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80일 / 맑음
쿨로-헬싱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향한다. 북유럽의 도시들은 어떤 분위기와 느낌일지 궁금하다.


이동거리
47Km
누적거리
18,600Km
이동시간
4시간 43분
누적시간
1,342시간

 
170도로
 
170도로
 
 
 
 
 
 
 
20Km / 1시간 20분
 
27Km / 2시간 23분
 
쿨로
 
오스터
 
헬싱키
 
 
210Km
 
 

・국가정보 
핀란드, 헬싱키
・여행경보 
-
・언어/통화 
핀란드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텔레2, 1기가/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하얀 서리와 함께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이른 저녁 잠든 탓에 11시가 되기 전 잠이 깨고,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하는 빈 공백의 시간을 마주한다.

간간이 지나치던 차량의 소음마저 사라지고 차가운 바람 소리만이 들려오는 밤이다.

"이런 시간에 깨어날 줄 알았다."

노트북을 꺼내어 다운로드해 놓았던 영화들을 뒤적거린다.

"어벤져스나 마저 볼까."

무례한 무언가가 파고들 시간의 공백을 지워낸다. 영화를 보고 텐트 밖으로 나가려니 역시나 지퍼가 얼어붙어 꼼짝을 하지 않는다.

두어 차례 지퍼를 올리려 시도하다 툭하고 지퍼의 손잡이가 끊어지고 만다.

"아니, 별로 힘도 안 줬는데."

기어나가듯 텐트 밖으로 나가 소변을 보고, 다시 텐트 안으로 기어들어 온다.

"에쉬, 텐트도 망가지기 시작하네."

새벽이 되어 다시 여분의 단잠에 빠져든다.

40km 정도가 남은 헬싱키, 아침을 거르고 바로 출발을 준비한다.

짐들을 정리하고 바깥쪽의 손잡이를 당겨 지퍼를 올려보려 하니 이번에는 손잡이 고리가 끊겨나간다.

"명품과 짝퉁의 차이랄까. 사소한 것부터 차이가 나는가 보다."

어쨌든 난감해진 텐트의 문제지만 지금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

텐트와 씨름을 하느라 10시가 되어서야 헬싱키로 향한다. 찬바람에 손과 발이 시려온다.

"신발을 바꾸던가, 경로를 바꾸던가."

자전거 도로를 따라 천천히 속도를 높여가고.

헬싱키의 경계를 지나친다.

"헬싱키는 어떤 모습이려나?"

역시 기름값도 콧대가 세다."

겨울철의 추위 때문인지, 도난의 문제인지 공공건물처럼 보이는 곳의 자전거 보관대가 건물 안쪽에 잘 마련되어 있다. 어느 쪽이든 자전거 관련 인프라는 너무나 좋은 핀란드이다.

헬싱키의 시 외곽에 이르러 반가운 맥도날드의 로고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침도 먹을 겸 와이파이도 필요해서 고민 없이 맥도날드로 들어간다.

"김치세트?"

햄버거 세트 상품의 이름에 왜 김치가 들어가는지 모르겠지만 반가운 마음에 '김치버거'를 외쳤더니 종업원이 버거만을 주문받는다.

"저기 프렌치프라이, 코크도!"

"뭔데, 8.95유로나 하냐?"

제법 맛이 좋은 햄버거지만 아침을 거른 탓에 뭔가가 많이 부족하다.

"콜라 리필도 안 되고, 아! 이러다 죽겠다."

와이파이로 숙소를 검색하니 어제 보아두었던 숙소의 가격이 64유로로 올라있다.

"뭐냐. 이 금액이면 중국의 좋은 주점의 맛있는 조식포함 가격이잖아!"

오후가 되면 가격이 떨어질까 싶어 예약을 하지 않고 시내로 출발을 한다.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는 헬싱키의 풍경 그리고 인도와 함께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계속된다.

여러 방향으로 나누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찾는 생소하지만 차량들의 양보와 운전 스타일도 좋고 꽤나 편하다.

핀란드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헬싱키의 첫인상은 핀란드라는 나라의 느낌처럼 깔끔하다.

