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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 영국으로부터 새 자전거를 후원받기로 하며 다사다난했던 자전거 도난사건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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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깊이 잠들었다. 마음 고생을 한 며칠 동안의 피로는 여전하지만 마음만은 편안해진 아침이다.

"사비, 자전거를 언제 받아?"

"잘 모르겠어. 주말 전에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월터, 올리버와 자전거에 대해 메세지를 주고받는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세 번째 조식을 먹으니 조금씩 접시에 담아주는 양이 달라진다.

"3접시는 먹을 수 있는데."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노리치와의 경기를 검색한다.

"너무 비싼데. 70파운드."

올리버에게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토트넘은 조금 위험하고, 티켓이 너무 비싸다며 온라인 티켓 사이트의 주소를 보내준다.

"그냥, 런던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서 보고 싶은데 너무 비싸다."

관람 좌석을 검색하며 망설이는 동안 올리버에게 다시 메세지가 온다.

"사비, 자전거샵에서 연락이 왔어.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정말?"

"응. 6시 15분 전에 가게로 가면 돼."

자전거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망설이던 토트넘 경기는 바로 포기를 하고 올리버에게 자전거샵의 주소를 받는다.

"올리버, 패니어백의 마운트가 필요한데?"

올리버는 패니어 마운트를 판매하는 자전거샵을 검색해서 알려준다. 세수을 하고 바로 밖으로 나간다.

숙소 근처의 자전거샵은 마운트를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가격만을 알아보고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월터, 오늘 자전거를 받을 수 있데."

"앗싸!"

"고마워 월터. I'm glad to you are."

며칠 동안 함께 고민해 준 월터가 있어서 참 고맙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메세지를 보내니 한참 후 월터는 번역이 이상하다며 말의 뜻을 묻는다.

"뭐가 이상해. I'm so happy that you are."

"You are happy that i am?"

"대충 알아들어! 이 정도는 번역기 안 써!"

확실히 영어는 제스처나 표정을 함께 말해야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언어인가 보다.

"이건 어때? I'm so good because of you."

'니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라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영어는 한국어에 비해 참 허접한 언어인 것 같다.

 

독일의 아희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를 영어로 어떻게 말해야 해요?"

"I'm happy that you are here 아니면 I am thankful that you are here! 이러면 될것 같은데요."

"비슷한데. I'm so happy that you are 했더니 홀랜드 남자가 이상하데."

아무래도 자유분방한 네덜란드의 남자에게는 감정표현을 하지 말아야겠다.

"설마? 월터, 나 남자는 싫어! 알지?"

올리버가 알려준 자전거샵은 이틀 동안 자전거를 검색하며 알고 있던 수제 자전거 브랜드샵이다.

매장에 들어가 패니어의 마운트를 구매하고, 6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두 시간이나 남았네. 어떻게 하지?"

6시 15분에 올리버와 만나기로 한 자전거샵으로 걸어간다. 4시 20분, 가까운 거리의 East Central Cycles에 도착한다.

약간의 출출함이 있지만 주변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그냥 매장으로 들어간다.

매장에 들어가 이름을 말하니 직원 남자들은 반갑게 맞아주며 자전거를 받아갈 것인지를 묻는다.

"아니, 6시에 친구를 여기에서 만나기로 했어. 여기서 기다릴게요."

지하의 미케닉실에 내려가니 붉은색 트렉520이 작업대에 걸려있다.

"아.."

새자전거를 보니 낡은 내 자전거가 생각나 뭉클한 감정이 느껴진다.

"여기까지 함께 달려왔는데.."

패니어 마운트 설치를 부탁하고, 페달을 설치한다.

"시운전 해봐!"

"아냐. 나중에 할게."

프레임 번호를 찍어놓고, 패니어를 묶을 밧줄을 물어보니 짧은 종류만 있다.

근처의 철물점에서 적당한 길이의 밧줄을 구매하고.

"우리나라 자전거 밧줄이 최곤데."

 

매장에 있는 물통케이지를 장착하고, 스페어 튜브도 하나 사놓는다.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함께 사라진 것들도 많네."

"세월호 리본, 밧줄, 싯포스트 작은 가방, 유나 선생님의 이름 주머니, 스웨덴에서 받은 물통케이지.. 겨울과 아프리카 여행을 대비해 교환한 슈발베 타이어..”

 "더 멀리까지 나를 데려다 줘. 부탁한다."

6시가 되자 패니어를 단 자전거를 타고, 미소가 밝은 올리버가 자전거샵으로 들어온다.

"오, 올리버 고마워."

올리버와 포옹을 하고 반가움의 대화를 한다. 정말 웃는 얼굴이 편안한 남자이다.

올리버는 자전거를 받은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싸이클스에 감사를 표시한다.

"전에 자전거 이름이 뭐였어?"

"없었어. 하지만 이 새자전거 이름은 올리버야!"

올리버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전해준다.

"이게 뭐야?"

"내 와이프 카시아가 쓴 책이야!"

한글로 번역된 책 The secret lives of colour는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가 쓴 색에 관한 책이다.

"색이라.. 레오니가 읽으면 좋겠네."

"라이트 있어?"

"아니, 호스텔에 있어."

"위험하니까 천천히 끌고 가."

올리버는 자전거를 타고 쿨하게 집으로 떠난다.

자전거를 끌고 숙소로 걸어간다. 낮에는 볼 수 없던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런던의 도로를 자전거로 움직인다.

기쁨과 허탈함 같은 감정이 뒤섞이며 나른함이 느껴진다.

숙소에 돌아와 친절한 여직원에게 테라스를 열어달라 부탁하고 숙소의 내부에 자전거를 묶어둔다.

"자전거가 생겼어. 이제 떠날 수 있어."

"축하해. 내일 떠날 거니?"

"아니, 며칠 더 있을거야. 런던에 와서 아무것도 보지를 못했어."

올리버의 아내 카시아에게 감사의 메세지를 보내자 그녀는 내일 저녁에 함께 차를 마시자며 집으로 초대를 한다. 너무 감사하고, 즐거운 만남이 될 것 같다.

트렉 영국과 이스트 센트럴 바이시클, 그리고 올리버에게 감사의 글을 남기고 바로 잠이 든다.

"여행을 계속할 수 있다. 힘든 일주일이었지만 많은 걱정과 응원을 해준 친구들에게, 새로운 자전거를 후원해준 Trek bikes UK와 East Central Cycles 그리고 며칠 동안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 준 월터와 올리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더 많은 세상을 친구들과 함께 여행하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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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6일 / 맑음
런던
새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은 찾았지만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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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새로 장만할 때까지 숙소를 연장해야 하지만 빈 방이 없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이네."

