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일 / 맑음 
크라이코보-니즈바르크
폐쇄된 국경이 다시 열리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폴란드를 일주하기 위해 천천히 시간의 여유를 부린다.


이동거리
69Km
누적거리
25,005Km
이동시간
5시간 08분
누적시간
1,898시간

 
도로
 
도로
 
 
 
 
 
 
 
40Km / 2시간 50분
 
29Km / 2시간 17분
 
크라이콥
 
주로민
 
느즈바롭
 
 
66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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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이 눈은 다 녹았지만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다.

비상식이 떨어진 상태이고 네트워크도 불안정한 곳이라 어디론가 이동을 해야 한다.

일단 남아있는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어디로 향할지 검색을 한다.

"대형 슈퍼마켓이 어디에 있나?"

시골의 평야지대로 들어선 탓에 그다인스크로 향하는 도중 45km 정도 거리에 작은 타운이 있다.

12시가 되어 출발을 한다.

"오늘도 60km 정도만."

숲을 나와 햇볕을 받으니 쌀쌀함은 덜하다.

농로와 같은 시골길을 달리고, 사나운 개들과 눈싸움 한판을 벌인다.

서유럽과 달리 폴란드의 개들은 사납게 짖어댄다. 마당의 울타리가 있어 달려들지는 않았지만 시골에 오니 가끔씩 대문이 열려있는 집들에서 개들이 뛰쳐나온다.

잠시 앞을 가로막고 짖어대는 개와 눈싸움을 하고 있으니 젊은 농부가 나와 개의 목덜미를 잡아준다.

한가롭게 이어지던 시골길은 갈수록 수상한 길로 이어지더니.

이내 산으로 간다.

평야의 숲은 지면이 딱딱하지 않고 너무 소프트하다.

부드러운 흙바닥에 바퀴가 미끄러지며 자전거를 탈 수가 없어 끌고 가기를 반복한다.

"오늘 이런 느낌 아닌데."

폴란드의 잡목 숲이나 마을 주변의 숲에는 생활 쓰레기가 가득하다. 적당한 숲의 야영지를 찾기 쉽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다.

숲길은 생각보다 길지 않아 다행이다. 포장된 시골길로 들어서며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자동차 경로로 변경하여 재설정한다.

"쉬자."

적막한 시골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고.

느긋한 페달링은 더 느려진다.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Lidzbark가 가까워지며 평야는 소나무 숲의 언덕으로 변한다.

폴란드의 평야는 대부분 숲을 개간하여 만든 평야들이다.

작은 오르내리막의 숲길을 달려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숲길은 자전거 도로를 따라 계속 이어진다.

"야영지 걱정은 없겠네."

5시가 조금 넘어 목적지였던 Lidzbark의 초입에 이른다. 천천히 달려온 한가로운 라이딩이라 피로감이 전혀 없다.

무당벌레 슈퍼마켓에는 그런대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무래도 시골이다 보니 코로나에 대해 도시보다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모양이다.

빵과 식료품을 평소보다 2배 정도 더 구매를 한다.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고, 주변에서 이틀 정도 야영을 할 생각이다.

아주 무거워진 자전거를 끌고 타운을 벗어난다.

마을을 바로 벗어나는 도로는 하천을 따라 숲이 이어진다.

"네트워크도 잡히고, 오늘은 여기서."

임도를 따라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텐트를 펼친다.

숲의 새소리들만이 들려오는 밤, 편안하고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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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18일 / 맑음 
크라이코보
텐트 위로 하얗게 눈이 내려앉아 있다. "그럼, 쉬어야지!"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936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93시간

 
눈왔다
 
뒹굴뒹굴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크라이콥
 
크라이콥
 
크라이콥
 
 
5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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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바스락 텐트를 때리는 작은 소리에 비가 내리나 생각하며 잠들었는데, 눈이 내린 모양이다.

생각보다 냉한 기운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니 텐트의 천장이 거뭇거뭇 뭔가가 내려앉아 있다.

"겨울이야. 겨울!"

이제의 찬바람이 수상하더니 이쁘게도 내려앉은 눈이다. 벗어놓은 이너웨어들을 꺼내 입고 따듯한 침낭 속으로 들어간다.

라디오를 켜도 네트워크가 불안정하여 끊기고, 느리게 연결되기는 하지만 인터넷도 접속이 어렵다.