마치 정리정돈이 잘 된 친구의 방처럼 어색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다.

"난 러시아 타입인가 보네."

헬싱키 대학을 지나 헬싱키 대성당 앞에서 헬싱키 입성을 외친다.

"아, 춥다."

"성당이 박물관처럼 생겼네. 근데 첨탑이 없냐?"

"여기가 아니잖아!"

한 블럭을 더 들어가니 작은 광장이 나오고 높은 계단 위로 헬싱키 대성당의 모습이 나타난다.

소수의 중국 관광객들이 물러나기를 기다리고.

"성당의 모습도 핀란드스럽다."

"하여튼 왔다!"

"알렉산더 2세? 내가 러시아의 알렉산더들을 좀 알지! 푸시킨의 알렉산더!"

구시가지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헬싱키 항구가 보이고.

"저기 건너편에 탈린이 있을 텐데. 참 멀리 돌아왔네."

종소리를 울리며 트램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헬싱키의 중심 시가지.

선물가게에 들러 냉장고 자석을 하나 산다. 수제 귀걸이 같은 것을 열심히 설명하는 주인에게 작은 냉장고 자석만을 흔들어 보이니 김이 빠진 목소리로 6유로를 말한다.

"라트비아 물가의 3배는 넘겠다."

머릿속에 추운 날씨와 높은 물가 생각뿐이다.

이상한 생각이지만 너무나 깔끔한 핀란드 시내를 보니 괜스레 불량해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뭔가 흩트려 놓고 싶다."

산책을 하듯 걸으면 좋을 것 같은 도시지만 너무 추워서 귀찮아진다.

시내의 청동 조각상들이 인상적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 샵들이 들어선 시가지를 지나며 프리 와이파이를 잡아보지만 쉽지가 않고.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다른 숙소를 찾아간다.

추운 날씨에도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숙소의 방향을 따라 사람들을 따라간다.

"겨울의 핀란드라니, 계절이 아쉽다."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비롯해서 핀란드까지 건널목에서의 운전 매너들은 정말 부럽고 좋다. 신호등의 유무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정차를 해서 기다려주는 문화는 본받을만하다.

어렵지 않게 숙소를 찾았다. 호스텔의 와이파이로 예약을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전혀 저렴하지 않은 저렴한 호스텔이군!"

이틀을 보내는데 42유로의 호스텔 숙박료는 너무나 가혹하다.

꽤나 넓은 호스텔에는 사람들이 많다. 간단하게 체크인을 하고 자전거의 보관을 물어보니 매뉴얼북 같은 것을 꺼내어 살피고 일일 4유로의 추가요금이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어따!"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추가 요금을 내고, 지하 주차장에 자전거를 보관한다. 특별한 보관 장소도 아닌데 추가 요금을 받는다는 것이 조금은 야박하게 느껴진다.

가장 안쪽의 아늑한 침대라 편하고 좋다.

"어떻게 하면 비싼 숙박료가 아쉽지 않을까?"

왠지 샤워를 열 번 정도 하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조식을 무한으로 해치우고 싶다.

일단 슈퍼로 내려가 이틀 동안 먹을 음식을 구매한다.

빵, 계란, 석류잼을 사는데 만원의 금액이다.

"가늘게 떨리는 손떨림은 추위 탓이겠지."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얼어붙은 텐트와 젖은 것들을 모두 말린다.

야경을 보고 싶은 마음도 추위처럼 얼어붙고.

"그냥 푹 쉬자! 아무것도 안 할 거야!"

특별한 매력이나 관광지가 없는 곳처럼 느껴지는 도시 헬싱키, 편하게 쉬는 것이 특별한 것 같다.

유럽의 경로를 결정하느라 밤늦게까지 구글맵과 씨름을 한다. 쉥겐기간을 아껴서 유럽의 도시들에서 보낼 시간의 여유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이슬란드, 오로라... 아!"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표는 저렴하지만 수화물 비용이 너무나 비싸다. 자전거를 놓고 아이슬란드로 가려니 쉥겐기간의 압박이 느껴지고, 경로를 잡기가 너무 힘들다.

"몰라. 내일 생각하자."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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