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0일 / 맑음
할름스타드-엥엘홀름
핸드폰의 도난과 함께 시작되어 스웨덴의 두 번째 여행은 모든 것이 엉망이다. "모든 것이 여행이다." 


이동거리
70Km
누적거리
19,984Km
이동시간
5시간 50분
누적시간
1,463시간

 
도로
 
도로
 
 
 
 
 
 
 
40Km / 3시간 10분
 
3Km / 2시간 40분
 
할름
 
스카름
 
엥엘홀름
 
 
1,36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COMVIQ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2-2-3210-0404

 
밤새 텐트가 날아갈 듯이 바람이 불어온다. 폴대가 부러져 찌그러진 텐트가 요동을 친다.

"참나."

강한 바람과 함께 무섭게 부서지는 파도의 출렁임이 시원하다.

패니어를 정리하는 사이 아침해가 떠오른다.

"얼마 만에 일출이냐? 너무 좋다!"

"9시에 뜨는 해라니."

언덕 위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너무 춥고, 오늘 가야 할 거리가 멀다.

"아쉽다. 멋진 해안의 모래언덕인데."

헬싱보리까지 100km 정도의 거리가 남았다. 스웨덴 여행의 마지막 여정이다.

"오늘 안으로 도착할 수 있겠지."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라이딩을 시작한다. 부지런히 가면 헬싱보리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 10km 거리의 할름스타드 시내에 접어든다.

"아침을 먹었으면 좋겠는데."

주변을 검색해도 맥도날드가 보이질 않는다.

"그냥 고!"

작은 강이 가로지르는 할름스타드의 시내는 한적하고 조용하다.

다른 도시에 비해 자전거 도로도 복잡하지 않고.

길게 뻗은 도로를 따라 쉽게 시내를 벗어난다. 하지만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도로는 메인도로와 멀어지며 한적한 시골 동네와 평야를 지나치고, 거친 맞바람은 자전거의 속도를 완전히 줄여놓는다.

"아, 오늘은 바람이냐?"

"비가 올 것 같네."

맑은 하늘에서 생뚱맞게 비가 내리고 옷과 장갑을 적셔놓는다.

"제발, 한 가지만 하라니까!"

자전거를 붙잡는 것 같은 바람이 힘들다.

"바닷 바람이라 그런가. 마치 몽골의 바람처럼 불어오네."

11시 반, 메인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만나는 지점의 주유소 카페에 들어간다.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 겸 점심을 하고 나오니 비는 멈추었다.

숲속의 산책로를 달리고.

짙푸른 평야를 지나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는 동안에도 지독한 맞바람은 계속해서 불어온다.

"헬싱보리까지는 틀렸네."

겨우겨우 바람을 이기며 기어가는 사이 도로는 멀리 장벽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향해 이어진다.

"눈만 내리면 완벽한 날이네."

30분 동안 오르막길을 오른다.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평지와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속도가 비슷하다. 뜨거운 땀방울이 가슴팍을 타고 흘러내린다.

"간만의 업힐이네."

산의 정상에는 여지없이 주유소와 휴게소가 들어서 있다.

바로 떨어지지 않던 도로는 시원한 내리막 갈로 이어진다. 크랭크 2단을 올려놓고 속도를 즐겨보려 해도 완전히 마모가 된 체인링의 톱니는 계속해서 트러블이 일어나 사용할 수가 없다.

"독일까지는 가야 하는데."

모든 것이 비싼 북유럽을 어떻게든 지나치고 독일에 도착하여 체인링과 스프라켓, 체인을 교환할 생각이고, 나머지 변속선과 렉들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헝가리에서 점검을 하려고 한다.

내리막길을 내려오자 다시 시작된 바람 때문에 속도는커녕 페달을 밟기도 힘이 든다.

"정말, 징그럽게 불어온다."

바람이 불어오는 도로변에 앉아 주유소에서 산 빵으로 허기를 채우는 동안 석양빛이 물들기 시작한다.

"뭐가 이리도 은은하게 물드냐."

너무나 강렬하던 몽골, 카자흐스탄의 석양과 달리 이곳의 석양빛은 파스텔톤이다.