"몰라, 쉴 거야!"

월터와 잠시 메시지를 교환한다. 월터는 찰리와 함께 숲이 있는 곳에서 쉬고 있는 모양이다.

"나도 치킨과 맥주가 있다!"

다시 잠이 들고, 깨어나고,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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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7일 / 맑음 
크로체보-프원스크-크라이코보
바람이 불어오는 날, 프원스크를 지나 그다인스크로 천천히 향한다.


이동거리
57Km
누적거리
24,936Km
이동시간
5시간 57분
누적시간
1,893시간

 
E77도로
 
농로길
 
 
 
 
 
 
 
27Km / 2시간 30분
 
30Km / 2시간 27분
 
크로체보
 
프원스크
 
크라이
 
 
5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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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바람이 불어오는 날이다.

"하늘은 좋은데, 역풍인가?"

밤새 몇 개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리즈훼이, 유나 선생님, 라이언과 올리버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한다.

중국의 후베이성은 곧 이동제한이 풀리려는 모양이다.

게으름을 피우다 천천히 짐들을 정리하고 출발한다. 역풍이다.

"왜 300km지?"

200km 정도 생각했던 그다인스크의 거리가 이상하다.

2차선 고속주행의 도로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간다. 도로의 넓은 갓길이 있지만 딱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고,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날이라 신경 쓰는 것 없이 편히 가고 싶다.

"야, 의자 어디 갔어?"

첫 번째 목적지는 KFC와 대형 슈퍼마켓이 있는 30km 정도 떨어진 프원스크다.

느릿느릿한 페달링이 이어지고, 바람을 맞는 얼굴에서 콧물이 쭉 흘러내린다. 하지만 건조한 호스텔의 생활보다 가벼워진 몸상태다.

"왜 아직도 8km냐? 3이 아니고."

1시 반, 100km 정도로 느껴지던 거리가 끝나고 소도시 프원스크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의 읍내 정도 크기의 소도시는 폴란드의 코로나 조치 이후 더욱 한적해진 풍경이다.

KFC 드라이브 쓰루 코너에는 평상시보다 많은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매장이 닫혔을까? 차량들 사이에 줄 서야 하는가?"

자전거를 세우고 조명이 꺼진 매장으로 들어가니 문이 열린다. 자동 주문기로 치킨세트와 햄버거 하나를 포장하고 용무도 해결한다.

햄버거를 들고 나오니 중년의 남자가 매장이 오픈되어 있는지 묻는다.

"Yeah. Only take out!"

바로 옆에 있는 테스코 매장으로 간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고, 조명이 어두워 영업을 하는지 살펴보니 몇몇의 사람들이 보인다.

평소보다 너무나 한적한 모습이지만 물품들이 텅 비었거나 하는 모습은 없고, 화장지도 많다. 다른 국가에서 왜 화장지를 사재기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먹을 수도 없는 것을 말이다.

빵, 바나나, 물과 콜라, 요거트, 맥주, 커피 등등을 평소보다 넉넉하게 챙기고 결제를 하려니 무인결제 창구만이 열려있다. 대면 결제 창구는 모두 닫고 무인결제만을 하는가 싶다. 어쨌든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되니 좋다.

스웨덴에서 사용해본 적이 있어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빵과 바나나가 문제다. 여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니 몇 개의 버튼을 눌러 정리를 해준다.

"이틀은 문제가 없겠네."

작은 프원스크를 빠져나간다. 작은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제외하고 모든 가게들은 문이 닫혀있고, 거리는 적막할 정도로 한산하다.

프원스크를 지나 그단인스크의 근처 말보르크까지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소도로를 이용해서 갈 생각이다.

E77번 국도는 편하지만 너무 돌아가는 경로이고, 도로를 따라가는 지루함이 있다. 프원스크를 벗어나 포장해 온 징거버거로 출출함을 달랜다. 폴란드의 음식이 전반적으로 짠 것인지 햄버거도 짜다.

"폴란드의 햄버거는 맛이 없군."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골의 마을길을 따라간다. 평야의 거름냄새와 축사의 분료 냄새들, 폴란드를 여행하며 계속 느끼지만 폴란드의 시골 풍경은 이상할 정도로 우리와 비슷하다.

길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바람은 앞에서, 옆에서 불어온다.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벗어놓은 이너웨어가 아쉽다.

