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67일 / 흐림 ・ 10도
시니매에-나르바-러시아 킨기세프-코르차니
에스토니아 러시아의 국경을 넘어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세 번째 러시아의 여행, 상트 페테르부르의 모습이 궁금하다.


이동거리
88Km
누적거리
17,973Km
이동시간
6시간 23분
누적시간
1,293시간

E20
E20
28Km / 2시간 40분
60Km / 3시간 43분
시니메에
국경
코르차니
4,098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60일/180일내 최대 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바람이 많이 불어오는 날이지만 비가 내리지 않아서 좋다. 에스토니아 국경 도시 나르바가 가까이 있어 아침을 거르고 출발을 서두른다.

구글맵으로 보이는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의 국경은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오래된 성들의 유적이 있다. 나르바 요새와 이반고로드 요새.

"국경을 넘기 전 구경 좀 하고 갈까."

9시 40분, 나르바로 향한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나르바의 경계에 도착하고.

시의 중심을 향해 들어간다.

"오, 맥도날드!"

나르바는 작은 도시지만 대형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다.

"아침 겸 점심, 포장도 하나 해서 갈까?"

자동화 기기로 쉽게 주문을 하고, 늘 똑같은 메뉴인데 탈린보다 저렴하다.

프리 와이파이로 자료들을 업로드하고, 음원이나 방송들을 다운로드한다.

지도를 확인하며 나르바 요새가 있는 공원의 산책로로 찾아간다. 작은 나르바강을 사이에 두고 나르바 요새와 이반고로드 요새가 마주하고 있다.

러시아의 이반고로드 요새의 모습이 보인다.

그동안 보아왔던 러시아 연방의 아름다운 성들과 달리 지금도 전투를 치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아주 작은 나르바강을 서로 마주하고 있는 두 성의 모습을 보니 궁금증이 일어난다.

"어떻게 서로 싸운 거야?"

얼마나 중요한 것을 지키려고 이렇게 높은 것들을 쌓고 싸웠을까 싶다.

에스토니아의 나르바 요새는 강변으로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되어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고, 러시아의 이반고로드 요새 쪽에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강변에서 몇몇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작은 차이지만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의 문화적 차이가 느껴진다.

두 요새는 전쟁으로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다시 복원이 된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로 넘어가는 국경의 다리가 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공원을 둘러본다.

국경을 도보로 넘나드는 사람들이 많다.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도시가 있으니 서로 왕래를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공원의 산책로가 조성된 에스토니아 방면과.

자연스러운 강변을 따라 들어선 강변마을에 러시아의 풍경이 대비된다.

강변의 산책로를 돌아 요새 위의 공원으로 올라간다.

나르바강과 두 요새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 국경을 넘을까."

공원을 돌아 국경 검문소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온다.

차량의 통행보다 도보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에스토니아 국경 검문소의 측면으로 나르바 요새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 성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복원된 성탑 이외에 아무런 건물이 없다.

차량들이 들어가는 검문소의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여자 담당자가 다가와 사람들이 드나드는 측면 사무실로 들어가라며 안내를 한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사무실로 들어가니,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오라고 한다.

사무실에서 여권을 확인하고 심사를 마친 후 러시아로 넘어간다며 안내를 하고, 출국 스탬프를 찍어준다.

특별한 질문도, 짐을 검사하는 작업도 없이 신분 확인 후 바로 끝이 난다.


자전거를 끌고 사무실을 나와 인도를 따라 나르바강의 다리를 넘는다.

"왠지 러시아 쪽은 색깔도 칙칙하네."

자전거를 끌고 국경 사무실까지 이동했지만 자동문 시스템이던 에스토니아의 사무실과 달리 러시아의 사무실은 좁고 복잡하다.

"여기로 가는 것 맞아?"

잠시 대기를 하다 통로를 되돌아가던 중 자전거를 끌고 오던 할머니가 사무실 방향으로 가라며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다.