푸른 들녘과 붉은 나무집의 풍경과 너무나 어울리는 따듯한 빛이다.

6km 정도 거리의 엥엘홀름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오늘은 엥엘홀름까지만 가야겠다."

시내에 들어서 대형 소핑몰의 스포츠샵으로 들어간다. 직원에게 텐트 폴대를 문의하니 길이가 다른 두 개의 세트를 보여준다.

길이를 재어보니 1~2cm 정도 길지만 임시적으로 사용할만하지만 199크로나의 세트는 필요가 없다. 낱개 제품이 있는지 묻자 재고가 없다고 한다.

"오늘은 그냥 부러진 폴대를 쓰고, 헬싱보리에 가서 구해보자."

근처의 ICA 슈퍼마켓에 가서 통닭 반 마리를 사들고 나온다. 하루 종일 맞바람에 시달리다 보니 속까지 부대끼는 느낌이다.

어두워진 도로를 달려 시내를 빠져나오고, 가로등이 끝나는 지점에서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의 초입에 텐트를 펼친다.

페이스북 메시지로 생일 축하 메시지와 연락처를 보내온 이글과 영상통화를 한다. 보바에게 연락처를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는데 연락이 없고, 역시 꼼꼼한 것은 이글이 최고다.

"이틀 후에 안드레와 함께 영상통화 하자!"

월터와 함께 한동안 여행을 함께한 현기님에게 월터의 전화번호를 받아 와츠앱을 연결한다.

정말 여행 중 만나게 되는 인연이란 예측할 수도 없고 신기하기도 하다.

"어쨌든 다행이야!"

힘들었던 스웨덴의 여행이 끝나간다. 생각보다 긴 여정 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톡홀름과 킬에서 보낸 피안의 시간들과 풍성한 숲속에서의 많은 캠핑 그리고 바다. 너무나 좋았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09일 / 맑음
바르베리-할름스타드
바르베르 중세시대 건물의 포트리스호스텔에서 보낸 밤은 정말 독특한 경험이다.  "어쨌든 잘 쉬었다. 헬싱보리로 가자!"


이동거리
76Km
누적거리
19,914Km
이동시간
5시간 36분
누적시간
1,458시간

 
펑크
 
괜찮아!
 
 
 
 
 
 
 
32Km / 2시간 10분
 
44Km / 3시간 26분
 
바르베리
 
팔켄베리
 
할름
 
 
1,298Km
 
 

・국가정보 
스웨덴, 스톡홀름
・여행경보 
-
・언어/통화 
스웨덴어, 코로나(1크로나=13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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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COMV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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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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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3210-0404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지만 괜찮은 하늘의 모습이다.

"비만 안 오면 정말 좋은데."

카카오톡의 인증 메일이 오지 않던 이유는 다음 고객센터의 메일을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차단을 풀고 인증 메일의 인증번호를 입력하며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음 절차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전화인증이다.

"왜 이렇게 나를 특별 관리해 주는 거야?"

고객센터의 답변은 역시나 자신들의 센터이다. 변경 전의 핸드폰과 변경 후의 핸드폰의 가입서류를 팩스로 보내주라고 하고, 카카오뱅크의 연결 문제는 카카오뱅크에 문의를 하라고 한다.

"똥이다!"

소비자를 호구로 생각하는 서비스 마인드, 개인정보를 활용해 온갖 마케팅에 이용하면서도 정작 서비스의 애로사항이나 자료의 백업, 탈퇴 등은 소비자가 모든 것을 챙겨줘야 가능한 참으로 거지 같은 시스템이다.

"진심으로 망했으면 좋겠다. 차라리 외국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할지도 몰라."

숙박을 한 호스텔은 정말 특별한 장소 같다.

"확실히 예전의 감옥 같아."

"1856년이라. 정말 아득하다."

짐들을 정리하고 평소보다 일찍 출발을 한다.

"성 안 중세의 호스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성을 벗어나 주변을 돌자 바로 바닷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바다. 아니 쉬어갈 수가 없지."

잠시 바위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너를 잃고 해매이던 시간의 아픔에 비하면 길 위에서 헤매이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아."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바다의 바람이다.

"괜찮아. 이제 모두 괜찮다."

