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56일 / 맑음
런던
새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은 찾았지만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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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 
영국, 런던
・여행경보 
-
・언어/통화 
영어, 파운드(1파운드=1,550원)
・예방접종 
-
・유심칩 
쓰리심
・전력전압 
◦2구220
・비자정보 
무사증180일
・대사관 
・긴급연락처 
+44-78-7650-6895

 

자전거를 새로 장만할 때까지 숙소를 연장해야 하지만 빈 방이 없다고 한다.

"꼬일 대로 꼬이네."

짐을 호스텔에 맡기고, 내일 다른 숙소에서 보낸 후 모레 숙소로 다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월터, 정말 판타스틱한 영국 여행이야. 마치 터미널의 톰 행크스 같아. 하지만 캐서린 같은 여자는 없어."

월터는 친구들과 검색을 하여 찾은 자전거의 리스트들을 보내준다.

"나도 이걸 찾았어. 런던에서 자전거를 못 구하면 브리스톨에 가려고 해."

수요일에 만나기로 한 올리버에게 자전거를 구할 때까지 집에 머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어머니가 와서 주말까지 올리버의 집에서 머문다고 한다.

"그럼, 짐은 맡아줄 수 있지?"

브리스톨에서 판매하는 트렉520의 정보를 보내주니 올리버는 브리스톨까지 픽업을 해주겠다고 한다.

카카오뱅크에 연락을 하니 본인 명의의 국내 휴대폰이 없으면 계정에 연결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비대면 통장 개설의 편리함이 해외에서는 최악의 시스템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카드 한 장이 허무하게 날아가네."

카드복제의 이의제기 진행사항을 문의하고, 하나은행 런던지점을 찾아간다. 복제되어 사용할 수 없는 카드를 교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런던 타워 근처의 하나은행 런던지점으로 들어가 전후 사정을 설명하였지만 카드 발급이나 신규 통장 개설은 할 수 없다.

"진짜 의미 없네. 배고프다."

자전거를 잃어버리고 소주로 마음을 달랬던 한국식당으로 걸어간다.

"오늘의 메뉴 순두부찌개."

첫날 서빙을 하던 어린 여직원은 능숙하지는 않지만 한국어를 할 줄 안다.

"많이 주세요. 많이!"

 

쿨한 성격의 사장님은 곱빼기라며 순두부찌개를 내어주고 연어장을 서비스로 주신다. 고추와 마늘, 간장으로 졸인 연어의 맛이 좋다.

"밥 두 그릇 더 주세요."

비싼 고기는 먹을 수 없지만 밥이라도 많이 먹어야 기운이 나지 싶다. 식사를 하는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던 올리버가 전화를 한다.

"올리버, 메시지로 보내줘."

영국인들의 발음이 안 들리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듣고 말하는 것보다 쓰고 읽는 것이 편하고 쉽다.

"사비, 트렉 영국 지점과 통화를 했는데, 자전거를 산 영수증 같은 것이 있어?"

올리버는 좋은 방법을 찾았다며 트렉 자전거와 내 정보들을 묻는다. 이름과 SNS 계정들의 주소, 이메일과 블로그를 알려주고, 한국에서 자전거를 산 매장의 주소를 링크해 보내준다.

"잠시만 기다려."

잠시 후 올리버는 트렉 영국 지점에 나에 관한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고, 고객지원 담당자의 답변 메일을 전달해 준다.

"이게 가능할까?"

담당자는 담당부서에 내용을 전달하고 바로 답변을 주겠다는 긍정적인 메일을 보내왔지만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회사를 다니며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며 판매촉진을 위한 홍보나 시스템보다 스토리를 쌓아가는 브랜딩을 하고 싶었고, 여행 전 여러 회사와 연계하여 도네이션을 해보려 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마케팅 방향은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브랜딩에 관심이 없다.

브랜딩보다 손쉬운 할인이나 포인트의 적립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이 효율적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고객의 니즈라는 값싼 합리화의 핑계일 뿐이다.

협박과 공포의 마케팅, 한국 마케팅의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유럽의 시스템은 어떨까?"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소식에 한국의 친구들과 외국의 친구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한국의 친구들은 '잊어버려', '새로 사'라고 말하고, 외국의 친구들은 '솔루션을 찾아보자'라고 말한다.

한국의 사람들은 분실의 책임, 자기 잘못의 책임으로 간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반면 해외의 친구들은 사건의 내용을 공유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부정의 교육, '하지 마', '하면 안 돼'의 교육은 사소하지만 이런 게 다른 사고의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오지랖, 타인에 대한 강요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에 의한 강박 속에서 모든 것을 홀로 견뎌야 하는 한국의 사람들이다.

올리버의 메일은 간단했다. 한국의 여행자가 트렉 자전거를 타고 영국까지 와서, 자전거를 도난당하여 더 여행을 할 수 없으니 그를 여행의 길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짧은 메시지다.

"전화를 기다려 보자."

20분 후, 올리버가 춤을 추는 이모티콘을 보낸다.

"사비, 트렉 영국에서 새자전거를 무상으로 후원하겠데."

"정말!"

트렉 영국 지점에서 온 메일은 정말 짧았다. 소식을 들었고 새자전거를 후원하겠으니 SNS를 통해 짧은 공유를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믿을 수 없어!"

"나도 이렇게 빨리 답변이 올 줄 몰랐어."

기쁨과 허무함, 그동안의 피곤함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네가 영국에서의 나쁜 기억이 없기를 바라."

"고마워.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래, 태양 아래서 맥주를 마실 수 있어!"

"고마워. 올리버!"

피곤함이 밀려와 숙소로 돌아간다.

"월터, 트렉에서 새자전거를 후원해 준데."

며칠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준 월터와 기쁨을 나눈다.

"이번엔 아주 큰 열쇠를 사. 튼튼한 것으로."

"응. 아주 큰 것으로!"

"이제 기운을 차려. 소식을 우리 가족들에게 전해줘야겠다."

"응. 친구들에도 고맙다고 전해줘."

숙소로 돌아와 오니 함께 경찰서에 갔던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 자전거 생겼어!"

"정말? 축하해."

여자는 자전거를 숙소의 안쪽 테라스에 넣으라며 알려주고, 빈 방이 생겼다며 숙소를 연장하라고 한다.

싱거운 농담처럼 배배 꼬여있던 일들이 한꺼번에 해결된다.

"잔인하게 싱겁네."

오후 3시, 침대에 누워 바로 잠이 든다.

 

 

"Great Thanks :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에릭스도자기, 찬숙, 이지, 혜영, 카일라스, 에릭누나, 달그림자, 불타, 파라, 뜨락, 고고싱, 부침이, 마이크로, 둥이, 장미, 일루, 앳찌, 짱돌, 울산 바이크하우스, 다빈치, 나도달인, 폴/해바라기, 걍바다, 유나, 김혜숙 산부인과, 일산쭈니, 소미에이, 고양을, 감사리, 파도, 방가/나리, 김윤구, 세콤염기섭, 최정현, 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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