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7일 / 맑음
예테보리-린도메
핸드폰을 잃어버린 대신 좋은 친구들을 만난 예테보리를 떠나 덴마크를 향해서 출발한다. "헬싱보리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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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여행 중 처음으로 보는 맑은 하늘이다. 차갑지만 신선한 공기가 너무나 좋다.

스포레 아저씨는 어제부터 떠날 때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여러 번 확인을 한다.

"네. 당연하죠."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정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곳이다.

알렉산드라 할머니가 잘 말려준 텐트도 정리하고.

"이런 하늘을 왜 숨기고 있었어?"

떠나기 전 꼭 사진을 찍자던 스포레 아저씨와 사진을 찍고.

핸드폰을 잃어버려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저씨가 있어 편안하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예쁜 소녀 같은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도 인사를 드리고, 함께 시간을 보낸 숙소의 사람들과 헤어짐의 인사들을 나눈다.

알렉산드라 할머니와 따듯한 포옹을 마지막으로 예테보리를 떠난다.

"핸드폰은 잃어버렸지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다시 자전거에 오른다.

트램을 타고 건넜던 강을 건너고.

과거 볼보 자동차를 생산하고, 조선소 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예테보리는 공업 중심의 항구도시다.

도시 전체가 복잡해 보이고 분주하다.

시내 중심의 광장에는 예테보리를 세웠다는 아돌프 국왕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예타강을 중심으로 시내를 관통하는 작은 수로의 모습도 운치가 있고, 거리의 사람들의 움직임도 활기차게 느껴진다.

"일단 점심을 해결하고."

맥도날드로 들어간다.

시내를 빠져나가는 경로를 다시 확인한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만족하자."

시내의 자전거 도로를 따라 외곽으로 빠져나간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시내를 벗어나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쿵스바카를 향해서 간다.

쿵스바카를 15km 정도를 남기고 갑자기 체인이 꼬이며 페달이 돌아가지 않는다.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하니 체인 꼬임과 함께 바퀴도 펑크가 나있다.

"더블 콤보냐?"

펑크 패치가 나쁜 것인지, 본드가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펑크 정비가 잘 안되던 것이 걱정스럽다.

일단 유격이 심해진 체인을 두 마디 끊어내어 임시 조치를 하고, 펑크 패치로 튜브를 정비해 보지만 역시나 잘 붙지를 않는다. 스티커형 패치로 다시 정비를 했지만 정비가 되었는지 불확실하다.

타이어에 바람을 넣던 중 휴대용 펌프의 느낌이 이상하다.

"뭐야?"

여행을 위해 새 펌프로 챙겨 왔지만 펌프마저 고장이 나버리고, 펑크가 난 타이어는 공기압이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다.

"큰일 났다!"

펑크 정비가 안 된 튜브는 어떻게라도 해볼 수 있지만 바람을 넣을 수 없다면 정말 난감한 문제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로 자전거 수리점이 있는 쿵스바카까지 가야 한다. 불안하게 도로를 따라가던 중 시 외곽의 대형 쇼핑몰에 들어가 봤지만 생활용품 외에 필요한 자전거 펌프는 없다.

천천히 말랑거리며 주저앉던 자전거는 쿵스바카를 10km 정도 남기고 더는 갈 수가 없다.

차가워지는 날씨와 함께 해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펌프를 만져봐도 도저히 답이 없다.

"아, 어떻게 하지?"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에 손을 흔들어도 그냥 지나쳐가고, 몸에 한기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아, 위기 상황이다. 헬프미!"

유모차를 끌고 집에서 나오는 여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전거가 고장 났어. 수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여자는 쿵스바카까지 기차를 타고 가라며 알려주고, 먼저 따듯한 곳에서 몸을 녹이라며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한다.

9km 정도의 쿵스바카까지는 기차로 한 정거장이다.

여자는 기차역을 안내해 주고, 기차역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해 준다.

"여기서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로 가면 돼."