짐을 호스텔에 맡기고, 내일 다른 숙소에서 보낸 후 모레 숙소로 다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월터, 정말 판타스틱한 영국 여행이야. 마치 터미널의 톰 행크스 같아. 하지만 캐서린 같은 여자는 없어."

월터는 친구들과 검색을 하여 찾은 자전거의 리스트들을 보내준다.

"나도 이걸 찾았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못 구하면 브리스톨에 가려고 해."

수요일에 만나기로 한 올리버에게 자전거를 구할 때까지 집에 머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어머니가 와서 주말까지 올리버의 집에서 머문다고 한다.

"그럼, 짐은 맡아줄 수 있지?"

브리스톨에서 판매하는 트렉520의 정보를 보내주니 올리버는 브리스톨까지 픽업을 해주겠다고 한다.

카카오뱅크에 연락을 하니 본인 명의의 국내 휴대폰이 없으면 계정에 연결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비대면 통장 개설의 편리함이 해외에서는 최악의 시스템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카드 한 장이 허무하게 날아가네."

카드복제의 이의제기 진행사항을 문의하고, 하나은행 런던지점을 찾아간다. 복제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교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런던 타워 근처의 하나은행 런던지점으로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지만 카드 발급이나 신규 통장 개설은 할 수 없다.

"진짜 의미 없네. 배고프다."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소주로 마음을 달랬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오늘의 메뉴 순두부찌개."

첫날 서빙을 하던 어린 여직원은 능숙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안다.

"많이 주세요. 많이!"

 

쿨한 성격의 사장님은 곱빼기라며 순두부찌개를 내어주고 연어장을 서비스로 주신다. 고추와 마늘, 간장으로 졸인 연어의 맛이 좋다.

"밥 두 그릇 더 주세요."

비싼 고기는 먹을 수 없지만 밥이라도 많이 먹어야 기운이 나지 싶다. 식사를 하는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던 올리버가 전화를 한다.

"올리버, 메시지로 보내줘."

영국인들의 발음이 안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듣고 말하는 것보다 쓰고 읽는 것이 편하고 쉽다.

"사비, 트렉 영국 지점과 통화를 했는데, 자전거를 산 영수증 같은 것이 있어?"

올리버는 좋은 방법을 찾았다며 트렉 자전거와 내 정보들을 묻는다. 이름과 SNS 계정들의 주소, 이메일과 블로그를 알려주고, 한국에서 자전거를 산 매장의 주소를 링크해 보내준다.

"잠시만 기다려."

잠시 후 올리버는 트렉 영국 지점에 나에 관한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고, 고객지원 담당자의 답변 메일을 전달해 준다.

"이게 가능할까?"

담당자는 담당부서에 내용을 전달하고 바로 답변을 주겠다는 긍정적인 메일을 보내왔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며 판매촉진을 위한 홍보나 시스템보다 스토리를 쌓아가는 브랜딩을 하고 싶었고, 여행 전 여러 회사와 연계하여 도네이션을 해보려 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방향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브랜딩에 관심이 없다.

브랜딩보다 손쉬운 할인이나 포인트의 적립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고객의 니즈라는 값싼 합리화의 핑계일 뿐이다.

협박과 공포의 마케팅, 한국 마케팅의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유럽의 시스템은 어떨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소식에 한국의 친구들과 외국의 친구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국의 친구들은 '잊어버려', '새로 사'라고 말하고, 외국의 친구들은 '솔루션을 찾아보자'라고 말한다.

한국의 사람들은 분실의 책임, 자기 잘못의 책임으로 간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면 해외의 친구들은 사건의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부정의 교육, '하지 마', '하면 안 돼'의 교육은 사소하지만 이런 게 다른 사고의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오지랖, 타인에 대한 강요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에 의한 강박 속에서 모든 것을 홀로 견뎌야 하는 한국의 사람들이다.

올리버의 메일은 간단했다. 한국의 여행자가 트렉 자전거를 타고 영국까지 와서, 자전거를 도난당하여 더 여행을 할 수 없으니 그를 여행의 길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짧은 메시지다.

"전화를 기다려 보자."

20분 후, 올리버가 춤을 추는 이모티콘을 보낸다.

"사비, 트렉 영국에서 새자전거를 무상으로 후원하겠데."

"정말!"

트렉 영국 지점에서 온 메일은 정말 짧았다. 소식을 들었고 새자전거를 후원하겠으니 SNS를 통해 짧은 공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믿을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빨리 답변이 올 줄 몰랐어."

기쁨과 허무함, 그동안의 피곤함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네가 영국에서의 나쁜 기억이 없기를 바라."

"고마워.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 태양 아래서 맥주를 마실 수 있어!"

"고마워. 올리버!"

피곤함이 밀려와 숙소로 돌아간다.

"월터, 트렉에서 새자전거를 후원해 준데."

며칠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준 월터와 기쁨을 나눈다.

"이번엔 아주 큰 열쇠를 사. 튼튼한 것으로."

"응. 아주 큰 것으로!"

"이제 기운을 차려. 소식을 우리 가족들에게 전해줘야겠다."

"응. 친구들에도 고맙다고 전해줘."

숙소로 돌아와 오니 함께 경찰서에 갔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 자전거 생겼어!"

"정말? 축하해."

여자는 자전거를 숙소의 안쪽 테라스에 넣으라며 알려주고, 빈 방이 생겼다며 숙소를 연장하라고 한다.

싱거운 농담처럼 배배 꼬여있던 일들이 한꺼번에 해결된다.

"잔인하게 싱겁네."

오후 3시, 침대에 누워 바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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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새 자전거를 찾아야 한다. "대영 박물관이나 구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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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박물관
 
올리버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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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날들이 계속된다.

"어쨌든 자전거를 구해야 해."

호스텔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밖으로 나온다. 기분도 전환할 겸 대영박물관을 구경할 생각이다.

2km 정도의 거리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몇몇 중국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거리를 지나 대영박물관에 도착한다. 박물관의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지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특별하지는 않네."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 간단히 소지품을 검색하고 입장을 한다. 박물관의 내부로 들어가 박물관의 안내 팜플렛을 집어 들고 바로 전시실로 들어간다.

이집트의 유물들이 전시된 방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관람을 한다.

"정말 많이도 약탈해 왔네."

이집트의 석조물들과 석관들, 곳곳에 새겨진 상형문자들이 신기하고 흥미롭지만 이런 유물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불편한 생각이 든다.

복잡한 구조의 넓은 박물관, 그리스 로마의 전시관을 지나자 피곤함이 밀려든다.

"눈에 들어오지를 않네."

마음이 불편하니 몸도 쉽게 피곤해지고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여러 차례 의자에 앉아 쉬어가지만 힘들다.

박물관의 구석 어딘가에 있는 한국관을 찾아서 무엇을 훔쳐왔는지 확인하려다 귀찮아서 포기한다.