순서를 기다려 문과 검문대를 지나 입국심사를 한다. 다른 러시아 국경처럼 입출국 카드도 작성하지 않고, 여권을 확인하던 심사관은 투어리스트인지를 묻고 정보가 입력된 출입국 카드를 주며 서명만을 요청한다.

"오, 자동화! 60일이나 주네."

출입국 카드에 60일의 체류 기간이 찍혀있다. 간단한 짐 검사가 끝나고 입국 절차가 끝났다.

"러시아, 어색하게 왜 이래?"

차량들이 드나드는 도로와 분리된 인도를 따라 러시아의 국경 마을 이반고로드로 이동한다.

도시의 나르바와 달리 이반고로드의 모습은 작은 시골 마을처럼 느껴진다.

"다리 하나 건넜을 뿐인데."

우산 비상금을 찾기 위해 은행에 들리고.

데이터를 충전하기 위해 MTC 매장으로 찾아간다.

"데이터를 충전하고 싶어요. 데이터. 인터넷. 발란스."

발란스라는 단어에 남자 직원은 반응을 하고 종이에 216루블을 적어준다.

"인터넷 언리미팃?"

데이터 무제한이 아니라며 300루블을 추가하라는 번역기를 보여준다. 러시아의 데이터 요금제는 정말 모르겠다.

"새 유심칩을 살게요."

우파에서 구매했던 500루블의 요금제를 가리키며 무제한 상품이 맞는지 확인을 하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800루블을 달라고 한다.

"이놈이 어디서 사기를 쳐!"

바로 가게를 나와 주변의 텔레2 매장으로 들어간다.

영어가 되는 남자에게 요금을 묻고, 40기가 상품을 350루블에 구매를 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 개의 유심칩을 받고 핸드폰을 개통한다.

"비상식만 사면 끝인가."

슈퍼마켓에서 잼과 라면 등을 사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향한다.

"역시 러시아가 저렴하군."

"가자.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상트 페테르부르크 150km.

2시 반, 이반고로드를 벗어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보바와 이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나 러시아에 왔어."

나르바를 구경하고, 국경을 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

"50km만 갈까?"

익숙해진 러시아의 도로를 달리고.

허기가 시작된다.

"역시 햄버거 하나로는 부족하군."

화창한 날씨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보는 하늘이다.

"아 배고파. 힘이 없다."

러시아의 나무집들은 참 좋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천천히 해가 떨어진다.

자전거를 세우고 뒤를 돌아보니 오렌지빛 석양이 물들고 있다.

"정말 오랜만이다. 너!"

"밥값은 했고, 근처에서 야영을 할까."

이곳의 도로변은 소나무나 자작나무의 숲이 아니라 야영을 하기에 마땅치 않다.

야영 장소를 찾으며 도로를 따라가고.

붉게 떨어지는 석양빛이 아쉽다.

"텐트를 치고 감상을 해야 했는데."

"오늘은 밀밭에 텐트를 쳐야겠다."

도로변의 밀밭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어두워지기 전 서둘러 텐트를 친다.

"나름 괜찮네."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 90km가 남았다. 러시아 속의 유럽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궁금하고, 친구가 그립다.

"가자. 상트 페테르부르크!"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66일 / 비 ・ 12도
할자라-여흐비-시니매에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의 국경이 있는 나르바를 향해서 간다. 계속되는 흐린 날씨가 싫다.


이동거리
104Km
누적거리
17,885Km
이동시간
6시간 39분
누적시간
1,287시간

E20
E20
75Km / 5시간 50분
29Km / 49분
할자라
여흐비
시니메에
 
 
449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여행안전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300원)
・예방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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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1기가, 1.96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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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90일/쉥겐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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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40-903-1021

8시 30분, 부슬부슬 내리던 이슬비가 그치고, 회색빛 하늘에 해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네."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출발한다.

"123km? 왜 거리가 늘었지?"

110km 정도 생각했던 나르바까지의 거리가 10km나 더 남았다.