기차역 카페의 여자는 반갑게 인사를 하고 따듯한 커피를 마시라고 하고, 먹을 것이 필요하냐며 묻는다.

"아니.."

나를 카페로 안내한 여자는 길 건너편 자동차 정비소로 가서 도움을 청하겠다며 카페를 나간다.

그 사이 카페의 여자는 소시지와 으깬 감자를 내어준다.

"와! 땡큐."

정말 맛이 좋은 음식이다. 정비소의 남자가 왔지만 차량에 사용하는 밸브 타입은 슈레더 타입이라 프레스타 타입의 자전거 튜브에 바람을 넣을 수 없다고 한다.

"괜찮아. 오늘 이 근처에서 캠핑을 하고 내일 기차를 타고 쿵스바카에 갈게."

여자는 날씨가 춥다며 예테보리 방향에 저렴한 모텔과 쇼핑몰이 있다고 알려준다.

"아, 그 쇼핑몰에 갔었어. 거기에 펌프나 튜브는 없어."

여자가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말하는 동안 카페에 손님들이 들어오고, 한 부부가 자신들의 휴대용 펌프를 주겠다며 말한다.

아이와 함께 나를 도와주던 여자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인사를 하고 카페를 나간다.

"정말 고마워!"

식사를 마친 부부는 집으로 돌아가 펌프를 가지고 돌아왔다. 자전거 펌프가 아니지만 임시로 바람을 넣을 수는 있을 것 같다.

부부는 여행에 대해 행운을 빌어주며 카페를 나간다.

"고마워요!"

카페에서 튜브를 다시 정비해 본다. 역시나 그동안 펑크 패치가 잘 붙지 않던 이유는 몽골에서 산 본드의 문제 같다. 튜브패치 전용이 아니다 보니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중국에서 산 본드를 영혼까지 쥐어짜서 펑크 패치를 붙이고, 스티커형 패치로 보강을 한다.

"제발 끌고 갈 수만 있게 해줘."

튜브와 펌프를 들고 씨름을 하는 동안 카페의 여자는 저녁에 먹으라며 음식을 포장해 준다.

"우와!"

"튜브 고쳤어?"

"아니. 하지만 끌고 갈 수는 있을 것 같아."

"굿!"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완전히 어두워졌다. 카페를 나서며 계산을 해야 하는지 묻자 여자는 따듯한 미소를 지으며 아니라고 답한다.

"너무너무 고마워!"

마을 주변에 텐트의 칠만한 장소를 찾다 불빛이 있는 주차장에 텐트를 펼친다. 저녁이 되며 급속하게 기온이 내려가며 습기가 있는 것들이 순식간에 얼어버린다.

"오, 북유럽 추위!"

핀란드에 들어서면서 날씨 외에 여행의 어려움이 없었고, 북유럽의 사람들도 자전거 여행자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생각해서 사람들과 스킨십이 없었다.

가끔씩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타인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삶은 다르지 않다."

300일이 넘어가는 여행 동안 가장 어려운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지만 힘든 느낌보다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기분이다.

얼어붙은 차가운 잔디 위에 텐트의 치고도 기분이 좋은 하루다.

카페에서 포장해 준 음식으로 맛있게 저녁을 해결하고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1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지만 보온에는 큰 문제가 없다.

보바에게 러시아 친구들의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모르는 여자의 메시지 요청이 있어 스팸처리를 하려니 이사벨의 메시지다.

언니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남긴 것인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겨놨다.

"귀여운 녀석, 그렇게 항상 웃어라 이사벨."

"언제 전화기를 또 잃어버릴지 모르니 모든 사진은 일단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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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6일 / 맑음
예테보리
호스텔의 친구들과 함께 핸드폰을 사기로 한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주간이라 저렴하게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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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로 떨어진 날씨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좋다.

스포레 아저씨와 함께 핸드폰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안장 위에 서리꽃이 피었다.

"갑자기 추워지니까 무섭다야."

"사고 싶은 브랜드가 있어?"