 

"그냥 가자. 더는 봐도 의미가 없다."

2층의 전시관을 반쯤 돌아보고 박물관을 나온다. 훔쳐간 내 자전거도 대영박물관 어딘가에 전시되어 있지않을까 싶다.

 

템즈강변을 따라 숙소로 돌아간다. 시원한 강바람이 왠지 더 차갑게 느껴진다.

슈퍼마켓에서 자동계산기의 사용법을 배우고, 콜라 하나를 사들고 숙소에 들어와 바로 침대에 누워 쓰라진다.

"피곤하다."

잠시 잠이 들고, 8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현지의 사람이 필요해! 런던 사람!"

도버를 건널 때 됭케르크에서 만난 올리버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런던을 구경하고 올리버의 집에 들렀을 시간이다.

"올리버, 나 런던에 왔어. 근데 자전거를 도난당해서 네 집에 갈 수가 없었어."

30분 정도가 지나고 올리버에서 답변이 온다. 도와줄 것이 없는지 묻는 올리버에게 새 자전거를 구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여기 가게에 트렉과 설리를 판매한다."

자전거를 구할 수 있는 샵을 확인했으니 최소한 새자전거는 언제든 살 수 있다.

"수요일에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하고, 빈 방에서 잘 수 있어."

"고마워. 화요일까지 숙소가 예약되어 있어."

해결된 문제는 없지만 런던에서 도움을 줄 올리버와 연결이 되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진다. 다시 온라인으로 중고자전거를 검색하고 새벽이 되어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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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4일 /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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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자전거는 어쩔 수 없고, 영국의 경찰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전거를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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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메시지가 없고, 자전거는 새로 구해야 할 것 같다.

숙소의 조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햄버거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음식을 배식하는 여직원이 자꾸만 나를 쳐다보며 머뭇거린다.

"많이 주세요. 많이!"

유럽 사람들의 '많이'는 조금 다른가 보다.

아침을 먹고 함께 방을 쓰는 남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영국에서 EPL 경기가 보고 싶은데, 어떤 자리가 좋은지 모르겠다."

토트넘과 노리치의 경기가 화요일 런던의 노리치 홈구장에서 있어 티켓 구매를 도와달라 부탁하니 온라인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한다.

"난 돈이 없어. 싸고 좋은 자리면 돼."

노리치와의 경기는 다른 경기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가장 싼 티켓이 10만원 정도다. 경기장의 여러 좌석을 검색하더니 사이드라인에 위치한 빈자리를 추천해준다. 70파운드.

 

밖으로 나가 기분전환을 해야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 침대로 돌아와 중고자전거와 새자전거를 검색한다.

영국의 물가가 한국보다 비싼탓에 자전거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120만원 정도의 Trek520이 1,200파운드다. 무려 180만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트렉 취급점에 문의를 하니 액면가 그대로 달라고 한다.

영국의 중고사이트 Gumtree에서 중고 자전거를 검색해 보지만 필요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찾기도 쉽지않고, 적당한 자전거도 없다. 중고 자전거의 가격은 600파운드 정도다.

월터는 보험이 있는지 물어본다.

"없어. 한국은 아직 공공서비스나 여행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시스템들이 북유럽에 비해 부족해. 의료시스템은 좋지만 그것은 일하다가 병들면 빨리 고치고 다시 일하라는 뜻일 거야. 여행 같은 건 가지 말고, 특히나 자전거로는."

"나는 있어. 무료는 아니야."

"뭐지? 이 뜬금없는 자랑질은?"

여행자 보험, 특히나 장기여행 보험 상품조차 별로 없는 한국에서 자전거에 대한 대물보험이 있을리 만무하다. 이대로 질 수는 없다.

 

"월터, 한국에서는 낡은 자전거는 길에 놔둬도 안 가져가. 가져가면 처리해야 할 쓰레기라서."

 

"그래, 맞아!"

 

호스텔에서 사용할 작은 자물쇠를 암스테르담에서 비싸게 구매했는데 자전거 도둑이 끊어놓고 간 번호키가 어이없지만 쓸만하다.

 

"그나저나 여행자 보험이나 들어놓을까?"

한국을 떠나며 바쁜 마음에 보험 가입을 잊어버리고 출국를 한탓에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지 못했다.

"나쁜 것은 다 겪었는데, 이제 남은 건 다치는 것밖에 없어."

파박이 알려준 새마을금고 보험을 검색하고, 보험료를 산출하니 파박보다 무려 20만원이 비싸다.

"에쉬, 연식의 서러움이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니 어떤 것도 쉽게 정리를 할 수가 없다. 다시 자전거를 찾아 구글링을 한다.

영국 이베이에서 트렉520 모델의 미사용 제품을 찾았다. 900파운드, 170km 떨어진 브리스톨에서 직접 픽업을 해야 하는 매물이다.

"일단 Keep."

최선의 방법은 런던의 자전거샵에서 중고 자전거를 500파운드 정도에 구매를 하는 것이고, 차선의 방법은 브리스톨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트렉520을 사오는 것, 그리고 마지막 방법은 자전거샵에서 새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이다.

자전거 도난 커뮤니티와 중고장터, 온라인 마켓들과 런던시내의 자전거샵들의 매물들을 검색하는 동안 하루가 지나버린다. 자전거 도난과 관련된 온라인 커뮤니티들만 해도 너무나 많다.

"미처 몰랐다. 런던이 자전거 도둑들의 천국이라는 것을. 선진국은 개뿔!"

 

10시가 넘어 출출함이 밀려와 맥도널드로 간다. 햄버거가 입에 물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한국의 24시간 밥집들이 그립네."

불편한 마음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새벽까지 온라인 검색을 하다 기절한다.

"빌어먹을, 도둑놈!"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3일 / 맑음
런던
자전거 도난으로 인한 상실감, 이제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637시간

 
대성당
 
경찰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1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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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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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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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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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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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오랜만에 마신 소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 소주 두 병에 숙취가 오는 거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의 많은 걱정과 위로의 메시지들을 받는다. 월터의 도움으로 런던의 도난 자전거 커뮤니티에 도난 정보를 올리고,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 요청의 메시지도 보낸다.

한국의 발신번호로 전화가 온다. 카카오톡의 고객센터, 화도 나지않고 덤덤하게 몇 가지의 본인 확인을 하고 임시제한 조치를 풀 수 있도록 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이다.

"꼬박 한 달이 걸린 거야."

임시제한 조치를 풀고 비번을 변경하은 것에도 여러 차례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정말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능력 없는 2위 전략도 감당이 안되나 보다."

오전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바람 좀 쐬고 올까?"

원래대로라면 대영박물관을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멀리 걸어갈 기운이 없다. 숙소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숙소에서 할인을 받아 티켓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들고 성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크다."

