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81일 / 맑음
헬싱키
헬싱키의 중심에서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하루를 편히 쉬며 비와 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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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정비
 
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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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Km
 
 

・국가정보 
핀란드, 헬싱키
・여행경보 
-
・언어/통화 
핀란드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텔레2, 1기가/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해가 늦게 뜨니 잠이 깨는 시간도 느려진다. 해가 정말 짧은 이상한 나라 핀란드다.

"오늘도 추워!"

"이게 아침 식사군."

샌드위치 하나를 만들어 먹는 사이 어젯밤 잠깐 보았던 한국인 여행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베를린에서 생활하는 여자는 진학에 대한 상담을 위해 헬싱키로 건너온 모양이다. 아주 밝은 느낌을 갖은 여자 아이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만나게 되는 웃는 얼굴의 사람들, 나의 삶과 성격의 대착점에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의 미소를 보면 생경함과 함께 강한 호기심이 일어난다. 온갖 고민과 상처의 시간들이 비껴나간 듯한 웃는 얼굴의 사람들.

"그녀의 웃는 얼굴이 좋았고, 그 웃음을 사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녀의 눈물보다 나로 인해 사라져가는 그녀의 웃는 얼굴은 너무나 힘든 자괴감을 불러일으켰다."

"너무 깔끔한데, 좀 더 지저분하게 써야지."

두 개의 손잡이가 모두 부러지고 지퍼가 열린 텐트를 어렵게 정비하고.

여자아이는 신라면과 누룽지를 선물해 주었다.

기능을 하지 않는 브레이크를 정비하기 위해 지하실로 내려간다.

"잘 있군!"

앞뒤 브레이크 패드를 교체하고.

"완전히 마모됐군."

뒷쪽 브레이크의 속선이 녹이 슬어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않는다. 겨울이 지나면 겉선과 속선을 교체해야겠다.

앞 바퀴의 허브도 유격이 발생했고, 크랭크와 저단 스프라켓의 마모도 심하고, 앞뒤 렉들은 부러졌고, 변속기들의 케이블과 드레일러들도 텐션이 떨어져 변속이 원활하지 않다.

"비비도 흔들리는데, 전체적으로 상태가 엉망이네."

자전거 브레이크를 정비하고 유심 카드와 엽서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숙소 근처에 우체국에서 엽서를 사고.

"관광 엽서보다 이번에는 북유럽의 동화 같은 컨셉으로."

역시나 엽서도 비싸고, 우표도 비싸지만 사람들은 너무나 친절하다.

핀란드의 통신사 Telia 매장은 찾지 못하고 맥도날드로 간다.

"고기가 없으면 아쉬운 대로 너라도."

김치버거 세트로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온다. 일일 교통카드를 사서 시내를 둘러볼까 고민도 했지만 춥다.

"추워서 싫다!"

"유럽에 가면 모두 것에 가격표가 붙어있다더니."

저녁으로 남은 계란을 모두 해치우고.

"빵! 빵! 빵!"

자료를 정리하고 유럽의 경로를 다시 계획하며 시간을 보낸다.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오는 월터를 만나려니 시간과 경로가 모두 어려워진다.

"크리스마스를 유럽에서 보내고 싶지 않은데."

밖으로 나오니 체크아웃을 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여자아이가 컵라면의 나무젓가락을 건네준다.

"사우나 했어요?"

핀란드의 사우나와 함께 멋진 하루를 보낸 듯한 웃는 얼굴의 김아희,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대화들을 오랫동안 이어간다.

"20대, 왜 보석처럼 빛나는 그 시간들은 모두가 혼란스럽고 알 수 없는 삶의 고민들로 힘이 들까."

현재의 결론은 해답을 찾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 해답이 없는 문제에 몰두하느라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현재의 삶이 나의 것이 되도록 진심을 다하면 그만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해요!"

이토록 쉬운 대답이 너무나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쩌면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거나 혹은 스스로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는지 모르겠다.

우리에게는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타인의 시선을 투영시키는 것은 자기모순이나 자기부정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그러니까..."


우리는 단지 살아갈 뿐이다. 자신의 현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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