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59일 / 흐림
런던
도난 자전거의 문제로 둘러보지 못했던 런던의 시내를 둘러본다. "이제 런던의 모습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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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팔가
 
웨스터민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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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런던
 
런던
 
 
327Km
 
 

・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계속 흐린 날씨의 런던이다. 10시, 방에서 헤어 드라이를 사용하는 동양인 젊은 남자의 어수선함에 잠이 깬다.

"넌 국적이 어디냐?"

조금 불편하더라도 아래층의 샤워실에 내려가면 거울과 콘센트가 있을 텐데, 시끄러운 헤어드라이기를 8명이 생활하는 방에서 사용하는 뻔뻔함은 무엇일까 싶다.

"형이 요즘에 힘이 없어서 참는다."

짐들을 보관함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열쇠를 잠근 후 체크아웃을 한다.

"혹시, 빈 방이 없나요?"

첫날, 밖에 자전거를 두어도 안전하다고 심드렁하게 대답했던 여직원은 내 질문의 뜻을 모르겠다는 듯 불쾌하게 행동을 한다.

"아오, 정말!"

호스텔에서 일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대면했을 것인데, 마인드가 정말 부족해 보이는 여자에게 측은한 생각이 느껴질 정도다.

"내가 웃고 만다. 웃어주자! 불쌍한 아이잖아."

자신은 모르겠다며 옆에 앉아있는 남자직원에게 물어보라는 제스처를 하는 여자에게 한번 웃어주고, 남자에게 다시 문의를 하니 오늘은 방이 없다고 한다.

"알았어. 내일 올게."

남자는 짐을 지하에 있는 창고에 넣으라며 열쇠를 건네준다.

"방에 있는 라커에 두면 안 돼?"

"안 돼."

이것이 룰이라면 더 바랄 필요도 없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지만, 정말 인정머리라고는 눈꼼만틈도 없는 녀석들이다. 한국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가장 많이 도와줄 사람들은 숙소의 직원들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를 도와주고 걱정해준 친구들과 이 녀석들은 절대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냐?"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몽골과 러시아에 비하면 100분 토론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인데, 역시 사람의 문제이다. 대도시 사람들은 잘 웃지만 저렴한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다.

패니어들을 꺼내어 지하에 있는 짐보관 창고로 옮기느라 진이 빠진다. 짐보관 창고의 캐비닛은 유료인 모양이다. 작은 1파운드 사물함부터 큰 3파운드 사물함까지 있는데, 2파운드 사물함에 패니어들을 요령껏 집어넣고 사용법을 보니 24시간 제한이다.

"젠장할, 그럼 4파운드야?"

잠시 고민을 하다 사물함의 열쇠를 잠그지 않고 그냥 나왔다. 프런트에서 열쇠를 관리하는 창고인데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불친절한 여직원의 행동에 기분이 조금 상하고, 사물함의 보관비 4파운드를 괜히 아꼈나 싶은 생각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정말, 도난당하는 것에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아."

"에쉬, 열쇠 잠그고 나올걸."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걷는 사이 오래된 큰 건물과 도로 중앙에 세워진 인상적인 조각상에 발걸음을 멈춘다.

"법원이구나."

트라팔가 광장으로 걸어가는 길의 도로변 풍경은 런던 타워 방향의 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 조금 더 오래된 거리의 모습이다.

트라팔가 광장은 그저 그렇다.

특별히 크지도 않고, 특별히 아름답지도 않으며 특별한 공간감도 없다.

"그냥 사진 찍기 공간이네."

여기저기 버스킹을 하거나 행위예술을 하거나 바닥에 낙서를 하거나 인형탈을 쓴 사람들이 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나라면 중국 국기를 제일 크게 그리겠다."

중국 뷔페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니 차이나타운처럼 느껴진다.

"오, 중국 느낌 난다."

춘절이 다가와서 거리에는 많은 홍등이 걸려있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색은 비슷한데, 냄새와 분위기가 다르다."

차이나타운의 거리에는 많은 뷔페 음식점들이 있다. 10.5파운드의 요금인데 현금만 받는다.

