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62일 / 맑음 ・ 20도
베이징 창핑구-연화산-베이징 옌칭현
팔달령의 만리장성을 넘기 위해 경로를 확인하였으나 자전거 통행이 불가능할 것 같다. 아쉽지만 십삼릉 풍경구를 넘어 옌칭현으로 달려간다.


이동거리
45Km
누적거리
7,344Km
이동시간
4시간 07분
누적시간
522시간

G110
G110
29Km / 2시간 50분
16Km / 1시간 17분
창핑구
연화산
옌칭현
 
 
4,595Km

・국가정보
중국, 베이징
・여행경보
여행유의・자제, 현지안전정보
・언어/통화
중국어, 위안(1위안=170원)
・예방접종
폴리오, 말라리아, 콜레라
・유심칩
30일4G, 22,800원
・전력전압
▪2구110, ◦2구220
・비자정보
사전비자 30~9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86-10-8531-0700/+86-186-1173-0089

 

고덕지도가 안내하는 팔달령의 만리장성을 넘는 S216 소도의 길을 포기하고 팔달령장성과 십삼릉의 사이로 이어지는 G110 도로를 타고 옌칭현으로 향한다.

아침 10, 다섯 개의 알람을 모두 건너뛰는 게으른 아침의 연속이다. 어제 사놓은 빵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패니어의 짐들을 다시 분배하여 정리한다.

"특별히 추가된 것이 없는데 왜 이렇게 무겁지?"

프론트 패니어의 무게를 조금 줄여 핸들의 조향을 편하게 만들고, 리어 패니어의 짐들을 빼곡히 수납하여 패니어의 모양을 잡는다. 아침이면 바람이 살짝 빠져있는 타이어에 바람을 넣고 체크아웃을 한다.

"몽골로 넘어가기 전에는 튜브를 정비하겠지. 정말 게을러터졌다!"

창핑구를 벗어나는 회전 교차로. 직진을 하면 S216 도로를 따라 팔당령장성으로 오르게 되고, 2시 방향은 G110 도로를 따라 북경 십이릉 풍경구를 넘어 옌칭현으로 이어진다.

"아, 만리장성을 넘어버려야 하는데 아쉽다."

시내를 벗어나 G110 도로변에는 아무것도 없다. 회전 교차로에 있는 할배네 치킨에서 세트 1번으로 부족한 아침과 비상식을 해결할 생각이다. 베이징 시내에서 쇠고기 오방을 햄버거 세트로 잘못 산 기억 때문에 메뉴를 정확히 확인하려고 매장을 둘러보아도 세트메뉴 1번이 보이질 않는다.

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고 그동안 먹은 세트 1번을 보여주려고 핸드폰의 사진을 검색하고 있으니 매장의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가 와서 핸드폰으로 주문하는 딜리버리 페이지를 보여주며 선택하라고 한다.

"역시, 짬밥이 틀리구나. 무조건 없다고 한 직원, 너 손들고 서있어! 눈치가 없으면 센스라도 장착해야지."

치즈파이와 치킨 3조각은 아침식사로 먹고 햄버거는 비상식으로 남겨둔다. 게으른 출발로 12시가 다 되어간다.

"700미터 정도는 오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자, 가보자."

회전 교차로를 벗어나자 바로 시작되는 G110 국도.

오토바이조차 보이질 않는 넓고 깨끗한 자전거 도로를 혼자서 독차지하고,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산들을 향해 달려간다.

거대한 벽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겹겹이 치솟은 높은 산들이 이어지고.

코너를 회전할 때마다 특색 있는 모양과 풍경으로 제각각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흙산, 기암 바위의 산, 벚꽃과 복사꽃으로 울긋불긋 흩뿌려진 산들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산길은 낮은 경사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풍경을 감상하며 한가로운 페달링을 이어간다.

산골의 마을 입구에서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고.

"심심한데 기념사진이나 찍을까."

"해발 700미터의 산쯤이야 껌딱지지!"

오른쪽 북경 십삼릉 풍경구가 있는 산들은 흙과 바위산, 왼쪽 팔달령장성이 있는 산은 울긋불긋 복사꽃과 벚꽃들이 흩뿌려놓은 듯 예쁘다.

조명도 없는 두 개의 짧은 터널을 지나는 사이, 산들이 낮아진 것인지 아니면 높이 올라온 것인지 산들의 능선이 눈높이 맞춰진다.