"아니. 그냥 배터리가 오래가고, 듀얼소켓 그리고 싼 것!"

중국식 뷔페식당 옆에 전자 쇼핑몰이 있다.

"그 유명한 블랙프라이데이군."

쇼핑몰에는 각종 전자제품들과 사람들이 많다.

"5만원 갤러시S."

20~30만원대의 핸드폰을 둘러보고 배터리가 좋은 모토로라의 1,490크로나 제품을 선택한다.

"이 정도면 훌륭하지 뭐."

블랙프라이데이의 할인 가격들은 평소보다 저렴하게 느껴지기는 하다.

"어때? 핸드폰 마음에 들어?"

"응. 충분해!"

핸드폰 인증 등에 필요한 전화번호가 필요해서 프레스뷔런에 들러 콤빅 유심카드도 다시 구매한다.

숙소로 돌아와 어플들을 설치하고 계정들의 비밀번호 변경과 함께 계정을 활성화시킨다.

한국 은행들의 어플을 설치하고 카카오톡을 연결하는데 문제가 발생한다. 핸드폰을 인증하고 이전 계정에 접속하니 계정이 임시 보호조치가 되었다는 메시지가 안내된다.

비밀번호 재설정을 해야 한다는 안내를 따라 스텝을 진행하는데 가입 이메일로 인증 메일이 발송되었다고 한다.

다음 메일을 로그인하려니 해외 로그인이 차단된 상태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한국에서 계정 로그인을 한 후 이메일을 확인했지만 인증 메일이 없다.

"왜 이래!"

여러 차례 같은 작업을 반복해도 결과는 같다. 고객센터에 문의글을 남기고 카카오톡 연결을 포기한다.

핸드폰을 세팅하느라 중국식 뷔페식당의 영업시간이 지나버렸다. 일요일이라 5시까지만 영업을 한다고 한다.

오전에 스포레 아저씨가 길을 가며 말을 했던 케밥 가게로 간다.

"아저씨가 맛있고 가격도 좋다고 했는데."

작은 가게 안의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제법 앉아있고, 포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역시 그림 메뉴판이 최고야!"

접시에 담긴 케밥과 콜라를 주문한다. 105크로나.

"싸지는 않은데?"

잠시 후 벨이 울리고 큰 접시 가득 케밥이 나온다.

감자튀김과 샐러드 그리고 고기가 들어있는 케밥은 양이 충분히 많다.

"이래서 가격이 좋다고 했구나."

스웨덴 맥도날드의 햄버거 세트메뉴가 80크로나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좋은 가격이다 싶다.

무료로 제공되는 샐러드와 함께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숙소로 돌아와 핸드폰 세팅을 마저 끝내고, 스포레 아저씨는 커피를 마시자며 나를 부른다.

달콤한 빵과 함께 아저씨, 알렉산드라와 티타임을 하며 그들의 대화 모습을 바라본다.

항상 저녁 시간에 달콤한 빵과 함께 커피타임을 갖는다며 알려준다.

"피카."

30분 정도 함께 대화를 하며 보내는 시간인데 분위가 너무 편하고 좋다.

"그래, 이런 시간들이 필요했던 거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그리고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깨닫는다.

스포레 아저씨의 중저음과 말의 속도는 너무나 좋고, 애교가 정말 많았을 것 같은 알렉산드라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한국으로 보낸 소포는 잘 도착했다고 한다. 도착할 기간이 지났음에도 소식이 없어 스톡홀름의 숙소에 여러 차례 소포가 반송되었는지 문의를 하고, 소포가 사라져 잃어버려도 어쩔 수 없다며 생각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좋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는 않지만 호스텔의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도 좋고, 여행의 추억들이 담긴 선물도 잘 도착해서 너무나 좋다. 이 정도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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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5일 / 맑음
예테보리
어젯밤 발생한 핸드폰 도난사건으로 뒤숭숭한 마음과 함께 몹시 피곤한 아침이다. "빌어먹을 도둑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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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기고 피곤함에 기절하듯 잠이 들었지만 늦은 시각 방문을 열고 드나드는 사람의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

"뭐냐? 이 시간에 매너 없이 시끄럽게."