5시가 조금 넘어 평야와 마을이 끝나고 야영지로 생각했던 도로변 작은 숲이 보인다.

"오, 생각보다 좋은데."

어지러운 잡목 숲이 아닌 소나무 숲이다. 관리를 해놓아 공간도 넓고 풍성한 이끼류가 푹신한 숲이다.

도로에서 떨어진 곳까지 안쪽으로 들어가 텐트를 펼치고.

"아, 좋다."

맥주 한 캔과 치킨을 먹고 잠시 잠이 든다.

"다 좋은데, 네트워크 불안정이네."

핸드폰을 내던지고 다시 잔다.

 

Trak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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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6일 / 맑음 
바르샤바-노부 드보르 마조비에스키-크로체보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것들이 엉망이다. 바르샤바를 떠나 폴란드 북부의 그다인스크로 향한다. "답답한데 바다나 보러 가자!"


이동거리
48Km
누적거리
24,879Km
이동시간
4시간 06분
누적시간
1,887시간

 
도로
 
도로
 
 
 
 
 
 
 
20Km / 1시간 45분
 
28Km / 2시간 21분
 
바르샤바
 
야붜느냐
 
크로체보
 
 
538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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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5~6명의 호스텔 게스트들은 밤새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며 떠들어댄다.

"한국이었으면 너네 신천지 소리 듣는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코로나의 심각성에 대한 정보가 공유돼도 어쩔 수가 없는 사람들이다.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자유는 모두 존중받아야 하지만 재난과 같은 사회적, 공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규범이 작동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다.

고작 별 내용도 없는 대화를 하며 쉼없이 떠드는 사람들의 호기심이나 허기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야, 너희들 보다는 깨알 자랑질의 월터가 성인군자다."

식료품점들을 제외한 가게들의 영업을 중지하다 보니 포장판매를 하던 작은 식당들도 모두 문을 닫고, 호스텔도 문을 닫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가니 분리수거함과 싱크대 등이 모두 엉망진창이다.

요거트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체크아웃 시간 11시를 기다린다.

짐들을 정리하고 나니 묵직한 피곤함이 밀려온다.

"다른 호스텔로 갈까?"

11시가 넘어서야 호스텔을 운영하는 중년의 여자가 나와 엉망이 된 식당을 정리한다.

"오늘 어때? 숙소는 구했어?"

"아니. 자전거 여행 중이라 그다인스크로 갈려고."

"멋진 곳이지. 여행한지 얼마나 됐어?"

"400일 정도, 작년 1월에 시작했어."

"와우."

열쇠키 보증금 5유로를 환불받고, 체크아웃을 한다.

"잘 쉬었어. 2주 후에 다시 올게."

"굿럭!"

"어떻게 할까?"

조금 흐린 날씨지만 비는 내릴 것 같지 않다. 한식당에 들러 음식을 포장하고 그다인스크로 떠나기로 결정한다.

"천천히 30km만 가 볼까."

 "어, 여기 있었구나."

올드타운의 골목으로만 걷다보니 성벽 외곽에 있는 소년상을 처음 본다.

러시아의 마을마다 들어선 전쟁공원과 기념물들을 보면 숙연한 느낌이 들었는데, 폴란드의 전쟁 관련 기념물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애잔하고 짠하기까지 하다.

힘없던 민족과 국가의 아픈 역사가 비슷해서 그런가 싶다.

바르샤바 궁전 광장은 여전히 한적하고.

음식을 포장해 가기 위해 한식당에 들린다. 사장님은 손소독제들을 매장 입구에 비치해 놓고, 손님이 끊긴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 시간을 보내는 모양이다.

정성이 느껴지는 식당의 인테리어와 구성이다. 사장님께 제육볶음을 패니어에 담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포장해 달라 부탁을 드리고, 사장님은 기다리는 동안 차를 내어준다.

잠시 대화를 하는 동안 넉넉하게 포장이 된 음식이나오고, 사장님은 돈이 있냐며 걱정을 하더니 그냥 가져가라고 한다.

"아뇨. 밥값은 내야지요."

2주 후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그다인스크로 향한다. 편의점에 들러 물을 보충하고 출발한다. 빵과 요거트, 콜라를 사려고 하니 무게도 많지만 패니어에 들어갈 공간이 없다.