계단 입구에서 가방과 소지품들을 점검하고,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 티켓 판매소에서 영수증으로 입장권을 발급받는다.

커다란 성당의 내부는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다. 입구에서 한국어의 오디오북를 대여하고, 입장료가 비싸서 인지 오디오북은 공짜로 대여해 준다.

1층의 내부의 분위기를 스캔하듯 둘러보고 바로 둠의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좁은 회전 계단은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고 경사가 가파르다.

돔의 하단부의 넓은 전망대를 지나 상단부의 전망대로 올라가고, 철제로 된 회전 계단이 복잡하게 하늘을 향해 이어진다.

성인 남성이 통과하기엔 좁은 통로를 지나고, 다시 이어지는 철제 계단을 오르니 전망대의 좁은 문이 나온다.

"아고, 힘드네."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런던 시내의 전경이 펼쳐진다. 전망대의 좁은 통로와 80미터 높이의 풍경은 아찔하다.

"시원하다."

화려한 조명들이 켜질 야경의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런던의 전체적인 풍경은 그리 멋있거나 아름답지는 않다. 

시원한 바람이 마음의 시름을 조금은 날려주는 것 같다.

"괜찮아?"

"괜찮지!"

 

좁은 통로를 거꾸로 돌아내려 온다. 빙빙 돌아가는 회전 계단에 현기증이 일어나는 것 같다. 

"머리 조심!"

 

성당의 돔과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다.

흑백톤으로 그려진 천장의 그림들과 4개의 기둥의 이루어진 하단의 모자이크 그림들,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이 드는 공간의 구성이다.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세계에게 두 번째로 큰 대성당, 영국 런던의 전통적 랜드마크지만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든다.

"조금 지쳤어. 하지만 더 가고 싶어."

"가야 해!"

1층의 예배당과 돔 그리고 지하의 묘지,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크게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어두운 조명의 지하로 내려가니 많은 석관들과 기념비들이 놓여있다.

"여기서 결혼식을 했구나."

둠의 정중앙 지하에는 영국의 해군제독 넬슨의 관이 놓여있고.

그 옆에는 워털루 전투의 영웅 월링턴의 관이 놓여있다.

그 사이의 벽에는 백의의 천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기념비가 있다.

전쟁의 시대, 전쟁의 삶들. 누군가는 영웅이 되고 이름 없는 수많은 이들은 슬픔 속에 의미 없이 사라져 갔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서 있는 전쟁 공원에서는 존경의 의미보다 더 큰 슬픔의 무게가 느껴졌다.

넬슨, 월링턴, 나이팅게일, 처칠.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는 역사적 인물들이지만 커다란 감흥은 없다.

"어쨌든 역사가 남겨지는 것은 부럽네."

3시간 남짓 성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밖으로 나온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영국의 모든 것을 간직한 역사의 상징물처럼 느껴진다. 캔터베리 대성당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고딕양식과 바로크 양식의 차이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비, 어떻게 됐어?"

오늘 하루 월터가 가장 많이 보낸 메세지다.

"이제 어떤 것부터 시작할까?"

"내가 보내준 한나에게 메세지를 보내 봐. 그녀가 스폰서를 구해줄 수도 있어."

월터가 보내준 페이스북이나 소셜네트워크로 쉐어링을 하는 한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보라고 한다. 그녀가 내 이야기를 공유하면 기업이나 사람들이 도와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래, 해 볼게."

한나에게 메세지를 작성하여 보내고, 어제 도움을 줬던 호스텔의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한다.

"경찰서에서 연락이 없는데, 어떻게 하지?"

"어제 경찰서에 가서 CCTV에 대해 말했어?"

"아니, 영어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직원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10분 후에 자신과 함께 길 건너편의 호텔로 CCTV를 확인하러 가자고 한다.

건너편 호텔의 CCTV에서는 범인의 모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여직원은 자신이 설명을 하겠다며 함께 경찰서로 가자고 한다.

함께 경찰서로 걸어가며 한나에게 보낸 메시지의 문법이 맞는지 물어보고, 런던에서 가야 할 5곳도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

"음, 샤드빌딩, 런던타워, 타워브리지.. 그리고 뮤지컬을 꼭 봐."

"뮤지컬?"

"응, 런던에는 다양한 뮤지컬들이 있어. 꼭 봐."

"뮤지컬이라.. 알았어."

경찰서에 가서 어제의 할머니 경찰과 대화를 하고, 101에 전화를 하며 번역기로 설명을 해준다.

"메일 보냈다고 하는데."

"안 왔는데."

"스팸함을 열어봐."

그녀의 말처럼 경찰서에서 보낸 메일은 스팸함에 수신되어 있다. 경찰의 리포트를 읽으며 다시 설명을 해준다.

"경찰들은 2시간 동안의 CCTV만을 확인했데, 더 조사를 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네."

운이 좋다면 자전거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퇴근을 하는 그녀와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온다. 하루 종일 핸드폰의 알람을 울리게 했던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변을 하고 하루를 정리한다.

"저 늪은 건널 수 없다고 내게 말한다면, 나는 내가 건너려 하면 건널 수 있다고 말해 주겠습니다." - 매리앤느 무어 '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한다.' 

"If you will tell me why the fen appears impassable, I then will tell you why I think that I can get across it if I try." -Marianne Moore 'I May, I Might, I Must.'


I'm Xavi, a Korean bicycle traveler. I left South Korea in January 2019 and came to Britain after Mongolia, Russia and Northern Europe. There were many difficulties during my journey over 20,000km, but it was a great happiness for me to see the stories of people I met on the road, the many cities and natural scenery. I have been comforted by people and hoped my trip will be a little comfort to them. But when I arrived in London, my bicycle was stolen. I can't travel any more. The reason why I traveled is because of my father's death. Born in a small country in South Korea, he had a hard life but has never left his small town. I wanted to see him and the world through my eyes instead of him who has lived so hard all his life. The trip, which began with my little wish, contains the wishes of the people I met during the trip. Dreams of 300 young Korean students who died in 2014 in the sinking of the ship, Li Zhui of China and Ochor of Mongolia who want to see the world, Isabel of Russia who watches my trip in order not to give up her dreams, Leoni's family of France who gave me Piero made by Marie hoping for Marie's health and... Many friends wishes are traveling with me. So I don't want to stop this trip. Can never stop. I'll go... As long as I can go!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2일 / 맑음
런던
화창한 날씨의 런던, 자전거를 타고 런던을 둘러볼 생각이다. "그냥 산책을 할까?"