피곤함 탓에 검은 남자와 한차례 눈이 마주쳤지만 시트를 끌어않고 등을 돌려 잠들었다.

마지막 문이 닫히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라디오의 음악이 끊어진다. 한참 후 이내 잠들지 못한 체 라디오를 다시 켜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지만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이 보이질 않는다.

"에쉬, 뭐야?"

함께 잠들어 있던 사람들이 깨어나고 핸드폰 도난 사실을 알린다.

"여기에 있던 흑인이 안 보이네. 그 녀석일 거야!"

여기저기 핸드폰을 찾아 침대를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봐도 이미 전원이 꺼진 상태다.

"젠장할!"

여행 중 언젠가는 핸드폰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신분증을 체크하는 북유럽의 호스텔에서 도난을 당한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새벽 늦게서야 잠이 들고, 하필 이런 날에 하늘은 전에 보지 못한 맑음이다.

8시, 숙소의 카운터가 열리고 직원에게 조용하게 핸드폰 도난을 알린다.

"아침이나 먹자."

숙소의 직원은 혹시 핸드폰을 훔쳐 간 남자가 흑인이냐며 묻고는 신분증의 사본을 보여준다.

"맞는 것 같다. 잠결에 봐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아침을 먹은 후 숙소의 직원은 경찰서에 가야 한다며 가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먼저 숙소를 하루 연장하고.

"이거 되게 어려운 미션이네."

"넌 자전거로 2만km를 여행한 사람이잖아. 문제없을 거야."

일단 프레스뷔런 편의점에서 1일 교통권을 산다.

"트램을 이렇게 타보게 되다니."

난생처음 트램을 타고.

예테보리의 중앙역 광장으로 간다.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 이게 뭐야!"

조금 쌀쌀하지만 북유럽에 와서 처음 맞는 맑은 날인데 이러고 있다.

토요일 휴일이라는 경찰서를 찾아간다.

한국에서도 갈 일이 없는 경찰서에 들어가 도난의 상황에 대해서 면담을 하고, 세 시간 후에 리포트를 받으러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는다.

"의미가 있을까?"

예테보리의 시내를 둘러볼까 생각하다 기운이 없어 그냥 숙소로 되돌아온다.

숙소의 친절한 알렉산드라 할머니는 원두커피가 좋다며 커피 메이커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그러고 보면 한 줄 아는 게 없다."

그리고 잘 말린 텐트를 가방에 담아 건네주는 알렉산드라.

컴퓨터를 꺼내어 무엇부터 정리할 것인지 생각한다.

"은행? SNS? 막막하다."

숙소의 사람들은 너무나 편안하고 좋다. 쉥겐기간의 압박이 없다면 아주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든다.

3시, 경찰서로 다시 찾아가 사건의 리포트를 받아온다.

"힝. 다 스웨덴 말이네."

예테보리는 다른 북유럽의 도시들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항구 도시인 예테보리는 우리의 울산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뭔가 어지러운 것 같지만 이색적이다.

다시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온다.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작은 도시의 오래된 트램이 아니라서 작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탄 느낌이다.

딱히 승차권을 검사하는 사람도 없고 여러 개의 단말기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기기가 놓여있을 뿐이다.

어제의 중국식 뷔페로 간다. 배가 많이 고픈 것은 아니지만 기운이 없을 땐 고기가 최고다.

"고기 먹고 힘내자."

자전거를 안 타니 두 접시에 배가 부른다.

"별일 아니잖아. 언젠가 잃어버릴 것이라 생각도 했고."

숙소에 돌아오니 모두들 어떻게 되었는지 물어본다.

"그냥 서류 한 장 받았어. 내일 핸드폰을 새로 사야 할 것 같아."

