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29일 / 맑음 
푸츠크-그드니아-포즈나뉴-체르보낙
폴란드의 코로나 이동제한 조치 강화로 더는 여행을 할 수가 없다. 포느나뉴에 있는 알렉스의 집으로 간다.


이동거리
389Km
누적거리
25,647Km
이동시간
6시간 34분
누적시간
1,926시간

 
기차
 
기차
 
 
 
 
 
 
 
48Km / 1시간 40분
 
341Km / 4시간 54분
 
푸츠크
 
그드니아
 
포즈나뉴
 
 
1,306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초저녁부터 달콤한 피곤함에 잠들었지만 자정 무렵 가위눌림에 놀라 잠에서 깬다.

텐트에 묶어놓은 자전거를 훔치는 도둑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저지를 하고 싶은데, 몸이 움직이질 않고 소리마저 나오지가 않는다.

"아, 찝찝해."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며 시간을 보낸다. 일정한 간격으로 밀려드는 파도소리가 너무나 좋은 시긴이다.

날이 밝아오는 6시가 다 되어 잠이 들고, 9시가 넘어 잠에서 깬다. 난데없이 찾아든 가위눌림에 피곤해진 아침이다.

"비가 오는가?"

여전히 바람소리가 강하게 들려오는 아침의 하늘은 잔뜩 찌푸린 회색빛이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편의 정보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 26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있다. 하루에 3편 정도의 기차가 운행되는 것 같다. 3시 반 출발하여 7시 반에 포즈나뉴에 도착하는 기차다.

알렉스에게 기차의 정보를 보여주니 괜찮다고 한다.

"오케이."

포츠크에서 그드니아로 가는 EC의 기차를 확인한다. 그드니아와 헬을 왕복하는 단선 기차는 12시와 2시 반에 야영지 주변에 있는 간이역을 지나쳐 간다. 기차의 운행간격이 꽤나 길다.

"시간이 애매하네."

35km 정도 떨어진 그드니아까지 기차를 타고 갈지, 자전거로 이동할지를 고민한다.

"그드니아에서 3시간을 대기하더라도 일찍 가서 기다리자."

11시 짐들을 정리하고, 포츠크로 가려던 길의 방향을 바꿔 야영지 근처의 간이역 Swarzewo로 이동한다.

"이 멋진 발트해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가네. 아쉽다."

4km 정도 거리의 작은 간이역에 도착한다.

"시간은 넉넉한데."

"설마 폐쇄된 역은 아니지?"

열차시간표를 재차 확인하고.

기차표를 사려는데 오래된 간이역은 창문들까지 폐쇄된 상태다. 주변에 사람들조차 없어 물어볼 수도 없고.

"알렉스, 기차표를 기차 안에서 살 수 있지?"

"응. 역에서 판매하지 않으면 기차의 첫 번째 칸에서 살 수 있어."

현금이 없어 약간 불안하기는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시간에 맞춰 기차가 들어오고.

자전거를 끌고 탑승한다. 승차권을 확인하는 중년의 여직원이 다가와 표를 확인하는데, 여직원은 영어를 하지 못한다.

기차역의 매표소가 열지 않아서 표를 살 수 없었다고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폴란드어로 무언가를 설명한다.

알렉스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전화는 연결이 안 되고, 여직원은 자신을 따라오라는 제스처를 한다.

기차의 기장과 뭔가를 상의하던 여자는 카드 단말기를 들고 기차표의 가격을 알려준다.

"카드 단말기 있네."

카드결제를 했지만 통신이 불안정한 것인지, 카드시스템의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여자는 뭔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다.

"아, 또 왜?"

두세 번 결제를 시도해보지만 결과는 똑같다. 여자는 자리로 돌아가 기다리라는 제스처를 한다. 자리로 돌아와 기다리는 동안 알렉스에게 연락이 오고.

"기차표 결제가 안 돼. 기계가 고장인가 봐."

"음, 내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해서 보내줄게."

"그런 것도 돼?"

알렉스가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하는 동안 기차는 그드니아에 들어선다. 한 정거장을 남기고 알렉스는 기차표의 바코드를 보내주고, 여직원에게 바코드를 보여주자 여직원은 귀찮은 듯이 그냥 가라는 제스처를 한다.

"잉? 어쨌든 나 기차표 샀다!"

그드니아에 무사히 도착한다.

"일단, 첫 번째 미션 성공!"

승강장을 둘러보고 엘리베이터를 찾아 그드니아 기차역 대합실로 이동한다.

"오, 넓은데."

3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 포즈나뉴행 기차의 대기시간을 어디에서 보낼까 싶었는데 그드니아의 기차역의 대합실은 구색이 잘 갖춰져 있다.

"좋아, 좋아!"

"다음은 포즈나뉴행 기차표를 사는 건데."

자동판매기를 확인하고.

매표소에 대기줄이 없어 매표소로 간다.

포즈나뉴로 가는 기차를 탈 것이다 말히고, 핸드폰에 저장한 시간표를 보여주며 재차 확인을 한다. 자전거 화물 티켓까지 추가로 발급받는다.

"오케이, 미션 완료!"

알렉스에게 기차의 도착시간을 알려주자 알렉스는 포즈나뉴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픽업을 올 것이라며 알려준다.

"오케이."

포즈나뉴에서 머물 곳은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의 부모님 집이다. 알렉스의 말에 의하면 그의 아버지도 세계를 여행했던 여행자라고 한다.

2시간 반 정도 남아있는 기차의 출발 시간을 기다리며 자료들을 정리하고, 알렉스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에게 페이스북 친구 요청이 온다.

역시나 기차역의 화장실은 유료다. 모든 유럽이 마찬가지이지만 공공시설의 유료 화장실은 조금 치사한 것 같다.

"내가 똥에 좀 민감하다. 모든 똥은 평등한 것인데."

순식간에 2시간 반이 지나가고, 시간의 여유를 두고 승차장을 찾아간다. 포즈나뉴행 플랫폼을 물어보기 위해 조심스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멀리서 질문을 하려니 소스라치듯 뒷걸음을 친다.

"야! 너네가 더 무섭거든."

열차번호와 시간을 재차 확인하며 승차장을 찾아가고, 열차의 승무원들에게 기차를 확인한다.

승차권에 찍힌 열차칸을 찾아가 좁은 계단으로 자전거를 끌어올리고.