비스와 강변을 따라 바르샤바 시내를 벗어날 생각이다. 며칠 동안 산책과 휴식의 자리었던 강변 언덕의 자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돌아갈 수 있다면, 걷고,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투박하지만 나름 매력이 있는 비스와 강변의 산책로를 따라간다. 일주일만의 라이딩, 피곤함 아침의 무게가 페달링과 함께 사라져 간다.

이내 바르샤바의 경계를 벗어난다. 붉은 벽돌의 성으로 둘러싸인 올드타운, 비스와 강변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성곽의 형태는 바르샤바 전체가 성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봄이 왔네. 봄이."

비스와강을 건너고.

시 외곽의 대형 슈퍼마켓의 입구에는 줄을 서서 입장을 대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대형 슈퍼마켓들은 5명 정도의 규모로 일정 간격을 두고 입장을 하는 모양이다.

동유럽의 국가인 폴란드의 분위기는 사뭇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자유분방한 서유럽의 모습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강변의 뚝방길을 따라간다.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 정말 보잘것없는 뚝방길이지만 이런 편안함이 좋다.

갈수록 좁아지는 뚝방길에 앉아 도시락에 포함된 미소 된장국으로 허기를 달래며 쉬어가고.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어색하게, 멋진 자전거 도로는 뭐야?"

오늘의 목적지인 노부 드보르 마조비에스키의 초입에 들어서며 멋진 자전거 도로는 사라진다.

"어디까지 가지?"

야영을 할 장소를 검색한다. 비스와강변과 공항 옆 숲을 야영지로 생각하고, 시 초입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포장해서 갈 생각이다.

시내 초입의 교차로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은 드라이브 코너만이 운영되고 있고,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이 많아 그냥 지나친다.

시의 외곽을 따라 길을 이어가고, 오래된 성과 폐허로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들이 이어지는 도시 외곽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폴란드의 풍경, 짠하다.

모들린 공항을 지나간다. 야영지로 생각했던 숲은 공항의 경계철책이 세워져 있고, 숲이라기보다는 온갖 쓰레기들이 버려진 공간이다.

고속도로 옆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세 번째로 생각했던 야영지를 찾아간다.

"아, 여기도 아닌가 봐."

"저기가 더 좋네."

숲의 건너편 목초지의 농로가 좋을 것 같다. 농로 주변의 수풀 속으로 들어갔지만 땅이 고르지 않아 텐트를 펼치기에 적당하지 않다.

농로로 나와 좀 더 도로변에서 멀리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적당한 곳에 텐트를 펼치고.

한식당에서 포장해 온 도시락으로 저녁을 한다. 제육볶음과 밥을 넉넉하게 담아준 도시락, 밑반찬의 맛도 꽤 좋다.

"한국 주방장이 따로 계신가?"

모든 음식이 깔끔하고 맛이 좋다. 역시나 3개는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잠이 부족했던 탓에 졸음이 쏟아져 잠시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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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5일 / 맑음 
바르샤바
코로나로 인해 호스텔의 영업을 잠시 중지한다고 한다. "헐! 어떻게 하지?"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83시간

 
헐!
 
첨밀밀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르샤바
 
바르샤바
 
바르샤바
 
 
49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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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까지 늦잠을 자다 알렉스의 메시지에 잠에서 깬다. 언제쯤 자신의 동네로 오는지 일정을 묻는 알렉스다.

올리버와 알렉스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다시 침대에 누워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는 정보들을 검색한다.

호스텔의 매니저로 보이는 중년의 여성이 들어와 뭔가 불편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내일부터 호스텔을 닫아야 해서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해. 결제한 금액은 리셉션에서 환불을 해줄 거야."

호스텔을 닫는다는 말에 임시로 하루 정도 휴무인가 생각했더니 당분간 호스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크게 별 다른 반응없이 알겠다고 하니 그제야 안도의 미소를 보인다.

호스텔에 손님이 별로 없기도 했고, 혼자서 8인실을 혼자 사용하는 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주일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상태라 크게 아쉽지는 않다.

결제한 숙박비를 환불받고, 다른 호스텔을 검색하다 귀찮아진다.

"내일 생각하자."

며칠을 더 쉬어도 좋고 아니면 그다인스크로 떠나도 좋다. 그다인스크가 있는 지역은 300명이 넘어간 폴란드의 코로나 확진자 수에도 8명의 확진자로 코로나 확산이 가장 적은 지역이다.

