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4일 / 비
코펜하겐-그레베
덴마크로 들어서며 조금씩 좋아지려던 날씨는 북유럽과 다르지 않다. 코펜하겐에 더 머물고 싶지만 얼마 남지않은 쉥겐기간을 아끼기 위해 독일을 향해 출발한다.


이동거리
30Km
누적거리
20,116Km
이동시간
4시간 41분
누적시간
1,480시간

 
02도로
 
151도로
 
 
 
 
 
 
 
15Km / 3시간 00분
 
15Km / 1시간 41분
 
코펜하겐
 
프리헤든
 
그레베
 
 
88Km
 
 

・국가정보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경보 
-
・언어/통화 
덴마크어, 코로네(1크로네=170원)
・예방접종 
-
・유심칩 
리베라, 100기가 99크로네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5-2521-7461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늦은 아침을 맞이한다. 9시가 되어 잠에서 깨어나고 10시의 체크아웃을 서두른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흐린 날씨는 기분을 가라앉게 만드는 것 같다.

"서두르다 잃어버리는 것 없도록."

어렵게 패니어를 옮기고, 기숙사형 호스텔은 정말 재미가 없는 장소다.

튜브 밸브의 머리 부분이 부러져 타이어가 주저앉아 있다.

"너도 피곤하니? 왜 이런다니.."

숙소 앞 건물의 출입구에서 비를 피하며 자전거를 눕힌다. 이전에 돌이 박히며 펑크가 타이어를 펑크 패치로 정비하고 바람을 넣는 동안 밖에 나와 담배를 피우던 중년의 남녀가 호기심의 질문을 건넨다.

여행에 대해 묻던 남녀는 행운을 빌어주며 사무실로 들어가고, 잠시 후 남자가 다시 나와 커피를 마실 것인지 묻는다.

"좋지요!"

따듯한 카푸치노 한 잔을 건네준 남자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인사를 한다. 정말 맛있는 커피다.

11시, 펑크 수리가 잘 되었기를 바라며 자전거를 끌고 숙소를 떠난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물점이 눈에 들어온다.

"부러진 폴대를 고정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며칠 동안 폴대를 구하기 위해 많은 아웃도어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폴대를 구하지 못한 상태라 폴대를 구하는 것보다 폴대를 수리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

철물점이 들어가 부러진 폴대를 보여주며 고정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고 말하니 아래층에 내려가 찾아보라고 한다.

"오, 보물 창고다. 철물점도 세련된네."

사이즈별 여러 가지 나사들이 담긴 서랍을 뒤적이며 꽤 오랜 시간 폴대를 고정할 방법을 찾는다.

나사선이 있는 작은 막대와 나사를 조이면 끝부분이 벌어져 폴대 내부에서 고정될 수 있는 유닛을 선택한다.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면 충분해."

철물점에서 한 시간 가까이 폴대를 고정할 방법을 강구하는 사이 12시가 넘어간다.

"오늘은 멀리 가기 틀렸어. 밥이나 먹으러 가자."

어제 고기뷔페와 함께 검색하며 고민했던 저렴한 뷔페로 간다. 89크로나의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맥도널드 햄버거 세트가 79크로나이니 덴마크 물가에 비하면 아주 착한 가격이다.

시간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덴마크 사람들도 비싼 물가는 어쩔 수 없나 보군."

테이블을 안내받고 점심 뷔페를 먹겠다고 하니 음료수가 필요한지 묻는다.

"아니요."

"오늘은 월요일 행사라 음료수가 무료제공되는데요."

"오, 그럼 콜라!"

식당의 물 한 잔도 햄버거 값이 나오는 북유럽에서 콜라를 공짜로 주다니 대박이다.

뭔지 모를 고기들과 샐러드들이 다양하게 준비된 뷔페다.

"아, 어제 이곳으로 오는 건데."

튀긴 돼지고기 같은 것은 너무 딱딱해서 별로였지만 꽤 괜찮은 맛이다. 어제 고기를 질리게 막은 탓인지 평소에 먹지않던 샐러드와 야채에 손이 많이 간다.