아침 일찍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함께 해안길을 달린다.

해안길이 끝나고 뒷바퀴의 느낌이 이상하다.

"설마?"

자전거를 세우고 확인을 하니 바람이 빠지고 있다.

"왜? 왜 이러는 거야?"

바퀴를 탈착하고 타이어 안쪽을 세심하게 살핀다. 튜브의 같은 자리가 비슷한 모양으로 펑크가 나있다. 이틀 동안 여러 번 손으로 훑으며 확인을 했지만 타이어에 박힌 철심은 없었다.

펑크가 난 튜브를 확인하며 타이어를 살펴보니 날카로운 돌조각이 박혀있다.

"이놈이었군!"

삼일째 나를 괴롭히던 녀석을 타이어에서 빼내고 튜브를 정비한다. 어제 새로 산 펑크패치의 본드는 접착력이 아주 좋다.

"이것으로 끝내자. 제발!"

새로 산 휴대용 펌프로 바람을 넣는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인사를 한다. 역시나 어느 나라를 가든 시골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여행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

넓은 폭의 튜브라서 충분한 공기압까지 바람을 넣기가 힘들다.

"가다가 조금씩 넣자."

패니어의 무게로 조금 말랑거리는 타어어가 도로에 달라붙는 것처럼 힘들지만 펑크정비는 잘 된 것 같다.

작은 소도로를 따라 팔켄베리로 향한다.

"팔켄베리에서 점심을 먹자."

팔켄베리에 도착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타운이다. 맥도날드나 버거킹도 검색이 안 되고, 마을 초입의 슈퍼마켓에 들러 빵과 땅콩잼, 소시지 등으로 비상식을 채워 넣는다.

"점심은 틀렸고, 할름스타드 근처에 슈퍼가 있나?"


할름스타드의 바닷가 근처의 ICA 슈퍼를 검색하고 바로 출발한다.

40km 정도의 거리, 4시 정도에 도착하여 저녁거리를 사고,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도로를 벗어나 공원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차량의 소음에서 벗어난 라이딩이 너무나 좋고 한가롭지만 공원의 산책로는 여지없이 숲으로 이어진다.

"오늘 이 느낌 아냐. 갈 길이 멀다."

다시 들어선 한적한 자전거 도로는 시골의 풍경 속을 가로지르고.

작은 마을들과 집들을 지나친다.

"이런 자연스러움이 너무 좋아."

500년의 수명을 자랑하는 오크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고 슈퍼에서 사 온 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둘레가 5미터가 넘는 정말 오래되고 멋진 나무다.

자전거 도로는 해안길로 다시 접어들고.

바닷가의 풍경과 농촌의 푸른 평야의 풍경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

풍성한 침엽수의 숲길과는 다르게 넓게 트인 풍경들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3시가 넘어가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오후 3시가 되면 시작되는 어둠은 적응이 안 된다.

4시가 조금 넘자 어둠은 완전히 내려앉고, 목적지였던 슈퍼마켓에 도착한다.

슈퍼를 이리저리 돌며 어렵게 통닭을 발견하고 작은 환호성을 지른다.

크리스마스 장식용 나뭇가지를 사던 할머니는 추운데 캠핑을 할 것인지 물으며 걱정을 하시고, 여행에 대해 설명을 하니 안전하게 다니라며 기도를 해주겠다고 한다.

"할머니, 고마워요."

따듯한 통닭을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어두워진 마을길을 따라 해안가로 접어들고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언덕을 향해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백사장이 펼쳐진 해안가의 언덕 위에 텐트를 펼친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서둘러 텐트를 설치하는 사이 텐트의 폴대 하나가 부러진다.

"에쉬, 오늘은 너냐? 하루에 사고가 하나씩 벌어지네."

폴대가 부러진 텐트는 모양새가 영 이상하지만 하룻밤 보내는 데는 별문제는 없다.

"폴대는 또 어디서 사야 하는가?"

내일 도착할 헬싱보리 근처의 스포츠 매장을 검색하니 텐트의 액세서리 부품들이 있다.

"좋아. 내일 가 보자."

강한 바람에 밀려드는 파도 소리가 너무나 좋다.

"바다. 바다 위에 누워있는 기분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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