이동거리
16Km
누적거리
21,769Km
이동시간
4시간 08분
누적시간
1,637시간

 
타워브리지
 
맙소사!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런던
 
런던
 
런던
 
 
313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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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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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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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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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연락처 
+44-78-7650-6895

 

뚱뚱한 아저씨의 대단한 코골음에 몇 차례 잠에서 깨고 잠들기를 반복한다.

"대단하다."

며칠 동안 지독히 힘들게 만들던 안개비가 사라지고 맑은 하늘이 열린다.

"런던, 어디서부터 시작해 볼까?"

구글맵을 열고 런던 시내의 관광지들을 검색하고, 오늘은 산책을 하며 템즈강변을 돌아 타워브릿지를 다녀올 생각이다.

어제부터 삐걱거리던 자전거의 허브와 체인을 점검한다. 허브의 라쳇이 망가진 것인지 회전의 느낌이 이상한데, 체인의 오일이 건조해지며 일어나는 일시적 트러블이었으면 좋겠다.

체인에 오일링 작업을 하고 다시 자전거를 묶어둔다.

"그냥 오늘은 걸어서 산책을 하자."

방을 옮기느라 아침부터 진이 빠진다. 6개의 문을 지나 숙소의 안쪽에 위치한 방으로 이동을 하고, 한숨을 돌린 후 밖으로 나간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은 큰 돔과 첨탑의 바로크 양식의 건물인데, 성당의 크기가 대단하다.

"20파운드? 와 너무 비싸다."

성당의 외부를 구경하는 것도 목이 아플만큼 높고 크다.

"일단, 오늘은 패쓰."

밀레니엄교를 건너 템즈강으로 간다. 흙탕물빛의 템즈강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한강은 그래도 괜찮은 도시의 강이야."

강변을 따라 타워브리지 방향으로 걸어간다.

오래된 성당의 모습도 보이고, 강변을 따라 작은 카페들이 들어서 있지만 매력적이지는 않고 평범하다.

"누가 롯데타워를 여기다 옮겨놨냐?"

샤드빌딩의 주변을 돌자 템즈강의 타워브릿지가 보인다.

"조금 실망스러운데."

계절의 문제인지, 평범한 템즈강의 풍경때문인지 타워브릿지의 모습은 생각했던 모습에 비해 아쉬움이 느껴진다.

다리를 지나쳐 다른 각도에서도 바라보고.

골목 사이로 공중다리가 설치된 건물들의 이색적인 모습이 더 흥미롭다.

"그래도 참 독특해."

"왜 굳이 이렇게 만들었을까?"

템즈강의 풍경은 바라볼수록 너무나 아쉽다.

"사진 찍기용?"

왠지 모르겠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겠다.

템즈강을 걷는 동안 느껴지는 익숙한 느낌의 도시적 분위기가 낯설지 않은 친숙함이 더 이상하게 생각된다.

"뭐지? 이 낯설지 않은 도시의 분위기는."

런던의 모습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뭔가 답답하고, 시끄럽고, 복잡할 것 같았던 런던은 매료될 만큼의 아름다움은 없지만 불편하지는 않다.

"시내 중심의 관광자들의 코스라 그런가?"

불편한 대도시에 살아야 한다면 런던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궁금하네."

런던타워는 러시아의 성들에 비해 크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비싼 입장료는 부담스러울 정도다.

"근데 여기에 왜 성을 쌓은 거야?"

가벼운 산책의 걸음이 좋다.

고팍한 공간의 KFC 매장도 재미있고.

세련된 현대식 건물들과 과거의 건물들의 어울림도 좋고.

복잡하면서도 시끄럽지 않은 거리의 풍경도 마음에 든다.

"재미있는 도시네. 불편하지 않은 느낌이 뭘까?"

도시의 안정감, 북유럽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시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도시의 풍경도 아니지만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밥값은 불편하군. 정말 쎄다."

"그나저나 빌딩들 이쁘네."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의 중심과는 달리 공간의 여유가 느껴지는 건물들의 조화가 참 모던하고 좋다.

검색을 해두었던 한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이라 닫혀있다.

"햄버거 그만 먹고 싶은데."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걸어간다.

"자꾸 눈에 들어오네."

"내일 구경해 볼까."

비싼 입장료가 부담스럽지만 여행카드나 할인권을 사면 조금 저렴하게 입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것이다.

"정말 너무 비싸다."

구글맵으로 KFC를 찾아 걸어간다. 햄버거보다 치킨세트를 포장해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FC에서 치킨세트를 포장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리를 걸어 숙소로 돌아간다.

좁은 레스토랑 거리를 지나 숙소에 도착하여 첫 번째로 자전거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숙소의 입구 바로 옆에 묶어둔 자전거가 보이질 않는다.

빠른 걸음으로 자전거를 묶어놨던 자리에 가서 확인하니 땅바닥에 잘린 자물쇠들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아, #_#₩&&##&4&++&&_&+-__-+-&'"

런던의 한복판, 사람들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진다.

"훔쳐갈 것이 그렇게 없나?"

"I have a big Problem, my bike is gone."

숙소의 여직원에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 말하니 직원들도 당황을 한다.

숙소의 외부 카메라는 쓸데없는 곳을 향해 고정되어 도둑의 모습을 볼 수가 없고, 중년의 여직원은 숙소의 옆가게에 가서 CVTV를 확인하라 안내한다.

영어 전달이 어렵다고 말하니 여직원은 외투를 챙겨 함께 밖으로 나가자 한다. 식당에는 숙소의 주변을 가리키는 외부 카메라가 없다.

외부 카메라가 있는 숙소 건너편 호텔에 함께 들어가 도움을 요청하고, 여직원은 경찰서에 신고를 하겠다고 한다.

잠시후 여직원은 경찰서에 가서 레포트를 제출하라고 하며 경찰서의 주소를 적어준다.

예테보리에서 핸드폰을 분실했을 때도 그랬지만 자전거는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신원 정보가 있는 핸드폰 도둑도 잡질 못하는데, CCTV에 도둑의 모습이 촬영되었다한들 백주대낮에 자전거를 훔쳐가는 과감한 도둑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월터, 자전거를 잃어버렸어. 여행을 그만 할가봐. 너무 지친다."

놀라기는 월터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를 구할 수 있다고 위로를 하지만 자전거를 구하는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다.

 

정말 지겹고 지친다. 유럽을 여행하며 무엇을 도난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사람들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지겹고, 감정이 소진되어 사람들을 보며 웃을 수조차 없다. 유럽의 도시가 너무 싫고 염증이 난다.

경찰서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힘이 없다.

"뭐가 불만이냐? 거지처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조차 못봐주겠어!"

경찰서의 사건신고는 온라인으로 작성을 한다. 굳이 경찰서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인 것 같다. 많은 질문 항목들을 작성하느라 힘이들고, 도움을 주던 할머니 경찰관도 조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도둑을 잘도 잡아주겠다!"