빌라누프 궁전을 구경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 주변을 잠시 산책하고.

남은 계란으로 스크램블을 만들어 점심을 해결하고, 배터리들을 꺼내어 충전을 한다.

"오늘은 첨밀밀."

몇몇 사람들이 호스텔을 빠져나가고 호스텔은 일찍부터 문을 닫았다.

짐들을 꺼내놓고 출발 준비를 하다 다시 귀찮다.

"아침에 하자."

내일 아침에 일어나 날씨와 컨디션을 보고 일정을 결정할 생각이다.

"어쨌든 잘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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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4일 / 맑음 
바르샤바
숙소를 연장하고 주말까지 바르샤바에 머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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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부근을 산책하는 정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날이다.

너무 단순하지만 푹 자고, 푹 쉰다.

"날씨 좋다."

바르샤바의 올드타운은 정말 조용하고 좋다. 마음에 든다.

아침은 계란 스크럼블로 간단히 해결하고.

유럽의 상황들과 정보들을 검색한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고, 여행자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느라 바쁘다.

"월터,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어?"

"응."

"부모님한테는 가지마. 찰리랑 있어?"

"응. 너무 좋아."

"14일 동안 뽀뽀하지마."

"이미 늦었어!"

"나쁜 남자! 부럽다."

내일이 체크아웃이다. 그냥 조금 더 쉬고 싶은 생각에 숙소를 연장하려고 한다. 숙박비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혼자 넓은 방을 사용하니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좋다.

첫날의 이상한 여자는 없고, 친절한 젊은 여자가 눈인사를 하며 숙소를 연장해준다.

넉넉하게 일요일까지 바르샤바로에서 쉬고, 월요일에 그다인스크로 떠날 생각이다. 폴란드로 조금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동제한을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오후에 식료품도 살 겸 밖으로 산책을 나간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거의 없을 정도의 적막함이다.

비스와 강변 공원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가끔씩 개와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만이 넓은 공원을 돌아다닌다.

"신발을 사야 하나?"

한국에서 아껴신던 완소템이었는데, 곧 떠나보낼 때가 된 것 같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이 좋은 날이다.

스웨덴에서 카드복제로 인출된 금액들 중 일부분 입금되어 있다. 전부를 찾을 수 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꼬여있던 것들이 해결되는 느낌이다.

"피의 저주와 함께 짧고 굵게 생각을 떨쳐낸 건 잘한 거야."

그냥 생각을 버리고 잊고 사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가 보다.

간단히 식료품을 사 들고 숙소로 돌아온다.

"뭔가 심심한데."

생뚱맞지만 갑자기 임청하의 영화가 생각나 유튜브로 동방불패를 찾아본다.

짧은 영상들을 유튜브에 업로드하여 백업을 하고, 잠시 저녁 산책을 한다.

내일은 15km 정도 떨어진 빌라누프 궁전을 자전거를 타고 갈 생각이다. 근처에 있는 한국 마켓에 들러 쌈장과 식료품을 조금 사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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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3일 / 맑음 
바르샤바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한 달 정도 폴란드를 여행하며 국경이 열리기를 기다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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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백설공주도 아닌데, 자고 또 잔다.

프랑스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모양이다. 경각심이 없는 국민들에게 '바보 같은 프랑스인'이라고 말하던 마크롱이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한 모양이다.

"그 정도로 되겠어?"

레오니는 뒹케르크로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 있다고 한다. 바다가 있는 시골이니 좋은 결정을 한 것 같다.

며칠째 8인실 룸에는 아무도 들어오질 않는다. 너무 편하고 좋다.

"이 상태면 한 달 동안 호스텔에 머물러도 좋겠는데."

대사관 페이스북과 유럽여행 카페에서 정보들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낸다. 바르샤바에 있다는 여행자에게 숙소비를 물어보니 1박에 30,000원이라고 한다.

"헐."

같은 숙소로 옮겨볼까 생각하다 숙박비에 놀라 채팅창을 닫는다.

"9,000원도 비싼데."

숙소에 머물러도 좋고, 폴란드를 여행해도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쉬자. 숙소도 저렴하고 편하니."

알렉스와 라이언이 추천해준 장소들을 살펴보며 경로를 계획한다.