안개비가 내려앉은 날, 바람이 생각보다 강하다.

"어떻게 서쪽으로 가면 서풍이고, 동쪽으로 가면 동풍이 불어오냐!"

평속 10km 정도의 속도로 바람을 맞으며 달려간다.

해변과 맞닿은 곳에서 바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날이 흐려 그 풍경이 을씨년스럽다.

"춥다. 추워!"

어느덧 2시, 겨우 50km 정도를 이동하고 도로변 식당으로 들어간다.

따듯한 식당의 실내가 좋다.

"난감하군."

첫 번째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돈까스 메뉴를 추천해 준다.

빵과 함께 샐러드 위에 올려진 돈까스가 나온다. 그럭저럭 양이 많고 괜찮은 맛이다.

3시, 나르바까지 70km가 남았다.

"세 시간 동안 70km는 너무 먼데."

속도를 내어 달리기 시작하고, 안개비는 더욱 짙어진다.

여흐비를 지나며 도로의 상태도 좋아지고, 도로는 익숙한 나무숲의 도로가 이어진다. 하루 종일 괴롭히던 바람이 사그라든다.

5시, 30km가 남았다.

"한 시간 반은 걸리겠는데. 시간이 애매하다."

국경까지 이동할 수 있는 거리지만 해가 떨어진 도로를 달리는 것도 위험하고, 국경을 넘느라 소요될 시간을 생각하니 시간이 너무 늦다.

"내일 아침에 러시아로 가자. 국경의 나르바도 천천히 구경하고."

도로가 지나가는 작은 타운의 쇼핑몰에서 저녁거리를 사고.

국경 방향으로 이동하며 캠핑을 할 장소를 찾는다.

작은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의 도로변 언덕 위에 자리를 잡는다.

"비만 오지 말았으면."

침엽수 사이에 텐트를 치고 하루를 정리한다.

정말 이런 날씨는 싫다. 우중충한 하늘에 어떻게 100km를 달려왔는지 모를 정도로 지겨운 라이딩이었다.

"다시 러시아로 들어가자."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264일 / 흐림
탈린
탈린의 구시가지와 항구를 산책한다. 과거의 화려함보다는 아늑한 매력이 있는 도시다.


이동거리
7Km
누적거리
17,684Km
이동시간
1시간 43분
누적시간
1,274시간

 
올드타운
 
야경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탈린
 
탈린
 
탈린
 
 
24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기가, 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침대 밖이 위험하다.

식당으로 내려가 계란으로 아침을 한다.

"하루에 계란 한 알 먹기가 이렇게 힘들다."

"대충 아메리칸 스타일로는 세 접시쯤 비워야 하나보다."

오후가 되어 산책을 나간다.

"오늘은 이쪽으로 가 볼까?"

주머니 속에 있던 육포로 녀석을 유혹하고.

"도도한 녀석이군. 거래를 알아."

탈린 시청의 광장으로 내려간다.

광장을 둘러싸고 카페들의 테이블이 놓여있다.

"골목으로."

작은 교회가 보이고.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 입구에서 엽서 세 장을 사고 예배당으로 들어간다.

유료인지 무료인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제재를 하지 않는다.

아주 오래된 교회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졸음이 밀려온다.

"확실히 교회하고는 뭔가가 안 맞나 봐."

골목을 돌다 보니 다시 시청 광장이 나온다.

방향을 잡고 작은 건물들의 사잇길로 들어가.

"손 놔라."

성벽 사이 촘촘하고 좁은 골목을 지난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 보지만 내 머릿속에는 중세 유럽의 풍경이 없다.

발길이 닿는 대로 항구 쪽을 향해서 걷는다.

리가의 삼형제 건물처럼 뭔가 비대칭적이고 심플하면서 매력이 있는 건물이다.

골목의 지하에는 선물가게들이 많다. 괜히 계단을 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북쪽 끝의 성벽으로 나온다.

성의 모습이 온전하게 남아있었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항구를 향해 공원을 걸어가고.