"일단, 기차는 맞네."

"근데, 자전거를 어디다 둬?"

독립된 열차칸의 통로는 너무나 좁다. 뭔가 이상하다 싶은 마음에 주춤하고 있으니 남자 승무원이 찾라와 열차의 마지막 칸에 자전거 보관 장소가 있다고 알려준다.

"처음부터 알려주지."

다시 자전거를 끌어내리고 마지막 칸 일반 객실 뒤편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쓰러지지 않게 세워둔다.

"분명히 이등석을 샀는데, 왜 일등석을 줬지?"

자전거를 보관한 마지막 칸의 일반석이 아닌 독립된 열차칸의 넓은 장애인용 특별석을 줬다.

"이게 이등석인가? 너무 좋은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좌석들이 오픈된 일반석도 아니고, 독립된 공간에 6명이 사용하는 열차칸도 아닌 넓은 장애인용 방을 주었다. 바르샤바로의 호스텔처럼 이상한 특별대우를 받은 기분이다.

"나 이런 차별 너무 좋아."

승차장에서 승객들을 안내하는 승무원에게 창문을 두드리고 열차표를 보여주자 승무원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미소를 보여준다.

"오케이. 마지막 미션 완료. 가자, 포즈나뉴로!"

자료를 정리하다, 자전거에서 프런트 패니어를 떼어 방으로 가져오고.

자료를 정리하다, 핸드폰의 알람을 맞춰놓고 피곤함에 잠이 든다.

"기차역을 지나치면 큰 일인데."

불안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눈이 감긴다.

불편한 잠자리 탓에 깊이 잠들지 못하고 2시간 정도를 비몽사몽 뒤척거리다 잠에서 깨어난다.

포즈나뉴에 들어서며 알렉스의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내니 승차장에서 기다리신다며 사진을 보내주신다.

승차장에 내리자 멋진 콧수염을 기른 알렉스의 아버지가 손인사를 하신다. 특별한 인사 없이도 자전거 여행자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듯한 미소다.

"이래서 자전거 여행이 참 좋다."

아버지를 따라 기차역을 빠져나오고, 차를 가지러 간 사이 패니어들을 떼어놓고 기다린다.

"잘 왔다!"

색깔도 마음에 드는 노란색 승용차에.

자전거와 패니어들을 싣고 포즈나뉴 외곽에 있는 알렉스 부모님의 집으로 간다.

포즈나뉴 시내에 있는 건물들의 설명을 듣고, 간단한 영어를 사용하시는 아버님이라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다.

"내 와이프는 간호사야. 혹시 코로나에 걸려도 살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마."

"네. 하하하하."

포즈나뉴 시내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조용한 마을 Czerwonak에 도착한다.

집에서 기다리던 알렉스의 어머니 카시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카시아는 세면도구들을 따로 챙겨주신다.

아버지와 잠시 대화를 하는 동안.

일찍부터 준비를 해놓은 수프를 내어주는 카시아.

자전거 여행, 코로나, 가족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맥주를 좋아하는 아버지는 차가운 기네스 맥주로 환영의 인사를 마무리한다.

코로나, 갑작스레 급변하는 폴란드의 상황으로 여행을 멈추게 된 것은 아쉽지만 이렇게 알렉스의 가족과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이자 즐거움이다.

폴란드의 셧다운, 이동제한이 풀릴 때까지 포즈나뉴에 머물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몽골의 헙드에서처럼, 이곳에서 조금 쉬어가라는 뜻인가 보다."

 

 

Trak 정보

GPS 정보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8일 / 흐림 
그다인스크-그드니아-푸츠크
폴란드 모든 숙박업체의 영업중지 조치, 발트해변을 여행한 후 알렉스의 집으로 갈 생각이다.


이동거리
65Km
누적거리
25,258Km
이동시간
6시간 0분
누적시간
1,919시간

 
468도로
 
해안길
 
 
 
 
 
 
 
25Km / 2시간 20분
 
40Km / 3시간 40분
 
그단스크
 
그드니아
 
푸츠크
 
 
917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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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하고 피곤하다. 도시에 들어오면 찾아드는 불면증은 익숙해진 습관처럼 불편하고 이해할 수 없다.

여전히 찬바람의 흐린 날씨, 솜털 같은 작은 눈발이 흩날린다.

"정말 움직이기 싫다."

조식을 먹기 위해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몇몇의 폴란드 게스트들도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딱히 먹을 것이 없어 방으로 되돌아와 요거트와 과자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11시에 맞춰 체크아웃을 한다.

"케밥을 포장하고, 비상식을 보충한 다음 Hel로 가 볼까."

케밥집에 들러 포장을 하고.

그다인스크를 벗어난다. 발트해의 헬까지 70km 정도의 거리, 그드니아를 지나 해변을 따라 이동할 생각이다.

도로를 벗어나 그드니아의 해변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이런 가든은 렌트를 안 하나?"

그드니아 해변이 가까워지자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하지만 해변의 입구는 모두 폐쇄되어 출입이 금지다.

"아니, 왜 해변을 막아버리는 거야."

산책로를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넓은 해변만을 폐쇄시킨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발트해로 가도 의미가 없겠는데.

해변의 산책로에서 출입금지 테이핑 작업을 하느라 바쁘다.

작은 공원들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뭔가 분위기가 수상하다."

어제 폴란드 정부의 지침이 발표된 후 조금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많이 착용하고 있다.

해변의 산책로를 벗어나 도로를 따라간다. 출출함에 맥도널드와 버거킹에 들렀지만 모두 드라이브 쓰루 코너만을 운영하고 있다.

"에쉬, 이거 어떻게 이용하는 거야."

차량들이 햄버거를 구매하는 모습을 째려보다 햄버거를 포기하고, 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로 대신한다.

그드니아의 외곽을 빠져나간다.

바다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뭔가 재미가 없는 라이딩이다.

"다리 밑에서 노숙이나 할까 보다."

복잡한 인터체인지를 벗어난 자전거 도로는 난데없이 커다란 공장 앞에서 막히고.

경로를 재설정한 내비게이션은 공장 옆으로 난 샛길로 길을 안내한다.

철로길을 따라 이어지는 흙길을 따라 도로를 찾아가고.

다행히 흙길은 끊기지 않고 도로로 이어진다.

"날씨도 구리고, 재미대 없고."