신고에 대한 사항은 내일 전화로 주겠다고 한다. 전화가 안될 수 있으니 숙소로 전화해달라 부탁해도 듣는둥 마는둥이다.

"스웨덴 경찰은 친절하기라도 하던데. 썅!"

"어떻게 할까. 되돌아갈 곳도 없는데, 그만 돌아갈까."

망연자실 숙소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니 젊은 한국 남자가 있다.

"영어 잘 해요?"

일산에서 교환학생으로 영국에 왔다는 친구와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지만 위로는 되질않는다.

"내가 지금 웃고 있으면 미친 놈인데, 웃음밖에 안 나오네."

독한 술이 생각난다. 점심에 갔었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식당에 들어가 무제한 고기부페 메뉴를 주문하니, 한 사람은 안된다고 한다. 한국처럼 밑반찬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2인 이상이어야 주문이 가능한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곱창과 함께 비싼 소주를 주문한다.

"씨&₩&, 졸&_₩& 비싸네."

일 년 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욕설이 내볕어진다.

안주가 나오기 전 쓴 소주 한 잔을 들이킨다.

 

"졸라, 쓰다!"

몇 달만에 마셔보는 소주 한 잔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마시자. 오늘은 나도 모르겠다."

한국 손님이 왔다는 말에 쿨한 웃음의 남자 사장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자전거 타고 왔는데 오늘 자전거를 도난당했네요. 그래서 비싼 소주 먹으러 왔습니다."

쿨한 성격으로 보이는 남자는 잊어버리라며 고추와 마늘을 내어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하라며 명함을 건내준다.

월터는 런던의 도난 자전거와 관련된 정보들을 보내준다.

"월터, 나는 쿨해져야 해. 근데 지금은 조금 힘들다. 꿈이 깨지는 기분이야."

"알아. 나라도 그럴거야. 하지만 내가 도와줄게."

"고마워. 난 취했다. 역시 소주가 좋네. 오늘만 이럴거야! 오늘밤 영국놈들은 나를 조심해야 해."

"아마도 영국 여자들이 조심해야겠네."

"빌어먹을 놈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351일 / 비, 맑음
메이드스톤-런던
영국의 날씨는 정말 괴팍하고 축축하다. 캔터베리를 출발하여 단 하루만에 모든 것들이 엉망으로 젖어있다. "런던으로 가자!"


이동거리
61Km
누적거리
21,753Km
이동시간
5시간 53분
누적시간
1,633시간

 
A20도로
 
그리니치공원
 
 
 
 
 
 
 
38Km / 3시간 10분
 
23Km / 2시간 43분
 
메드스톤
 
시드컵
 
런던
 
 
29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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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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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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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18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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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8-7650-6895

 

싸늘한 기운에 잠이 깬 아침, 비는 계속해서 내린다.

"축축하고 춥고. 참 싫다."

눅눅한 침낭이지만 벗어나기가 싫고, 비를 맞으며 달려온 피곤함은 가시지 않고 남아있다.

카카오톡의 답변은 계속해서 통화연결이 안 된다는 답변이다. 통화가능 시간을 적어 다시 상담문의 글을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통화가 필요하면 왜 서류는 받은 거야. 끝까지 가 보자!"

스위스 은행 계좌를 열어보는 것보다 더 어려울 것 같은 대단한 카카오톡이다.

런던까지 60km의 거리, 영국의 라이딩 환경을 생각하니 답답함이 밀려온다.

"그냥 도버로 돌아갈까 보다!"

질척거리며 내리는 비, 바람, 갓길도 없는 좁은 도로, 거친 운전자 그리고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좌측의 진행방향, 모두 어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영국의 지형은 평탄하지 않고 오르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작은 타운이나 소도시에 들어서면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져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끊기고 사라지는 도로들이다.

 
"정말 최악이야!"

신발도, 장갑도 축축하게 젖어들고 냉냉하게 찾아드는 한기는 정말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불편한 느낌이다.

"밥이나 먹자. 힘들다."

어젯밤 메이드스톤에서 사놓은 햄버거를 꺼내 먹는다.

"현실적인 햄버거의 모양이네."

"32마일이나 남았네. 젠장 10km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다."

도로가 위험하여 도로변의 인도를 따라가 보지만 비바람에 부러진 굵은 나뭇가지들이 떨어져 있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로쓰햄을 지나며 산을 넘어가는 긴 오르막이 이어지고, 차량들을 신경 쓰며 페달을 밟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기만 하다.

다행히 오후들어 하늘이 맑아진다. 내리막의 도로가 이어지지만 위험한 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릴 수도 없다.

작은 타운 스완리에 도착하여 잠시 쉬며 런던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결정한다.

"그리니치 천문대, 런던타워, 런던교로 해서 숙소로 가자."

세인트 폴 대성당 근처에 있는 숙소로 가기 전 근처의 관광지들을 구경하고 갈 생각이다.

"에쉬, 오늘도 엉망이네."

출출함이 느껴져 도로변의 맥도널드에서 허기를 달래고 그리니치 천문대로 향한다.

런던의 외곽이지만 시내로 들어갈수록 밀려있는 차량들이 길을 막고.

"그래, 내가 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이상한 거야!"

자전거 도로가 잘 갖춰진 국가들을 여행하다 영국으로 들어오니 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지치고 힘들다. 자전거 도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독일도 영국에 비하면 천국이나 다름없다.

"왜 계속 올라가는 거야? 런던이 산동네인가?"

그리니치 천문대가 있는 그리니치 공원에 도착하고, 넓고 깨끗한 공원에서 길을 헤맨다.

공원의 언덕 위에 들어선 그리니치 천문대에 도착하자 템즈강변을 따라 들어선 도시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런던이냐?"

작은 그리니치 천문대보다 도시의 풍경이 펼쳐진 전망대가 더 인상적이다.

 

"당신은 뉘신지?"

"근데 어떤게 천문대야?"

"별 것 없네!"

복잡하고 혼잡한 런던의 시내를 가로질러 런던타워로 향한다. 서울 시내에서의 라이딩이 익숙하여 차라리 차량들로 혼잡한 시내의 도로가 갓길이 없는 일반 도로보다 더 편하게 느껴진다.

"유럽에 살면 자전거 딜리버리 정도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로와 인도를 넘나들며 능숙하게 도심의 도로를 지나치고 타워브리지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되게 못생겼네."

 

브릿지타워는 생각했던 모습보다 육중하고 거대한 건축물로 보인다.

 

"대단하긴 하네."

 

"롯데타워를 누가 옮겨놨어?"

 

런던탑의 모습을 잠시 구경하고.

 

런던교로 향한다.

 

런던교의 사고이후 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의 인도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커다란 경계봉과 경계석들이 세워져 있다.