낡은 항구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새로 들어선 신항에는 커다란 여객선이 정박해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헬싱키로 가는 페리를 탔을 것이다.

"트램을 타봐야 하는데."

구시가지를 걸어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맥도날드로 간다.

지하로 내려가 아낀 트램의 차비로 자석도 하나 사고.

맥도날드, 역시 라트비아보다 비싸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네트워크가 끊긴다.

"벌써 1기가를 다 쓴 거야?"

혹시나 데이터를 열고 업로드나 다운로드를 할까 봐 확인하며 사용을 했는데, 문제는 CBS 라디오가 제법 데이터를 많이 잡아먹는다.

국경까지 200km가 남았는데, 내일 충전을 해야겠다.

"야경은 틀렸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봐야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보바와 메시지를 교환하고.

"그래도 한 번 가 볼까?"

비가 내리는 밖으로 걸어나간다.

정교회를 지나.

코투오차 전망대로 간다.

"에이, 어젯밤에 올 것을 그랬다."

회색빛의 구름과 굵게 내리는 빗줄기가 은은한 조명의 빛들을 모두 흡수해 바리는 것 같다.

"비만 안 내려도 멋지겠네."

전망대를 구경하고.


교회를 되돌아.

숙소로 돌아온다. 길지 않은 산책길인데 옷이 흠뻑 젖어버린다.

"실패!"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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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63일 / 흐림
아스마에-탈린
발트해의 두 번째 국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으로 간다. 리가와 탈린 발트해 작은 국가들의 아담한 도시 모습들이 좋다.


이동거리
38Km
누적거리
17,677Km
이동시간
5시간 04분
누적시간
1,273시간

 
E67도로
 
E67도로
 
 
 
 
 
 
 
14Km / 0시간 40분
 
24Km / 4시간 24분
 
아스마에
 
라그리
 
탈린
 
 
248Km
 
 

・국가정보 
에스토니아, 탈린
・여행경보 
-
・언어/통화 
에스토니아어, 유로(1유로=1,25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1기가, 2유로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358-40-903-1021

 
새벽녘에 잠이 깨고 다시 잠들었다. 여전히 안개비가 내려앉은 아침, 이상한 일이지만 이곳은 러시아의 내륙 지역보다 10도 이상 따듯하다.

"대서양의 따듯한 바람 때문일까?"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하고, 유럽의 빵은 식빵까지 부드럽고 맛이 좋다.

부킹닷컴으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비에 젖은 바지와 이너웨어, 양말은 세탁을 위해 비닐봉지에 담고, 탈린으로 출발한다.

10시, 30km 정도가 남았다.

"페달질 두 번이면 가겠네."

탈린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갓길의 여유가 있어 편안하다.

갓길이 없는 라트비아와 러시아에 비하면 비행기 활주로처럼 느껴진다.

탈린에 가까워질수록 안개비는 더욱 짙어지고, 자동차 대리점들을 시작으로 도시의 모습이 천천히 시작된다.

10시 40분, 탈린시의 경계에 도착한다.

구시가지까지 10km 정도가 남았고.

시 외곽의 풍경은 너무나 차분하고 조용하다.

소나무 숲에 들어선 집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높게 자란 오래된 소나무 숲 한가운데 예쁘게 자리 잡은 집들은 도심 속의 집이라고는 생각 들지 않을 만큼 좋아 보인다. 한 채, 한 채가 마치 소나무 숲의 팬션처럼 예쁘다.

천천히 시가지로 진입하며 도로변에는 자전거 도로가 별도로 만들어져 있다.

갓길에 정차되어 있는 차량도 없고, 좁은 유럽의 도로에서 눈치를 보며 이동할 필요도 없으니 좋다.

버스 전용차로의 측면이라 공간의 여유가 더 넓게 느껴진다.

"에스토니아 마음에 들어."

조금씩 오래된 건물들이 나타나고.

숙소의 근처에 도착한다.

