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4일 / 맑음
포크로프-모스크바
오랜 러시아의 여행,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로 간다. "크렘린, 붉은 광장, 볼쇼이 극장.. 모스크바 기다려!" 


이동거리
103Km
누적거리
16,375Km
이동시간
6시간 29분
누적시간
1,180시간

 
M7도로
 
M7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포크로푸
 
노긴스크
 
모스크바
 
 
3,393Km
 
 

・국가정보 
러시아, 모스크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러시아어, 루블(1루블=18.5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0기가, 7,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7(495)783-2727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며칠 전에 비해 포근한 날씨다.

우거진 나뭇가지 덕분에 조금이나마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저녁 무렵 졸음이 밀려오던 타임을 지나친 탓에 자정이 넘도록 잠들지 못했다.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불면증의 습관은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도, 내 안 어딘가 각인된 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가 보다.

컵라면과 오트밀로 차가워진 몸을 따듯하게 만든다.

"이제, 뭔가 다른 메뉴도 개발해봐야겠어."

텐트가 조금이나마 마르기를 기다리며 싱그러운 숲속에서 은밀하게 굿모닝을 알리고 출발을 준비한다.

비에 젖은 진한 숲의 내음이 좋은 장소다.

10시 45분, 모스크바까지 98km 정도가 남았다. 모스크바 근교에서 야영을 하려던 계획을 바꿔 오늘 바로 시내로 들어갈 생각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려면 아까운 비자 기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야 한다.

평탄하고 넓은 도로가 이어지고, 비가 내려 조금 늦어진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힘차게 페달을 밟아간다.

12시 반, 30km 정도를 달리고 첫 번째 휴식을 취하며 바람막이와 겨울용 장갑을 벗는다.

안개비가 내려앉은 날이지만 쌀쌀한 기운은 없는 날씨다.

도로변의 마을들이 이어지고.

출출한 허기가 밀려온다.

"너무 달렸나? 배고프네."

마을과 마을, 도시가 가까워지면 쉽게 도로변의 카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주유소와 함께 운영되는 카페들은 그냥 지나치고, 일반 카페를 찾는데 나오질 않는다. 마지못해 주유소 카페를 들어가려는데 주유소가 폐점을 했는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젠장. 배고프다고."

카페를 찾으며 페달을 밟는 사이 50km를 달려왔다. 주유소의 서브웨이와 뒤편으로 KFC가 보인다.

"오늘은 햄버거 느낌 아닌데."

KFC로 들어갔지만 새로 오픈을 준비하는 곳이라 영업을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주유소의 서브웨이로 들어간다.

"빅 사이즈로 주세요."

30센티 샌드위치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40km 정도 남았나?"

도로 확장공사 구간이 많아서 속도가 느려지고, 정체된 차량들 사이에서 신경을 쓰느라 정신이 없다.

조금만 공간을 내주면 좋을 것 같은데, 가끔씩 자전거 옆으로 차량을 바짝 밀어붙이는 화물차들이 얄밉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공사 구간을 빠져나오는 사이 도로변의 풍경은 차츰 도시의 모습으로 바뀌어있다.

대형 건물들과 아파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3차선, 4차선으로 넓어지는 도로와.

복잡한 인터체인지 교차로들을 조심스럽게 지나친다.

4시 15분, 모스크바의 경계를 알리는 특별한 구조물도 없다. 모스크바로 들어선다.

잠시 쉬며 오늘 숙박을 할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다. 붉은 광장 근처의 두 곳을 두고 고민하다 저렴한 곳으로 결정한다.

"좀 더 좋은 숙소는 샌드위치로 먹어버렸다."

붉은 광장을 향해서 달려간다. 모스크바로 진입하던 도로에 비해 한적해진 도로, 좌측 차선은 전기버스 전용 차선인지 모르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차량들이 들어오질 않는다.

어쨌든 아주 편안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어서 좋다.

현대식 건물들이 조금씩 오래된 석조 건물로 바뀌고.

모스크바강변 도로를 따라가다 베이지색 웅장한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Музей-квартира Г.С. Улановой

도로의 폭이 좁아지고 도로변에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붉은 광장으로 향하는 구시가지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웅장하고 멋있다.

공원의 기념비(Plevna Chapel)에서 붉은 광장의 위치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두 블록 정도 거리의 붉은 광장으로 이동한다.

고풍스러운 석조건물과 돌바닥, 붉은 광장과 성 바실리 대성당이 나온다.

붉은 광장은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고, 많은 단체 관광객들이 모여 기념촬영 등을 하고 있다.

광장은 철대 펜스로 막혀있다.

"힝, 못 들어가나?"

혹시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만 자전거나 이륜차 같은 것은 보이질 않는다.

"내일 산책 겸 걸어와야겠다."

"숙소로 가자."

"일단, 인증샷 하나는 찍고."

성 바실리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작은 수로와 같은 모스크바강을 건넌다.

과거의 구도로 때문인지 모스크바 도로의 구조나 연결 방식은 조금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자전거로 이동하기에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숙소로 가기 위해 다시 모스크바강을 건너 돌아가고.

다리 너머로 크렘린의 남서쪽 외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다려. 내일 가줄게."

크렘린 건너편의 숙소를 가기 위해 빙빙 회전을 하며 돌아간다.

멋진 벽화가 그려진 아파트.

숙소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체크인을 하고, 샤워를 하고 근처의 슈퍼로 나간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고.

햄과 계란 후라이로 저녁을 한다.

숙소에 한국인이 있는지 콩글리시 발음으로 시끄럽게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게스트하우스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보인다. 중국, 유럽인, 러시아인 그리고 시끄러운 한국인.

도시의 조명이 밝은 것인지, 환한 보름달이 떴는지 모르겠지만 밤 하늘이 이상하리만큼 밝다.

모스크바에서 3일 동안 머무를 생각이다. 하루는 대중교통과 도보로 산책을 하고,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둘러볼 생각이다.

"모스크바, 너의 모습을 보여줘."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