 

숙소가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간다. 모던한 빌딩 숲과 조화롭게 들어선 석조건물들 그리고 붉은색의 2층 버스를 지나치며 달리니 런던에 도착했음이 실감이 난다.

 

내가 생각했던 런던은 타워브릿지나 런던탑과 같은 관광의 상징물이 아닌 도시의 색과 분위기 같은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나에게 도시라는 공간의 이미지는 뉴욕의 맨하튼보다 런던이라는 도시,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회색빛 거대하고 반듯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인트 폴 대성당의 건너편 호스텔을 찾고 체크인을 한다.

 

"호스텔 입구에 자전거를 놓아도 괜찮아요?"

 

호스텔의 여직원은 그렇다는 듯 긍정의 답변을 하며 내일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안내를 한다. 어디서나 그렇지만 도시의 미소는 친절하지만 상냥함이나 정감은 없다.

 

"안전하지?"

 

여직원은 이번에도 상관없다는 듯이 대답을 한다. 

 

호스텔 창문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패니어와 짐들을 2층의 방으로 옮기고 서둘러 비에 젖은 몸을 씻어낸다. 

 

주변의 저렴한 음식점들과 한국 음식점들을 검색하여 찾았지만 멀리 걸어가기엔 피곤한 몸이 귀찮다.

 

"맛있는 것은 내일 먹자!"

 

여행자 식당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런던의 중심에 위치한 세인트 폴 대성당 주변은 쾌적하고 조용하다.

 

"런던도 생각보다 나름 괜찮네."

 

지도를 확인하며 런던의 관광지들을 검색하며 내일의 경로를 생각하다 일찍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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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50일 / 비
캔터베리-차링-메이드스톤
런던을 향해 출발한다. "왜, 자전거만 타면 비가 오는 것일까!"


이동거리
50Km
누적거리
21,692Km
이동시간
5시간 22분
누적시간
1,627시간

 
켄트다운즈
 
A20도로
 
 
 
 
 
 
 
25Km / 2시간 30분
 
25Km / 1시간 52분
 
캔터베리
 
차링
 
메드스톤
 
 
23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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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자마자 메일을 확인한다.

"전화 연락이 필요합니다."

어이가 없는 카카오톡의 성의 없는 답변이다. 카카오톡의 고객상담 업무시스템은 모르겠지만 정말 형편없다.

독일의 번호로 계정을 만들고 카카오톡 상담을 해도 답변이 없다. 

"화 내봐야 나만 손해지."

상담문의를 다시 남기고 짐들을 정리한다.

일기예보와 달리 이슬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비는 정말 싫은데."

런던까지 100km 정도의 거리, 비 내리는 하루에 이동하기 힘든 거리다.

"가는데 까지만."

캔터베리의 구시가지로 내려가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며칠째 햄버거만 먹어서인지 아침부터 허기가 심하게 밀려온다.

햄버거 세트 중에 들어있는 볶음밥 메뉴가 마음에 든다.

"캔터베리, 잘 쉬고 간다."

영국의 도로는 정말 최악이다. 우리와 진행방향이 반대인 도로는 폭이 좁고, 갓길도 없고, 자전거 도로도 없다.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거칠게 자전거를 지나쳐 간다.

"신사의 나라에 신사가 없다는 것은 진리다."

영국인들의 첫인상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느낌이다. 시니컬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정감이 있는 러시아인들의 매력에 비하면 정말 무색무취하고 유머가 부족한 사람들 같다.

"너네는 러시아의 썰렁한 유머 감각이라도 배워야겠어."

 
정말 지독하게 축축한 안개비와 바람 그리고 최악의 도로와 운전자들이다.

비에 완전히 젖어버린 바지를 벗고 레인 팬츠로 갈아입는다. 신발은 이미 축축하게 첨벙거리는 소리가 난다.

"괜히 영국에 왔나?"

악명이 높은 영국의 겨울 날씨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정말 괴팍한 날씨다. 쉥겐 기간의 압박과 런던만을 구경하기 위해 계획에 없던 영국으로 넘어왔지만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다.

캔터베리로 가기 위해 넘었던 켄트 다운즈를 다시 되돌아 넘어 찰링에 들어선다. 버스 정류장조차 없어 비를 피하며 쉴 수가 없었던 도로변의 작은 주유소로 들어간다.

콜라와 샌드위치를 사서 주유소의 카운터 데스크에서 허기를 달랜다. 영국 왕실 해리왕자의 독립 문제가 큰 이슈인가 보다.

"왕실 문제보다 블렉시트가 더 큰 문제 아니니?"

왕실의 존재는 넓게 봐서 국가의 문화유산이라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아니지만 일반 국민의 삶과 직결된 블렉시트보다 왕실의 가십거리가 더 중요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영국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나?"

영국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어쩌면 영국에 대한 호감이 없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스코틀랜드는 좋아하는데. 브레이브 하트!"

20km 정도 떨어진 소도시 메이드스톤에서 오늘의 라이딩을 마쳐야겠다.

"월터, 영국의 날씨와 도로는 정말 최악이야!"

"맞아. 영국은 지금이 가장 나쁜 계절이야."

"스코틀랜드에 가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아."

"지금은 그래. 5월에 좋아."

돌풍처럼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자전거를 도로 쪽으로 밀어내고, 거칠게 지나가는 차량들은 위험하게 느껴진다.

핸들을 쥐고 있는 팔은 저려오고 차갑게 얼어가는 손등은 시려온다.

"런던만 보고 파리로 돌아가자."

영국은 시차 때문에 조금 일찍 날이 밝고, 4시가 되면 어둠이 시작된다. 다행히 어둠이 시작될 때쯤 메이드스톤에 들어선다.

맥도널드에 들러 햄버거 세트를 포장하고, 주변에 저렴한 숙소가 있는지 검색하지만 작은 소도시에는 호스텔이 없다.

메이드스톤의 작은 메이드웨이 강 주변 공원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길을 찾아간다. 변변한 자전거 도로가 없으니 길을 찾기도 힘들다.

강변 공원에 텐트를 펼치고, 런던에서 머물 숙소를 예약한다. 일주일 정도 런던에서 시간을 보낸 후 포츠머스로 가서 페리를 타고 프랑스로 돌아갈 생각이다.

"바람 소리가 정말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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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9일 / 맑음 뒤 흐림
캔터베리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유격이 발생하여 흔들리는 자전거의 허브를 정비한다.


이동거리
5Km
누적거리
21,642Km
이동시간
1시간 30분
누적시간
1,622시간

 
허브정비
 
휴식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캔터베리
 
캔터베리
 
캔터베리
 
 
18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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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찾아든 잡념들은 늘 불면의 뒤척임으로 찾아든다.