먼저 바다가 있는 그다인스크로 가서 시간을 보낸 후 알렉스의 집으로 갈 생각이다. 그리고 바르샤바로 돌아와 국경이나 공항이 폐쇄 중이면 남부 크라쿠프, 자코파네의 산으로 가면 좋을 것 같다.

"벨라루스에 가 볼까?"

사전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벨라루스의 대사관 위치를 확인하고, 민스크 공항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도착비자의 내용도 확인한다.

비자 절차 때문에 포기했던 벨라루스 여행인데, 우크라이나의 국경 폐쇄가 길어지면 벨라루스를 여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

"벨라루스는 세 번째 옵션이다."

쉥겐 기간이 지난 독일에서 출국을 할 수 있는지 대사관에 문의하고, 아프리카로 가는 경로와 입국현황 등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까지 생각해 놓는다.

남아공과 수단의 입국이 금지되어 아프리카로 넘어갈 수도 없고, 상황이 불확실한 아프리카는 당분간 보류다.

슈퍼마켓에 식료품을 사러 나간다. 식당들도 대부분 문이 닫혀있고,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포장판매나 배달만을 하고 있다.

슈퍼에 들러 빵과 음료수, 계란 등을 사고.

공원에 앉아 햇볕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좋은데, 한가롭고 좋다."

프랑스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체류기간을 3개월 연장시켜 준다고 한다. 체류기간의 여유가 많지만 추후에 이용해야겠다.

"뭔 체류연장 수수료가 10만원이 넘어."

밀린 자료들도 정리하고, 침대에 누워 쉰다.

식당에서 떠드는 젊은 남녀들, 호기심이 폭발하는 청춘이라지만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은 정말 이해하고 싶지 않다.

"대화 수준이라도 높으면 모르겠지만 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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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2일 / 흐림 
바르샤바
며칠 사이에 유럽의 모든 국경이 폐쇄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알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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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
 
뒹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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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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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시간을 숙소에서 보내는데도, 뭔가 피곤하고 졸립다.

지난해 6월 몽골의 헙드에서 한 달여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쉼 없이 달려온 피곤함이 때마침 폴란드의 상황에 맞춰 쏟아지는가 보다.

나른하고 졸음이 쏟아지지만 마음만은 편안한 날들이다.

"쉬어갈 때가 됐지 뭐."

독일의 국경이 폐쇄된다는 정보가 들려온다. 개인주의가 강한 유럽 사람들의 성향은 어쩔 수 없다지만 국가의 시스템이 한순간에 정지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중국과 한국의 상황을 보며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모르겠다.

"설마 일본의 데이터를 믿은 거야?"

우크라이나의 국경 폐쇄를 시작으로 폴란드,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독일, 러시아까지 폴란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모든 국가의 국경이 막혔다.

파박은 뮌헨에서 서울로 사는 항공권을 예매하고 주말에 귀국할 생각이고, 월터는 루마니아에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고 있다.

"어제 왔으면 14일간 격리조치당할 뻔했어."

"운 좋네. 14일 동안 부모님한테는 가지 마!"

"알아."

미루고 있던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고, 잠시 산책을 한 후 숙소로 돌아온다. 주말 내 흐리고 쌀쌀했던 날씨가 제법 따듯하게 변해간다.

"폴란드 어디로 가 볼까?"

"몰라, 일단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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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1일 / 맑음 
바르샤바
코로나로 인한 유럽의 상황은 최악으로 바뀌고 있다. 조금은 차분한 폴란드이지만 국경 폐쇄하고 음식점들의 매장 영업을 중지시켰다. 폴란드에서 한참 동안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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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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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어 잠들었지만 푹 잠들었다. 연락이 없던 라이언은 폴란드 전체의 여행지들을 추천한다. 대만에 있어서 시차 때문에 메시지 답장이 하루 뒤에 온다.

좋은 날씨인데 조금 쌀쌀하다. 화창한 봄날은 언제쯤 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글에게서 전화가 와 통화를 하고,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은 이글이다.

산책도 하고 점심도 먹을 겸 밖으로 나간다. 날씨가 좋은 주말이라 그런지 이전보다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 있지만 썰렁한 느낌은 여전하다.

월터는 무사히 루마니아에 도착했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갈 방법을 찾는 모양이다. 다행히 루마니아는 국경을 폐쇄하지 않고 발병지역 경유자에 대한 검역만을 강화한 상태다.