그드니아를 벗어나고 도로는 낡은 농로를 따라 이어지고.

차량이 없는 풍경 속으로 들어오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속도를 내어 달려보기도 하고.

한가로운 풍경 속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라이딩을 즐긴다.

해안가의 작은 마을들을 지나치고.

작은 소도시 푸츠크로 향한다.

"푸츠크 근처에서 야영을 하자. 지루해서 못 가겠다."

오는 동안 대형슈퍼마켓의 대기줄 때문에 비상식을 보충하지 못했다. 슈퍼마켓의 입장을 2~3명으로 제한하면서 안 그래도 대량으로 식품을 구매하는 사람들과 느리게 계산하는 계산원의 슈퍼마켓 입구의 풍경은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간격을 두고 대기를 하고 있다.

해안가의 야영지를 검색하고 포츠크를 벗어나던 중 낯익은 치킨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건 할배네 냄새인데."

"할렐루야!"

조심스레 매장으로 들어가니 테이크아웃 주문을 받고 있다.

치킨세트를 포장하고, 건너편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사 들고 신이 나서 야영지로 찾아간다.

해안가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펼친다.

자전거를 타고 계속 움직여도 되는지 관공서에 문의를 했다는 알렉스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아직까지 경찰의 제재가 없었어. 혹시 이동제한 걸리면 기차나 버스를 타고 너의 집으로 갈게."

"경찰들이 영어를 못해서 그럴 수도 있어."

"되도록 빨리 갈게. 4~5일 정도 걸릴 거야."

"상황이 나쁜데 밖에 있을 필요가 있을까?"

"최대한 빨리 갈게."

"쓸데없이 의욕적인 경찰을 만나면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어."

"내일 기차타고 갈게."

알렉스와 대화가 길어지며 이상하게 설득되고 있다. 자가격리를 어긴 한국의 폴란드인처럼 폴란드 정부의 제한명령을 어긴 한국인으로 매스컴을 타고 싶지가 않다.

푸츠크에서 포즈나뉴까지의 기차편 정보를 보내주고, 필요하면 온라인으로 티켓을 끊어주겠다고 한다.

"아냐. 직접 해 볼게."

푸츠크에서 EC를 타고 그드니아로 이동한 후 그드니아에서 기차를 타고 포즈나뉴까지 가야 한다. 250km 정도의 거리인데 5시간이나 걸린다.

폐쇄된 공항과 국경의 상황이 변할 때까지 포즈나뉴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폴란드 정부의 제한 조치가 어떻게 급변할지 예상할 수 없고, 해안가와 공원들마저 출입금지되어 라이딩이나 캠핑을 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자료들이나 정리하면서 푹 쉬자. 잘 쉬는 것도 여행이지 뭐."

맥주와 치킨으로 저녁을 하고, 쉬 저녁 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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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7일 / 흐림 
그다인스크
폴란드의 코로나 제한조치로 모든 숙박업소의 영업이 중지된다. "야! 말이 돼?"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19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3시간

 
야!
 
야!!!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그단스크
 
그단스크
 
그단스크
 
 
852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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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찬바람, 정말 이상한 날씨다.

아침부터 알렉스는 폴란드 정부의 새로운 지침들을 알려준다. 이전 내용들과 비슷한 정도의 권고사항들인데 특이한 것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슈퍼마켓에 60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뭔가 어설프단 말이지."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100여 명 정도였던 확진자가 2,000여 명이 넘어간 폴란드다.

 

"There are more details now. So senior's hours in shops are 10-12, these are to be only for people over 60. Gloves will be obligatory when entering shops. All hotels etc. are to be closed."

"잉? 호스텔 클로즏?"

주폴란드 대사관의 페이스북을 확인하니 정말로 모든 숙박업체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숙박 중인 게스트를 4월 2일까지 체크아웃시키라는 내용이다.

"이건 아니지! 공항과 국경을 폐쇄해놓고 숙박시설을 영업정지시키면 어떻게 하냐!"

정말 대책이 없는 덜떨어진 대응책이다. 식료품점의 입구에서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라는 권고사항은 있는데 마스크를 쓰라는 내용은 없다.

"마스크 쓰기가 그렇게도 힘드냐?"

High5 호스텔로 건너가 시리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향후 일정을 고민한다. 호스텔이 영업중지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배터리의 충전뿐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배터리들을 충전할 수 있으면 계속 캠핑을 해도 큰 상관은 없다.

우크라이나의 대사관의 페이스북을 보니 외국인 입국 금지가 4월 24일까지 연장되었다. 4월이나 5월까지는 예상을 한 상태지만 갈수록 태산이다.

"캠핑장들도 영업을 안 하겠지?"

발트해가 있은 레바 주변의 캠핑장들을 검색해 놓고 잠시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간다.

"웜샤워를 해야 하나?"

레바로 가서 캠핑장이나 주유소에서 배터리들을 충전할 수 있으면 조금 여유 있게 발트해 주변을 여행할 수 있고, 그다인스크에 사는 사람들에게 웜샤워를 이용하면 그다인스크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충전만 할 수 있으면 좋은데."

커피를 마시러 호스텔로 돌아오니 여자 직원이 심각한 얼굴로 호스텔을 닫아야 한다고 말한다.

"알고 있어."

케밥을 사러 구시가지로 걸어간다.

"그다인스크, 마음에 드는데."

알렉스와 전기 충전의 방법에 대해 메시지를 교환하고, 월터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달한다.

"월터, 폴란드 호스텔들이 내일부터 모두 닫혀. 나도 다리 밑의 공간이 필요한가 봐."

어제 월터는 한국의 자전거 여행자라며 이탈리아에서 발이 묶인 여행자의 사진을 보내왔다. 2주 동안 다리 밑에서 캠핑을 한다는 자전거 여행자의 상황은 꽤나 열악해 보였다.

"이런, 어떻게 할 거야? 대사관에 연락해야 하지 않을까?"

"글쎄, 그냥 전기 충전만 할 수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솔라 페이퍼 없어?"

"있지. 근데 햇볕이 없지!"

"친구들에게 물어볼게."

맥주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들어가니 물건들을 정리하던 여직원은 다급하게 뭔가를 말하고 비닐장갑을 건네준다.

월터는 폴란드의 친구들에게서 전해 들은 정보들을 보낸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와 러시아의 렌트 하우스 같은 정보들인데, 내 생각에는 모두 부정확한 정보들이 아닐까 싶다.