"언제쯤 내 안의 모든 것들이 피아의 구분 없이 그 자체로 전부가 되는 시간을 마주할 수 있을까?"

"웬일로 날이 맑네."

월요일 업무의 시작으로 답변이 올 것이라 생각했던 카카오톡에서는 아무런 메시지가 없다.

"정말 어렵게 만드네."

런던으로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다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숙소에서 문제들을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좋겠다 싶다.

"하루 더 머물자. 흔들리는 허브도 정비하고."

숙소를 연장하고 어제 발견한 자전거샵에서 허브 정비의 요금을 물으니 20파운드라고 한다.

적당한 가격이지만 여행자에게는 비싼 요금이라 지도를 검색하고 다른 샵으로 찾아간다.

"허브 정비 하는데 얼마죠?"

영국 사람들의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가 어렵다. 말도 빠르지만, 일단 말들이 정말 많다. 첫 번째 샵의 가격과 같은 20파운드를 안내한다.

허브 정비용 스패너를 챙겨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두 곳의 정비료가 같으니 이 동네의 표준 정비요금이라 생각하고 정비를 맡긴다.

"한 시간 후에 오세요."

정비 시간을 기다리며 구시가지에 있는 박물관으로 들어갔지만 월요일은 휴무다.

"꼭 이렇더라."

맥도널드에 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자전거를 찾아 숙소로 돌아온다. 오후에 비예보가 있는 날씨는 바람과 함께 흐려지기 시작한다.

"내일은 떠나자."

캔터베리에서 보낸 시간으로 그동안 여행으로 쌓인 여행의 피로가 사라졌다.

"런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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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48일 / 맑음
캔터베리
캔터베리에서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평온하다. 오늘은 캔터베리 대성당을 둘러볼 생각이다.


이동거리
9Km
누적거리
21,637Km
이동시간
3시간 14분
누적시간
1,620시간

 
대성당
 
빨간우체통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캔터베리
 
캔터베리
 
캔터베리
 
 
181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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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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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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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들지 못한 밤이다.

"왜 하필 네가 생각나서."

새벽 5시가 되어 기절하듯 잠들었지만 어수선한 룸메이트들의 움직임에 9시가 되기 전 잠에서 깨어난다.

"다시는 상처가 그리움으로 남지 않도록 해야지."

하늘이 흐리다. 영국의 날씨는 3일이 흐리고 하루가 맑은 그런 날들이 이어진다.

"무얼 위해 뛰어가는가 나에게 묻지 말아 줘. 길을 잃은지 오래인걸 무얼 향해 날아가는가. 새들에게 묻지않듯 아무도 아무 말도.." -가수. 리체(1970.03~ )


"지난 시간, 나는 왜 그 긴 슬픔 속으로 스스로를 등 떠밀었을까?"

지워지지 않는 상흔처럼 잊혀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 왜 그토록 가혹한 시간들 속에 홀로 내버려 두었을까. 그 무엇도 남기지 않으려던 냉정한 자기 외면은 결국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 채 상처는 그리움으로 화석 되었다.

"다시는.."

유럽의 집들을 보면 좁은 공간의 활용이나 구성이 감성적인 느낌이다.

비구름이 빠르게 흘러가고 하늘이 열린다. 대서양의 따듯한 바람은 한겨울에도 온화한 날씨를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대신 흐린 날씨와 습한 공기를 주었나 보다.

특별한 계획 없이 산책을 하듯 밖으로 나간다.

캔터베리의 구시가지의 분위기는 정말 마음에 든다. 우체국에 들러 리즈훼이에게 생일축하 카드를 보내고 거리를 걷는다.

"아, 너무 궁금하잖아!"

"성당 내부로 들어갈 수 있나요?"

철제빔으로 둘러싸인 캔터베리 대성당의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지 묻자 직원은 그렇다며 티켓의 구매를 안내한다.

세워진지 천년도 넘은 캔터베리 대성당, 12.5유로의 입장료는 조금 비싸지만 후회스럽지 않게 관람을 결정한다.

"정말 아쉽다. 철제빔들!"

성당의 입구처럼 정교하게 조각된 석상들은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성당의 내부는 공허함이 느껴질 정도로 넓고 높다. 역시나 내부의 천장 부분도 공사 중이라 아쉬움이 많다.

"색의 화려함은 없네."

성당의 벽쪽에는 대리석의 석관들이 놓여있다.

대강당을 지나 내부의 2층으로 올라간다.

"할 말이 없네."

2층과 같은 미사 공간, 정교하게 다듬은 석조 건물의 조각들과 목재 조각들이 그저 경이롭다.

많은 석관들과 목관들, 그리고 조금 어두운 느낌의 중세풍 스테인드글라스 창들이 다양한 빛의 형상을 만들어 낸다.

2층을 둘러보고 지하로 내려간다.

좀 더 어두운 지하에는 기도를 드리는 작은 공간들과 함께 석관들이 놓여있다.

성당의 내부 곳곳에는 성금함과 함께 작은 양초들이 켜져있다.

"성금은 모르겠지만."

주머니 속 동전 하나를 꺼내어 동전함에 넣고 초 하나를 켠다.

"오늘은 오롯이 슬픈 내 영혼을 위로해주세요."

성당의 밖으로 나온다.

나무로 엮어놓은 말의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800년대에 심어졌다는 나무는 플라타너스 나무처럼 보이는데 거대한 나무의 밑둥과 제멋대로 휘어지고 구부러진 나뭇가지들의 모양이 신기하다. 캔터베리를 걷다 보면 비슷한 모양의 나무를 종종 볼 수 있다.

대성당의 외부를 돌며 주변의 모습을 구경한다. 성당의 주변 건물이나 주택들은 개인들의 사유지 공간으로 일반 주민들의 움직임도 보인다.

"그러니까 12.5유로는 내부 관람료나 마찬가지군."

성당의 주변을 한 바퀴 돌며 곳곳을 구경하고 입구로 나오니 티켓 판매소는 닫혀있고, 입구는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관람시간 후 외부 공간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나 보다.

"그래도 내부를 봐야지."

캔터베리의 서쪽 성벽을 향해 걸어간다.

보낼 수 없는 마음의 편지 한 장을 보낸다.

"오늘 네가 생각났어. 미안해!"

구시가지의 중심을 지나면 특별한 무엇은 없지만 화려한 특별함 없이 오래된 집들과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즐거움이 있는 도시다.

KFC에 들러 저녁거리를 포장해서 돌아온다.

"내일은 떠나야지."

월터에게 메시지가 온다. 스코틀랜드가 여행할 가치가 충분한지를 묻는다.

"런던에 가서 생각하자. 시간은 많으니까."

"Do you happen to know what i wish you. Wherever you are, Whatever you do, Whoever you're with. Today as well,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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