네 접시를 비우고, 테이블에 앉아 엽서를 쓰다 포기한다. 배가 부르니 생각과 감정들이 백지화가 된 느낌이다.

"나중에 쓰자."

계산을 하려니 식사비도 조금 할인을 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카드 단말기에 팁을 줄 것인지를 묻는 화면이 별도로 뜬다.

신기한 시스템이 생소하기도 하고, 팁에 대한 개념이 없어 민망한 손으로 거절 버튼을 누른다.

"대체 팁은 왜 별도로 받는 거야? 그리고 팁은 얼마를 주는 거야?"

미안한 일이지만 팁까지 주며 체면을 살리기엔 여행자는 너무나 가난하다.

느긋하게 배를 채우다 보니 2시가 가까워진다. 점심을 먹었으니 머지않아 해가 질 것이고, 밥을 먹는 동안 바람을 채워 넣은 타이어는 말랑말랑 변해있다.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는 것으로 끝이다."

내비게이션을 켜고 코펜하겐의 시내를 벗어난다.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있으니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다른 북유럽의 도시처럼 길이 복잡하지도 않아 좋다.

"버스 후미에도 자전거 캐리어가 붙어있네. 코펜하겐 정말 대박이다."

스웨덴의 자전거 도로는 교차로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었지만 덴마크의 자전거 도로는 참 알기 쉽게 정비가 되어있다.

아이를 태우거나 짐을 싣고 가는 자전거들을 쉽게 볼 수 있고, 모두가 수신호를 하며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도로에는 절대 정차된 차량을 볼 수가 없다.

정말 코펜하겐은 자전거 도시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느새 비가 멈춘 하늘, 어제처럼 아침에 비가 내리고 오후 들어 비가 멈추는 날씨가 계속된다.

확실히 스웨덴 보다 따듯하고 날씨도 괜찮은 것 같다.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새 튜브를 사기 위해 도로변 자전거 샵에 들어간다.

"오, 삼천리 자전거 느낌이다."

스웨덴의 자전거 매장은 규모가 큰 매장들이었지만 덴마크의 매장들은 규모도 작고, 판매하는 자전거도 생활용 자전거가 주로 전시되어 있다.

튜브를 찾으니 가게의 남자는 생활용 자전거에 쓰이는 던롭밸브 타입의 튜브를 보여준다.

"아, 던롭밸브를 쓰는구나."

생각지도 못한 던롭밸브를 보고 조금 당황했지만 덴마크의 생활자전거가 얼마나 보편화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프레스타밸브의 튜브는 폭이 좁은 것이라 포기하고, 대형 펌프를 빌려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출발한다.

천천히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보며 코펜하겐 시내에서 20km 정도 떨어진 해변을 향해 달려간다.

"계속 이런 날씨면 좋겠는데."

목적지를 3km 정도 남기고 도로변에 자전거 가게가 보인다.

매장에 들어가 튜브를 고르고 있으니 중년의 남자가 다가와 자전거를 확인하고 튜브를 찾아준다.

프레스타밸브의 튜브를 49크로나에 구매를 하고, 아저씨와 잠시 대화를 하고 가게를 나온다.

4시가 넘었는데 석양빛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남쪽으로 제법 내려온 모양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슈퍼에 들러 물과 바나나를 사 든다.

"역시 네가 제일 만만하다."

어두워진 하늘, 마을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의 가로등과 잘 분리된 자전거 도로가 5km 정도의 해안가로 목적지를 변경하고 길을 따라간다.

"항구보다는 바닷가 백사장이 좋을 거야!"

5시 반, 백사장이 모래언덕에 텐트를 펼친다. 길이가 맞지 않던 폴대를 철물점에서 사온 유닛들로 조치를 하니 정상적인 모양새로 텐트가 설치된다.

"굿!"

폴대를 찾을 때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동그랗게 차오르는 달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저녁 하늘이 밝아진다.

밝은 하늘과 파도 소리가 너무나 좋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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