한국행 비행기는 한 달 정도의 시간 내에 한두 편이 임시적으로 생길 수도 있겠지만 귀국은 최후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둔 상태고, 저렴한 아파트를 임대할 수 있는 러시아는 입국 금지로 당분간 국경은 넘어갈 수 없다.

우크라이나나 러시아의 국경이 열리면 어느 쪽이든 이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웜샤워를 찾아봐."

"응. 찾고 있어."

웜샤워를 한다 해도 장기간 머문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에 드는 그다인스크에 조금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주변의 웜샤워 호스트들을 검색한다.

Zofia라는 호스트, 가든에 텐트를 칠 수 있다는 호스트의 정보를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낸다.

Zofia는 부모님의 연세가 많아 초대가 어렵다는 정중한 답장을 보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문의를 해보겠다고 한다.

월터와 이런저런 메시지를 교환하고, 포즈나뉴에 있는 알렉스의 집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알렉스, 발트해만 보고 너의 집으로 갈게."

"응. 어머니 때문에 우리 집에서 지낼 수는 없고, 포즈나뉴 외곽의 부모님 집에서 지낼 수 있어."

"당연하지. 이해한다."

"부모님의 집에서 네가 원할 때까지 머물러도 돼."

"오케이!"

Zofia는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해하다 보니 만나서 대화를 하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기가 편하다는 메시지다.

Zofia에게 알렉스의 집으로 갈 계획을 알려주고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다.

폴란드의 발트해 주변을 더 여행하고 싶지만, 알렉스의 집으로 가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일주일 정도 야영을 할 수 있으니 천천히 해안가에서 캠핑을 하고 포즈나뉴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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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6일 / 눈
그다인스크
오래된 폴란드의 항구도시 그다인스크를 걷는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거리가 한적한 것이 아쉬울만큼 매력적인 도시다.


이동거리
4Km
누적거리
25,193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3시간

 
롱마켓
 
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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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억지스레 10시에 잠에서 깬다. 몽롱한 아침, 창밖의 하늘이 맑다.

체크아웃을 하고 방을 옮기기 위해 짐들을 정리한 후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날씨 좋네."

언제 방을 옮길 수 있는지 물으니 방을 옮길 필요가 없다고 한다. 패니어들을 들고 방을 옮길 필요가 없으니 귀찮은 일이 사라져서 좋다.

여분의 잠을 더 청할까 싶었지만 벌써 시간은 정오를 향해서 간다.

"산책이나 하자."

자전거를 끌고 올드타운을 구경하고, 맥도날드와 슈퍼마켓에 들러 식료품을 사서 들어올까 생각하다 작은 그다인스크의 시내를 그냥 걷기로 한다.

"이쪽은 화창한데."

"이쪽은 하늘이 수상하네."

짙은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이내 작은 눈발들이 날리기 시작한다.

"참 괴픽한 날씨다."

가장 오래된 목조 크레인을 지나.

 

수로와 같은 강변을 따라 롱마켓 광장으로 걸어간다.

서유럽의 건축물들과 비슷한 그다인스크의 건물들은 나름의 매력이 느껴진다.

여전히 한적한 롱마켓 거리다.

밋밋하고 단순한 벽면에 실크 프린팅을 해놓은 듯 그려져 있는 외벽의 문양들과 파스텔톤의 색감이 예쁜 건물들이다.

"암스테르담 건물들 같은데, 창문에 문짝이 없네."

롱마켓 거리를 따라 골든게이트로 걸어간다.

그다인스크 올드타운은 각기 다른 이름의 게이트들을 통해 이어진다.

롱마켓 거리의 서쪽에 위치한 골든게이트, 폴란드의 다른 도시들처럼 그다인스크도 2차 세계대전 중 폐허가 되었었나 보다.

"폴란드, 짠해!"

잠시 밝아졌다 다시 눈이 내리기를 반복하는 날씨가 계속된다.

"이건 뭐야?"

마치 감옥처럼 둔탁하게 생긴 건물은 그다인스크의 명물인 호박들이 전시관 박물관인가 보다. 진귀하고 예쁜 호박들이 많다는데 휴관 중이라 구경을 할 수가 없다.

박물관의 뒤로 대리석으로 세운 16세기 그다인스크의 정문인 하이랜드 게이트가 있다.

"가운데는 폴란드 문장이고, 오른쪽은 그다인스크 문장이고, 왼쪽의 유니콘들은 뭐지?"

"이렇게 꽃이 피는 계절에 눈이 웬 말이냐고."

지하보도를 건너 맥도널드로 가니 매장의 문을 닫고 영업을 하고 있다. 딜리버리 주문만을 받는 모양이다.

갑작스레 거세진 바람과 함께 눈발이 휘몰아친다.

"에쉬, 숙소로 가자."

화려한 무기고 건물을 지나.

슈퍼마켓으로 가던 중 영업을 하고 있는 케밥집이 보인다.

"햄버거 대신 케밥!"

22즈워티의 케밥을 포장해서 나온다. 일단 저렴하고 푸짐해서 좋고, 맛이 좋으면 내일도 먹어야겠다.

폴란드의 소박한 문양의 그릇들은 정말 매력적이다.

멀리 있는 슈퍼마켓을 포기하고 올드타운 내에 있는 무당벌레 슈퍼마켓으로 갔지만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잠시 기다리다 그냥 숙소로 간다.

숙소 근처의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고, 오락가락 제멋대로 변하는 날씨 속에서의 산책을 마친다.

"오호, 역시 케밥이 최고야!"

독일의 케밥에 비하면 조금 만족스럽지 않지만 양도, 맛도 제법 괜찮다.

하루 종일 눈과 비가 반복되는 날씨다. 아쉬운 것들은 아쉬운대로, 부족한 것들은 부족한대로, 좋은 것들은 좋은대로, 아무런 욕심 없이 나쁘지 않은 편안한 그런 날들이다.

"그대는 어떤가요?"

"내일은 자전거를 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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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5일 / 눈
그다인스크
유럽의 썸머타임이 시작된 날, 찬바람에 눈과 비가 섞여 흩날리는 날이다. "춥다! 쉬자."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189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12시간

 
산책포기
 
도깨비
 
 
 
 
 
 
 
0Km / 0시간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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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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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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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공간의 호스텔은 조용하고 편안하다.