"그래, 현금 박치기가 최고지."

난데없이 서비스 요금이 붙어 나오는 식당보다 현금을 받는 이런 확실한 식당이 좋다.

주변 은행에 들러 현금을 찾은 후 식당에 들어간다.

"역시 가난한 여행자에게는 중식뷔페가 최고야!"

고기와 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중식이 가장 저렴하고 좋다. 중국을 여행하며 중국 음식의 향과 맛에 적응이 된 터라 아무런 부담도 없다.

"이 집은 음식을 못하네."

오랜만에 고기로 배를 채우니 세상이 좋다.

"역시, 우울할 땐 고기야!"

버킹엄궁전으로 걸어가다 작은 교차로 광장에 들어선다.

트라팔가 광장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좋다.

선물가게들을 구경하다 2파운드 정도의 자석들을 포기하고 길거리에서 파는 1파운드 자석을 하나 산다.

"특색이 없어. 런던은 1파운드면 돼."

그린공원을 가로질러 버킹엄궁전으로 걷는다.

푸른 잔디가 있어서인지 브뤼셀의 중앙공원보다 산뜻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문장의 철문과 함께 버킹엄궁전의 모습이 나타난다.

너무나 편안한 노르웨이의 궁전보다 가깝지 않지만 벨기에의 궁전보다는 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 꽤나 삼엄한 경계가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의 모습이다.

평범한 모습의 궁전보다 궁전 입구의 철문과 기둥에 새겨진 문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요란하지 않고."

"사자와 유니콘?"

궁전의 건너편에는 대리석의 빅토리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의외로 소박하네."

낮을 들고 있는 여인과 사자상.

망치를 들고 있는 남자와 사자상.

그리고 중앙에 세워진 빅토리아 기념비.

"위엄 있네."

천천히 기념비의 네 면을 살펴본다.

"뜻밖이야. 사치스러울 줄 알았는데."

특별히 다른 무엇이 없지만.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

"집 나간 해리는 어떻게 됐어?"

궁전의 광장을 돌아 웨스터민스터 사원이 있는 템즈강변으로 걸어간다.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는 정말 다양한 조류들이 호수와 잔디밭을 돌아다닌다.

먹이를 주는 사람들에 길들여졌는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먹을 것을 조르는 아이처럼 사람들의 주변을 따라다닌다.

"이 공원 마음에 드네."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들과 호수, 패리컨과 다양한 새들 그리고 다람쥐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공원의 분위기가 정말 편하고 좋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건너편 작은 공원에는 간디, 만델라와 같은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위인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고.

"오, 포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모습과 비슷하고.

영국 대성당들의 조각들은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모습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사원의 측면에 들어선 노란빛이 감도는 석조건물이다.

"뭘까?"

"매력적인 색과 구조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의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내부 관람은 포기하고 빅벤과 런던아이가 있는 강변으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궁은 일부가 공사 중이라 철제빔으로 가려져 있고, 템즈강변의 런던아이는 생각보다 작게 느껴진다.

"별게 없네."

1박을 예약한 숙소로 걸어간다.

웨스트민스터 브리지 근처의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한다. 너무나 밝고 경쾌한 여직원의 미소와 제스처가 마음에 든다.

"차음부터 여기로 왔어야 했는데."

난데없이 기도를 올리는 무슬림 친구들과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밀린 여행자료들을 정리하고.

도로변 선물가게로 바람을 쐬러 나간다.

"왜, 반말이냐!"

"이게 왜 영국에서 팔리지?"

"잠깐만, 빅벤을 못 봤잖아?"

웨스트민스터궁을 디나며 빅벤의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공사용 철제빔들로 둘러싸인 건물이 빅벤이었던 것 같다.

"이글이 보고 싶다고 했는데, 하필 공사 중이네."

숙소에 돌아와 자료들을 정리하고, 저녁 무렵 밀려들던 졸음을 지나 보내니 새벽까지 잠들기가 힘들다.

"뭐, 이틀만 더 쉬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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