요즘 유럽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라 저렴한 가격에 핸드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은행의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고, 타은행 인증서도 모두 등록을 다시 한다. 핸드폰 인증이 안되어 걱정을 했지만 해외체류 확인 메뉴가 있어 휴대폰 인증 없이 쉽게 해결을 한다. 다행이다.

"내일 핸드폰을 사고, 유심카드를 사서 카카오톡을 연결한 다음 왓츠앱, 위챗, 카카오뱅크를 해결하고 모레 떠나자."

중저음의 목소리가 너무나 멋진 스포레(Sporre) 아저씨가 내일 함께 핸드폰을 사러 가자고 하신다.

"예테보리의 하루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거야. 그리고 Hisingen Hostel의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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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4일 / 맑음
닉코르나-예테보리
스웨덴의 대도시 예테보리로 들어간다. 축축하게 젖어 얼어있는 몸을 녹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따듯한 샤워가 하고 싶다."


이동거리
75Km
누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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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새벽의 한기에 잠이 깬다. 젖은 침낭이지만 체온으로 덥혀지면 따듯하게 보온이 되는 침낭인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춥지?"

텐트를 열고 밖을 보니 하얗게 눈이 쌓여있다. 어젯밤 내리던 비는 눈으로 바뀌어 내렸나 보다. 비에 젖은 텐트는 얼어붙어 눈으로 덮여있다.

"완전히 얼었네."

얼어붙은 자물쇠와 텐트의 폴대를 라이터로 녹여 정리를 하느라 꽤나 애를 먹는다.

눈이 내리고 하늘이 열려있다.

"정말 해가 뜬 거니?"

아침의 태양을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기온은 떨어졌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니 정말 상쾌한 기분이다.

눈이 쌓인 차가운 도로를 달린다. 비에 젖은 것들이 얼어버리며 변속기와 브레이크마저 제어가 안된다.

"괜찮아. 비를 맞는 것보다 낫잖아!"

습기가 차오르는 비닐봉지를 버리고 시린 발에 양말 한 켤레를 덧신는다. 어쨌든 추위는 해결할 수 있지만 비는 정말 어쩔 도리가 없다.

예테보리를 향해 달려간다.

"왜 이렇게 지치지?"

가능하다면 잠시 시간을 두고 머무를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예테보리가 가까워지며 마을들의 모습도 조금씩 커져가고.

길을 헤매는 빈도도 늘어간다.

예테보리의 실루엣이 조금씩 가까워진다.

오래된 이면 도로를 따라 시내로 진입한다.

강을 건너는 자전거 도로가 막혀있다.

"뭐냐?"

주위를 살펴보니 새로 생긴듯한 다리가 보이고, 다리의 측면으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다행이네."

도시의 실루엣 너머로 저녁노을이 피어오른다.

"정말 오랜만이네. 좋다!"

초원을 달리며 매일처럼 마주하던 붉은 석양빛을 이렇게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

"가까이 있어 좋은 것들은 늘 이렇다. 없어지고 나면 너무나 사무치거든. 너처럼.."

잠시 복잡한 시내 한가운데에서 방향감을 잃었지만 숙소에 도착한다. 꽤나 깔끔하고 괜찮은 호스텔이라 숙소의 간판을 한 번 더 확인한다.

분위기가 좋은 호스텔이다. 젊은 여행자들은 없고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

숙소의 직원에게 텐트를 말리고 싶다고 하니 텐트를 물로 씻어내 주고 건조대에 말려준다.

짧은 만남이지만 이런 만남의 즐거움이 좋다. 기숙사식의 대형 호스텔이나 어린 친구들이 복잡한 호스텔은 너무 삭막하고 재미가 없다.

미리 검색해둔 중국식 뷔페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해결한다.

90크로나의 저렴한 가격도 마음에 들지만 고기 요리가 많은 중국 메뉴라 더 좋다.

야무지게 한 접시를 채워 순식간에 비워내고.

크게 세 접시를 비우고서야 콜라를 집어 든다.

"역시 중국 음식이 배불러!"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사람들이 가득 찬 뷔페에서 한식은 세계적인 메뉴가 될 수 없는지 아쉽고, 터무니없이 비싼지 의문이 든다.