썸머타임이 적용되는 날이라 한 시간이 사라진 날,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지만 시계는 9시가 넘어가 있다.

"날이 흐리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주방이 있는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강한 찬바람과 함께 눈비가 내리는 날이다.

"와, 춥다!"

조식이 제공되는 호스텔이라 간단하게 씨리얼 만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잠시 주변을 산책하려다 거친 찬바람에 포기를 하고.

"이틀 정도 더 쉬어갈까?"

숙소로 돌아가 부킹닷컴 메시지로 숙소의 연장문을 해도 답은 없고, 저렴한 도미토리는 여전히 찝찝하다. 부킹닷컴에는 싱글룸의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 High5 호스텔로 건너간다.

숙소를 이틀 연장한다. 사용하는 싱글룸은 예약이 되어있어 내일 체크아웃 후 방을 옮겨야 한다고 안내한다.

"푹 쉬자!"

방으로 돌아와 밀린 자료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트북으로 정리해야 할 자료들이 너무나 많다.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

해가 떨어지기 전 편의점에 들린다.

맥주와 식료품을 사고.

중간에 끊긴 도깨비를 새벽까지 정주행한다.

"내일은 날이 맑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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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4일 / 맑음 
말보르크-그다인스크
폴란드에서 만난 모든이들이 추천한 도시, 폴란드 여행을 준비하며 가보고 싶었던 항구도시 그다인스크로 간다.


이동거리
53Km
누적거리
25,189Km
이동시간
4시간 10분
누적시간
1,912시간

 
22도로
 
모틀라와길
 
 
 
 
 
 
 
14Km / 1시간 00분
 
39Km / 3시간 10분
 
말보르크
 
트체프
 
그단스크
 
 
84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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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잠들고 일어난 아침, 하얀 서리가 내려앉아 있다.

"끝이 어디냐?"

볼품없는 야영지인데 이상하게 마음에 든다. 마지막 배터리로 충전을 하며 아침을 해결하고.

"아, 움직이기 싫다."

그다인스크에는 호텔과 호스텔이 엄청나게 많지만 저렴한 호스텔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어 싫고, 호텔은 너무 비싸다.

아파트형 호스텔을 예약한다. 싱글룸이 1박에 15,000원 정도의 숙박료라 그럭저럭 괜찮다.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2시가 되어간다. 그다인스크까지는 50km 정도의 거리, 일몰이 되기 전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차량의 속도가 빠른 도로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 자전거 경로로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출발한다.

"왜 강을 건너지?"

작은 농로길로 진입하지 않고 직진을 계속하는 내비게이션이 이상하여 살펴보니 내비게이션을 실행시키지 않고 경로만을 검색한 후 출발을 한 것이다.

"에, 헛걸음했네."

한 시간을 부지런히 달렸는데 내비게이션을 실행하니 겨우 7km 정도만 줄어든 상태다. 그다인스크까지 작은 타운들과 마을이 이어지는 소도로를 타고 이동한다.

요거트와 빵으로 간단히 해결한 아침이 부실했던 것인지, 너무 푹 쉰 탓에 근육들이 풀어진 것인지 페달링이 느려져 간다.

"어제 너무 신바람을 냈나."

그다인스크에 가까워지자 그동안 밋밋했던 평야의 풍경은 하천과 갈대숲을 시작으로 이색적인 풍경으로 바뀌어 간다.

정원의 잔디를 깎는 사람들,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 아이와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 햇볕을 즐기는 연인들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작은 하천과 강변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날이 좋은 토요일 오후의 풍경이다.

"시간이 참 좋다."

도로를 벗어나 울퉁불퉁한 뚝방길을 따라 그다인스크로의 외곽으로 들어간다.

"봄이네."

봄날의 풀냄새와 꽃향기가 좋은 날이다.

그다인스크로 들어가는 쭉뻗은 가로수길을 따라간다.

"다 왔다."

지그재그 모양으로 생긴 묘한 수로를 건너고.

수로변의 공원에는 늦은 오후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수로의 건너편으로 도시의 경계를 나타내듯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이상한 모양의 수로를 따라 그다인스크의 올드타운이 시작된다. 강변의 오래된 외부 성탑처럼 보이는 건물이 나온다. 아마도 그다인스크의 올드타운은 큰 성벽에 둘러싸인 도시가 아닐까 싶다.

수로를 따라 올드타운의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오래된 성문을 지나자 시청 건물이 있는 올드타운의 롱마켓 거리가 이어진다. 너무나 한산한 거리, 생기를 잃어버린 롱마켓 거리는 토요일 오후의 여유롭던 시 외곽의 풍경과 달리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이게 시청 건물이구나."

광장의 중앙에 세워진 넵튠 분수대, 주변의 건물들이 예쁘다. 암스테르담 같기도 하고, 독일 소도시의 광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해가 지기 전 호스텔의 체크인을 하기 위해 강변의 호스텔을 찾아간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카페들은 모두 문이 닫혀있고, 두 개의 성문으로 보이는 도시의 옛 거리들은 꽤나 매력적이다.

회전 관람차가 세워진 놀이공원의 건너편, 호스텔에 도착한다.

오래된 건물들의 호스텔과 현대식 호텔들이 들어선 거리, 도착한 아파트형 호스텔은 문이 닫혀있다.

현관에 붙어있는 연락처와 부킹닷컴의 연락처로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고, 안내 메시지에는 High5 호스텔에 리셉션이 있다는 정보만이 붙어있다.

"뭐야? 영업을 안하는 거야?"

조금 난감해진 상황, 부킹닷컴으로 주변의 다른 호스텔을 검색하니 건물 건너편에 High5 호스텔이 검색된다.

"어, 여기 있구나."

도미토리 호스텔인 High5 호스텔과 싱글룸의 호스텔 Happy7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는 모양이다.

High5 호스텔로 들어가 체크인을 한다. 호스텔의 1층 카페에는 몇몇 게스트들의 모습이 보인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Happy7 호스텔의 싱글룸을 안내받고, 내부에 자전서를 보관할 수 있는지 묻자 흔쾌히 답변을 한다.

짐들을 방으로 옮기고, 샤워를 미루고 근처의 편의점으로 간다.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겠지만 혹시나 싶어 빵과 식료품을 넉넉하게 사서 돌아온다.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 도시를 구경하자."