계속해서 하늘을 향해 오르막이 이어지고.

화물차 운전자들이 식사를 하는 휴게소 같은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얼마나 올라온 거지?"

산들샘을 확인하니 해발 560미터가 조금 넘었다. 중국의 남부를 여행하며 매일처럼 600미터가 넘는 산길을 넘어온 탓인지 동네 뒷동산에 오르는 듯이 별 느낌이 없다.

십여 분 정도 더 오르자 드디어 도로 위로 하늘이 열린다. 연화산 분수령.

"시원하게 내려가자!"

열어놨던 바람막이의 지퍼를 올리며 내리막 다운을 즐기기 위한 준비들을 하고 출발.

2Km 정도 내려오니 톨게이트 같은 곳이 갑자기 나타난다. 아주 오래된 식당차도 보이고.

중국에서 국도 톨게이트는 처음 본다.

고덕지도가 안내하는 톨게이트의 옆길로 살짝 돌아가니 교통 공안 두 명이 차를 세워두고 서있고 길은 경계석으로 막혀있다.

"커이 취?"

지도를 한 번 더 확인하고 공안에게 길이 맞는지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경계석 사잇길을 손으로 가리킨다.

"오토바이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차량으로 통행하는 얌체족을 단속하는 것인가?"

높은 산길마저 쓸데없이 예쁜 중국의 도로길을 달리고, 도로변에서는 나무들을 심느라 사람들이 바쁘다.

오늘의 목적지인 옌칭현이 10km도 안 남았는데 길은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는다.

"뭐지? 설마 산 중턱쯤에 위치한 도시인 거야."

너무나 좋은 평지의 가로수길이 아까울 정도로 오가는 사람이 없다.

포도나무 넝쿨처럼 꼬불꼬불 이상하게 자라는 가로수.

옌칭현의 초입 사거리에 북경 기독교 교회가 들어서 있다. 가끔 이슬람 사원 같은 곳은 볼 수 있었지만 교회가 있는 것은 처음 본다. 뾰족한 첨탑 위로 십자가가 걸려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가 싶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개신교 특히, 대형 교회들의 폐단들 때문에 기독교에 대해 관심이 별로 없다.

중국 여행 중 흔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풍경이 어색한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자전거 수리 아저씨 옆에 앉아 숙소를 검색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주점으로 이동한다. 작은 도시라 그런지 한적하고 지금까지의 중국 도시의 느낌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상하이에서 후난성을 지나 광시성으로, 후베이를 지나 허난성으로 중국의 남북의 느낌이 다르듯 중국의 동서를 가르는 산맥을 넘고 나니 도시와 사람들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워쓰 한궈렌. 커이 시아지앙?"

도로변의 주점에 들어가 숙소에 들어가 숙박이 가능한지를 묻고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지를 문의한 후 체크인을 한다. 만리장성 관광권이라 주점의 숙박비가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저렴한 주점이나 빈관을 찾느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다.

숙소의 관리 직원들까지 모두 나와 자전거를 요리조리 살피며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짐들을 정리하는 것과 프런트 건너편 보관창고에 자전거를 놓아두는 것을 도와준다.

베이징의 좋은 호텔에서 편하게 쉬었지만 이런 스킨십과 교감을 할 수 있는 곳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쫓겨날 일은 없으니 편하게 샤워를 하고 이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시내 중심에 있는 광장으로 나간다. 퇴근 시간 전이라 넓은 광장에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한적하다.

식당에 들어가 18위안하는 덮밥을 시키니 바로 음식이 나온다.

"빨라서 좋네. 냄새도 좋고."

달콤한 간장소스에 감자와 고기 경단이 들어간 덮밥. 광장이나 성 같은 대단위 센터의 음식들은 한국에서 먹는 음식과 비슷한 맛이라 고민이 없다.

"식욕이 없는 것이 몸이나 마음에 큰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

숙소에 돌아와 아침 조식이 있는지 물으니 가능하다고 한다. 20위안 조식을 어떻게 먹는지 다시 물어보니 핸드폰으로 결제를 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메이요."

현금밖에 없다고 하니 불가능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조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주문 결제하는 시스템인가 싶다.

570Km가 남은 중국과 몽골의 국경, 중국의 얼렌하오터까지의 경로를 잡으며 하루를 정리한다.



Trak 정보

GPS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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