숙소로 돌아와 짐들을 정리하고.

앞 침대의 노신사는 숙소 관리를 하는 알렉산드라 할머니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지 텐트를 말리는 것과 함께 자전거를 숙소 내부로 넣어두라며 도움을 준다.

오슬로를 출발하여 꽤나 힘들게 지나온 것 같은데 헬싱보리까지 260km나 남아있다.

"왜 거리가 안 줄어드니?"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의 북유럽 여행도 몽골처럼 시간이 지난 후에 더 여운이 남는 그런 여정일 것 같다.

"북유럽의 숲은 정말 좋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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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3일 / 흐림
나베르스타드-닉코르나
스웨덴의 두 번째 여행, 예테보리를 지나 헬싱보리로 갈 생각이다. "제발, 비 좀 그만와라."


이동거리
83Km
누적거리
19,674Km
이동시간
6시간 01분
누적시간
1,440시간

 
165도로
 
E6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나베르
 
우데발라
 
릭코르나
 
 
1,05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COMVIQ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2-2-3210-0404

 
북유럽의 숲은 너무나 좋다. 조용하고 편안하고 싱그럽다.

싸늘한 비는 계속되지만 상쾌한 굿모닝을 거를 순 없고.

여름철 북유럽의 숲이 궁금하다.

"얼마나 좋을까?"

숲에서 나오니 비의 양이 제법 많다. 양말과 장갑 위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출발을 한다.

예테보리까지 150km 정도의 거리, 오늘 최대한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싶다.

"80km는 가야 할 텐데."

여전히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도로를 따라 20km를 달리고 어제의 목적지였던 마을의 슈퍼에서 빵을 사 들었다.

"10개는 먹을 수 있는데."

비에 젖은 몸에서 냉랭한 한기가 시작된다.

지쳐가는 페달링과 함께 체인 트러블도 심각해지고, 어쩔 수 없이 1단으로 떨어뜨리고 길을 이어간다.

40km 정도를 지났을 때 폴란드 자전거 커플을 만났다. 여행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고 헤어진다.

"부럽네."

춥고 지쳐있으니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진다.

비닐봉지를 씌운 양말이 땀에 젖어들며 발끝이 시려온다. 비에 젖나 땀에 젖나 똑같지만 비에 젖어 첨벙거리는 것보다는 낫다.

"정말 지겹게도 오르내리는구나."

2시 반, 오늘의 일차 야영지로 생각했던 작은 도시에 들어선다.

"좀 더 가도 되겠는데."

이리저리 사라지는 자전거 도로를 찾아가며 시내를 벗어난다.

여러 갈래로 나뉘지는 갈림길, 어느 길을 선택할지 잠시 고민을 하고.

"조금 돌더라도 큰 도로를 타고 갈까, 해안을 따라서 가 볼까?"

바다도 구경할 겸 해안가의 길을 선택한다.

평평한 해안 도로를 기대했는데 예쁘게 꾸며진 작은 공원의 산책로가 나온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나무테크의 산책로가 이어지고.

아주 작은 모래사장의 해수욕장도 나온다.

"캠핑 자리로 딱인데."

길은 계속해서 산책로를 따라간다.

"10km나 남았는데, 너무 한가롭네."

다시 숲속의 작은 길이 이어지고, 오르막도 계속된다.

"그만. 오늘은 그만!"

4시가 되고 해는 떨어진다. 어두운 자전거 도로를 달려 이차 목적지인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슈퍼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느껴지는 마을을 벗어난다.

"분위기 참 좋네."

마을을 벗어나자 가로등이 없는 도로는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도로변의 공터로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젖은 텐트를 치고 거두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네."

오늘 하루 80km를 이동해서 예테보리까지 70km 정도가 남았다.

예테보리의 숙소를 예약하고 젖은 침낭을 끌어당긴다.

"내일은 뽀송뽀송하게 잘 수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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