코로나 때문에 발이 묶여 폴란드 도시 중 가장 궁금했던 그다인스크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영업제한과 이동제한으로 한산해진 도시의 풍경이 아쉽지만 그다인스크를 산책하고 바다로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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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일 / 맑음 ・ 0도
이와바-말보르크
그다인스크로 가기 전 말보르크 성이 있는 발보르크로 향한다.


이동거리
78Km
누적거리
25,136Km
이동시간
5시간 32분
누적시간
1,908시간

 
515도로
 
515도로
 
 
 
 
 
 
 
42Km / 2시간 20분
 
36Km / 3시간 12분
 
이와바
 
지에즈건
 
말보르크
 
 
7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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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씨, 좋은 아침이다. 70km 정도 떨어진 말보르크, 그다인스크에서 보낼 장소들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낸다.

발트해로 가기 전 그다인스크에서 배터리 등을 충전하기 위해 호스텔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호스텔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다인실의 호스텔은 당분간 피하고 싶은데, 단독룸이나 아파트형 호스텔은 가격의 부담이 있다.

"저렴힌 야외 캠핑장이 있으면 좋겠는데."

알렉스, 리즈훼이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알렉스는 혹시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인종차별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고, 외출 통제가 풀린 리즈훼이는 마스크를 보내주겠다고 한다.

"국경이 폐쇄되어 받을 수가 없어."

한국의 가족들에게 마스크를 보내주겠다는 리즈훼이, 한국에도 마스크가 많다고 해도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

"중국에서 한국 뉴스가 어떻게 나가는 거야?"

마음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한국의 주소를 알려주니 마스크를 구해서 보내보겠다고 한다.

말보르크로 향하는 경로를 결정한다. 40km 정도 거리의 작은 타운에 있는 테스코에서 식료품을 구한 뒤 말보르크로 갈 생각이다.

11시 반, 말보르크로 향한다.

"늦었네. 가다가 중간에서 야영을 해도 좋고."

이내 땀이 차올라 겨울 져지와 장갑을 벗는다.

한적한 시골의 도로, 낮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도로의 라이딩이 즐겁다.

잠시 쉬는 동안 급격하게 사망자가 늘고있는 프랑스의 레오니에게 안부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행히 뒹케르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레오니의 가족들은 건강하다고 한다.

작은 시골 마을들과.

푸른 평야를 지나치며 라이딩을 즐기는 사이.

2시, 첫 번째 목적지였던 작은 타운의 테스코에 도착한다.

"너무 빨리 왔는데."

테스코에서 식료품를 구매하고 말보르크로 향하다 적당한 곳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었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고 말보르크까지 30km 정도만이 남아있다.

"그냥 고!"

30km 정도의 거리 말보르크, 해가 떨어지기 전 말보르크 성을 둘러보고 외곽으로 빠져나갈 시간이 충분할 것 같다.

 

3시 40분, 말보르크의 경계에 도착한다.

먼저 초입에 있는 슈퍼마켓에 들리고.

코로나 때문에 빵들도 미리 종이팩에 담이 팔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인데 폴란드어를 모르는 나에게는 빵의 모양을 볼 수 없으니 어떤 빵인지 알 수가 없는 난감함이 있다.

Lidl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보충하고, 근처에 있는 무당벌레 슈퍼마켓으로 치킨팩을 사러 간다. 이곳은 사람들의 숫자를 제한하기 때문에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폴란드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도 있고, 조금씩 거리를 두며 움직이는 사람도 있지만 슈퍼마켓에 갈 때마다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말보르크 성의 주변에 있는 맥도날드가 유혹의 손길을 던지지만 오늘은 햄버거 생각이 없고, 무엇보다 충전을 할 수 없으니 의미도 없다.

말보르크를 관통하는 작은 강을 따라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말보르크 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꽤나 웅장한 높이와 크기의 외곽성벽, 2차 세계대전 중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된 것을 다시 복원해 놓은 것이다.

성벽의 안으로 들어가니 큰 규모의 내성이 나온다.

 알렉스의 말처럼 꽤나 규모가 큰 성이다.

말보르크 성을 둘러보는 사이 일몰이 시작된다.

그다인스크까지 넓은 평야만이 펼쳐지는 구간, 야영을 할 장소를 찾아야 한다.

차량들의 통행 속도가 빠른 도로를 따라 잡목이 자라 있는 평야의 경계지를 찾는다.

"위성지도랑 모습이 다른데."

풍성하디는 않더라도 도로변의 시야를 가려줄 것이라 생각했던 잡목 숲은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앞으로 한참 동안 이어지는 도로변의 풍경이 이와 다를 것 같지 않다.

잡목이 자란 평야의 안쪽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간다.

"오늘 노을빛이 왜 이렇게 좋아?"

아쉬운대로 잡목 숲에 텐트를 펼친다.

 

호스텔을 검색하다 포기한다. 생각 같아서는 하루 더 캠핑을 해도 상관없지만 배터리도 없고, 더욱이 일요일이 끼어있어 식료품을 구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일 그다인스크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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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2일 / 맑음 ・ 6도
이와바
이와바에서 하루를 쉬어간다. 바람이 좋은 날, 언덕 위의 캠핑이 좋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058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902시간

 
도로
 
도로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이와바
 
이와바
 
이와바
 
 
7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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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이 구름 사이로 숨어있다.

어떤 소음도 들려오지 않는 조용한 세상에 새들의 간지러운 지저귐만이 들려온다.

"딱히 할 것이 없네."

이제 남은 배터리는 파박의 솔라 페이퍼 보조배터리뿐이다.

이내 햇볕이 구름에 가리며 의미도 없고.

"산책이나 할까?"

따듯한 햇볕이 드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든다. 노트북을 꺼내 영화를 보려다 도깨비를 틀어놓고 노트북으로 핸드폰도 충전한다.

"너와 함께 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한 편, 한 편이 지나가고 은탁이 검을 잡을 수 있게 되면서 노트북의 전원이 꺼진다.

"핸드폰 완충!"

오후 늦게 주폴란드대사관의 페이스북에 공지사항이 올라온다.

국제선 운항이 중지됐던 LOT항공편으로 바르샤바-인천간 특별기가 3월 31일에 운행된다고 한다.

우리의 코로나 사태의 대책들이 외신에서 호평을 받고, 의료품과 대처법들에 대한 각국의 요청들이 늘어나더니 체코에서는 차단되었던 한국의 입출국이 풀렸다.