어제와 달리 식당들은 포장만 가능하가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일단, 점심을 포장하고 숙소를 연장하자."

3일 정도 바르샤바에 머물며 시내 구경도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발트해가 있는 그다인스크로 갈 생각이다.

2주 정도 여행하다 보면 우크라이나의 국경이나 폴란드의 항공편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날 것이고, 폐쇄 조치가 연장되면 베를린으로 가서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면 될 것 같다.

공원을 걷고,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는 나무들과 꽃들의 느낌이 이전과 남다르다.

"도시라도 늘 이렇게 한가로우면 괜찮겠네."

점심으로 먹을지, 저녁으로 먹을지 모르겠지만 KFC를 포장하고.

주변에 아시안 마켓이 있는지 검색해니 거리가 좀 멀다. 파박과 프라하에서 먹다 남은 쌈장이 모두 떨어져서 하나 더 구매를 할 생각이다. 슈퍼에서 양파나 마늘을 사서 가끔씩 찍어먹으니 꽤 괜찮다.

대형 슈퍼마켓은 잘 모르겠지만 작은 편의점들은 평상시와 다를 것이 없다.

한글 안내가 된 삼각김밥인데 진열대의 상품명에 스시로 표기되어 있다.

"비싸네."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빵들을 사고, 숙소가 연장되면 계란 같은 것을 사서 조리를 해서 먹어야겠다.

올드타운에는 햇볕를 즐기는 노인들과 관광객들이 조금 있다.

박물관이나 관광명소들이 모두 휴업이라 딱히 갈 곳도 없고, 조금은 쌀쌀한 날씨라 햇볕 쬐기도 마땅치 않다.

"엽서나 쓸까."

"병따개에 관심이 많던 파박이 생각나네."

자석은 특별한 것이 없는데.

폴란드의 소박한 문양들과 패턴들이 마음에 든다.

자석과 엽서 그리고 심플한 꽃무늬 패턴의 커피잔 받침대를 사서 나온다.

숙소에 돌아와 3일 더 연장을 한다. 리셉션에 못보던 유리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다. 임시로 유리 칸막이를 만들어 놓은 것인데 마스크도 같이 쓰면 좋을 것 같은데, 정말 마스크 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숙소도 연장했고, 아무도 없는 8인실을 독차지하고 푹 쉰 뒤 발트해로 가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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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10일 / 눈 ・ 도
바르샤바
코로나 팬데믹, 유럽의 국경들이 연이어 폐쇄되고 있다. "국경을 닫으면 어떻게 하냐!"


이동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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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거리
24,831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8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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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계획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바르샤바
 
바르샤바
 
바르샤바
 
 
49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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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컨디션이 좋지가 않다. 건조하고 재미없는 호스텔이다.

"날씨는 왜 이렇게 구려!"

뮌헨에 도착한 파박에게서 전화가 온다.

코로나 때문에 유럽 전체가 공동화되어 가는 느낌이라 여행자에게 여러 가지 선택의 고민을 갖게 만드는 요즘이다.

영국으로 가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 경기를 보고 싶어했던 파박에게 EPL의 중단 소식은 그를 허망하게 만들 법도 하다 싶다.

"우크라이나도 오늘 국경이 폐쇄됐어요."

"헐."

파박과 통화를 끝내고, 외교부 해외안전 어플에 들어가니 우크라이나는 2주간 모든 외국인 입출입을 막았고, 폴란드는 10일간 항공의 입출입을 막고 식당들까지 영업중단을 명령했다.

"유럽, 구리다."

감기 정도로 생각한다며 쿨한 척은 다 하더니, 사재기부터 시작해서 국경을 폐쇄하느라 바쁘다.

"마스크는 왜 안 쓰냐?"

2주간 우크라이나의 국경이 폐쇄되어 갈 수가 없다. 쉥겐 기간도 남아있지 않아 인근 슬로바키아나 헝가리로 갈 수도 없고, 쉥겐 기간이 있더라도 모두 국경을 폐쇄한 상태라 넘어갈 수도 없다.

폴란드의 체류기간이 넉넉하고, 물가가 저렴한 곳이라 다음 계획을 생각하는데 여유가 있어 다행이다.

"월터, 너 비행기 탈 수 있어?"

"아니, 오늘 취소됐어."

몇 시간만에 상황이 바뀌니 대책이 없다. 루마니아로 간 후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방법을 찾고 있는 모양이다.

