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79일 / 맑음
코트카-쿨로
비와 추위, 핀란드의 겨울이 시작된 느낌이다. "북유럽의 겨울을 얼마나 추우려나?"


이동거리
97Km
누적거리
18,553Km
이동시간
7시간 00분
누적시간
1,337시간

 
E18도로
 
E18도로
 
 
 
 
 
 
 
48Km / 3시간 00분
 
49Km / 4시간 00분
 
코트카
 
로비사
 
쿨로
 
 
163Km
 
 

・국가정보 
핀란드, 헬싱키
・여행경보 
-
・언어/통화 
핀란드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텔레2, 1기가/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비와 추위, 러시아를 지나며 비에 젖었던 모든 것들이 얼어붙었다.

"콤비네이션을 맞았네."

얼어붙은 텐트의 지퍼가 열리지 않는다. 새벽에 깨어 먹었던 빵과 라면 때문에 아침은 생략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기온이 낮은 것은 아닌데 찬공기의 바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추위다.

"벌써 이러면 어쩌라는 거냐?"

가까운 대형 쇼핑몰에 들러 문화인답게 굿모닝을 알리고, 핸드폰 매장을 찾았지만 보이질 않는다.

신발을 파는 매장을 둘러보지만 10만원대의 가격에 흠칫 놀라고.

"유로가 아니고 핀란드 화폐가 따로 있는가?"

아침부터 사람들이 카드게임 같은 게임 한다.

"핀란드 로또나 사 볼까?"

필요한 것을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지만 따듯한 실내에 들어와 있으니 나가기가 싫어진다.

맵스미를 켜고 경로를 확인한 후 초겨울 핀란드의 차가움 속으로 들어간다.

"헬싱키 130km, 추운데 한 번에 가버릴까."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다 교차로에서 길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늦지 않게 도로를 확인하여 되돌아오는 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30분 넘게 시간을 소비했다.

"안 되겠다. 거리를 좀 줄이자."

E18 메인도로를 이용해서 빠르게 거리를 줄여놓을 생각이다. 170번 도로도 헬싱키까지 거리는 비슷하지만 작은 언덕들이 이어져서 속도가 느리고 힘들다.

E18 메인 도로는 고속도로처럼 보이지만 혹시나 재제를 당하면 그때 빠져나오면 될 것 같다.

넓은 갓길을 타고 빠르게 달려간다.

"정말 너 보기가 힘들었다."

30km를 줄이고.

도로변 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핀란드의 주차장 휴게소는 도로변에서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아늑하게 마련되어 있다.

"남다르네."

30km를 더 줄이고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온다.

헬싱키까지 70km의 거리, 조금 천천히 소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이동할 생각이다.

"1시니까, 3시간 정도 달릴 수 있겠네."

헬싱키 30km 부근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조용한 소도를 따라간다.

"자전거가 엉망이 돼가는구나."

작은 시골의 집들도 마당의 잔디를 예쁘게도 깎아놓았다.

요란한 잡소리를 울려대는 자전거 체인에 오일링을 하고.

작은 마을과 숲길들을 지나치며 달려간다.

"정말 공기가 좋다. 깨끗해지는 느낌이야."

헬싱키에서 5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 포르보에 도착하여 슈퍼마켓으로 들어간다.

"아니, 왜 고기가 없는 거야!"

대형 슈퍼마켓에 먹을만한 고기도 없지만 너무나 비싼 가격에 먹을 수도 없다. 조촐한 식료품 몇 개에 만원의 가격이 나온다.

"당분간 고기 구경은 못하겠네. 슬프다."

유럽의 높은 물가는 예상했지만 북유럽의 핀란드에서 입이 쩍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

햄버거 가게의 와이파이로 헬싱키의 호스텔을 검색하다 쩍 벌어진 입에서 비명소리가 난다.

"뭐야? 이 숫자들은. 50, 60유로!"

이틀 숙박을 하는데 다인실 게스트하우스의 비용이 중국의 주점보다 비싸다.

"와, 하룻밤에 50만원짜리 방도 있네."

유로의 화폐단위가 맞는지 다시 확인을 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해보고 부킹닷컴을 닫았다.

"고기도, 저렴한 숙소도 없다. 미인도, 귀여운 러시아 할머니도 없다. 최악이다!"

아무리 사람들이 친절하고, 조용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자연과 환상의 오로라가 있더라도 이곳은 나에게 지옥과 다를 바 없다.

갑자기 마음이 시려온다. 춥다.

도로변에 핸드폰 매장은 보이질 않고, 추운 날씨와 천천히 저물어가는 저녁 시간이 모든 것을 귀찮게 만든다.

"3시만 넘으면 저녁이구나."

작은 강변을 따라 들어선 주택들의 풍경이 너무나 예쁘다.

헬싱키에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도시를 빠져나오는 도로의 건너편에 맥도날드가 보인다.

"왜? 그쪽에 있는 거냐! 왜!"

"하루 종일 빵만 먹었다고."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자전거 도로가 나란히 놓인 길을 따라가는 동안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겨우 4시인데, 춥고 배고프고, 인터넷도 안되는 기나긴 밤에 무엇을 해야 하나?"

헬싱키 40km의 이정표를 지나고.

석양빛이 남아있는 시간,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내외피를 분리해 놓은 텐트의 외피는 오래된 미라처럼 그대로 얼어있다.

서둘러 텐트를 설치하고 한기가 밀려오기 전에 침낭을 끌어당겨 몸을 파묻는다.

축축한 느낌의 침낭이지만 이내 온기가 느껴지니 좋다.

"대체 12월의 북유럽은 어떻다는 거지?"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이럴 땐 자는 것이 최고지만 6시도 안 된 시간의 취침은 왠지 불안하다.

"하지만 딱히 그것밖에.. 아, 두툼한 샤슬릭!"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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