"오호, 좀 멋진데!"

26일 22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다는 공지에 '왜 미리 공지를 하냐'며 대사관의 조치에 사과를 요구하는 젊은 여자의 댓글이 보인다.

내용을 보니 폴란드 정부의 공문을 받고 대사관이 공지를 올리자 사람들이 서둘러 항공사에 항공권 문의를 했고, 정보공지가 부족했던 항공사의 직원들의 답변은 일괄적이지 않았나 보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안내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안내를 받은 사람이 생겨난 것이다.

"참 대단한 프로 불편러네."

폴란드 항공사의 업무 혼선에 대해 정부에게 사과를 하라니 어이가 없고, 공지를 22시 예약 가능으로 올렸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전에 항공권을 구매했다며 '왜 사전에 공지를 올렸냐'며 따지는 모습에 묵직한 욕지거리가 목에 걸린다.

아마도 그동안 취소되고 연기된 항공권의 소지자에게 우선권을 주다 보니 몇몇 사람들은 정확한 안내를 항공사로부터 받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공지사항을 미리 공지했다고 따지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니? 사전에 미리 올리는 것이 공지야!"

문제의 상황이나 결정의 순간이 오면 그 사람의 의식은 행동으로 표출된다. 해외여행자나 유학생들의 입국을 막자는 사람들도, 내가 먼저 입국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각자의 생각이나 입장들은 있겠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자신들의 생각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이기적인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국경 폐쇄된 상태에서 자국민들도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감염 외국인들이 몰려든다며 해외입국을 막자는 생각은 너무나 엉뚱한 상상이고, 한국으로 들어가는 유학생이나 여행자들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겠지만 그 숫자가 무한정이지 않을 테니 곧 줄어들 것이다. 몇몇 해외 입국자들의 무지한 행동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런 부류들일뿐이다.

잘못을 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질타하면 그만, 배타심만으로 전체를 낙인찍는 행위는 인종차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성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관리를 할 것인지 해결책을 찾으면 최선인 것이고, 신천지나 몰지각한 사람들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발생 변수들에 대해 법만으로 부족하다면 사회적 규범 내에서 강제나 질타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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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D+421일 / 맑음 
리즈바르크-이와바
폴란드의 이동제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그다인스크로 가던 여유러운 라이딩이 바쁜 걸음으로 바뀌었다. 호스텔이 있는 그다인스크로 서둘러 이동을 한다.


이동거리
53Km
누적거리
25,058Km
이동시간
4시간 14분
누적시간
1,902시간

 
541도로
 
536도로
 
 
 
 
 
 
 
28Km / 1시간 50분
 
25Km / 2시간 24분
 
리즈바롭
 
루바바
 
이와바
 
 
717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좋은 날이다. 하루 더 머무르고 싶지만 목적지였던 이와바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긴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숙소를 잡거나 웜샤워를 찾을 수 있는 도시의 근처가 대책을 마련하기에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빠르게 확진자가 늘어나다 보니 되도록이면 확산발생 정점 이후까지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싶다.

"이동제한만 없으면 캠핑이 가장 안전한데."

요거트와 빵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11시 반, 이와바를 향해서 출발한다.

한산한 도로는 평상시처럼 차량들이 다니지만 승용차의 숫자가 확실히 줄어든 느낌이다.

폴란드 시골의 분위기는 한적하고 한가롭다. 작은 시골의 마을에는 가끔씩 산책을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만이 보인다.

몇몇 대의 경찰 순찰차들을 마주했지만 특별한 것 없이 지나쳐간다.

"나 지금 전국일주를 하는 거야?"

폴란드의 풍경은 정말 한국의 시골 풍경과 너무나 비슷하다.

자전거 도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고, 햇볕이 좋은 날이다.

그동안 길의 이정표였던 작은 타운 Lubawa의 초입에 도착하고, 타운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변경하여 외곽으로 바로 빠져나간다.

폴란드의 자전거 도로는 가끔 생각지도 못한 구간에 잘 마련되어 있다.

도로를 따라가다 잠시 쉬어가고, 편안한 라이딩이다.

이와비의 경계에 들어서며 다시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이와바는 생각보다 규모가 있는 타운이다. 야영을 하기 위해 먼저 비상식을 살 슈퍼마켓을 검색하고.

유럽의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LiDL을 찾아간다. 슈퍼마켓으로 들어가 빵을 고르고 있으니 중년의 부부가 주변으로 가다와 물건들을 고른다. 대화를 하며 물건을 고르던 남자가 가벼운 기침을 반복적으로 해댄다.

"에... 뭐야?"

버프를 뒤집어쓰고 멀리 도망간다. 대화를 하며 장을 보는 사람들을 지나칠 때마다 숨을 참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상책이고, 계산 직원과도 대화 없이 카드만을 결제기에 꼽고, 매장을 나선 후에야 빵을 고를 때 사용하는 비닐장갑을 벗는다.

"뭐 알아서 피해 다녀야지."

간편 조리 치킨팩이 없어서 이와바 중심에 있는 쇼핑몰의 슈퍼마켓에 들러 바게트빵과 치킨팩을 사서 나온다. 슈퍼마켓을 제외한 쇼핑몰의 상가들은 모두 문이 닫혀있다.

물건들을 패니어에 정리하는 동안 허름한 옷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뭔가 말을 건넨다. 한 손에 작은 통조림을 들고 있는 남자는 느낌상 먹을 것을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건네는 것이 왠지 부담스럽다.

폴란드 말을 못 한다 말하고 서둘러 자전거를 끌고 호수공원의 벤치로 나간다.

크고 작은 호수들로 둘러싸인 이와바는 평화로운 분위기가 참 좋다.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묵직해진 자전거를 타고 다음 목적지 말보르크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 이와바를 빠져나간다.

호수나 숲에서 야영을 할 생각으로 적당한 야영지를 찾으며 길을 따라간다. 이와바 근처의 숲은 산책로들이 마련되어 있어 산책을 하는 사람들의 차들이 제법 정차되어 있어 그냥 지나친다.

"오늘은 언덕?"

햇볕이 좋은 날들이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텐트를 치고 싶다.

도로변에서 완전히 벗어난 언덕의 자작나무 밑에 텐트를 펼친다.

"자물쇠 어디 갔지?"