"일단 구시가지를 살짝 구경하고 들어가자."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코너에서 잠시 쉬어간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어제 저녁 슈파에서 사 들었던 것은 요거트다. 사람들이 하나씩 챙겨들기에 우유인 줄 알았는데, 비닐팩에 들어있는 1kg이 1유로가 살짝 넘는 가격이다.

"다른 물가는 비싼데, 유제품은 싸고 맛있다."

"자, 흥분할 준비됐다. 네 모습을 보여줘."

처음으로 비루게이트(Viru Gate)를 지나 구시가지를 가로지른 후, 자유광장 근처의 숙소로 되돌아갈 것이다.

구시가지의 골목으로 들어가는 도로 건너편의 기념비에서 주변을 살핀다. 라트비아의 구시가지보다 한산한 느낌이다.

길을 건너 비루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들어간다.

오래된 성문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두 개의 성탑이 나오고, 거리는 관광객들이 제법 북적인다.

"어디서들 나타난 거야?"

성문을 시작으로 구시가지의 골목이 이어진다. 리가에 비해 넓고 현대식 건물들이 많다.

장인의 마당으로 이어지는 성벽길도 나오고.

"이곳은 내일!"

길 한가운데를 점령하고 건물 위로 보이는 첨탑을 향해 걸어간다.

중세풍의 레스토랑들이 들어선 거리는 뭔가 밋밋하고 아쉽다.

미로처럼 좁은 골목들이 이어지던 리가만큼의 재미가 없다.

성 니콜라스 교회 앞에서 잠시 쉬고.

"뭔가 아쉽네."

우선 숙소로 들어가 젖은 옷과 양말을 벗고 싶다.

자유광장의 기념비도 너무나 평범하고.

"저기 언덕 위에 뭔가가 있나?"

도로변의 게스트하우스는 찾기가 쉽고.

"탈린의 쓰레기통은 또 이렇게 생겼네."

쉽게 체크인을 하고, 열쇠 보증금으로 10유로를 받는 것이 특이하다.

유럽의 구시가지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 보관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공간이 전혀 없는 아주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면 오히려 더 편하다.

모든 곳이 현관을 잠그기 때문에 안쪽 공간에 넣어두면 되고,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는 이런 여행자에 대한 노하우들이 많아 아주 자연스럽게 안내를 해준다.

이젠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낯설음도 없고.

그냥 편하다.

패니어들을 옮기고.

샤워를 하며 옷들을 씻어내고.

텐트와 옷들을 말린다.

"조금만 쉬자."

"배고프다."

언제나 허기가 심해지면 밥이 먹고 싶어진다. 한국식당을 검색하니 두 곳이 검색되고, 아리랑 식당이라는 곳은 고려인 2세대가 운영하는 곳인가 보다.

"좋아. 여기로 결정."

회색빛의 하늘이 맑게 개며, 밖으로 나가라며 안달을 한다.

구글맵으로 대충 이동 경로를 잡고, 프런트에서 시내 지도 한 장을 들고 밖으로 나온다.

"언덕 위에 정방교회로 가서.."

유럽의 매력은 오래된 고성이나 건물보다 주변의 공원에 있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들어선 공원들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준다.

양 편으로 성탑들이 세워져있고.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러시아 정교회 모습이다.

사람들을 따라 교회의 내부도 둘러보고.

러시아를 여행하며 크고 작은 교회들을 구경한 터라 내부의 모습은 특별함은 없었다.

카자흐스탄의 모스크, 러시아의 정교회의 아름답고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편안함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에, 유럽을 여행하며 감탄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아름다움이 아니라면 관광지의 교회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언덕 위의 골목들은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건 아래의 길보다 나름 재미가 있다.

하늘로 솟은 첨탑들을 따라간다.

탈린시의 서쪽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근처에 전망대가 있던데?"

구글맵을 보며 코트오차 전망대로 찾아간다. 건물 위의 전망대를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시야가 뜨인 언덕 위의 공간이다.