"일단 중동을 탈출해!"

"응, 그들이 나를 집단검역소에 보내지 않기를."

"하하하하."

아프리카로 가는 비행기와 루마니아로 가는 비행기의 항공편을 검색한다. 15일 후 우크라이나의 국경이 열리면 키예프로 갈 것이고, 국경 폐쇄가 연장되면 루마니아나 남아공으로 이동할 것이다.

"그냥 아프리카로 갈까!"

대만으로 여행을 간 라이언도 발이 묶인 모양인데, 이 시국에 일본은 왜 가려는지 모르겠다. 일본 편의점 음식에 후쿠시마 식재료를 사용한다고 알려줄 때도 나를 의심스레 쳐다보더니 말이다.

"일본 사람이 아니라 일본 자체가 싫다."

세계전쟁으로 침략당한 역사의 아픔이 비슷할 것인데, 감정을 떠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찾아보려고 해야하지 않나 싶다.

"Japan is dangerous because not virus tested. Taiwan seems to be safer."

이번에도 답이 없는 라이언이다.

"그래, 일본가서 초밥 많이 먹어라."

슈퍼마켓과 식당들의 영업을 중단시켰다는 정보에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원래 사람이 없는 것인지,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황량한 바르샤바의 골목들이다. 달라진 것은 간혹 마스크를 쓰고 있는 서양인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바르샤바 궁전 근처의 한식당으로 간다. 이상하게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 날이다.

가게에 들어서자 젊은 폴란드 직원이 포장만 된다며 안내를 하고, 잠시 후 한국어가 들려온다.

"식사 하시려고요? 오늘은 포장만 됩니다."

"네."

테이블에 앉으라며 안내를 하는 남자는 차를 주겠다고 한다. 편하고 자유스러운 스타일의 한국 사람이다.

"영업은 계속 하죠?"

"네, 포장하고 배달만 가능해요."

각자의 명함을 교환하고, 제육볶음 도시락을 포장해달라 주문한다.

숙소 밖으로 나오니 네트워크가 끊겨있다. 일주일간의 사용기간이 끝났나 보다.

난데없이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고.

깔끔하게 포장된 도시락을 들고, 슈퍼에 들러 빵과 요거트, 콜라를 사서 돌아온다.

갑자기 맑아졌다가.

갑자기 눈이 흩날리더니.

쏟아져 내리는 괴팍한 날씨다.

"아직도 겨울이었어!"

식당에서 떠드는 아이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조용히 고급진 도시락을 맛본다.

"3개는 먹을 수 있는데. 비싸다."

Play24 어플로 폴란드 유심의 데이터를 충전하고 무제한 상품을 49즈워티로 구매한다.

"일단, 데이터 부자!"

국경 전체가 폐쇄되어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좋다.

1. 우크라이나 2주간 국경 폐쇄.
2. 폴란드 국제선 운행정지 10일, 추후 20일, 최대 60일.

탈출 계획, 1번이 열리면 바로 우크라이나로 입국, 2번이 열리면 아프리카로 비행기 타고 출국, 모두 안 열리면 베를린으로 가서 어디론가 출국. 끝.

"심플하네."

최소 보름에서 한 달 정도는 폴란드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

"폴란드 일주를 할까, 아니면 쉴 곳을 찾아서 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배가 고프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고프냐!"

밖으로 나가 어제의 폴란드 식당이 열렸지 보고 있으니 여자가 나와 포장만 된다며 안내를 한다.

잠시 고민을 하다 포장 음식이라면 KFC 치킨이 더 괜찮을 것 같다.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채팅방에서 현기님이 폴란드 친구 알렉스를 소개해 준다.

알렉스와 페이스북을 연결하고, 폴란드의 좋은 장소를 추천해 달라 부탁하니 발트해에 위치한 도시를 추천한다.

그다인스크, 폴란드의 도시 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경로가 맞지 않아 포기했던 도시다.

"그럼, 그다인스크로 가서 바다도 보고 빙돌아 다시 바르샤바로 와야지."

경로를 그려서 보여주니 알렉스는 자신이 사는 곳을 알려준다.

"여기는 볼 것이 없어서.."

"고뤠, 그럼 가야지. 네가 있잖아."

바르샤바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알렉스가 사는 동네를 거쳐서 오면 좋을 것 같다.

"자, 폴란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것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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