텐트를 설치하고 나무에 자전거를 묶어두려 하니 번호키 자물쇠가 없다. 슈퍼마켓 앞에서 음식을 달라며 다가오는 남자 때문에 서둘러 움직이며 자물쇠를 빠뜨린 모양이다.

"번호키 자물쇠를 구해야겠네."

따듯한 오후의 햇살도 사그라들고.

어둠이 내려앉은 밤, 밝은 별들이 하늘 가득 빛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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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20일 / 맑음 
리즈바르크
리즈바르크의 소나무 숲에서 하루를 쉬어간다.


이동거리
0Km
누적거리
25,005Km
이동시간
0시간 0분
누적시간
1,898시간

 
딱따구리
 
솔라페이퍼
 
 
 
 
 
 
 
0Km / 0시간 00분
 
0Km / 0시간 00분
 
리즈바릅
 
리즈바릅
 
리즈바릅
 
 
664Km
 
 

・국가정보 
폴란드, 바르샤바
・여행경보 
-
・언어/통화 
폴란드어, 즈워티(1즈워티=30원)
・예방접종 
-
・유심칩 
30일무제한, 15,000원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8-887-46-0600

 

따닥따닥 거리는 딱다리구리들의 소리에 잠에서 깬다.

"부지런한 녀석들이군."

3일 정도 쌀쌀했던 날씨는 여느 봄날처럼 좋은 날씨로 바뀌었다.

쓸데없이 숲길도 걸어보고.

"이것을 좀 써 볼까?"

여행을 준비하며 고민이 되었던 부분 중에 하나가 핸드폰을 비롯하여 전자기기들의 배터리였다. 특히나 아프리카나 오지를 여행할 때 핸드폰만을 충전시키기 위해 준비했던 솔라 페이퍼를 처음으로 꺼내본다.

여행 전 제작업체에 후원문의를 했지만 의미가 없었고, 털보네 가게에서 2장을 구매했다.

"뭔가 숫자가 뜨는데 충전이 되려나?"

파박이 선물한 쏠라페이퍼 보조배터리까지 햇볕에 놓아두고, 침낭 속으로 들어가 뒹굴거린다.

주폴란드 대사관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메시지가 올라온다.

10전 공항과 국경을 폐쇄하고, 공공시설들과 식당들의 영업을 중지한 조치를 4월 11일까지 연장하고, 집회와 모임의 금지를 포함해서 이동제한 명령과 함께 위반 시 5,000즈워티의 벌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이동제한?"

알렉스에게 자세한 내용이 무엇인지 메세지를 보내니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한다.

"맞아. 출퇴근이나 식료품 구매, 가족에 관한 사항 등이 있을 때만 움직일 수 있네."

"..."

"근데, 가벼운 산책이나 레크레이션은 개별적으로 가능하데. 너는 괜찮을 것 같은데?"

"고뤠?"

알렉스는 코로나에 대한 폴란드 정부의 지침이 올려진 정부의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준다.

[폴란드 코로나19 관련 추가 제한조치]
기간 : 3.25(수)자정-4.11(토)

1. 3명이상 모든 종류의 모임 전면 금지 (모임, 회의, 동호회, 집회, 파티 등. 단, 가족 모임 예외)
2. 외출 전면 금지(출근, 약국과 상점 방문, 개 산책 제외)

외출 허용 경우는 3인 이상 도보, 차량 이동은 금지하며, 예외 사항은 아래와 같다.

1. 근로자, 사업주, 농업 종사자의 출퇴근 및 영업용 물품 구매 목적.
2. 자원봉사자의 코로나 방역 관련 지원 활동 및 자가 격리자 대상 물품 전달 목적.
3. 생필품과 의약품 구입 및 병원 방문, 양육과 요양이 필요한 가족 방문, 개 동반 외출 목적으로 한정.
4. 대중교통은 운행하나, 좌석 갯수 초과 탑승금지.
5. 기존 백화점, 식당 영업 금지 조치는 지속 시행
6. 종교활동, 장례식은 최대 5명 참석 허용.
7. 고수부지, 공원, 놀이터 이용 금지.
8. 3명 이상 단체 도보, 차량 이동 금지(가족 제외).
9. 2인이하 산책 및 스포츠 활동 허용.

상기 사항 위반시 최대 5천즈워티 벌금 부과 가능.

뭔가 어설프지만 예외조항 맨 끝에 개별 스포츠 활동 가능이라는 조항이 있다.

"고마워, 알렉스. 머무를 장소를 못 찾으면 너한테 갈게."

"응."

이동을 할 수 있지만 상황이 불확실하니 당분간 머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것 같다.

웜샤워 어플을 켜고 주변을 검색하니 다음 목적지인 이와바에 한 명이 검색된다. 호스트 Ada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다인스크의 호스텔을 검색한다.

며칠 전 100여 명 정도의 확진자가 900여 명 가까이 늘어난 폴란드다.

"얘네가 코로나 전파가 느린 게 아니고, 검사가 안 되었던 거 아냐?"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호스텔의 생활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혼자 지낼 수 있는 룸이나 아파트들은 임대료가 비싸다. 이동제한, 숙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겠다.

"아이제나흐 코리나의 독일식 텃밭 가든이 있으면 좋겠는데."

시간을 보내는데 필요한 것은 텐트를 펼칠 장소만 있으면 되고, 가끔씩 식료품과 배터리들만 충전할 수 있으면 된다.

"어쨌든 그다인스크로 가자."

변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편한 그다인스크 가까이 가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싶다.

솔라 페이퍼들을 햇볕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따듯한 햇살도 조금씩 사그라든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저녁을 해결하고.

밤늦게 웜샤워로 보낸 메시지의 답장이 온다. Ada의 가족은 최근에 해외에서 입국을 하여 자가격리 중이라고 한다. 손님을 초대할 수 없다며 위반 시 벌금액수까지 꼼꼼하게 알려주는 호스트다.

"건강하게 자가격리를 마쳐라."

Quarantine, 우리는 Isol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월터나 외국인들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Quarantin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대충 Isolation은 환자를 격리할 때 느낌이고, Quarantine은 질병 예방의 느낌인가 보다.

"코로나 때문에 별 영어를 다 배우네."

하루 종일 딱따구리들만 바쁜 하루다.

 

 

 후원 : KEB 하나은행/변차섭/415-910665-18507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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