"여기구나."

탈린시의 동쪽 모습이 펼쳐진다.

교회의 첨탑들과 붉은 지붕들 그리고 발트해의 모습이 아름답다.

"멋지네."

코투오차 전망대에서 탈린시의 모습을 구경하고, 다시 골목길을 따라간다.

"여기로 가 볼까?"

선물가게의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이 예쁘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소가 나타난다.

"여기는 뭐야?"

탈린의 북쪽, 바다의 전경이 보이는 Patkuli viewing platform이다.

"이곳의 구조가 이렇구나."


크렘린, 높은 연덕 위의 오래된 성곽 위에 있는 것 같다.

"예쁘다."

전망대 입구에 선물가게에 들어가.


기념품들을 구경하고.

좁은 골목들을 걸어 다닌다.

선물가게에 들어가 냉장고 자석도 사고.

우편엽서도 고른다.

"일단 두 장만."

다시 교회와.

동방교회로 돌아와.

성벽이 있는 곳으로 내려간다.

성벽의 안쪽에 수도승들의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다.

Danish King's Garden.

전망대의 측면에 있는 좁은 계단으로 내려간다.

성 니콜라스 교회가 나온다.

골목들을 따라 걷는다.

외곽의 성벽이 나오고.

코투오차 전망대가 올려다 보인다.

공원을 따라 걸으면 Patkuli viewing platform의 모습도 보이고.

구시가지의 형상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음, 이런 구조야."

아리랑 식당을 찾아 기차역을 지나자, 탈린 시민들의 생활 공간이 나온다.

큰 쇼핑몰에 과일 등을 파는 노점시장도 열려있고.

조금은 어둡고 캘리그래피의 낙서들이 어지러운 곳이 나타난다.

허름한 공장지대처럼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여있는 거리다.

"도시의 재생 공간인가?"

사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모든 건물들은 각자의 컨셉으로 꾸며져있다.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된 거리처럼 보인다.

"멋지다!"

개성 있는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이 모여있다.

신기하게 참 잘 돌아다닌다.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부터 방학 때면 혼자 서울을 왔다 갔다 했으니, 그 시절에 비하면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다.

거리를 빠져나와 아리랑 식당으로 간다.

자작나무의 잎들이 물어젖어 미끌거린다.

"저기 있네."

도로변의 아주 작은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하니 한국어를 알아듣는다. 약간 불편한 거동의 할아버지가 고려인 2세가 아닐까 싶다.

정식과 김치찌개를 시키고 독한 술도 한 병 마신다.

이글에게서 영상 통화가 와서 안드레와 함께 얼굴을 본다. 영어를 하는 젊은 친구를 통해 말을 전달하는데, 그동안 비를 맞으며 상태가 안 좋아진 스피커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며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어설프지만 말들을 교환하고, 웃는 얼굴들을 보니까 좋다.

"비싸지만 한잔한다."

몽골의 호르고를 갈 때 식당의 게르에서 호의로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며 얼떨결에 마시고 16,000투그릭을 뜯긴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소주 좋아를 외치던 그 녀석은 잘 있으려나?"

생각보다 밥값이 너무 비싸 놀랐지만, 소두 한 병 마셨으니 됐다 싶다.

"색깔도 예쁘다."

공원길을 따라 걷고.

정교회가 있던 반대쪽 성벽으로 올라간다.

"처음으로 돌아왔네."

자유광장의 공원을 걷고.

슈퍼마켓에서.

계란을 산다.

"계란은 싸네."

"러시아에 가면 맥커피를 사야겠다."

"이런 건 비싸고."

"잼은 싸고."

달이 밝으면 이상할 정도로 밤하늘이 파랗다.

"야경을 보러 갈까?"

"피곤하다. 내일 가자."

텐트는 아주 잘 마르고.

숙소에 돌아와 엽서를 쓰고.

푹 쉰다. 이상하게 도시만 들어오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아, 피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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