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4일 / 맑음 
샤화위구
샤화위구의 제임스 조이스 커티텔에서 하루를 쉬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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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화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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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5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86-1173-0089

 
어제의 피곤함이 남아 있지만 편안하게 푹 잠든 후의 아침이다. 조식을 먹기 위해 지하 2층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간다.

갈색의 벽돌과 간접 조명, 그리고 미술 작품들과 도서들. 세련된 느낌은 편안한 인테리어가 너무나 좋은 제임스 조이스 커피텔이다.

가지런히 놓인 스테인레스의 식기들과 깔끔한 메뉴들, 넓은 중국 건물의 실내를 어떻게 활용하고 구성하면 좋은지 보여주는 답안처럼 느껴진다.

깔끔한 메뉴들로 가볍게 두 접시를 비워내고 숙소를 연장하기 위해 프런트로 간다.

하루 더 머물겠다며 온라인 결제를 하려니 프런트에서 직접 해도 된다며, 호텔의 바우처를 확인하고 217위안을 결제하라 안내한다.

어제 그리고 오늘의 직원들 모두가 친절하고 표정들이 밝다.

방으로 올라가 숙박비를 꺼내어 프런트에 건네주니 시니어급 직원으로 보이는 여직원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커피 프리'라 말하며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내어준다.

따듯한 햇살의 로비에서 큰 가죽 소파에 앉아 한가롭게 커피를 마시며 오늘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한다.

"지밍산(鸡鸣山)에나 올라가 볼까?"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처럼 우뚝 솟은 지밍산은 산의 초입까지 택시가 다니지만 나머지는 등산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어, 패쓰!"

방으로 돌아와 펑크가 난 튜브를 정비하고.

호텔의 율리시스 책으로 눌러둔다. 내가 가지고 있던 율리시스 책은 검은 표지의 두께가 10센티 정도가 되던 것이었는데 주로 냄비받침이나 책꽂이의 높이를 맞추던 받침대 역할을 했었다.

정말 난해하고 어려운 소설이다. 여행을 오며 어찌 처분할 방법이 없어 종이 상자들과 함께 놓아두니 다음날 사라졌다.

"제임스 조이스 미안해. 너의 책과 나는 안 어울리나 봐."

방 청소를 하러 온 직원에게 10위안의 팁을 건네니 한사코 거절을 한다. 땡큐를 연발하며 웃으며 직원의 손에 팁을 건네준다.

"어쩌면 오늘 네 도움이 많이 필요해서 그래."

프런트로 내려가 시니어 여직원에게 국화꽃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보니 이해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밍산을 가리킨다.

"아니. 그게 아니고. I should buy this flower."

직원들과 꽃집이 어디에 있는지 상의를 하더니 고덕지도를 가리키며 여전히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중국 사람들은 꽃을 안 사? 일단 한번 가볼게."

언덕의 아래에 있는 샤화위구에 번화가로 내려가니 꽃집은 보이질 않고 재래시장 같은 곳이 있다.

시장에 있는 큰 슈퍼를 확인하고 다시 고덕지도를 검색해 꽃집을 찾고, 꽃집은 문이 잠겨있고 안을 들여다보니 찾고 있는 하얀 국화가 보인다.

가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 후 한 남자가 와서 가게 문을 연다.

하얀 국화를 가리키며 가격을 물으니 4위안. 국화 하나를 들고 10위안을 주니 퉁명스레 6위안을 남겨준다.

"미안해. 한 송이면 돼."

꽃을 들고 처음 들어갔던 슈퍼로 돌아간다.

"아, 중국 생강은 엄청 크네."

생강의 맛을 좋아하는 편인데 중국 음식에 들어있는 생강은 너무 크고 쓴맛이 강해서 거부감이 든다.

슈퍼에서 예쁜 병에 든 작은 술을 사고 과일을 파는 곳으로 가니 여러 과일을 세트로 포장해 놓은 것은 과일의 상태가 좋지 않다.

모든 것을 저울에 달아 근으로 판매하는 중국, 말이 안 통하는 아주머니에게 한 개씩 담아 저울에 올려도 되는지 제스처를 하니 괜찮다고 한다.

사과, 망고, 포도, 참외, 딸기를 하나씩 담아 23위안에 산다. 과일과 함께 팔던 고기와 전 같은 것은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하고.

"밥이 있어야 하는데, 햇반 같은 것은 없나."

일회용 컵과 접시 그리고 햇반이 없는지 슈퍼를 샅샅이 둘러봐도 보이질 않고, 슈퍼 옆에 있는 생활용품점에도 일회용 컵과 접시는 없다.

"숙소에 요청을 해보지 뭐."

언덕을 오르는 중 분무 차량이 지나간 곳에는 작은 무지개가 떠있고.

"몹쓸 흙먼지가 이상한 즐거움을 만드네."

숙소로 돌아와 마침 같은 층을 청소하던 여직원에게 과일을 보여주며 접시를 달라고 하니 방긋 웃으며 접시를 구해다 줬다.

"역시 사람은 돈보다 마음 씀씀이가 좋아야 해."

프런트에서 사용하는 작은 종이컵을 가지러 1층으로 내려간다. 종이컵을 하나 뽑아드니 차를 마시는 줄 알고 차를 따라주려는 직원에게 식당이 저녁에도 여는지 물어본다.

저녁에는 식당을 열지 않는다는 직원은 주변의 식당들을 손으로 가리킨다.

"아니. 그게 아니고. I need some rice at night. Today is my father’s memorial day."

흰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밥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니여직원은 식당에 물어보고 알려주겠다며 커피 한 잔을 타서 준다.

잠시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여직원이 와서 매니저가 밥을 가지고 올 거라고 한다.

숙소를 나와 따듯한 거리를 둘러보고 있으니 여직원이 나와 나를 부른다.

시니어급으로 보이던 여직원이 따듯한 밥공기를 건네준다. 아침부터 친절하게 눈인사를 하며 응대를 해주던 제임스 조이스 커피텔의 매니저다.

"땡큐! 씨에 씨에!"

방으로 돌아와 자료들을 정리하다 보니 어둠이 내려앉는다.

예쁜 병에 든 술과 커피 한 잔, 흰밥과 과일뿐이지만.

"중국 술하고 과일도 드셔보세요."

"세상이 보고 싶어졌다. 그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세상. 그의 바람과 달리, 그의 삶에 비해 보잘것없이 살아가는 형편없는 나는 그것이 보고 싶어졌다. 나의 눈을 통해 그와 함께 세상을 보고, 충분했던 삶의 수고를 위로하고 그와 다른 나의 삶을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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