내한다.

"한 순간도 방심을 못하게 만드네. 그 틈을 안 놓치고 이런다니!"

내비게이션을 무시하고 길을 되돌아간다. 프랑스의 강변은 작은 강수량에도 강이 범람하는 모양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적피해가 없다면 자연은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도로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라이딩이지만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조금씩 지쳐간다.

"봄이나 가을의 풍경이 궁금하네."

4시 반, 라임스까지 40km 정도가 남았다. 라임스 가까운 곳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아침 랭스 성당을 구경하고 아침을 해결하면 좋을 것 같다.

"20km? 30km만 더 가 볼까."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몽골의 초원 같잖아!"

작은 마을의 갈림길, 바람을 타고 계속해서 국도를 따라간다.

갑작스레 굵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레인 팬츠를 갈아입지만 이미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야! 말 좀 하고 내려라! 당황스럽잖아."

좀 더 라임스에 가까이 가고 싶지만 야영지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산 위의 침엽수들을 보고 언덕을 올랐지만 군인 묘지인지 펜스로 가로막혀 있고, 다른 나라의 의미 있는 시설에 무례하게 침범하고 싶지는 않다.

넓은 밭의 끝이나 중간중간 작은 숲이 보이지만 질척거리는 흙길을 따라 숲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찌 이렇게 깔끔하게 밭을 만들었다니!"

야영지를 찾는 동안 오르막은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다시 소나기가 굵어진다.

도로변 언덕의 밭으로 들어간다. 조금 시끄럽겠지만 잡목들이 있어 텐트를 펼치기에 적당할 것 같다.

텐트 자리를 마련하는 사이 10여 분 동안 비와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뭐야? 우박이야!"

뭔가 이물질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빗방울들을 받아보니 투명한 얼음 알갱이가 바닥에 떨어진다. 이내 녹아버리고 말지만 바람과 우박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순식간에 빗물들이 옷과 신발 속으로 스며든다.

"에쉬, 다 젖었다!"

겨우 텐트를 펼치고, 완전히 젖어버린 몸이 차갑게 식어간다.

"어, 추워!"

옷과 양말을 벗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슈퍼에서 산 크루아상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저녁 일찍 잠들고 만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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